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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 후기/가든 오더

Heaven's Bullet : 제1절 하늘에서 떨어지는 가랑비는

by 에이밍 2020. 11. 20.

 

날짜 2020. 10. 11. 日
GM 아본 (@eggpowder_abon) -
PC1 우롱 (@oolong_trpg) 블룸 익시더
PC2 류비엠 (@RBM_TRi7) Viva La Vida
PC3 나코 (@trpg_bbi) LOST
PC4 에이미 (@ehrtlr) 애쉬즈 이브


 하늘에서 비가 오는 건 당연한 일입니다. 세계가 멸망하든 멸망하지 않았든 비는 언제나 내립니다. 무자비한 건지 다정한 건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아무튼 자연은 무심하고 공평하죠. 그리고 여기에 빗줄기가 되어 지상을 희구하는 신인류 ㅡ 헤븐즈 불릿이 존재합니다.

 짜잔! 아본님의 가든 오더 캠페인 <헤븐즈 불릿>에 참가하게 되었습니다! 가오 캠페인 하고 싶어서 하이에나처럼 돌아다니다가 기회를 잡게 되었어요^/^* (부끄럽다) 함께하는 플레이어분들마저 한 분 한 분 사랑 그 자체입니다. <갈망록>에 이어 <헤븐즈 불릿>까지 너무나 호화스러운 세션에 참가하게 돼서 영광이에요. <헤븐즈 불릿>도 마지막까지 잘 따라갈 수 있도록 해보겠습니다/ㅅ//

 가든 오더 캠페인에 참가하고 싶었던 이유는 버디물로 즐기는 캠페인이 어떤 느낌일지 궁금했기 때문이에요. 기존의 룰들은 ‘팀'의 성장에 초점을 두지만, 가든 오더는 거기에 더해 '버디'의 성장에 초점을 맞춘 캠페인을 즐길 수 있지 않을까 했거든요. PC들의 관계에 초점을 맞춘 캠페인이라니... 벌써부터 설렙니다. (하고 왔잖아)

 자, 그럼 가볼까요? 더는 오더가 태어나지 않는 발칙한 세상으로 말이예요. 

 발칙하지만 탄탄한 세계관

 <헤븐즈 불릿>은 고유한 세계관 셋팅을 사용하는 캠페인입니다. 네필림에게 패배한 뒤 수백 년이 지난 세계를 배경으로 하고 있거든요. 더블 크로스로 치면 졈이 지배하는 세상이고 마기로기라면 서적경이 대법전을 점거한 세상인 셈입니다. 이렇게 한 번 패배한 세계를 상정하고 쌓아 올리는 이야기들 정말 발칙하고 좋지 않나요. (나만 그런가(?))

 배경에 대해서 좀 더 자세하게 설명해볼게요. 일단 인류는 망했습니다. 계기가 된 것은 수백 년 전에 있었던 '최종전쟁'이라는 싸움입니다. 최종전쟁은 인간들 틈에 숨어있었던 루시퍼급 네필림과 오더가 벌인 전면전입니다. 결과는 안타깝게도 오더의 패배였어요. 장기전이 되면서 전력이 밀린 데다가 최종전쟁을 치르는 도중 이 세상에서 더는 오더가 태어나지 않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인류를 두고 악마와 내기를 하던 신이 더는 인류에게 투자하지 않기로 결심이라도 한 걸까요? 아무튼,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살아남은 일부 오더들을 제외하면 이 세상에서 오더의 존재는 완전히 소진됩니다. 그리고 남은 인류는 자신들의 목숨을 구제하기 위해 초대형 공중항공모함 ㅡ 방주를 타고 공중으로 터전을 옮깁니다. 지상은 완전히 네필림의 것이 되고 원작의 세계관은 종말을 맞이합니다.

 오더가 주역인 룰에서 오더를 지워버리다니 정말 과감한 설정이라고 생각해요. 그런 의미에서 이 <헤븐즈 불릿> 캠페인은 그 자체로 가든 오더의 안티테제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가든 오더 그 자체였던 <WWW>와는 정반대로요. <WWW>가 가든 오더의 세계관을 전력으로 긍정하는 이야기라면 <헤븐즈 불릿>은 부정하는 이야기입니다. 마침 <WWW>도 플레이를 했었기 때문에, <헤븐즈 불릿>의 설정이 무척 흥미롭더라고요.

 그렇다면 이 캠페인에서 오더의 존재를 생략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건 무엇일까요? 그건 바로 세계를 지탱하고 있었던 오더의 무게입니다. 오더가 사라진 이 세계는 그야말로 98%의 절망과 2%의 희망으로 얼기설기 엮인 정글짐 같은 곳이거든요. 자세한 내용은 스포 포함 후기에서... 

 여튼, 일단 주역이 사라지면 이야기는 무너지게 마련인데 그렇게 되지 않도록 원작에 기반한 꼼꼼한 설정으로 세계관을 탄탄하게 완성해두셨답니다. 오더가 사라진 대신 그 자리를 새로운 두 개의 기둥으로 채워 넣으셨거든요. 하나는 소울 인코더, 그리고 다른 하나는 바로 헤븐즈 불릿입니다.


 소울 인코더는 상급 룰북에 등장하는 클래스에요. 죽은 오더의 영혼을 불어넣은 무기로, 오더였던 시절의 인격과 특성능력은 모두 유지하고 있지만 육체만은 무기와 장신구에 담긴 존재입니다. 이 설정 자체만으로도 오타쿠 심장이 두근두근하지만, <헤븐즈 불릿>의 세계관이 소울 인코더의 설정을 완벽하게 지원해주기 때문에 더욱 설렙니다. 왜냐하면 여긴 이제 오더가 태어나지 않는 세계니까요. 이 세상에 남아있는 오더는 이제 소울 인코더뿐입니다.

 하지만 네필림과 대적하기 위해선 오더의 힘이 필요했기에, 죽어가는 오더들의 영혼을 무기와 장신구에 필사적으로 욱여넣어서 그들을 영원히 싸우는 병기로 만든 것이 소울 인코더라는 설정이에요. 소울 인코더가 탄생한 계기에 대해 완벽한 개연성을 부여하는 동시에, '인류에게 착취당하는 오더'의 형상은 고스란히 살아있어서 진짜 감탄을 마지않았던 설정입니다. 소울 인코더의 설정은 이쪽이 오리지널이라고 해야 하지 않나 싶을 정도라고요!

 물론 소울 인코더가 되었다고 해서 인격까지 제거된 것은 아니니, 이런 비정상적인 상황을 오래 견딜 수 있을 리가 없습니다. 몇몇 오더들은 미쳐버리거나 싸움을 포기해요. 전투가 길어지다 보니 파괴된 소울 인코더들도 많습니다. 남아있는 소울 인코더만으로는 인류를 지킬 수 없는 상황이 된 거예요. 그래서 태어난 것이 바로 헤븐즈 불릿입니다.


 헤븐즈 불릿은 이 캠페인 고유의 클래스로, 소울 인코더를 대체하기 위해 인류가 손을 댄 금단의 연구의 결과물입니다. 상급 룰북에 등장하는 익스퍼트의 데이터를 사용하지만 스킨이 달라요. 스킨만 다를 뿐인데도 운용하는 느낌이 사뭇 다른 게 매력적입니다. 네필림의 세포 일부를 인간과 융합 시켜 태어난 인공의 인류로 평범한 인류와 달리 초능력을 가지고 네필림과 싸울 수 있는 새로운 병기입니다. 

 그야말로 공중 모함 도시에서 지상을 향해 발포하는 탄환들. 그들이 인류의 새로운 세계를 열기 위한 신호탄이 될지, 이번에야말로 모든 것을 멸망으로 이끌 핵폭탄이 될지는 아직 알 수 없습니다. 무엇 하나 정상이라고 할 수 없는 이 세계 속에서, 소울 인코더와 헤븐즈 불릿은 버디를 맺고 인류의 생존에 필요한 자원을 찾아 지상으로 하강합니다.

  헤븐즈 불릿이 현재의 존재이고 소울 인코더들이 과거의 존재라면, <헤븐즈 불릿>은 현재와 과거가 발을 맞춰 미래를 그려나가는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아직은 서로 절뚝거리는 느낌이 있지만 언젠가 서로의 보폭에 맞추어 문제없이 걸어 나가겠죠. 천지가 맞닿아 세상이 태어난 것처럼, 그들의 만남으로 새로운 세상이 열릴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세계를 그려나가는 것이 바로 저희 플레이어들의 역할입니다. (미쳤다 쓰다가 뽕찼어)


 우리의 헤븐즈 불릿들을 소개합니다

 세계관은 모두 설명해 드렸으니 이제 본격적으로 우리 아이들의 이야기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아직 세션 한 번 했을 뿐이지만 순식간에 다들 정이 들어버릴 정도로 개성도 이야기도 남다른 우리 아이들을 지켜봐 주세요^^)9 

PC1 - 블룸 익시더 / 헤븐즈 불릿 / 우롱님


세계의 희망, 그대에게 기꺼이 왕좌를 내어드리겠습니다
그러니 이제 그 몸을 불태워 우리를 지켜주세요


 저희 세션의 PC1(딱히 PC 번호가 중요한 세션은 아님)인 블룸을 소개합니다! 완전 예쁘죠? 예쁘기만  한 게 아닙니다. 그녀는 무려 헤븐즈 불릿 중에서도 초-엘리트로 태어난 아포토시스라는 존재입니다. 외모는 뽀작하지만 무려 치명상 칸이 4개나 되는(!) 절대적인 힘을 가진 익스퍼트라는 것이죠/ㅅ//

 하지만 마냥 좋아할 일이 아닌 게... 이 아포토시스라는 단어의 의미가 너무 의미심장하단 말이죠. 사전을 찾아보니 한글로는 세포자멸사라는 뜻이고 자세한 뜻은 '합목적적으로 발현되는 프로그램된 세포사'라고 합니다. 풀어서 설명하자면, 특정한 시기가 되면 알아서 세포가 자살하는 것을 의미한다네요. 그리고 단지 죽는 거로 끝나는 게 아니라 죽은 후에는 큰 포식 세포에게 잡아먹힌다고 합니다... 뭐... 뭐 이런... 우리 블룸한테 무슨 짓을 하려는 거예요, 마스터님!!ㅠ

 제가 해석한 의미가 맞다면 아포토시스는 특정한 시기에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죽음을 맞이한 후, 더 큰 무언가의 일부로 탐식 되어 소모되는 운명을 가진 개체라는 뜻입니다... 아아, 아직 1화밖에 안 했으니까 섣불리 생각하고 싶지 않지만ㅠ 이런 이름을 그냥 넣으시는 분이 아니라는 걸 알기 때문에 벌써 초조하고 설레고 그래요. 저는 그저 우롱님을 믿고 블룸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려고 합니다ㅠㅠ 

 첨언이긴 하지만, 우롱님은 실제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것 같은 묘사와 대사를 알피해주셔서 정말 좋아하는 플레이어분입니다/ㅅ/ 블룸을 보고 있노라면 진짜 한 시즌짜리 애니메이션의 주인공을 보고 있는 것 같아서 좋아요ㅠ 대사 하나하나가 세션에서 붕 뜨지 않고 착 달라붙어 있는 느낌입니다. <WWW>때부터 느꼈던 거지만 이런 이능물에 딱 맞는 감수성을 가지고 계신 분이라 함께 세션 하는 게 즐거워요/ㅅ/ 그런 우롱님의 블룸이 우리 세션의 PC1이라 좋아요! 히히 앞으로 더 멋진 이야기들을 함께 만들어봤으면 좋겠습니다! 조금... 고통도 따를 거 같지만!ㅠ 같이 잘 견뎌봐요!

PC2 - Viva La Vida / 소울 인코더(광파간섭) / 류비엠님


승■의 찬가를 노합시다
끝나지 을 승전가 모두 께 부릅
지 말아요

ㅡ아아ㅡ 제


 (아니... 근데 인간적으로 이번에 픽크루 너무 잘 뽑으신 듯ㄱ-;; 큰 버전으로 보고 깜짝 놀람)

 흠흠! 그다음으로 블룸의 소울 인코더이자 류비엠님의 PC2인 비바 라 비다(Viva la vida)입니다! 줄여서 비바라고 부르고 있는데요, 여러분이 아시는 그 콜드플레이의 그 노래가 기원이 맞다고 하십니다. 과거 최종전쟁에서 사망한 오더로, 이후 소울 인코더가 되어 오랫동안 인스톨과 언인스톨을 거치며 살아온 장신구라고 합니다. 장신구 소울 인코더라니... 너무 좋죠?

 블룸의 테마가 아포토시스라면, 비바의 테마는 약속입니다. 이제 너무 오랜 시간이 지나 옛날 기억 따위는 흐릿하게 남아있을 뿐이지만 그 와중에도 누군가와 약속을 했던 것만은 기억하고 있습니다. 이젠 지킬 수 없는 약속일 테지만, 안타깝게도 그의 미약한 자아를 붙드는 것 또한 바로 그 잊혀진 약속뿐입니다.


 비바는 륩님답게 옳고 그름의 정의가 명확한 질서선 캐릭터인데, 륩님의 질서선 캐릭터들은 하나같이 매력적인 애들뿐이라 비바쨩도 매우 마음에 듭니다ㅠㅠ 질서의 수호자인 만큼 자기 자신에 대해서도 엄격한 점이 좋아요. 그래서 연출된 인상적이었던 장면들이 몇 개 있었는데 그건 스포를 포함한 후기에서 얘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D

 뭣보다 이 녀석 실눈캐라고요...? 사실상 작품 내 최강자인 실눈캐라고요?ㅋㅋㅋ 웃긴 게 이게 단지 외관만이 아니라 실제 전투에서도 무서울 정도로 잘 싸워서; 정말 작품 내 최강자인 실눈캐랑 함께 싸우고 있는 듯한 착각이 듭니다. 감고 있지만 다 보인다 아빠 TV 보고 있다의 후계기인 비바쨩은 과연 어떤 성장을 이루게 될까요/ㅅ/

 

PC3 - LOST(구:스카) / 헤븐즈 불릿 / 나코


아기 사자는 절벽이 무서운 줄 모르고 뛰어내렸어요

그리고 영영 어른 사자가 되지 못했답니다


 또 다른 헤븐즈 불릿인 나코님의 LOST입니다! 제 버디이기도 한데요^ㅅ^)9 흑발캐야 언제 어디서나 환영하지만 하필 오너가 흑발캐 전문인 나코님이라니 이것은 맛있는 조합이 아닐 수 없습니다. (촵촵) 하지만 맛있어 보이는 외관과 달리(?) 이 녀석도 꽤 골때리는 과거를 가지고 있어요ㅠ 어휴, 들어보세요.

