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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 후기/네크로니카

갈망록 2화 : 갈애(渴愛) / 3화 : 갈급(渴急)

by 에이밍 2020. 12. 23.

2화 시나리오 링크 : https://melisi012.postype.com/post/7379730
3화 시나리오 링크 : https://melisi012.postype.com/post/7666570

날짜 2020. 11. 14. 土
GM 녹차파우더 (@melisi012) -
PC 에이미 (@ehrtlr) 데미안
PC 스테아 (@hsj01195) 멜리네
PC 루루팡 (@wishpotion) 바리

 

 2020년의 세션을 돌아보면 <갈망록> 캠페인이 기억에 남지 않을까 하네요. 오프로 캠페인을 한 것 자체가 정말 오랜만이라 그 자체도 감개무량하지만, 에피소드가 진행될 때마다 멋진 이야기구나 하게 되거든요. 1화도 좋았지만 2화와 3화는 그 이상으로 좋았던 <갈망록>입니다!

 1화에서는 포스트 아포칼립스의 정경 속에서 벌어지는 미스터리한 싸움을 통해 본격적으로 이야기의 막을 열었는데요! 2화와 3화는 그야말로 본편입니다. 이 캠페인에서 보여주고자 하는 진짜 이야기와 네크로니카의 감수성이 듬뿍 녹아 있는 멋진 세션이에요. 지난 편까지는 관광 정도였다면 이번에야말로 진정한 참전... 크흡, 긴말하지 않겠습니다. 바로 넘어가죠!

 지난 화의 이야기

 


 신을 위한 병기로 자란 소년 데미안. 그는 어느 날 신으로부터 ‘신의 그릇이 될 자를 찾으라’는 말을 듣고 황량한 세계를 향해 여행을 떠난다.


 그 과정에서 우연히 마주친 두 명의 소녀, 멜리네와 바리. 자신의 연인을 찾아 세계를 헤매는 멜리네에게 반한 데미안은 둘과 함께 길을 떠난다. 하지만 경건한 신의 사제인 데미안과 전쟁터의 병기인 바리의 사이는 그리 좋지만은 않았다.


 우연히 도착한 백화점. 사람이라곤 아무도 없는 그곳에, 미소를 띠며 로봇이 하나 나타난다. BELL_0422라고 불리는 이 모델은 도시의 지도를 품고 세 명의 아이들을 안내했다. 그들이 욕망하는 것들이 이루어질 수 있는 물건을 찾아서, 계속.


 도시에서 숲으로, 숲에서 분지로, 앞으로 계속 나아가던 그들은 새로운 장소를 발견한다. 지금까지 그들이 가본 적 없는 장소의 등장에 환호하며 아이들은 그 안으로 나아간다. 안에 무엇이 있는 줄도 모르고.

 본격적인 이야기의 시작

 2화와 3화부터는 갈망록의 세계관, 그리고 ‘갈(渴)-’이라는 테마에 훨씬 부합하는 이야기들이 등장합니다. 이번에도 다양한 인물을 만나고 그들과  싸우게 되지만, 그 과정에서 그들이 어떤 것들을 갈망하고, 그것이 무슨 의미를 가지는지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그리고 1화에서는 구체적으로 엮이지 않았던 PC들의 백스토리도 한 땀씩 들어가게 됩니다. 백스토리를 어떻게 반영하느냐는 각 테이블마다 달라지겠지만, 저희는 정말...ㄷㄷㄷ 절대 이렇게 되려고 의도한 건 아니었는데, 미리 준비된 이야기와 PC들의 백스토리가 딱 맞아 떨어져서 너무 짜릿하고 좋았어요. 이걸 이야기하려면 빨리 본론으로 넘아가야겠지. (침착)

 

 일단 향후 캠페인에 참가할 분들을 위해서 2화과 3화의 내용도 최대한 스포 없이 간략하게 소개해보도록 하겠습니다. 2화와 3화부터는 본격적으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추리 소설로 따지면 1화는 사건 현장에서 시체 발견하기까지의 내용이고, 2화와 3화부터는 사건을 조사하는 내용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네크로니카로 즐기는 SF 호러 콘솔 게임

 <갈망록> 캠페인은 기본적으로 이 세계가 맞이한 어떤 비극을 저 깊은 곳에 숨겨놓고 진행됩니다. 플레이어들은 그 비극의 진상을 찾아서 핵심으로 접근하게 되는데요... 이 과정이 마치 SF 호러 콘솔 게임을 즐기는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마치 네크로니카로 즐기는 바이오 해저드나 데드 스페이스 같달까요? 저런 류의 게임들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갈망록> 캠페인이 추구하는 분위기에도 충분히 젖어 드실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쫄보인 저는 바이오 해저드라면 이것밖에 해보지 못했습니다만


 하지만 이렇게 느낀 가장 큰 이유는, 역시 매력적인 에너미 디자인 때문이에요. 2화와 3화에 정말 멋진 에너미들이 등장하는데, 디자인을 보는 순간 뭐지 이건...? 어디 콘솔 게임에 등장하는 보스 아니야? 싶을 정도로 진짜 디자인이 너무 독특하고 멋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괴물 디자인 잘하는 사람이 제일 신기한데 녹차님이 괴물 디자인을 너무 잘하셔서ㅠ 깜짝 놀랐네요. 몰입도도 덩달아 올라갔고요ㅎㅎ

 단지 디자인만 매력적인 게 아닙니다. 에너미의 전투 스펙도 정말 매력적이에요. 음? 전투 스펙이 매력적이라니 이게 무슨 소리일까요?ㅎㅎ 신체 부위를 무기 삼아 싸우는 네크로니카의 특성을 이야기와 잘 엮어서 만들어내셨거든요. 아, 이건 정말... 스포 없이는 설명이 불가능한데ㅠㅠ 그래도 간단히 설명해보자면 이거에요.

