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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 후기/네크로니카

XXXX XX Sisters

by 에이밍 2018. 8. 15.

시나리오 링크 : https://melisi012.postype.com/post/7913545

날짜 2018. 08. 12. 日
GM 녹차파우더 (@melisi012) -
PC 에이미 (@ehrtlr) 스나코
PC 아본 (@eggpowder_abon) 미쉘
PC 루루팡 (@wishpotion) 페코

 

새파란 하늘, 아름다운 꽃밭, 그리고 따뜻하게 내려앉는 햇살까지.
4명의 소녀들은 깨끗한 원피스와 귀여운 인형을 안고 들판을 걷는다. 
청명한 오후에 즐기는 포근하고 행복한 피크닉.
이 시간이 영원히 계속되면 좋겠다. 

그렇지, 애들아?

 

 0. 시작

 

 자, 네크로니카입니다. 네크로니카가 COT에 출사표를 냈어요. 평소에 이 룰에 관심이 있으셨다면 이번이 기회입니다. 이렇게 안전한 환경에서, 배려심 넘치는 마스터 님과, 또 든든한 스태프 분들이 함께 하는 상황에서 네크로니카를 즐기는 건 정말 흔치 않은 기회일 거예요. 다른 세션들도 이런 기회가 아니면 접하기 어려운 세션뿐이지만 네크로니카는 룰 자체가 가지고 있는 하드함 때문에 마스터와 플레이어 구하는 난이도만 따지면 아마 이번에 나오는 세션 중에서도 최상위에 속할 것인지라...ㅠㅠ 네크로니카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으시다면 절대 놓치지 말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녹차파우더님의 애정이 한가득 담겨져 있는 갓... 갓... 세션입니다ㅠ

 

 얼마나 갓이냐면... 오프 티알 중에 제가 눈물을 쏟을 뻔했을 정도로...ㅠ 이런 게 무슨 기준이 될까 싶긴 한데 제겐 오프에서 울컥! 하는 게 흔치 않은 경험인지라ㅠ (지금까지 한 세션이 50개 이상인데 오프에서 울먹인 게 딱 3번) 저 나름대로는 믿으셔도 될 만한 기준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겠네요. 하아, 네크로니카가 어떤 룰인지, 그 안에 담긴 진가를 보여주시려고 소재부터 적 데이터까지 섬세하게 조절하신 게 느껴지는 정말 멋진 세션입니다ㅠㅠ... 아마 행사 때는 더 쩌는 세션이 되어있을 거예요. 100년에 한 번 올까말까한 녹차님 버전 행사 네크로니카 세션... 놓치지 마시고 꼭 잡으시길 바랍니다.

 

 꽉 잡으셨으면 출발해보죠! 부우웅~!

 

 1. PC소개

 

 멤버로는 저를 비롯해 아본님, 루루팡님, 뫄님이 함께 해주셨습니다ㅎㅎ 늘 믿고 따르는 분들이기에 뭐 플레이어 조합이나 세션 진행은 걱정은커녕 시작 전부터 두근두근했고요ㅎㅎ 아본님하고 루루팡님은 다른 네크로니카 세션에서도 함께 하고 있기 때문에 같이 해주셔서 너무 든든하고 설레였습니다ㅠ0ㅠ (애들아..! 곧 만나자!) 그리고 뫄님과 네크로니카를 한 건 오늘이 처음이었는데요. 뫄님은 뭐 제 탐라 공인 천재 티알러가 아니시겠습니까... 후후... 뫄님은 플레이 이전에 캐메 과정에서 앞서 천재성을 발휘하는 분이기 때문에(?) 당연히 함께 할 수 있어서 무척 영광이었습니다ㅎㅎ 캐릭터도 기대했던 만큼 모두 귀엽고 매력적으로 나왔고요!

 

 우선 저는 이중에서 가장 연장자인 '스나코'라는 PC가 되어 플레이를 했습니다. 포지션은 오토마톤에 메인/서브 클래스는 스테이시인데 공격보다는 방어와 패링에 집중된 PC로 자매들이 공격을 받을 때마다 적극적으로 뛰어들어서 대신 공격을 받거나 적을 방해하는 역할을 맡아서 수행했습니다! 연장자인데다가 탱커 포지션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리더 아닌 리더가 되었는데(?) 실상 리더는 뫄님의 브릿이었다는^^;; 약간 행동대장 같은 느낌으로 플레이를 진행했습니다! 저는 탱커는 재미없다는 편견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었는데 왠걸 이번에 탱커 해보니 너무 너무 재미있더라고요;; 대미지 맞아줄 때마다 왠지 도움이 된 느낌(? 필요한 존재가 된 느낌(? 낭낭해서 자존감 마구 풀충전하더란ㅇ0ㅇ (취한다) 다음에 다른 전투 룰 또 즐기게 되면 그땐 탱커를 해봐야겠어요. 나 왠지 탱커도 적성일 것 같아. ^//^ (?