 원래 그의 이름은 LOST가 아니었습니다. 옛날에 쓰던 이름은 스카(Scar)였어요. 그리고 스카에겐 쌍둥이 형이 있었습니다. 스프린터(Sprinter)라는 이름의 분신이요. 병기가 아닌 인간의 삶을 꿈꿨던 그들은 지상으로 내려가 새로운 세계를 꿈꿉니다. 하지만 꿈에 그리던 하강의 날, 다시 수증기가 되어 샹그릴라로 올라온 것은 스카 혼자뿐이었습니다. 분신을 잃은 세상 속에서 그는 자신이 새로 지은 이름(LOST)처럼 미아가 되고 맙니다.

 이번 세션의 PC들은 저마다의 이유로 비극을 하나씩 품고 있어요. 블룸은 아포토시스로 태어나 고립된 삶을 살았고, 비바는 잊힌 과거의 기억의 흔적만을 바라보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LOST의 비극은 결이 달라요. 블룸과 비바는 엄밀히 말하면 비극으로부터 한 걸음 떨어져 있습니다. 블룸은 아직 직접 겪지는 못했고, 비바에겐 이미 옛날 일이니까요. 하지만 LOST의 비극은 실시간입니다. 그는 지금 바로 이 순간 비극을 겪고 있는 인물이에요.

 세계의 비극에만 맞서면 되는 다른 이들과 달리, 그는 자기 자신의 비극도 함께 감당해야 합니다. 그래서 LOST를 보고 있자니 좀 짠하더라고요... 이 녀석에게 뭔가 도움을 줄 수 없을까? 그런 생각으로 세션에 임했지만 사실 그 답은 LOST 자기 자신이 찾아야겠죠. LOST가 자신의 길을 다시 찾아가는 과정을 지켜보고 싶습니다. 그 과정들도 모두 후기에 담을 수 있으면 좋겠네요.

 

PC4 - 애쉬즈 이브 / 소울 인코더 (전자조작) / 에이미

 

나는 전쟁이 좋아 다 죽여버리니까
나는 폭탄이 좋아 다 없애버리니까
그래 나는 죽음이 좋아
그놈만큼은 모두에게 공평하잖아


 마지막으로 제 PC인 애쉬즈 이브입니다! 픽크루 돌릴 때 생각한 건... 그냥 굉장히 예! 쁜! 비주얼의 캐릭터를 만들고 싶더라고요. 마법 소녀처럼 딱 보는 순간 예쁜 느낌이 드는 그런 디자인으로! 그래서 조금 촌스럽지만 분홍색 머리카락에 파란 눈동자를 조합했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디자인이 마음에 들어서 당황했다는 TMI와 함께 소개 시작합니다. (소개하기 부끄러워서 잡소리만 길어짐.) 

 LOST의 소울 인코더이자, 최종전쟁에서 사망했던 오더인 애쉬즈 이브. 그는 본래 한 가문의 장남으로 태어났습니다. 하지만 제 역할을 마치지는 못했는데요, 장남이 되어야 할 그가 하필이면 간성(Intersexual)로 태어나버렸기 때문이에요. 그 후로 그는 가문에 배척당하게 됩니다. 가문의 냉혹한 분위기와 타고난 기질이 엉켜서 사이코패스에 가까운 성향을 갖게 되었기 때문에 나중에는 가문에서도 쫓겨나 오더 중에서도 가장 하류 취급을 받는(다고 내가 제멋대로 상상;;) 폭발처리반에서 일을 하게 되었다는 설정입니다. 이후 최종 전쟁에서 병사로 끌려갔다가 그곳에서 사망하고요.

 제가 성별이 모호한 캐릭터, 혹은 설정에 대단히 환장하는 경향이 있는데 처음엔 단순히 예쁜 소년 만들자는 생각으로 덤벼들었던 거지만, 간성 요소를 넣고 나니 가볍게 다루고 싶지 않아지더라고요. 간성은 실존하는 성별이니까요. 그래서 그 요소를 이 아이의 근원으로 삼고 나름대로 진지하게 서사를 쌓아 올려보려고 노력했습니다. 궁극적으로는 그런 자신을 포용하는 이야기가 되었으면 하는데 뭐 캐릭터가 어떻게 성장할지는 제 몫이 아니니까요. 이래저래 기대하고 있습니다.

 아무튼, 평소와 달리 맛탱이가 간 캐릭터를 굴려보고 싶어서 싸패 설정을 넣었는데 아직까지는 잘 굴러가는 것 같아 다행입니다ㅠ_ㅠ 이런 류의 캐릭터를 굴릴 때 조심해야 한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에 남은 플레이에서도 신경 쓸 예정이고요! 혹시 제가 신경 쓰지 못한 부분이 있다면 언제든 디엠디엠...! 부디 우리 이브쨩도 자신만의 답을 찾아 성장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들의 관계는?

 사실 가든 오더는 개별 PC 소개만큼이나 이 관계 소개에 더 공을 기울여야 합니다. 가든 오더의 맛있는 부분 중 80%는 여기에서 나오기 때문이죠(안경척) 고로 스포 포함 후기가 궁금하신 분들께는 죄송하지만 이들의 관계를 위해 지면을 좀 더 할애하도록 하겠습니다(__) 지루하신 분들은 바로 스포 포함 후기로 넘어가 주세요!ㅎㅎ



블룸 익시더 with Viva La Vida

첫 눈에 버디


 이 둘은 만남부터 느낌이 좋았습니다. 일단 성우가 니아 텟페린이랑 카키하라 테츠야거든요(???) 승리의 그렌라간 조합, 망할 수 없다 이겁니다. (플레이어 중 반 이상이 니아씹덕에 그렌라간 러버라 이런 일이 발생했다.) 처음 만나자마자 비바에게 호감을 느끼는 블룸, 블룸에게 신뢰를 보내는 비바. 이상적인 버디의 전형이라도 해도 될 만큼 둘의 관계는 벌써 끈끈하고도 따끈따끈합니다.

 블룸은 이제 막 세계에 발을 디딘 비기너일 뿐이고, 비바는 온갖 풍파를 다 겪은 베테랑이기 때문에 이 조합이 더 안정적으로 느껴지는 것 같아요. 베테랑x비기너의 조합은 가든 오더에서는 승리의 조합 아니겠습니까? 그야말로 질서선 버디의 조합. 과연 그들이 어떤 관계를 엮어나가게 될지 기대됩니다.

 

LOST with 애쉬즈 이브
하고 많은 놈들 중에 왜 하필 네가

 


 반면 이 둘은 혐관입니다ㅋ 아니 이렇게 될 생각이 없었는데^ㅁ^;;; 둘이 어떻게 만났을까? 를 구성하다가 이 지경이 되었네요ㅠㅋㅋ 물론 저는 겉혐관 속찐관으로 생각하면서 플레이하고 있고요ㅎ 나코님도 그러셔야 하는데 큰일입니다^ㅁ^;; 언제 선을 넘을지 모르는 이브쨩... 저도 면밀히 지켜보겠습니다. (눈물)

 사건의 발단은 그렇습니다... 애쉬즈 이브가 원래 LOST의 형인 스프린터의 소울 인코더로 사용될 예정이었다는 설정이 붙으면서부터였어요. 하지만 왠걸? 지상에 다녀오겠다고 하더니 정작 자신의 버디가 될 스프린터는 안 돌아오고 다른 한쪽만 덜렁 돌아와 버린 거예요. 이브는 스프린터를 내심 마음에 들어 하고 있었기 때문에 짜증이 났습니다. 그래서 일부러 LOST를 갈궈요. LOST가 그런 이브를 좋아할 리가 없죠.

 그런 둘의 관계를 누군가 눈치챈 걸까요? 마침 이브의 소유권이 LOST에게 양도됩니다. 둘은 신뢰하지 못하는 상태로 계속 싸움터에 나갑니다. 둘 중 어느 한쪽이 죽어도 상관없다는 식으로 무자비하게 싸워요. 그리고 이번에도 블룸&비바 버디와 함께 지상으로 내려가게 됩니다. 하필이면 또 지상이네요. LOST가 스프린터를 두고 온 바로 그곳으로요.


블룸 익시더 with LOST
헤븐즈 불릿의 빛과 어둠



 둘은 친한 사이는 아니지만 서로의 존재에 대해 알고는 있다는 설정이에요! 개인적으로 이 둘의 케미도 좋을 것 같더라고요. 블룸이 빛이라면 LOST는 어둠이기 때문에 둘이 어떤 식으로 그림자를 빚어낼지 궁금하죠. LOST의 어둠을 진정한 의미에서 이해해줄 수 있는 사람은 블룸 뿐이지 않을까 싶기도 하거든요.

 사실 이브가 아무리 노력해봤자 헤븐즈 불릿이 아닌 이상, LOST의 사정을 100% 이해하는 건 어렵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블룸은 같은 헤븐즈 불릿인데다 성격도 다정하니 LOST를 이해해줄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LOST가 블룸의 빛을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또 별개의 문제지만요. 기회가 되면 이 둘의 관계에도 진전이 있었으면 합니다. 안 되면 제 마음대로 망상할 것 히히히^/^


Viva La Vida with 애쉬즈 이브
의외로 궁합이 잘 맞는 질서선과 혼돈선



 소울 인코더 품귀 현상(?)이 오래 지속되고 있기 때문에, 이 둘은 전부터 잘 알고 있다는 설정입니다. 둘 다 최종전쟁 시절에 사망했으니 알고 지낸 세월을 계산하면 상당히 길죠. 그래서 이브 멋대로 비바와 함께 싸웠던 나날들이 있는 것처럼 중간중간 날조(?)를 했는데 륩님이 잘 받아주셔서 감사했습니다ㅠㅠㅠ 혹시 실례라면 언제든 제게 디엠디엠ㅠ0ㅠ

 정의로운 비바와 전투광인 이브가 서로 어느 정도 퍼즐이 맞는다는 것도 좀 신기해요! 질서선이기 때문에 한편으론 매정한 비바의 기질과 가차 없이 살육을 자행하면서도 순수한 이브의 기질이 서로를 보완하는 기분이랄까요? 개인적으로 이 조합도 참 좋습니다. 비바랑 블룸만 괜찮다면 계속 친한 척하고 싶네요'-')* (? 함께 전선을 거쳐 온 프론티어들인 만큼 앞으로의 이야기에서 우리 사랑스러운 헤븐즈 불릿들을 잘 이끌어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블룸 익시더 with 애쉬즈 이브
너네.. 친해질 수 있겠어?



 이 둘은 상성이 좋지 않아요. 물과 기름? 아니 물과 불 정도는 되겠네요. 그래도 블룸과 LOST 같은 경우엔 그림자라는 중간 지대에서 합의할 여지가 있지만, 블룸과 이브는 전혀 섞일래야 섞일 수 없는 사이인 것도 또 흥미로워요. 블룸은 절대로 이브를 이해할 수 없을 거고, 이브는 블룸을 계속 얕잡아 볼 것이기 때문에 이 꽉 막힌 관계가 어떻게 진행될지도 정말 궁금해요ㅠㅠ 이브와 LOST의 혐관 못지않게 블룸과 이브의 혐관도 다양한 드라마가 생성될 것 같거든요.
 
 물론 이브 시끼가 뭔 지럴을 하든 저는 우리의 블룸쨩을 지킬 것이며, 상황이 여의치 않은 때가 온다면 이브를 죽여서라도 블룸을 지킬 것입니다. 그러니 우리 블룸쨩 하고 싶은 대로 하자! 이브는 마음껏 패자! (이브: 뭐라고 시바)



LOST with Viva La Vida
좋은 대화 상대가 될 수 있을지도 몰라


 

 마지막으로 이 둘의 조합... 곰곰히 생각해보니 여기가 또 맛집이더라고요. 둘은 본질적으로 같은 고통을 공유하고 있거든요. 둘 다 소중한 사람을 잃었(었)다는 점에서요. 비바는 이미 꽤 먼 길을 돌아온 상황이지만, LOST는 이제 막 그 길에 올랐다는 것 정도의 차이가 있겠네요. 비바라면 그런 LOST에게 좋은 조언을 줄 수 있지 않을까요? 이브보다는 비바의 조언이 LOST에게 더 와닿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ㅎㅎ (아무튼, 이브는 어느 쪽으로든 도움이 안 되는 거로ㄱ-)

 또 비바는 흔들리면서도 어쨌든 앞으로 나아갈 줄 아는 캐릭터이니, 제자리에서 멈춰버린 LOST에게 좋은 영감을 줄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블룸이 LOST의 자리를 이해해줄 수 있는 사람이라면, 비바는 LOST에게 앞으로 나아가는 방법을 알려주는 선배가 될 수 있지 않을까요? 이브는 LOST와 함께 나아가는 친구가 될 것이고요. 

 아무튼, 이 둘은 그림체도 뭔가 잘 맞아서 개인적으로 포텐을 기대하는 콤비이기도 합니다^//^ 나코님과 륩님의 케미도 기대하고 있으므로 부디 저를 즐겁게 해주시길 바랍니다. 후후후. (나코님&륩님: 뭐래?)

 이건 공식이 채용해야 한다 : 인연 룰

 세계관과 캐릭터 소개는 끝났으니 이제 본격적으로 세션 후기를... 시작하기 전에 꼭 설명하고 싶은 룰이 있습니다! 바로 아본님이 준비하신 <인연 룰>이라는 하우스 룰인데요! 원래대로라며 <WWW> 후기에서 얘기했어야 했지만 그놈은 너무나 늦고 있으니 일단 여기에서 먼저 소개해보겠습니다ㅠ 이 갓룰... 빨리 소개하지 않으면 곤란해... (광기의 눈동자)

 인연 룰의 시스템은 간단합니다. 우선 씬에 입장하는 캐릭터는 저마다 1D10 다이스를 굴려서 인연 포인트를 상승합니다. 포인트가 쌓일 때마다 인연 레벨이 오르고 각 레벨마다 사용할 수 있는 기능이 해금됩니다. 그리고 할당된 코스트를 지불하면 상대 버디에게 좋은 효과를 줄 수 있어요. 무려 최고 레벨까지 올리면 오버 부스트를 한 번 더 사용하거나 효과를 강화시켜줘요. 설명만 들어도 재미있어 보이죠? 실제로 재미있습니다ㅎ

ROLL20 시트로도 이렇게 구현해두셨다


 사실 가든 오더의 맹점 중 하나라고 하면 버디물을 표방하는 주제에 그다지 버디물답지 않다(..)는 건데요. 버디를 맺는다고 해봤자 할 수 있는 건 전투 중에 '버디 스타일'이라는 스킬을 사용할 수 있게 되는 것뿐입니다. 버디 요소를 지원하는 건 어디까지나 설정이나 서사적인 부분뿐이에요. 그 설정이랑 서사가 너무 쩔어서 여태 먹고 살고 있을 뿐ㅡㅡ;; 버디물로서의 정체성은 솔직히 굉장히 미약합니다... 읽고 있으면 반성해라, F.E.A.R...