 

 일반적인 RPG는 체력, 마력, 민첩성 뭐 이런 식으로 추상화된 스탯이 결정되어 있잖아요? 하지만 네크로니카의 경우엔 머리, 몸통, 손, 팔 이런 신체 부위를 스탯으로 사용합니다. 머리는 최대행동력을 담당하는 부위이기 때문에 파괴되면 최대행동력이 떨어지는 식이에요. 이게 뭐... 별거냐 하시겠지만, 굉장히 별거입니다.


 신체 부위의 소실은 그 자체로 이미 하나의 이야기거든요. 가령, 눈이 하나밖에 남지 않은 에너미를 상대로 싸운다면? 그 에너미의 눈을 날리면 전황을 유리하게 끌어나갈 수 있겠죠. 동시에 남은 눈마저 잃은 에너미의 고통이 서사로 딸려 나옵니다. 눈 하나 날렸을 뿐인데 전투와 서사가 동시에 잡히는 겁니다. 저는 여기에 네크로니카의 또 다른 포텐셜이 숨어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바로 그걸 이번 세션에서 볼 수 있었다는 뜻입니다^^ 에너미의 수족을 자르는 과정에서 정교하게 설치해둔 이야기가 피보라를 뿜으며 함께 쏟아져 나와요. 이건... 이건 진짜... 진짜 대박입니다ㅋㅋㅋ 이따가 자세히 쓸 거긴 하지만, 제발 다들 플레이해주세요. 저희만 할 수 없어요. (멱살)


 아무튼, 호러 콘솔 게임에서나 느낄 법한 스산하면서도 고독한 서사를 TRPG로 함께 즐길 수 있다니... 호러 게임 잘 못 하는 사람이지만 호러를 사랑하기 때문에 플레이어분들과 함께 정교하게 만들어진 <갈망록>의 미궁을 돌아다닐 수 있어서 즐겁더라고요.

 좋아, 그럼 여기서 우리 애들 얘기를 안 할 수가 없죠. 지난번 세션의 그 난장판 이후로ㅋ 어떻게 성장하고 있는지 보여 드리겠습니다^^

 여전히 갈구하는 아이들

 캠페인은 이 PC 소개 쓰는 맛이 있어서 좋아요. 사실 세션 하나로는 그 PC에 대해서 완벽하게 파악하기 어렵죠. 두 번, 세 번 거치면서 PC들의 디테일에 생겨나는 이 과정이 좋습니다. 그러니 놓치지 않고 따라 적어야죠, 후후.

데미안 / 에이미


 저희집 못난이 데미안입니다ㅎㅎ 보통 저희 집 애들은 보통 못난이죠... 제 눈엔 이쁘지만(?) 아무튼, 교단의 병기로 자라나 ‘신의 그릇’을 찾으라는 신의 전언을 이루기 위해 이 멸망한 세계를 배회하고 있는 소년입니다. 우연히 만난 멜리네에게 연심을 품고 있고, 바리와는 라이벌(?) 관계에요 <

 지난 세션에서는 빌딩이 영 좋지 않았던지라ㅠㅠ 과감하게 원딜을 버리고 근딜로 바꾸었는데 어우 대미지가 훅 뛰어서 좋았습니다. 이제야 사이키델릭 몫을 하는구나 싶고ㅎㅎㅎ 여기서 할 말은 아니지만 네크로니카 빌딩 너무 재밌어요ㅠ! 강해지는 게 피부로 느껴져서 다음엔 뭘 넣고 뭘 빼고 이렇게 자꾸 생각하게 됩니다. 아 말해 뭐해 네크로니카 전투는 말이야 어 (음소거)

 아무튼, 스토리적으로는 여전히 멜리네를 은애하면서 신의 그릇을 찾아 나아가고 있었는데요. 하... 이게 이번에 그렇게 그런 식으로 될 줄 몰랐습니다. 저 신의 그릇을 찾는다는 설정은 어디까지나 제 임의대로 대충 맛있어 보여서 넣은 거였는데 녹차님이 옳다꾸나하고 무시더니 이상한 걸 하시더라고요... 아아 <ㅇ> 자세한 건 스포 포함 후기에서 얘기하겠습니다ㅠㅠㅠㅠ

멜리네 / 스테아


 여전히 연인을 찾고 있는 멜리네입니다! 스테아님이 이미지 만들어주셔서 교체했어요/ㅅ// 우리 멜리네 이쁘죠? (데미안 콩깍지)

 이번에 멜리네는 개인적으로 이미지 변화가 제일 컸던 아이였어요! 1화에서는 그래도 머리는 조금 이상하지만 순수하고 좋은 아이라는 인상이었는데, 2화와 3화를 거치고 나니 얘... 미쳤어... ㄷㄷㄷ 하는 느낌이라 더 오싹하고 좋더라고요; (좋다는 게 포인트) 슷님캐들 이러니저러니 해도 보통 다들 선하고 멀쩡한 애들(?)이라 방심하고 있었는데 멜리네는 아닙니다... 얘는 진짜 찐광기에요ㄷㄷㄷ

 연인은 찾겠다는 다짐이 단순한 꿈이 아니라 어마무시한 집착이었더라고요. 같이 소풍 온 줄 알았더니만 자, 내가 싼 도시락이야 하면서 주는데 그 안에 피가 흥건한 사람 시체가 들어 있는 그런 기분 있죠... 이렇게 묘사하니까 뭐 싫었던 것처럼 보이는데 전혀 아니고 너무 좋았다는 거고요<< 애초에 이런 게 싫은 사람은 네크로니카를 하지 않습니다 (와 내가 말했는데 논킹적이다) 

 그전까지는 그래도 유일하게 의지할 만한 인형이라고 생각했던 멜리네이건만, 이번 세션을 계기로 남은 4화와 5화에서 이 아이가 어떻게 될지 걱정되기 시작했습니다ㅠ 여러 가지 의미로 미친 전개가 펼쳐질 거 같아서 두근두근해요. 데미안도 지금 상태가 저런지라(?) 뭔가 시너지가 날 수도 있을 것 같고... 우웃, 일단 혼자 기대해보고 있습니다/ㅁ// 멜리네... 나 이제부턴 긴장하고 있을 테니까(?)

