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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 후기/모노톤 뮤지엄

SSS : 제2권 죄 깊은 보물은 소란에 끓는다

by 에이밍 2021. 11. 21.

 

날짜 2021. 05. 16. ~ 2021. 06. 20 
GM 광어 (@Thousandillutio) -
PC1 아본 (@eggpowder_abon) 케이시아
PC2 에이미 (@ehrtlr) 클라우
PC3 녹차파우더 (@melisi012) 에탄 소냔드
PC4 루와즈 (@ruwachilla) 루프스

 

 즐거운 모노뮤 SSS 캠페인 세계관 투어 2탄! 두 편의 시나리오 <죄 깊은 보물은 소란에 끓는다>와 <비취빛 꿈을 꾸는 꽃의 향기에>를 다녀왔습니다. 이번 투어의 배경은 장사의 나라입니다. 돈과 성공, 불명예와 파렴치로 들끓는 나라지요.

 그리고 이번 세션부터는 감사하게도 2, 3, 4권 내내 유일하게 PC가 바뀌지 않는 여행자 포지션을 맡게 되었는데요. <불가사의한 소년>이나 <불멸하는 그대에게> 같은 작품에서 볼 수 있었던 관찰자 포지션의 캐릭터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기회라니 정말 설레더라고요^//^ 캠페인의 한축을 담당하는 포지션인 만큼 저도 책임감을 가지고 열심히 해보려고 합니다. 

 그럼 바로 시작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언제나 그렇듯 스포일러 없이 시나리오부터 소개해볼게요:D


 장사의 나라, 욕망과 활력의 도시 


 <장사의 나라>, 이름만 들어도 용광로처럼 활활 들끓을 것 같은 도시죠? 온갖 부패하기 쉬운 것들을 잔뜩 끓여서 주조해낸 이 도시는 지난 회의 성도에서는 볼 수 없었던 활기로 가득합니다. 세션 중에 이 도시를 표현하는 멋진 프레이즈가 나왔었는데요. 이것만 보셔도 어떤 분위기인지 느껴지실 거예요.

 

팔 수 있는 건 전부 판다. 살 수 있는 건 전부 산다. 이 도시에서 돈으로 살 수 없는 것은 없다.


 언뜻 들으면 좀 비정하고 무서운 도시같죠. 하지만 실제로는 또 그렇지만은 않은 게(?) 이 도시의 매력입니다. 돈으로 모든 것을 살 수 있는 도시이기에,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의 가치도 그만큼 빛나거든요. 이번 세션의 PC들 역시 그런 가치 중 하나인 유대로 이어져 있고요. 성도(마라맛)를 다녀와서 상대적으로 따뜻하게 느끼는 거 같긴 한데여

 단지 돈 많은 도시! 이걸로 도시 설정이 끝나는 것도 아닙니다. 광어님이 사전에 자료를 읽고 와서 재미있게 설명해주셨는데요. 보시면 아시겠지만...

경제 : 왼쪽 땅에서 가장 큰 상업지구
정치 : 임기 4년의 통령제, 투표 결과에 따른 재신임 가능.
군사 : 징병제
사회 : 돈만 있으면 인종 상관없이 시민권을 가지고 살 수 있음.
치안 : 범죄 조직인 <적동의 종>이 사실상 경찰 역할.
종교 : 성교회의 지부가 있긴 하나 큰 힘은 없다.

 


 네... 미국입니다ㅋㅋㅋㅋ 누가봐도 모티브가 미국이에욬ㅋㅋㅋㅋ 다른 건 그렇다치고 통령제에 4년 임기 이건(..) 그 와중에 군대는 또 징병제인 게 또 웃겨요ㅋㅋㅋ 돈으로 다 해먹는 나라인데 그냥 용병제로 하지; 그래도 사람 엄청 모여들 거 같은데... 대놓고 미국인 건 피하려고 0.1mm 정도 비껴나간 느낌ㅋ 재밋다 스가타쿠야 

 치안을 담당하고 있는 <적동의 종> 설정도 웃깁니다. 적동의 종은 이 도시의 물밑 경제를 책임지고 있는 가장 큰 범죄 조직인데, 규모가 너무 크다 보니 사실상 나라의 실물 경제(..)를 책임지고 있다는 설정이거든요. 이러하다 보니, 스스로 나서서 나라 안팎의 문제를 해결하고 있습니다. 

 보통 범죄 조직이라면 정치 세력과 결부해서 은밀하게 움직이거나 할 텐데, 이 동네는 범죄 조직이고 나발이고 진짜 돈만 있으면 되는(..) 곳이라ㅋ 그냥 대놓고 나라의 수질 관리(?)를 하고 있는 게 너무 웃겨욬ㅋㅋ

 지난 세션에서는 절대적인 세력이었던 성교회가 여기에서는 귀찮은 짓 하는 방직공 처리해주는 기관(..) 정도로 하락한 것도 재미있는 대비였고요. 지난 세션에서 성교회의 빡빡함을 한껏 맛보고 들어왔는데, 그 무서운 성도가 이렇게 하찮게 취급되는 걸 보니 정말 다른 나라에 왔구나 하는 실감이 들어서 좋더라고요. 

은근히가 아님


 아무튼, 나라가 이 모양 이 꼴이다보니(?) 이전 세션에 비해 활기차서 좋았습니다:D... 라고 할지... 사실 이번 사건들도 꽤 가혹했는데, 밝은 화소로 떠오르는 걸 보니 저희가 성도에서 진짜 호되게 당하긴 당한 모양이에요ㅋ 어떤 이야기였는지 복기하면서 이 확인해볼까요.


 부패한 보물과 영원한 서커스


 이번에 플레이한 시나리오는 <죄 깊은 보물은 소란에 끓는다>와 <비취빛 꿈을 꾸는 꽃의 향기에> 두 편입니다! 각 시나리오의 개요와 PC 포지션 소개, 그리고 간략한 소감으로 작성해볼게요.