 그런데 이 인연 룰이 들어간 덕분에, 다른 복잡한 기믹을 사용하지 않아도 버디물로서의 정체성이 딱 잡혀요! 레벨마다 주어진 기능들도 적당히 넣어둔 게 아니라 전투 중에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것들뿐이라 완전 효과적으로 잘 써먹게 됩니다. 특별한 묘사를 추가하면 더 좋긴 하지만, 그냥 스킬을 써주는 것만으로도 버디로서 역할을 한다는 느낌이 들 만큼 기능이 잘 구성되어 있어요.

 거기에 더해 스킬을 사용할 때에 미리 적어둔 버디에게 한마디를 같이 출력할 수 있는데... 이게 진짜 미친 갓룰입니다... 왜냐고요? 장면을 길게 만들지 않아도 저거 한 마디만 출력해주면 알아서 드라마틱한 장면이 만들어지거든요. 이미 인연 스킬을 사용하는 상황 자체가 버디적으로 달아오르는 장면이다 보니, 대사 한 마디 얹어주기만 해도 미친 연출이 술술 쏟아지더라고요. 이걸로 <WWW>에서도 미친 명장면이 몇 개 나왔었는데... 하... 죄송해요... 빨리 쓸게요ㅠ

 아무튼, 간결한 형식으로 극적인 드라마를 표현할 수 있는 룰이에요. 거기에 더해 실제 데이터상으로도 버디에게 도움을 주는 느낌을 받을 수 있고요. 이 간단한 룰 하나로 부족했던 버디 분이 꽉 채워져요. 가든 오더가 잃어버린 마지막 퍼즐이 아닌가 싶을 만큼 훌륭한 룰입니다. 직접 해보면 감탄만 나와요. 

 

양심 있으면 이거 공식으로 올려라 F.E.A.R.야


 그런데 더 놀라운 사실을 알려드릴까요? 이 세션에 준비된 갓-특수 룰은 이것만이 아닙니다. 진짜 멋진 특수 룰이 또 하나 준비되어있는데... 후우, 그건 세션에 들어가서 설명해드리도록 하죠. 감탄, 감탄, 감탄의 연속인 세션이었거든요. 이야기가 길어질 것 같으니 미리 각오해주세요ㅠㅠ

 자아, 그렇게 관계를 맺게 된 4명의 버디. 세계도, 인물도, 관계도 준비되었습니다. 이제 남은 건 이야기가 굴러가는 걸 지켜보는 것뿐입니다. 아름답고 잔혹한 이 세계에서 대체 무엇이 일어나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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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프닝 페이즈

 

"약속이야."
"우린... 사는 것도 함께"
"그리고 죽는 것도 함께야."
"약속이야!"
...
"....거짓말쟁이."



 이야기는 짤막한 내레이션으로 시작합니다. 서로에게 성사를 걸었던 두 인물의 이야기. 죽을 땐 같이 죽고 살 땐 같이 살자던 비장한 약속은 공중분해 된 흔적만 남기고 사라집니다. 이건 대체 누구의 이야기일까요? 약속이라는 키워드를 반복해서 말하는 걸 보면, 비바의 이야기가 아닌가 싶지만 말이죠.... 과연?


 공중 도시 샹그릴라, 우리의 터전.

 공중 도시 샹그릴라, 인류의 새로운 땅에는 새로운 인류가 자라고 있습니다. 헤븐즈 불릿이라 불리는 이들입니다. 샹그릴라가 둥지라면 헤븐즈 불릿은 새죠. 그리고 그들 중에서도 특별한 힘을 갖추고 태어난 우량아들이 있습니다. 바로 아포토시스라는 개체입니다. 오늘은 아포토시스의 한 사람인 블룸 익시더가 퍼스트 미션을 받으러 가는 날입니다. 사랑하는 에블린 박사를 만나 소울 인코더도 소개받고요.

 

헤븐즈 불릿의 어머니


 시작하자마자 이런 뽀작한 박사님이 맞이해주는 갓세션 헤븐즈 불릿ㅎㅎ 하지만 뽀작하다고 얕보면 안 됩니다. 이 사람...  바로 헤븐즈 불릿을 만든 과학자거든요. 사실상 헤븐즈 불릿의 탄생으로 인류가 존속할 수 있었다는 걸 생각하면 그녀는 현존하는 인류의 구원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구원자일지 아닐지는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NPC를 쉽게 신뢰하지 않는 편<?) 

 물론... 그런 대단한 설정은 어디까지나 배경일 뿐이지만요! 블룸을 비롯한 헤븐즈 불릿들에게 그녀는 그저 따뜻한 어머니일 뿐입니다. 실제로도 헤븐즈 불릿들은 실험체가 아니라 정말 자식처럼 아끼는 사람이라 잠깐 의심했던 게 미안한 느낌이 들었을 정도네요ㅠㅠ;; 하... 하지만 난 캠페인이 끝날 때까지 아무도 믿지 않아!! 두고 보자고!! (흔들리는 눈동자)

 그리고 블룸은 출력을 앞두고 소울 인코더인 Viva La Vida와 첫 만남을 갖게 됩니다. 이제 막 만났을 뿐인데도 마치 오래전부터 버디였던 것처럼 친해지는 두 사람. 마치 오빠와 여동생 같기도 하고, 오랜 연인 같기도 합니다. 최근에 했던 버디가 다 서로 싸우는 버디이다 보니(?) 오히려 이렇게 만나자마자 서로에게 녹아드는 관계가 신선하게 느껴지더라고요. 이 안정감... 좋아요/ㅅ// 

 ...반면, LOST와 애쉬즈 이브 쪽의 분위기는 처참합니다ㅋㅋㅋ 지상에서 혼자 돌아온 LOST의 상처를 계속 쑤시면서 그의 심기를 건드립니다. 다시 로그 읽다 보니 LOST한테 미안해서 뒤질 것 같던데ㅠ 응? 후기 읽다가 혹시... 갑자기 뭔가 생각나서 화가 나면 꼭 디엠 주세요, 나코님... 흑흑... 혐관 힘들어... 재밌는데 힘들어...

 아무튼, LOST와 애쉬즈 이브 쪽도 미션을 받으러 오퍼레이터인 미나 암리타에게 향합니다. Viva와 블룸도 그곳으로 향하고요.


든든한 오퍼레이터


 이분도 미인이죠! 이번 세션 여자 NPC들 진짜 하나같이 어마무시하니까 기대해주세요^^)9 사와시로 미유키 보이스일 것이 분명한 그녀는 전원을 모아놓고 작전을 설명합니다. 그런데... 작전 내용 듣고 조금 놀랐습니다. 아니, 많이 놀랐어요. 설마 첫 번째 세션부터 PC들의 이야기가 나올 줄 몰랐거든요. 왜냐하면 미션의 장소가, 다름 아닌 얼마 전에 LOST가 스프린터를 잃고 돌아왔던 바로 그 지역이었기 때문입니다. 

 아무래도 첫 세션은 캠페인의 세계관이나 메인 스토리, 주요 NPC들을 설명하는 데 많은 분량을 할애하게 마련인데 초장부터 PC의 이야기를 과감하게 도입하신 점이 놀라웠어요. 그러면서도 인트로덕션은 하나도 놓치지 않고 모두 꼼꼼하게 제공하시는 것 또한 내공이 느껴지시는 부분ㅠ 심지어 이건 오리지널 세계관이잖아요. 새로운 세계관을 설득하는 것만으로도 고생인데, 그 와중에도 PC의 이야기가 확실하게 중심을 차지하고 있는 게 정말 좋았습니다. 이거 실제로 시나리오로 나오면 어떻게 작성되어 있을지도 궁금해요.

 그렇게 서로 대면하게 된 블룸비바 vs. 로스이브! 앞에서 서로 대비가 컸던 이들인 만큼, 만났을 때의 케미도 심상치 않습니다. 만나자마자 서로 신경질 부리고 난리도 아니었거든요ㅋㅋ 의외로 얌전해 보이는 블룸도 물러서지 않아서 흥미로웠어요! 물러서기는커녕 개쎄다 진짜 ㅋㅋㅋ

(아포토시스)의 효용이 기대되는군요.
(맞아요, 전 위험하죠) 그러니 너무 가까이 다가오시지 않는 게 좋을 거예요, LOST.


 첫 만남부터 이렇게 삐걱대기 있기 없기... 하아, 사실 기싸움할 이유는 딱히 없었던 것 같은데 그냥... 그냥 막 좋은 거 있죠(?) 너희 지금은 이렇게 기싸움하지만 결국 친하게 지낼 거잖아^/^ 그 온탕냉탕을 즐기기 위해서라도 지금 이 순간을 즐기렵니다 히히히히ㅡ


 ... 

 아, 그리고 샹그릴라의 함장인 아서 켄필드가 등장합니다! 일행은 그에게서 본격적으로 임무를 받습니다. 그는 이전 하강 작전의 일을 조사하고 유품을 회수하라는 명령을 내려요. 주어진 시간은 딱 6시간이고요. 뭐 시간은 문제가 아닙니다. 6시간 안에 해결이 안 되면 돌아오면 되니까요. 문제는 이 작전에 LOST를 다시 보낸다는 거예요. 바로 직전 작전에서 대패하고 돌아온 LOST를 다시 하강시키다니ㅠ

 한편으론 여기서 도망쳐버리면 이 일이 영원히 LOST의 트라우마가 될 거라고 생각해서 보낸 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어쨌든 그는 어설프게 끝을 맺고 돌아왔으니까요. 네? 과잉 해석이라고요? 그럴지도 모름... 근데 우리 함장님이 그런 가혹한 일을  시킬 리가 없잖아요ㅎㅎㅎㅎㅎㅎㅎㅎ (내(이브)의 커넥션이라는 뜻이다ㅎㅎㅎㅎㅎ 내 커넥션 건드리지 마ㅎㅎㅎㅎㅎㅎㅎㅎ)


 아무튼, 준비를 마친 헤븐즈 불릿과 소울 인코더들은 하강의 준비를 합니다. 그들은 문명의 샹그릴라에서 자연의 지표면으로 하강을 시작합니다. 소나기처럼 황급하지도, 우박처럼 비장하지도 않게, 그저 가랑비처럼 느긋하게 쏟아져 내립니다. 

 이렇게 무서운 도입 전투는 처음이야

 그리고 지상에 도착하자마자 전투가 시작됩니다. 리자드와 만티스들이 어슬렁거리고 있는 지상... 저 녀석들을 물리쳐야 조사든 뭐든 할 수 있어요. 블룸은 두근거리는 첫 전투를, 비바는 늘 그러했듯 침착하게, 싸우고 싶지 않은 LOST는 억지로, 피를 볼 생각에 신난 이브는 LOST를 이끌고 채찍을 마구 휘두릅니다.

 근데요 여기 전투 진짜...ㅋㅋㅋ 충격적이었어요... 아니 주사위가 캐해를 이렇게까지 해줄 일인가? 줄글로 적기보다 정리하면서 적어보겠습니다. 충격을 넘어서 무서웠어... 무서웠다고........

 1. 종값하는 아포토시스

 아포토시스... 사실상 헤븐즈 불릿 최강자입니다. 이 최강자 설정이 참 뽕차고 좋긴 하지만, 티알에서는 꼭 그렇지도 않은 게 내가 암만 나는 천재다! 나는 킹쎄다! 해봤자 주사위가 안 따라주면 소용 없거든요ㅠ 그러다가 개그캐된 분들 제가 여럿 봤습니다(..) 마찬가지의 이유로 우롱님도 좀 부담을 느끼셨던 것 같은데 (우롱님: 저 주사위 잘 안나와요ㅠㅠ) 그걸 블룸도 눈치챈 건지 주사위에 엄청 힘을 주더라고요!

1번째 공격! (리자드: ?)
2번째 공격! (리자드: ??)


 익스퍼트인 만큼 수치가 높아서 원한다면 확률을 나눠 여러 번 연속 공격을 할 수 있는데요. 처음이니 가볍게 50:50으로 나눠서 공격을 했는데 둘 다 크리로 성공해버립니다ㅋㅋㅋㅋㅋㅋ 왜 이래 나 아포토시스야 하고 선언하는 듯한 저 도도함; 블룸아 개멋있다ㅠㅠㅠㅠㅠㅠㅠ 하는 것도 잠시... 이게 다이스 갓의 미친 캐해의 시작일 줄 누가 알았겠습니까???

 2. 아 건드리지 말라고 

 반면 오기 싫은데 어거지로 내려온 우리 LOST짱... 당연히 싸우는 동안 기분이 좋을 리가 없습니다ㅠ 저러다 맞으면 어쩌나 싶은데 맞지는 않더라고요(?) 날렵하게 피하고 거하게 한 방 먹인 우리 LOST쨩의 주사위 좀 보시겠습니다ㅋ

크리티컬로 피하고
크리티컬로 패고


 아 시바 건드리지 마 뭐 그런 건가ㅋㅋㅋ 휙 피하고 퍽 패버리기에 뭐야, 얘?ㄷㄷㄷ 하면서 지켜봤네요ㅋㅋㅋ 하긴 아직 마음 정리도 안 됐는데 내려와서 싸우려니 고역이었겠죠... 물론 그렇다고 맞아준다는 말은 안 했다? 하면서 날쌔게 피하고 두들겨 패는 LOSTㄱ- 진짜 기막힌 캐해였던 것 같습니다.

 3. 이래봬도 전 베테랑이랍니다

 눈감캐는 원래 세계관 최강캐잖아요. 알아요, 다 압니다. 비바만 믿어요~ 하면서 Viva La Vida를 흥얼거리고 있는데, 이 녀석... 갑자기 3연속 공격을 선언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어후 아무리 수치가 높다지만 3연속 공격이라니ㅋㅋㅋ 뭐 그중에 하나 들어가면 다행이겠지 하고 있는데...

