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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 후기/사무라이 블레이드

혼백, 각성할 때

by 에이밍 2018. 6. 15.

 

날짜 2018. 06. 13.
GM 아본님 (@eggpowder_abon) -
PC1 에이미 (@ehrtlr) 이노우에 카즈키
PC2 역설님 (@paradoxcho) 하세가와 리쿠
PC3 라무님 (@incabinet) 토야마 노조미
PC4 녹차파우더님 (@melisi012) 다이고인 마코토

 

 "아앗, 지각이다! 지각이야!"

 입에는 식빵을 문 채 열렬한 속도로 달리고 있는 이 소년의 이름은 이노우에 카즈키. 보다시피 지극히 평범한 일본의 남자 고등학생이다. 앞으로도 평범하게 살다가 평범하게 죽겠지. 오늘도 그런 평범한 하루가 시작되려고 하던 참이었다.

 "꺄아악?!"

 갑작스러운 충격과 함께 마주친 소녀는 도로변에 대자로 누워 있었다.

 "여자애가 이런 곳에 누워있으면 안 돼!"

 뭐, 오늘 하루는 평범하지 않을지도 모르지.

 

 

 동! 네! 사! 람! 들!

 

 제가 드디어 사무라이 블레이드 후기를 들고 왔습니다^^ 너무 너무 늦었네요ㅠㅠㅠㅠ 아 다메다ㅠㅠㅠ 당일 후기 체제로 돌아가기 위해 빡세게 쓸 것입니다. 흑흑... 아무튼! 사무라이 블레이드에 관심 있었던 분들 모두 츄라이 츄라이! 리뷰 한 번 잡숴봐..! 후회하지 않을 것이에요><

 그럼 시작하기 전에 제 마음속(?) 사무라이 블레이드 주제곡을 틀면서 시작하겠습니다! (약간 엄한 장면이 포함된 영상이니 감안해주세요ㅠㅠ)

 

 

 

 

 때는 사무라이가 아직도 존재하는 현대. 그러나 그들이 싸우는 것은 막부의 적이 아닌 세계의 적... 봉마. 지옥에서 현세로 이어진 다리를 타고 끊임없이 건너오는 존재들. 그들을 물리치기 위해 칼 한자루를 쥐고 싸우는 존재, 그것이 사무라이(SAMURAI). 그대는 손에 쥔 칼 한 자루를 믿고 아수라의 전장에 뛰어들 자신이 있는가?

 ...되어있다고 믿었다!orz

 자자, PC부터 소개합니다. 저는 PC1, 이번 시나리오의 주인공 역할로 평범하고 보수적인 고등학생인 이노우에 카즈키를 맡아서 세션에 임했습니다. 그리고 한번 봉마에게 죽었다가 부활한 적이 있는 전직 경찰관 하세가와 리쿠(역설님), 시골에서 태어나 도시로 상경하여 첩보원으로 지내던 도중 결계에게 선택당하여(?) 결계를 지키는 무녀가 된 츠쿠모 린(녹차파우더님), 저와는 반대로 엘리트 가문의 사무라이 도련님인 다이고인 마코토 (라무님)을 맡아 함께 해주셨습니다.

 샘플 시나리오인만큼 게임의 세계관을 충실하게 보여주는 내용으로 전개되었고 저는 거기서 하필 또 주인공을 맡아서 제대로 뽕에 취하는 역할을 맡았는데요... 사실 뽕은 세션 전부터 이미 맞고 있었습니다! 크아악 으아악ㅠ0ㅠ 다들 이걸 봐달라고! 사진으로 다시 봐도 무슨 일이 있었는지 믿기지 않... 아... (호화 대접에 넋이 나간 사람)

 

 

 

 

 보이십니까...? 직접 번역하신 개별 데이터를 정리한 파일과 세울 수 있게 만든 씬표 및 서머리ㅠ 으아악 파일첩도 심지어 엄청 좋은 거야ㅠ0ㅠ 대체... 날로 업그레이드되는 세션 퀄리티 무엇... 진짜 이건 열심히 할 수밖에 없는... 마스터의 배려가 느껴지는 어마어마한 파일이었습니다...ㅠㅠ (그리고 이 세션이 끝나고 고독한 아본방이 만들어졌다고 한다^^) 

 ...근데 이게 끝이 아니야아아앗!ㅋㅋㅋㅋㅋㅋ

 

 

 