<죄 깊은 보물은 소란에 끓는다>

 


 첫 시나리오인 <죄 깊은 보물은 소란에 끓는다> (이하: 보물)은 어느 날 장사의 나라에 나타난 기이한 보물로부터 시작되는 이야기입니다. PC들 모두 이 보물과 연관이 있고, 이로 인해 벌어진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한 자리에 모이게 됩니다. PC의 구성은 다음과 같아요.

 

PC1 : 은둔자, 장사의 나라에서 만난 아니타 소냔드라는 소녀를 위해 마법의 팔찌를 선물했다.
PC2 : 여행자, 흑점의 날에 잃어버린 연인을 찾아 이곳저곳을 헤매이다 장사의 나라에 들렀다.
PC3 : 동자, 누나인 아니타 소냔드와 함께 살고 있다. 어느 날, 누이의 변화를 목도한다.
PC4 : 소레라(그것들), 골동품점을 운영하는 친구 헤겔에게 균열이 발생한 것을 목도한다. 


 장사의 나라에 어울리는 '보물'이라는 키워드로 시작해, 사건을 해결하려고 우당탕탕 뛰어다니는 장면은 그야말로 '소란'이라고 해도 좋을 이야기였는데요. 그렇다고 마냥 발랄한 이야기는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차갑고 쓸쓸한 이야기였어요.

 하지만 PC들이 사건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뛰어다닐 수 있다 보니 이야기의 명암과 관계없이 즐겼다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이런 걸 보면, 아무리 어두운 이야기여도 플레이어가 볕이 드는 방향으로 이야기를 바꿀 수 있으면 밝게 기억되는 것 같아요.

 PC 전원의 동기도 잘 분배된 것 같아서 좋았어요. 이 정도면 뛰어들만하다 싶은 이유를 초장부터 쥐어줘서 롤플하기가 쉽더라고요. 성도에서는 만나는 것부터 꽤 애를 먹었는데 (각자 다른 세력을 대표하다 보니ㅎㅎ) 이번에는 시나리오가 등을 밀어줘서 고속도로 타는 것처럼 쭉쭉 나가더라고요.

 다만 PC[스포:4]번의 비중은 많이 아쉬웠는데, 이야기에 뛰어들 만한 동기는 분명히 있지만 두 편의 시나리오 모두 주연으로는 세워주지 않아 제가 다 서운했다고 하네요. 덥크로 치면 철저한 PC4, 5 포지션이긴 한데, 단편이라면 모를까 최소 1편 이상의 중편이라면 뒷번호도 스포트라이트가 가긴 하잖아요? 그런데 이 번호는 2권 내내 조연이라 그게 좀 아쉬웠다고 합니다. 

 차라리 2권에서 PC[스포:1]번의 서사를 변형해서 이 PC에게 줘도 되지 않았을까 싶어요. 아무튼, 무대 위로 올려줄 방법은 많았을 텐데 말이죠. PL분이 PC에게 애정을 가지고 열심히 롤플해주신 덕분에 재미있게 풀리긴 했습니다ㅎㅎ 

 개인적으로 SSS 캠페인을 이 시나리오로 시작해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요. 1권은 사실 거의 별개의(?) 이야기이고 진짜 SSS 캠페인의 시작은 2권부터! 라는 느낌이거든요. 


 <비취빛 꿈을 꾸는 꽃의 향기에>

 


 두 번째 시나리오인 <비취꽃 꿈을 꾸는 꽃의 향기에> (이하: 꽃향기)는 서커스 흥행단의 음모로부터 시작되는 이야기입니다. 보물에 이어 서커스단!ㅋ 소재 선택 참 적절하지 않나요. 부패한 자본
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서커스를 소재로 찐한 이야기를 뽑아내는데요. 개인적으로 지금까지 해본 모노뮤 시나리오 중에서 제일 좋아하는 시나리오입니다.

 특히 미들 페이즈의 활용이 좋았던 시나리오였어요. 특별한 기믹이 있었던 건 아니지만 (오히려 심심할 정도로 클래식함) 플레이어가 어떤 분기를 선택하느냐에 따라서 소소하게 전개가 달라지고, 그렇게 도출된 결과를 플레이어들 나름의 해석으로 재탄생시킬 수 있는 여지가 명확하더라고요.

 예를 들면 생딸기 케이크랑 딸기 절임 케이크 중에 뭘 고를지 고민하는 상황을 주는데, 어느 쪽을 골라도 딸기 케이크라서 크게 달라지는 건 없지만, 케이크를 고르는 과정에서 플레이어들이 다양한 의미를 고려하게끔 만들고, 그 결과물을 테이블에 올리는 느낌이랄까요.

 레일로드에서는 선택지의 결과보다는 그 선택지를 고르기까지의 과정을 얼마나 의미있게 느낄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하잖아요. <꽃향기>는 플레이어가 오브젝트에 직접 의미를 붙이는 과정을 통해, 테이블마다 고유한 의미를 발굴할 수 있는 시나리오라서 좋았어요. 사실 저희 테이블에서 잘 해석한 부분도 있다고 생각하지만요ㅋ

 기믹을 떠나 이야기 자체도 클래식하고 시원시원해서 좋았습니다. 애초에 트릭이 필요없는 이야기라는 걸 처음부터 까발려놓고 플레이어의 선택과 진행 과정에 초점을 두는 게 좋았어요. 이런 시나리오는 플레이어끼리 잘 교류하는 파티여야 재미있게 돌아간다는 단점이 있지만, 저희는 무척 잘 교류하면서 멋진 플레이를 할 수 있었습니다ㅠ_ㅠ 다들 정말 감사해요.


 비정한 도시의 다정한 영웅들


 자, 그럼 이런 우당탕탕인 도시에 저희는 어떤 PC를 데려왔을까요? 도시가 달라서인지, 지난 번과는 완전히 다른 성격의 PC들로 구성되는 게 정말 흥미롭더라고요ㅎ 세계관을 소개하는 캠페인으로서는 독보적인 것 같아요. 각 권이 하나(이상의) 나라로 구성되어 있고, PL들이 그 도시의 핵심이 되는 사건들을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PC의 백그라운드를 배치해둔 점이 정말 좋습니다. ^//^ 세션을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모노톤 뮤지엄>의 세계의 일원이 되어가요.

