날짜 | 2020. 09. 12 土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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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 | 아본 (@eggpowder_abon) | - |
PC1 | 주콰 (@zughwa_TRPG) | 키샤 |
PC2 | 에이미 (@ehrtlr) | 앤지 |
PC3 | 날뛰는 연어 (@salmon_please) | 로앤 |
PC4 | 소어링 (@09sora09) | 수염냠냠이 |
<톱니바퀴 탑의 탐공사> 라는 룰이 있습니다. 일본 동인 서클인 <六畳間幻想空間>에서 만든 룰로 비공정을 타고 스팀펑크 풍의 세계를 탐험하는 매력적인 룰입니다. 기회가 되면 TRPG로 지브리 극장판 애니메이션 같은 세션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마침 딱 맞는 룰을 찾았다고 생각해서 열심히 번역해서 돌린 기억이 납니다. 예나 지금이나 제겐 의미 있는 룰이에요.
그리고 같은 서클에서 새로운 룰이 나온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취록의 플로리아>라는 조금 생소한 제목의 룰이었는데, 신비한 숲에서 약초를 채집하며 퀘스트를 해결하는 룰이라는 이야기에 또 뻑 가버렸죠. 저는 하울의 영향으로 영국풍 판타지 (마녀, 약초)가 등장하는 작품을 정말 정말 좋아하거든요. 정신 나간 지브리 맨은 <취록의 플로리아>도 해보고 싶어서 죽을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마침 생각지도 못하게 갓 오브 갓 마스터 아본님이 초청해주셔서 드! 디! 어! 저도 취록의 플로리아를 맛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아니 플레이만 해봐도 좋을 것 같은데 초호화 마스터에 믿음의 플레이어진이라뇨ㅠㅠ 작년에 제가 했던 선한 일의 보상이 있다면 이 세션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기뻤네요/_//
더 기뻤던 건 제가 기대했던 대로 이 룰이 영국풍 판타지의 느낌을 낭낭하게 내주고 있다는 것이었어요. 정말 행복하고 즐거운 하루였습니다. 제대로 후기로 남겨서 이 기분을 오래오래 보존하려고 합니다.
지브리풍의 세션을 원하세요? 이겁니다, 여러분!
<톱니바퀴의 탐공사>는 좋아하는 룰이지만 아쉬운 부분이 몇 개 있었어요. 가장 아쉬웠던 건 생각처럼 컨셉이 잘 표현된 룰은 아니었다는 거예요. 비공정을 활용한 코어 시스템은 잘 만들었는데, 스팀펑크 세계관에서 모험을 즐긴다는 컨셉은 설정으로만 존재할 뿐 게임에 녹아든 느낌은 아니었거든요. 비공정이 등장하는 배경이기만 하면 굳이 룰북의 세계관을 고수할 필요가 없어요.
이런 세계관이면 비공정 안에서 다양한 생활 이벤트가 벌어진다든가, 이곳저곳을 탐험하면서 얻은 재료로 맛난 걸 해 먹는다든가 여러 가지를 해볼 수 있잖아요? 그런데 룰의 감성을 책임지는 부분들은 플레이버 텍스트로만 기재되어 있고 실제 게임 시스템과는 연계가 잘 되지 않는 듯해서 아쉬웠습니다. 비공정을 활용한 코어 시스템 자체는 정말 잘 만들었기 때문에 아쉬움이 더했던 것 같아요.
왜 <톱니바퀴 탑의 탐공사> 이야기를 길게 하고 있느냐면 <취록의 플로리아>는 이런 아쉬움을 보완해준 작품이기 때문입니다. 신비한 숲을 돌아다니면서 다양한 과일이냐 약초, 채소를 채집하고 그것들을 조리하거나 먹으면서 축적한 마력으로 퀘스트를 해결합니다. 룰 소개를 읽으면서 기대했던 지브리 풍 세션에 딱 맞는 룰이었어요.
그렇다고 컨셉에만 치중한 룰도 아니에요. 시스템도 짱짱합니다. <톱니바퀴 탑의 탐공사>의 코어 시스템을 보다 단단하고 심플한 형태로 구현했습니다. <톱니바퀴 탑의 탐공사>를 플레이해보지 않아서 함부로 비교할 순 없지만^ㅁT (눈물이 주룩주룩) 개인적으로 플레이어의 만족도도 <취록의 플로리아>쪽이 높지 않을까 싶습니다. 자세한 건 전투를 분석하면서 이야기해보도록 하죠!
이런 전투 룰은 처음이야
이 서클의 작품들은 좌표 맵을 사용하는 게 특징입니다. 그리고 2D6을 굴려 가로축과 세로축을 정한 뒤, 그 위치를 공격해서 파괴하거나 좌표를 옮겨 공격을 피하는 식으로 진행이 됩니다. 시스템 자체는 <톱니바퀴 탑의 탐공사>에서 이미 완성이 되어 있었는데 <취록의 플로리아>에서 훨씬 더 업그레이드해서 가져왔더라고요. 별거 아닌 거 같지만 실제로 해보면 신박합니다. TRPG 어느 정도 해봤다 하는 분들이라도 이 서클의 전투는 꽤 독특하게 느껴지실 거예요.
일단 이번에는 <취록의 플로리아>를 기준으로 설명해 볼게요. 이 룰에서는 마법맥이라고 불리는 좌표 맵을 사용합니다. 이 맵에 랜덤으로 주어지는 선을 그어가면서 삼각형, 사각형, 별 등의 모양을 만들고 그 도형을 소모해서 스킬을 사용하게 돼요. 말로만 설명하면 어려우니 그림과 함께 설명해볼게요!
PC마다 12x12로 된 마법맥을 하나씩 할당받습니다.
이 맵에 다양한 도형을 그려서 스킬을 사용하는 것이 이 게임의 코어 메커니즘입니다.
스킬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스킬마다 필요한 형태의 도형이 있습니다.
이걸 소모(=색칠)하면 스킬을 사용할 수 있는 구조에요.
그럼 도형은 어떻게 만드느냐?
게임을 진행하다 보면 '마법 식물'을 먹으면서 다양한 선/도형을 얻게 됩니다.
이렇게 얻은 선과 도형들을 맵에 잘 그려 넣어서 도형을 만들면 됩니다.
사용하고 싶은 스킬이 요구하는 도형을 색칠하면 그 스킬을 발동시킬 수 있습니다.
만약 적을 공격하는 스킬을 사용했다면 판정 후에 좌표를 정하게 됩니다.
이 부분에 대미지가 떨어진 것으로 취급하게 됩니다.
대미지를 입은 칸 안에 선이 몇 개나 지나고 있었는지를 세고 그만큼 HP를 깎습니다.
이 경우에는 두 줄이 지나가고 있으니 2점이겠네요.
그리고 대미지를 받아 도형이 파괴되면 그 도형은 사용할 수 없게 됩니다.
공들여 만든 도형이 적의 공격 한 방에 파괴되는 짜릿한 경험을 할 수 있죠.
재미있어 보이죠?
실제로 하면 훨씬 재미있습니다(..)
장르로 따지면 퍼즐 게임에 가깝습니다. '맞는 퍼즐을 찾아서 그림을 완성한다' 그걸 RPG 전투 시스템과 접목한 건데, 생각 이상으로 잘 구현되어있습니다. 도형을 만드는 과정이 지루하거나 복잡하지도 않을뿐더러 변수와 통제도 적절하게 배합되어 있거든요.
나오는 도형은 랜덤이지만 그 도형을 돌리고 끼워 맞추는 과정은 플레이어의 몫이기 때문에 다양한 재미가 발생합니다. 변수를 애용하는 TRPG의 특성상 변수와 통제를 얼마나 잘 조합하느냐가 룰의 재미를 좌지우지한다고 생각하는데 그런 점에서 플로리아는 모범 사례라고 생각해도 될 만큼 재미있는 시스템이었어요.
심지어 탐색 페이즈 만들기도 쉽고 재밌어
탐색 페이즈, 일반적으로 다른 게임에서는 미들 페이즈라고 부르는 페이즈인데요. <취록의 플로리아>는 클라이맥스 전투를 치르기 전에 이 탐색 페이즈에서 다양한 마법 식물을 먹으며 마법맥을 그리게 됩니다. 탐색 페이즈의 맵은 보통 이렇게 생겼어요.
기본적으로 이렇게 생긴 맵을 돌아다니며 다양한 약초와 채소를 캐 먹게 됩니다. 칸마다 다른 장소가 지정되어 있고 (사막, 초원 등등) 그곳에서 자라는 식물의 종류도 다르기 때문에 정말로 탐험을 하는 느낌이에요. 원한다면 사이클 제한을 둘 수도 있어서 스릴 넘치는 플레이도 가능합니다'-^)
여기서 얻은 식물마다 다른 형태의 도형이 준비되어 있는데, 이걸 자신의 맵에 그려서 필요한 도형을 만드는 것이 메인 페이즈의 주된 임무입니다. 그런데 이제 정말 너무 재미있더라고요ㅠ_ㅠ 받은 도형을 이리저리 돌리다 아귀가 딱 맞았을 때의 만족감이란 어지간한 새티스파잉 영상 못지않은 쾌감입니다ㅋㅋ
저 베이스 맵을 토대로 통로만 이으면 맵이 완성되는 것도 무척 마음에 들었습니다. <톱니바퀴 탑의 탐공사>같은 경우에는 이런 베이스 맵을 지원해주지 않아서 맵을 만드는 게 은근히 곤혹스러웠거든요. 맵을 만들기 위해서 고군분투할 필요가 없습니다. 원하는 통로를 이렇게 이어주기만 하면 돼요.
이벤트를 만드는 부담도 덜합니다. 그냥 지형만 지정해주면 되거든요. 지형마다 등장하는 랜덤한 마법 식물을 어떻게 배치할지 고민하는 것만으로도 이미 충분한 이벤트가 됩니다. 서브 이벤트만 조금 준비하면 매번 즐거운 플레이가 될 것 같아서 매우 만족했던 부분이에요.
아무래도 미들 페이즈는 시나리오에서 비중이 가장 크다 보니 만드는 과정도 부담스러운 편인데, <취록의 플로리아>는 그런 부담을 크게 가지지 않아도 될 것 같아서 좋았네요. 시나리오 작업 난도가 낮으면 그만큼 밋밋한 이야기가 되기 쉽지만 이 룰은 시나리오 작업 난도에 비해 재미 효율이 높거든요. 개인적으로도 기회 되면 꼭 한 편 써보고 싶습니다.