 끄아아! 그렇습니다! 사무라이 블레이드는 화투를 사용하는 룰... 당연히 화투를 주기적으로 정리하고 확인할 오거나이저가 필요한데요ㅠㅠ 이렇게 파일 첩 한쪽에... 화투를 끼워둘 수 있게 공작을... (눈물) 파일 정리 뿐만이 아니라 게임 오거나이저로서까지 기능하다니... 이 파일첩은 그야말로 아본 에디션의 극상이라고 할 수 있는 것입니다. (감덩) COT에 오시면 이 호화 세션을 맛보실 수 있습니다.^//^

 하아, 아무튼 세션 전부터 아본님의 호화 준비를 보고 모두 완전 감동의 도가니탕 속을 허우적거리며 이미 뽕을 한 차례 맞은 상태로 세션이 시작되었고요... 준비 자체도 준비지만 이 정도로 공을 들이셨다는 건 그만큼 룰에 대한 확신이 있기 때문이 아니셨을까..! 세션 하기 전부터 가끔 트위터로 올려주신 정보를 보면 정말 재미있어 보이기도 했으니 이번에도 갓갓일 것이다..! 하면서 도입부가 시작되었습니다.

 역시 학원물 주인공의 도입부는 식빵을 뜯으며 골목을 달리는 장면 아니겠습니까? 도입씬 연출 단계에서 카즈키는 식빵을 물고 골목을 달리기 시작했고요^^;; 운명적으로 어떤 소녀와 박치기를 하게 됩니다! 아앗, 이런 정석! 이런 클리셰! 너무 좋아ㅠ0ㅠ 덥크를 해보기도 전에 먼저 뽕을 맞다니! 크아악, 아아악! 하면서 주인공뽕을 한껏 맞게 되었습니다ㅎㅎ 회심의 연출이었는데 너무나 즐겁게 웃어주시는 플레이어 분들... 거기에 운명의 소녀 알피를 진하게 넣어주시며 카즈키쟝의 주인공 뽕을 밀어넣어주신 마스터님 모두 모두 이 자리에서 감사드리고요^//^

 하지만... 주인공이란 그런 자리가 아니었던 것입니다. 

 뽕을 맞는 만큼, 서사의 많은 부분을 가져가는 만큼, 그만한 힘을 받는 대신 그만한 책임을 져야하고요ㅠ0ㅠ 이 부분을 약간 간과하고 있었던 에이미는 그대로 카운터 어택을 맞으면서 그야말로 전투 중에 성장하는(? 히어로로 거듭나게 됩니다... 무슨 이야기인지는 뒤에서 좀 더 자세히 풀도록 하고요ㅠ0ㅠ...

 어쨌든 그렇습니다. 4인의 사무라이가 모여서 봉마가 일으킨 사건을 해결한다. 지극히 단순하고 심플하며 기존의 이능력 배틀 RPG와 같은 구성을 가진 이 작품은, SRS와 사이로코픽션의 장점을 절묘하게 조합한 웰메이드 룰이었습니다. 사이코로픽션의 특기표를 사용하지만 조사 과정은 SRS와 흡사하고 전투는 그야말로 SRS와 사이코로픽션의 러브차일드라고 할 수 있는 익숙하면서도 신박한 시스템... 전투 시트를 보시는 게 더 이해가 빠를지도 모르겠네요!

 

 

찬조 출연 : 녹차님 안경군

 

 으, 으아아! 저것도 저렇게 자석에 붙여서 만들어 오시다니! 으아악 으아아악ㅠㅁㅠ! 너무 보기 편하고 너무 이뻐! 크윽! 자석 마인(?) 아본님이긴 하지만 정말 저렇게까지 준비해주시다니 너무나 감덩...ㅠㅠ 감사합니다... 늘 업혀 갑니다ㅠ0ㅠ 으흑흑ㅠㅠㅠㅠ 

 아무튼... 전투 시트가 저렇게 생겼습니다! 언뜻 보면 SRS식 시트인 것 같은데 그렇지만도 않습니다. 가로열과 세로열에 새겨진 정보값이 각각 다르기 때문이에요. 가로열은 속도(=인세인, 시노비가미의 전투 시트에서 사용하는 그 속도 개념과 같습니다.) 세로열은 위치(=거리라고도 할 수 있겠네요!)를 표현합니다! 속도는 같아도 위치는 다르거나 위치는 같아도 속도는 다른 상황이 만들어지기 때문에 기존 SRS식, 또는 사이코로픽션식보다 훨씬 입체적인 전투가 가능합니다...! 

