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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 후기/인세인

우주선 프린키피움

by 에이밍 2017. 4. 25.

날짜 2017. 04. 23.
GM 역설 (@paradoxcho) -
PC1 에이미 (@ehrtlr) 테일러 캡틴
PC2 아본 (@eggpowder_abon) 리버 그레이엄
PC3 라무 (@incabinet) 티나 하라다
PC4 Park (-) 존 도

 

 제군들, 나는 지구가 좋다. 빨리 지구로 돌아가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라도 나는 우리 프린키피움 호가 무사히 지구까지 도착할 수 있게 지도할 의무가 있다.
 그러니 내 말을 들어라. 내 말대로 하면 우린 여기서 무사히 살아나갈 수 있다...

 아, 몰라! 젠장, 어쩌다 상황이 이 지경이 된 거야!
 왜 콜드 슬립 중간에 깨어나버린 거냐고! 우주선엔 대해 무슨 일이 벌어진 거고?
 아무튼 살아야 해. 난 살아남고 말겠어. 가능하다면 모두와 함께.

 ㅡ물론, 가능할 때의 얘기지만 말이야.



 0. 시작

 드디어 플레이하게 되었습니다. 우주선 프린키피움! 디오다디장에 있는 스케일 큰 시나리오 중 하나죠ㅎ 주홍색 연구랑 투탑으로 해보고 싶었던 시나리오인데, 무려 역설님을 모셔놓고 하게 되었습니다. (짝짝!) 먼저 세션 하자고 제안해주신 역설님께 다시 한 번 감사ㅠㅠ 실로 역설님을 마스터로 모시지 않았다면 후회할 뻔한 세션이었습니다. 너무 재밌었고 너무... 죄송하고 _-_ (뭔소린지 뒤에 나옴.)

 PC 소개부터 하겠습니다.



 1. PC 소개

 저는 선장인 PC1 테일러 캡틴 역을 맡았고, 군인인 PC2 리버 그레이엄은 아본님이, 의사인 PC3 티나 하라다는 라무가, 기술자인 PC4 존 도는 Park님이 맡아서 플레이해주셨습니다. 아본님과 Park님은 이번에 처음 같이 해보는 데다가 인세인도 처음이라고 하셨는데, 막상 게임 들어가니 이미 몇 번 해본 분들처럼ㅋㅋㅋ 능청스럽게 RP하고 머리 굴리면서 잘 해주셨습니다. 덕분에 시나리오에 좀 더 몰입할 수 있었네요!



 2. 세션


 우주선 프린키피움은 해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사실 초보분들에게 그리 친절한 시나리오가 아닙니다.ㅠㅠ 게다가 난이도도 엄청나고, 분기도 다양해서, 해피엔딩 보는 게 그리 쉽지는 않습니다... 사실 엄청 어려웠던 것 같습니다. 흫흫ㅠㅠㅠ 중요한 몇명이 분탕치면 그대로 혼파망이 되어버리는 무시무시한 시나리오였어요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나리오 완성도는 입이 떡 벌어질 정도였습니다. 나중에 진상 듣고, 분기 듣고, 플레이어들 비밀 듣는데 와, 인세인에 또 이런 명작이ㅋㅋ 하면서 재차 감탄했습니다. 플레이어들의 동기가 모두 섬세하게 대립/협조하게끔 되어있고 어떤 분기를 타느냐에 따라 플레이 스타일이 확확 바뀌어버립니다. 거기다가 시시각각 조여오는 시간(=사이클)의 압박까지ㅋㅋ 정신 바짝 차리지 않으면 홀랑 넘어가버려요. 다들 이 시나리오 하실 땐 약간 긴장 좀 하고 하시는 게 좋습니다...!