성장 룰의 부재는 역시 아쉽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역시 성장 룰이 없다는 거네요. 기본적으로 동인 룰들은 단편 세션에 최적화된 룰이 많다 보니 성장 룰이 허술하거나 아예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성장 개념이 들어가는 순간 룰의 덩치가 엄청나게 커지긴 해서, 어설프게 성장 룰을 넣느니 단편에 최적화된 시스템을 만드는 게 더 효율적입니다. <취록의 플로리아>도 이 방향을 선택했고요. 덕분에 시스템의 완성도는 더 높아졌다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좀 아쉽긴 하더라고요. 특별히 성장 요소가 없어도 재미있는 룰이라면 (제 기준에서는 인세인 같은 룰) 상관없는데, <취록의 플로리아>는 성장 요소를 넣으면 확실히 좋아질 것 같거든요. PC의 직접적인 성장이 아니더라도 뭔가 장기적으로 두고 키울 만한 요소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예를 들자면 마을이나 가게를 운영할 수 있으면 어떨까 싶었어요. 세션에서 얻은 경험치로 특정한 시설을 설치하거나, 특정한 메뉴를 개발하면 플레이어 전원/일부에게 좋은 영향을 주는 이펙트 하우스를 넣는 거죠. 파티의 성향에 따라 다양한 마을이 만들어질 테니, 캠페인이 끝난 후에는 그 공간으로 플레이를 기념할 수도 있을 거고요. 룰의 테마에 걸맞게 정원을 만드는 것도 낭만적일 것 같습니다.
물론 이렇게 하려면 서플이 한 권 분량으로 거하게 나와줘야겠지만요. 이렇게 재미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놓고 성장 룰만 쏙 빼놓다니 정식 출판이 시급하지 않은가 싶습니다. (탐공사도 했다 너도 해낼 수 있다(?))
쉽게 접할 수 없는 매력적인 종족들
마지막으로 종족을 소개하고 싶은데요. <취록의 플로리아>에서는 다른 룰에서는 쉽게 해볼 수 없는 다양한 종족이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수인을 사랑하는 서클이라(?) 퍼리파인 분들은 정말 좋아하시지 않을까 싶어요ㅎㅎ 하나씩 간단하게 살펴볼게요!
* 이미지 출처 : twitter.com/phantasm_space/status/1056162090895863813 *
인간 - Human -
가장 무난한 종족인 인간입니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마녀의 캐릭터도 이 종족에 속합니다. 외견을 보아서는 엘프 같은 인간형 몬스터도 이쪽으로 취급하는 것 같아요. 하지만 의외로 좀 선택률은 떨어지는 것 같았습니다(..) 기왕 <취록의 플로리아>를 즐기는 거 왠지 이 룰에서만 할 수 있는 종족을 해보고 싶어서 그런 게 아닌가 싶은ㅋ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인간 와꾸 외에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라면 역시 이거죠 <<
수인 - Therian -
이 서클이 참 사랑하는(?) 수인입니다. 수인 컨셉이 워낙 잘 어울리는 룰이기도 해서 저도 이번 플레이에서는 수인을 선택했었어요. 하지만 이렇게까지 본격적으로 수인을 해볼 기회는 거의 없단 말이야ㅠ_ㅠ 퍼리화의 수준도 마음대로 결정할 수 있는 게 정말 매력적이에요. 동물에 가까운 수인도 가능하고 인간에 가까운 수인도 가능합니다. 원하시는 수인을 골라서 멍멍냥냥짹짹 해보세요^/^
정령 - Dryade -
마지막 종족은 정령입니다. 그래도 수인까지는 다루는 루이 제법 있는 편이지만, 정령을 종족으로 선택할 수 있는 룰은 많지 않죠. 기본적으로 플레이어블보다는 NPC나 소환수에 가까운 이미지라 더 선호되지 않는 것 같습니만, 이 룰은 정령 컨셉이 정말 정말 잘 어울리기 때문에 다들 관심을 가지시더라고요. 사실상 이 룰의 가장 핵심적인 종족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숲의 마법사라는 컨셉 자체가 정령이랑 잘 어울리잖아요.
종족이 3개뿐이긴 하지만 밀도 높게 잘 추렸다고 생각합니다. 종족마다 개성이 엄청 뚜렷해서 어떤 종족을 골라도 특색있는 롤플레잉이 가능하더라고요. 전 꿈에 그리던 여우 수인 플레이를 할 수 있어서 진짜 너무 즐거웠습니다ㅋㅋ
이번 이야기의 숲의 마법사들을 소개합니다
얘기가 나온 김제 저희의 인물 구성을 보여드리겠습니다. 아주 멋진 파티였다구요^/^)9 시작은 제 오랜 욕망 끝에 태어난 여우 수인 앤지부터 가도록 하겠습니다(?)
앤지 (에이미)
제 PC인 여우 수인 앤지입니다. 제가 워낙 여우 쌉쳐돌이인지라 기회가 되면 완전 여우 수인을 꼭 해보고 싶다는 로망이 있었는데 이번에 드디어 소원을 성취할 수 있었어요^_T (티알 버킷 리스트를 하나 지운다) 포트레이트도 우연히 구한 픽크루로 만들어 봤는데 진짜 정말 너-무 너무 너무 마음에 듭니다ㅋㅋㅋ '당신에게 깃든 마법 식물'도 무려 여우꽃각시버섯이라고요^/^
우리 앤지 군은 외진 숲속 오두막에서 인간이 되는 약을 개발하고 있는 여우입니다. 그것도 보통 인간이 아닌 근육질의 덩치 큰 인간이 되길 꿈꾸고 있습니다. 제가 만들었지만 플로리아에 딱 맞는 캐릭터가 아닌가 싶고(?) 약 개발은 성공했냐고 물으시면 당연히 못 했으니까 저렇게 귀여운 채로 있겠죠^/////^ ! 아 너 무 귀 여 워 !
일부러 말투를 좀 할배? 처럼 잡았는데 개인적으로 그것도 마음에 들었어요. 제가 PC 덕질 잘 안 하는 편인데 (내장이라 부끄러워서) 앤지는 세션 끝난 지금도 너무 귀엽습니다... 딱 저 모양대로 인형 만들어서 가지고 싶어ㅠ (이 싸람 오늘따라 와 이라요)
앤지의 라이프 스타일은 크래프터였습니다! 라이프 스타일은 일상 생활에서의 직업을 의미합니다. 그중에서도 크래프터는 마법 식물은 조리하거나 가공하는 데에 특화된 클래스에요. 두 개의 아이템을 조합해서 하나로 만들거나, 아이템의 효과를 증폭/경감시키거나, 아이템을 위치에 상관없이 자유롭게 주고받는 둥 전반적으로 아이템과 관련된 스킬이 많은 클래스에요! 아이템을 효과적으로 사용해서 전황을 바꾸는 트리커 같은 캐릭터인데 컨셉에도 잘 어울리고 스킬도 다 재미있었답니다ㅎㅎ
매직 스타일은 전투 스타일을 의미하는데 앤지는 리프였어요. 리프는 탱커라고 생각하시면 편리합니다! 대미지를 대신 받아 주거나, 받은 대미지를 무효화하거나, 아군의 턴을 앞당기는 둥 아군을 보호하는 역할을 합니다. 쪼꼬미 탱커가 해보고 싶기도 했고 개인적으로 탱커가 성향에 잘 맞아서 보자마자 바로 이걸로 선택했네요ㅋㅋ 이 게임 공격 한방 한방이 상당히 치명적인 편이라 상황에 따라 탱커가 엄청나게 활약할 수 있답니다. 개인적으로 다음에도 리프 해보고 싶어요'ㅅ'
이렇게 제 마음에는 쏙 드는(?) PC입니다만, 다른 PC도 하나같이 개성이 철철 넘치는 플로리아 특화형 PC였습니다! 먼저 앤지의 친구인 키샤부터 소개하겠습니다^/^)9
키샤 (주콰)
갑자기 예쁜 등나무꽃이 나오셔서 놀라셨죠? (아님 말구ㅇㅅ|) 앤지의 친구인 키샤입니다! 무려 등나무의 정령이에요ㅎㅎ 이곳저곳을 탐험하면서 희귀한 식물의 야생 종자를 채집하는 친구랍니다... 네... 동족을 채집하는 살벌한 등나무 요정... 쿨럭... 그런 게 아니라! 친구들이 험한 야생에서 생을 마감하기 전에 더 안락하고 쓰임새가 있는 곳으로 안내해주는 가이드 같은 거죠! (설명할수록 이상)
키샤를 플레이해주신 주콰님과는 이번에 초면이었는데 제 PC인 앤지와 덥석 선관을 맺게 되어서 함께 하게 되었네요. 앤지의 가게에도 약초를 종종 가져다주다가 친해졌다는 설정이었어요. 이게 딱히 버디물은 아니긴 하지만 초반부터 알고 시작하는 사이가 돼서 그런지 후반까지 파트너십이 유지되더라고요.
키샤의 클래스는 트래블러였어요. 숲에서 마법 식물을 채집하거나 탐색하는 것에 특화된 클래스로 탐색 판정을 할 때 아주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클래스입니다. 탐색 시에는 상시 +1 판정을 받는 데다가, 탐색 페이즈에서 추가로 1회 행동을 더 할 수도 있다고요. 이 또한 트래블러라는 컨셉에 잘 맞는 스킬 구성이라 정말 마음에 들었어요.
매직 스타일은 브랜치였는데 전형적인 딜러입니다! 공격 시에 좌표를 옮겨서 더 많은 대미지를 넣거나, 넓은 범위의 대미지를 날릴 수 있는 시원시원한 클래스이기 때문에 처음 해보시는 분들은 이 클래스를 하는 걸 추천 드려요. 에너미 마법맥 뿌수는 재미 한 번 맛들이시면 헤어나올 수 없으실 걸요ㅋ (주의 : 이 사람은 브랜치를 해본 적이 없다) (하지만 옆에서 보기만 해도 재밌었다)
주콰님도 이번에 <취록의 플로리아>는 처음 해보셨다고 했는데 도형 그리시는 솜씨가...? 전혀...? 처음이 아니셨습니다ㅋㅋ 저는 아무리 잘 그려보려고 해도 쬐깐하게 으깃으깃 그리게 되는데 주콰님은 처음부터 계획적으로 시원하게 슉슉 그리시더라고요ㅇㅁㅇ;; 아 역시 도형은 재능이야 제길 주콰님의 멋진 도형은 이따가 보여드리겠습니다^^)9 그것뿐만이 아니라 플레이도 정말... 너무 멋지게 잘 해주셨다고요ㅠㅠㅠ 플로리아로 연을 맺게 되어 기쁩니다 히히/ㅅ/
그리고 앤지&키샤 버디에 맞서는(?) 또 다른 수인&정령 파티가 있었습니다!
로앤 (날뛰는 연어)
ㅋㅋㅋㅋ아니 근데 새삼 웃기네요... 이번 세션에 참가한 수인들 전부 인간의 형체라고는 조금도 찾아볼 수 없는 형태인 게(?) 우웃, 아무튼 날뛰는 연어님의 코뿔소 수인인 로앤입니다! 저 똘망똘망한 눈빛답게 똑소리나는 수인이었어요. 무려 마을과 마을 사이의 물건을 옮겨다 주는 무역상입니다! 이러니 똘똘할 수밖에 없죠^ㅅ^)9 로앤도 키샤와 마찬가지로 트래블러이면서 브랜치였습니다!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는 뜻!)
