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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 후기/인세인

파도를 거스르며

by 에이밍 2017. 2. 4.

날짜 2017. 01. 14. 土
GM 큣 (@cue_t2) -
PC1 라무 (@incabinet) 김삯희
PC2 에이미 (@ehrtlr) 민주하
PC3 더스크 (@Dusksorrow) 김도한
PC4 광어 (@Thousandillutio) 조리사

 

 심유영(NPC)이 죽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좋은 녀석이었는데. 성형외과 의사로 일하고 있는 민주하(에이미)는 심유영의 친구인 김도한(더스크님)과 김삯희(라무님), 그리고 외견상 나이를 분간하기 어려운 조리사(광어님)와 함께 심유영의 장례를 위해 그의 고향으로 내려간다. 장소는 바닷가 근처의 어촌. 심유영의 장례를 위해 술을 나누는 시간이 깊어지면서, 이들은 마을에 도사리는 이상한 분위기를 감지하게 되는데.

 

 

 더슼갓의 김도한 연기 듣고와라 (https://twitter.com/Dusksorrow/status/827498592176738304)

 

 큣님의 오리지널 시나리오는 긴 그림자 이후로 두번째고, 전작을 무척 인상적으로 했기 때문에 이번 세션도 아주 기대가 되었습니다. 그 기대는 완벽하게 채워졌고요. 전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ㅎㅎㅎㅎㅎ 세션 하면서 이렇게 충격 -> 폭소 -> 충격 -> 폭소 루트가 반복된 건 처음이었습니다.(..)

 

 이하 내용은 전부 스포일러 포함이니 플레이 예정이신 분들은 감안해주세요! (스포 없이 쓰려고 했지만 불가능ㅋㅋㅋㅋㅋㅋ)

 

 

 그래요.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까요. 아마 이 모든 건 제가 심유영이 꼭 심영처럼 들린다고 한 순간부터 시작된 것 같습니다. 당연히 큣님은 그런 뉘앙스가 될 거라고 예상하지 못하고 이름을 지으셨(..) 어쨌든 모두가 빵 터진 가운데 라무님이 '우리 아버지 야인시대 덕후이심ㅇㅇ 특히 시라소니 순정 덕후...' 라고 하시는 바람에 야인시대풍(?)으로 세션이 진행되고 말았습니다. 

 

 그 테이프를 본격적으로 끊은 건 더슼갓이셨는데, 캐릭터 이름을 '김도한'이라고 지으신 것을 시작으로, 플레이 내내 김두한 연기를 펼치면서 안그래도 B급 호러물스러운 시나리오를 더더욱 B급으로 만드는 창조적 플레이를 보여주셨습니닼ㅋㅋㅋㅋㅋㅋ 위에 링크 올려 둔 연기톤으로 플레이 내내 진행하셨어욬ㅋㅋㅋㅋㅋㅋ (심지어 캐릭터도 김두한이랑 비슷하게 그리신ㅋㅋ) 하지만 24짤 대학생이라는 설정(?)이 있었고, 이는 세션 마지막에 또 다른 방향으로 풀리게 됩니다.(..)

 

 라무님이 플레이하신 김삯희군은 유일하게 이 어촌 마을 출신으로, 심유영과는 고향 친구라는 설정이었습니다. 무려 부농(..)이라는 설정. 맛이 간 플레이어들 사이에서 그나마 제일 정상이었고, 쇼크 판정이 있는 단서를 많이 얻지 못하셔서 마지막까지 멘탈도 건사한 캐릭터였습니다... 만 인세인 특성상 단서를 많이 얻지 못하면 플레이가 지루해지는 부분이 있어서 이번 플레이는 좀 심심하지 않으셨을까 하는 걱정이 있었네요ㅠㅠ 나중에 다들 진상 알고 뒤집어질 때에도 뀨ㅇㅅㅇ... 하는 느낌으로 우릴 보셨습니다.ㅠㅠ 인세인 이런 점은 어떻게 보완할 수 있을까 고민하게 되네요. 

 

 (하지만 라무님은 바로 다음 세션 마스터링을 준비해야 하셨기에 오히려 여기서 힘을 많이 빼지 않은 게 다행일지도...! <라고 생각해본다;ㅁ;)

 

 그리고 이번 세션의 히로인이자 알파요 오메가인 우리의 조리사자기군은 나이는 21짤로 가장 어리지만, 외모나 목소리는 32살인 민주하찡과 동갑, 혹은 그 이상으로 보이는 격렬한 개성의 캐릭터였습니다. 앞으로 나올 후기 내용은 바로 이 조리사군이 겪은 끔찍한 일들과 관련되어있...ㅠㅠ 흡흡...큭큭... 

