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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 후기/가든 오더

ANOTHER END LABYRINTH

by 에이밍 2018. 9. 14.

 

날짜 2018. 09. 14.
GM 아본님 (@eggpowder_abon) -
PL 에이미 (@ehrtlr) 카사하라 아카리

 

 어느 푸른 가을날.
 나는 단풍처럼 지고 있었다.
 붉은 잔해로 뒤덮힌 콘크리트 위에 부서지고 흩어져 있었다.
 끝나지 않는 붉은 단풍의 미궁, 나는 그곳에 갇혀 있었다.

 그날... 세상이 새하얗게 변할 때까지.

 

 0. 시작

 

 이 이야기는 구원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구원이라고 하면 거창하게 들리지요. 실로 거창한 이야기가 아니라고 할 수 없습니다. 구원 서사에는 필연적으로 두 가지 극단의 개념이 따라 붙습니다. 희망과 절망이죠. 절망을 극복하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때로는 거대한 문을 작은 열쇠로 여는 것처럼 사소한 희망이 구원의 열쇠가 되기도 하고 그 절망을 넘어설 만큼 밝게 빛나는 희망이 그림자를 거두기도 합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방법은 서로 다른 형태의 절망이 서로를 감싸는 거예요. 희망은 일방적으로 부여되는 것이지만 절망과 절망은 서로 섞이고 엉겨서 기존의 성질을 잃고 다른 무언가로 태어납니다. 그 과정에서 생겨나는 다양한 관계의 스펙트럼을, 저는 정말로 너무나 좋아해요. 완벽한 해피 엔딩이 아니더라도 그 관계이기 때문에 생겨날 수 있는 다채로운 이야기들을 너무나 사랑합니다. 희망이라는 단어는 너무 밝아서 때로는 절망이 품고 있는 수많은 스펙트럼을 하얗게 압도해버리거든요. 

 

 Another End Labyrinth 또한 절망과 절망이 서로를 마주하는 시나리오입니다. 희망이 발하는 나이브한 빛에 의지해서는 절대 이 새하얀 미궁을 빠져나갈 수 없어요. 절망 속에 흩어져 있는 서로의 백색 퍼즐을 그러모아서 완성된 형태로 만들어야만 합니다. 그렇게 맞춘 퍼즐은 사람마다 다른 형태를 갖게 됩니다. 누구는 연민으로, 누구는 눈물로, 누구는 추억으로.

 

 저에게 이 시나리오는 사랑이었습니다.

 

 

 1. PC소개

 

 카사하라 아카리. 20세. 발화능력자. 콜 사인은 크라임 플레어. 스펙 컬러는 레드에 위치는 속눈썹입니다. 원래 빨간색 덕후인 것도 있고 화염 능력자도 꼭 한 번 해보고 싶었던 지라 30분만에 캐메를 후루룩 해버렸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가든 오더는 따로 빌딩이 필요없기 때문에 원하는 컨셉만 결정하면 캐메가 무척 쉬워요. 덕분에 캐릭터의 설정이나 속성에 좀 더 집중할 수 있는 느낌이라 개인적으로 아주 좋아합니다. 어쨌든 과거에 선박 사고로 부모님을 잃고 이후 길거리에서 소매치기 생활을 하다가 오더로 각성하여 가든에 들어오게 되었다는 클래식하다면 클래식한 불우한 능력자 컨셉으로 만들어봤습니다.

 

 처음에는 약간 못 배운 양키(?) 느낌으로 하려고 했는데 언제나 그렇듯 TRPG의 캐릭터는 세션을 통해서 만들어지게 마련이더라고요. 세션이 끝날 무렵에는 평범한 20대 아가씨가 되어 있어서 로그 읽고 내심 놀랐답니다. 캐릭터가 제 손을 떠나 생명력을 갖게 되는 순간은 언제 경험해도 경이로운 것 같아요. 필경 TRPG만이 아니라 소설이나 시나리오를 쓸 때도 종종 벌어지는 기적같은 순간들이예요.

 

 모든 걸 불사르기 위해 틔운 열기가 단 한 사람을 구하기 위한 온기로 바뀌는 과정을 경험하고 지켜볼 수 있어서 정말 행복했어요. 이것을 사랑이라 하지 않으면 뭐라 해야할지... PC의 변화에 함께 몰입했기 때문인지 NPC에게 이렇게 감정적으로 접합되어본 것도 처음이었어요. 지금도 세션에서 느꼈던 감정들을 구간 단위로 재생할 수 있을 정도로 깊게 이야기에 홀려버렸었네요. 스스로 이야기에 대한 저항력이 꽤 높다고 생각하는 편인데 이렇게 마음에 직구로 파고드는 세션은 정말 오랜만이었습니다. 이런 순간들을 경험할 때마다 TRPG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것 같아요, 정말...