앤지의 연구실(이라고 쓰고 식당이라고 읽는)에는 무역 일을 하는 도중에 종종 들러서 식사를 했다는 설정이었어요. 응? 쬐깐이 여우가 운영하는 식당에 덩치 큰 코뿔소가 눈 반짝이면서 들어오고 말이야... 어... 지브리 덕후 죽어... ㅇ)-( 그렇게 로앤까지 식당에 들른다는 설정이 붙으면서 앤지의 식당이 자연스럽게 핫플레이스가 되었다고 합니다ㅋㅋㅋ 이게 뭐라고 뿌듯(?)
로앤에게 깃든 마법 식물은 '월미인'이라는 다육 식물입니다. 얘 정말 너무 이쁜데 저작권 없는 이미지를 도저히 찾을 수가 없더라고요ㅠ_ㅠ 일단 첨부한 사진은 일반적인 다육 식물의 이미지니까 꼭 구글에서 검색해보셨으면...! 두툼한 잎사귀가 로앤의 굵은 팔다리랑 잘 어울려서 너무 귀엽더라고요ㅋㅋㅋ 우리 두툼하고 귀여운 로앤의 활약상도 밑에서 함께 하시겠습니다/ㅅ/
마지막으로 로앤의 친구인 수염냠냠이(이름 너무 귀여웤ㅋㅋ)짱이 함께 했습니다!
수염냠냠이 (소어링)
마지막 멤버는 소어링님의 귀여운 정령 친구 수염냠냠이입니다!ㅋㅋㅋ 전 틸란드시아라는 식물을 처음 봤는데 뭔가 수세미처럼 생긴 것 같으면서도 옥수수수염 같은 것이ㅇㅁㅇ;; 아무튼 수염이라는 건 확실히 알겠습니다(?) 이름도 딱 수염냠냠이라고 지어주셔서 세션 하는 내내 혼자 실실거렸네요ㅋㅋ 티알하면서 이런 이름 처음봐요^////^
수염냠냠이의 클래스는 가드너입니다! 원하는 마법 식물이나 아이템을 얻는 것에 특화된 클래스인데 수염냠냠이는 그 이름답게 옥수수 농장(!)을 하고 있다는 설정이라 종종 앤지에게 옥수수를 납품해준다는 설정이 붙었네요! 이야 식당 설정 진짜 짱 아닙니까ㅋㅋㅋ 모든 걸 다 갖다 붙일 수 있어ㅋㅋㅋ!
매직 스타일은 카롤라로 서포터입니다! 아군의 생명점을 회복시켜주거나 대미지의 좌표 범위를 한정하는 둥 아군이 싸움에서 활약할 수 있도록 다양한 효과를 줍니다. 다른 매직 스타일에 비해 직관적으로 팍팍 쓸 수 있는 클래스는 아닌 것 같은데도 소어링님이 너무 너무 활용을 잘하셔서 진짜 빛을 본 스타일이었네요ㅠ 소어링님과 수염냠냠이의 활약상 또한 후기에서 이어집니다^/^ 특이한 용모 못지않게 귀여웠던 수염냠냠이의 대활약도 기대해주세요!
그런데... 눈치채셨습니까?
맞아요! 저희 팟에 인간이 없어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ㅁ^;; 하지만 기껏 플로리아 하는데 인간 말고 다른 게 해보고 싶어진다고요! 호호호... 뭐 그래도 걱정하지 마세요. 세션엔 인간 나오니까요(?) 하... 그것도 아주 사람 마음을 조지는 인간이 등장합니다. 얘기 나온 김에 이렇게 바로 이어서 가보죠. 저희 세션의 이야기로요.
! 이하의 후기는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먼 옛날의 기억.
그것은, 씻을 수 없는 후회.
늘 같이 있었던 당신.
상냥했던 당신.
그리고, 이젠 두번 다시 만날 수 없는 당신.
어두운 숲 속에서, 남자는 그 날의 환영을 본다.
가능하다면, 다시 한 번만──
...라는 도입으로 시작하는데 아니 이거 내레이션이 왜 이렇죠ㅠㅠㅠㅠ??ㅠ?ㅠㅠ? 이런 분위기를 기대하고 온 게 아닌데...?! 제목을 봤을 땐 이제 막 모험을 떠나는 모험가들을 위해 축사를 보내는 느낌이었다구요! 그런데 막상 시작하고 보니 이별을 고하는 이야기... 네?? 이게 뭐예요?ㅠㅠㅠ 살려주세요... 살려주세요... (시작하기도 전에 죽어간다...)
그래도 플로리아니까 별일은 없겠지 하며 일단 이야기에 들어갔습니다만... 아아... 벌써 짠내가 나요... 다메다ㅠㅠ
글로우 위스테리아의 일상
존경하는... 존경하는... 글로우 글로우... 위스테리아 여러분분분... 금일도... 금일도... 신선한 야채와... 야채와...건강한 생활을 준수... 준수... 합시다... 합시다...
그렇습니다. (뭐가) 이번 시나리오의 배경이 되는 마을은 글로우 위스테리아라는 마을입니다. 거대한 등나무가 마을 전체를 포개고 있는 아름다운 마을이에요/ㅅ// 슬픈 일이라곤 좀체 벌어지지 않을 것 같은 사랑스러운 마을이죠.
오늘은 때마침 모두가 앤지의 가게에서 모인 날이었어요! 다들 앤지의 가게에 들르긴 하지만 이렇게 전원이 모이는 건 드문데 말이죠ㅎㅎ (라고 방금 날조했다) 왠지 이런 상황이 되니 정말로 가게를 성장시키는 룰이 있었으면 좋았겠다 싶더라고요 '-`)
일단 시작했으니 PC들의 일상을 표현하는 장면부터 시작했습니다. 기승전멘보샤였던 것 같은 느낌(?) 아니 저 지브리 세계관에 왠 멘보샤냐ㅋㅋㅋ 진정하십시오 선생님 제가 소상히 설명해드리겠습니다 범인은 수염냠냠이입니다!!!(???) 저 녀석이 갑자기 앤지에게 멘보샤가 먹고 싶다고 한 게 문제의 발단이었다고요! 그렇게 앤지가 모두를 위해 멘보샤를 만드는 것으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ㅋㅋㅋ
대체 멘보샤가 뭐지...? 하면서도 자기도 모르게 빵 두 장을 꺼내서 버섯 소를 첩첩 넣은 멘보샤를 만들고 있는 앤지^^ 마침 판정도 성공해버려서 어쩔 수 없었습니다^ㅁ^;; 맛있게 만드는 수밖에 ㅇ)-( 설마 멘보샤로 도입 이야기를 풀어갈 줄이야 우끼끼 하면서 웃고 있는데 저희 앞에 한 남자가 나타납니다. 딱 보기에도 청초한 척하는 게 수상하기 짝이 없는... (의심하는 룰 아니야)
전 딱히 오지콘은 아니지만 (진짜야 진짜라고...!!!) 이렇게 청초한 할아버지가 와서 부탁을 들어달라니 귀가 절로 서지 않을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침착) 노인은 숲의 마법사들에게 한 가지 부탁을 합니다. 그런데 이 의뢰의 내용이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더 무섭고 쓸쓸했어요.
할아버지의 이름은 토토. 지금은 세공사로 혼자 생활을 꾸려가고 있지만 어린 시절에 누나가 있었다고 합니다. 지금은 곁에 없지만요. 세공사 수련을 위해 잠시 마을을 떠난 사이 돌았던 전염병이 누나의 목숨을 앗아갔다고 합니다. 시국이 이래서 그런지 요즘은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전보다 훨씬 와닿아요.
그렇게 누이를 잃고 혼자 늙어가던 토토였지만 얼마 전 숲속에서 누나의 환영을 보게 되었다고 합니다. 환영이겠지, 착각이겠지 싶으면서도 눈 앞에 아른거리던 누이의 잔상을 잊을 수 없어 다시 숲속에 들어가 그게 정말 누이였는지 확인하고 싶다는 의뢰였어요. 사연 참...
앤지가 아닌 제가 이런 부탁을 받았다면 바로 거절했겠지만 (환상인 게 분명한 것의 실체를 확인하겠다고 그 위험한 숲속에 들어가는 건 좀 너무하잖아요) 앤지는 그렇지 않습니다. 앤지는 기본적으로 인간을 좋아하는 녀석이라서요. 토토의 쓸쓸한 얼굴을 보며 앤지는 고민합니다. 이걸 어째야 하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앜ㅋㅋㅋ 냠냠아!!!ㅋㅋㅋㅋㅋㅋㅋㅋ 이 대사 보는 순간 정신이 퍼뜩 들더라고요. 소어링님하고 플레이 처음인데 이런 분이셨다니 너무나 의외고 앞으로도 알아가고 싶습니다(?) 뭔가 저 대사 하나로 수염냠냠이의 이미지가 확 잡혀서 좋았어요. 따로 포트레이트는 없었지만 제 머릿속에서는 왠지 이런 인상이었네요!
제멋대로 일방 날조한 것이므로... 원작의 이미지와 매우 다를 수 있습니다ㅠ 2차 창작이라고 감안하고 봐주세요 흑흑ㅠㅠ 여튼, 수염냠냠이 덕분에 정신을 차리고(?) 일행은 진짜로 토토의 부탁을 받아줄지 진지하게 고민을 하기 시작합니다.
만약에 숲에 들어갔는데 진짜로 유령이 등장하면 어떡하죠? 아무리 우리가 숲의 마법사라지만 구마술까지 사용할 수 있는 건 아니니까요(..) 설령 통한다고 해도 죽은 사람하고 마주해야 한다니 너무 무서웤ㅋㅋㅋㅋ 하고 있는데 우리의 수염냠냠이가 여기서 3타를 날립니다< 등나무가 잡귀를 쫓는 힘이 있으니 키샤를 같이 데려가면 되지 않겠냐는 거예요. 흠... 로지컬하군! 키샤를 데려가는 조건이라면 숲속에 들어가도 괜찮다, 그렇게 의뢰를 타진하고 다들 숲 안으로 들어가기로 합니다.
ㅋㅋㅋㅋㅋㅋ아 걱정마세요^^! 우리는 잡귀를 없애려는 거지 누나를 없애려는 게 아니에요... 그러니까 누나가 잡귀가 아니면 되는 문제 아니겠어요? 만약 누나가 잡귀라면... 뭐 어쩔 수 없죠'-`) (토토: 뭐라고???) 하여튼 그리하여 키샤와 앤지, 로앤과 수염냠냠이는 할아버지와 함께 누나의 그림자를 찾아 숲속으로 향하게 된 것이었습니다.