 

 아무튼, 서로 소개를 마치고 평소처럼 정상적으로 세션을 진행했습니다. 저는 바로 리사킁과 감정을 맺었고 이후 플레이는 거의 리사킁과 같은 흐름으로 진행했습니다. 김삯희와 김도한이 또 다른 페어였고요. 하지만 도한킁의 판정이 계속 엇나가는 바람에 초반에 도한킁과 삯희킁은 많은 단서를 얻지 못했습니다. 반면 저희 쪽은 초반부터 후반까지 대부분의 정보를 얻었고요. 공개되는 핸드아웃마다 뭐 이렇게 다 의심스러운지ㅋㅋㅋ 

 

 하지만 그게 좋은 것만은 아니었으니...

 

 그렇습니다. 그게 나오고 만 것이었습니다. 그 이름은 멸치. 학명은 Engraulis japonica. 이 핸드아웃이 공개된 이후 세션이 끝날 때까지 리사킁은 제정신이 아니었고 (지금도 트라우마가 남은 듯하다) 그래도 좀 호러스러웠던 스토리가 개그물로 훅 바뀌면서 마지막까지 텐션이 올라갔답니다.

 

 심유영의 아버지 방? 기억이 모호한데, 아무튼 리사킁은 판정에 성공해서 그 곳에 들어갈 '열쇠'를 받게 될 타이밍이었습니다. 그런데 마침 핸드아웃 정리 때문에 정신이 없으셨던 큣님은 리사킁에게 열쇠 대신 멸치(...) 를 건네주었고, 리사킁은 자신에게 일어난 일을 파악하려고 부단히 애를 쓰게 된 것입니닼ㅋㅋㅋㅋㅋㅋ (그날 광어님이 보여준 3단 동공 지진은 영원히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응...? 으응? 으으으응?!?! <) 

 

 이해할 수 없는 것을 이해하고자 하는 그 모습, 심히 크툴루스러웠고(..) 함께 핸드아웃을 공유한 저도 ??? 하며 세션이 혼란의 도가니탕으로 빠지자, 큣님은 프로 마스터답게 씩씩한 표정으로 '아 잘못 드렸네요^^ 이겁니다' 하고 진짜 열쇠 핸드아웃을 주셨습니다^^ 큰 깨달음을 얻은 민주하와 조리사... (더슼둥절/람둥절)

 

 멸치의 충격이 가시지 않은 가운데, 사건의 진상을 알 수 있는 단서 중 하나인 '거목위키'를 조사하기 시작했고 그 과정에서 저는 실수로 '좆목위키(..)'라는 단어를 입에 담고 말았으며, 멸치의 피로 죽은 사람을 살려내는 풍습이 있다는 핵심 정보에 다다랐을 즈음엔 이미 혼파망이 되어 클라이맥스 전투에 돌입하게 되었습니다ㅋㅋㅋ

 

 이때 저는 온갖 루니 플레이가 떠올랐으나 (가령 싸우다 누구 하나 죽으면 멸치 피 묻혀서 되살린다던가(..)) 이미 멸치 사건으로 만신창이가 된 플레이어들을 괴롭힐 수 없어 관두고 정석 플레이를 했습니다ㅠㅠ 결론적으로 모두 무사히 살아 돌아왔고, 그 마을에서 있었던 일은 조용히 묻혔다고 합니다.

 

 플레이가 끝난 후에 후기를 나누면서 다른 핸드아웃의 뒷면도 뒤집어 보는데, 마지막까지 고민했던 '열쇠' 핸드아웃 뒤에 적힌 문구를 보고 다시 한 번 뒤집어졌고ㅋㅋㅋㅋㅋ (언젠가 이 핸드아웃 열어보는 플레이어분이 계셨으면 좋겠습니다...* <사악) 큰 사건을 겪고 사람이 된(?) 김도한은 김두한 코스프레를 그만두고 밝고 귀엽고 명랑한 24짤 대학생으로 돌아왔다고 합니다. 