 

 그리고 아본님은 일본 인형을 닮은 세라복 미소녀이자 이 파티에서 가장 막내인 '미쉘'을 맡아서 플레이해주셨습니다! 막내는 막내인데 막강한 원거리 대미지 딜러라서 살짝 뒤로 빠져서 계속 머신건을 발사하며 보스급 몬스터들을 아작내는 역할을 맡아주신..!ㅇ0ㅇ 사실상 막내온탑...?! 거기에 후기에 그리신 미쉘쟝을 보면 그래 네가 이 우주의 왕이에요 우쭈주 ㅠ3ㅠ 할 수 밖에 없는 저희 팀의 대미지 센터였습니다! (이 새럼은 금안 덕후다) 원거리 딜러는 저도 이번에 처음 봤는데 스테이시로 원호만 제대로 서포팅해주면 한 라운드 만에 대미지가 펑펑 터져서 진짜 시원시원하고 재미있더라고요!ㅎㅎ 대미지 특화인 만큼 방어나 회피 쪽은 좀 약한 편이긴 하지만 그걸 서포트하기 위한 스나코가 아니겠습니까|ㅅㅇ) 아무튼 보스 퇴치에 막대한 공을 세운...ㅠ0ㅠ! 귀여운 우리 막내입니다^ㅅ^ (뿌듯쓰담

 

 루루팡님은 잡몹 처리와 근근한 탱킹으로 아군의 전력을 유지하는 '페코'라는 캐릭터를 맡아서 플레이해주셨습니다ㅎㅎ 포지션 상 방어만 하면 되는 저나, 공격만 하면 되는 미쉘과 달리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이것저것 할 게 많은 포지션이라 운용이 어렵지 않으실까 했는데 역시나 루루팡님의 전투 룰 이해도와 응용 실력은 타의추종을 불허하고요ㅎㅎ 미쉘이 폭댐이 날아오기 전까지 근처에 있는 잡몹들을 처리하고 보스에게 지속적으로 대미지를 넣으면서 완벽한 근접딜로 활약해주셨습니다..! 거기에 토끼 크로스로 미쳐가는 아이들 사이에서(? 유일하게 제정신을 유지하며(라고 쓰고 웃음보를 터트리시며) 함께 앞으로 나아가는 이야기가 그려져서 정말 자매처럼 느껴지고 좋았네요ㅎㅎ 제 머릿속의 페코쟝은 왠지 버섯머리에 하얀색 세라복을 입은 귀여운 여자아이임을 말씀드립니다^//^ (루루팡님:? 아 네

 

 마지막으로 오늘 처음 플레이에 참여해주신 뫄님은 '브릿 까악까악(?)'이라는 귀여운 소녀를 연기해주셨습니다ㅎㅎ 사실 브릿의 진명은 브릿이 아니라 까악까악이라는 썰이 있는데요(? 초반부터 까마귀인 까악까악이와 함께 다니면서 까마귀어를 구사하시는 것은 물론(?? 한때 지구에서 초절정의 인기를 끌었던 '토끼크로스'의 매니아로 세션 내내 토끼 크로스를 부르짖으며, 마찬가지로 토끼 크로스의 매니아였던 스나코와 작품 해석을 가지고 날카롭게 대립각을 세우는 맹랑한 아이였습니다(? 한때 건담 시드 커플링으로 개처럼 싸웠던 지난 나날들이 떠오르고요^^ 이 토끼 크로스는 이번 세션의 또 다른 주인공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높은 지분을 차지하며 세션의 개그 지분을 담당해주었습니다. 후, 역시 뫄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PC가 와줬어요! 짝짝짝^//^

 

 자, 이렇게 저마다 독특한 개성과 훌륭한 능력을 갖춘 자매들이 한 자리에 모이게 되었습니다. 잠에서 깨어나듯 눈을 떠보니 앞에 보이는 것은 푸르게 펼쳐진 초원과 아름다운 꽃들, 그리고 피부를 감싸는 태양의 온기. 자매들은 왜 이런 곳에서 눈을 뜬 걸까요? 그리고 앞으로 뭘하면 좋은 걸까요?

 

 그런 소녀들의 귀에, 누군가의 노랫소리가 들리기 시작합니다.

 

 2. 세션

 

 개인적으로 도입이 정말 정말 강렬했어요. 네크로니카라고 하면 기본적으로 언데드와 포스트 아포칼립스의 세계관을 기본으로 하기 때문에 기껏해야 까맣게 물든 바다나 헐벗은 산, 사람 없이 홀로 돌아가는 공장 같은 게 훨씬 익숙한 이미지거든요. 그런데 들판..? 꽃? 심지어 햇... 빛? 그 사이에 들려오는 누군가의 울음 소리. 자매들은 울음 소리를 따라 안으로 안으로 걸어들어갑니다. 양손에는 저마다 아끼는 보물을 들고 보석처럼 투명한 시냇가를 건너서요. 그리고 세계의 중심에 도착한 자매들이 마주한 진실은... 흑... 흐흑...ㅠ (운다

 

 기존의 네크로니카 시나리오는 세계가 어둡고 위험한 곳이기 때문에 그 안에서 빛나는 한 송이 희망이 아름답게 느껴지는 구성이라면, 이 시나리오는 그 안티 테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름답고 밝은 세계이기 때문에 그 안에서 혼자 웅크리고 있는 절망의 그림자가 더욱 아프게 다가와요. 전자가 어둠 속에 피어난 한 송이 민들레를 발견한 기분이라면, 이쪽은 모두가 만개한 민들레 밭에서 홀로 꽃을 피우지 못하고 시들어버린 민들레를 봤을 때의 기분이랄까요. 클라이맥스 이후의 전개가 정말 아프고 괴롭습니다..ㅠㅠ 안 돼, 안 돼하고 손을 뻗어 보는데 그래도 이미 져버린 꽃을 되살리는 건 불가능한... 그때의 무력감, 쓸쓸함, 절망감... 녹차님이 전달하고 싶었던 메시지와 분위기가 뭔지 한 방에 알 수 있었고 정말 정확하게 저격하셨다는 느낌이었습니다ㅠㅠ...