 그렇게 만들어진 <장사의 나라>의 PC들입니다:D 자랑스러운 저희 PC들 예쁘게 지켜봐주세요:D 성도 때와 어떤 점이 다른지 살펴보시는 것도 재미있으실 거예요ㅋㅋ


 

PC1 & PC# 케이시아
은둔자 & 종자
아본

 

 지난 세션의 과묵한 여기사 시드와는 정반대되는 성격의 PC인 케이시아입니다. 무려 은둔자 & 종자인데요^//^ 저 개구져보이는 눈썹이나 스리슬쩍 올라간 입술만 봐도 쾌활하고 유머러스한 캐릭터라는 게 느껴지지 않나요? 실제로 저희 세션의 텐션이 밝게 유지되도록 도와준 PC이기도 했습니다. 🌰

 은둔자라고 하면 보통 노년의 PC를 생각하게 되는데, 보시다시피 케이시아는 어린 PC입니다. 고작 20살밖에 안된 나이에 은둔자라니ㅠ
원래 작열 사막 출신으로 도둑질을 하며 먹고 살다 <장사의 나라>에 흘러 들어왔다고 합니다. 출신은 알지만 출처는 알 수 없다는 점에서, 꽤 험한 유년기를 보냈을 것 같은 PC였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에 등장한 PC 중에서 가장 순수한 PC였던 점도 흥미로웠고요.

 백스토리만 보면 케이시아가 가장 험난했다는 느낌이 들거든요. 한참 전에 타락했어도 이상하지 않은 PC인데, 오히려 그 반작용인지 아니면 아니타 덕분에 백화를 한 건지(?)는 몰라도 가장 밝은 PC였어요. 심지어 적동의 종(!) 소속이란 말이에요ㅎ 그런데도 이 올곧음이라니... 어둠 속의 촛불처럼 빛나는 PC였습니다.

 <장사의 나라>에서 아니타 소냔드라는 여성을 만나 도움을 받은 후로, 그녀를 주인님(!)으로 모시고 있다는 설정이기도 했는데요. 아니타가 그런 대접을 은근히 부담스러워하고, 케이시아는 개의치 않고 들이대면서 1씬부터 유쾌한 장면으로 분위기를 잡아줘서 좋았어요. 보통 1씬에서 잡힌 분위기가 끝까지 가던데 케이시아가 아니타와의 관계를 유머러스하게 해석해준 덕에 이번 세션 분위기가 유쾌하게 잡혔던 것 같아요^/^

 캐릭터성도 좋았지만 이 PC는 전투가 진짜ㅋㅋㅋ 날아다녔다고 합니다. 특히 다들 허구현출이나 분노의 일격만 주구장창 쓰고 있는 와중에 도리의 쐐기라는 신흥(!) 일탈기를 들고 와서 보스를 계속 두들겨 패는 전투가 인상적이었다고 하네요. 덕분에 보스전이 엄청 유쾌하고 즐거웠어요. 그 후 도리의 쐐기는 저희 세션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일탈기가 되었다고 합니다^^ 좋은 문화를 도입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본익점 센세( ͡° ͜ʖ ͡°) 

포트레이트 By 녹차님

PC2 & PC1 클라우
여행자 & 꼭두각시
에이미


 제 PC이자, 2권부터 시작되는 캠페인의 유일 지속 PC(!)인 클라우입니다. 흑점의 날에 잃어버린 연인을 찾아 왼쪽 땅을 배회하는 삶을 살고 있는데요. 다른 PC들은 그 캠페인에서 졸업이지만 이 PC는 4권까지 계속 여행을 한다는 설정으로 이어집니다. 아니 미친 너무... 너무 해보고 싶잖아요ㅋㅋㅋㅋ 이런 걸 어디서 경험해봐요! 그래서 뻔뻔하지만 하겠다고 덥썩 잡았습니다;;(..) 

 설정도 되게 공들여 잡았습니다. 초안을 두 개나 만들었거든요. 시체 인간이랑 꼭두각시로요. 13년 전, 연인인 엘리사를 잃고 자신도 사망했지만 엘리사를 찾겠다는 일념 하나로 기어코 살아서 시체 인간으로 움직이고 있는 설정과, 정신이 들어보니 어째서인지 인간이 아닌 꼭두각시가 되어있다는 설정을 두고 고민했습니다.

 시체 인간으로 기울다가 결국 마음을 바꿨는데... 일단 시체 인간 쪽 스킬이 썩 안 내키기도 했고(..) 캐릭터가 너무 딥해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단편이라면 모를까 장편에서 이런 울적한 캐릭터는 감당할 자신이 없어서ㅠ 조금 속없이 발랄한 느낌으로 가려고 꼭두각시를 골랐는데 결과적으로 너무너무 마음에 듭니다ㅋ 이유는 기혼석 때문이에요.

 기혼석은 사람의 영혼을 새기는 돌인데요. 살아있는 사람이 품고 있으면 그의 영혼이 돌에 새겨지게 됩니다. 꼭두각시는 이 기혼석에 새겨진 영혼을 물려받아 눈을 뜨게 되고요. 설명 듣고 나니 이거다 싶더라고요. 대형 스위치로 써먹기 딱 좋은 설정 같아서요ㅋ 나중에 빔 맞을 때는 아프기야 하겠지만^^ 그 정도 각오는 되어있습니다 하하하!