 뭣보다 사무라이는 전방위를 날아다니며 싸우는 존재가 아니겠습니까? 연출적으로도 머릿속에서 굉장히 멋지게 표현이 되요ㅎㅎ 사방팔방으로 날아오는 적과, 아슬아슬하게 위치가 맞지 않아서 엇나가는 공격, 조금만 더 빨랐더라면 맞았을지도 모를 필살기까지...! 설명만 들어도 두근두근하지 않습니까? 실제 전투도 그만큼 두근두근합니다. 물론 두근두근거린 건 다른 이유도 있지만요ㅎㅎ

 이 룰은... 적이 정말 강합니다! 그냥 강하다! 는 정도가 아니라 매턴 플레이어를 절멸시키는 수준의 대미지가 들어와요! 그걸 간신히 이겨내면서 동료와 힘을 모아 강력한 한방으로 적을 날리지 않는 한 절대로 이길 수 없습니다ㅠ.ㅠ 이 부분은 아본님이 세션 시작하기 전부터 미리 얘기해주시긴 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인공 뽕에 맞아서인지 뭐때문인지 조금 방심하고 있었고... 클라이맥스 전투에서 동료들이 나가 떨어지는 것을 본 후에야 비로소 정신을 차리게 되는ㅎㅎㅎㅎ 정말 어마무시한 전투 룰을 가지고 있습니다. (인생을 실전이란다 아가야)

 일격에 혼신을 담지 않으면... 즉, 칼 한 자루에 자신의 모든 것을 담지 않으면 승리는커녕 살아남을 수조차 없는 살벌함... 아아, 이것이 사무라이인가! 정말 뼈저리게 느껴졌고 거기서 오는 임장감도 어마무시했습니다ㅠㅠ 나중에는 살아야지~ 가 아니라 무슨 일이 있어도 살아야 한다 모드가 되서 정말 필사적으로 사는 길을 찾아 헤매는 장면이 연출되었고요. 그 모든 노력이 서로 맞물려 떨어지면서 90댐 이상의 대미지와 함께 적을 쓰러뜨렸을 때의 감동을 정말ㅠ 아아... 이건 이 룰에서만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감동이에요. 정말 동료들과의 유대와 칼 한자루로 오롯이 일어선 그 강렬한 쾌감ㅠ... 사무라이 블레이드... is God Rule...

 분명 사이코로픽션과 SRS의 장점을 추출해서 만든 룰입니다만, 이런 치열한 전투 감각은 사무라이 블레이드에서만 느낄 수 있는 독특한 맛이었어요. 기존 룰의 모방과 혼합에서 끝난 게 아니라 이 룰만의 독자적인 테이스트와 방향성을 확실히 갖추고 있어요. 이게 동인룰의 퀄리티라니ㅠ 그리고 하필 또 동인룰이라니! 메이저룰로 발매되었다면 시나리오라든가 서포터라든가 잔뜩 나왔을 텐데... 똑바로 서라 쿠라크라ㅠ(? 를 외치게 되는... 정말 기대 이상으로 훌륭한 룰이었습니다. 

 뭐, 여기까지는 기존의 룰을 짜집기 했으니 그 정도 재미는 당연히 낼 수 있는 것 아니냐? 고 하실 수도 있는데, 그럼 다음으로 이 룰만의 독자적인 시스템인 화투 시스템에 대해서 알아봅시다... 시스템 자체는 간단합니다. 우선 메인 페이즈에서 매번 새로운 화투가 깔립니다. 씬 플레이어는 행동을 한 뒤에 자신이 원하는 화투를 가져갈 수 있고 다른 플레이어들은 각자의 조건과 제약에 따라 화투를 얻습니다. 이렇게 얻은 화투는 세션 중에 판정에 사용하는 주사위를 추가하거나 재판정을 할 때 사용할 수 있어요. 또는 일정한 조합의 화투패를 완성하면 그 화투패를 따로 저장해둔 상태로 새로운 화투를 받아가며 패를 채울 수 있고요. 이렇게 저장해둔 화투패는 클라이맥스 전투 때 화력을 쏟아붓거나 어려운 판정에 도움을 주는 둥 다방면으로 사용할 수 있는 필살기로 작동합니다.