 

 어떤 이야기든 제작자가 전달하고 싶은 테마와 이야기만 확실하다면 강력한 힘을 갖게 마련이죠ㅠㅠ 개인적으로 그간 했던 샘플 시나리오에서 맛본 절망과 희망의 맛도 진하고 인상적이었지만, 이번 시나리오 같은 구성이 네크로니카의 진정한 메시지를 보여주기엔 더 적합하다고 느꼈어요. 아무래도 원작의 고어, 료나, 소아성애적인 요소 하나 하나가 워낙 강렬하고 진득하다 보니 그것 자체에 인상이 박혀서 이 룰의 진가를 맛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하지만 네크로니카는 분명 희망과 사랑, 그리고 미래를 이야기하는 룰입니다. 단지 두터운 화산재가 그것들을 덮고 있을 뿐이에요. 일단 한 번 삽을 들고 화산재를 열심히 파헤치다 보면 어디서도 맛볼 수 없는 강렬한 인간찬가의 감동을 느낄 수 있는데, 늘 그 화산재가 장점이자 단점이죠. 

 

 이번 녹차님의 시나리오에서는 그 화산재가 임의로 걷어진 상태에서 시작하기 때문인지 네크로니카의 세게관에 전혀 익숙하지 않은 분들이라도 쉽게 몰입할 수 있고 자연스럽게 이 룰의 진가를 맛보는 구역까지 도달하게 됩니다. 역으로 메시지도 더욱 강렬하게 다가오고요. 정말 멋진 튜토리얼이에요...ㅠㅠ 이 시나리오로 네크로니카 접하시면 분명 어렵지 않게 입문하실 수 있으실 겁니다. 단지 초보자 친화적이라는 의미에서만이 아니라 네크로니카라는 룰이 전달할 수 있는 최대의 감동, 절망 속에서 피어나는 희망, 또는 희망 속에 잠들어 있는 절망에 대한 이야기를 원작 샘플 시나리오보다 더 강렬하게 맛볼 수 있는 시나리오이기 때문이에요.

 

 게다가 이번 세션은 무려 2부작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세션 한 번에 1, 2화로 나눠진 시나리오를 함께 즐길 수 있어요! 이게 뭐 큰 의미가 있나요? 하시겠지만 당연히 큰 의미가 있습니다! 1화가 끝난 후에 성장 및 정산 과정을 한 번 거칠 수 있다는 점에서요. 일단 튜토리얼 전투나 일반적인 어드벤처 모드를 겪으면서 어떤 느낌인지 맛보고 이후 정산 과정을 한 번 거쳐서 자신이 원하는 스킬을 찍어보거나 2화로 이어질 전개를 준비할 수 있습니다. 장기플에서 느낄 수 있는 재미도 잠깐이지만 느낄 수 있는...ㅠㅠ 그야말로 네크로니카 풀세트! 네크로니카는 매 전투마다 팔다리를 비롯한 장기가 풍덩풍덩 날아가는 게임이기 때문에 마지막에 성장 겸 복구를 하는 시간조차 서사에 포함되거든요. 세션 하나하나가 꽤 스피디하게 흘러가는 편이라 행사 볼륨을 생각해서 2회차로 나눠 진행하시는 거 정말 너무 좋은 아이디어였다고 생각합니다...! 그만큼 공수도 들어가셨겠지만ㅠㅠ 노력을 아끼시지 않는 녹차님, 늘 믿고 갑니다.

 

 아무튼 이야기는 마지막까지 아름다운 배경 속에서 계속됩니다. 그 와중에도 전투는 치열하고 고어한 느낌으로 진행되지만 기본적으로 제공되는 공간 자체가 마치 꿈속에 있는 것처럼 환상적으로 느껴지기 때문에 전투도 마도카 마기카처럼 초현실적인 연출처럼 보이더라고요..! 이 부분은 제가 이미 원작의 시궁창스러운 분위기에 익숙해진 상태에서 이번 세션을 플레이했기 때문인지도 모르나 화원, 낙원, 지옥, 지옥 등으로 표현되는 배틀 맵 자체도 무척 몽환적으로 느껴지는 배경이다 보니 아마 플레이하는 분들은 마도마기적 감수성을 조금 느끼실 수 있을 거예요ㅎㅎ 갑자기 마도마기 얘기가 나와서 하는 말이지만, 그 작품과 네크로니카는 지향하는 방향이 엇갈린 듯하면서도 비슷하게 일치하고 있거든요. 마도마기적 감수성을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아마 이 룰도 좋아하실 거예요.

 

 물론 마도마기와는 다른, 룰에 있는 다른 트리거 요소들을 무사히 돌파할 수 있을 때 얘기입니다만ㅠㅠ 계속 강조하고 있듯 이번 세션은 녹차파우더님이 고어나 료나에 약한 분들도 쉽게 적응하실 수 있도록 과한 요소들은 많이 쳐내면서도 네크로니카 특유의 시궁창적 감성은 감동적으로 살려낸 멋진 세션이에요. 그래도 게임 시스템적으로 완전히 덜어낼 수 없는 부분들이 있긴 하지만 이 룰을 선택한 이상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고 생각하고, 행사날에는 그런 부분을 이해해주시는 분들이 올 거라고 믿어요. 그랬을 때 이 세션은 정말 반짝반짝 빛나는... 독보적인 감수성 폭탄을 맞는 테이블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룰이 지니고 있는 독버섯 같은 감성 외에도 독특한 전투 시스템에 관심이 있는 분이시라면 꼭 경험해보시길 추천하는 룰이에요. 네크로니카의 전투는 정말 직관적이고 쉽고 스피디하며 강렬합니다! 행동치가 스킬 비용이고, 스킬 비용이 행동치이며, 체력이 파츠(=기능)이고 파츠가 체력 그 자체에요. 한 번 움직이고 한 번 공격하는 것만으로도 전황이 우르르 바뀝니다. 공격 한 방 잘못 맞으면 조금 전까지 사용할 수 있었던 스킬이나 능력이 마비되는 경우도 자주 발생하고, 한 방에 모든 행동치를 털어 써서 폭댐을 쏟아붓는 것도 가능해요. 전투 내의 모든 요소가 유기적으로 얽혀있고 그렇기 때문에 밸런싱 조절이 좀 어려운 부분이 있지만 스피디하고 강렬한 전투를 즐기기엔 부족함이 없습니다. 고레벨이 되면 사기 빌드가 나올 수 있는 구성이라 장편까지는 좀 어려울지 몰라도 단편-중편룰로는 최고의 재미를 뽑아낼 수 있는 전투 룰이라고 생각해요.