바리 / 루루팡


 후, 우리 <갈망록> 캠페인의 마스코트라고 할 수 있죠^^ 얼굴만 봐도 웃음이 나오는 바리쨩ㅋㅋㅋㅋ 루루팡님의 이런 천방지축 전투짱캐러들 너무 좋아요. 약간 범접할 수 없지만 괜히 친근하게 느껴져서 지나가면 쳐다보게 되는 고딩 시절 양아치 언니들 생각도 나고... 표현이 이상한데 좋다는 뜻입니다;

 전쟁 병기로 태어나 사자 소생 실험에 휘말렸던 우리의 바리. 그만큼 강력한 전투 병기이지만, 살아가는 목적은 의외로 또 낭만적입니다. 언젠가 자신이 들었던 노래를 찾아 계속 돌아다니고 있거든요. 데미안이 신의 그릇을, 멜리네가 연인을 추구한다면 바리는 노래를 찾아다니고 있습니다. 어쩜 우리 애들 이렇게 찾아다니는 것도 다 찌통인지ㅠㅠㅠ

 아무튼, 바리는 이번에도 엄청나게 활약해주었습니다ㅎㅎ 1화만큼은 아니었지만요... 랄까 1화 그거 솔직히 티알핵이얔ㅋㅋㅋㅋ 주사위가 누가 그렇게 나와욬ㅋㅋㅋㅋ 후, 물론 바리의 무서운 점은 주사위가 제대로 나오지 않아도 졸라 잘 싸운다는 거고... 이번에도 바리(및 루루팡님) 덕분에 살벌한 전장에서 여러 차례 목숨을 구할 수 있었습니다3ㅁ3

 데미안이 자신의 존재에 대해 의구심을 품고, 멜리네의 광기가 점점 더 본색을 드러내는 가운데, 가장 미쳐있는 줄 알았던 바리가 오히려 가장 정상인 상태로 단단한 기둥 역할을 해주고 있다는 것도 좀 뽕차요ㅠㅠ 물론 정신 나간 소리를 아예 안 하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이번 이야기에서는 후반으로 갈 수록 오히려 바리한테 좀 더 정신적으로 의지하게 되더라고요. 바리야ㅠㅠ 너는... 너는 괜찮을 거지? 계속 그렇게 조금 이상하지만 좋은 아이로 있어 줄 거지?8ㅁ8 (?)


 하지만 우리 아이들의 미래는 마스터님의 손과 주사위에 달려있는 것입니다... 각오하고 들어오긴 했지만 2화와 3화의 내용이 장난이 아니다 보니 긴장하게 되더라고요ㅎㅎ 후우, 그럼 본격적으로 본편에 들어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다들 어서 캠페인하고 우리 후기 읽어줘요 <ㅇ>

 

▼ 스포일러 포함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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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화 : 갈애(渴愛)

 


 방금 소독한 듯한 깨끗한 연구실. 하지만 피 냄새가 흥건합니다. 조금 더 렌즈를 돌려 안쪽으로 향해 보면 살점이, 그다음에는 대장이, 낱개로 떨어져 있는 손가락이, 안구가, 눈이 보입니다. 실험체로군요. 사체라고 말하면 좀 그러니까 순화해봅니다.

 그리고 하얀 실험복을 입은 여인이 실험체의 장기를 주워 담고 있습니다. 그 작은 품에 주워 담으려고 해봤자 소용없을 것 같은데요. 결국 여인은 무게를 버티지 못하고 와르르 무너집니다. 여인이 들고 있었던 장기들이 실험실 곳곳으로 튕겨 나가 피보라의 흔적을 남깁니다. 여자는 눈앞에서 아이의 손을 놓친 어미처럼 흐느껴 웁니다.

 그때, 그녀의 맞은편에서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이상합니다. 그곳에 사람은 없는데 말이죠. 조각난 실험체의 머리 말고는 아무것도ㅡ

 “난 이제 틀렸어. 날 버리고 살아줘.”

 여자는 태어나서 처음 받은 장난감을 빼앗긴 아이처럼 흐느끼며 대꾸합니다.

 “안돼, 죽지 마.”

 그러더니 여자는 초조하게 실험체의 사지를 다시 품 안으로 주워 담습니다. 낑낑대는 걸 보고 있자니 도와주고 싶은 기분이 듭니다. 그럴 순 없지만요. 그리고 그 행동의 무의미함을 곧 여자도 깨닫는 듯합니다. 여자는 의미 없이 사지를 끌어모으던 것을 그만두고 바닥에 떨어져 있는 남자의 머리를 보며 흐린 목소리로 말합니다.

 “그래, 그 방법이 있었지.”

 여자는 남자의 머리를 끌어안고 고백합니다.

 “사랑해, 영원히 함께야.”

 가엾게도 그녀는 아직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도입부터 무서워요 녹차님

 이상이 제2화의 도입입니다만... 이게 뭐죠 대체ㄷㄷㄷ 다시 복기하면서도 소름 돋는데요ㅠ 제목이 갈애(渴愛)인데, 저렇게 광기 어린 사랑의 현장을 목격하면서 세션이 시작되면 무서워요... 정말 무섭다고요ㅠㅠㅠㅠㅠ!!! (대충 네크로니카 후기에서 무섭다는 말은 너무 기대되고 좋다는 말로 자동 번역하시면 편리합니다)

 오프닝만 봤을 때는 어쨌든 저 여자가 뭔가를 할 것 같고 저 여자와 마주치게 될 것 같죠. 사실 이 시점에서 어느 정도 예상은 했습니다. 저 여자는 금기를 사용해서 저 실험체를 되살릴 것이고, 그들과 우리가 마주치게 될 거란 것 정도는요. 사자 소생의 실험에 휘말렸던 바리가 같은 팀에 있는 입장이기도 해서, 그리고 네크로니카라면 당연히 가능한 이야기라서 기대되더라고요.