 

 리사킁은 멸치를 먹을 수 없는 몸이 되었고, 삯희킁은 모든 진상을 알게된 후에 쿨하게 다음 세션을 준비하러 떠났... 민주하는 다시 성형외과로 돌아와 일을 하게 되었고요. 하지만 이쪽도 리사킁처럼 앞으로 멸치는 먹지 못할 것 같다고 합니다. (..)

 

 중간 중간 기억이 꼬인 부분도 있지만, 전체적으로 저런 흐름이었던 것 같습니다. 큣님의 실수로 빚어진 중후반부의 혼파망은 걷잡을 수 없을 지경이었고, 스토리 자체도 유머러스한 포인트가 많아서 플레이어들의 장난기를 유도할 부분이 많습니다ㅋㅋㅋ 인세인치고는 상당히 자유도가 있는 느낌이었어요!ㅋㅋ 일단 진상만 봐도 웃긴 시나리오라 큰 실수나 우연 없이 정석으로 플레이해도 아주 재미있는 시나리오인 것 같습니다!

 

 더스크님과는 이번에 처음 플레이하게 되었는데 (와아, 반읽남이다>< 하면서 첫만남에 90도 인사함;) 롤플레잉이 무엇인지 알 수 있는 그런 세션이었고 초반에 심유영 이름에 꼬투리 잡으며 시작한 야인시대 컨셉이 세션 내내 이렇게 잘 먹힐 줄 몰랐습니닼ㅋㅋㅋㅋㅋ 마지막에 급 착해지는 전개도 배꼽잡음 ㅠ 이날 라무님과 합세해서 더스크님 자작 크툴루 세션을 잡았는데, 무척 기대됩니다 //ㅅ// 다음주에 만나욧!ㅋㅋㅋ

 

 항상 믿고 함께 플레이하는 라무님 //ㅅ// 이번엔 판정 실패도 많고 뭔가 감정 맺은 더스크님도 자꾸 엇나가셔서 많은 정보를 얻지 못하셨지만 마지막까지 플레이 흐름이 어긋나지 않게 집중해주신 것 같습니다! 이후에 한 까득까득 세션도 너무 고퀄 세션이라 감동했고요 8ㅅ8 라무님 인세인 오리지널도 꼭 해보고 싶어요 >< 그리고 코빗 하우스도요... 헤헤.. 헤헤헿 (그만

 

 그리고 광어님... 허윽ㅋㅋㅋㅋㅋㅋㅋ 이제 이름만 봐도 웃긴 광어님orz 마스터링별에서 태어나셨지만 이상하게 저는 늘 플레이어로서만 뵙게 됩니다! 그때마다 중후한 보이스로 프로 연기를 선보이셔서 캐릭터에 잘 몰입하게 되네요ㅎㅅㅎ (그 결과 이번 같은 현실 트라우마로 이어질 때도 있지만ㅋㅋㅋ) 중간에 보여주신 3단 동공 지진과 충격에 떠는 대사들, 잊지 않겠습니다... 사실 잊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OTL

 

 마지막으로 세션 준비해주신 큣님! 역시 믿고 하는 보람이 있다고 생각한 갓세션이었습니다ㅋㅋ 초반의 으스스한 느낌과 후반의 개그물 분위기가 서로 반전돼서, 플레이어 입장에서는 아주 다이나믹하고 흥미진진한 플레이였어요! 언제나처럼 깔끔하고 군더더기 없는 마스터링도 감사합니다ㅠㅠㅠㅠ 앞으로도 계속 테플 노예로 써주세요(?!) 일플 흥하실 거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

 

 플레이한지 시간이 좀 지난 거라 기억이 안날 줄 알았는데 쓰다보니 선명하게 기억나네요! 중간중간 사건 순서나 캐릭터 행동이 꼬인 부분도 있긴 할 겁니다ㅠㅠ 감안하고 봐주세용! (앞으로 모든 후기는 세션 직후에 쓸 것이다... 그릉그릉) 이후에 플레이한 까득까득 세션도 재미있었는데 쓰는 김에 이것도 후기 써야겠습니다 -//- 

 

 아무튼, 이번에도 좋은 마스터분과 좋은 플레이어분들을 만나 무척 즐거웠습니다. 전 참 복 받은 플레이어에요ㅠㅠ 앞으로도 재미있는 세션, 함께 잘 만들어갔으면 좋겠고 빠른 시일 내로 광어님 7바다와 라무님, 더슼님 세션도 열렸으면 좋겠습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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