 

 뭣보다 이번 세션을 위해 녹차님께서 레디메이드 시트를 무척 공들여 만들어주셨답니다ㅠㅠ 각자 자기에게 주어진 역할대로만 싸우면 전투 뽕을 제대로 맛볼 수 있어요! 저는 여기저기서 날아오는 공격을 막고 원호를 통해 코스트가 큰 행동을 공짜로 쓸 수 있게 해주는 역할을 하면서 뽕을 채웠는데 진짜 너무 뿌듯하고 좋더라고요ㅠ 거기에 미쉘(아본님)은 머신건으로 폭댐을 뻥뻥 쏘아날리고, 브릿(뫄님)은 적의 행동을 계속 저해시키고, 페코(루루팡님)는 아차하는 순간마다 나와서 공격이면 공격, 방어면 방어를 도맡아 활약하고...! 왠만한 레이드 게임 못지 않은 쩌는 포지션 배분 덕분에 저마다 할 일이 명확해서 레디메이드 시트를 사용했음에도 불구하고 전투가 폭포수 쏟아지듯 시원시원하게 진행되었습니다! 플레이어 중에 3명이 이미 룰을 해본 경험자인 걸 감안해도 역할이 분명해서 전투 운용이 전혀 어렵지 않았어요. 처음에 전투 내 타이밍을 익히는 게 조금 어렵기는 한데 슬쩍 보아하니 이것마저 카드로 만들어서 쉽게 굴릴 수 있게 하시려는 모양이더라고요ㅠ0ㅠ 대체... 행사 당일날 무슨 테이블이 탄생하는 건가요ㅠㅠㅠㅠ 벌써 두근두근합니다'///'

 

 네크로니카의 또 다른 장점 중 하나인 대화 판정도 정말 정말 재미있었는데ㅋㅋㅋㅋ 실제 행사날에서는 좀 더 엄격한 룰로 진행하시지 않을까 싶지만 일단 이번 세션에서는 빠요엔들이 모여서 어린아이 연기하느라 정신이 없는 게 너무 웃기고 즐거웠습니다ㅋㅋㅋㅋ 네크로니카만 왜 이렇게 다들 어린 아이들 연기를 잘하시는지?! 사실 제 PC는 심지어 17세였는데도 마음만은 12세인 거마냥 헬렐레하고 다녔는데 알피에 고심할 필요 없이 천진난만한 아이들만 연기해도 재미있게 굴러가는 분위기라서 즐거웠습니다ㅎㅎ 이렇게 초반에 천진난만한 분위기로 진행된 덕분에 후반부의 시리어스한 전개가 더 슬프게 다가오기도 했고요ㅠㅠ... 

 

 그럼 눈물을 닦고 세션에서 일어났던 일들에 대해서 얘기해보겠습니다.

 

▼ 스포일러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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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랫소리를 따라 도착한 곳엔 깨끗한 의자와 누군가 손으로 재봉한 듯한 토끼 인형이 쪽지를 안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쪽지에는 "이제 일어났구나. 정말 오래걸렸어. 약속했던 시간이란다. 초대장이 열쇠니까 꼭 들고 와야 해"라는 메시지와 지도가... (이때 등장한 토끼 때문에 세션을 지배해버린 전설의 애니메이션 '토끼 크로스 - 그것은 배신을 뜻하는 말'이 탄생해버리곸ㅋㅋㅋㅋ) 누가 썼는지는 모르겠지만 우리가 오길 바라는 누군가의 신호. 노랫소리도 그 방향을 향해 들려옵니다. 순진한 아이들은 이곳에 가면 토끼를 볼 수 있겠거니 하면서 그저 신나서 뛰어갑니다.

 

 그 과정에서 행위 판정을 하게 된 자매들. 동물귀 파츠(햄스터)를 가진 저는 운좋게 판정에 성공하게 되고 노랫소리와는 또다른 흐느끼는 소리를 듣게 됩니다. 소리를 따라 도착한 곳은 윤곽만 겨우 남은 도시. 그곳에서 한 아이가 울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아이는 이미 인간이 아니었어요. 인간의 죽음을 슬퍼하며 울부짖는 밴시 그 자체... 동시에 언데드들이 기어나와 첫 튜토리얼 전투가 시작됩니다. 튜토리얼 전투는 쉽다면 쉽지만 두 층위의 몬스터를 준비하셔서 심심하게 끝나지 않도록 신경써주셨고 본격적인 전투에 들어가기 전에 저도 살짝 가물가물했던 전투 룰을 복습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이미 룰을 해본 빠요엔이 3명이나 있어서 넘 사기적으로 빨리 끝나긴 했지만(몬스터들 한 번도 못 움직임ㅠ) 초보분들은 룰을 익히면서 싸울 수 있는 정도의 난이도였다고 생각합니다! 튜토리얼이 어려울 이유도 없으니까요ㅎㅎ

 