 주제에 클라우는 자기가 인간이라고 믿는 꼭두각시이기 때문에, 정말로 인간이었던 그가 꼭두각시의 몸에 들어온 것인지 / 누군가의 기혼석을 받았을 뿐이지만 그렇게 믿고 있는 것인지, 전개에 따라서 정할 수 있을 것 같아 그 부분도 좋았고요. 아무튼, 황송한 포지션이니만큼 마지막까지 잘 운용해보고 싶습니다 :D


 

PC3 & PC1 에탄 소냔드
동자
녹차파우더


 다음으로 녹차파우더님의 소년 PC인 에탄입니다! 저번에는 선량한 재봉사 소녀 크로셰를 데려와주셨는데, 이번에는 그와 정반대인 ㅅㅂ데레 소년 에탄이어라*^^* 실제로 롤플도 너무 찰지게 해주셔서 재미있었어요ㅋㅋㅋ 에탄 같은 경우에는 <장사의 나라>에서 나고 자란 토박이로, 이런 도시에서 큰 아이들은 어떤 마인드를 가지고 성장하는지 보여주는 PC이기도 해요.

 일단 세상물정에 무지하게 밝습니다. 음... 정확히는 세상물정에 질린 느낌이에요. 어린 아이인데도 천진난만한 느낌은 거의 없고 '거지 같은 세상 망하든지 말든지' 같은 포지션인데ㅋ 그래도 어린아이이긴 해서 어른들마냥 파괴적인 느낌은 아니고 반항적인 느낌이랄까요. 너희들이 그렇게 나오면 나도 걍 놀란다 하는 류의 반항ㅋ 개인적으로 넘 재미있는 해석이었습니다ㅎㅎ

 하지만 자신의 누나인 아니타 소냔드 한정으로는 무구데레가 되는 게 매력 포인트이자 찌통 포인트인데, 보통 반항기면 가족한테 제일 먼저 반항하잖아요. 그런데 에탄은 역으로 가족을 소중하게 여기고 있단 말이죠. 세상이 얼마나 험하면 그럴까 싶어서 짠했습니다ㅠ 에탄한테 이 나라는 전쟁터처럼 느껴지지 않으려나 싶어요.

 그렇기 때문에 또... <꽃향기>에서 너무 멋진 서사를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여기서는 이면의 상냥함을 보여줬거든요. 그렇다고 외강내유는 아니고, 오히려 외강내강에 가까운데 이게 진짜 너무 좋... 반항기 어린 소년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완전 어른이더라고요ㅠ 체념한 듯한 반항기는 겉모습일 뿐, 내면엔 올곧은 다정함이 가득한 아이였던 것이죠.

 휴, 이따가 후기에서 좀 얘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아무튼, <장사의 나라>에 이보다 더 어울릴 수 없다 싶을 정도로 완벽한 PC였어요. <장사의 나라>를 떠올릴 때는 에탄의 얼굴로 기억할 것 같아요.

 

 

 

PC4 & PC# 루프스
소레라 & 사냥꾼
루와즈

 

 다음으론 붉머 늑대 소레라(!)인 루프스입니다. 지난 회에서 레스테라는 우아하고 슬픈 귀족 아가씨로 활약해주셨는데, 이번에는 길거리 양애취 소레라ㅋㅋ 길거리 PC를 너무 좋아해서 병인 저인지라 루프스 설정 듣자마 호로록했다고 합니다. (제 마마마 최애랑 닮음...) 일반적으로 불리는 이름은 루프스지만, 소레라로서의 이름은 바람을 부르는 송곳니라는, 이 인디언 네이밍 아이디어도 진짜 너무 좋았어요; 소레라 컨셉과 인디언 네이밍의 조화라니 너무 잘 어울리잖아요ㅠ
 
 시나리오의 또 다른 핵심 NPC인 골동품점 주인 헤겔과 친분이 있는 설정이었는데, 이 둘의 관계도 참 좋았습니다. 힘없는 노인과 우연히 그를 구해준 어린 늑대의 우정이라니... 게임 끝입니다ㅠ 돈으로는 절대 살 수 없는 '인연'이라는 보물을 한가득 안고 있는 PC인 만큼, 어쩌면 이 도시의 안티테제가 아닌가 싶었어요.

 다른 PC들은 나름대로 싸워야 할 이유가 절박해요. [케이시아는 자신이 아니타에게 팔찌를 줬고, 에탄은 누구보다 사랑하는 누나가 이형이 될 상황이고, 클라우는 메르첼을 엘리사라고 오해했죠.] 하지만 루프스는 조금 상황이 달라요. 냉정하게 생각해보면 목숨을 걸고 싸울 이유까지는 없거든요. 이 도시에서 사람이 죽고 사는 게 뭐 그리 중요한 문제겠어요. 더군다나 루프스 같은 하류층의 인물들에게 죽음과 탄생은 숨쉬는 것만큼이나 흔한 일일 거예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루프스는 이 모든 싸움에 목숨을 걸고 뛰어듭니다. 이유는 오로지 하나, 인연을 지키기 위해서에요. 그만큼 루프스는 자신이 맺은 인연을 굉장히 소중하게 생각하는 PC입니다. 그리고 이 인연이야말로 <장사의 나라>에서 가장 값비싼 것이기도 합니다. 돈으로 살 수 없는 건 없다지만, 사람과 사람 간의 깊은 유대까지 살 수 있을까요? 루프스는 그런 가치를 상징하는 PC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리고 루프스가 이렇게 멋진 안티테제가 될 수 있었던 건, 루와즈님이
애정을 가지고 뛰어들어주신 덕이 크다고 생각해요. 만약 이 포지션을 냉담하고 비협조적인 PC가 맡았다면 지금 같은 해석은 어려웠을 것 같거든요. 어떤 점에서는 루프스야말로 이 도시의 주인공이었다는 생각도 듭니다. 멋진 이야기가 될 수 있도록 함께 호흡해주셔서 정말 감사해요ㅠ_ㅠ 



 자앙, 그럼 본격적으로 후기를 시작할 준비가 되었군요. 늘 이때가 제일 긴장되고 걱정되고 후회되는데ㅋ 언제나 그렇듯 미래의 제가 알아서 잘 해결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끝까지 열심히 써볼 테니 관심 있는 분들은 따라와 주세요^0^/

 ....뭐, 그냥 요약하면 이번에도 좀 희안한(?) 후기니까 그러려니 해달라^^;;



▼ 스포일러 포함 후기

더보기

 

본 후기는 AU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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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녹취록은 지난 봄부터 올해 겨울까지 이어진

허무로의 침몰(이하 침몰 사건)의 진상을 밝히기 위해 수차례 이어진 대담은 기록하고 있다.