 근데 이게 진짜... 전혀 예측하지도 못한 미친 방향으로 풀려버린 거 있죠... 하... 아니 어떻게 이런 생각을... 녹차님 안 그렇게 생기셔서 대체 어떻게 이런...??? (뒤에서 자세히 설명함;)

 아무튼, 지난 화 마지막에 분지 한 가운데에서 인형들은 에스겔을 물리치고 지하로 통하는 문을 열었습니다. 어차피 세계를 헤매는 역마의 운명, 밑바닥까지 가봐야겠죠... 랄까 들어왔는데 입구가 닫히더라고요^^; 출구를 찾기 위해서라도 내려가는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낙장불입? 너무 좋아 크큭...

 그리고 인형들은 안으로 들어가는 커다란 입구에 정체불명의 메시지가 적힌 것을 발견합니다. 본 적 없는 외계의 언어로 된 메시지요. BELL은 그것을 보고 '상층'이라고 적혀 있다고 말합니다. 뭐죠... 아무리 봐도 지구에 있는 언어는 아니라는 생각이 드는데 BELL은 크툴루 신화 판정 성공해서 알아버리네요(?) 지구에서 태어난 BELL이 어째서 외계의 언어를 알고 있는 걸까요?ㅅ?

 여튼, 안으로 들어가 보니 벽면 자체가 은은하게 빛을 품는 자재로 만들어진 미로 같은 구역이 나옵니다. 미로는 보통 외부의 침입을 막기 위해 만들어지는 것이죠...? 빛을 품은 벽은 하이테크놀로지지만, 미로는 구세대적인 방법이라 그 조합이 신기했어요. 최근 본 장소 묘사 중에 가장 인상적인 곳이었네요.

 아무튼, 작은 기계음이 도란도란 지저귀고, 공기 청정기를 돌린 것처럼 공기가 맑습니다. 마치 숲속으로 들어온 것 같아요. 그러는 가운데, 벨이 기계장치에 다가가 무언가를 입력하더니 한쪽 벽면이 점멸하더니 지도가 뜹니다.

지도는... BELL이 외우렴(?)


 그리고 빌딩 크기의 건물이 지하에 처박힌 듯한 모습이라고 묘사를 덧붙여 주시더라고요. 이걸 어떻게 만들었지? 싶은데 생각해보니 만든 게 아니라 처박힌 게 아닌가 싶었어요. 마치 우주선이 떨어와서 박힌 것처럼 말이죠. 그렇다면 왜 지하에 이런 우주선 같은 빌딩이 박혀 있는 건지? 갑자기 이야기의 스케일을 종잡을 수가 없어서 막 신이 나더라고요.

 그리고 BELL은 밑으로 내려가려면 관리자 코드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우리의 카르마는 상층의 관리자를 만나서 코드를 받는 것! 이때 예감했죠. 남은 2,3,4,화는 상층, 중층, 하층, 최심부를 내려가는 내용이겠구나 하고요. 갑자기 이야기의 틀이 딱 서면서 무지 두근두근했어요. 저 이렇게 층계로 나눠진 세계 탐험하는 이야기 너무너무 좋아합니다;; 꾸러기 수비대 시절부터 시작된 취향이에요< 그리고 메이드 인 어비스가 정점을 박았고 <<

 아무튼, 일단 이번 화의 목표는 상층에서 관리자 코드를 찾는 겁니다. 그럼 본격적으로 조사를 시작해봐야겠죠. 후후... 기대됩니다. 오프닝의 그들과는 언제 조우하게 될지. (손비빔)

 상층에 남겨진 것들

 상층에서 저희가 조사할 수 있는 것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그리고 하나씩 착착 조사하기 시작했는데요, 핸드아웃마다 의미심장한 내용이 알맞게 배분되어 있어서 뭘 까도 재미있더라고요! 그리고 저번과 마찬가지로 핸드아웃마다 판정에 도움을 받을 수 있는 파츠와 기억의 조각이 지정되어 있었는데, 이번엔 이게 더 효과적으로 사용되어서 좋았어요.

 핸드아웃을 조사할 때, 저희가 가지고 있는 기억의 조각과의 연관 관계를 생각하면서 조사하게 되다 보니, PC들의 개인적인 서사와 스토리의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엮여서 정말 좋았거든요. 자, 그럼 저희가 어떤 식으로 조사를 했는지 지켜보시죠.


 【연구실】 【자료실】 【휴게실】

【벽 너머의 공간】 【정체불명의 소리?】


 상층에 들어온 이후, 계속 귀를 간지럽히던 노이즈가 있었습니다. 이런 버려진 건물에서 들려오는 통신이라니... 무조건 재미있겠죠ㅋ 안 봐도 재미있는 뒷면일 것이다! 하고 뒤집었는데, 세상에 이런 소리가 들려오는 것 아니겠어요?

『여기는 *&^#$^$%....의 접촉에 의한 경로이탈. 도움을 요청합니다.』
『...아무도, 없어?』
『보고싶어.』

 구조 요청...? 이러면 보통 두 가지죠? 구하러 가기엔 이미 늦은 상황이거나, 조만간 우리도 구조 요청을 할 상황에 처하거나ㅎㅎㅎㅎㅎㅎㅎ 통신이 어디서 들려오는 건지도 몹시 신경 쓰입니다. 녹음된 메시지가 아니라 '통신'이니까요. 남은 장소들을 조사하면 발신자를 찾아낼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엄청나게 두근거리더라고요. 새삼 이 핸드아웃을 제일 먼저 조사하길 잘했다고 생각했었어요^^)9

 

【연구실】 【자료실】 【휴게실】

【벽 너머의 공간】 【정체불명의 소리?】


 그다음으론 벽 너머의 공간을 조사했습니다. 같은 벽인데도 뭔가 너머에 빈 공간이 있는 것처럼 느껴져서 말이에요. 후훗, 비밀 문? 뭐 그런 거 아닐까?^ㅁ^ 하면서 신나서 벽을 꽝 쳐서 열었는데! 그런데...ㅋㅋㅋㅋㅋㅋㅋ


~ BAD END ~


  ...는 아니고요!ㅋㅋㅋㅋㅋㅋㅋ 지루하실까 봐 자극적인 이미지 좀 넣어봤습니다^^ 이긴 한데 진짜 폭약이 있어요 ㅅㅂ!!! 이게 뭐야 인형 살려!! 와, 이런 지하 폐쇄 공간에서 폭약이요? 이게 터지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요? 와 궁금하다 와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멀찍)

 심지어 평범한 폭약도 아니었어요. 이거...