 그리고 전투가 끝난 후, 망가진 몸을 수복하기도 전에 미쉘의 눈에 자매들의 몸이 누덕누덕한 무언가로 보이게 됩니다. 다른 자매들도 잠깐 하늘이 새까맣게 보이지만 심각하게 생각하지는 않아요. 별 일 아니겠지. 아이들 특유의 천진난만함으로 그렇게 상황을 축약해버립니다. (게임 상으로는 광기 판정에 성공해서 넘어가게 된) 노랫소리를 따라 걷고 또 걸어 도착한 곳은 끊어진 석조 다리 앞. 그 너머에는 철제 격자로 감싸인 유리 온실이 있고 노래는 분명히 그곳에서 들려옵니다. 석조 다리를 건너갈 수 없으니 일단 배를 타고 넘어가기로 하는 자매들. 강물에 미쉘 퐁듀를 넣었다 뺐다하면서(?) 즐기던 도중, 물밑에서 수초를 가장한 언데드들이 도사리고 있는 것이 보입니다. 동시에 어디선가 불어온 바람과 초대장이 날아가면서 한 소녀에게 넘어갑니다. (이때 녹차님 광기터진 여자아이 연기 완전 ㄷㄷ;) 초대장을 달라고 하지만 자매들을 '가짜'라고 부르면서 거부하는 소녀. 그리고 메인 전투가 시작됩니다.

 

 레기온인 좀비, 호러인 구울과 라플레시아, 서번트인 발키리로 이루어진 구성이었고 발키리를 무너뜨리거나 몬스터를 전원 해치우면 끝나는 전투였습니다! 목표는 당연히 초대장 탈환! 전멸보다는 발키리를 노리는 게 현명하겠다는 판단이 서서 전원이 화력을 발키리에게 쏟아붓기로 하고 그야말로 폭댐을 쏟아 넣습니다. PC 하나가 한 번에 자기 턴을 모두 소모해서 폭댐을 넣을 수 있는 구조이다보니 이런 1:1 상황이 되면 확실히 보스가 불리한 것 같기는 해요ㅠㅠ 정말 피통이 엄청 많거나 보스가 먼저 폭댐을 꽂아넣고 플레이어들은 바라바라한 상태에서 간신히 전략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어야 하는데 이게 그냥 일반 RPG면 모를까 주사위로 상황이 널뛰는 TRPG에서는 완벽한 대안이 될 수 없거든요ㅠㅠ... 그렇다고 저렇게 어렵게 난이도를 올려버리면 초보자들에게 또 불친절한 전투가 될 수도 있으니 정말 레벨 디자인하시기 어려울 것 같지만 녹차님이 어련히 알아서 잘 해주시리라 믿습니다ㅠ0ㅠ..! 일단 플레이 감각으로는 폭댐 꽂아넣고 적이 허름하게 사라지는 것만으로도 꽤 재미있기는 합니다; 

 

 그렇게 소녀에게서 초대장을 빼앗고 부품만 남아버린 소녀를 폐기할 것지 가져갈 것인지를 고민하는 상황이 되는데, 아무리 우릴 공격하고 초대장을 빼앗았어도 이 아이 역시 우리와 마찬가지로 이 낙원을 정처없이 떠도는 또 다른 자매... 차마 버릴 수는 없어서 일단 데리고 가기로 합니다. 이름은 안 알랴줘서 래빗(..)이라고 붙인 건 비밀(..) 그렇게 유리 온실에 도착하는 장면으로 1부가 끝납니다. 잠깐의 수복과 성장 타임을 가진 후에 바로 유리 온실 안에서 펼쳐지는 2부로 들어가게 되는데요... 2부가... 이놈의 2부가 문제였어요ㅠㅠㅠ... 스토리도 스토리지만 녹차파우더님이 준비해오신 믿을 수 없는 맵과 미니어처들이 저희를 환영하고 있었습니다.

 

 

 녹차님 : 자, 여러분은 유리 온실에 들어오셨습니다!

 전원 : ...?????????

 

 사진으로 잘 보일지 모르겠는데 무려... 무려 D&D에서나 볼 수 있는 3D 맵입니다... 대체 이걸 뭐 어떻게 만드신 겨??? 하고 위아래오른쪽왼쪽위아래위위아래하면서 들춰봤는데 뭔지 모르겠지만 건축 공학적인 지식을 활용해서 만든 무언가더라고요! (아무말) 와와ㅠㅠㅠㅠㅠ 아니 설마 네크로니카에서 3D맵을 볼 수 있을 줄이야ㅠㅠㅠㅠㅠ 이게 꿈이여 생시여 그리고 여기 어디여(??? 하면서 주위를 둘러보았습니다... 따뜻한 햇살이 들어오고 식생들이 자라나고 있는 아름다운 풍경, 마치 바깥 세상을 축소해놓은 듯한 몽환적이고 익숙한 광경에 다들 우릴 이곳으로 부른 사람을 찾고자 합니다. 그 과정에서 누군가 쓴 일기를 발견하게 되는데요...

 

 일기의 내용이 정말... 충격적이었습니다ㅠㅠ... 뭔가 섬뜩한 내용이 기다리고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전혀 아니었어요. 그곳에 적힌 건 인간미 없었던 어떤 천재 과학자와 그녀를 따르던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 연구에만 매진하던 한 과학자가 자신을 따르는 아이들을 만나고 그 아이들을 구하기 위해서 천천히 망가져 온 이야기가 꽤 긴 분량으로 적혀 있었습니다..ㅠㅠ 아아... 오히려 이 부분은 길어서 좋았어요. 그만한 시간의 더께가 함께 느껴져서 마지막 페이지 읽을 때 정말 머릿속이 징- 하고 울리더라고요. 게다가 아무리 생각해도 이 과학자라는 여자도 나이가 그리 많아 보이지 않는데...ㅠ 아아...ㅠㅠ

 