문서의 내용은 기밀로 취급되며 외부로 유출될 경우 파기한다.

 

 

 

 

 


 


 

허무사학회(虚無史学会)
지난 3월부터 11월까지 발생한 침몰 사건의 진상을 규명하기 위한 협회로
왼쪽 땅에 거주하는 재봉사와 학자, 여행자들로 구성되어 있다.
침몰 사건의 진상에 대한 가감없는 기록을 위해 학회장 및 확회인에 대한 정보는 일절 공개하지 않는다.


 

 

 

 

 

 


 

 


<죄 깊은 보물은 소란에 끓는다>

 

 엘리사, 잘 지내고 있나요. 저는 오늘 장사의 나라에 들어왔어요. 들었던 대로 활기가 넘치는 곳이에요. 이 활기에 휩쓸려 나가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요. 

 이 곳은 돈만 있으면 뭐든지 살 수 있다고 해요. 사실 모르겠어요. 거짓말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진짜였으면 좋겠어요. 돈만 내면 엘리사를 다시 만날 수 있으면 좋겠어요. 그만한 돈도 없지만요.

 대신 신기한 사람, 아니 물건을 만났어요. 대장간을 지나치고 있는데, 골목의 고철 더미에서 검이 제게 말을 걸더라고요. 그리고 저를 영웅으로 만들어주시겠다고 했어요. 이 도시 어딘가에 있을 허무의 팔찌를 찾아 부수면 영웅이 된다고 해요.

 허무의 팔찌를 착용한 사람을 이형으로 만드는 아주 무서운 마도구래요. 그런 위험한 마도구가 돌아다니면 곤란하겠죠. 뭣보다 영웅이 되면 엘리사를 만날 수 있다는 것 같아요. 그럼 거절할 이유가 없잖아요?

 아참, 그분의 이름은 쿨란이라고 해요. 아주 낡은 검이에요. 하지만 마음만큼은 낡지 않았답니다. 쿨란님은 오래 전부터 허무의 팔찌를 파괴하기 위해 긴 세월을 견뎌내셨다고 해요. 제가 엘리사를 찾아헤맨 것보다 훨씬 더 긴 시간을요.

 그래서 쿨란님을 지나칠 수 없었나 봐요.

 

 

 

 

 

 

 ... 

 대신 신기한 사람, 아니 물건을 만났어요. 대장간을 지나치고 있는데, 골목의 고철 더미에서 검이 제게 말을 걸더라고요. 그리고 저를 영웅으로 만들어주시겠다고 했어요. 이 도시 어딘가에 있을 허무의 팔찌를 찾아 부수면 영웅이 된다고 해요.

...

 

 

 

 


 

 케이시아 씨는 이 도시에 와서 만난 첫 번째 친구에요. 케이시아 씨 덕분인지 몰라도, 저는 이 도시의 인상이 그리 나쁘지 않아요. 도시의 자자한 악명에 비해 케이시아 씨는 유쾌하고 다정한 사람이었거든요.

 그런 케이시아 씨도 처음에는 누군가의 호의를 받아 이 도시에 정착하게 된 것 같았어요. 경쟁이 치열한 도시인 만큼  범죄자들 사이에서도 텃세가 있대요. 그런 케이시아 씨를 돌봐준 사람이 아니타 씨였고요.

 그후, 케이시아 씨는 아니타 씨의 곁에 종자로서 일하게 되었어요. 은혜를 갚기 위해서라고는 하셨지만 사실 아니타 씨의 상태를 보고 결심한 게 아닌가 해요. 아니타 씨는 몸이 불편하셨거든요. 동생인 에탄 소냔드 씨가 계시지만, 생계도 책임져야 하는 입장이라 아니타 씨를 전담하긴 어려웠을 거예요. 케이시아 씨는 그 역할을 맡기로 했죠.

 하지만 케이시아 씨의 정성에도 불구하고 아니타 씨는 영원히 걸을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진단을 받았어요. 끔찍한 일이었을 거에요. 케이시아 씨 에게도, 아니타 씨와 에탄 씨에게도요. 그리고 아니타 씨를 위로할 방법을 찾던 도중, 케이시아 씨는 헤겔 씨에게 그 팔찌를 받게 되었어요. 그게 사건의 발단이 됐죠.

 놀랍게도 아니타 씨는 팔찌를 받은 직후 걷기 시작했어요. 처음엔 다들 기뻐했다고 해요. 하지만 머지않아 이형화가 시작됐죠. 이형이 되지 않고는 걸을 수도 없을 만큼, 아니타 씨의 상태는 심각했던 걸까요.

 하지만 케이시아 씨는 좌절하지 않고 아니타 씨를 지키기 위해 누구보다 열심히 노력했어요. 자기 자신도 팔찌를 껴본 바람에 점점 균열에 침식되는 상황이었는데도, 아랑곳하지 않고 아니타 씨를 구할 방법을 찾아 뛰어다녔어요. 그런 급박한 와중에도 미소를 잃지 않았던 케이시아 씨는 정말 훌륭한 방직공이었어요.

 이 범죄로 얼룩진 도시를 유쾌하게 기억할 수 있는 것도, 지금 이렇게 무사히 편지를 쓸 수 있게 된 것도 다 케이시아 씨 덕분이에요. 언젠가 케이시아 씨를 소개해주고 싶어요, 엘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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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놀랍게도 아니타 씨는 팔찌를 받은 직후 걷기 시작했어요. 처음엔 다들 기뻐했다고 해요. 하지만 머지않아 이형화가 시작됐죠. 이형이 되지 않고는 걸을 수도 없을 만큼, 아니타 씨의 상태는 심각했던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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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탄 씨는 멋진 사람이에요. 아마 에탄 씨가 없었더라면 이번 일도 해결할 수 없었을 거예요. 에탄 씨는 누구보다 아니타 씨를 사랑하는 동생이었거든요. 