냄새나 익숙한 느낌을 조합해보면…

저 너머에는 막대한 양의 폭약이라고 해야 할까, 에너지 덩어리에 가까운 것이 가득 차 있다.
폭탄으로 치자면 초고성능, 지구의 겉을 태우거나 각도를 조정한다면
내핵을 파괴하는 것조차 가능할지도 모른다.

대체 어디서 이런걸 어떻게 모은걸까?


이 시설은 저 에너지 덩어리 존재 하나만으로도 제일 위험한 공간임에는 틀림없다

 네...? 뭘 파괴할 수 있어요?ㅎㅎㅎ 아니, 선생님... 이게 무슨 콜라인 줄 알고 마셨더니 석유 같은 소리입니까... 폭탄인 것까진 좋아요! 그런데 상상 이상의 폭탄이라 진짜 깜짝 놀랐습니다. 더군다나 이게 1화부터요? 이거 아무리 봐도 마지막 에피소드에서 딱 등장하면서 자, 이 세계를 파괴할지 안 할지는 오마에라에게 달려있다 하고 스위치 건네받는 장면에서나 등장해야 할 것 같은데ㅎㅎㅎㅎㅎㅎㅎ 벌써부터 저희에게 세계의 운명을 맡기지 마세요(?)

 그 와중에 멜리네는 광기 판정 실패해서 꺄 저거 터지면 나 부서져서 못생겨져>ㅅ< 연인이 나 싫어할 거야 이러고 있고 바리는 이해 못 해서 그래서 폭발시키면 되는 거야?ㅇㅅㅇ 이러고 있어섴ㅋㅋ 빨리 모두를 데리고 이동해야 할 것 같습니다;; 어딘가에 폭탄을 발동시키는 스위치가 있을지도 모르니 그놈도 찾아봐야 할 것 같았고요.

 

【연구실】 【자료실】 【휴게실】

【벽 너머의 공간】 【정체불명의 소리?】


 외도(?)를 좀 하긴 했지만, 아무래도 가장 신경 쓰이는 장소는 여기이긴 하죠'~' 오프닝에서 본 것도 있어서 완전 설레는 마음으로 문을 열었습니다. 그런데 오우, 웬걸... 여기도 또 재미있는 연구가 펼쳐지고 있더라고요. 다름이 아니라...


  무려 살아있는 생물과 뮤턴트를 결합하는 연구를 하고 있더라고요. 에...? 뭐지? 싶었어요. 오프닝에서 봤던 장면대로라면 죽은 사람을 되살리는 좀비 연구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생물과 뮤턴트(언데드)를 결합하는 연구하니 뭔가 아귀가 서로 어긋나면서 갑자기 이야기가 종잡을 수 없는 방향으로 가는 느낌?

 그때, 제1화에서 봤던 풍경들이 스쳐 지나가더라고요. 분지로 들어오기 전에 마주쳤던 수많은 식물계 뮤턴트들... 숲을 대체하고 있는 그 생명체들을 보며 느꼈던 위화감이 이 연구실까지 이어져서 흠칫했습니다. 제1화는 그냥 도입인 줄 알았는데, 제1화에서 마주쳤던 뮤턴트들의 존재감이 제2화까지 이어지는 게 좋더라고요. 아직 저희는 모르는 무언가가 이야기를 꿰뚫고 있는 것 같았어요.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거지? 이때부터 흥미가 막 가속하는 느낌이었어요. 그리고 기세를 몰아서 불안하기 짝이 없어 보이는 실험실 문을 덜컥 열었습니다.

 

【연구실실험실】 【자료실】 【휴게실】

【벽 너머의 공간】 【정체불명의 소리?】

 
 핏자국이 붙어 있는 실험실. 아무래도 여기인 것 같죠? 오프닝의 그곳이요ㅎ 왠지 느낌상 들어가면 싸워야 할 것 같아서 바짝 긴장하고 있었는데 여기가 아주 가관이었네요... 글쎄 실험실에 있어야 한 비커와 스포이드는 없고 바늘과 투명한 실이 잔뜩 있는 게 아니겠어요? 이걸로 뭘 꿰맸을까요...


 오프닝의 내용을 생각하면 역시 그 사체를 모아서 꿰맸을 것 같죠? 하아... 이게 무슨 일이래... 아니, 물론 방법 어쩌고 할 때부터 평범한 방법은 아닐 것 같긴 했는데, 설마 그게 사체를 바느질로 꿰매는 것일 거라고는 <ㅇ> 이미 그런 행동 자체가 과학자와 어울리지 않는 기괴한 행동이라서 너무 무서웠어요.

 뭐, 그건 어디까지나 PL의 시점일 뿐이고 PC는 아무것도 모릅니다. 왜 이런 곳에 바늘이 있는 걸까 하면서 신기하게 둘러볼 뿐입니다. PL과 PC의 시점이 이렇게 갈리는 게 개인적으로 너무 좋더라고요. 아무것도 모르는 PC와 달리, PL은 얼추 사정을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마스터랑 같이 이야기를 엮어나갈 수 있는 구성이요. 언젠가 이런 요소를 작정하고 사용한 시나리오도 만들어 보고 싶어요.