 기본적으로 클로즈드 서클 시나리오라서, 인세인으로 만든 제대로 된 클로즈드 서클 시나리오 해보고 싶다하는 분들 계시면 완전 추천입니다. 사실 저도 클로즈드 서클 시나리오 좋아해서 자주 읽는 편인데, 지금까지 본 TRPG 시나리오 통틀어 이게 가장 훌륭하다고 생각했네요ㅠ (물론 제가 많이 보지는 않았읍니다.) 그만큼 마스터링이 고난도라서, 역설님이 열어주실 때 하는 게 좋고(?) 인세인 마스터링 경험이 어느 정도 있으신 분이 해주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ㅎㅎ 집 가서 디오다디장 열어서 읽어보는데 무시무시하더라고요.

 게다가 저희 세션에선 처음에 맥락을 잘못 짚어서ㅠㅠ (80%는 제 플레이 때문입니다만ㅋㅋㅋㅋ) 안 그래도 어려운 시나리오가 더 꼬이기 시작하고, 보다 못한 마스터가 먹으라고 힌트를 수저로 퍼서 입까지 넣어주시는데 고대로 뱉어내는 기이한 행각을 벌이고 말았습니다ㅋㅋㅋㅋ 역설님은 웃고 계셨으나 답답해하시는 게 제 달팽이관까지 들렸고 흫ㅎ늘흫 ㅠㅠㅠㅠ 다시 생각해도 아쉽네요... 여러가지 포인트가!

 결과만 말씀드리자면 저희 세션은 배드 엔딩이긴 했는데, 배드 엔딩으로 끝나고 뭔가 공포 영화스러운 전개가 되서 전체적인 시나리오 마무리는 깔끔했던 것 같습니다. 배드 엔딩으로 끝나면 덜 닦은 느낌(?)이거나 허무하기 마련인데, 이 시나리오는 배드 엔딩인데도 묘하게 여운이 있더라고요ㅎㅎ 그런 점에서 또 잘 만든 시나리오라고 느꼈습니다. 아, 진엔딩 보신 분들은 얼마나 뿌듯하고 시원했을까 하는 안타까움도 좀 느껴집니다만ㅠㅠㅋㅋㅋ

 아무튼, 제가 디오다디장 시나리오를 다 해본 건 아니지만 (생각해보면 거의 없...? 사루유메, 까득까득, 우주선 프린키피움 정도인가ㅎㅎ) 이 시나리오는 디오다디장에서도 손꼽히는 완성도의 시나리오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오리엔트 특급이 너무 재미있어서 이런 완성도의 세션은 또 없겠기 했는데 우주선 프린키피움도 그에 못지 않은 재미였네요ㅎㅎ 이러면 주홍색 연구도 너무 해보고 싶어지고... 역설님? (콕콕 (다음엔 잘할게요ㅠㅠ 예약도 시나리오도ㅠㅠ

 클로즈드 서클 좋아하시는 분들은 무조건 해보셔야 하고, 우주 배경인 작품 좋아하시는 분들 또한 꼭 해보셔야 하고, 인세인 좋아하시는 분들도 꼭 해보셔야 합니다. 플레이 해보면 아시겠지만 모든 분기의 시나리오 라인이 빵빵하고, 전개 과정도 아주 훌륭합니다ㅎㅎ 시시각각 조여오는 그 긴장감이나, 누가 무슨 생각을 할지 모른다는 불안감, 대체 진상이 뭘까? 를 고민하게 되는 몰입도. 모두 흠잡을 데 없이 좋았고 그래서 머리를 엄청 굴리게 되는 시나리오이기도 했습니다ㅎㅎ

 역설님 세션은 두 번밖에 안해봤지만, 매번 그냥 넘어갈 수 없는 느낌이 들어 좋네요ㅎㅎ 머리도 엄청 써야하고, 조킹도 충분히 해야 하고, 룰도 잘 이용해먹지 않으면 안되는 그런 느낌이라 인세인을 아주 진물까지 다 짜내서 먹는 그런 느낌입니다ㅠㅠ 제가 너무 빡센 시나리오만(!) 역설님 마스터링으로 해서 그런 건지는 모르곘지만, 늘 세션 이후의 만족도가 높아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흫흫ㅠㅠ 다시 한 번 마스터링 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오늘 후기도 길어졌지만, 아직 끝난 게 아닙니다... 스포라고 할 것도 없지만 스포 포함된 후기도 조금 써보았습니다ㅎㅎ 플레이 하신 분들은 아래 쪽도 한번!