 

 아무튼, 오더로서는 조금 어설픈 카사하라 아카리로 이 미궁에 발을 디뎠습니다. 정말 깊고 숨막히는 미궁이었지만 어째서인지 무척 아름다운 정경으로 기억에 남아있습니다.

 

 

 2. 세션

 

 이야기는 단순합니다. 절망에 빠진 아저씨를 구하는 것. 중년의 절망은 청년의 절망과는 다른 애달픔이 있죠. 분노하고 저항하고 괴로워할 힘이 남아있는 청년기와 달리 중년기의 절망은 참혹하고 무기력합니다. 꿈틀거리는 것조차 할 수 없는 무력감이 나날이 덩치를 불리고 소황제처럼 자란 절망은 언젠가 가차없이 그들을 짓밟겠죠. 그런 빛바랜 아픔, 아니 아팠던 흔적이 시나리오 전체를 지배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해야 날개는커녕 수족마저 잘린 그를 안고 이 미궁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요?

 

 저는 사실 TRPG의 시나리오는 구성의 싸움이라고 생각해요. 매력적인 캐릭터, 개연성 있는 서사, 충격적인 반전... 일방적인 전달 과정을 가진 매체라면 그런 정보값 자체가 작품의 퀄리티를 결정하지만, TRPG나 게임은 그것을 플레이어가 취하게 만드는 구성 방식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극단적으로 말해서 TRPG에서는 왕자가 공주를 구하기 위해 마왕과 싸우는 이야기도 구성 방식에 따라 추리물이나 감동물이 될 수 있으니까요. 어쨌든 플레이어의 선택이 서사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때때로 구성은 서사를 선행하는 요소가 됩니다.

 

 이 시나리오는 놀라울 정도로 단순하면서도 명확한 구성의 힘을 가지고 있어요. 절망에 빠진 아저씨를 구한다는 평범한 서사를, 가장 효과적이고 프라이빗한 방식으로 경험하게 만듭니다. 그것은 동시에 가든 오더라는 룰이 추구하는 가장 매력적이고도 핵심적인 테마와 직결되요. 버디(Buddy), 친구이자 파트너 또는 가족이거나 연인인 그 모든 관계를 포괄하는, 어찌되었든 다른 세계관을 가진 두 PC가 만나 하나의 이야기를 엮어가는 가든 오더의 테마를 정확하게 저격합니다. 별로 반갑지 않은 서플과 허술한 공식 시나리오만 내고 있는 원 제작사보다도 이 시나리오의 제작자 분이 룰의 본질을 더 잘알고 있다고 느껴질 정도예요.

 

 보통 이능물은 일그러진 개인과 보수적인 세계의 대결을 그리는 것에 초점을 둔다고 생각합니다만, 가든 오더는 조금 달라요. 보수적인 세계 속에서 살아가는 일그러진 '개인들'의 이야기를 다룰 수 있거든요. 그런 점에서는 더블 크로스나 카미가카리를 비롯한 다른 이능력물보다 PC들의 서사에 집중할 수 있는 룰이 아닌가 싶기도 했습니다. (시나리오에 따라서 크게 달라지긴 하지만요.) 이전에 플레이한 Catch us if you can을 할 때는 잘 몰랐지만 이능력자가 박해받는 세계관이라는 것도 굉장히 매력적이고요.

 

 기본적으로 이능력자가 주인공이 되는 룰은 그들의 능력에 절대성을 부여하거나 일반인과는 다른 특별한 존재로 취급하는 경우가 많죠. 부분적으로 미움을 받거나 배척당하는 설정이 없는 건 아니지만 가든 오더처럼 대놓고 이능력자가 박해받는 세계관은 거의 보지 못했어요. 오더들은 태어나는 순간 독특한 컬러로 그 운명이 정해지고, 네필림이라는 정체를 알 수 없는 괴물과 끝없는 싸움에 내몰리며, 단명하는 것이 너무나 당연한 삶을 살아갑니다. 이능력자라기보다 노예에 가까운 느낌이죠. 특별한 힘을 가졌기 때문에 오히려 열등한 존재가 되는 가혹한 세계관... 그 속에서 의지할 것이라곤 버디라는 이름의 파트너뿐. 그런 점에서 이 룰은 찐버디물이 맞아요. 그리고 이 시나리오는 가든 오더의 그 거칠고 서투른 세계관을 아주 간단하고 강렬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서사를 경험하게 하는 방식뿐만이 아니라 룰을 경험하게 하는 방식도 몹시 단정합니다. 그런 점에서 이 시나리오는 가든 오더의 훌륭한 입문용 시나리오이기도 해요. 가든 오더만의 독자적인 세계관에 대한 설명뿐 아니라 씬의 진행 방식, 판정 방법, 전투 방법까지 한큐에 배울 수 있어요. 단지 건조하게 룰을 설명하는게 아니라 가든 오더의 매력을 충분히 어필하면서 진행합니다. 가장 훌륭한 부분은 역시 [클라이맥스 전투에서 대미지를 대신 받아주는 로디아라고 할 수 있겠네요.] 하아....... 이 부분을 경험하신 분들은 모두 이 룰을 사랑할 수밖에 없을걸요..... 어떤 이능물에서도 느낄 수 없는 짠한 유대감을, 이 짧은 시나리오에서 농축된 형태로 즐길 수 있습니다.