 아니타 씨의 상태가 이상한 것을 눈치챈 에탄 씨는, 헤겔 씨에게 팔찌를 준 여행자를 찾아갔어요. 마침 팔찌를 찾고 있던 루프스 씨와 함께요. 그리고 균열에 시달리는 여행자를 보고 확실히 알게됐죠.그 팔찌가 아니타 씨를 망가뜨리고 있다는 걸요.

 그리고 이어진 싸움에서, 에탄 씨는 이형화를 불사했어요. 아무리 방직공이라고 해도 징조를 받아내는 게 쉬운 사람은 없어요. 에탄 씨도 분명히 두려웠을 거예요. 하지만 자신의 몸이 변하는 것보다, 아니타 씨를 잃는 게 더 두려웠던 거겠죠. 짐승으로 변해가는 와중에도 인간의 눈빛을 잃지 않았던 에탄 씨를 기억해요.

 아니타 씨가 시시각각 이형으로 변해가는 와중에도 에탄 씨는 꿋꿋이 싸웠어요. 조금도 흔들리지 않았죠. 마지막까지 아니타 씨를 구하기 위해서 온 힘을 다해 싸웠어요. 정말 감탄할 정도의 패기였답니다. 저라면 엘리사의 안위가 걱정돼서 안절부절못했을 텐데 말이에요.
 
 아이들조차 쉽게 부패하는 이 도시에서도, 에탄 씨는 썩은 내가 나지 않았어요. 날 때부터 강철이라 부패할 래야 부패할 수가 없는 사람이었던 거죠. 어리지만 어리지 않고, 약하지만 전혀 약하지 않았어요.

 이 도시에서 만난 사람 중 에탄 씨를 가장 존경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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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니타 씨가 시시각각 이형으로 변해가는 와중에도 에탄 씨는 꿋꿋이 싸웠어요. 조금도 흔들리지 않았죠. 마지막까지 아니타 씨를 구하기 위해서 온 힘을 다해 싸웠어요. 정말 감탄할 정도의 패기였답니다. 저라면 엘리사의 안위가 걱정돼서 안절부절못했을 텐데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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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니타 씨의 상태가 이상한 것을 눈치챈 에탄 씨는, 헤겔 씨에게 팔찌를 준 여행자를 찾아갔어요. 마침 팔찌를 찾고 있던 루프스 씨와 함께요. 그리고 균열에 시달리는 여행자를 보고 확실히 알게 됐죠. 그 팔찌가 아니타 씨를 망가뜨리고 있다는 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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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지막으로 소개할 루프스 씨는 <바람을 부르는 송곳니>라는 이름을 가진 소레라에요. 이름처럼 정말 멋진 분이랍니다.
 
 늘 화가 난 것처럼 이빨을 드러내고 다니는데, 무섭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더라고요. 오히려 굉장히 다정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약한 사람들이 다칠까 봐 대신 싸우려 드는 느낌이었거든요. 

 루프스 씨는 헤겔 씨의 친구래요. 헤겔 씨가 길거리에서 시비를 당하던 걸 도와준 후로 절친한 사이가 되었다고 해요. 특별하다면 특별한 관계지만, 루프스 씨가 헤겔 씨를 생각하는 마음은 그 이상이었어요. 헤겔 씨에게 문제가 생기자마자 앞뒤 보지 않고 뛰어들어서 해결하려고 할 정도로요. 루프스 씨의 의리는 정말 대단하답니다. 그리고 그건 이 도시에서 가장 귀한 것이기도 해요.

(허무의 팔찌가 아니었다면 루프스 씨도 만나지 못했을 거라고 생각하니, 이제사 팔찌에게 조금 고맙긴 하네요!)

 늑대는 고독하다고들 하지만 루프스 씨를 보면 틀린 말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제가 이 도시에서 지내면서 본 루프스 씨는 그 누구보다 많은 사람들과 끈끈하게 맺어진 분이었거든요. 앞으로도 루프스 씨의 행운을 빌어요. 

 참, 마을에서 나오기 전에 루프스 씨에게 용고기 육포라는 걸 받았는데 맛을 느끼지 못했지만 결이 거칠고 쫄깃해 보여서 좋았어요. 육포를 볼 때마다 루프스 씨를 떠올릴 것 같아요.

 아니, 이상하게 오해하지는 말아줘요. 그런 뜻이 아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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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루프스 씨는 헤겔 씨의 친구래요. 헤겔 씨가 길거리에서 시비를 당하던 걸 도와준 후로 절친한 사이가 되었다고 해요. 특별하다면 특별한 관계지만, 루프스 씨가 헤겔 씨를 생각하는 마음은 그 이상이었어요. 헤겔 씨에게 문제가 생기자마자 앞뒤 보지 않고 뛰어들어서 해결하려고 할 정도로요. 루프스 씨의 의리는 정말 대단하답니다. 그리고 그건 이 도시에서 가장 귀한 것이기도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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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취빛 꿈을 꾸는 꽃의 향기에>

 

 엘리사의 흔적을 찾아 장사의 나라에서 좀 더 조사를 하고 있었을 때였어요. 놀랍게도 저는 거기에서 '엘리사'를 만났어요. 처음 봤을 때는 깜짝 놀라서 정말 엘리사라고 생각했죠. 하지만 아니었어요. 그분은 메르첼이라는 건넘이였어요.

메르첼 씨는 말했어요. 엘리사가 자신의 유일한 친구였다고요. 그래서 엘리사씨의 모습을 흉내내어 살아가고 있다고요. 메르첼 씨는 좋았던 시절의 추억을, 엘리사의 모습으로 기억하고 있는 것 같았어요. 저와 마찬가지로요. 우연이라지만 이런 곳에서 메르첼과 똑같이 생긴, 메르첼의 친구를 만나다니 정말 놀라웠어요. 