드디어 시작된 탐색 페이즈
저희가 탐색하게 된 맵은 이런 형태였습니다. 처음 마주하는 플로리아 탐색 페이즈3ㅁ3... 다시 맵만 봐도 가슴이 막 두근두근하네요ㅎㅎ 이때 얼마나 설렜는지 몰라요.
일단 저희에게 주어진 첫 번째 퀘스트는 토토를 데리고 8번 칸에 도착하는 것이었습니다. PC 중 한 명이 토토를 데리고 8번 칸에 도착해서 정신+재주 판정에 성공하면 되는 퀘스트였어요!
시작할 때부터 앤지가(정확히는 제가) 토토의 청초함에 넋을 놓고 있었기 때문에 다들 저보고 데려가라고 응원해주셨지만 엣헴 왜 이러세요 데려가고 싶어도 앤지는 정신+재주 고작 5라고요^ㅁTㅋㅋㅋㅋ 결국 킹리적 결정으로 정신+재주가 제일 높은 로앤이 토토를 데리고 8번으로 향하게 되었습니다! 나머지 PC들은 누나의 유령을 찾아서 움직이고요. 그리고 본격적으로 누나를 찾으러 가기 전에 얼굴을 확인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난다... 미인이쟝...;; 그리고 얘기를 들어보니 무려 갓성인이 되었을 때 전염병에 걸렸다고 하더라고요ㅠ... 어휴 왜 하필 가장 반짝였을 시기에 이런... 새삼 토토가 왜 유령인 모습으로라도 네사와 만나고 싶어 했는지 이해가 되더라고요. 얼마나 하고 싶은 얘기가 많았겠어요. 기다려, 네사쨩. 우리가 갈게. 조금 더 진중해진 태도로 첫발을 내디뎠습니다.
자, 그리하여 본격적으로 시작된 탐색! 첫 칸에서는 모다? 무조건 교류다^ㅅ^ <톱니바퀴 탑의 탐공사> 때도 그랬지만 <취록의 플로리아>도 같은 칸에 있을 때만 친밀도를 높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기회는 많지 않으니 모두가 함께 있는 첫 칸에서는 친밀도를 높이는 게 국룰입니다'ㅅ' (누가 그래)
그렇게 앤지는 키샤와, 로앤은 수염냠냠이와 교류를 나누고 각자 갈 길로 뿔뿔이 흩어지기로 합니다! 앤지가 제일 첫턴이었기 때문에 가장 먼저 마법 식물을 뽑았는데요! 후후, 이거 내 인생 최초의 마법식물이라고+ㅁ+ 맛있는 놈이 나와라! 후기에 자랑할거야>ㅅ< 하고 신나서 마법 식물을 채집했네요 그런데ㅋ
...ㅋㅋ시바 왜 뻐큐 모양인데ㅋㅋㅋ 아니 머... 이름을 맛있어 보이니까요ㅠ0ㅠ 하지만 처음부터 뻐큐를 마법맥에 그려야 하는 굴욕이ㅋㅋㅋ 아아, 이런 얘기할 때가 아니야! 여러분 저 이미지 좀 보세요ㅠ0ㅠ ROLL20에서 마법맥 매크로를 굴리면 저렇게 이미지가 직접 나오게 해주셨더라고요ㅠㅠㅠㅠ 일일이 룰북을 뒤져볼 필요도 없고 UI도 너무 예뻐서 흐어엉했습니다. ROLL20 너는... 너는 마법이야!!ㅠㅠㅠ
oO(좋아 뻐큐로 끝날 뻔한 단락을 매직으로 끝냈다)
토토의 이야기
그렇게 다들 온갖 마법식물과 오브젝트를 얻으면서 돌아다니는 와중에... 우리의 로앤은 토토를 데리고 뚜벅뚜벅 8번 칸으로 향합니다. 그리고 모두가 없는 틈을 타서 은근슬쩍 토토와 네사에 대해서 물어봐요. 토토는 차분하게 과거의 이야기를 풀어놓습니다.
토토와 네사는 원래 글로우 위스테리아 출신으로, 부모 없이 단둘이 살았다고 합니다. 의지할 게 서로밖에 없었을 테니 얼마나 각별한 사이였겠어요. 하지만 토토도 나이가 들고 세상에 나가고 싶은 생각이 커집니다. 마침 세공장인과 연이 닿아 한동안 마을 밖에서 수련하기로 결심하는데... 문제는 이게 네사와는 상의가 없이 혼자 정한 일이었단 말이죠.
결국 네사는 크게 화를 냅니다. 토토는 토토대로 화가 나고요. 어쩜 그렇게 무책임하니? 그럼 내 미래를 누나가 책임질 거야? 뭐 그런 대화가 아니었을까요... 그렇게 화해하지 못한 채 화만 잔뜩 내고 둘은 헤어집니다. 그리고 다시 돌아왔을 때 누나는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던 거죠.
이렇게 무심하게 찾아오는 비극이 가장 끔찍한 것 같아요. 더군다나 누나와 화해도 하지 못한 상태로 그렇게 헤어졌으니 아마 그 후로 지금에 이르기까지 토토는 누나를 생각하며 줄곧 아파했을 거예요. 룰의 분위기가 밝아서 잘 눈에 띄지 않았을 뿐이지, 토토의 심정을 생각하면 너무...
그리고 아파한 건 네사도 마찬가지였을 거예요. 어쩌면 전염병으로 죽어가는 와중에도 토토가 이곳을 떠나서 다행이었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르겠어요. 적어도 토토는 무사하니까요. 누구보다도 각별했던 남매가 서로에 대한 부채감으로 삶을 이어가거나 끝맺었을 것을 생각하니 가슴이 아팠습니다... 아마 그 유령이 진짜 네사는 아니겠지만, 적어도 네사랑 닮아서 토토가 하고 싶은 말은 모두 전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뿐이었어요.
이때 토토의 이야기를 들어준 게 로앤이라서 좋았던 것 같아요. 사실 앤지였으면 우어어버우버하다가 그냥 끝났을 거 같아서(..) 그런 거 위로할 줄 모르는 철없는 33짤 여우입니다 데헷☆ 하지만 로앤은 앤지보다 경험도 많고 (제 느낌상) 이곳저곳 무역을 다니면서 이런 사람들도 많이 만났을 것 같아서 말이죠. 로앤이 토토와 함께 해줘서 다행이었습니다.
글로우 위스테리아에는 아무래도 이런 노인들이 많을 것 같죠. 하지만 등나무의 꽃말은 '사랑에 취하다' 아니겠습니까. 그 꽃말에 걸맞는 결말을 맞이해야죠. 숲의 마법사들은 숲 안쪽으로 들어갑니다.
귀엽고 맛있는 온갖 마법 식물들
한편 키샤와 앤지, 그리고 수염냠냠이는 탐색을 진행하면서 온갖 마법식물들을 채집합니다. 개인적으로 이 마법식물들 설정 보고 지브리 타겟팅을 제대로 했구나 싶었어요ㅋ 마법식물들이 하나같이 다 귀엽고 맛있어보이거든요ㅠ0ㅠ 인상적이었던 마법식물과 아이템 몇 개 소개하겠습니다!
다리가 긴 파인애플이라고 합니다..ㅋㅋㅋㅋ 언뜻 징그러워 보이는데 그... 길쭉한 파인애플이란 뜻이니까요?! 심지어 맛도 더 달고 좋다고'ㅁ') 하필이면 작달만한 앤지가 뽑아서 긴 다리... 부러워...(?) 하면서 우걱우걱 먹는데 그걸 보던 수염냠냠이(소어링님)이 왠지 앤지가 소화될 거 같다고 하셔서 빵 터졌던ㅋㅋㅋㅋ 아닛 누가 소화돼욧!ㅋㅋㅋㅋ 아무리 작아도 이 정도에 녹진 않는다구!ㅋㅋㅋ (그리고 주황색 슬라임이 되어가는데)
이거 이름 너무 귀엽죸ㅋㅋㅋㅋㅋㅋㅋ 너무 귀여워서 이름만 봐도 웃음 나와ㅋㅋㅋㅋㅋㅋㅋ 평범한 땅콩처럼 생겼는데 알콜 성분이 들어있답니다! 우와앙 땅콩맥주 만들자+ㅁ+ 앤지 가게의 메뉴가 New! (가게 시스템 없다니까ㅋ) 아니 근데 정말 땅콩도 맛있고 맥주도 맛있는데 땅콩맥주라뇨 대박입니다 (침착) 실제로 땅콩이랑 맥주는 사실 궁합이 좋지 않은 (건강에 좋지 않은) 음식이라지만..ㅠㅠㅠ 맛있으면 된 거 아닐까? (이런 사람에게 가게를 맡기지 마세요)
이건 진짜 맛있을 거 같아요... 평범한 풀인데 씹으면 콘소메맛이 나는ㅠ 마침 로앤이 뽑아서 입에 넣고 여물 먹듯이 우물우물하다가 강가의 물 한모금까지 추가해서 입안에서 자체적으로 콘소메 스프를 만들어먹는뎈ㅋㅋㅋ 아... 너무... 너무 좋아(?) 이게 지브리지! 이게 지브리야! (감격) 마법식물 하나하나 대충인 게 없어서 너무 즐겁더라고요ㅠㅠㅠ 그 와중에 입 안에서 콘소메 스프 생성씬을 만들어주신 연어님도 짱이얔ㅋㅋㅋㅋ 이 장면 세션 끝나고도 계속 기억에 남았다고욬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이하부터는 아이템입니다*ㅅ*
이름만 봐도 랜턴호박 패러디 같죸ㅋㅋ 아 너무 귀여워!! 이 룰 왤케 귀여운 거야!!!! ༼; ´༎ຶ ༎ຶ`༽ !!!!!!! (급기야 발악) 실제로 랜턴처럼 반짝이는 멜론이라고 합니다. 이 녀석은 회복 아이템이었는데 멜론 중에서도 달고 맛있는 고급품이라는 설정에 그만(츄릅)... 랜턴호박을 랜턴멜론으로 패러디할 생각을 하다니 진짜 신박하고 귀여워서 아이템 나올 때 함박 미소 지으며 봤네요ㅋㅋㅋㅋㅋㅋㅋ
짜잔...* <취록의 플로리아>에도 재판정 템이 있습니다*ㅁ* 맨날 부적이나 행운만 굴리다가 열매로 시간을 돌린다니 이것마저 너무 귀엽더라고요ㅠㅠㅠㅠ 훗... 하지만 이 아이템은... 단지 설정만 신기한 게 아닙니다. 이따가 클라이맥스 페이즈에서 얘기할 거지만 이 열매가 이번 클라이맥스 페이즈에서 또 쩌는 그림을 만들어줬거든요. 물론 대부분의 재판정은 극적이긴 하지만(?) 그런 레벨이 아니었다구! 들어보라고ㅠ0ㅠ! (별 거 아닐 수도 있음;(급소심))
마지막으로 키샤가 뽑은 풍선 민들레의 홀씨입니다! 이것도 아이템인데요... 옹? 민들레 홀씨는 흔한 거 아닌가? 하시겠지만 이건 무려 풍선 민들레 홀씨입니다 (침착) 플레이어를 원하는 칸으로 단박에 이동시켜준다는 설명까지 붙어 있는데 어떤 장면인지 그려지죠..? 거대한 민들레 홀씨를 붙잡고 둥실둥실 떠올라서 아래로 톡 하고 떨어지는 그거라구요 아악 이거 진짜 설명만으로도 너무 지브리라서 미쳐버릴 뻔했는데 이게 말이죠... 키샤가 말이죠... 하...!!!!! 다들 나한테 왜 이러는 거야? 어?? (광인주의보) 아무튼 자세한 건 이따가 설명할게요 '-`)...