안 쟈근 수치
안 쟈근 대미지


 아니... 어떻게 3개 중의 2개가 크리티컬이 나오죠? 3연속 공격이라 성공하기만 해도 신기한데ㅇㅁㅇ... 거기다가 대사 칠 때마다 눈감캐 포트레이트가 자꾸 나오니까 진짜 포스가 엄청나더라고요ㅋㅋㅋ 문제는 이 녀석 활약이 여기서 끝이 아니라는 거에요ㅠ 그건 다음 전투에서 투비컨티뉴드합니다; 정말 전장을 지배하는 비바였어요... 

 4. 폭주하는 채찍군

 한편 우리 이브도 좀 부끄러운 캐해가 들어갔는데ㅋㅋㅋ 두 번째 라운드에서 순서를 정하는데 이 시끼가 하필 최저치가 나오더라고요ㄱ- 어떻게 묘사할까 하다가 흥분해서 날뛰다가 채찍이 꼬여서 그걸 푸는 동안 시간이 걸렸다고 묘사했는데(?) 그 사이에 개짱쎈 비바랑 블룸이 리자드 다 도륙 내고 있으니까 ㅂㄷㅂㄷ하고 있었더란 말이죠. 아니... 저거 내 사냥감인데! 저거 내 피(?)인데!! 하면서 부들부들 떨던 이브쨩. 마침내 턴이 돌아와 채찍이 풀리고 폭주 끝에 공격을 시도합니다.

크리티컬 1에 풀댐이라니 내 가오 인생 대미지다


 ㅎ... ㅎㅎㅎ... 부끄럽게 와이라노ㅋㅋㅋㅋㅋㅋ 아니 미쳐 날뛰면서 싸운 것까진 좋은데 갑자기 풀댐을 내버리면~!!! 이브야! 부끄럽다ㅋㅋㅋㅋㅋㅋㅋ 진짜 계속 붙잡혀 있다가 고삐 풀려서 미친 망아지처럼 날뛰는 장면이 그려져서 얘 진짜 왜이래ㅠㅋㅋㅋ 하고 신기하게 쳐다봤더랍니다... 그래도 다들 한 건씩 하는데 이 녀석도 한 건 해서 안심하긴 했지만요ㅠ 

 후, 주사위들이 저렇게 캐해를 하면서 날뛰어주니^^ 전투는 수월하게 끝나버렸습니다. 상대적으로 마스터님 주사위가 상냥했던 것도 있지만요^^;; 요즘 하는 캠페인들, 왠지 몰라도 마스터님들의 주사위가 참 상냥한 것 같아요(?)

 

그리고 저는 저도 모르게 또 예언을 하고 만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싸움이 끝나고 나니 이 세계의 풍경이 눈에 들어옵니다.

 

PC게임 아니고 TRPG입니다


 앞에서 보여드리지 못한 UI, 드디어 보여드리네요. 그렇습니다. 자, 보십시오. 이 어마무시한 미들 페이즈의 맵을ㅠ 풀로 뒤덮인 인간 없는 세상, 그리고 그곳을 돌아다니는 리자드 무리. 진짜 탐사는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과연, 우린 잃어버렸던 것, 또는 찾지 못했던 것을 이곳에서 찾을 수 있을까요?

 미들로 넘어가기 전에 호가든 한잔하시죠'ㅅ' 치아스~! 가오 하는 사람들은 다 好가든 하나씩 끼고 시작해야해(?)


 미들 페이즈


 맵이 저렇게 화려하게 준비되어 있으니 조사하지 않을 수 없죠. 손을 쓱쓱 비비며 본격적으로 조사를 시작합니다. 후기도 조사의 흐름을 따라서 진행해보도록 할게요!


씬 1. LOST

 


  대망의 첫 스타트를 끊는 것은 바로 LOST입니다. 그럴 수밖에 없죠. 이 녀석 여기에 볼일이 많을 테니까요. 그는 을 향해 나아갑니다. 이곳은 그가 스카였던 시절, 스프린터와 마지막으로 인사를 나눴던 곳이기도 합니다. 하늘과 지상을 잇는 탑을 사이에 두고 완전히 갈라져 버린 두 사람... 혹시라도 스프린터가 아직 그곳에 있을까 싶어 탑 밑을 내려다 보지만, 아직 아물지 못한 LOST의 상처에서 흐른 피만이 무심하게 뚝뚝 떨어져 내릴 뿐입니다.

 사담이지만 저는 LOST와 스프린터의 관계가 너무 좋아요. 헤븐즈 불릿의 설정 덕분이기도 한데, 단지 동일한 유전자를 가지고 태어난 쌍둥이가 아니라 계획적으로 조작되어 태어난 분신이라는 점에서 그래요. 쌍둥이라기보다 이 세상의 비극에 의해 여러 개로 나뉘어진 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거든요.

 스프린터는 스카이고 스카는 스프린터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스프린터의 죽음은 소중한 사람의 사멸보다도 마치 자신의 자살처럼 느껴졌을 것 같아요. Lost된 것은 스카 자신이기도 했던 거예요.

 

 
 ...라고 과몰입을 하고 있는데 아니나 다를까 나코님이 이렇게 자체적으로 씬을 만들고 계시더라고요; 아니 어떻게 저런 대사가 그냥 줄줄 나오냐... 나코님 혼자 빈 공간에 떨궈놔도 혼자 무대 만들고 플레이어 세우고 마스터링하면서 갓세 뽑아낼 분... 

  한편, 탑 위에서 세계를 내려다보는 LOST. 그가 보는 풍경을 뒤따라온 일행도 함께 봅니다. 탑 위에서 내려다본 세상은 네필림의 낙원입니다. 그중에서도 네필림들이 홀린 듯이 모여드는 장소가 있어요. 스프린터의 두 다리를 찢어 영원히 날아오를 수 없게 만든, 날카로운 이빨을 가진 네필림들의 둥지가 있는 유적지요. 그곳에서 LOST는 스프린터의 마지막 모습을 떠올립니다.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바로 장면을 만들어 버리는 나코님 진짜...ㅠㅠ


 그리고 여기서 마스터님이 은근슬쩍 보스의 힌트를 찔러 넣어주셨는데 타이밍도 타이밍이거니와 자연스럽게 전달이 돼서 오오... 했어요. LOST가 스프린터의 마지막 모습을 회상 → 스프린터의 모습에 남았던 보스의 흔적을 전달 보스전에 대한 그림을 구상하게 되는 흐름이 자연스럽더라고요. 이 복선 덕분에 보스를 맞이했을 때 이거구나! 하면서 짜릿하기도 했고요. 

 과연 LOST는 이곳에서 잃어버린 스프린터의 흔적을, 아니 자기 자신을 다시 찾을 수 있을까요? 


씬 2. Viva La Vida

 

 

 탑에서 내려온 일행. 이번엔 비바가 조사에 나섭니다. 식물이 지배하는 텅 빈 구민가, 그곳에는 한때 인간이었던 유물들이 나동그라져 있습니다. 마치 최종전쟁의 에필로그 같은 광경입니다. 비바는 흐릿한 시야로 그 광경을 쳐다봅니다.

 하지만 그 광경을 온전히 받아들이기엔 비바의 메모리가 충분하지 않았던 걸까요? 과거의 기억과 현재의 풍경이 뒤섞이기 시작합니다. 판정에 실패했다는 뜻이고요(..) 하지만 여기선 오히려 비바의 판정이 실패해서 좋았어요. 과거와 현재를 뒤섞는 마스터님의 장면 묘사가 정말 좋았거든요ㅠ

 

좀 더 어울리는 이미지를 찾고 싶었지만... 이런 느낌이었을까?

 
 그래도 조사는 진행해야 하니 이브가 깝치고 대신 판정을 합니다(?) 탐색을 높게 찍어둬서 성공하긴 했는데, 전자조작이다 보니 어떻게 묘사해야 할지 난감하던 차에^ㅁ^;; 마스터님이 전파 감지로 노트북을 발견했다고 설명을 이어주시더라고요! 여기서 괜히 뽕이 차더란ㅋㅋㅋㅋㅋ (약간... 채찍으로 전파 탐지기 하는 그런 느낌이었지만^^!)

 
 사실 저는 가오에서 제일 마음에 드는 것 중 하나가 특성능력을 미들 페이즈에서도 쓸 수 있다는 거거든요. 보통 조사 능력과 전투 능력은 분리되어 있기 마련인데, 가오의 특성 능력은 평소에 조사할 때에도 쓸 수 있어요. 그게 너무너무너무 좋아요.../_//

 전투에서 특별한 힘을 사용하는 건 너무 당연한 거지만, 일상적인 상황 속에서도 특성능력을 사용하면 진짜 초능력자가 된 거 같단 말이죠ㅠㅠㅠㅠ 이거 왠지 저만 좋아하는 포인트일 것 같지만 암튼 그렇습니다...ㅠㅠㅠ 특성능력 자주 사용하게 해주세요... (네가 써라)

 

 그러나 감격의 순간도 잠시, 노트북에서는 충격적인 영상이 발견됩니다. 영상에 새겨진 날짜는 2020.10.11... 최종전쟁이 한창 벌어지던 당시의 영상입니다. 파란 머리를 한 여성이 아이들을 데리고 구민가에 숨어듭니다. 밖은 그들을 노리는 네필림이 어슬렁어슬렁 걸어 다니고 있습니다. 결국, 여성은 아이들을 두고 네필림과 싸우러 뛰쳐나가고 영상은 거기서 끝이 납니다.

 이게 왜 충격적인 영상이냐고요? 그 파란 머리의 여성이 비바의 이전 버디였기 때문이죠. 비바가 구민가에 발을 디뎠을 때 머릿속이 뒤죽박죽된 이유가 바로 이거였던 겁니다. 이 영상 하나로 갑자기 앞에서 무심하게 나왔던 복선들까지 우르르 연결되면서 빵 터지는데 이게 정말ㅠㅠㅠㅠㅠㅠ

 
 그런데 여기서 끝나지 않고... 멋진 캐해로 한 방을 넣는 륩님...ㅠㅠㅠ 단지 기억을 확인하고 그것을 안타까워하는 묘사에서 끝나지 않고 이 혼란스러운 상황을 이용해서 이야기를 이어가셨는데 이게...


 와, 기억상실... 여기서요? 상상도 못한 리액션이라 깜짝 놀랐습니다ㅠ 돌이킬 수 없는 과거에 고통받는 정도로 그치는 게 아니라 메모리 과다로 아예 기억을 잃는 게 섬뜩했어요. 이런 기억을 감당하기엔 그의 몸은 너무 작아져 버린 겁니다. 작은 그릇에 많은 물을 부으면 넘쳐흐르듯 비바는 감당할 수 없는 기억들을 리셋하고 맙니다.

 비바의 원래 성격을 생각하면 이 정도로 절대 도망치지 않을 녀석인데, 정신적인 그릇의 문제로 겨우 되찾은 것들을 다시 쏟아버리는 모습이 진짜 안타깝고 너무 좋았어요... 아... 이런 식으로 마스터와 플레이어 사이의  작은 복선들이 바로 피드백이 되어서 장면으로 만들어지는 게 정말 좋더라고요ㅠㅠㅠ... 개인적으로 이번 세션에서 꼽는 장면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과거는 과거일 뿐입니다. 영상으로 남겨진 순간 그건 과거가 될 수밖에 없어요. 이전 버디가 지금 어디에 있든,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하나뿐입니다. 이곳에 남겨진 네필림들을 쳐부수고 이 땅에 한숨의 희망을 남겨주는 것이요.

왜긴 왜야 마스터님에게 사랑받기 때문이지^^

 

씬 3. 블룸 익시더

 

 

 돌아보면 탑과 구민가 모두 묵직한 장소였네요. 잃어버린 사람들의 흔적이 남아있는 곳이니 묵직할 수밖에요! 잠깐 분위기 전환을 위해 공원으로 향합니다. 메인 조사는 블룸이 맡았습니다. 블룸이랑 공원, 왠지 잘 어울리지 않나요? 아기새가 폴랑거리면서 공원 돌아다니는 거 같아서 귀여움ㅋㅋㅋ 실제로 이 씬은 앞선 장면들에 비해 밝고 웃긴 장면들이 많이 나와줘서 환기가 되더라고요!

 

 이게 재미있는 게 블룸과 LOST이 태어나서 공원을 처음 보는 상황이었거든요ㅋㅋㅋㅋ 아무래도 샹그릴라는 공중 도시라 땅이 부족하다 보니, 공원 같은 유희 시설은 사치일 수밖에 없거든요. 그리고 이 공원엔 분수도 있었는데 자원 부족일 게 뻔한 샹그릴라의 사정상 분수 같은 건 당연히 본 적 없을 거라서 말이죠. 생전 처음 분수와 공원을 보는 두 사람이 저마다 귀여운 해석을 하는데 진짜 미치게 귀여웠습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 분수는 물대포라고 생각하고 공원은 군사 훈련을 하는 곳이라고 생각하는 욘석들 어쩜 좋누ㅎㅎㅎ

 

거의 이 수준의 해석


 뭐 앞으로 천천히 배워가면 되죠! 안 그래도 뽀작뽀작한 느낌이라 블룸 너무 귀여운데 이런 것까지 모른다니 진짜 천원돌파 뿌수고 싶게 귀엽더라고요... 대조적으로 LOST는 염세적이라 모르는 거 없이 다 알 거 같으면서 oO(물대포인가...?) 이러고 있으니까 앜ㅋㅋㅋ 아앜!!! 내 헤븐즈 불릿들 너무 귀여워! 다 뿌숴! 다 뿌수라고!!! (들어가라 이브)

 일단 공원이 정체에 대해서는 나중에 얘기해주기로 하고(?) 우리의 블룸쨩... 본격적으로 조사를 시작합니다. 햇살처럼 귀여운 블룸쨩에게라면 이 세계도 오냐오냐하고 진실을 다 털어놓겠죠? 