 아닛, 주사위 추가랑 재판정이라니? 너무 강력한 것 아닙니까! 라고 하실 수도 있겠지만 이 게임은 기본적으로 조사 판정을 비롯한 대부분의 판정의 성공 조건이 10이상, 또는 스페셜에 가깝습니다. 즉 일반적인 주사위 굴림으로는 판정에 성공할 수 없기 때문에 화투를 적재적소에 사용하면서 어떻게든 높은 수를 내기 위해 고군분투해야 합니다. 서포트를 저렇게 많이 받아도 실패하는 경우 또한 허다하고요ㅠ

 단지 판정 뿐만이 아닙니다... 이 룰은 사이클마저 플레이어가 적극적으로 얻어내지 않으면 열리지 않게끔 만들어져 있어요. 최초에 주어지는  사이클은 2사이클 뿐이고, 판정에 성공해서 조사에 성공해야 추가로 씬을 얻어야 3~4사이클까지 가능한 구도입니다. 덕분에 조사 페이즈에서도 정말 기를 쓰며 판정을 하게 되고 그렇게 얻어낸 씬을 또 어떻게 가능한 효율적으로 써먹을 지를 계속 고민하게 됩니다. 화투 시스템으로 서포트를 팍팍 얹어주는 대신 판정의 허들도 매우 높게 잡아서 플레이어의 고군분투를 요구하는 스타일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허름

 사이클마다 화투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남의 씬이라고 해서 집중력이 흩어지는 일은 없어요. 오히려 다른 사람의 씬일 때는 원하는 화투를 받는 게 더 어렵기 때문에 계속 화투판을 주시하게 됩니다. 게다가 씬 플레이어가 조사에 성공하는 것도 상당히 간당간당한 레벨로 진행되기 때문에 그 결과를 지켜보는 것도 한 몫하고요. 이런 씬제 룰에서 종종 생기는 문제, 씬 플레이어 외의 플레이어들이 손을 놓고 지켜보게 되는 문제를 저 화투 시스템 하나로 해결해버린 겁니다ㅠ... 아 이건 저도 마기로기나 인세인을 할 때 종종 고민하던 문제였는데 정말 천재적인 방법으로 해결했구나 싶어서 특히 감동했고요. 이 룰 제작자 분은 정말 아득할 정도로 높은 레벨의 모기국 및 SRS 빠요엔일 것이다... 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ㅎㅎ... 

 세션 자체가 4시간 20분 정도로 짧지 않았는데 단 한 순간도 늘어지거나 지루하지 않았고 적당한 긴장과 흥분 속에서 진행이 된 게 정말 대단했던 것 같습니다. 아본님이 워낙 진행을 깔끔하고 빠르게 잘 해주신 것도 있고 멋진 컴포넌트와 시트, 그리고 화투 덕분에 눈이 즐거웠던 것도 있고요ㅠ0ㅠ 룰이 가진 장점을 최대한 보여주려고 노력하신 게 보였던...ㅠㅠ... 넘 감동이었습니다... (그만큼 클라이맥스에서 잘해야 한다는 생각에 엥미는 진정한 사무라이로 거듭나게 되었는데(?

 조사 자체는 사이코로픽션 쪽보다 SRS에 가까운 느낌이긴 했지만 그쪽하고도 또 약간 달랐어요. 왜냐하면 모든 핸드아웃마다 조사에 필요한 특기와 PC까지(!) 지정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지정 PC 부분의 경우엔 다른 사람이 해도 되지만 그 PC가 했을 때 더 난이도가 낮아진다는 설정으로 적당히 융통성있게 처리되어 있었어요.) 어떤 핸드아웃을 조사해야 할지 크게 고민할 필요 없이 일단 지정된 PC가 지정된 핸드아웃을 조사하면 되는 구조에요. 이렇게 특기나 PC가 지정되어 있으면 진행이 조금 단조로워지지 않나...? 하는 분들도 계실 수 있겠지만, 일단 판정 자체가 빡빡한 게임이기 때문에 저로선 오히려 이렇게 선택의 폭을 좁혀줘서 빠르게 게임을 진행할 수 있게 해주는 게 좋더라고요ㅎㅎ

 기존 모기국 룰이 판정 자체는 느슨한 대신 어떤 것을 '선택'할지에 대해 중점을 둔다면, 이 룰은 선택의 부담은 줄여주되 판정 자체를 빡빡하게 해서 그쪽에 집중하게 만드는 구도였습니다. 지정 특기가 있기 때문에 선택 자체는 수월하게 진행되는 점이 SRS와 비슷하긴 하나, 거기에 판정의 빡빡함을 넣어서 기존 SRS에 비해 조사 페이즈에 판정의 재미를 더해준 것이 개인적으로 무척 좋았습니다. 