 냉소적이거나 자신의 욕망에 무심하던 사람들이, 누군가를 사랑함으로서 또는 작은 사건을 계기로 자신의 진정한 모습을 발견하는 이야기 정말... 정말 너무 좋아하고요...ㅠ... 제가 인생작으로 꼽는 이야기들은 대부분 이런 구성을 가지고 있어서 일기 읽었을 때 잠깐 매우; 위험했습니다. 게다가 이 이야기는 인간성을 되찾는 것에서 끝이 아니라 그 결과로 파멸하게 된다는 서사까지 이어지니까요...ㅠ 아... 아아 정말..ㅠㅠ... 이 세계관 자체가... 동생 같은 아이들을 영원한 낙원으로 초대하기 위해 만든 인공 정원이었다니 정말...ㅠㅠㅠ... 그 방법이 잘못되었다고 할 수도 없고, 틀렸다고 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 더욱 아팠습니다. 제가 그녀였어도 그렇게 했을 거예요ㅠㅠ...

 

 그녀를 만나는 게 이야기의 클라이맥스가 되겠구나... 침착하자(후) 침착하자(하)를 외치면서 계단 위로 올라가는데... 아니...??

 

 

 녹차님 : 그럼 여러분은 이제 2층으로 올라오셨고요.

 전원 : ???????????????@_@???????

 

 저거... 2층까지 구현되어 있는 맵이었어?!?!?! 뭔데? 뭐임? 뭥미?? 주사위 컨테이너 딱 올려놓고 그 위에 바로 2층 구현하시는데 진짜;; 저는 저 2층 게단은 그냥 장식인 줄 알았단 말이에요?! D&D는 커녕 입체 미니어처는 듣도 보도 못한 원시인인 엥미... 아, 아니 우리의 스나코쟝은 정말 놀라버린 것입니다ㅇ_8... 물론 저뿐만이 아니라 모든 플레이어 분들이 ?! 한 상태로 2층으로 올라가기는 했습니다;; 화아... 세션 내용 만드시는 것만으로도 힘드셨을 텐데 아본님도 그렇고 녹차님도 그렇고 대체 손이 4개씩 달리신 건지 아니 그전에 이런 생각은 대체 어떻게 하는 거야ㅠ0ㅠ (황홀) 아 정말 눈 앞에 펼쳐지는 광경에 입을 다물 수가 없었습니다ㅠㅠㅠㅠ 진짜 최고에요... 어디서 네크로니카를 3D 맵으로 할 수 있겠어ㅠㅠㅠㅠㅠㅠ

 

 ....그런데...?!

 

 

 녹차님 : 여러분은 2층에 있는 방에 도착하셨...

 엥미(또다른 COT 마스터) : 아니 지금 뭐하시는 거예요 대체??? 이분들 안되겠네 이거! (사진 찰칵찰칵)

 

 방으로 들어갔더니... 저런 티파티가... 대체... 식완 파셨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이렇게 모아놓으니까 진짜 너무 너무 이쁘잖아요ㅠㅠㅠㅠ0ㅠㅠㅠ 이 방에 들어오기 전까지도 아름다운 정경 묘사나 귀여운 인형 같은 것들이 오브젝트로 나와줘서 되게 아기자기한 느낌으로 와닿긴 했는데 이걸 보니까 완전... 아아ㅠ 이 세션을 표현하는 장면이 있다면 이거겠구나 싶었어요. 웰컴 투 티파티... 흑... ㅠㅠ 아무튼 그렇게 우릴 이곳으로 부른 사람을 만납니다. 당연히 그 사람은 일기의 주인... 사랑하는 아이들을 되살리기 위해서 언데드로 만들고, 황폐화된 세상에 필터를 씌워서 아름다운 것만 보게 만든...ㅠㅠㅠ 하지만 자매들은 그녀와의 일을 기억하지 못합니다. 심지어 그녀의 이름도 기억이 나지 않아요.

 

 그 사실을 전달하자 언니는 미쳐버립니다. 실패했다, 미안해, 내가 잘못했어, 제일 중요한 걸 놓치다니, 다시 할게, 다시 하자. 몇번이든 다시 고쳐줄 수 있어! 으으...ㅠㅠ 일기를 읽은 직후이기도 하고 그간 얻어온 기억의 조각이 있기 때문에 언니의 반응이 너무 리얼하게 느껴져서..ㅠㅠㅠㅠ 진짜 아팠습니다 아아ㅠ 그래요... 언니는 그냥 동생들을 잃고 싶지 않았던 것뿐이에요... 그래서 세상에 꽃을 심어두었을 뿐... 한 거라곤 그저 이 세상의 이치를 조금 거스른 것 뿐입니다. 그리고 그 피땀나는 노력의 결과가 실패로 끝났을 뿐이에요. 정말ㅠ 악인이라고 하기엔 너무 언니의 심정에 몰입해버려서ㅠㅠ... 클라이맥스 전투에서 이기긴 이겨야겠는데 그리 쉽지 않았습니다ㅠㅠ... 전투 자체가 보스전답게 난이도가 있기도 했지만 정말 마음이..ㅠㅠ 이렇게 언니를 물리치는 게 정말 정답일까? 그냥 언니 말대로 한 번 다시 파괴된 다음에 깨어나면 되는 거 아닐까? PL적으로 그런 생각이 머릿속에 가득했지만 어쨌든 이겨야 하는 전투였습니다... 그래서 혼신을 다해서 싸웠고요.