 

 시나리오도 시나리오지만 원작의 단순한 구성을 최대한 입체적이고 매력적으로 살리기 위해 아본님이 준비하신 BGM이나 맵, 핸드아웃과 포트레이트 덕분에 이 시나리오가 비로소 진가를 발휘할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서사도 구성도 단순하고 명료한 만큼 자칫 심심할 수 있는 여지도 분명히 있어요. 그런 구간마다 정성이 넘치는 준비와 적절한 연출 덕분에 어쩌면 이 정도까지는 아니었을지도 모르는 시나리오가, 그 이상의 생명력을 가지고 무언가가 되어가는 경이로운 과정을 지켜보았습니다. 개인적으로 [미궁에 들어갈 때의 연출은 정말 너무 좋아서 혼자 방에서 소리를 다 질렀던; 개화 도입부에서 느꼈던 충격과 비슷한 전율이 와서 무척 흥분했었답니다.] 

 

 매 세션마다 멋진 포트레이트로 몰입도를 기본 200% 정도 올려놓고 시작하게끔 해주시는데 이번 시나리오도 포트레이트 덕분에 훨씬 더 감정이입할 수 있었어요. 가장 놀랐던 부분이 [NPC인 로디아를 굳이 미형으로 그리지 않으신 점]이었는데 이런 방향성의 포트레이트를 가져와주셨기 때문에 PC의 감정과 훨씬 일체화되서 진행할 수 있었어요. 사실 [미형이었다면 그냥 처음부터 그가 좋았을 것이고, 너무나 당연하게 구해야겠다고 생각했을 것이고, 그 과정에서 NPC가 피규어처럼 오브젝트화 되어버리니 감정적인 유대보다 성적인 유대감을 더 강하게 느꼈을 것 같았달까요...! 물론 미형 로디아도 보고싶긴 하다(?)] 그가 그런 모습이었기 때문에 보다 객관적으로 NPC를 지켜볼 수 있었고 제로 베이스인 상태에서 서사가 서서히 쌓여나가며 NPC에 대한 감정이 바뀌어가는 게 정말... 너무 좋았고... 아 정말... 이것 때문에 이 NPC를 더욱 사랑하게 된 게 아닌가 싶어요. 정말 너무 좋았습니다. 너무 감사합니다...

 

 그리고 SRS 게임은 조사가 노잼인 걸로 유명하죠. 지금까지 해본 SRS는 워낙 마스터분들이 잘해주셔서 사실 조사 씬이 재미없다고 생각한 적은 한 번도 없긴 한데, 아본님의 SRS는 늘 그렇듯 모기국 타입의 핸드아웃을 만들어주셔서 조사 씬도 모기국 못지 않게 즐겁습니다. 심지어 1인 조사라서 재미있게 연출하기가 더 어려우셨을 것 같은데 핸드아웃마다 준비된 마스터 씬과 이벤트에 걸맞는 BGM과 묘사를 채워넣어주셔서 전혀 지루하지 않았습니다. 시나리오 자체에서 백업하는 부분도 있지만 씬에 따른 적절한 BGM과 PC의 고유한 설정에 맞춘 묘사같은 건 전적으로 마스터의 몫이니까요. 

 

 개인적으로 핸드아웃제 게임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건 '뒷면이 궁금한 핸드아웃만 내놓을 것'과 '그 결과값이 모두 유의미할 것'인데 이 시나리오는 그 조건을 모두 충족하고 있었습니다. 어떤 핸드아웃을 뒤집어도 무의미한 내용이 없었어요. 1인 시나리오인만큼 핸드아웃의 정보 밀도가 높을 수밖에 없고 그래야만 즐겁게 할 수 있는데, 모든 핸드아웃의 정보값이 출중하게 잡혀 있었고 그것들을 표현하기 위해서 다양한 연출 방식으로 계속 전개가 이어지는 것도 너무 좋았어요.