 

하..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ㅠ

 
 아니아니아니아니아니에요 이거 아니에요!!ㅋㅋㅋㅋㅋㅋㅋ 보세요! 성공률이 0이잖아요!!ㅋㅋㅋ 우롱님이 실수로 입력을 안 하셨더라고요^^;; 헤헷 놀래짜나!ㅋㅋㅋㅋㅋ 어휴 티알 하다 보면 이런 일이 빈번하죠^^ 하지만 이런 것도 다 묘미니까요! 자, 다시 입력하고 재판정합니다. 가라, 블룸! 아포토시스의 힘을 보여주라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실패한 건 좋은데 왜 수치가 똑같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근데 뭔가 이렇게 틀린 것도 너무 블룸같앜ㅋㅋㅋㅋㅋ 너 이 녀석...!!!ㅋㅋㅋ 조사할 생각 없는 거지? 공원에서 좀 더 뛰어놀고 싶은 거지?! 하고 있는데 아니나 다를까 우롱님이 '너무 흥미본위대로 움직였나봐요'하고 해설을 더해주셔서 더욱 귀여운 상황으로 묘사가 되었어요ㅋㅋㅋㅋ 놀다 보니 신나버린 블룸쨩...* 아아, 하지만 귀여워... 귀여우니까 된 거야 걱정하지 마 판정은 비바쨩이 어떻게든 해줄 테니까(?)

 한편 비바쨩은 뛰어노는 블룸의 머리 위에서 유심히 주위를 살펴보다가 멀티 센서로 뭔가를 물고 가는 다람쥐(!)를 발견합니다. 그리고 녀석이 뭔가를 떨어뜨리는데요... TRPG에서 가장 중요한 조사 오브젝트가 뭐죠? 수첩이죠, 역시! 수첩을 비롯한 유수한 일기, 노트, 종이 쪼가리 등등이 얼마나 많은 비극과 희극을 빚어내는지는 TRPG 몇 개월만 해보시면 아실 겁니다. 아니 욘석... 어디서 이런 걸 가져왔대? 이때 처음에는 이 근처까지 싸움이 있었던 건가... 하면서 혼자 오들오들하고 있었는데 다른 곳에서 가져온 거더라고요! 대체 어디에서? 하는데 아아... 하고 수첩을 열어봤더니...
 
 스프린터가 남긴 수첩이더라고요.

 ㅠㅠㅠ아이고 LOST야...ㅠㅠㅠㅠㅠㅠ 세상이 정말 가혹하네요... 애초에 LOST는 이미 스프린터의 복수를 한다든가 자기 자신을 벌한다든가 하는 생각도 없이 그저 잊혀지길 바라고 있을 뿐인데, 세상은 순진한 얼굴로 스프린터의 흔적은 물어다 줘요. 전력으로 도망치는 LOST를 그 이상의 속력으로 추월해서는, 어딜 가느냐며, 이걸 봐야하지 않겠냐며 자꾸 물고 늘어집니다... 아이고... 진짜...ㅠㅠㅠㅠ
 
 하지만 한편으론 도망치지 말라고 세상이 LOST를 혼내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어요. 지금의 LOST에게 필요한 건 어설픈 희망이 아니라 확실한 절망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밑바닥을 찍었을 때 다시 올라올 용기가 생기듯이, LOST에게도 완벽한 절망이 필요했던 건지도 몰라요. 어떤 식으로 해석하든 이 세상은 LOST를 쉽게 놔줄 생각이 없어 보입니다. 과연 우리 LOST는 발버둥 칠 용기를 낼 수 있을까요...

 하염없이 수첩을 바라보는 LOST를 이끌고, 일행은 다람쥐가 수첩을 가지고 왔던 길을 따라갑니다. 그곳은 유적지로 가는 지름길이었어요. 네필림들이 모여있는 그 유적지 말이죠.

 

씬 4. 블룸 익시더 with Viva La Vida


 그렇게 클라이맥스로 가는 길이 열립니다. 원한다면 언제든 유적지로 뛰어갈 수 있지만 그전에 정비를 좀 하기로 해요, 우리(?) 우선 블룸과 비바가 씬을 열어서 인연 포인트를 올리는 겸 아이템을 조달하고자 합니다. 이 둘의 대화가 정말 좋았는데요...ㅠㅠ 이제 막 버디가 되었을 뿐인데도 불구하고 서로를 향한 책임감과 애정이 가득 느껴져서 좋았어요. 그 단편들 좀 보시죠...

 


 약간... 이 둘을 보면 깨진 도자기를 안고 있는 소녀의 모습이 떠올라요. 제 머릿속에서 비바는 강직한 성품이긴 하지만 너무 오랜 세월 동안 싸워온 탓에 정신적/육체적 그릇에 보이지 않는 금이 가 있는 인상이거든요. (그만큼 기억 잃는 롤플이 너무 좋았어요...) 강해 보이지만 사실 누구보다 섬세하게 다뤄야 하는 녀석이라고 생각하는데, 블룸이 딱 비바에게 맞는 포근함을 가진 아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덜하지도 더하지도 않은 블룸의 온기라면 비바를 안전하게 지켜줄 수 있을 것 같더라고요.


 그리고 비바도 그 사실을 알고 있는 것 같은 게 참 로맨틱하죠... 만나자마자 서로가 서로에게 알맞는 자리라는 걸 알고 있는 두 사람의 대화랄까. 이런 기적 같은 만남이 쉽게 이루어지는 게 아니잖아요. 그래서 이 둘의 대화는 크게 자극적이지 않아도 보고 있으면 마음이 괜히 찡해지더라고요ㅠㅠ 세션 마지막까지 둘 다 무사해야 하고, 함께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대화가 마무리되고 비바가 조달 판정을 진행했는데 이걸 이렇게 멋있게 소화하실 줄 몰라서 놀랐네요;;; 제게 있어서 조달 판정은 늘 깡패질(?)이거나 단순한 판정에 불과했는데ㅠㅠㅋㅋㅋ 아 역시 가오 고인물은 이길 수 없어(?) 인상적인 장면이라 이것도 가져와 봤습니다ㅎㅎ

씬 5. LOST with 애쉬드 이브


 그다음은 LOST와 이브의 턴. 이 장면 다시 보니 꽤 길게 해가지고 죄송한데ㅠㅠ;; 싸우러 가기 전에 LOST한테 꼭 한마디 해주고 싶었거든요(!) 허락해준 마스터님과 지켜봐 주신 플레이어분들께 진심으로 감사 인사드립니다!

 

 지금에 와서 드는 생각이지만 아마도 이브는 늪에 빠진 LOST의 마음을 끌어올리고 싶었던 게 아닌가 싶어요. 스프린터의 분신인 LOST가 아무것도 하고 싶어 하지 않은 채 굴에 파묻히려고 하니, 심술이 생겨서라도 더 괴롭혔던 게 아닌가 합니다ㅠ 사실 LOST에겐 시간이 필요할 뿐인데 이브 이놈은 그런 걸 이해할 수 없는 놈;; 


 아무튼 이브야 어찌 되었든 저는 세션 마지막엔 LOST와 좋은 버디로 끝내고 싶거든요ㅠㅠ 기왕 혐관에서 시작했으니 뭔가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이런저런 대사를 했는데 다시 보니까 왜 이렇게 부끄럽고 민망하고 세상 사람들에게 죄송한지 모르겠습니다 허허허 LOST가 잘 받아줘서 다행이었어요ㅠ 나코님께 새삼 감사를ㅎㅎ


 워워 얘들아 진정해!!!!!!!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왤케 무서워 너네ㅋㅋㅋㅋㅋ 계속 버디 할 생각이면서ㅜ(?)

 사실 개인적으로 이번 캠페인에서 가장 궁금한 건 LOST의 변화에요. 1화에서 LOST의 배경 이야기가 어느 정도 마무리된 상황이기 때문에 더욱 궁금합니다. 이제부턴 정말 성장할 일뿐이니까요. 그걸 이 염세적인 녀석이 어떻게 해석해나갈지 궁금하거든요.

 그리고 이브도 그 서사에 함께 하고 싶은 욕심이 있습니다. 어디까지나 버디로서의 욕심이긴 하지만 이브도 LOST와 함께 성장하고 싶거든요! 현재로선 불협화음만 낼 뿐이지만, 이 둘이 어떤 관계가 될지 기대하면서 멋대로 LOST에게 이런저런 말을 시켜보았습니다 하하/ㅁ/ (민망)

 그렇게 저희도 씬을 닫고 넘어갑니다! 이제 남은 건 클라이맥스 전투뿐이에요!


 그나저나 제가 이런 예언을 했더군요. 과연 이루어졌었는지 확인해볼까요? 끝나고 확인해보죠, 호호^ㅅ^


 클라이맥스 페이즈

 

 앙증맞은 다람쥐가 안내하는 길을 따라가면 몰래 꿍쳐 놓은 도토리 창고... 가 아닌 원시의 바다를 떠오르게 만드는 연못에 도착합니다. 그리고 그 안쪽에는 거대한 물뱀, 아니 네필림이 알을 품은 채 일행을 노려봅니다. 네필림을 향해 나아가는 헤븐즈 불릿과 소울 인코더들. 그들의 발밑에는 이전 팀이 남긴 엠블렘과 옷의 조각으로 가득합니다... 과연 우린 무사히 이 사태를 해결하고 돌아갈 수 있을까요?

전투 배경이 잘 갖춰져 있으면 전의도 함께 불타오른다


 인생이여, 만세

 스프린터를 비롯한 헤븐즈 불릿들의 잔해가 남아있는 것만으로도 전의는 충분히 불타오르는데 마스터님께서 여기에 신나를 한 바가지 더 부어주십니다. 네필림이 품고 있던 그 알 안에 파란 머리의 사람이 보이는 게 아니겠어요? 네, 저희가 조금 전에 구민가에서 봤던 바로 그 영상에 나온 사람이요. 아마도 비바의 예전 버디인 듯한 그 사람이 말이에요. 그리고 색약 때문에 미처 그녀를 제대로 알아보지 못하는 비바를 향해, 의미심장한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이거... 기억하시나요? 네, 오프닝 페이즈에 나왔던 나레이션의 그 대사예요. 갑자기 확 짜릿해지더라고요... 하... 잊혀진 기억이 부메랑처럼 돌아와 꽂힙니다. 이렇게 되길 원한 사람은 아무도 없는데도 이렇게 되어버리고 말았어요. 정말이지, 아름답지도 않은 주제에 잔혹하기까지 한 세계입니다. 세계를 향해 손가락질해도 아무도 비바를 비난하지 않을 상황이라고요.

 그때, 비바는... 눈을 뜹니다. 조금 전에 영상을 봤을 때는 감당하지 못하고 전부 흘려버렸던 그지만, 이번엔 그러지 않으려는 것 같습니다. 잘게 금이 가 있던 도자기 사이로 하얀빛이 새어 나옵니다. 그는 과거의 버디를 보고, 지금의 블룸을 향해 말합니다.


 과거의 비극이 내장을 들어낸 채 여전히 살아 숨 쉬고 있는 상황에서, '인생이여, 만세'을 외치는 이 우아함은 대체 무엇이랍니까... 어둠을 덮으려 억지로 발광하는 것이 아니라, 언제나 그래왔듯이 자신에게 주어진 몫을 밝히는 비바는 그야말로 스스로 빛나는 광파간섭 그 자체...ㅠㅠㅠ 비바가 쏘아 올린 새벽녘의 푸른 섬광 속에서 전투가 시작됩니다. 

 깔끔하지만 정곡을 찌르는 특수 룰

  이번 클라이맥스 전투에는 특수 룰(!)이 있습니다. 특수 룰의 완성도는 인연 룰에서 한 번 검증된 만큼, 전투 특수 룰도 완전 재미있을 거라는 믿음이 있었는데 정말... 정말 좋은 룰이었습니다. 복잡하지도 않으면서 변수는 확실하게 제공하는 동시에, 전투 맵의 테마에도 딱 맞아떨어져서 몰입도까지 높이는 갓 특수 룰이었어요. 룰은 간단합니다.

 

그냥... 그냥 PC 게임이에요... 이걸 보세요...

 

1. 맵의 지형은 [물]과 [땅]으로 나뉜다.
2. PC는 지형의 영향을 받지만 ENEMY는 지형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3. [물] 지형에서는 모든 판정의 성공률이 절반이 된다.
4. [물] 지형 위를 이동할 경우에는 조건에 따라 두 가지로 나뉜다.
    1) <수영> 특기가 있을 경우, 판정 없이 이동한다.
    2) <수영> 특기가 없을 경우, <운동> 특기의 절반의 확률로 판정한다.
        a. 성공할 경우, 페널티 없이 이동한다.
        b. 실패할 경우, "피로 2"를 받고 이동한다.

 
 좋은 룰의 특징은 제3자가 봤을 때도 깔끔하게 정리가 된다는 건데, 이게 딱 그런 형태로 나오더라고요. 그리고 좋은 페널티 룰의 세 가지 요소도 다 갖추고 있고요.

 1. 페널티가 존재하지만 → 물
 2. 해결할 방법이 있고 → 수영 or 운동1/2
 3. 실패했을 때의 페널티가 게임 진행 자체를 방해하지 않는다 → 실패해도 이동은 한다

 페널티 룰을 만들 때 실수하기 쉬운 부분이, 유저의 행동을 제한하는 것에만 포커스를 두다가 도리어 유저를 짜증나게 만드는 거거든요. 하지만 페널티의 목적은 유저를 짜증 나게 하는 게 아니라 대처할 수 있는 매력적인 문제를 내는 겁니다. 즉, 1번 못지않게 2번과 3번의 설정도 매우 중요한데 대부분 1번에 집중해서 2번과 3번이 허술해집니다.

 하지만 이 특수 룰은 모든 조건을 잘 갖추고 있어요. 덕분에 전투가 쫄깃해지는 건 물론이거니와 보스전이라는 기분이 팍팍 들어서 내내 두근두근하고 좋더라고요. 잘 만든 페널티만큼 전투의 몰입도를 높여주는 디자인도 없어요. 저는 저 룰 보자마자 신나서 빨리 움직여보고 싶더랍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수영' 특기가 유의미한 효과를 가진 게 좋았어요. 가든 오더는 크툴루와 비슷한 백분율 판정인 동시에, 크툴루처럼 직관적이고 다양한 특기를 가지고 있는 게 특징이거든요. 하지만 막상 게임을 해보면, 이 특기들을 다 활용할 일이 없어서 좀 아쉬운데, 평소에 쓸 일이 거의 없는 이 수영 특기가 이번 클라이맥스에서는 중요한 요소로 쓰이는 게 좋았어요. 안 쓰던 기능을 쓰는 것 자체도 좋았지만, 전투 중에는 거의 쓸 일이 없는 특기를 전투 중에 사용하는 게 좋았달까요.