 아무튼, 실험실 다음은 휴게실입니다. 차라도 한잔하면서 쉴까... 했는... 데...

 

【연구실⊃실험실】 【자료실】 【휴게실】

【벽 너머의 공간】  【정체불명의 소리?】

 

 아니 이게 여기서요?ㅎㅎㅎ 침대에서 좀 디비져 누워 있으려고 왔는데 이게 여기서요? 이게요?


 아니 미친놈들아 누가 이런 데다가 이런 걸 가져다 놨어~!ㅋㅋㅋ 사람들 왔다 갔다 하다가 누르면 어떡하라고^^^ 지구를 손쉽게 멸망시킬 셈이야 미친놈들앜ㅋㅋㅋㅋㅋ 스위치가 어딘가엔 있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그게 설마 휴게실에 덜렁 떨어져 있었을 줄은 몰랐어요...

 더 웃긴 게 스위치 발견하자마자 플레이어 전원 '이거 왠지 애들 누를 거 같은데'라고 말해서 겁나 웃겼습니다ㅋㅋㅋ 급기야 플레이어들 BELL이 말려주지 않으면 이대로 지구를 멸망한다며 GM에게 중재를 요청! 결국 BELL의 도움으로 버튼을 누르는 것은 사수합니다ㅋㅋㅋ

 2화의 핸드아웃들은 전체적으로 그 장소에서 예상되는 것과 전혀 다른 뒷면이 나와서 완전 흥미진진했어요. 벽 너머의 틈새를 봤더니 폭약이 있고 연구실을 봤더니 평범한 좀비 연구가 아니라 동식물을 결합하는 뮤턴트 연구가 진행 중이고 실험실을 봤더니 바늘과 실이 있고, 휴게실을 봤더니 스위치가 있고^ㅁㅠ

 예상을 벗어나는 이야기가 계속 펼쳐져서 그런지 더 짜릿했던 것 같아요. 물론 우리들의 짜릿함과는 별개로 저 스위치는 어떻게든 해야겠죠<< 그래서 누가 스위치를 가지고 있는 게 좋을까 고민해봤는데…

데미안 호들갑 덜다가 지가 놀라서 누를 거 같음
멜리네 이 스위치를 누르면 연인이 있는 곳을 갈 수 있지 않을까? 하고 누를 거 같음
바디 스위치? 나한테 언제 줬어? 하면서 잃어버릴 것 같음


 에... 그래서 소거법으로 BELL에게 주었습니다ㅋㅋㅋㅋㅋ 나중에 누를 일이 생기면 멜리네에게 주기로 했고요...(?) 왜 멜리네에게 권한이 넘어갔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여튼 그렇습니다^^ 새삼 이렇게 보니 애들 셋 다 골때리고 너무 귀엽네욬ㅋㅋㅋ 이제 BELL의 심기만 거스르지 않도록 조심하면 되겠어요ㅎㅎ 저저만 그렇게 생각하는 것인가^ㅁ^;; 여튼, 진행하면 진행할수록 종잡을 수 없는 상층의 방들ㅠ 저희는 마지막 남은 방인 자료실로 향하기로 합니다. 여기는 또 무슨 기절초풍한 자료가 나올지. (휘청) (기대)

 

【연구실⊃실험실】 【자료실】 【휴게실】

【벽 너머의 공간】  【정체불명의 소리?】


 여기 조사할 때 어떻게든 추가 판정받으려고 루루팡님의 '노래' 기억의 조각을 인류 문화유산의 자료다 하면서 우겼는데 받아주셔서 감사했네요ㅋㅋㅋ 과연 뭐가 나올지 두근두근...

 하지만 자료실은 의외로 정직한(?) 자료실이었습니다. 그곳에는 아마도 연구원들의 자료로 추측되는 것들이 남아있었는데요, 저희는 Lycia와 Ida, Michael, 그리고 Campanella와 ???라는 이들의 자료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갑자기 녹차님이 넷플릭스 잠입 수사물에서나 볼 것 같은 문서 자료를 막 주셨는데요;;; 아와와와


 ㅠㅠㅠ와 이게 다 뭐야 허버허버어 자료 러버는 신나서 읽었습니다. 대충 이들의 자료를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은 내용이었습니다.

Lycia Ida의 연인으로 생물학과 나노학 분야의 과학자.
Ida Lycia의 연인으로 본래 군인이었지만 개조 프로젝트에 투입되어 전투 병기가 되었다.
Michael 생물 기생 이식 실험에 성공한 케이스. Lycia의 연구에 사용되었다.
Campanella 정체 불명. (주어 불명의) 협박조의 자료가 남아있다.
??? 열람 불가


 대충 사정을 보아하니 오프닝에 나온 여자는 Lycia이고, 실험체는 Ida였던 것 같죠? 그렇다면 Michael이랑 Campanella랑 ???는 대체 누구일까요... 좀 더 아래로 내려가야 만날 수 있는 NPC려나?

 그런데 의미심장한 건 이것만이 아니었습니다. 프로필 파일이라서 그런지 몰라도 각자의 신장이랑 몸무게까지 표기되어 있었거든요. 이때만 해도 녹차님의 취향을 반영한 TMI(?)인가 싶었는데 와, 이게... 이게 진짜 엄청난 복선이었어요ㅋㅋㅋㅋㅋㅋㅋ 지금 생각해도 짜릿...