 아무튼, 인세인 염원의 세션 중 하나였던 우주선 프린키피움 해봐서 너무 기쁘고 행복했습니다.ㅠㅠ 인세인 하면 할 수록 재미있고 너무 사랑합니다... 디오다디장에 있는 다른 시나리오도 모조리 해보고 싶어요! 인세인 룰북 정발되고, 한국발 시나리오도 마구 쏟아지는 그날까지 저도 열심히 플레이하고 마스터링하고 후기 쓰겠습니다ㅎㅎ

 모두 우주선 프린키피움 하세요! 이건 안하면 안돼!ㅋㅋㅋㅋㅋㅋㅋ


 스포일러 포함 후기

더보기

 

 으, 일단 시나리오 배경 자체가 우주고 그 안에서 고립되는 내용이고 또 그 와중에 서로를 의심해야 하잖아요? 초장부터 몰입도가 엄청납니다. 정신 바짝 안차리면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이라는 게 도입부부터 확실히 와닿다 보니, 이때부터 서로 어디로 가네 마네하면서 눈치 싸움을 은근히 했던 것 같습니다ㅋㅋ

 저는 PC2인 리버(아본님)과 우선 감정을 맺고 시나리오를 진행했는데, 끝나고 돌이켜보니 감정 맺은 건 저희 둘뿐이더라고?! 보통 인세인 세션할 때 1세션에서는 누군가와 반드시 감정을 맺고 시작하는 편인데 음, 이번 시나리오에서 그게 좋은 선택이었는가는 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필 맺어도 PC2랑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PC2 비밀 보고 벙쪘는데, PC2를 일찍 파볼 것을... 제가 잘못했읍니다.

 뭐, 다 변명이고 PC1인 제가 잘못했습니다.ㅠㅠ 사실 이번 세션 전에 멘붕할 일이 있어서(;) 제 PC의 프라이즈를 제대로 해석하지 못하고 게임에 임했는데, 이게 배드엔딩으로 가는 길을 만들어줄 줄은 몰랐습니다; 으앙ㅠㅠ 나 수상한 놈이요 하고 홍보를 했어야 했는데 인세인 하면서 그런 상황 자체도 처음이고, 아무리 방법을 떠올리려고 해도 이미 뇌가 맛이 가있었는지(?) 떠오르지 않았읍니다ㅠㅠㅠ 흫긓ㅠㅠㅠ

 반목해야 할 PC2와는 사이좋게 지내고, 친해야 할 PC3은 의심하고 있고ㅋㅋㅋㅋㅋㅋ 어쩌다 이 지경까지 왔단 말인가!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네요ㅠㅠ 심지어 PC3에게 줘야 할 패스워드조차 주지 않았고ㅋㅋㅋㅋㅋㅋㅋㅋ PC3 미아내 엉엉 ㅠㅠㅠ 내 의심암귀가 저지른 과오여 ㅠㅠㅠㅠ

 그래서 저는 PC4가 제 비밀을 봐주었을 때, 아 빨리 모두에게 동네방네 소문내서 날 구원해줘ㅋㅋㅋ 라는 생각이었는데 흫흫 PC4도 의심과 고민에 시달리시느라 그러지 못하였고ㅠㅠㅠ 결국 미레스 퀸의 환각에 씌여 내 소중한 선원들을 클라이맥스 전투 마지막까지 홀로 남아 사살한 뒤(?) 드랍쉽을 타는 배드 엔딩을 타고야 말았습니다...