 게다가 이 룰...! 핸드아웃이 엄청 신기하고 이뻐요!ㅋㅋㅋ 전개! 라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접혀져 있는 핸드아웃을 두루마리처럼 쫙! 펼치면서 읽게 되는데 으아아 그것만으로도 되게 뽕차고 뭔가 일본 고전 연극 같은 것에서 이야기 시작할 때 각본을 펼치는 듯한 느낌도 들고..! 완전 두근두근ㅠ0ㅠ 이런 물성을 너무나 사랑하는 저로선 정말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핸드아웃이고... 이 핸드아웃 본 순간 시나리오 써봐야겠다는 생각을 했을 정도로(이상한 곳에서 꽂힘) 넘 핸드아웃이 이쁘고 마음에 들었습니다8ㅅ8 다들 두루마리 열어보시떼 츄라이 츄라이...

 아, 그리고 개인적으로 인상적이었던 또 하나의 시스템이 '혼백산화'라는 기술입니다. 이 기술은 세션 중 단 한 번 사용할 수 있고 사용 즉시 손안에 화투패를 풀로 채웁니다. (물론 랜덤) 평범한 필살기 아닌가...? 하시겠지만 이 기술을 사용한 캐릭터는 세션이 끝난 후에 [은퇴]의 길을 걷게 됩니다. 즉 PC로서의 역할이 끝나는 거예요. 이후 이 캐릭터를 가지고 세션에 참가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이후로는 후배인 사무라이들을 키우거나 NPC로서 활약하게 되겠죠. 이 시스템이... 진짜... 세션 끝나고 생각해보니 오짐의 정점에 있는 시스템이더라고요.

 간단히 말해서 자기 PC의 서사적 마무리를 PL이 직접 할 수 있는 시스템이에요. 기존에 해본 TRPG 룰은 PC가 사망하거나 PL이 그 PC를 사용하지 않기로 결심하는 게 아니고서야 세션에서 이탈시킬 수가 없었습니다. (제가 못해본 다른 룰에는 또 있는지 모르겠지만요!) 이탈시킨다고 해도 이런 방법은 사실상 '중단'이니 '마무리'라고 할 수 없기도 하고요. 사망의 경우, PC에 따라서 적당한 마무리를 지을 수도 있겠지만 어쨌든 타의에 의해서 죽게되는 경우가 대다수니까 만족스러운 서사를 뽑는 것 자체가 굉장히 하드하다는 생각도 들어요. 그 PC의 마지막을 위한 전용 시나리오! 이런 식으로 하지 않는 한 굉장히 무리... 하지만 사무라이 블레이드에서는 PL이 원하면 언제든 PC의 마지막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여기다, 이때다 싶을 때 PC의 서사를 마무리 지어줄 수 있다고요ㅠ 

 캐릭터를 놓아준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거부감이 느껴질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데, 표현을 달리하자면 필요할 때 언제든지 PC에게 멋진 결말을 쥐어줄 수 있는 시스템이라는 뜻이에요. 그렇다고 PC가 죽는 것도 아니고 그저 사무라이로 은퇴할 뿐이니 씁쓸한 마무리로 이어지는 것도 아니고요. PC를 보낼 선택지가, 그것도 자율적인 선택지가 하나 더 주어진다는 건 서사적으로 너무 멋진 시스템이라고 생각했습니다ㅠ 스스로 자신의 마지막을 결정하는 시츄에이션 자체도 너무나... 또한 너무나 사무라이적이고요ㅠ 저는 꼭 나중에 반드시 혼백산화를 해볼 것입니다(? 그렇게 산화되어 아본님 에디션 화투패에 들어갈 것이다..^//^ (아본님:저리 가라

 게임 시스템에 대한 이야기는 이쯤하고 세션에 대한 이야기도 조금 해보겠습니다..!

 앞서도 말씀드렸지만 정석의! 이능물! 도입! 시나리오입니다..!ㅎㅎ 현대 이능물은 저번에 가든 오더로 한 번 즐기긴 했는데 이 정도로 정석인 시나리오는 이번 시나리오가 처음이었고요. 정말 처음부터 끝까지 정석적이고 정직한 전개로 쭈욱 흘러가는 것이 시원시원하고 재미있었습니다ㅎㅎ 뭔가 판정도 열심히 해야하고 화투패도 열심히 모아야하고 전투도 열심히 해야하다보니 오히려 시나리오 구성이 단순한 쪽이 더 집중할 수 있어서 좋기도 했고요ㅎㅎ 익숙해지면 차차 사무라이 블레이드에서만 맛볼 수 있는 서사적인 시나리오도 많이 경험해보고 싶습니다. 개인적으로 봉마와 현세가 다리로 이어져있다는 그 설정 너무 뽕차서;; 어떻게든 이용하거나 경험해보고 싶어...ㅠ (아본님 믿습니다0^0)