 

 BGM에 대해서 얘기가 나왔으니 몇자 더 얹자면, 개인적으로 BGM 때문에 오알을 사랑하고 즐겨 마스터링하는 만큼 적재적소에 터져주는 멋진 BGM은 사랑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이 세션에서도 정말 위험한 BGM이 여럿 쓰였는데 모든 BGM이 다 정확하게 맞물렸지만 특히나 미지와 기시에서 터져준 그 BGM과 엔딩곡은 말이 안나올 만큼 좋았습니다. 특히나 엔딩곡은 원래 노래 자체도 좋아하던 곡이지만 가사가 너무... 마치 이 세션을 위해 만들어진 노래인 것처럼 느껴질 만큼 완벽하게 어울려서 덕분에 끝나고 또 오랫동안 망가져 있었네요. 어떻게 그 수많은 곡들 중에 이 곡을 골라오셨는지... 아... (쓰다가 또 고장)

 

 단편으로 이보다 완벽한 시나리오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모든 방면에서 만족한 정말 멋진 세션이었습니다. 특히나 입문용 시나리오로는 완벽 그 이상의 조건을 갖추고 있어요. 이것이 가든 오더다! 하고 외칠 수 있을 정도로, 어디에 내놔도 당당하게 플레이할 수 있는 시나리오가 아닐까 싶습니다. 자칫 밋밋할 수 있는 부분들마저 아본님이 너무나 잘 메우고 덧칠하고 챙겨주셔서 더욱 완벽한 세션이 되었고요. 이런 좋은 시나리오를 발굴해서 또 다방면으로 완벽하게 준비하고 연출해주셔서 정말 너무 너무 감사합니다. 아본님께는 감사하다는 말밖에 드릴 것이 없다 그저...:)

 

 스포 없이 말할 수 있는 건 이 정도인 것 같습니다! 그럼 세션 내용에 대한 후기를 써보도록 하죠. 이하의 후기는 겁~~~~나 크리피할 수 있음을 미리 말씀드립니다...ㅋ 난 경고했다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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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발 제가 로디아를 얼마나 사랑하냐면... 정말 솔직히 말해서 이 세션 이제 안 돌아갔으면 싶을 정도고요^^;;; 심지어 나도 돌리고 싶지 않앜ㅋㅋㅋ 하... 근데 뭐 억지 부리는 것도 한두 번이지ㅠㅠ 정신차리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저 따위는 무시해주세요... 아무튼! 포트레이트 얘기는 위에서도 했지만 정말 좀... 크리티컬했어요. 굳이 미형으로 그려오시지 않았다는 점에서 되게 의미심장했는데 이게 정말... 뒤로 갈수록 오히려 점점 더 현실감이 생겨서 몰입감이 눈덩이처럼 부풀어 오르더라고요. 정말로 그런 일들을 겪어온 사람의 얼굴 같으니까... 아...

 

 한편으론 나이에 상관없이 멋지게 그려지는 다른 이능력물의 NPC와 달리 낡고 지친 모습으로 그려진 것이, 이 가든 오더라는 가혹한 세계관에서 살아남은 능력자의 모습을 단편적으로 보여주는 것 같아서 정말 마음이 흔들흔들하더라고요. 금발 양갈래의 츤데레 로리만 보다가 센과 치히로의 센을 처음 봤을 때의 그 느낌이랄까... 이게 진짜 어린 아이지, 하는 느낌이 들면서 오타쿠이기 때문에 종종 잊곤 하는 현실감각이 훅 치고 들어오는 순간이 있잖아요. 로디아를 처음 봤을 때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그때부터 좀 위험하게 흔들리고 있었는데 이어지는 서사들이...

 

 하나하나 얘기해볼까요...? 우선 첫만남입니다. 외관에 대한 충격은 그런 느낌이었고 이후 이어지는 행동도 같은 이유에서 좀 충격적이었어요. 술에 취해서 비틀거리는 묘사라든가 구구단 하나도 제대로 못외우는 귀여움... 아아니 바보 같은 모습이라든가... 이렇게까지 PC에게 호감을 주지 않으려 하는 NPC도 처음이라 신기했는데 그것이 외관과 조화를 이루기 시작하니 이때부터 솔직히 좀 섬뜩하더라고요. 아, 이거 좀... 위험한데... 여러가지로... 정말 여러가지로 좀 위험한 느낌이었어요. 이러다가 사연이나 뒷서사로 하나 하나 치고 들어오면 빼도 박도 못하고 그냥 교통사고 당할 것 같은 섬뜩함... 오타쿠이기 때문에 알 수 있는, 사랑의 센서... 삐비... 삐비비...

