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플레이 후기/인세인

키사라기역

by 에이밍 2018. 5. 6.

키사라기역

: 인세인

 

마스터

역설님 (@paradoxcho)


플레이어

에이미 (@ehrtlr)

아본님 (@eggpower_abon)

루루팡님 (@wishpotion)

녹차파우더님 (@melisi012)



 

 있잖아. 난 가끔 내가 이방인 같다는 생각이 들어.

 여긴 내가 있을 곳이 아닌데 돌아갈 곳을 찾지 못해 머물고 있는 기분이 든다고.

 

 어쩌면... 정말 그럴지도 모르지만 말이야.


 만약 그렇다면 나는 어디서 온 걸까?

 적어도 여기보단 나은 곳이겠지?


 ...어디라도 여기보단 낫겠지.




 키사라기역... 정말 궁금했습니다! 진짜! 마지! 디오다디장에 궁금한 시나리오 엄청 많지만 그 중에서도 키사라기역은 꽤 상위권이었습니다. 이제 주홍색 연구랑 가족의 초상, 금주법만 하면 대충 클리어(?? 마찬가지로 이번 세션 역시 인세인의 산증인(?) 역설님이 맡아서 마스터링해주셨습니다!ㅎㅎ 구룡열이 전세계를 배경으로 했다면 이번엔 일본의 한적한 지하철역을 배경으로 한 시나리오였네요. 뭔가 이런 낙차 좋아^0^*


 그리하여 바로 캐릭터 메이킹부터 시작했습니다! 구룡열 때는 책임감 넘치는 의사느님 플레이를 해서 그런지 왠지 키사라기 역에서는 반항심 넘치는 중2병 고등학생(??을 하고 싶더라고요. 그 결과 좀 염세적인 성격의 남자 고등학생 아즈마 하즈키 군이 완성되었고... 프리터이자 오덕인(? 루루팡님의 요시다 야마토, 구룡열에서 플레이하신 캐릭터와 가족이라는 컨셉으로 만드신 녹차파우더님의 코바야시 사키, 자칭 오컬트녀인 아본님의 다이코쿠지 레이라와 함께 키사라기역에 입성하게 되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THIS IS THE 인세인 같은 느낌의 시나리오였습니다. 정말 인세인이라는 룰이 가진 매력을 100% 보여주는 시나리오였어요. 일단 '호러'라는 장르에 매우 충실합니다. 어느 날 갑자기 처음 보는 역에 멈춰 떠나지 않는 지하철. 그리고 어디선가 들려오기 시작하는 소리... 여기에 저마다의 비밀을 감춘 PC까지. 재미가 없을래야 없을 수가 없는 구성 아닙니까? 이런 구성을 만든 것 자체가 대단하다고 생각했고 크툴루 같은 다른 룰이 아닌 '인세인'으로 했을 때 재미가 배가 되는 시나리오라는 점에서도 무척 마음에 들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인세인의 매력은 핸드아웃 시스템이라고 생각하는데, 이 시스템의 매력을 살리려면 제일 중요한 건 '뒤집고 싶은 핸드아웃을 만든다'라고 생각하거든요. 뒤에 비밀이 있는 이상 왠만하면 다 뒤집어보고 싶긴 한데 그래도 앗, 이건 정말 궁금하다! 싶은 핸드아웃은 또 따로 있거든요. 그런 핸드아웃이 사이클당 하나씩만 나와줘도 좋은 구성이다... 라고 생각하는데 놀랍게도 이 시나리오는 나오는 모든 핸드아웃의 뒷면이 다 미치도록 궁금합니다ㅋㅋㅋㅋ 특히 처음에 그 3장 공개되었을 땐 약간 혼란스러울 정도로 다 궁금했어요! 이후 전개도 백퍼 이런 구성이겠다 싶어서 속으로 시작부터 약간 흥분했었네요ㅠ 


 뒤집고 싶은 핸드아웃이 무엇일까? 그 모범 답안이 될 만한 시나리오가 이 키사라기역이 아닌가 싶습니다. 일단 핸드아웃의 앞면에서 제시하는 단서가 플레이어의 현재 상태와 밀접하게 연관이 될수록 좋다고 생각하는데, 처음 공개되는 3장은 현재 상태와 밀접하게 연관이 되어있을 뿐 아니라 이걸 뒤집어서 생기는 결과 또한 플레이어에게 유의미할 것으로 예상이 되는 점이 무척 좋았습니다. 이후 나오는 핸드아웃들도 대부분 이런 조건을 갖추고 있었는데 처음 3장이... 제겐 무척 강력했네요ㅠㅠ


 그리고 이후 조금씩 드러나기 시작한 사건의 진상. 정말 정석적인 일본 호러물의 공식을 착실하게 따라가면서 [해결책도 함께 제시하는 시나리오라서 좋았습니다ㅎ 플레이어들이 정보를 잘 모아서 머리를 함께 굴리면 해결책을 찾을 수 있게끔 디자인되어있는 부분이 좋았네요. (해결책이 있다는 것 자체가 스포일 수 있어서 닫습니다. '_^)] 호러물이지만 플레이어의 노력이 허사가 되지 않는 부분이 좋았고, 그 과정도 퍼즐적인 테이스트를 가지고 있어서 좋았습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좀 더 초반부터 협력캐로 갈 걸ㅠ (?