 앞에서도 말씀드렸지만 저는 이 룰이 전투와 조사에 관계없이 능력을 골고루 쓸 수 있다는 점이 좋거든요. 전투용 기능, 조사용 기능 이렇게 나뉘지 않고 하나의 기능을 상황에 따라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는 게 너무 좋습니다... 단순한 데이터가 아닌 진짜 이 캐릭터 자체를 운용하는 느낌이라서요. 아무래도 저는 데이터를 위한 데이터, 전투를 위한 전투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다 보니 이렇게 어드벤처 파트와 전투 파트가 서로 엮이는 게 좋아요... 네... 좋더라고요... 하아... 이 즐거움(?)이 제대로 전달되어야 하는데ㅠ 

 이런 갓 특수 룰로 진행되는 전투니까 재미가 없을 수가 없습니다. 진짜 너무너무 재미있는 전투였어요. 드라마도 드라마거니와, 그... 일단 모두의 주사위가...

ㅈ... 주사위가...


 살려주세요 살려달라고요

 가오 전투를 할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특히나 클라이맥스 전투는 그냥 넘어간 적이 한 번도 없었던 것 같아요ㅠ 매번 으아 이런 짓을 하면 모두가 뒈져 버린다 하면서 부들부들 떨다가 힘겹게 살아남았을 때의 쾌감은 진짜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온몸이 땀과 피로 젖어있는 상황에서 사우나에 들어가 훌러덩 벗고 따뜻한 물에 죄다 흘려보낼 때의 느낌이랄까요. 표현 좀 이상하지만 이렇게밖에 설명할 수 없다ㅋㅋㅋ 


 아 알았어 후기 계속 쓸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가만히 있어봨ㅋㅋㅋㅋㅋ 떽기 이놈아!! 가만히 있으라고 이놈아!!!! 아이고 아이고ㅠㅠ 시작하자마자 이게 머선 일이고ㅠㅠㅠㅠ 서펜트의 가혹한 공격... 피해 보려고 애썼지만 다들 우당탕탕 맞아버립니다.

 블룸은 비바 덕분에 은밀상태로 시작해서 공격 대상에서 제외되긴 했는데, 문제는 이브와 LOST였습니다. 특히 이브가 문제였는데... 이 녀석 체력이 너무 쪼꼬미다 보니 서펜트의 공격 한 방에 죽게 생겼더라고요ㅠ 아니, 한 대는 패고 리타이어해야 할 것 아니냐 하면서 고통스러워하고 있는데...


 흑흑ㅠㅠㅠ 결국 LOST가 대신 커버링을 하면서 오버 부스트를 해주기로 했어요.................. 아 LOST야 미안해ㅠㅠㅠㅠㅠㅠㅠ 이브 이 색기가 피할 줄 몰라서 이런ㅠㅠㅠㅠㅠㅠ 제가 살다 살다 오버 부스트로 대미지를 피하는 날도 오는구나 싶더라고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비참해 아 근데 미안해 아 근데 비참해 아악 아아악 라고 하면서 머리를 쥐어뜯고 있는데 세상에 LOST가요... LOST가 이런 연출을 하는 게 아니겠어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물론 오버 부스트 연출이니까 힘줘야 하지만! 멋있으면 더 좋지만!! 보기 좋게 한 방 먹인 것도 아니고 41대미지 피하려고 울며 겨자 먹기로 쓴 오버 부스트에 저런 연출이라뇨 크아악 안 그래도 미안하던 마음이 더 미안해져버려ㅠㅠㅠㅠㅠㅠㅠ

 이 연출이 더 짠했던 건, 줄곧 스프린터의 생각에 빠져있던 LOST의 머릿속에 처음으로 이브가 등장해서인 것 같아요. 버디라는 말도 처음 써줬고요ㅠ 이브의 가혹한 채찍질 때문에 찢겨나간 피와 살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늪 위로 걸어 나와준 게 기뻤습니다. LOST, 이 녀석... 제 생각보다 훨씬 강한 녀석일지도 몰라요.

 한편 블룸과 비바는 그림자 속에서 때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어... 정확히 말하자면 블룸만요ㅎ

 리자드와의 숨바꼭질

 블룸과 비바의 전략은 저희와는 좀 달랐습니다. 은밀상태로 몸을 숨기고 네필림과 맞서기로 한 것이지요. 하지만 그... 블룸에게 은밀상태가 걸린 것까지는 좋았는데요... 비바의 경우에는 스텔스가 걸리지 않아서ㅋㅋㅋ 반짝이는 장신구만 공중에 둥둥 떠다니는(?) 상황이 연출되었다고 합니다ㅋㅋㅋ 귀여워 제길!!

 뭔가 있는 거 같긴 한데 잘 안 보여서 기웃거리는 리자드들. 그중 몇몇은 떠다니는 장신구를 발견해서 으앙하고 물어보지만 블룸까지 발견하지는 못합니다ㅋㅋ 이때 기웃거리는 리자드들 묘사 너무 웃겨서 깔깔댔던 기억이 나네요ㅠ 어라 뭐가 있는 거 같은데... 그래 저 장신구 근처에 뭔가 있다... 장신구 쪽을 물어라(?) 하며ㅠㅋㅋㅋㅋ

 그러나 정작 블룸을 눈치챈 것은 리자드가 아닌 만티스 놈들이었는데...


 결국 갑자기 지능을 얻게 된 만티스(이 표현 개웃김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후기 쓰다가 깔깔대고 웃었다)때문에 블룸의 은밀한 생활은 끝을 맺고 맙니다ㅠㅠ 그래도 뭐... 나름 얻을 건 다 얻을 상황이어서 그렇게 아쉽다는 느낌은 없었어요ㅎㅎ 뭣보다 블룸 그 녀석은 우리 중 최체력체... 어지간해선 절대 안 죽는다(?) 은밀이 풀렸다고 해서 디메리트는 딱히 없단 말이지! 하하하!

 라고 말하는 와중에 저쪽에서 LOST가 디져가고 있었습니다...

 Lost를 꿈꾸는 LOST

 앞에서 오버 부스트 연출이 정말 멋있긴 했지만... 딱 죽기 직전까지만 막아 놓은 거라 이쪽 버디는 맛탱이가 가 있었습니다ㅎ 하하, 하지만 드디어 우리 차례니까요? 크리풀댐을 뻥뻥 날려서 죽여버리면 그만이니까요? 감히 우리 버디에게 치명상을 입혀... 아주 그냥 통째로 뱀술에 담가주마 (갑자기 이브 동기화)

 후, 그렇게 LOST가 드디어 첫 공격에 나섭니다. 이 녀석도 말이죠? 근접무기 공격이 180이나 되는 괴물이란 말이죠? 그리고 기억해내라, LOST! 너는 도입에서 까리하고 피하고 깔쌈하게 적을 두들겨 팬 양아치 아아니 헤븐즈 불릿이다! 스프린터의 일은 안타깝지만 이런 곳에서 쓰러질 순 없잖아. 안 그래? 간다! 필살 2연격...!!


 아니 뭐 첫 공격은 그럴 수 있죠. 펌블인 게 어이가 없긴 한데 가오에서 펌블은 너무 흔해서 이상할 것도 없는 거잖아요? 자자, 진정하고 다시 공격해보자. 어휴! 90이라고! 엔간하면 실패 안 하니까, 파이팅!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니 왜 또 펌블이야 거기다 왜 더 올랐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너... 살 생각 없는 거지? 너 그냥 뒈질 셈이지!!! 여기서 스프린터랑 같이 묻히려는 거지!!! 안돼 이 자식아!! 이거 캠페인이야!!! 4화까지는 하늘이 무너져도 가야 된다고 이 자식아!!!ㅠㅁㅠ (From 플레이어들)

당시 버디였던 이브님의 심정을 들어보았습니다


 아 진짜 유독 주사위 캐해석이 날뛰는 세션이기 했지만 이런 것까지 캐해를 해줘서 곰란하달지ㅋ 쿠마리마스요ㅋ 뭐... 여기서야 LOST가 설령 싸울 의욕이 있었다고 해도 제대로 안 되는 게 맞긴 해서요ㅠㅠ 아직 스프린터를 잃은 슬픔은 전부 달래지도 못했는데, 돌아오지도 않을 스프린터를 위해 싸워야 한다니... 당장이야 급하니 채찍을 쥐었지만 이 녀석 입장으로선 도통 싸울 이유가 없잖아요ㅠ 그 마음이 이해가 안 가는 것도 아니라서 진짜 안타까운데 그래도... 그래도 펌블은 안 돼, 이 자식아(?)

 휴, 그래도 LOST가 상황에 따라 주사위를 엄청 잘 타는 캐릭터라는 건 잘 알았습니다. 고로 저는 다음 세션에서 LOST가 전의를 불사를 수 있도록 도울 예정입니다. (이브 봄) 어... 이브를 적으로 세우면 되나...? 그것 외엔 이브로 LOST의 전의를 불사를 방법이... (두뇌삐걱)

 Viva Loong Vida

LOST의 2연 펌블로 플레이어들이 떼잉하고 있는 것도 잠시, 리자드들이 스멀스멀 기어 옵니다. 리자드들은... 장신구가 좋아요... 할쩍... ㅋㅋㅋ 그렇게 숨어 있는 비바를 향해 혀를 날름 내밀어 보는데 말이죠.


 아니... 가오 이거 사실 1d6이죠? (1, 22, 47, 96, 99, 100) 이렇게 두고 굴리는 거죠?ㅋㅋㅋㅋ 96 빈도 무슨 일이냐!! 어떻게 1/100의 확률인 96이 이렇게 펑펑 나올 수 있냐!! 하면서 어이없어하는 찰나에 재빠르게 다시 혀를 날름거리는 리자드!


 ㅋ ㅋ 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100이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야!!! 롤20!! 와 정말 저렇게 선명한 100은 또 오랜만에 봅니다... 앞에서 LOST의 주사위도 약빤 것 같았지만 리자드에게 비할 바가 아니었어요^ㅁ^;; 전투 밸런스를 맞춰주려는 다이스 갓의 뜻이겠죠? 아무리 그래도 100은 앜ㅋㅋㅋ

 그래요... 하지만 리자드 따위가 장신구를 먹을 순 없는 노릇이니까요. 이건 주사위의 뜻이라기보다 자연의 섭리(?) 결국 장신구를 따먹는 것은 실패한 리자드를 뒤로한 채, 비바는 앞으로 나섭니다. 비바는 리자드 같은 자코들은 신경 쓰지 않아요! 그가 노리는 것은 4연 공격..!!


 홧씨 4연 처음 봐ㅠ 나 가오 하면서 4연 처음 본다고ㄴㅇ렇ㄴ리 개 멋있어 이건 그냥 시도했다는 거 자체가 멋있어ㅠㅠㅠㅠ 성공하면 더 오지겠지만 이미 여기서 개오져버렸어요ㅠ 비바 룽 비다 네 이놈!! 진짜 각오하고 왔구나! 하면서 두근두근했습니다. 이번 전투에서 가장 설렜던 순간인 거 같아요. 륩님... 당신은... 진정한 오더...ㅠ 이것이 오더..!!

 결과는 시원하게 바로 보여드리겠습니다!


 하... 진짜... 다시 봐도 짜릿하네요ㅠ 2크리 1성공... 게다가 서펜트도 회피에 전부 실패합니다. 21+26+28... 도합 75 대미지가 들어갑니다. 아... 아아... 비바 넌 진짜... 진짜로 세계관 최강캐였느냐...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75라니... 아아!!ㅠㅠㅠㅠㅠㅠㅠㅠ

 이렇게 멋있는 공격에는 멋있는 묘사가 따라줘야 합니다. 이것마저도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어요... 아...


 륩님의 묘사도 좋았지만... 그 사이에 블룸이 한 마디 넣어준 게 마음에 콱 박히더라고요ㅠ 여기 묘사 흐름이 정말 좋았는데, 온 힘을 다해 백색 빔을 쏘아 올리는 비바와, 그 색깔을 따뜻하다고 느끼는 블룸, 따뜻한 것을 화상으로 바꾸어 서펜트의 몸에 새겨주시는 마스터의 묘사까지ㅠ... 무슨 영화보는 것처럼 촤르륵 흘러가더라고요... 합이 맞는 플레이어와 마스터가 모이면 이런 플레이가 가능한 거군요... 티알러로서도 오타쿠로서도 가슴이 웅장해지는 순간이었어요ㅠ

 범람하는 하얀 빛 속에서 서펜트를 가리키는 비바와, 그런 비바의 온기를 느끼며 지그시 눈을 감고 비바와 동조하는 블룸, 그리고 둘만의 따뜻한 환상이 현실에선 매서운 불길이 되어 서펜트를 불사르는 장면이 그려지지 않나요? 그림 못 그려서 너무 서운합니다. 제가 그림 그릴 수 있었으면 이 장면은 그렸을 거예요... 정말 최고의 장면이었습니다ㅠ

 아니 근데 이 멋있는 공격을 이어서 막타를 쳐야 하는 게 나(이브)라니..... ㅎ...ㅅ ㅂ.... ㅋㅋㅋㅋㅋㅋ ㅠ 갑자기 여운이 깨지고 부담이 몰려옵니다 나 어떡해;;

 똑바로 봐, 이것이 네가 살아가야 할 세계다

 
<ㅇ>...

 아, 나 후기 쓰는 중이었지ㅎ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그런데 후기 쓰다가 더 발려가지고 으아앙!! 아무튼 마지막 장면은 이브와 LOST가 만들게 되었어요ㅠㅠㅠ 끼요오옷 너무 긴장돼! 잘 할 수 있을까? 하면서 부들부들 떠는 손으로 키보드를 타이핑하기 시작했습니다만...


ㅎ... 근데 이브 욘석... 대미지는 참 잘 뽑네요... 크리티컬이 아니긴 하지만 성공은 했고 대미지도 풀댐인 상황! 서펜트가 센스 있게 안 피하고 맞아주기만 하면 대충 장면은 어떻게든 뽑아낼 수 있을 것 같은데 말이죠... 그리고 다행히ㅠ 우리 서펜트군은 눈치가 있는 놈이었습니다(?) 회피에 실패한 서펜트를 향해 마지막 공격을 날리기로 합니다. LOST의 대미지가 걱정되긴 하지만 막타니까 괜찮을 거라고 믿고 오버 부스트를 달려봅니다! 이어지는 저희의 연출...!


 어...................
 
 이게 다른 분들 활약상에 감동하는 건 너무 쉬운데 제걸 쓰려니 쪽팔려 미치겠네요ㅋ ㅋ ㅋ 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 그냥 짧게 가자;;; 그냥 그 저기 그래요... 그... 이브는 꼰대(?) 새끼라서ㅠ 어떻게든 LOST의 앞길을 열어주고 싶어서 저딴 말을 한 것 같아요... 부끄러워... 넘어가자...