 

 사실 저는 살면서 단 한번도 오지계 캐릭터를 좋아해본 적이 없기 때문에 더욱 위험한 느낌이었어요. 지금까지 차마 갈 생각을 하지 못했던 미지의 영역을 열게될 것 같은 이 불안한... 느낌... 큭... 근데 뭐 그것은 제 의지대로 되는 것이 아니었고 이미 세션은 시작되었고ㅠㅠ 아니나 다를까 예상했던대로 로디아의 구구절절한 사연이 이어지는데~~ 아아아~~!!! 망했다! 나는 망했어! 천애 공적점 주시오!! (???) 예상대로... 네... 결국 그렇게 되더라고요... (뭐가)

 

 그리고 나이트메어의 습격과 함께 이어지는 미궁으로의 진입씬... 솔직히 나이트메어가 로디아를 죽였을 때만 해도 저는 이제 루프물인 줄 알았어요. 아, 이제 어떻게든 이 사람을 데리고 이 도시에서 도망치거나 저 나이트메어를 해치울 방법을 찾아서 계속 뺑이(?)를 치는 시나리오이겠거니 했는데 왠걸... 와우... 모든 것이 어둠으로 뒤덮인 공간으로 떨어진 연출을 단 한장의 핸드아웃과 시야 제한으로 연출하시는데 이건 정말... 아놔... 좋은 의미로 기대가 배반당한 것도 있고 그걸 연출적으로도 뒷받침해주니 여기서 정신이 정말 확 들더라고요. 개화에서 [서울로 처음 진입하고 꽃이 아름답게 피어있던 세상을 봤을 때의 충격과 비슷한] 감동이었습니다. 그전까지는 플레이어적으로 로디아에게 홀려있었다면, 여기서부터는 라이터적으로 홀려버려서 저는 이성과 감성을 모두 놓아버린 것이었습니다...

 

 제 안에는 플레이어로서의 감동과 제작자로서의 감동이 별개로 존재하는데 어느 한쪽만 부순다고 그 이야기가 마음에 박히지는 않거든요. 뭔가를 만들고 파는 걸 업으로 하는 분들이라면 모두 마찬가지지만 어쨌든 양쪽을 다 부숴줘야 감동 비슷한 걸 받을 수 있는데 저 시점에서 제작자로서의 자아까지 OK 사인을 보내버려서 이후는 정말 마음이 뚫린 상태로 플레이했습니다...ㅠ 뭐든 한 번 열기가 어렵지 일단 열리면 또 한없이 빨려들어가는 편인지라... 이런 경우가 드물다보니 저는 양쪽 자아가 다 OK 사인을 보내면 있는 것 없는 것 전부 끄집어내서 쏟아붓고 받아들이는 타입이기도 하고요. 여튼... 그렇습니다. 도입에서 이미 KO 당한 상태로 세션이 들어갔습니다. 이후는 보나마나인 상황이 줄줄...ㅠㅠ

 

 당신과 버디의 첫 판정에서는 로디아와 좀 더 친해지는 장면을 연출하고 싶었습니다. 이미 저는 반쯤 파;괴된 상태였기 때문에 최대한 로디아랑 빨리 연결고리를 만들고 싶었거든요. 뭐로 할까 하다가 클래식하다면 클래식하게 브로치를 주는 것으로 연출했는데 이걸로 너는 나의 것... 크큭... 이 아니라 후반부에 가면 이걸로 뭔가 좋은 장면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아직까지는 PL적 자아가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을 시점이었습니다. 브로치 안에는 가족 사진이 들어있지만 선박 사고 이후로 너무 아파서 단 한 번도 들여다보지 않았던, 하지만 소중해서 버릴 수는 없었던 그 물건을 로디아에게 빌려주는 것으로 아카리 나름대로 결의를 다지는 장면을 만들고 싶었어요. 로디아가 그 브로치를 가지고 있는 한 아카리는 반드시 그를 데리고 이곳에서 나갈 테니까요.

 

 그렇게 스스로에게 의무 아닌 의무를 지운 아카리가 향한 곳은 꿈과 현실...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로디아의 사연들... 사연이 있는 건 좋아요. 당연히 있을 거라고 생각했고! 하지만... 아, 하지만 이렇게 프라이빗한 방식으로 보여주는 법이 어디 있어요....ㅠㅠㅠ 아카리가 보는 줄도 모르고 자신의 진심과 치부를 전부 드러내는 로디아... 첫 만남이 그렇게 엉망이었던만큼 아카리는 계속 궁금해했을 거예요. 이 사람은 정말 나랑 버디를 할 생각이 있는 걸까? 싫은데 펄스에이더의 명령으로 억지로 온 게 아닐까? 그런데 그걸 로디아의 가장 사적인 공간에서, 사적인 순간에 들어가 직접 듣고 경험하게 만들다니... 게다가 여기서 밝혀지는 또 다른 이전 버디의 존재... 아카리에게는 가장 심정적으로 복잡한 씬이 아니었을까 싶어요. 단순히 연민의 감정만 느끼고 끝날 수도 있었던 씬이었겠지만 아카리에게는...