 하지만 메르첼 씨는 점점 시들어가고 있었어요. 삶의 마침표에 도달한 메르첼 씨의 소원은 하나였어요. 언젠가 엘리사와 함께 본 꽃이 피는 언덕을 다시 한 번 보고 싶다고요. 


 저희는 메르첼의 소원을 들어주기로 했어요. 엘리사의 친구라니, 그냥 내버려둘 순 없잖아요? 그게 이별의 순간이 될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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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르첼 씨는 말했어요. 엘리사가 자신의 유일한 친구였다고요. 그래서 메르첼 씨의 모습을 흉내내어 살아가고 있다고요. 메르첼 씨는 좋았던 시절의 추억을, 엘리사의 모습으로 기억하고 있는 것 같았어요. 저와 마찬가지로요. 우연이라지만 이런 곳에서 메르첼과 똑같이 생긴, 메르첼의 친구를 만나다니 정말 놀라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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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이번에 가장 힘들었던 사람은 루프스 씨였을 거예요. 메르첼을 감금하고 있었던 흥행단에서 루프스 씨의 친구인 카토르 씨를 다음 주역으로 납치했거든요. 소중한 친구가 두 번이나 연속으로 위험에 빠졌으니 낙담할 만한 일이잖아요.

 날카로운 이빨을 가진 루프스 씨와 달리, 카토르 씨는 작고 연약한 소레라였어요. 저는 나중에서야 카토르 씨의 모습을 보았는데 정말 안쓰러울 정도로 조그맣더라고요. 새장에 가두기만 해도 자력으로는 탈출할 수 없을 만큼무해한 소레라였다고요. 그런 카토르 씨를 납치하다니 저라도 화가 났을 거예요.


 하지만 이번에도 루프스 씨는 용감했어요. 카토르 씨를 지키기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았어요. 카토르 씨가 붙잡혀 있는 상황이라 마음이 편치만은 않았을 텐데도 내색하지 않고 저희와 함께 방법을 찾아다녔죠. 덕분에 메르첼 씨의 일도 해결할 수 있었어요.

생각해보면 루프스 씨에게는 내내 신세만 졌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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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날카로운 이빨을 가진 루프스 씨와 달리, 카토르 씨는 작고 연약한 소레라였어요. 저는 나중에서야 카토르 씨의 모습을 보았는데 정말 안쓰러울 정도로 조그맣더라고요. 새장에 가두기만 해도 자력으로는 탈출할 수 없을 만큼 무해한 소레라였다고요. 그런 카토르 씨를 납치하다니 저라도 화가 났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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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르첼 씨의 이야기는 가슴이 아팠어요. 하지만 마지막 순간에 에탄 씨가 함께 있어줘서 다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에탄 씨는 마지막까지 메르첼 씨를 꽉 붙잡아줬어요. 덕분에 메르첼 씨는 행복한 마지막을 보낼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사실 에탄 씨가 메르첼 씨를 위해 그렇게까지 노력해줄 줄은 몰랐어요. 에탄 씨가 나쁘다기 보다, 에탄 씨라면 냉정하게 대할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건넘이인 메르첼 씨를 구할 방법이 없다는 걸 알자마자 바로 메르첼과의 이별을 준비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어요.

 어쩌면 저는 에탄 씨에 대해 아직 잘 모르나봐요. 에탄 씨가 어떤 과거를 거쳐 왔는지, 어떤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는 지에 대해서요. 언젠가 다시 에탄 씨를 만나면 좀 더 깊은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어요.

 살아가는 방식을 물어보고 싶은 사람이 생긴다는 건 축복인 것 같아요, 엘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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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에탄 씨가 메르첼 씨를 위해 그렇게까지 노력해줄 줄은 몰랐어요. 에탄 씨가 나쁘다기 보다, 에탄 씨라면 냉정하게 대할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건넘이인 메르첼 씨를 구할 방법이 없다는 걸 알자마자 바로 메르첼과의 이별을 준비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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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연인지 모르겠지만 마침 케이시아 씨도 적동의 종으로부터 흥행단의 이형 현황을 조사하라는 명령을 받았더라고요. 덕분에 케이시아 씨의 도움을 받아 일을 무사히 해결할 수 있었어요. 케이시아 씨가 적동의 종보다 저희와의 의리를 우선해준 덕분이었죠.

 사실 메르첼 씨를 위해 꽃을 피우는 일까지 케이시아 씨가 도와줄 이유는 없었어요. 케이시아 씨의 입장에선 오히려 메르첼을 적동의 종에 데려가고 싶었을 거예요. 그걸로 흥행단을 고발할 수 있었을 테니까요. 

 하지만 메르첼 씨의 생명이 얼마 남지 않은 것, 그리고 마지막으로 꽃밭을 보고 싶어한다는 걸 케이시아 씨도 이해해줬어요. 케이시아 씨가 양보해준 덕분에 메르첼 씨에게 그 광경을 보여줄 수 있었던 거예요. 정말 감사할 일이죠.

 지금 생각해 보면, 아니타 씨의 일을 도와준 것에 대한 감사가 아니었나 싶어요. 장사의 나라는 무정한 곳이라고들 하지만, 제겐 그 어느 나라보다 따뜻한 곳으로 기억되요. 장사의 나라의 첫인상과 끝인상, 그 모든 곳에 케이시아 씨가 있기 때문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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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메르첼 씨를 위해 꽃을 피우는 일까지 케이시아 씨가 도와줄 이유는 없었어요. 케이시아 씨의 입장에선 오히려 메르첼을 적동의 종에 데려가고 싶었을 거예요. 그걸로 흥행단을 고발할 수 있었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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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회 예고

 

 

 투어는 이제 시작일 뿐


 예전부터 불사자 시점의 캐릭터를 이용한 역사 추리물(?)을 써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어요. 지난 화 후기는 본격적으로 이걸 쓰기 직전에 써본 테스트였는데 쓰다 보니 재미있어서 힘이 많이 들어간(..) 결과물이었다면, 이쪽이 본편이 되겠습니다. 남은 2편의 후기까지 연이어서 하나의 이야기를 만들어 보고 싶어요. 재미있게 읽어주신다면 좋겠습니다/ㅅ/ 뭔가 다른 후기랑은 다르게 정말 연재물을 쓰는 느낌이라 긴장도 되고 그렇네요ㅋㅋ 완성만 하면 기념할 후기가 될 거예요... 완성하자 꼭^^... 