 사실 이번 시나리오는 처음에 PC 사명을 받았을 때 미리 만들어둔 캐릭터랑 싱크로가 되면서 너무 마음에 드는 부분이 있었던 지라(?) 나름 내적으로 완성된 서사를 가지고 진행했는데 오히려 그게 플레이하면서 조금 방해가 되었던 것 같기도 하고 뒤에 가서 작은 반전과 함께 상상하지 못한 장면으로 승화되기도 해서(?) 좋기도 했습니다ㅎ 그 반전... 정말 그 반전... 크, 크윽!ㅋㅋㅋㅋㅋㅋ


 아무튼, 지금까지 해본 인세인 시나리오만 해도 배경이나 설정이 참 다양한데 제 편견 때문인지는 몰라도 이런 일본 괴담식 호러가 인세인과는 궁합이 제일 좋은 것 같아요. 배경 도입 단계부터 사락하고 몰입이 되는 느낌? 배경이 현대라서 몰입하기 좋은 것도 있지만 일상 곳곳에 스며 들어있는 파편화된 공포를 표현하기엔 핸드아웃 시스템만큼 좋은 게 없다 싶어요. (아직까지는) 어느 날 일상에 생겨난 균열(핸드아웃)을 파헤치는 과정에서 진실(비밀)과 마주하게 되는 느낌이랄까. 그런 점에서 키사라기역은 정말 인세인 친화적인 시나리오라고 생각합니다.


 시나리오 자체도 정석적인 호러라서 좋았지만, 그 외에 자잘한 기믹도 재미있었어요. 해보신 분들은 아실 그 [인터넷 씬표(?)]라든가 세션 전체를 장악하며 [조금씩 커지는 북소리] 같은 것들이 안그래도 흘러 넘치는 리얼리티(?)를 구체화하는데 도움을 주었던 것 같아요. 생각해보면 저 두가지 요소 덕분에 시나리오가 더 현실적으로 느껴진 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ㅎㅎ (끊임없이 [입으로 북소리를 내주시는] 역설님은 덤ㅋㅋㅋㅋ!)


 키사라기역 자체가 매력적인 호러 소재라서 어떻게 살려낼지 궁금했는데, 마치 한 편의 일본 호러 영화를 보는 것 같은 구성이었고 그 와중에 PC들 간의 관계가 얽히면서 부차적인 드라마가 생기는 것도 너무 좋았고요. 개인적으로 마지막에 [지하철에서 각자 갈 길을 묵묵히 가는 그 장면도] 너무나 좋았습니다ㅠㅠ 짧은 악몽을 꾼 것 같은 기분이었네요.


 그렇습니다. THIS IS THE 인세인입니다. 일본에서 태어난 호러 룰인 인세인이 가진 잠재력을 실컷 맛볼 수 있는 일본식 현대 괴담 시나리오예요. 디오다디장에 다른 좋은 시나리오도 많지만 키사라기역을 하지 않는 건 손해라고 생각합니다ㅠㅠ 기회가 있으실 때 꼭 맛보셨으면 좋겠어요. 저는 아주 만족한 시나리오였습니다ㅎㅎ


 이하는 스포를 포함한 내용을 좀 쓸 예정이라 미리 러브레터를 씁니다..!


 마스터링 맡아주신 역설님! 감사합니다! 역역최! ㅠ0ㅠ 키사라기역은 많이 안해보셨다고 해서 도짓코한 역설님을 볼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아니었잖아욧(?!ㅋㅋㅋㅋ 입으로 하신 그 연출(?)과 지옥의 밑바닥으로 저희를 유혹하시는 눈빛 모두 잘 보았고 @_@ 다행히 잘 안내해주셔서 무사히 좋은 엔딩을 볼 수 있었던 것 같아요ㅎㅎ 엔딩 연출도 너무 마음에 들었고... 오프닝/엔딩 연출 장인 역설님8ㅅ8 밑에도 써두겠지만 이번엔 좀 협력형이 아닌 고독한 늑대 캐릭터를 하고 싶었는데(?) 어떤 부분은 좀 트롤스럽기도 했던 것 같아서 죄송하기도 하고 ㅠ0ㅠ 왜 맨날 역설님 세션하면 죄송한가 몰라 흑흑 ㅠ0ㅠ 아무튼 또 저 혼자만의 죄송함일 수도 있지만 막힘없이 잘 안내해주셔서 재미있게 즐길 수 있었습니다ㅠㅠ 다시 한 번 넘 감사드리고 다음엔 꼭 자신 없는 세션 하셔서 도짓코한 역설님 보여주세요(? 다음 세션도 잘 부탁드립니다! ^//^