 

 이어지는 신참과 고참은 첫 전투 이벤트였죠. 클라이맥스 전에 한 번 전투 룰을 가볍게 익히게 하는 이벤트~ 정도라고 생각했지만 아, 정말... 무서운 시나리오죠... 거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그 사소한 전투 이벤트마저 로디아의 이야기와 엮여 있었어요. 전투가 끝나고 하필이면 크리넘의 이름을 부를 줄이야.... 처음에는 이것도 꿈과 현실처럼 로디아의 기억 속에 들어온 이벤트인가? 했는데 그건 아니었고, 정말로 그저 헷갈렸을 뿐인... 이 아저씨야 술 적당히 마셔ㅠㅠㅠ... 아무튼 아카리는 이전에 꿈과 현실 이벤트를 보고 감정적으로 꽤 복잡한 상태였단 말이죠... 그 와중에 그가 전투를 끝내고 부르는 이름이 예전 버디라는 걸 알았을 때의 감정은... 아... 마음 한켠에서는 동정을, 다른 한켠에서는 야속함을 느끼며 로디아를 바라봤을 아카리의 심정을 좀 더 구체적으로 알피하고 싶었는데 여기서도 좀 양쪽 자아가 다 망해있어서 멍하니 흘려보낸 게 너무 아쉬웠습니다. 정말 그냥 전투만 하는 이벤트인 줄 알았는데 아... 아...!!!

 

 감각강화 능력자와 버디로 싸워본 것도 처음이었는데 시작할 때 힘을 불어넣어주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지원 사격을 통해 자연스럽게 로디아가 PC를 도와주는 구조가 되는 것도 너무 좋았어요. 그 자체로 버디적이거니와 전투에 익숙하지 않은 PC도 과감하게, 그리고 자신의 전투에 집중할 수 있게 만들어주니까 룰을 익히는 것도 무척 수월해보였고요. 다음에 가든 오더하면 반드시 감각강화로 간다고 결심했을 정도로(?) 감각강화의 뽕을 제대로 맛보나 싶었... 는데 이건 정말 시작에 불과했죠. 클라이맥스 전투의 그것들은 정말...! 아아, 어떻게 마지막 전투마저 철저하게 버디적일 수 있나요ㅠ... 어떻게... (쓰다 또 고장)

 

 전투를 끝내고, 로디아에게 크리넘이라 불리고, 마지막 관문을 향해 나아가는 아카리. PL적으로는 좋아, 어서 클라이맥스로 가보자! 하는 기분이었지만 PC적으로는 극히 우울한 상황이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로디아에게 인정받았나 싶었는데 바로 부정 당하고 (말실수였지만) 그래도 이곳에서 빠져나가기 위해 방법은 찾아야 하고... 아카리... 조금만 힘내자 하는 기분으로 계속 건너가길 주저하고 있었던 미지와 기시로 향합니다. 아아, 그리고 이 시나리오에서 가장 클라이맥스라고 할 수 있는 그 씬이 나와버렸죠. 와, 정말...? 정말 이렇게까지? 하는 기분이었고...ㅠㅠ... 돌아보면 당연히 나왔어야 하는 씬이긴 한데 당시에는 아카리도 저도 그다지 냉정하지 않은 상태라 크리넘과 조우했을 땐 온갖 감정이 다 치고 올라왔습니다.

 

 아마도 로디아 본인에겐 가장 아팠을 기억을... 그 한가운데에서... 로디아의 시점으로 직접 보게 하다니... 아, 이건 정말... 아... 그 장면에 취해서 일단 로디아가 말하는 것처럼 크리넘과 대화해보자는 기분이었는데 그 대화조차 너무 아파서 그만...ㅠㅠ 그리고 크리넘과 아카리의 시점으로 대화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직접 말을 걸어봤는데 바로 대응해서 전환해주시는 것에 또 아... 많은 대화를 나누지는 못했지만 그때 잠깐 크리넘과 나눈 대화 몇 마디로 또 복잡했던 여러가지가 한꺼번에 풀리는 듯했고... 감정적으로 몇 번이나 쥐었다가 놓는 건가요 대체ㅠ 물론 제가 제 목에 개목걸이 걸고 자처해서 질질 끌려간 것도 있지만... 아니 왜 또 개목걸이야 좀; (쓰다보니ㅎ

 