 

 장장 1시간 20분이 넘는 길고 긴 전투 끝에 언니를 쓰러뜨리는 것에 성공합니다. 과연 이 싸움의 끝을 '승리'라고 할 수 있을까? 진실을 알게 되는 것이, 그리고 진실을 받아들이는 것만이 반드시 올바른 결말이라고 할 수 있을까... 온갖 생각을 하면서 쓰러진 언니에게 다가갔는데... 언니가 남아있는 기관으로 노래를 부르고 있는 거예요ㅠ... 처음 이 세상에서 눈을 뜬 순간부터 들려왔던 노래가... 그 노래를 듣는 순간 언니의 이름을 기억해냅니다. '테레사'ㅠ 그리고 광기 판정에 실패한 PC는 기억의 조각인 '노래'를 얻게 되고 이 노래가 전쟁터에서 우리들을 진정시키기 위해 부르던 노래라는 것까지 알게 됩니다. 겨우 기억해낸 언니의 이름을 뒤늦게 불러보지만 테레사 언니는 작은 미소와 함께 눈을 감습니다. 저희가 함께 데려왔던 래빗의 부품도 언니의 이름을 부르더니 조용히 멈춰 버리고요. 아니 나 너무 슬퍼...ㅠㅠㅠㅠ 리뷰 쓰다가 눈물 나 대체..ㅠㅠㅠㅠ 테레사까지는 어떻게 참았는데 래빗까지 그렇게 되어버렸을 때는 잠깐 저 너머까지 갔다가 겨우 돌아온 기분이었고요..ㅠㅠ.. 모르겠다 지금이라도 울자 훌쩍...

 

 그리고 테레사 언니가 죽음과 동시에 세상은 원래의 빛을 되찾습니다. 자매들은 언데드로 돌아와요. 하늘을 잿빛이고 세상은 황폐하며 푸른 들판과 햇살 같은 건 어디를 봐도 찾아볼 수 없습니다. 아름답고 거짓되었던 유년기가 그렇게 끝나버려요. 하지만 거짓일지언정 그 세상은 테레사 언니가 우리를 위해서 사랑과 의지로 쌓아올린 거푸집... 자매들은 테레사 언니의 무덤을 만들고 그 옆에 래빗을 뉘인 채 자신들과 같은 아이들을 찾기 위해 다시 여로에 오릅니다. 언제까지 계속될지 모르는 영원한 후일담의 세계로요.

 

 세상의 악의 속에서 사랑을 노래하는 소녀, 테레사. 한 명의 오롯하고 완고한 인간이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자신의 전존재를 투사할 수 있는 용기를 갖게 되는 것, 그 파란 등불 같은 서사를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시나리오이고 룰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정말 이런 감동은 네크로니카가 아니면 맛볼 수 없는 경지에 있어요ㅠ 그래서 네크로니카를 포기할 수가 없습니다ㅠㅠ 여러가지 위험 요소가 있다고 해도 그 너머에서 들려오는 노랫소리는 너무나 순수하고 아름답고 또 진실한 것이거든요. 이 아름다움을 보여주기 위해 네크로니카라는 룰을 선택하셨다고 생각하고 그 선택에 한점 아깝지 않은 완벽한 시나리오였다고 생각합니다ㅠㅠ 정말 좋았습니다... 가슴을 울리는 얘기를 보여주셔서 감사합니다. 녹차파우더님ㅠㅠ...

 

 

 이걸 스포일러가 포함된 후기로밖에 쓸 수 없다는 게 아쉬울 따름입니다ㅠㅠ 따로 정리해서 공개하시지 않는 이상 이 시나리오는 정말 사전 테플과 COT가 아니면 경험할 수 없기 때문에... 아, 전투도 즐겁고 서사도 강렬하게 뽑을 수 있는 룰인데 후기로는 이렇게밖에 소개를 할 수 없는 것이 안타깝습니다...ㅠㅠ 하지만 세션이 지난 지금도 마음 속에 남아있을 정도로 너무나 좋은 시나리오였어요.

 

 3. 정리

 

 네크로니카, 정말 매력적인 룰입니다. 동시에 정말 위험한 룰이고요. 사실 행사 마스터로서 이런 룰을 선택하는 것 자체가 부담스러우셨을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오직 네크로니카에 대한 애정 하나만 가지고 다듬고 쳐내고 또 예쁘게 장식해서 가져와주신 세션입니다. 사전에 룰에서 경고하는 요소들이 익숙하지 않은 분들께는 굳이 추천드리지 않겠지만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으셨다면 이번이 네크로니카에 입문할 수 있는 최고의 기회라고 생각해요. 맵고 쓴 재료는 국물만 내고 달큰하게 간을 한 동시에 뒷맛은 고스란히 남겨둔 정말 멋진 세션입니다ㅠㅠ 마스터님이 얼마나 고민하면서 만드셨는지 알 수 있는 포인트가 곳곳에 녹아있어요ㅠㅠ

 

 COT라면 안전하게, 그리고 즐겁게 세션을 즐기실 수 있는 기회가 될 거고 사실 이번 시나리오에 한해서는 크툴루보다 고어/료나/선정성이 현저히 낮은 편이므로 난 크툴루 정도는 딴딴하게 다녀올 수 있다! 하시면 추천드리겠습니다ㅎㅎ 솔직히 제 기준에서는 되게 후와후와하고 감동적인 세션이었기 때문에 원작 룰만 생각해서 너무 겁먹지는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믿고 가는 녹차크로니카, 제가 보증하겠습니다ㅠㅠ... 꼭 선택해주세요!