 ㅠㅠㅠ라고 말하면서 대충 넘어가고 싶은데 ㅠㅠㅠㅠㅠㅠㅠ 쓰기 귀찮아서가 아니라 진짜 쪽팔려서 그래요... 쓰기 귀찮으면 이미 이렇게 길게 썼겠냐고... 힝구... 하지만 이건 솔로가 아니라 버디물이잖아요... 이브의 이야기는 LOST의 이야기이기도 해서 그냥 넘기는 건 버디한테도 예의가 아닐 것 같아 짧게만 씁니다... 흐흑...

 이브는스프린터가꽤마음에들었던거같아요스프린터는아마이브의호전적인성격을오냐오냐받아주는타입이었을것같거든요그런데스프린터가죽어버려서사실얘도꽤낙심한것같습니다아근데이러면너무LOST서사뺏어먹는거같잖아ㅠ그래서사실저장면해놓고도약간후회하긴했는데아무튼그래서처음엔LOST를미워했을것같아요LOST가생각하는거이상으로LOST를미워했을거라고생각합니다하지만LOST랑함께하는과정에서LOST가스프린터랑너무닮았다는걸깨닫고그건역으로LOST가당했다면스프린터도지금의LOST같은상태가되지않았을까해서번뜩한거예요그후로는일방적인증오가아주조금은동정으로바뀌었고어떻게든이녀석을일으켜세워야할것같다고생각해서저런장면이나온게아닌가싶어요물론이모든내면적인흐름은이브자신도잘인식하지못한채무의식적으로진행되었을것같다는생각아아읽지마읽지마일부러가독성떨궜으니까읽지마읽지마

 이런 얘기를 하고 있을 때가 아닙니다! 우리의 막타... 아직 끝나지 않았거든요. 정확히는 연출이, 미쳐버렸던 막타 연출이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새로운 왕을 섬기나니

 그리고 서펜트는 쓰러집니다! 데이터적으로는요'ㅅ')9 연출로는 좀 더 해야 할 것이 남아있습니다만, 이브의 막무가내 오버 부스트를 받아먹느라고 우리 불쌍한 LOST군이 연못에 쓰러져 버립니다. 이브도 마찬가지고요... 결국 움직일 수 없는 둘을 위해 비바와 블룸이 대신 막타 연출을 해주기로 합니다!

 이때 비바가 싸움을 독식하길 좋아하는 이브의 성향을 간파하고 먼저 '판을 깔아라'고 얘기한 게 좋았어요... 너 이런 거 좋아하지 않느냐니ㅋ 맞아 존나 좋아해ㅋ (이브가요... 제가 아닙니다... 진짜야...) 아무튼 남은 힘을 쥐어짜서 연못을 전기 바다로 만들고 쓰러지는 이브... 그 무대 위로 블룸이 나서서 칼을 휘두릅니다. 통괄개체의 초록빛 눈이 원시의 자연처럼 빛을 발해요.


 아포토시스 진짜... 개오져... 크게 화려한 걸 하지 않아도 세계가 아포토시스의 움직임에 맞춰 알아서 파괴되는 게 너무 장엄해져요ㅠ ㅅㅂ... 이게 덥크로 다져진 우롱님의 묘사인가ㅠ 하면서 숨죽이고 지켜봤던 씬입니다. 그리고 비바는... 거기서 그 노래를 부릅니다.


 하... 여기서 Viva La Vida를 부르다니... 마치, 마치 그거 같죠... 오랜 세월 동안 세계의 질서를 위해 종사하며 살아온 비바가, 블룸이라는 새로운 세계의 왕에게 바치는 찬가 같은ㅠ... 아니 근데 솔직히 이건 캠페인 막화에 써야 하는 묘사 아닌가요? 이분들이 뒤에 가면 대체 뭘 하려고... 뭘 하려고...ㅠㅠㅠㅠㅠㅠㅠㅠ 아아 마지막까지 너무 완벽했습니다... 수백년  전 세계를 군림했던 한 밴드의 음악이 멜로디만 남아 흥얼거리며 원시의 자연을 불사릅니다... 정말 최고의 전투였어요...

 잊혀진 세계에 사랑의 꽃을 장식하자

 화려하다고밖에 말할 수 없었던 전투가 끝이 납니다. 그리고 기다렸다는 듯이 알이 토독토독 깨지며 부화하기 시작해요. 우리는 그 안에 무엇이 들어있는지 알고 있습니다. 비바의 예전 버디로 추정되는 파란 머리의 사람. 그녀는 블룸처럼 풍성한 머리카락을 가진 어린 소녀였습니다. 블룸과 닮았다면 닮았어요. 다른 점이 있다면 온몸이 문신으로 가득하다는 겁니다. 문신... 좋지... (내장 들어가) 일행은 소녀를 데리고 샹그릴라로 돌아가기로 합니다.

 그때... 블룸이 알 근처에서 뭔가를 발견하고 맙니다. 이제 다 끝났다고 생각했는데 마스터님이 갑자기 여기서 뎀프시롤을ㅠ


 화자가 적혀있지 않아도 누구인지 알 수 있습니다... 스프린터가 남긴 쪽지입니다. 안 그래도 만신창이가 되어 있었던 LOST는 여기서 재기불능... 아아니 재기불능이 되면 안 돼ㅠ 여튼 오열의 시간을 보내게 됩니다.

 어차피 이겨봤자 스프린터는 돌아오지 않을 싸움이었어요.
 그리고 이겼지만 스프린터는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목숨을 걸고 끝까지 싸웠던 LOST에게 이 쪽지가 왔다는 건ㅠ... 어흑... 사실상 스프린터가 돌아온 것과 마찬가지 아니었을까요? 마지막의 마지막 순간까지 LOST를, 아니 스카를 생각하며 꽃을 세었던 스프린터의 마음이 다람쥐의 길을 지나 새 생명을 품는 둥지까지 이르렀던 거예요... 살아야 해, 살아줘 같은 직설적인 단어 없이도 저 쪽지 하나로 모든 게 구절구절 전해집니다. 스프린터가 스카의 미래를 누구보다 절실하게 그렸다는 것이요.

스프린터의 눈에 비친 최후의 세상은 이런 모습이었을 것이다. 그렇게 믿고 싶다.


 탐사정을 타고 샹그릴라로 다시 날아오르는 헤븐즈 불릿들, 가랑비들은 다시 수증기가 되어 날아오릅니다. 지상에 떨어진 빗물은 한동안 땅과 바다에 흡수되어 오랜 시간을 보내겠지만 언젠가 반드시 수증기가 되어 다시 하늘로 떠오르게 마련입니다. 사라졌다고 생각했던 과거의 기억들, 이젠 돌아올 수 없다고 생각한 버디들이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떠오르는 그 모든 과정을 보며 정말 멋지다고 생각했어요. 무엇이? 이번 세션의 제목이요.


 하늘에서 내리는 가랑비는

 반드시 수증기가 되어 다시 하늘로 날아오르게 마련입니다.

 아무리 절망을 탐하고 어둠 속에 자신을 가두려고 해도 인간은 그렇게 할 수 없는 법이에요. 언제가 되었든 벽은 무너지고 빛이 스며들게 마련이며, 중력이 붙잡은 것들도 조만간 가벼워져 하늘로 날아가게 마련입니다. 거스를 수 없는 자연의 법칙처럼 말이죠. LOST는 반드시 다시 일어설 겁니다. 그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이건 정해진 자연의 법칙이에요. 당신은 괜찮아질 겁니다. 반드시.

 


 엔딩 페이즈

 

 폭풍이 지나간 자리엔 어쨌든 평화가 찾아오게 마련이죠... 라고 쓰려고 했는데 뭐야 이 엔딩 페이즈ㅋㅋㅋ 질투의 누아르 하트가 넘쳐흐르는 현장이 되어버렸엌ㅋㅋㅋㅋㅋ 그래요 이게 다 이브 새끼 때문입니다! 다 이브 잘못이에요! 됐죠?! 만족하셨나요 다들?!?!?!! (다들: 왜 저래)

 진정하고 진행하겠습니다... 돌아와 보니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헤븐즈 불릿을 기다린 에블린 박사와, 우리가 구했던 파란 머리의 소녀가 있었습니다. 에블린 박사님을 보자마자 폭 안겨버리는 우리 블룸(이라고 쓰고 우롱님이라고 읽는)쨩! 에블린 박사님은 그런 블룸을 꼭 안아주는 건 물론이거니와 양볼에 뽀뽀(!)까지 해줍니다. 물론 우리 블룸 귀엽고 예쁘니까요... 하지만 저 같아도 니아 같은 애가 눈 반짝이면서 안겨 오면 뽀뽀로 끝나지않ㅇㄹ 아닙니다 죄송해요 정말

 

 그리고 이어서 LOST에게도 뽀뽀해주시는데(?) LOST가 당황하면서 벗어나려고 해서 웃겼어욬ㅋㅋㅋ 세션 내내 축 가라앉아 있었던 녀석인지라 에블린이 빛을 확 쪼이니까 으윽 나는 어둠의 자녀인데 하면서 고개를 숙이는 게 귀여웠답니다. 마치 블룸은 강아지 같고 LOST는 고양이 같은 구도라 보는 재미가 있었네요ㅎㅎ 헤헤 그리고 이브도 다음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는데요 (코쓱) 그냥 지나가시더라구요... 

그래 소울 인코더 따위... 히끅... 도구일 뿐이지...


 뭐 장미 채찍에 뽀뽀하는 건 좀 이상한 그림이긴 하죠^^ 에블린이 아니라 누가 해도 이상해요ㅋㅋㅋ 이브가 무시당하는 그림을 보려고 일부러 만든 장면이기도 해서 전 만족했습니다 후후. 이렇게라도 안 하면 이브로 웃긴 장면 뽑기가 쉽지 않다고요(?)

 공개용 NPC에게 마음을 주지 마세요

 거기까진 좋았다. 아니 딱 거기까지만 하라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글쎄 갑자기 말이에요? 짓궂은 류비엠님이 이 상황을 흥미롭게 보셨는지 비바의 캐붕(??)을 감수하시면서까지 개그씬을 하나 만들어 주시는 게 아니겠어요?^ㅁ^;; 전 그냥 장난삼아 이브를 삐지게 했던 건데 갑자기 하... 함장에게 연락해서 이브에게 뽀뽀를 해주라고ㄱ- 하는 것입니다... 후기 읽으시는 분들도 이게 뭔가 싶죠? 맞아요 저도 이게 뭔가 했습니다. 아니 이 류비엠님아... 같은 NPC 처돌이 신세면서 이러기입니까... 이러기에요... (펄스에이더 모가지 잡음) 

 진짜 매번 왜 이러는지 모르겠는데 아본님 세션만 오면 아저씨들한테 개털리는 거 같아요ㅋㅋㅋㅋ 시작은 그거고... 아직 후기는 올리지 못했지만 중간에 그것도 있었고... 화룡점정으로 이번엔 털린 게 함장님이었네요... 아니 하지만 들어보세요... 저 얼굴을 보세요... 저건 털릴 수밖에 없지 않을까요? 네? 구구절절 설명할 필요가 있나 싶습니다. 그냥 얼굴이 저런데요ㄱ- 뭘 얘기하죠 대체? 전 처음에 눈도 마주치지 못했습니다. (지난 한달 동안 함장님 얼굴을 똑바로 볼 수 있는 훈련만을 반복해따)

 미리 한 가지 말씀드리자면 저는 절대 절대 오지상 모에러가 아닙니다... PC 만드는 것만 보셔도 뻔히 보이지만 저는 소년러버고요ㄱ- 애초에 여기서부터 오지상이랑은 완전 결이 다르잖아요! 그런데 왜 나는 아본님 세션에만 오면 오지캐에게 뒈져 나가는가? 곰곰이 고민해봤는데 이거 아무래도 그 세션의 여파로 파블로프의 개처럼 된 거 같아요ㅎㅎㅎ...ㅎㅎㅎ... 하지만 어쩔 수 없지... 그 세션은 말이다... 응? 현존하는 최고의 NPC 소관타... 나만 이런 게 아닐 거라고 얘기해주시게 (륩님봄(빨리동의하라는눈빛

 그 세션이 워낙 강렬하기도 했거니와, 단편 세션이라 뒷이야기를 더 이어가지 못해서 여운이 지금까지 남은 게 아닌가 싶어요... 뭐... 쩝... 어쩔 수 없지... 받아들여(?) 함장님 돌아가시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지키는 이브가 되겠습니다 휘청휘청... 아 내가 두 번 다시 공개용 NPC에게 마음을 주지 않겠노라 다짐했건만ㅠ 여러분 공개용 NPC에게 마음을 주는 게 아닙니다. 하지만 마음을 주셨다면 어쩔 수 없죠... 모쪼록 공개되기 전까지 최선을 다하시길 바랍니다... (누구한테 하는 소리냐(저한테요...

 ...이 단락을 통째로 들어낼까 말까 고민했지만 이미 여기까지 읽으신 분들이라면 괜찮으실 거 같아서 그냥 적었습니다ㅎㅎㅎㅎㅎㅎㅎ... 아아 류비엠... 아아 이 장산범아!! (?!)

 폐허에서 찾아낸 파랑새

 자 이런 후레 같은 이야기는 그만하고 본론으로 다시 돌아갑시다. (키보드 다시 잡음) 헤븐즈 불릿들의 상태를 확인한 에블린은 일행이 데려왔던 파란 머리의 소녀, "디바인" 린을 데려옵니다. 어린 나이에 전쟁터에 끌려가 한때 비바와 함께 세계의 마지막을 지켜보았을 바로 그녀입니다.

 

 ...그리고 얼굴이 공개되기가 무섭게 모든 플레이어들이 린을 얻기 위한 민첩성 판정을 시도 하는데-_-;; 하지만 저렇게 생겼으면 어쩔 수 없잖아(?) 게다가 이름은 취향을 파괴한다는 그분의 이름과 같다고요. (feat. 셋쇼X루)

 그리고 이렇게 보니 블룸하고 정말 묘하게 닮았어요ㅠㅠ 비바가 블룸을 거부감 없이 받아들일 수 있었던 건 이런 이유도 있었겠죠? 하지만 륩님의 말씀에 의하면 비바는 이미 여러 번 인코딩이 된 상태이기 때문에, 오더로서의 능력은 보존되어 있을지언정 자아는 온전하지 않은 상태라 린을 만났다고 해서 예전의 기억이 온전히 살아나진 않을 것 같다고 하시더라고요... 허어... 너무 룽해...ㅠㅠㅠ 

 실제로 린에게 자신을 소개할 때에도 '당신의 버디'였다던 말을 미처 하지 못하고 삼켜버립니다. 비바... 아니 리히트 네 녀서어억ㅠㅠㅠㅠㅠ 그냥 아는 척해도 될 텐데 말이죠. 블룸의 말대로 린은 정말 수백 년 동안 비바를 기다려왔을지도 모르니까요.