 그리고 이어지는 로디아 공략... 공략이란 말은 별로 쓰고 싶지 않아요ㅠㅠ 그게 가장 적당한 단어지만 적어도 이 세션에서 제게 로디아는 공략 대상같은 오브젝트가 아니었기 때문에... 로디아의 진심을 끄집어내고 치유하는 과정이 이어졌습니다. 중간에 실패했을 때는 깜짝 놀라긴 했는데 거기서 다시 미궁으로 루프하는 과정을 보면서 아, 그래서 이곳이 미궁이구나 하는 몰입감이 또 확 치고 들어오고ㅠ 2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끝나지 않는 크리넘의 악몽 속에서 살아온 로디아의 모습이, 미궁이라는 형태로 고스란히 재현이 되고 또 그것을 룰적으로 보충하는 것을 보면서 다시 한 번 자아가 와장창 무너지는 소리가 들렸어요. 한 번 실패하고 다시 미궁으로 돌아왔을 때 힘없이 걷는 로디아의 뒷모습을 보면서 아카리가 울었던 건 정말 어쩔 수 없는 과정이었다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이미 PL이 울고 있는걸... 마음이 모든 방향을 향해 울고 있는 걸... 헤매고 있는 게 꼭...

 

 그래서 좀 더 멋진 대사와, 정확한 표현으로 로디아를 설득하고 싶었는데 쉽지 않았어요. 세션 끝나고 밤에 잘 때가 되어서야 떠오르는 여러 대사들... 그 대사들마저도 그때의 감정을 표현하기엔 턱없이 부족했지만 어쨌든 서투른 표현과 마음만으로도 로디아에게 진심이 닿기를 간절히 바랐습니다. 그렇게 앞에서 주었던 브로치를 다시 꺼내 들고... 아카리 나름대로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의 이야기들을 했어요. 자신에 대해서, 그리고 로디아에 대해서. 다행히도 어찌 어찌 마음을 열어서 로디아를 데리고 나가는 것에 성공합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로디아의 대사들이 완전히 아, 이건... 설마 로디아가 저렇게까지 얘기할 줄은 몰랐는데 싶어서 겨우 가라앉혀두었던 감정이 다시 훅하고 올라와버리는데...ㅠㅠㅠ

 

 저는 세션 마지막까지 로디아가 아카리에게 고맙다는 것 이상의 말은 하지 않을 줄 알았어요. 그런데 너를 잃고 싶지 않다, 너를 잃을까봐 두렵다, 이런 말까지 해서 정말... 아카리로서도 기대하지 못한 말을 들은 셈이고 저로서도 생각지 못한 후한 대사에 엄청난 보상을 받은 듯한 기분이었습니다ㅠㅠ 공략의 대가를 확실하게 지불하는 게임... 그것은 좋은 게임입니다. 제가 그렇게 대번장을 미친듯이 하ㄱ... 아아닙니다 아닙니다^ ^ 어쨌든 로디아의 진심, 심지어 기대하지도 못했던 날것의 형태가 그대로 드러나는 것을 보는데 이건 정말 사랑하지 않을 수 없잖아요. 닳아빠진 그 낡은 모습 뒤에, 파랗게 빛나는 순수하고 여린 것이 아직도 남아있다는 게... 그리고 그걸 버디 앞에 드러내 보였다는 게... 너무나 사랑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그리고 마지막 남은 클라이맥스 전투. 이제 끝났다! 저 녀석만 무찌르면 끝이다! 하면서 싸우고 있는데 아아, 아니었다. 이 시나리오의 진정한 시작은 지금부터였던 것입니다ㅠ 어나더 엔드, 그 너머로. 씬의 제목이 말하듯 그 모든 아픔과 과거를 뒤로한 채 새로운 시작을 향해 나아가는 이곳이 바로 어엔라의 출발점. 그리고 로디아와 아카리의 출발점이기도 하겠죠. 그것을 위한 전투가 펼쳐지는데... 중간 전투에서는 미처 맛보지 못했던 버디의 유대감을 정말 뼈저리게 느낄 수 있는 상황이 연달아 연출됩니다. 대신 대미지를 커버링하는 것은 물론, 피로가 쌓인 아카리에게 피로회복제를 나눠주고, 지원 사격으로 함께 나이트메어를 공격하는... 하지만 가장 위험하고, 또 가장 크리티컬한 부분은 역시 필살기의 대미지를 대신 받아주는 그 장면일 거에요. 데이터적으로는 크게 아슬아슬하지 않아도 상황적으로는 로디아도 아카리도 아슬아슬한 상황에서, 온힘을 모아 최후의 일격을 날리는 아카리와 그 대미지를 전심전력으로 대신 받아주는 로디아...