 

 4. 러브레터


 녹차파우더님 : 연달아 2세션! 게다가 후발 마스터링이라 더 힘드셨을 텐데ㅠㅠ 게다가 갑작스러운 토끼 크로스 파동으로 폭주하는 플레이어들 사이에서 꿋꿋이 진행하시느라 힘드셨을 텐데도 마지막까지 침착하게 잘 이끌어주셔서 넘 멋있고 갓갓됩니다 프로파우더님 흑흑..ㅠㅠㅠ 후기 쓰면서 생각 안나는 부분은 파일 들어가면서 적었는데 래빗이랑 언니 연기가 진짜 넘 리얼하고 좋아서 막 세번씩 들었어요; 녹차님 NPC 연기 개인적으로 정말 좋아합니다ㅠㅠㅠ... 순수한 듯 광기어린 느낌인 캐릭터들은 정말 찰떡같이 살리시는 것 같아요ㅠ0ㅠ (히비키(?)) 후기가 늦지 않게 올라가길 바라고ㅠㅠ 룰이 워낙 테마가 험해서 준비하느라 고생하시는게 느껴졌는데 정말 보통 애정 없이는 할 수 없는 일이다 싶고 이번 녹차파우더님 테이블 오시는 분들은 완전 복받은 플레이어분들일 거라고 생각합니다ㅠ0ㅠ 한국에 네크로니카의 씨앗을 안전하게 뿌리는데 일조하시는 녹차님..! ㅠ0ㅠ 언젠가 네크로니카도 좀 더 메이저하게 되어서 여기저기서 안전한 테이블이 돌아갈 수 있겠죠? 이렇게 네크로니카를 사랑하시는 분들이 많으니 그렇게 될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아본님 : 연달아 2세션! 게다가 선행 마스터링! ㅠ0ㅠ 사무브레도 참 준비할 게 많고 신경쓸 게 많은 세션이라 피로도가 상당하셨을 텐데 그런 기미 없이 '3기가 뭐야? 북위가 뭐야? 15세가 뭐야?ㅇㅁㅇ*'하면서 빨빨거리는 미쉘 RP 너무나 귀여우셨고 제가 잡아먹어버립니다ㅠ (뭥;;) 루미아도 고어-카와이하지만 미쉘 같은 정통 미소녀도 너무 귀여운 것 아니겠어요 으어어 '-`)* 원거리 딜러 맡아서 핵심적인 딜을 계속 꽂아주셨는데 제 원호랑 감싸기가 도움이 되어서 넘 뿌듯하고 즐거웠답니다 흐흐ㅎㅎ 우리 미쉘한테 아무도 손 못댄다! 크아악! (피막 튕겨나가는 소리) 긴 시간 동안 텐션 떨어지는 것 없이 집중해서 함께 감정이입하고 재미있게 즐겨주셔서 넘 감사드려요ㅠ0ㅠ! 다다음주면 또 루미아/티티/미티아 자매로 함께 하겠네요! 조금 걱정되긴 하지만 우리 자매들이라면 지옥의 불구덩이에 떨어뜨려놔도 살아남을 것...! 앞으로도 네크로니카 세션 함께 잘 부탁드립니다+ㅅ+

 루루팡님 : 우리의 카'페코'이양 ㅋㅋㅋㅋ 으잌ㅋㅋ! 위에서도 써놨지만 제 머릿속에는 버섯머리에 하얀 세일러복을 입은 귀여운 아이입니다0ㅅ0* 루루팡님 어린 아이 알피는 네크로니카에서만 볼 수 있어서 매번 즐기고 있는데 어쩜 그렇게 천연덕스럽게 귀엽게들 잘하시는지 정말ㅠㅠㅠㅠㅠ 순식간에 떠올라서 자가 창작한 토끼 크로스 오프닝도 넘 즐겁게 웃어주셔서 제 기억 속에 뿌듯한 순간으로 남아있고ㅋㅋㅋㅋ 오는 내내 지하철에서 여운이 안가셔서 계속 붙잡고 하소연했는데 재미있게 들어주시고 함께 티알 대화한 것도 너무 즐거웠어요ㅎㅎ 조만간 인티총 가면 세션도 세션이지만 티알 얘기도 많이 나눴으면 좋겠습니다^//^ (는 지금 잡힌 세션만 11개;;;) 다다음주에 함께 할 루미아/티티/미티아 자매도 잘 부탁드리고 방어는 티티에게 맡기겠어욧'ㅅ'!

 뫄님 : 다른 플레이어들은 비교적 전부터 해와서 적응이 빨랐는데 뫄님은 처음 하셔서 좀 어렵지 않으셨을까 싶었네요..ㅠㅠ 하지만 뭐 역시 티알 천재 뫄님답게 1부만에 모든 메커니즘 다 파악하고 알피는 뭐 시작하실 때부터 까마귀 까악까악과 토끼 크로스를 창시하시면서 그야말로 세션 분위기를 극한의 텐션으로 올려버리신;; 휴... 이것이... 무대폭풍 기타지뫄 뫄야... (? 뫄님 오시니까 또 분위기가 재미있게 흘러가던 것 같아요! ㅎㅎ 개인적으로 토끼 크로스로 배틀 뜨는 장면 (+판정 실패하는 장면) 너무 기억에 남고 웃겨서 녹음 파일로 들으면서 계속 꺽꺽거렸는뎈ㅋㅋㅋㅋ 진짜 저희 무슨 생각으로 저렇게 드립을 쳤던 걸까요^^ 뫄님 드립 너무 웃기고 너무 좋아요... 전 아무 드립에나 웃을 수 있는 사람은 아니에요. 기껏해야 뫄이졍 씨 정도죠... (??) 너무너무 즐거웠고ㅠ0ㅠ 정말 뫄님하고 또 티알하는 날 기다리면서 정좌하고 있겠습니다ㅠㅠㅠ 감사합니다! ㅠㅠ



 휴우... 왜 이런 이야기에 이렇게 약한 걸까... ._.) 시름허름하지만 행복합니다. 다들 저처럼 행복하고 즐거운 세션이셨으면 좋겠어요..! 감사합니다ㅠ0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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