 어지간한 복선은 이제 대충 꿰뚫어 볼 줄 안다고 자부했는데 (그렇게 생각하는 것치고는 최근 세션들의 예측은 다 조지고 있지만) 이건 정말 상상도 못 한 복선이라 너무 짜릿하더라고요. 스토리 돼지에게 이렇게 맛난 걸 주지 마시지 마세요 와구와구( ´(00)ˋ )*

 그렇게 모두 ?를 띄우면서 열심히 자료를 조사하고 있는데, 갑자기 뭔가가 다가와 기습 공격을 합니다! 자료에 정신이 팔려있던 플레이어들은 차마 받아칠 생각 조차 못하고 속절없이 두들겨 맞는데 (그중에 데미안이 선별되어서 맞았다!) 벨이 대신 맞고 나가떨어진 게 아니겠어요?! 으ㅏㅏㅏㅏㅏ!!! 감히 우리 벨한테에에에!!!(╯°Д°)╯︵ ┻━┻ 녹용못해! [→ NH UP!] << 이거 설마 잊고 계신 거 아니겠죠ㅋㅋㅋ

 황급히 벨을 수습하고 뒤를 돌아보니, 저희를 공격한 것은 가면을 쓴 정체불명의 남자였습니다.


 아아, 딱 봐도 보스입니다. 큰 덩치만 봐도 알 수 있지만, 이 녀석이 이다(Ida)인 듯합니다. 아마 오프닝에 등장했던 실험체도 이 녀석일 거예요. 드디어 만났군... 좋아, 싸워 보자!

 ...그런데!

...너, 잘생겼군.

 

 ? 아... 갑자기 죄송합니다... 실은 저도 장발 러버거든요^^ 싸우는 내내 얼굴 보느라 즐거웠다고요^//^ 그리고 제 취향과 별개로 디자인 오지지 않나요... 아니, 저 아름다운 얼굴에, 저 근육에, 저 기괴한 팔이라니ㅠㅠㅠㅠ 뭣보다 네크로니카에서 미형의 인간 에너미랑 싸우는 일이 거의 드물다 보니 얼굴만으로도 의욕이 샘솟더라고요(?) 후후,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전투에 들어갔습니다!

 누더기 보스

 기본적으로 네크로니카는 전투의 승리 조건과 카르마 획득 조건이 같은 편입니다. 하지만 이번 전투에서는 두 조건이 나뉘어 있었어요.

카르마 획득 조건 2라운드 안에 에너미 전멸
전투 승리 조건 보스의 신체 부위 어딘가에 있는 인증 코드 획득


 이 조건을 처음 봤을 때는 아 뭐 까짓꺼 2라운드 안에 에너미 전멸시키면 되는 거 아니냐~ 하면서 코 후비고 있었는데 막상 싸움을 시작해보니 호라 이거 만만치 않더라고요. 2라운드 안에 에너미를 전멸시키려면 거의 웬만한 판정에서 실패하지 않고 정말 필사적으로 싸워야 하거든요. 어지간히 주운이 좋지 않으면 실패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카르마는 서브 퀘스트 개념이라 부담이 없었어요. 실패해도 게임 진행에 큰 영향을 주는 건 아니니까, 전투는 전투대로 치열하게 즐기면서도 게임은 알아서 잘 진행되는 느낌? 원래 메인 퀘스트보다 서브 퀘스트가 어려워야 하는 법이죠ㅇㅅㅇ)* 카르마 난이도가 빡센 편이라 게임에 집중하게 되어서 좋았습니다ㅎㅎ 서브 퀘스트를 잘 활용한 전투라고 생각했어요. (역시 콘솔러 녹차님)

 자, 그럼 인증 코드는 어디에 있는 걸까요? 이다(살마키스)의 시트를 본 순간 가장 신경 쓰인 파츠는 역시 '봉제실'이었습니다. 뭐, 안 봐도 이거죠... 그렇죠? 저걸 파괴했을 때 무슨 일이 벌어질지 생각하니 흥분되더라고요. 그리고 그런 전투 상의 기믹과 별개로 보스의 파츠 일부를 파괴하는 게 트리거가 되는 게 좋았어요. 신체 파츠를 부숴가며 싸우는 네크로니카에 딱 어울리는 기믹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단지 심장 파괴! 안구 파괴! 이런 게 아니라 봉제실 파괴인 게 너무 뽕차더라고요ㅠ 저 봉제실이 뭘 의미하는지 우린 대충 알고 있잖아요. 서사적으로도 뭔가 있겠다 싶었는데, 보스의 각성 트리거와도 연계가 되어 있어서 정말 좋았습니다. 서사과 전투가 한 줄로 꿰이는 이런 순간 정말 너무 사랑합니다ㅠㅠㅠ

 하지만 정말 감탄한 건 따로 있는데... 자자, 그건 저희 베스트 장면부터 본 다음에 얘기하죠^^ 그렇습니다. 이번에도 가져왔습니다ㅋㅋㅋ 지난번에는 개그 씬이 대다수였지만 이번에는 진지한 장면도 포함됐어요! 저번보다 더 다채로운 베스트 장면이 되었다고 자부하며 써봅니다^0^)9


1. 바리와 이상한 무기

 

 전투에서 늘 기대 이상의 (배꼽) 파괴력을 보여주는 우리 바리^^ 이번에도 많은 명장면을 만들어주었습니다. 하지만 최고는 이거였던 것 같아요ㅋㅋㅋ 제길, 그러니까 대충 에너미들이 바리에게 모여들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에너미놈들 참 에이스는 귀신같이 찾아낸단 말이죠^^ 하여튼 겁대가리 없이 달려드는 에너미를 보며 바리는 준비해온 채찍을 휘두릅니다. 총애점의 효과를 볼 차례...!

 그런데 루루팡님이 시트를 한참 보시는 게(체감 시간은 1초 정도) 아니겠어요? 어째서인지 시트에 넣어둔 채찍이 보이지 않았던 것입니다. 팔이나 몸통 파츠에 있을 것이 분명한데... 그리고 서서히 위쪽으로 올라가는 루루팡님의 눈동자...ㅋㅋㅋ 순간 루루팡님이 빵 터지시면서 이렇게 외치시는 게 아니겠어요?


 아니, 얘 왜 채찍을 머리에 붙여놨어...?