여기서나 밝히는 사실이지만... 세션 끝나고 룰북 다시 읽는데 일부러 마법식물 파트만 넘겼어요. 얘들은 직접 플레이하면서 하나하나 알아가고 싶더라고요. 그만큼 설명들이 죄다 귀엽고 설레고 재미있고;; 흐어엉 플로리아 더 시켜주세요ㅠ0ㅠ 열심히 할게요!!!!!!!!! (네가 열 생각은 안하고!)
꽃 같은 누이 가는 길에 들꽃 한 포기 쥐어주지 못하고
그렇게 즐거운 비건 먹방을 즐기며 탐색 아닌 탐색을 하던 와중 드디어 로앤이 토토와 함께 8번 칸에 도착합니다. 8번은 무슨 지역인가 싶었는데 저희 눈앞에 펼쳐진 것은...
아름다운 꽃으로 가득한 광장이었어요. 그곳에서 붉은 꽃을 보면서 토토는 네사를 떠올립니다. 생전에 네사가 좋아하던 꽃이라나요. 그리고는 누나와 다시 만났을 때를 생각해서 화관을 만들기도 합니다. 으으... 토토 이 녀석 진짜로 네사를 만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잖아ㅠㅠㅠㅠ 각오하고 데려온 거긴 하지만 벌써 찌통이... ㅇ)-( 힘들어요... 후기 쓰는 데도 힘들어요...
우선 화관 만드는 것을 돕기 위해 로앤이 정신+재주 판정을 합니다. 로앤 힘내라ㅠㅠㅠ 너라면 할 수 있어어!!ㅠㅠ
그런데 아니 세상에 무려 최저치로 성공한 게 아니겠습니까; 3이면 <취록의 플로리아>에서는 사실상 크리티컬인 수치입니다. 2(1,1)는 펌블이라서요ㅠ0ㅠ 얼마나 진심이었던 거니 로앤ㅠㅋㅋㅋㅋ 로앤은 손재주 좋게 척척 화관을 함께 만들어줍니다. 그리고 이렇게 예쁜 화관을 만들어요.
이 포근한 색감 보세요... 휴... 정말 네사가 눈앞에 있다면 씌워주고 싶더라고요. 홀로 외롭게 죽음의 추위에 젖어 죽어갔을 네사에게 이 따뜻한 것을 안겨주고 싶었어요. 이쯤 되니 네사가 있었으면 좋겠다 하는 건 토토뿐만이 아니었습니다. 저도, 앤지도, 그리고 아마 다른 플레이어분들도 네사가 오길 바랐을 거예요. 기왕이면 유령은 아니었으면 싶지만요...
그리고 다음 퀘스트가 공개됩니다.
민들레 홀씨를 타고 당신을 찾아갈 거예요
다음 퀘스트는 토토를 데리고 13번 칸에 도착하는 것이었습니다! 이번 칸의 퀘스트는 정신+지혜... 아니? 그런데 정말 우연치 않게도 이번엔 앤지가 제일 높은 거 아니겠어요;;; 으악! 이렇게 결국 내 키링오지상이 되는 거냐며!! (기쁨반 비명반) 어... 어쩔 수 없죠... 다들 그렇게 앤지와 토토의 투샷을 보고 싶으시다면야! (침착) 로앤, 토토를 내게 다오! 내가 지금 8번 칸으로 간다!
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아니야! 토토를 던지면 안돼!ㅠㅠ!!! 내가 갈게 내가 간다구!... 라고는 했지만 토토가 있는 곳과는 제법 거리가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못해도 한 턴은 써야했어요. 뭔가 써볼 만한 아이템이 없을까 싶은데 아이템은 없고 이런 스킬만...ㅠㅠ
킹치만... 토토는 아이템이 아니잖아(?) 이걸로 주고 받을 수가 없다구ㅠㅠ 키링오지상이라고 우겨서 받아야 하나(지끈) 하면서 고민하고 있는데 그때 주콰님이 이런 씽크빅 제안을 해주시더라고요.
엇...? 하, 하긴 그러면 되긴 합니다! 제가 도시락을 이용해서 키샤에게 민들레 홀씨를 받으면 민들레 홀씨를 타고 바로 로앤이 있는 8번 칸으로 갈 수 있거든요. 아니, 그렇긴 한데... 이게... 에...?
그때였습니다. 제 머릿속에서 갑자기 새파란 팔레트가 그려지기 시작한 것이...
그것은 저 하늘 너머에서 유독 빠른 속도로 이쪽을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하얀 구름인 줄 알았건만 새털 같은 민들레 홀씨였다.
방울 같은 꼬마 여우가 홀씨를 붙잡고 꽃밭을 향해 둥실둥실 날아오고 있었다.
여우는 꽃들 사이에 엉덩방아를 찧고는 옷에 묻은 흙을 털어내며 노인에게 다가와 말했다.
'저와 함께 누나를 만나러 가요'라고.
...
........
..............
아니 진짜... 아니... 이렇게까지 지브리한 장면일 수 있는 건가...? 아니...??? <ㅇ> 상상만 해도 꼬리가 바짝 섭니다, 정말..... 이런 낭만적이고 사랑스러운 장면을 만들고 싶어서 이 서클의 룰을 접했던 것이긴 한데, 그토록 보고 싶었던 장면들 중 하나를 이렇게 보게 된다고 생각하니 과몰입 안할 수가 없더라고요... 젠장 심지어 이 도시락 주고받는 씬마저 오졌습니다ㅠㅠㅠ
우선 앤지가 도시락 스킬을 사용하는 씬부터 연출했습니다. 키샤가 슬슬 배고플 거란 생각에 도시락을 마력을 사용해서 날려보내리고 해요. 키샤는 무사히 도시락을 비운 뒤, 민들레 홀씨에 도시락을 함께 보냅니다. 깨끗하게 비워진 도시락 안에는 주황색 꽃과 함께 이런 메시지가 적혀 있었습니다.
아..........
키샤..................
미친 등나무야.........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놔 주콰님 뭐하는 분이신지 모르겠지만(?) 여기서 어떻게 이런... 어떻게 이런 로맨틱한 대사와 장면을...?ㅠㅠ 어떻게 이 구간에서 이런 짓을???ㅠㅠ 안 그래도 홀씨 타고 꽃밭에 날아가는 여우가 될 생각에 붕 떠있는데 거기다 이런 식으로 도시락을 건네주시니 진짜ㅠㅠㅠㅠㅠㅠㅠ 저 실물도 지브리 그림체로 바뀌어버려요ㅠㅠㅠㅠㅠㅠㅠ (지브리:엣, 작업 난이도 너무 높아...) 제기랄 이게 뭐야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키샤의 갓플레이는 이것만이 아니었습니다... 앤지가 홀씨를 타고 토토를 데리러 가는 동안, 키샤는 우연히 절벽에서 높은벼랑꽃을 찾아요.
키가 상당히 큰 하얀 백합 같은 꽃이라는 설명이 붙었는데 우웃, 백발 미녀다 하면서 우키키하고 있던 저와 달리 키샤는 또 이런 로맨틱한 말을 하더랍니다ㅠㅠ
하.... 대사 하나하나가 주옥이에요.... 아............ 아.... 너.... 사실 겁나 아름답게 생긴 미인캐지(?) 다 알아... 숨쉬는 게 플럿팅인 그런 우아하고 사랑스러운 그런 캐지.... (삿대질)
ㅠㅠㅠ아 정말 사랑스럽기 짝이 없네요... 이 모든 장면이... 분위기가... 상황이... 기대는 했지만 이 정도로 사랑스러울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에 너무나 만족스러웠습니다... <취록의 플로리아> 최고의 룰이에요...ㅠㅠ 플레이를 하다가 사람이 너무 사랑스러워서 행복해지다니... 이런 경험을 몇 번이나 할 수 있는 거냐고요ㅠㅠㅠㅠㅠㅠ
비극의 전조
그리고 마침내 앤지는 토토를 데리고 13번에 도착합니다. 이곳에 누님이 계신 걸까? 했는데 갑자기 어디선가 달콤한 향기가 나는 것이 아니겠어요? 자연에서 달콤한 향기는 백퍼 위험한 신호죠. 마침 정신+지혜 판정에서 성공해서 눈치챕니다. 이게 벌레나 동물을 유인할 때 쓰는 향기라는 걸요.
하지만 토토는 그때 맡았던 향기라며 앞뒤 불문하고 냅다 뛰어가 버립니다. 아니 예상은 했지만 진짜 여기서 혼자 가버리다니이이 ! (광희톤) 행여라도 토토에게 문제가 생길까봐 두려워서 재빨리 뒤를 쫓았습니다. 그리고 14번 칸이 열리고 클라이맥스 전투로 이어지게 됩니다.
교류 판정까지 모두 마친 뒤, 숲의 마법사들은 토토를 따라 14번 칸으로 호딱 들어갑니다. 그곳에는... 한 명의 소녀가 허공에 떠있었습니다. 강렬한 단내가 풍겼고요. 그리고 소녀의 뒤편에서 놈이 어두운 그림자를 드러냅니다.
숲의 마법사들은 이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습니다. 죽은 자들의 나라에서 왔다고 불려지는 식인 마법 식물. 죽은 사람의 환영을 이용해서 사람들을 꾀어내는 악명 높은 마법 식물이었던 것입니다. 역시 네사가 아니었구나 싶어서 가슴이 아프지만 토토를 구해야 합니다. 숲의 마법사들은 지금까지 몸에 축적해둔 마법맥을 사용해서 토토를 구하기 위한 싸움을 시작합니다!
이하 전투씬에서 첨부한 마법맥 이미지는 전투 상황 중 일부를 표현하기 위해 임의로 제작한 마법맥입니다.
당시 전투 상황을 전부 표현한 이미지가 아니므로 참고해주세요.