 하지만 비바 이놈은 기어이 물러섭니다. 완전한 상태가 아닌 자신을 자신이라고 불러선 안 된다는 결연한 마음가짐이 느껴지더라고요. 이게 자학이 아니라 자신의 신념에 따른 판단이라는 점에서 진짜 질서선의 고지식함이 느껴져서 좋았어요... 질서선을 이렇게 깊이 있게 해석하는 사람도 륩님 뿐일 것이다ㅠㅠㅠㅠㅠㅠ

 린도 그런 비바의 버디로 적합했다는 게 느껴지는게... 어찌 보면 과거와 현재 사이에 선을 긋는 비바를 향해서 서운한 마음을 가질 수도 있건만, 살아서 다시 만난 것만으로도 약속을 지켰으니 되었다고 합니다. 물론 그들 사이에서 블룸이 완충재 역할을 해준 것도 있어요. 비록 그때의 비바와 지금의 비바가 다를지라도 그날 린과 했던 약속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까지 살아남을 수 있었던 거라고 위로해줬거든요. 아... 둘 사이에 공백을 메꿔주는 블루밍 플라워 같으니라고...ㅠㅠ

 그리고 린은 저희 일행과 함께하게 됩니다. 아마 데이터적으로는 앞으로 후방에서 지원하는 역할을 해줄 것 같은데, 서사적으로는 어떻게 될지가 신경 쓰여요. 자고로 마스터가 준 NPC는 함부로 마음에 품는 것이 아니랬다(!) 공짜로 얻은 것은 공짜로 사라진다 하였다ㅠ (함장 붙잡음)

 일단 몸에 새겨진 저 문신들이 매우 신경 쓰이죠. 메타적으로 상상해보자면, 뭔가 불길한 의식이나 주문의 매개체가 된 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 너... 앙리마유지... (아닙니다...) 닥치기 전까지는 알 수 없겠지만 각오는 하고 있습니다. 애초에 이 캠페인 들어올 때부터 각오했어야 하는 거니까요ㅎㅎ

 그들의 이야기

 그후, 블룸과 비바는 헤븐즈 불릿의 대기소에서 영사기를 틀고 어떤 영상을 보고 있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땅을 디딘 상태로 락 페스티벌에서 소리 높여 노래를 부르고 있어요. 긴 글 읽느라 지루하실 텐데 영상 같이 보면서 진행할까요?



 지금의 샹그릴라에선 절대 볼 수 없는 장면일 거예요. 수많은 사람이 같은 표정과 같은 동작으로 한 곳을 보며 소리 높여 노래를 따라 부르는 모습 말이에요. 태어나서 처음 보는 장면일 텐데도 블룸은 그 장면의 열기를 느낍니다. 자기도 모르게 어깨를 들썩이고 있을 블룸을 생각하니 너무 귀엽고 짠해요... 패배의 세계에서, 승리의 찬가를 들으며 춤을 추는 소녀의 모습이라니 너무 아름답죠. 언젠가 영상을 통해서가 아닌, 지상에서 모두 함께 목청껏 노래를 부르는 날이 오길 기대합니다. 코로나 시대를 살고 있는 저희에게도 해당하는 말이네요. 

 한편, 이브는 샹그릴라 하부의 전망대로 LOST를 데려갑니다. 약속했던 대로 물어봐야 하니까요. 계속 싸울 생각은 있는지, 버디를 계속할 생각은 있는지 말이에요. 이에 대해서 LOST는 딱히 답을 내리지는 못하지만, 스프린터와 함께 지상으로 내려가겠노라 결심했던 때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헤븐즈 불릿이 태어난 이유, 그리고 그들이 싸워야 하는 이유. 아직 스카와 라이언이었던 시절의 그들은 그 이유를 찾아 지상으로 떠나려 했던 것이었습니다. 비록 그 답을 찾지는 못한 것 같지만요. 하지만 스프린터(라이언)은 답을 알고 있었던 것 같아요. 그는 '우리 자신을 위해서 싸워야 한다'고 말합니다.

 도구로 태어나 수단으로 살아온 헤븐즈 불릿인 그가 이런 대답을 하다니 정말 놀랍죠. 오로지 타인의 필요에 의해 태어났던 그들이 자기 자신의 삶에 초점을 맞추는 게 놀라웠어요. 그 답을 찾기 위해 지금은 폐허가 되어버린 지상으로 내려가기로 마음먹는 것도 놀랐고요. 스프린터는 본능적으로 알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진짜 빛을 찾기 위해서는, 인공 정원의 가짜 조명이 아닌 파괴된 세계의 가로등 밑을 헤매야 한다는 것을요. 

 하지만 LOST에게 있어서 세상은 스프린터 그 자체였던 것 같아요. 스프린터가 세상을 향해 달려 나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면, 스카는 스프린터가 뛰어 나갈 때마다 다리에 흉지던 상처들이니까요. 기꺼이 세상에 뛰어들고, 기꺼이 죽음을 맞이할 수 있었던 스프린터와 달리 스카는 그렇지 않았어요. 스프린터가 사라진 자리에 스카도 남지 않으니까요. 아마도 LOST에겐 이 세상이 아니라 스프린터가 필요했던 거라고 생각해요. 

 안타깝게도 스프린터는 이제 없죠. 손에 남은 스프린터의 쪽지가 그걸 증명합니다. 그렇다면 이제 남은 건? LOST에게 달려 있습니다. 마지막 순간까지 LOST는 알지 못했지만 스프린터는 알고자 했던,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가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 이제 LOST가 그 답을 찾아야 할 시간이 온 거예요.

 이브의 PL로서 LOST가 그 답을 찾는 과정을 도와주고 싶습니다. 동시에 이브 또한 해결되지 못한 문제가 있고, 빈틈이 존재할 겁니다. (지금의 저로선 모르겠지만 세션을 적극적으로 진행하다 보면 찾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LOST의 문제를 이브와 함께 풀어가듯이, 이브의 문제를 LOST와 함께 풀어가는 시간이 왔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이야기는 마침내 끝을 맺습니다. 무거운 마음으로 내려갔던 지상에서 돌아오고 나니 그래도 제법 몸이 가볍습니다. 무거운 것들을 전부 내려놓고 왔기 때문일까요? 그렇다면 다행입니다. 기껏 다시 올라왔으니 다음번에 다시 내려갈 때는 좀 더 가벼웠으면 좋겠어요. 창공을 꿰뚫는 우리 총탄들에겐 그럴 자격이 있지요.

 아, 그리고 끝내기 전에 예언 확인!

 아, 그리고 진짜 막타치기 전에 마지막으로 한번 확인해보죠! 무엇을? 제가 앞에서 했던 이 예언이요ㅎㅎ


 웃, 이런 개소리를 했었는데 말이죠! 과연 제 예언은 얼마나 엇나갔는지 확인해보겠습니다+ㅁ+ 이런 막예언이 실시간으로 진행되는 티알의 또 다른 재미 아니겠습니까ㅋㅋㅋㅋ


...^ㅁ^?

 

 복귀한 후로 쓴 후기들이 죄다 길어서 죄송스러운 마음이 조금 있었는데 이번 후기를 쓰고 나니............ 여태까지 장난이었나 싶네요ㅋㅋㅋㅋㅋ 후기 올라갈 때는 최대한 줄여서 올라가긴 할 텐데 그래도 길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너무 긴 후기 읽게 해드려 미리 사과 드립니다ㅠㅠ

 하지만 그만큼 할 이야기가 많은 세션이었어요. 시나리오와 배경 셋팅 자체가 좋기도 했지만, 플레이어들이 이야기를 적극적으로 만들어갈 수 있는 타이밍이 많이 마련되어서 그랬던 것 같아요. 돌아보면 참 많은 얘기를 했고 참 많은 것을 했던 것 같거든요. 플레이어들이 이야기에 충분히 몰입하고 각자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할 수 있도록 배려해주신 마스터님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ㅠㅠ

 조르고 졸라서 참가한 세션인 만큼 최선을 다해서 즐기려고 합니다. 후기도 길게 썼다고는 했지만 앞으로 이것보다 밀도가 높아졌으면 높아졌지 줄어들 생각은 없고요ㅎㅎ 캠페인이라는 건 세션이 진행될수록 이야기가 깊어지는 법이니 그 순간 하나하나 놓치지 않고 즐기고 싶습니다. 남은 3개의 세션도 최선을 다해볼 테니 잘 부탁드려요!

 위대한 여정을 함께할 헤븐즈 불릿들에게

 아본님 : 후기 겁나 늦고 겁나 길어서 죄송합니다ㅠㅠㅠㅠ 흑흑 전달해드릴 때는 아마 많이 정리되어서 괜찮지 않을까... 싶고요! (과연!) 가오 캠페인 하고 싶다고 굴러다니다가 으아앙끄아앙하면서 바짓가랑이 붙잡고 참가했는데 어떻게 좋은 플레이어가 되고 있는지 모르겠네요ㅠ 지금까지는 좀 부족했다고 해도 앞으로 보완해나갈 테니 마지막까지 잘 부탁드립니다(__) 시나리오면 시나리오, BGM이면 BGM, 셋팅이면 셋팅, 마스터링이면 마스터링 어느 것 하나 소홀히 준비하신 게 없어서 세션 하는 내내 이걸 어떻게 보답하나 그 생각뿐이었어요. 드릴 게 후기밖에 없으니 이번에도 열심히 썼는데ㅠ 노력해주신 것에 대한 감사가 조금이나마 전달되었으면 합니다. 이브는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좀 까다로운 캐릭터라서 이번 세션에 민폐가 되지 않을까 싶었는데 잘 녹아든 것 같아서 감사한 마음 뿐이에요ㅎㅎ 이브 놈이 폭주하지 않도록 잘 다스리면서 끝까지 잘 따라가 보도록 하겠습니다!/ㅁ/ 곧 하게 될 2화도 너무너무 기대되요! 아본님이 준비하시니 이번에도 재미없을 수 없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신뢰를 가지고 계속 따라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ㅎㅎ

 우롱님 : 가오 캠페인을 한다면 누구랑 하고 싶은가를 생각했을 때 떠오른 분이 우롱님이었어요! 저희 WWW에서 좋았잖아요?ㅎㅎ (WWW 후기 언제 쓸 거야 이 새기야) 이번엔 버디 사이는 아니지만 같은 팀으로서 함께 하게 돼서 기뻐요. 로우도 좋았지만 블룸도 너무나 우롱님 특유의 선함이 느껴지는 캐릭터라서 사랑스럽고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좋습니다ㅠㅠㅠ 우롱님의 플레이는 WWW때 한 번 합을 맞춰본 거로 완전 신뢰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블룸이 어떻게 성장하고 피어날지 기대하고 있어요. 그걸 옆에서 지켜볼 수 있는 것이 이브로 이 세션에 들어온 보람 중 하나에요!ㅎㅎ 블룸과 비바의 관계도 좋지만, 블룸과 LOST의 관계, 그리고 블룸과 이브의 관계까지 모두 촵촵하며 먹고 싶을 만큼 기대가 돼요. 그만큼 블룸이 케미가 좋은 캐릭터라는 생각이 들어서 두근두근하구/ㅅ/ 에잇 길다! 우롱님이랑 캠페인 하게 돼서 기쁘다는 거예요ㅋㅋㅋ 잘 부탁드려요!

 류비엠님 : 륩님... 제가 후기 쓰면서 느낀 건데 비바가 진짜... 너무 갓캐인 것 같아요ㅠㅠㅠㅠ 비바의 갓캐력에 그만 다이스갓까지 딸려가는 것을 보았습니다. 후우, 마스터님과 묘사를 주고받으면서 장면을 만들어가시는 것들도 하나 같이 너무너무 좋았고 (흐름도 진짜 자연스러웠고요ㅠㅠ) 류비엠님 고유의 질서선 성향이 진하게 드러난 캐릭터라서 스크립트를 읽는 맛이 있더라고요. 제가 류비엠님의 모든 캐릭터들과 만난 건 아니지만, 왠지 비바야말로 류비엠님의 질서선 캐릭터의 정점이 아닌가 싶어요. 하야토가 오더로 태어나서 비슷한 삶을 살았더라면 비바 같은 모습이 되지 않았을까 싶어서 괜히 짠하더라고요ㅠ 인생이라고 부를 만한 것이 존재하지 않는 상황에서도 인생을 긍정하는 찬가를 부르는 그 모습이 정말 인상적이었어요. 1화부터 이렇게 갓이면 앞으로 어떻게 되는 걸까요? 후, 륩님의 가오 사랑이 빛나는 순간들이었다고 생각해요. 옆에서 지켜보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ㅠㅠ 저도 남은 세션 동안 비바와 함께 싸워볼게요!

 나코님 : 흑흑, 이브 너무 빡세죠? 죄송해요ㅠㅠㅠ 저도 이렇게까지 빡센 또라이로 운용할 생각은 없었는데 하지만 LOST쨩 너무 가학성을 자극하는 PC잖아(?) (정신 못차린 듯) 하지만 나코님이라면 어떻게든 받아쳐주실 거라고 믿었고 실제로 그랬습니다...만 스크립트 다시 보니 빡세긴 하더라고요 ㅎㅎ..ㅎㅎㅎ... 혹시라도 불쾌한 부분 있으셨으면 언제든 1588-엥미엥미하세요... 나코님이라면 괜찮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사람 마음이 언제 갑자기 어떻게 될지 모르는 것인지라ㅠ0ㅠ 어쨌든 이브가 뭐라고 떠들든! 이놈이 뭐라고 하든! 저는 그냥... 함께 좋은 이야기를 만들어 보고 싶어요!ㅠㅠㅠ 갈망했던 캠페인인 만큼 티알생에 기억에 남을 이야기를 만들어 보고 싶거든요. 히히... 부족한 소울 인코더지만 지함께 해주셔서 감사드리고, 앞으로도 잘 부탁드려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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