 평소처럼 식빵을 물고 등교하던 이노우에 카즈키는 운명의 소녀인 타키야 사츠키와 만나게 됩니다. 왠지 모르겠지만 만나자마자 누워있는 소녀(?? 여자애는 이런 곳에서 누워있으면 안돼! 라는 빻은 마인드로 사츠키를 일으켜 세우고 그녀와 청춘물스러운 플래그를 꽂으며 학교로 향하게 됩니다. 그런데 새로 온 전학생의 상태가... 아니?! 너는...!

 정석의 학교 안내 이벤트와 함께 사츠키와 돈독한 우정을 다지던 카즈키. 그러나 그녀와 좀 더 친밀한 사이가 되기도 전에 사츠키를 노리는 검은 손이 그녀를 덮쳐오고! 아앗! 난 사실 과거에 조직에서 모종의 훈련을 받았고 그 일에 대해 잊고 있지만 너를 구하기 위해 일단 싸우겠어! 라는 마음으로 그녀를 위해 손을 뻗게 되는데...! 그때 그에게 내려온 것은 칼에 씌인 영혼... 무령도, 무겐 오니마루. 소년이여, 나를 받아들일 준비는 되었는가? 카즈키는 그렇게 다시 칼을 손에 들게 되는데... 그런 그들 앞에 나타난 3인의 사무라이들!

 ...아악 쓰다가 뽕찬다ㅠ0ㅠ 아무튼, 자신의 힘을 망각한/모르는 주인공과 그런 주인공 앞에 나타난 신비한 소녀, 그리고 소녀를 둘러싼 악의 손길과 그녀를 지키기 위해 숨겨져 있던 힘을 자각하는 주인공의 전개는 정말 언제 어디다 써먹어도 재미있는 것 같아요. 이 구성이 얼마나 약속된 성공의 구성인지 카미가카리랑 더블크로스 샘플 시나리오도 딱 이런 모양..!ㅎㅎ 전 이런 구성이라면 1000번도 플레이할 수 있고요^^ PC1 짱입니다. 빡세긴 하지만 짱이야... 흑흑ㅠ0ㅠ

 그리고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4인의 사무라이들이 힘을 합쳐 그녀의 행방을 조사하는 내용으로 메인 페이즈가 진행됩니다. 사무라이다보니 괜히 빌딩 위에서 조우하거나 만나는 장면 많아서 넘 신났고요ㅎㅎㅎ 사건의 행방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알알이 들어가는 PC들의 알피까지 정말 너무나 주옥같은ㅠ 거기다 악역 및 소녀 및 다양한 NPC를 연기하며 플레이어들을 밀고 당겨주시는 아본님 알피도 늘 흥미진진한 부분ㅎ 특히 도입부의 악역들 연기가 아직도 기억이 납니닼ㅋㅋㅋ 악역을 안밉고 매력적으로 표현하시는 재주가 있으신 것 같아요ㅠ0ㅠㅠ 악역만 하면 뽕차는 악의 엥미로서는 넘 멋져보이는 부분ㅠㅠ 그러면서도 보스가 완전 쎄고 완전 나쁜 놈이라는 건 확 와닿아서 좋았습니다ㅎㅎ 문 열어라... 지금 내가 칼 들고 간다... (슥삭슥삭

 그렇게 어렵게 도착한 적의 근거지... 화려하게 시작된 클라이맥스! 까지는 좋았지만 이노우에 카즈키는 아직 일반인이라 몰랐던 거야ㅠㅠ 사무라이의 세계가 얼마나 험난한지... 그야말로 난전ㅠㅠ 아니 구질구질전(?)이 계속되었습니다ㅠㅠ 유일한 딜러였던 카즈키가 제대로 활약해줬어야 했는데 발동이 늦었다...! 사카피 카이... 아, 아니 하세가와 리쿠가 모든 패를 털어서 카즈키에게 마지막 희망을 건다며 등을 떠밀어주기 전까지도 이놈은 패배를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 분명하다... 패배에 익숙한 고등학생이었기 때문에ㅠㅠ (변명 중