마법맥의 이미지는 셸님의 포스팅에서 가져왔습니다. (scheree125.postype.com/post/7505797)
본격적인 마법전 페이즈이고요... 휴, 얼마나 이게 해보고 싶던지ㅋ 약간 과제 확인 받으러가는 느낌? 탐색 페이즈에서 열심히 그려놓은 도형들을 클맥 페이즈에서 얼마나 유용하게 써먹을 수 있을지 생각하니까 막 두근거리더라고요! 보통 J-TRPG에서는 메인 페이즈와 클라이맥스 페이즈를 구분하는 경우가 많은데, 개인적으로는 메인 페이즈에서 했던 선택들이 클라이맥스 페이즈에서도 의미있을 때가 훨씬 즐겁습니다. 그런 제 취향에 딱 맞는 구성이었어요.
아 그럴 수도 있져ㅋㅋㅋㅋㅋ 플로리아 첨 하는 사람이라구여!ㅋㅋㅋㅋ (그런 것치곤 다른 분들은 너무 잘그림^ㅁ^;;) 쳇 저는 원래 성장형이라 할수록 잘하니까 담엔 더 이쁘게 잘 그릴 거고요;; 여튼, 탐색 페이즈에서 마법 식물을 갉아 먹으며 그려온 나의 마법맥... 두근두근한 마음으로 전투를 시작했습니다!
전투에 앞서서 어떤 식으로 맵을 사용하는지 보여주기 위해서 마스터님이 거대 환상 덩굴로 마법행사 판정을 먼저 보여주셨습니다! 근데 거대 환상 덩굴 맵이 얼마나 무섭게 생겼냐면요ㅋㅋ
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이 룰은 별 만드는 게 핵심입니다. 별을 소모하는 스킬이 가장 강력하거든요. 문제는 만들기가 어렵다는 거죠ㅋ 그런데 네이놈 몇개나 들고 시작하는 거냐ㅋㅋㅋㅋ!!! 젠장 너모 무서워요ㅠㅁㅠ 생긴 거부터 너무 험악하다고요!
오늘이 숲마생 처음인 플레이어들에게 이게 무슨 시련인지 으흑ㄱ흑 ㅠㅠㅠㅠㅠ 하지만 가차 없습니다! 시작하자마자 무려 로앤에게 '파괴자의 분노'라는 무서운 스킬이 떨어집니다ㅠ0ㅠ!
엉?....ㅎㅎㅎㅎ 아 감사합니다...ㅎㅎㅎㅎ 라고 하면서 훈훈하게 넘어가려고 했더니만, 그 순간 마스터님 훗... 하고 웃으셨습니다. (아님) 이건 사실 마력 부스트를 설명하기 위한 준비 단계에 불과했다는 거죠. 그리고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설명!
마력 부스트 : 삼각형을 1개씩 지불할 때마다 최종 판정값에 -1를 붙일 수 있다.
그렇게 2개의 삼각형을 날려 판정치를 12 -> 10으로 바꾼 뒤, 거대 환상 덩굴은 로앤에게 파괴자의 분노를 날립니다! 갑자기 12 떠서 당황하셨을 텐데 자연스럽게 마력 부스트 설명으로 이어주셔서 새삼 또 아본님의 마스터 짬바에 감동했네요ㄷㄷ; 아무튼 이대로 두면 로앤이 당합니다! 아아, 그때 떨어지는 좌표오ㅠ0ㅠ!
아니...? 그런데 위치가 괜찮네요..?ㅋㅋㅋ (마스터님: 상태이상 현기증) 기본 대각선 줄에 걸쳐서 2점 대미지가 나오긴 했지만ㅠ0ㅠ 그래도 로앤이 손대지 않은 빈 공간에 대미지가 떨어져서 십년감수 했습니다; (까스활명수) 하필 기가 막히게 도형을 안 그린 부분에 떨어지더라고요ㅋㅋㅋ 하지만 우리의 로앤, 2점의 대미지조차 허용하지 않았습니다!
ㅋ ㅑ ! 정말 이거 쓰기에 완벽한 타이밍이었죠! 설명 읽어보시면 대충 아시겠지만 대미지를 받았을 때 칸을 이동시키는 기술입니다. 좌표를 사용하는 이 게임의 코어 메카닉을 보여주는 스킬이기도 해요. 뒤에서도 얘기하겠지만 이 좌표 옮기는 게 정말 재미있답니다ㅋㅋ 서로 대미지 주고 이것만 하라고 해도 할 정도로 재미있어요. 아무튼, 우리 로앤은 이걸 사용해서 대미지의 좌표를 위로 한 칸 올립니다^ㅅ^
한칸 비킨 걸로 2점에서 0점으로 대미지가 경감되다니 이건 정말 경험해보지 않은 분들은 모르실 짜릿함이라구요ㅋ 그리고 이제 우리의 턴이 옵니다. 2라운드? 그런 거 없어^^ 여기서 끝낼 거야 (두둑) 하지만 거덩이 이 녀석 민첩성이 6, 4, 2라서 무려 세 번이나 움직인다구요 젠장ㅋㅋㅋㅋ 1라운드라도 실질 3라운드인 셈!
첫타로 우리의 든든한 코뿔소 로앤이 나섭니다... 로앤 역시 탐색 페이즈 동안 열심히 몸에 축적해온 마법맥을 사용해 거덩이를 공격합니다! 네가 파괴자의 분노라면... 우린 숲의 분노다!!
어? 근데 그거 아세요? <취록의 플로리아>에서는 이미 코스트로 사용한 칸 or 대미지를 받은 칸에 대미지가 또 들어가면 칸당 +1D6점이 추가된답니다^^ 아니...? 그런데 마침 바로 옆에 코스트로 사용한 칸이 남아있네요ㅋ 안할 이유가 없죠ㅋㅋㅋㅋㅋㅋ 수염냠냠이가 바람의 인도로 도형의 위치를 옮겨줍니다!^^
위치를 오른쪽으로 한칸 옮기면, 코스트로 사용한 지역의 경우 한 칸당 +1D6 대미지가 추가되기 때문에 무려 5점+1D6점이라는 아찔한 상황>_<이 됩니다! 한칸 두칸 차이로 대미지가 뻥튀기 되기도 하고 한 대도 안 맞기도 한다구요// 좋아! 그럼 최종 대미지는?!
아 짜 릿 해 ^_^ 첫번부터 최대댐입니다! 이 기세를 이어가야겠죠?ㅋ 우리의 앤지는 키샤의 별이 훼손되기 전에 먼저 행동할 수 있도록 붉은 잎의 용기를 사용해서 순서를 땡깁니다!
<네크로니카> 때도 느꼈지만 끼어들기 스킬 정말 너무 재미있는 거 같아요! 에너미가 사용하면 짜증나지만 플레이어가 사용하면 약간 사기? 비기? 쓰는 느낌이라 쓸 때마다 괜히 뽕이 차오릅니다ㅋ 약간 호라? 아직 네 차례는 아니다제? 마따 오레노 턴이다제? 하는 느낌이랄까 크큭...
여튼 갑니다...ㅋㅋㅋ 키샤의 메테오로 놈들을 거덩이를 거덜내버리는 거에요!ㅋㅋㅋ 크, <톱니바퀴 탑의 탐공사> 때 최대 강점이었던 협력의 묘미까지 고스란히 살려낸 전투 룰이라 정말 얼마나 즐겁던지/ㅁ//
ㅋ...ㅋㅋ... 죄... 죄송합니다... 이 도짓여우야ㅏㅏㅏ 기세가 올라가는 틈에 불을 지르려고 했더니만 오히려 기세가 꺾여버렸네요^_^;; 하면서 시무룩해하고 있는데 우리의 갓플레이어... 수염냠냠이가 이것을 사용하는 게 아니겠어요?ㅠ
ㅁ... ㅁㅊ... 아아!! 아아아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이때 저 진짜 넘 뻐렁찼다고여ㅠㅠㅠㅠ 티알 전투하면서 제일 뻐렁칠 때가 이런 순간인 거 같아요... 망했다고 생각할 때 미리 준비해둔 복선처럼 터지는 이 꼼수(?)의 순간들이요ㅠㅠㅠ 심지어 아이템 이름도 시간되돌리기 열매야... 아아.. <ㅇ> 이걸 이 타이밍에 툭 던지듯 꺼내놓는 소어링님 정말 갓플레이어에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 별다른 연출 없이도 저는 이때부터 과다뽕주입 당하고 있었다고요;;
그렇게 어렵사리 키샤를 먼저 움직이게 합니다! 키샤는 마침 클라이맥스 페이즈에 들어오기 전에 이 아이템을 가지고 들어왔었어요.
덕분에 기본 판정 +1에 앤지와 로앤에게서 각각 친밀도를 1씩 받아서 총 +3의 수정을 받고 시작합니다! 실패할 리가 없죠? 우리 등나무 이 배틀필드 꽉 채워야겠죠?
..ㅇㅎㅎㅎ... 친밀도 한 명이라도 안 줬으면 망할 뻔했네ㅋㅋㅋㅋㅋㅋㅋ 안 그래도 전투도 사람 쫄리게 하는데 주사위까지 사람 들었다 놨다 하네요 요오오오망한 것ㅡㅡ 아무튼, 무사히 판정에 성공하고 위치를 지정하는데 위치가 나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우리 별 썼다고요ㅋ 여기서 멈추기엔 너무 아깝다고요ㅋ 3점은 일반 스킬로도 넣을 수 있는 대미지란 말이야! 후후, 기다렸다는 듯이 수염냠냠이가 바람의 인도를 또 한 번 사용합니다^/^ 대미지 좌표를 한 칸 옮깁니다!
아 진짜 쾌감 그 자체..ㅋㅋㅋㅋ..ㅋㅋㅋ 정말 너무 재밌네요... 이렇게 재미있는 룰을 내가 여태 안하고 있었다니...? 저 내년에는 플로리아 존나 많이 할 것입니다... 기회가 있을 때마다 할 겁니다... 진짜 너무 재밌고... 현존하는 시나리오 다 해보기 전엔 이 룰 놔줄 수 없어 (활활)
쳇, 근데 너무 대미지를 한 방에 많이 넣은 탓일까요? 위기를 느낀 거덩이의 덩굴이 모체를 대신해 사망합니다ㅠ 효자 났다 효자... (궁얼궁얼) 뭐 내버려뒀으면 언제든 방해했을 테니 이번 공격으로 덩굴이를 날린 거에 의의를 둬야겠죠'ㅅ';
엇, 그런데 아들이 사망에 분노한 걸까요? 거덩이가 갑자기 폭주하듯이 달려들기 시작합니다; 다시 한 번 파괴자의 분노로 저희를 향해 공격을 날립니다!