 

 메인 페이즈에서 감정적으로 로디아와의 유대를 돈독히 해둔 뒤, 그것의 실제적인 효용과 결과를 클라이맥스 페이즈에서 유감없이 보여주는 이 구조... 제작자로서의 저는 또 와장창했고 서사와 시스템을 한 가닥으로 잘 엮어내는 시나리오를 저는 정말 너무 너무 너무 사랑합니다. 그래서 다른 어떤 게임보다 TRPG를 사랑해요. 또한 그만큼 이 시나리오를 사랑하게 되었고 로디아를 사랑하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힘겨운 전투 끝에 나아간 세상을 평소처럼 빛나고 있었고 들어갈 때는 각각이었던 두 사람이 버디가 되어 가든으로 돌아가는 모습은 정말 오래 잊을 수 없을 것 같아요. 거기서 흘러나오는 KOKIA의 빛속으로... 저는 20년된 히키 골수팬이기도 하지만 15년된 KOKIA의 숭배자이기도 해요. 늘 희망과 사랑, 그리고 용기를 노래하는 KOKIA의 노래가, 그것도 그 수많은 곡 중에 빛속으로가 흘러나왔을 때 제가 어떤 생각과 감정이 들었는지... 이건 제 알량한 텍스트로 표현할 수도 없네요. 사랑, 그저 사랑뿐...

 

 그렇게 시나리오가 끝을 맺습니다. 시나리오가 끝났다는 표현보다도 로디아와 아카리가 새로운 시작을 맞이했습니다, 그렇게 표현하고 싶어요. 앞으로 또 많은 멋진 세션을 할 거고 멋진 NPC와 PC를 만나겠지만 그래도 이 시나리오만큼은 제 마음 어딘가에 깨끗한 커버를 씌워서 보관해두고 싶거든요. 그러니 책장을 덮는 것으로 끝내지 않고, 제 책장에 새로운 자리를 차지하는 장면으로 마무리를 짓고 싶습니다. 이렇게 길게 썼는데도 전부 표현이 되지 않네요. 이런 리뷰는 또 오랜만이예요. 왠지 기쁘기도 하고...

 

 

 특별한 시나리오는 아닐지도 모릅니다. 누군가에게는 단순하고 평범한 시나리오일 수도 있어요. 하지만 적어도 제겐 아니었네요. 이렇게 텍스트라도 남겨서 그 흔적이나마 잡아두고 싶은, 그런 멋진 세션이었습니다. 잊고 싶지 않네요. 정말.

 

 

 3. 마무리

 

 다른 후기도 많이 밀려있지만 이 세션은 조금이라도 감정이 더 생생하게 남아있을 때 써야겠다 싶어서 후루룩 써보았습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이 리뷰는 써도 써도 만족스럽지가 않고 시원하지가 않네요. 만족스럽지 못한 부분은 제 마음 속 어딘가에 남아서 좀 더 오래 이 세션을 기억하기 위한 양분이 되려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후기에서 미처 말하지 못한 것들도, 충분히 말한 것들도 모두 포함해서 이 리뷰를 읽는 분들께 전해지길 바랍니다.

 

 Another End Labyrinth는 구원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그가 아닌 자기 자신을 구원하는 이야기예요. 자기 자신조차 구원할 수 없는 사람이 다른 누군가를 구원할 수 있을 리가 없으니까요. 저 또한 아카리처럼 스스로를, 나아가 소중한 사람들을 구할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하고 싶습니다. 저마다 형태는 다르겠지만 이 세션을 하는 모든 분들이 어나더 엔드 그 너머로 나아갈 수 있길 기도합니다.

 

 

 4. 러브레터

 

 아본님 : 후기가 늦었습니다ㅠㅠ 늦은 후기 엄청 많지만 아무튼 늦었습니다(?) 감사하다는 말은 매번 하지만 그래도 매번 부족한 아본님. 이번에도 너무나 좋은 시나리오로, 너무나 멋진 연출과 정성어린 준비, 그리고 마음에 스며드는 BGM을 통해 아름다운 세션을 선사해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처음에 아본님이 가든 오더 번역 시작하실 때만해도 이런 좋은 시나리오가 기다리고 있을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는데ㅠㅠ... 개인적으로 인생에 남을 만한 멋진 세션이 또 나와준 것 같아서 영광스러울 따름입니다. 이런 멋진 세션에 첫타자로 임할 수 있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드려요...! 그것만이 저를 지탱하는 유일한 자부심(???) 플레이하면서 좀 더 멋진 대사들, 좀 더 멋진 묘사들을 팍팍 얹으면서 이 시나리오에 걸맞는 텍스트를 뽑고 싶었는데 어느 시점부터 완전히 와장창이 되서 넋놓고 바라보는 것밖에 할 수 없었던 저를 용서하세요ㅠㅠ 아무튼 항상 부족한 플레어이인 저와 함께 귀한 세션들을 해주셔서 늘 감사드리고 저는 그저 아본님 뒤만 졸졸 쫓아갑니다. 시냇물은 졸졸... 병아리를 삐약삐약... ^ㅅ^ (블락) 여튼 가든 오더 마스터링 많이 하셨으니 이제 플레이어도 한 번 해보셔야죠! 기회되면 꼭 마련해보겠습니다ㅎㅎ 세션 열어주셔서,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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