 Rule루팡님 흑흑ㅠㅠ 사실상 오늘 사건을 거의 해결해주신 루루팡님(?) 사실 루루팡님 안계셨으면 저는 또 우주선 프린키피움(으 그런 제 악몽이 있습죠ㅠ) 플레이를 했을 것 같다는 느낌이 뒤늦게 듭니다ㅠㅠㅠ 난 대체...?! 하지만 순간 순간의 기지와 오랜 고민 끝에 해결책도 알아내고 멋진 결말까지 끌어주셔서 진짜 넘 감사했고요 ㅠ0ㅠ 마지막에 광기 카드가 그렇게 나온 거 너무 충격적이었습니닼ㅋㅋㅋㅋ 간접적으로 들은 나도 충격적인데 루루팡님 본인은 얼마나 충격적이고 즐거우셨을까?! 거기서 또 그렇게 사용하신 것도 너무나 플레이어적으로 천재적이었고ㅠㅠㅠ... 흑흑... 존경합니다ㅠㅠ 저랑... 디오다디장 최고 난이도라는 주홍색 연구 안하실래요 (부끄 /ㅅ// 어떤 고난이든 뚫고 쓸어갈 것 같은 루루팡님! 키사라기역도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또 인세인 세션으로 다시 뵙길 바랄게요*^*


 녹차파우더님 이번에도 믿플이었고 덕분에 무사히 해피 엔딩을 본 것 같습니다!ㅎㅎ 이상하게 전 호러물 할 때는 녹차파우더님한테 괜히 의지가 돼요. (속지마 어둠문 잭의 알맹이야(?? 이번에도 호러물에 필요한 상식인 역할을 맡아주셔서 플레이어적으로 믿고 의지할 수 있었어요ㅎㅎ 정작 제 캐릭터는 고독을 씹으며 또 하나의 수수께끼인 척 하고 다녔지만(? 저희 중에 유일하게 구룡열 세션과 연계해서 캐릭터를 잡으셨는데 두 캐릭터 모두 성별도 성향도 다르긴 하지만 간간히 느껴지는 녹차님 알맹이 타이밍에 혼자 즐거워하고 있었고ㅎㅎ (뭔가 할리우드 영화 속 녹차님과 현실 속 녹차님을 번갈아 본 느낌?!) 덕분에 마지막까지 잘 플레이할 수 있었습니다. 헤헿... 감사드리고^0^ 다음에 또 기회되면 함께 인세인 플레이해요!ㅎㅎ 주홍색 연구 어떠신지? ^--^ (??


 이번에 뒤통수를 거하게 쳐주신 아본님(? 아니, 사실 제가 스위치 만들고 제가 밟은 거긴 한데 ㅠㅠ 흑흑 ㅠ0ㅠ 그래도 그렇지 흑흑 ㅠㅠㅠ 진짜 그런! 그런 전개일 줄은!ㅋㅋㅋㅋㅋㅋ 아아 아즈마는 모든 걸 잊고 이제 중2병에서 벗어나 평범한 남고딩이 될 것입니다. 혼모노를 봤기 때문이죠 크흑..! 캐메 먼저 하고 사명을 받으셔서 오히려 의도치 않은 부정합으로 정말 무섭고 매력적인 캐릭터가 만들어진 것 같고요ㅎㅎ 덕분에 마지막 에필로그가 여운 + 충격 + 개그 3박자로 함께 물들지 않았나 싶습니다!ㅋㅋ 안 그래도 즐거웠던 세션이 덕분에 더 재미있었던 것 같아요ㅎㅎ 다음엔... 다음엔 속지 않겠습니다 크흡! 그런 의미에서 다음에 주홍색 연구 하시는 게 어떨까요^0^(??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헤헷><


 재미있었습니다. 하지만 제 이야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어ㅠㅠㅠ


 

 

'플레이 후기 > 인세인' 카테고리의 다른 글

별무리  (0) 2018.05.27
빌라 디오다티의 괴담 모임  (0) 2018.05.23
구룡열  (0) 2018.04.22
한밤 중의 동창회  (0) 2017.06.04
스케이프고트  (0) 2017.06.03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