거기서 그치지 않고 심지어 범위까지 좁히는 무서운 스킬을 사용합니다ㅠㅠㅠ 좌표로 하는 게임이다 보니 이렇게 범위 한정하는 스킬이 정말 무서워요! 가능한 대미지가 많이 들어가는 쪽을 노리고 범위를 잡을 수 있게 되다 보니...ㅠㅠㅠㅠ 그리고 그 결과는 예상했던 대로 참혹했습니다ㅠㅠㅠ
와... 순식간에 도합 8댐이 수염냠냠이에게 쏟아집니다; (수염냠냠이 체력 8임;;) 안돼 안된다구 우리의 영웅 수염냠냠이가 이렇게ㅠㅠㅠㅠㅠ!!! 그나저나... 이쯤 되니 기억이 납니다. 아앗, 앤지 너... 탱커잖아...! 지켜, 지키라고!ㅋㅋㅋㅋㅋ 1점이라도 대신 받으란 말이야!
대미지를 많이 받아주진 못했지만... 그래도 탱커 구실을 하려고 하나라도 막아봤습니다ㅠㅠ 그래도 6댐이나 들어간다구우우 안돼...냠냠아ㅠㅠㅠㅠㅠㅠㅠ
수염냠냠이, 그는 무엇이다? 그는 플로리아의 천재이다ㅡ 수염냠냠이는 앞에서 얻었던 '랜턴멜론'을 사용해서 대미지를 회복하기로 합니다.
와, 진짜 이렇게 아이템 효과적으로 쓴 전투는 처음 보는 거 같아요ㅠㅠ 보통 전투에서 아이템 쓸 기회는 거의 없는데 (애초에 쓸만한 아이템이 없는 경우도 많고) 아이템까지 알차게 하나하나 퍼즐 맞추듯이 적재적소에 사용하면서 전황을 풀어나가는 걸 보니까 진짜 짜릿 그 자체더라고요.
소어링님이 전황을 잘 파악하고 필요할 때에 아이템을 넣어주셔서 이런 장면이 줄줄이 나왔는데 너무 멋있었어요. 소어링님 정말 갓플레이어십니다;; (후기 쓰다 새삼 또 감동;) 세상의 악의가 나를 덮칠지라도 쉽게 죽지 않는다! 수염냠냠이는 근엄한 얼굴로 랜턴멜론을 한입 베어뭅니다!
사람이 후기를 이렇게 짜릿하게 쓰고 있으면 제대로 나와줘야 하는 거 아니냐 이 눈치없는 ㅅㄲ들아 (화면 조정 중) 랜턴멜론... 달고 맛있다곤 하지만 모든 개체가 다 달지는 않나 봅니다ㅠ 하필 물맛 멜론을 잡은 수염냠냠이ㅋㅋ큐ㅠㅠ 어쩔 수 없이... 자체 스킬인 '치유의 열매'를 이용해서 회복을 시도합니다.
ㅋㅋㅋ... 아니 이건 왜 또 잘나와ㅋㅋㅋㅋㅋ 브랜드 과일보다 텃밭에서 키운 과일이 더 맛있다는 거냐고;; 제길 어이없는데 너무 웃겨ㅋㅋㅋㅋ 1점+5점 딱 맞춰서 정확하게 6점 회복한 것도 웃겨요ㅠㅋㅋㅋ 알 수 없는 드라이어드의 세계ㄱ-;;
그, 그리고 이제야 키샤의 정식 턴이 옵니다ㅋㅋㅋ 아이구 오래 기다렸어요. 하지만 기다린 만큼 멋진 전투를 보여준 키샤였습니다. 일단 주콰님이 탐색 페이즈에서 맵을 진짜 이쁘고 딱 떨어지게 만들어두셨거든요ㅎㅎ 이것 보라구~
크큭... 키샤가 간다... 거덩이 넌 이제 죽었다 크큭! (로앤 뒤에 숨어서 웃는 중) 승리를 확신하면서 전투를 이어갑니다!^^ 마침 정령인 키샤에겐 '대지의 사랑'이라는 스킬도 있었거든요. 임의로 직선 1개를 추가할 수 있는 스킬인데 이걸 사용해서 별을 만들면 더욱 확실한 전투 승리가 가능합니다!
그런데...여기서 문제가 생긴 것이... 자세히 보니 이거 자신에게는 사용할 수 없더라고요. (침침) ㅠㅠㅠ 아니... 정령보다 대지와 가까운 존재가 어디 있다고(?) 멋진 그림이 나올 수 있었는데 그리 못되니 아쉽더라고요ㅠ
근데 바로 그때 수염냠냠이가 또 이런 갓상황을 연출하더라고요... 맞아요... 수염냠냠이도 같은 정령이니까요. 대지의 사랑은 수염냠냠이도 가지고 있었던 겁니다ㅠㅠ 수염냠냠이는 바로 키샤에게 대지의 사랑을 보내줍니다ㅠㅠㅠㅠㅠ 심지어 저런 로맨틱한 대사랑 함께!! 아니, 정령들 왜 이래요? 키샤도 그렇고 수염냠냠이도 그렇고 정령들 왤케 로맨틱하죠? 대체 뭐죠??ㅠㅠㅠㅠ?!?!? 이 룰 뭐야! 이 플레이어들 뭐냐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수염냠냠이의 사랑은 통했습니다...ㅠㅠㅠ 그렇게 키샤는 모두의 응원과 사랑을 받으며 거덩이를 향해 장엄한 숲의 분노를 사용합니다. 참고로 밑의 결과는 절대 조작이 아닙니다ㅋ
저렇게 나오기도 힘들 거 같은데 저렇게 나오더라고요 진짜 대박ㅋㅋㅋㅋ 아무튼, 스펠 바운드 아아니 배틀맵에 등나무 꽃바람이 화르륵 불어닥칩니다! 그리고 거덩이의 뿌리가 뽑혀나갑니다. 제길 스킬 이름까지 숲의 분노일 게 뭐야ㅋ 숲을 대신해서 거덩이에게 정의의 심판을 내리는 키샤도 아니고ㅠㅋㅋㅋ 하지만 여기서 그치지 않고 수염냠냠이의 바람의 인도까지 이어져서 대미지가 왼쪽(←)으로 한칸 옮겨집니다!
아 진짜 너무 좋아요ㅋ 전투 시작할 때부터 여기까지 진짜 모든 게 퍼펙트 그 자체인 전투였다고요ㅠㅠㅠㅠㅠ 각자 자신의 포지션에 맞게 움직이면서 협력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소어링님이 중간 중간에 비는 틈마다 기가 막힌 해결책을 제시하면서 문제가 뻥뻥 해결되는 와중에 로맨틱한 대사까지 오고가니 이게... 이게 어떻게 안 재미있어요ㅋㅋㅋㅋㅋㅋ 나 중간부터 마약한 줄 알았어ㅋㅋㅋㅋ
여튼 무려 이미 대미지를 입은 칸과 3칸이나 겹치기 때문에! 무려 1D6+1D6+1D6으로 3D6을 굴리게 됩니다. 후후후, 그리고 그 결과는...
후, 결국 키샤의 막댐이 화려하게 들어가고 거덩이는 살던 곳으로 돌아갑니다... 하... 잠깐이었지만 짜릿하고 스릴 넘치는 전투가 이렇게 끝을 맺습니다.
아니네ㅋ 샤크팽이 아직 안 죽고 남아있었네ㅋㅋㅋㅋ 하긴 목표는 적의 전멸이니까 샤크팽이도 죽이긴 해야^ㅁ^;; 승리의 쾌감은 뒤로 잠시 미루고 샤크팽에게 집중합니다. 이름이 너무 무서워서 쫄았는데 이녀석 알고보니 서포터더라고요. 아... 귀여어ㅋㅋ 그래도... 샤크팽 쫀심이 있지 여기서 죽을 수 없으니 뭐라도 넣기 위해 샼샼합니다^//^
설령 이기지 못해도 부모 간 길을 맨손으로 따라가는 것은 불효자의 길인 법... 샤크팽은, 효자의 마음을 담아 공격합니다! 거덩이의 원수들에게 작은 스크래치를!
...ㅠㅠㅋㅋㅋㅋㅋㅋㅠㅋㅋㅋㅠㅠ... 아니 저렇게 기합을 잔뜩 넣고... 샤아아악 했는데 너무 장렬하게 실패하니까 이게 뭔가..ㅠㅠㅠ 웃긴 것도 웃긴 건데 너무 불쌍한 거예요 갑자기;; 판정 결과는 웃긴데 에너미가 불쌍한 희대의 상황ㅋㅋㅋㅋㅋㅋㅋㅋ 더 비참해지기 전에... 우리의 로앤이 깨끗하게 놈을 날려주기로 합니다;
자, 박살내자고^^ 로앤은 무려 3번에 걸쳐 칼날가지를 휘두릅니다! 작은 로앤을 우습게 보면 아주 주옥되는 거
? 그런데 여기서 또 대미지가 안 들어가더라고요? 아니 뭐 저렇게 귀신같이 안들어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음... 뭔가 이대로 죽을 수는 없다는 의지가 느껴졌습니다. 아무래도 이 녀석도 강한 걸(?) 맞고 죽고 싶은 것 같아요. 그렇담 어쩔 수 없죠^^
저는 붉은잎의 용기를 써서 키샤를 다시 이영차 움직이게 합니다. 왜냐하면 키샤에겐 아직...
키샤에겐 아직 ★별★이 남아있었거든요ㅎ 메테오 스트라이크 맞고 죽고 싶다는데 어쩔 수 없잖아^^^ 마지막은 쏟아지는 별과 함께 마무리하는 거지! 낭만적인 세카이물의 결말 아니냐 후후후...
멋진 마무리를 위해... 우리 키샤 최선을 다합니다. 얼마나 최선을 다했냐면.
도합 5댐으로 날려버립니다! 후... 그리고 멋진 막타 묘사로 마무리!
ㅠㅠㅠㅠㅠㅠㅠㅠ이 자식 왜 마지막까지 멋있는 거야ㅠㅠㅠㅠㅠㅠ (입틀막엉엉) 그렇게 키샤의 등나무 줄기가 샤크팽을 옥죕니다. 마법 식물로서의 생존을 위한 일이었다고는 해도, 사람의 마음을 가지고 노는 건 우리도 용납할 수 없는 문제니까요. 키샤는 망설임 없이 마법식물들의 숨을 꺼뜨립니다.
너무 늦어버린, 하지만 아직 끝나지 않은 이야기
거덩이와 그 자녀들을 물리친 후, 저희는 무사히 토토를 다시 회수(!)합니다. 다행히 다친 곳도 없고 무사합니다. 목숨을 건진 건 기쁘지만, 결국 죽은 누나이 혼이 나타났던 게 아니라는 걸 깨닫고 토토는 좌절합니다... 그야... 그렇겠지만...ㅠㅠㅠ 왠지 그럴 거라는 걸 예상하고서도 여기까지 토토를 데려온 게 새삼 미안해지더라고요ㅠㅠ 숲의 마법사들 중 누구도 진짜 네사의 혼이 나타났을 거라고 생각하진 않았을 테니까요.