 하지만 그 순간, 정말 모두가 온힘을 다해 제게 마지막 명운을 걸어준 순간, 아 이건 이겨야 하는 싸움이다라는 생각이 팍 들었고요... 거기서 진짜 메타적으로도 확 가슴에 불길이 일어서 물리친다 무슨 일이 있어도 물리친다 모드가 되서 정말 진심으로 고민하고 수를 던졌는데ㅠㅠㅠㅠ 긴가민가했던 그 수가 제대로 들어가서 폭댐을 내고 보스를 물리쳤을 때의 쾌감은 정말ㅠㅠㅠㅠㅠ 그건 PC의 쾌감이 아니라 저의 쾌감이었고요ㅠㅠㅠㅠ 야루자나이까..! 민나노 오카게다..! 온갖 대사가 막 쏟아져 나오는데 멋진 대사를 제대로 쏟아내지 못해서 아쉬웠습니다 으으으ㅠㅠ

 마스터님도 폭댐이 들어간 순간 넘 기뻐해주셔서 우리가 이기길 기다리고 계셨어ㅠㅠㅠㅠㅠㅠㅠㅠㅠ 하는 느낌이라 더 일찍 정신차리지 못한 것에 죄송... 그리고 대미지가 들어간 것에 감격... 등을 떠밀어주신 다른 플레이어분들께 감사... ㅠㅠ 하... 정말 오만감정이 몰려오는데 내 손에 룰북이 없는게 갑자기 너무 화가 나고;;; 9월까지 어떻게 기다리냐며 밥먹을 때 아마존을 뒤적뒤적거렸던 기억이 납니다 (눈물

 잘 끝났으니 미화를 하자면... 정말 그렇게 구질구질했던 덕분에 마지막 한방이 더욱 감동적이었던 것 같구요...ㅠㅠ 으아아... 이 모든 것은 정말 계속 마음 속으로 응원해주신 마스터님과 희망을 버리지 말라고 외쳐준 사카피 카... 아니 하세가와 리쿠ㅠㅠ 끊임없는 지원으로 정말 영혼을 털어가며 도와준 츠쿠모 린, 그리고 마지막 희망을 믿고 산화를 거부한 채 다시 한 번 제게 힘을 싣어준 마코토의 도움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PC적으로도 그렇지만 정말 PL분들의 도움과 협력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한 방이었다고 생각하고요. 이것이 진정한 협력 게임... PC뿐만이 아니라 PL조차 키즈나를 느끼게 하는 강렬함...ㅠㅠ 수라도를 건너왔기 때문에 느낄 수 있는 강렬한 해방감... 정말 최고였습니다... (쓰다 눈물남

 하... 역시 후기 조금 길게 쓰는 정도로는 전부 표현할 수 없네요ㅠ0ㅠ 그래도 정리를 하자면... 극빌딩 + 레이드 + 극협력물을 잘 비벼놓은 사이코로SRS룰로 플레이어들 간의 연계와 유대가 무척 중요하며 그렇기 때문에 클라이맥스에서 느낄 수 있는 쾌감도 배가 되는, 멋진 방향성을 갖춘 룰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무라이에 로망이 있으신 분들 외에도 이런 협력형 전투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라면 꼭 해보셔야 하고... 마기로기에 이어 아본님이 또 너무 좋은 룰을 들고 와주신 것 같습니다ㅠ0ㅠ 마기로기 못지 않게 사랑받는 룰이 될 거라 의심치 않구요ㅠㅠ 궁금하셨던 분들께 이 리뷰가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ㅠ0ㅠ

 무사여, 그 혼을 불사를 준비는 되었는가?

 ~ 이하 러브레터 ~

 아본님 : 후기가 넘 늦게 올라가서 죄송합니다ㅠ0ㅠ 아마 이거 보실 때쯤이면 더욱 늦어졌겠죠ㅠㅠㅠㅠ 대충 쓰고 싶지 않아서 쓸 수 있는 모든 걸 쓰자! 는 느낌으로 쓰긴 했는데 하... 그래도 그날의 감동과 룰의 훌륭함을 완벽하게 전하지는 못한다는 생각이 드네요ㅠㅠ... 어쩔 수 없음이야... 그래도 이 후기로 감사한 마음이 꼭 전해졌으면 좋겠습니다! 정말 왠만한 세션의 2~3배는 되는 준비를 해오신 데다 골라주신 시나리오도 너무 너무 좋았고요ㅠㅠㅠㅠ PC1의 무게를 알게 해준, 그리고 책임감이 무엇인지 알게 해준 멋진 세션이었습니다... 으아으아... 아본님 세션은 맨날 후기로 아무리 써도 부족하고 죄송하다ㅠ0ㅠ... 아본님 새로 쓰시는 시나리오도 기대하고 있고요..! 이런 멋진 룰 받아먹고 놀 수는 없으니 저도 공식에서 시나리오 나오거나 아니면 체험하실 수라도 있게 직접 써서라도 꼭! 마스터링해드리겠습니다!ㅠㅠ 저희 세션으로 NPC 화투패 다 채우는 그날까지(? 잘 부탁드려요!ㅎㅎㅎ