 나름대로 공포 영화스러운 결말이 되긴 했는데, 핸드아웃 내용을 제대로 숙지하지 못해서 흐름을 끌고 가지 못한 게 개인적으로 너무 안타깝습니다ㅠㅠㅠㅠㅠㅠ 진짜 재미있게 풀어나갈 수도 있었을 것 같은데, 지금에 와서야 여러가지 시나리오가 그려지는데 그러면 뭐하나 허허헣 이게 억울해서라도 제가 언젠가 이 시나리오 마스터링도 하고 말 겁니다8ㅅ8 (그때까지 하지 않은 사람이 남아있다면 말이지ㅋㅋㅋ)

 

 

 3. 러브레터

 역설님 : 역설님 세션은 두 번밖에 안해봤지만, 매번 그냥 넘어갈 수 없는 느낌이 들어 좋네요ㅎㅎ 머리도 엄청 써야하고, 조킹도 충분히 해야 하고, 룰도 잘 이용해먹지 않으면 안되는 그런 느낌이라 인세인을 아주 진물까지 다 짜내서 먹는 그런 느낌입니다ㅠㅠ 제가 너무 빡센 시나리오만(!) 역설님 마스터링으로 해서 그런 건지는 모르곘지만, 늘 세션 이후의 만족도가 높아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흫흫ㅠㅠ 다시 한 번 마스터링 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라무님 : 라무와는 이번에도 즐거운 플레이였다! ㅋㅋㅋㅋㅋ 의심해서 고멘ㅠㅠㅠ 이번 세션에선 왠지 평소보다 더 집중해서 조용히 시나리오를 물고 뜯고 맛보는 게 느껴지더라고ㅎㅎ 실제로 플레이도 재미있었다고 하니 내 예감이 맞았고 후후. 방 예약 못한 거 도와줘서 고마워ㅠㅠ 나 진짜 바버였고 다신 그런 실수 하지 않겠다... 다음 플레이도 잘 부탁한다능! ㅠㅠㅠㅠ

 아본님 : 이번에 처음 뵌 아본님! 왠 뽀얗고 예쁜 분이 오셔서 RP는 엄청 열정적으로 하시기에 반했습니다(?!) 마기로기 세션 잊지 말고 저 꼭 불러주시고ㅠㅠ 사실 저도 오늘 마기로기 룰북 샀어요(?) 같이 할 기회가 꼭 있을 거라고 생각해봅니다ㅎㅎ 이번 플레이 내내 강아지처럼 절 붙어다니며 지원해주시고 믿어주셔서 아주 저는 감사하고 또... 충격ㅋㅋㅋ도 받고 해서 재미있었어요! 저랑 플레이 경험을 제일 많이 공유하셨을 것 같은데 인상이 나쁘지 않으셨다면 또 인세인 함께 했으면 좋겠습니다 헤헤! 리버 양을 잊지 않을게욧!ㅋㅋㅋ

 Park님 : 또 이번에 처음 뵌 Park님! 일찍 오셔서 자리도 미리 맡아주시고 역설님 포스팅도 찾아서 미리 준비해주시고ㅠㅠ 너무나 준비된 플레이어... 또는 준비된 마스터(!)라고 생각했습니다ㅎㅎ 티알 관심 많으신 것 같아서 이 기회에 트위터에서도 많은 분들과 교류하셨으면 좋겠어요8ㅅ8 티알은 사람이 재산 아니겠습니까?ㅎㅎ 세션도 재미있게 하신 것 같아 깽판을 친(?) 저로선 다행이고 감사할 따름이었네요ㅠㅠ 개인적으로 마지막에 전투씬에서 비밀 밝히실 때 가장 인상적이었습니닼ㅋㅋㅋ 순간 귀를 의심(?)했어욬ㅋㅋㅋㅋㅋㅋ 인상이 나쁘지 않으셨다면 또 인세인 세션 함께 했으면 좋겠습니다//ㅅ// 계획하신 대로 친구분들도 야금야금 티알계로 빠뜨리시길!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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