ㅠㅠㅠ제길 키샤 상냥해... 저희가 해줄 수 있는 건 위로 정도밖에 남지 않은 씁쓸한 상황. 에이, 돌아가자. 가서 맛있는 거 해줄게. 앞으로 우리가 친구가 되어줄게. 네사 누나와의 추억도 우리가 같이 들어줄게. 기일도 함께 챙겨줄게. 누나 생각이 나서 괴로울 때면 곁에 있어줄게... 무슨 말을 해주면 좋을지 생각하면서 혼자 키보드를 쳤다 말았다 하고 있을 때였어요.
서... 설마...
네사가... 네사가 와버린 거예요ㅠ... 말 한마디 안 하고 있지만, 그리고 아마 네사의 혼이 아니라 거덩이가 남긴 환영의 잔상일지도 모르지만 토토가 그토록 만나고 싶어했던 네사가, 헤어졌을 때의 모습 그대로 토토의 앞에 서 있습니다.
토토는 화환을 들고 그녀에게 다가갑니다. 그리고 그날 전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차분히 전해요. 숲의 마법사들 중 누구도 환영에게 말을 거는 토토를 말리지 않습니다. 2인극을 보는 것처럼 관객이 되어서 토토를 응원했어요.
네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여기선 네사가 이런저런 말을 하는 것보다 아무 말도 없는 게 좋았어요. 표정조차 없이 그저 왔다가 사라지는... 이러니저러니 해도 네사는 죽은 사람이라는 인식이 확실하게 느껴지더라고요. 그리고 이 네사가 진짜 그녀의 혼인지, 거대 환상 덩굴이 남긴 잔상인지도 모르는 연출이라서 더 좋았고요. 네사의 존재가 흐릿하니, 오히려 토토의 마음이 빚어내는 결에 더 집중하게 되더라고요. 토토야... 힘내... 마지막까지 전달해야 해... 남김없이... 하고요.
앤지는 떨어진 화관을 주워서 토토에게 씌워줍니다. 로앤은 그래도 꽃이 시들기 전에 건네줘서 다행이라고 토토를 위로해줘요. 화관을 처음 본 수염냠냠이는 토토의 손재주가 좋다며 다음에 세공품을 부탁하고 싶다고 하고요. 키샤는 자신이 플로리아가 된 이유가 이것을 위해서가 아니었겠냐며 또한 기뻐합니다. 넷은 각자 다른 방식으로 토토를 위로해줘요. 이때 정말 각자가 해줬을 것 같은 말들을 해줘서 모니터 뒤의 저까지 또 감동이...ㅠㅠㅠ
오늘 처음 만났을 뿐인 토토이지만, 그리고 어떤 점에서는 납득할 수 없는 부탁이었지만 모두 함께 힘을 모아서 그 부탁을 들어주기 위해서 노력하고, 각자의 언어로 토토를 위로해주는 광경이 정말 좋았습니다. 협력을 넘어서 교감에 가까운 느낌이었어요. 괜히 짠하더라고요.
그리고 숲의 마법사들은 토토를 데리고 마을로 돌아갑니다. 마을로 돌아간 후에는 이제 숲의 마법사가 아닌 친구라는 이름으로 함께 하게 되겠죠. 헛된 소망을 뒤쫓는 과정에서 서로의 아픔에 교감하고 새로운 친구가 되어가는 멋진 이야기였어요. 토토와의 이야기는 이걸로 끝입니다. 하지만 제게 <취록의 플로리아>의 이야기는 이제 시작인 것 같아요. 더 많은 이야기를 접하고 싶거든요. 풀과 열매와 마법과 사랑이 공존하는 이 세계의 이야기를요.
후기를 정리해서 올리려고 하는데 마침 <취록의 플로리아>의 정발 소식(!)이 들리더라고요. 이날 너무 재미있게 플레이한지라 정발 소식이 두 배로 반가웠습니다ㅎㅎ 후기 쓰는 것도 너무 재미있었고요. 글에서 제 신남이 전해진다면 좋겠습니다. 정발이 임박한 이때에 이 룰을 플레이해볼 수 있어서 정말 영광이었어요. 불러주신 아본님 정말 감사드립니다.
<톱니바퀴 탑의 탐공사>때부터 좋아하는 서클의 룰이었던 만큼 드디어 이렇게 플레이해볼 수 있어서 정말 여한이 없습니다. <톱니바퀴 탑의 탐공사>도 정말 정말 해보고 싶었던 룰이었는데 정말 플레이어로는 한 번도 못해봤거든요. 그 한을 플로리아를 통해서 조금 풀었다고 해야할까요?ㅎㅎ 그래서 후기 쓰는 게 더 즐거웠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취록의 플로리아>도 기회되면 정식으로 리뷰를 써보고 싶어요. 그만한 가치가 있는 룰이라고 생각합니다.
입문탁이라서 준비할 게 많으셨을 텐데도 역시나 노련한 마스터링으로 꼼꼼하게 준비하고 시원시원하게 이끌어주신 아본님 정말 감사드리고, 처음 만나는 사이라 조금 어색하셨을 텐데도(?) 집중해서 함께 호흡해주신 주콰님, 오랜만에 봬서 반가웠는데 넘 귀여운 코뿔소 로앤으로 함께 해주신 날뛰는 연어님, 그리고 이번 세션의 MVP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미친 천재 티알피저 소어링님까지(!) 정말 최고의 파티에, 최고의 세션이었다고 생각합니다/ㅅ/
기회되면 또 네분과 함께 플로리아 해보고 싶어요. 그때는 더 열심히 마법 식물 캐먹고, 더 치열하게 싸우고, 더 멋진 이야기 만들어 보자구요😎 긴 후기 여기까지 읽어주신 분들도 모두 모두 감사드립니다. <취록의 플로리아> 정발이 성공적으로 진행되길 기원하며 <떠나가는 당신에게> 후기를 마칩니다.
그날의 숲을 추억하며
아본님 : 정말 멋진 입문탁이었어요... 불러주셔서 정말 정말 감사드립니다ㅠ_ㅠ... 세션 당일에도 말씀드렸지만 탐공사 못해본 게 한이었는데(?) 플로리아 하면서 한풀이 한 건 물론이거니와, 심지어 기대 이상으로 재미있어서 완전 홀딱 빠져버렸어요. 아본님 헤딩팟이야 사실 룰이 무엇이든 대성공이지만요ㅎㅎ(라는 믿음이 있다) 룰 설명하는 게 그렇게 막 쉬워보이지 않았는데 (특히 도형 그리기 룰) 꼼꼼하게 체크해주시고 반복해서 설명해주셔서 시대가 포기한 도포자(도형포기자)인 저도 쉽게 몰입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시나리오도 너무 좋은 녀석으로 골라와주셔서 입문팟인데도 몰입해서 즐길 수 있었고요. 저 또한 이번 세션을 계기로 취록플의 위대함을 여기저기 알려봐야겠어요ㅎㅎ 초대해주셔서 재차 감사드려요^/^ 정말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후기 잘 전달되길 바라요/ㅅ//
주콰님 : 함께 호흡 맞춰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주콰님8ㅅ8 처음 뵙는 지라 어색하시지 않을까 했는데 넘 갓플레이어셔서 걱정할 필요가 없더라고요ㅋㅋㅋ 룰 이해도도 엄청 높으셔서 도형도 막 씌원씌원하게 그려버리시고 중간에 갓대사들 넣어서 안그래도 촉촉해진 감정을 폭포처럼 부어버리시는;; 플레이에 정말 감탄했습니다. 키샤 저 대사들은 후기 쓰면서 로그 다시 읽어도 너무 로맨틱하고 뻐렁치더라고요. 제 역사적인 취록플 입문팟에 함께 해주셔서 감사드려요! 이후 탐라에서만 종종 뵙고 있는데 기회되면 주콰님이랑 또 플로리아 함께 하고 싶어요. 듣자하니 요즘 플로리아 마스터링 하시는 것 같던데... 어... 네... 관심 많구요(??) 킹치만 주콰님 플로리아 마스터링 너무 좋을 것 같단 말여요 흑흑ㅠ0ㅠ 여튼 기회되면 또 봬요. 즐거웠어요!
날뛰는 연어님 : 연어님 진짜 오랜만이에요ㅠㅠ 저희 네시선 때 뵈었었나...? 그 후로 한 번도 플레이어로는 못뵌 거 같은데 플로리아팟에 계셔서 솔직히 엄청 반가웠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로앤 캐메때부터 기대를 져버리지 않는 듬직한 플레이를 보여주셔서 저도 맘이 절로 놓이더라구요ㅎㅎ 보통 수인이라고 하면 고양이나 개나 뭐 그런 걸 일반적으로 생각하게 마련인데 넘 귀여운 코뿔소쨩을 들고 오시기에 제가 다 신나버린ㅋㅋㅋㅋ 왠지 연어님다운 캐릭터라고 느꼈는데 왜 그랬는지는 잘 모르겠네요(?) 아무튼, 연어님 계셔주신 덕분에 그래도 덜 긴장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8ㅅ8 아는 사람의 존재가 이렇게 소중하다... 탐라에서는 종종 뵙는데 세션에서 뵐 기회가 없어서 아쉽네요. 개인적으로 연어님 마스터링하시는 세션에 한 번 가보고 싶어요. (마스터링 스타일이 궁금한!) 플레이어로든 마스터로든 또 뵐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때에도 잘 부탁드려요!
소어링님 : 소어링님 탐넘으로는 자주 뵈었는데 이렇게 플레이어로 뵙는 건 처음이라 저 나름 좀 긴장도 하고(?) 기대도 하고 그랬답니다ㅎㅎ 그런데 세션에서 직접 뵌 소어링님은 완전 갓갓플레이어셨다... 후기 쓰려고 로그 복습하는데 소어링님 활약상이 거의 스크롤 내릴 때마다 한 번씩 나오더라고요ㅠ 약간 체스 마스터의 체스 플레이를 보는 느낌이랄까? 아아, 이게 필요할 것 같은데... 하면 이거? 하면서 나이트를 착착 옮기시는 모습이 너무 멋있었구요;; 저도 다음에 취록플 또 하게 되면 소어링님 플레이 파쿠리할 거예요(???) 그만큼 넘 좋은 플레이 보여주셨다는 뜻입니다 히히// 취록플... 이렇게 잘하시는데 기회되면 또 하실 거죠? 혹시 그 팟에 제가 있으면 함께 해주실 거죠? < 처음 뵙는데도 친근하게 함께 플레이해주셔서 정말 감사드려요. 너무 즐거웠고 탐라나 세션에서 또 뵙고 싶습니다(수줍) 그때도 잘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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