 역설님 : 크아아아아! 사카피... 아, 아니 하세가와 리쿠우우우우!! 으아아악ㅠ0ㅠㅠㅠ 클라이맥스에서 그런 대사로 사람의 등을 밀어주다니이잇! 너무하잖아요! ㅠ0ㅠ! 덕분에 PC1이랑 완전 혼연일체 되서 이기고 싶어서 안달나 버렸다...ㅠㅠㅠ 하... 사실상 오늘 승리의 1등 공신은 리쿠라고 생각하고요... 정말 감사드립니다... 덕분에 못볼뻔 했던 해피 엔딩을 볼 수 있었고ㅠ0ㅠ 사무라이 블레이드의 갓갓함을 제대로 맛볼 수 있었어요ㅠㅠㅠ 이래서 헤딩팟에는 빠요엔이 하나 있어야 한다(? 처음부터 룰의 방향성을 가장 제대로 이해하고 계신 분이라고 생각했고... 믿고 따라간 결과 최고의 엔딩을 볼 수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이 모든 영광, 오늘의 승리를 하세가와 리쿠의 몫으로 돌립니다...! 정말 감사합니다ㅠ0ㅠ..!

 녹차파우더님 : 무녀! 지원! 녹차파우더(?! 아아닛, 이건 믿고 가는 승리의 조합ㅠ0ㅠ 약간 위태로울 때마다 "어, 그럼 저 이거 써서 도울게요." "이거 하시면 제가 이거 할 수 있어요" 하시면서 도와주셔서 크으 진짜 너무 멋지고 녹차파우더님 서포트 최고된다 이겁니다...ㅠㅠㅠㅠ 넘 부족한 PC1이었지만 츠쿠모 린의 지원 사격 덕분에 몇번이나 살았는지 모르고...ㅠㅠㅠ 시골에서 도시로 올라와 첩보원 생활을 하다가 무녀로 선택받았다는 설정마저 넘 매력적이라ㅎㅎㅎ 판정하시는 거 지켜보고 같이 전투하는 거 넘 즐거웠습니다ㅠㅠㅠ 녹차님이 체고야... (와락) 부족한 PL이지만 또 함께 해주신다면 염원이 없겠습니다..!ㅠ0ㅠ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ㅠㅠㅠ

 라무님 : 은근 이런 돈많은 도련님(?) 알피 자주 하게되는 그대ㅎㅎㅎ 매번 다른 느낌으로 귀엽게 지켜보고 있구 이번에도 내 취향의 귀여운 도련님이 나왔군 후후... 테오도르처럼 데려가서 쓰도록 하겠어^^(?? 나랑 마찬가지로 전투하는 동안 고생했는데ㅠㅠㅠ PC1은 한방 스킬이라도 있으니 뭔가 믿고 기다리는데 PC4는 지원 사격하거나 옆에서 돕는 역할이라 더 힘들지 않았을까 싶고ㅠㅠㅠㅠ 아아 PC1이 정신을 넘 늦게 차려서 미안하룽다ㅠ0ㅠㅠㅠ 하지만 그대가 있어 든든하게 할 수 있었습니다ㅎㅎㅎ 정말 부족한 PL과 함께 해줘서 넘 고맙구..! 기회되면 또 함께 칼을 휘두릅시다!ㅎㅎ 우린 할 수 있다! 아자아자!><

 듣자하니... 륩님네 파티에서 100댐 이상을 뽑았다고 하던데... 우리도 이러고 있을 순 없습니다! (번뜩) 어서 아본님 오리지널 시나리오에 참가하여 200댐을 뽑는 수밖에 없다구요! (활활) 이번엔 진정한 사무라이로 거듭난 카즈키의 심기일전 파워를 보여드리겠습니다!>< 부디 모두 모두 잘 부탁드립니다+_+ (혼자 타서 산화하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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