 실제 세션은 거의 막바지를 향해 다가가고 있는 모노뮤 캠페인입니다만, 후기는 이제 본 궤도에 올랐으니까요^^)9 너무 늦어지지 않게 전달해드리고 싶습니다. SSS 캠페인에 관심이 있는 분들께도 잘 읽히는 후기가 됐으면 좋겠다... 는 욕심까지 있지만 그건 어떨지 모르겠네요ㅎㅎ 여튼 마지막까지 재미있게 써보려고요. 잘 부탁드립니다 :D


 이 편지는 엥미로부터 시작되었으며


 광어님 : 2권 마스터링 고생하셨어요ㅋㅋ 덕분에 재미있게 즐겼습니다:D 그만큼 모노뮤 후기는 더 공들여서 쓰고 있으니 노고에 조금이나마 보답이 되셨으면 좋겠고ㅠ0ㅠ 이때 쿨란 롤플을 오프로 못본 게 진짜 아쉽긴 하더라고요. 대사 하나하나 너무나 광어님 스타일인 것을ㅎㅎ; 그래도 세션하는 동안 한 번 정도는 직접 볼 기회가 있겠죠?ㅠ 개인적으로 조금 더 귀염성이 가미된 비사이드 같아서 애정과 분노를 동시에 느끼고 있고요ㅋ 빔은 뭐... 네... 각오하고 있습니다. 애초에 이런 PC 골랐을 때 각오한 거겠짘ㅋㅋ 힘내라 미래의 에이미!^^ 아무튼, 4권 중에서 벌써 2권이나 왔어요! 처음엔 길어서 이걸 언제 하나 싶었는데 하게 되는 것도 신기하고ㅋ 반 정도 남았다니 아쉽기도 하고 그렇습니다ㅠㅠ 마지막까지 가이드 잘 부탁드려요! XD 

 아본님 : 성도의 시드를 생각하면 아직도 가슴이 애린데ㅠ 이번에 정반대의 유쾌상쾌도토리한 케이시아로 활약해주셔서 지난 세션의 슬픔(?)이 조금 낫는 느낌입니다^0^ 돌아보면 이야기의 핵심보다 서포트로 활약하는 PC라서 개별씬 챙기기도 어렵고, 이야기에 몰입하기도 어려우시지 않았을까 싶은데, 본인 씬에서는 딱 포인트를 잡아서 스포트라이트를 땡겨주시고, 서포트도 충실하게 해주셔서 세션이 재미있게 잘 흘러간 것 같아요. 사실 두 이야기 모두 음습하고 쓸쓸한 이야기였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사의 나라를 유쾌한 곳으로 기억할 수 있었던 건 케이시아가 있었기 때문이 아닌가 싶더라고요ㅎㅎ 한 발 물러서서 이 도시의 분위기를 전체적으로 잡아주셔서 감사합니다. 덕분에 더 즐거운 여행이 되었어요:D 마지막까지 잘 부탁 드립니다!><

 

 녹차파우더님 : 늘 건강하고 긍정적인 PC만 보다가(?) 처음으로 빠그라진 녹차님의 소년 PC를 만날 수 있어서 좋았던 세션이었어요^0^)/ (결국 그 소년조차 강철멘탈의 태양 속성 PC였던 거 같지만(??)) 녹차님답게 자신의 정의에 충실하면서도, 캐릭터성은 확실한 PC라서 너무 좋았습니다, 에탄...ㅠㅠ 에탄이 그 역할을 맡았기 때문에 그 이야기가 마냥 슬픈 이야기는 아니게 되었던 것 같아요. 뭔가 세션을 돌아봤을 때 찝찝하거나 아쉬운 느낌이 없더라고요.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걸 다 했고, 이런 결말이 슬프기 보다는 축복하고 싶어지는 느낌이라서 좋았습니다. 파도가 겁나 휘몰아치는데, 선장이 에탄이라서 무사히 햇살을 맞이하게 된 느낌이랄지ㅎㅎ 녹차님이 핵심 PC를 맡으시면 세션이 이런 방향으로 흘러가서 좋아요/ㅅ/ 계시는 것만으로도 든든하다고 느낍니다. 그런 의미에서 마지막 세션까지도 잘 부탁 드린다고요><

 

 루와즈님 : 루프스로 와주신 루와즈님...(RHYME) 루프스 조형하실 때부터 애정이 듬뿍 담기신 게 보여서 저도 덩달아 신이 났는데 (PC도 너무 취향이기도 하고요ㅋㅋ < 수인 환장맨) 시나리오에서 너무 비중을 안줘서 제가 다 삐졌다고 합니다... 물론 그 와중에도 알아서 NPC들이랑 제일 착착 잘 감겨주셔서 이야기가 진행되는 데에 큰 도움을 주셨지만요ㅠㅠㅠ 티알은 루와즈님처럼 해야 한다고 늘 생각하고 있습니다(?) NPC도 PC도 모두 예뻐해주시고, 이야기도 사랑해주시는 루와즈님 덕분에 저도 이 캠페인에 더 몰입할 수 있는 것 같아요ㅠㅠ 늘 감사드려요/ㅅ// 게다가 루프스 이번에 전투에서도 넘 활약해줘서ㅋㅋ 진짜 안팎으로 든든했어요. 캐릭터 빌딩만이 아니라, 전투 데이터 빌딩도 늘 섬세하게 함께 고려하시는 거 보면서 배웁니다ㅎㅎ 마지막까지 함께 좋은 이야기 만들어봤으면 좋겠어요/ㅅ/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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