 ㅋㅋㅋㅋㅋㅋㅋㅋ아니, 네크로니카는 머리에 이것저것 붙인다고 딱히 이상한 룰은 아니긴 한데요ㅋㅋㅋㅋ 본인이 넣어두시고 본인이 황당해하시는 모습이 너무 웃기고 귀여우셔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한참 깔깔대긴 했는데, 이게 일단 화두가 되니까 진짜 이상하게 느껴지긴 하더라고요;;

 그러게... 채찍을 머리에 어떻게 붙인 거지?! 하면서 잠시 전투를 pause하고 머리에 달린 채찍의 존재를 설명하기 위해 이야기가 오갔습니다. 그래서 저희 나름대로 후보군을 만들어봤는데 어느 쪽이 제일 마음에 드시는지 여러분도 투표해주세요^^

 

1. 머리카락으로 팬 거다

 

 

2. 여분의 머리(파츠)의 잔영이다

 

 

3. 상모다(?)

 

 

 저희가 얼마나 필사적으로 머리에 달린 채찍의 존재를 설명하려고 했는지 느껴지시죠?^^ 하지만 결론은 내지 못했습니다. 그냥... 저런 것 중의 하나였던 거로(?) 에잇, 우리 바리가 머리로 채찍을 휘두른다면 휘두르는 거죠!ㅋㅋㅋ (그런 것치곤 너무나 많은 분량을 할애해서 설명함) 어후, 시작부터 미쳐 날뛰는 PC들의 천방지축 묘사ㅋㅋㅋ 왜 네크로니카만 하면 이렇게 되는 건지 모르겠지만 솔직히 이제 이 맛으로 하는 거 같기도 합니다^ㅁT

 

2. 짝짝짝

 

 지난번에는 거의 공격을 받지 않아서 탱커로 활약하지 못했던 멜리네지만, 이번에는 실컷 맞았습니다(?) 스테아님도 매우 뿌듯해하셨다고 한다ㅎ 저도 탱커 해봐서 알지만 솔직히 네크로니카는 대미지받는 것도 좀 재미있어요. 대미지를 받는다 → 파츠를 날린다 → 기능을 비활성화한다는 개념이라, 남은 전투에서 어떤 기능이 더 쓸모 있을지 선별해야 하거든요. HP 까이고 끝이 아니라 거기서 전략적인 고민을 할 여지가 생기는 게 매력적입니다.

  그동안은 구더기 덕분에 구사일생했지만, 이번에는 멜리네도 구더기 외의 다른 파츠를 날려야 하는 상황에 부닥치게 됩니다. 이때 턱을 날릴지 주먹을 날릴지 고민하다가 턱 대신 주먹을 날리기로 합니다. 네? 한참 싸우는 도중에 주먹을? 그럼 뭐로 싸우죠?! 하시겠지만 NONONO, 네크로니카는 그렇게 접근하면 안 됩니다. 네크로니카는 주먹으로 싸우는 게임이 아니거든요^^

 아무튼, 눈물을 머금으며 주먹을 날리는 멜리네ㅠㅠ 괜찮아요. 우리 멜리네는 주먹 없이도 잘 싸우니까! 아 뭐 거기까지는 좋아욬ㅋㅋ 네크로니카에서 파츠 날아가는 것 정도야 일도 아닌걸! 문제는 그다음이었습니다...

 멜리네의 두 손이 날아가는 것을 보고, 야마가 돈 데미안은 적진으로 뛰어듭니다!....만 판정에 실패해버려요ㅠ (이 새기야!) 결국 도짓코 데미안을 위해 바리와 멜리네가ㅜ지원을 넣어줍니다ㅠ 다행히도 전기톱으로 놈들의 머리를 베어 넘기는 데 성공하고요. 데미안의 데풍당당한 모습에 모두가 박수를 쳐줍니다. 커흡! 이 무슨 진한 동료애의 현장༼;´༎ຶ ۝ ༎ຶ༽

 아, 근데 멜리네는 박수를 어떻게 쳐요?
 ...
 그러게요.
 
 하고 있는데, 스테아님이 이하 아래의 동작을 재현하시는 것이었습니다.


 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제길 도저히 녹본과 후기로는 도저히 표현할 수 없다 (패대기!) 펭귄처럼 없는 손으로 박수를 짤짤 치고 있는 멜리네를 짧고 굵게 표현하시는데 정말^ㅁ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스테아님 잔잔하게 웃긴 분;;;;

 아무튼, 오늘도 개판이네요^^ 바리는 상모를 돌리질 않나, 멜리네는 펭귄 박수를 치질 않나... 저... 이제 와서 다시 하는 말이지만 우리 보스는...



 이렇게 근엄하고 멋있게 생긴 녀석이었으니까요^^;; 보스 앞에서... 장기자랑 하는 기분이고... ^////^ 야 데미안 너도 뭔가 해라 (엉덩이 팸)

3. 따라올 테면 따라와 봐

 

 중간에 장기(臟器) 자랑 타이밍(?)이 이어지긴 했지만, 전투는 엄청 쫄깃했어요. 2라운드 안에 에너미를 전멸시키려면 머리를 쥐어 짜야 했거든요. 안타깝게도 카르마 획득은 실패했습니다만ㅠㅠ 크흡, 이렇게 된 이상 이다의 봉제실이라도 빨리 끊자! 하는 마음으로 다시 이다에게 집중하기로 했습니다. 선두에 선 것은 에이스인 바리였고요.

 바리는 먼저 승부수를 던집니다. 살마키스가 있는 지옥으로 이동하기로 한 거예요. 3점의 코스트가 조금 아깝긴 하지만(뼈) 봉제실을 뜯어서 인증 코드를 얻을 수만 있다면야, 까짓거 얼마든지! 그런 바리를 응원하며 저희도 연옥에서 대기합니다.

 그런데 살마키스가 연옥에 와 있더라고요.

 ...? 아, 그러니까 상황을 설명해드리겠습니다. 우선 이런 대치 상황이었어요.



 여기서 바리가 선빵을 치기 위해 뼈를 사용해서 연옥에서 지옥으로 이동했고요.



 바로 뒤를 이어서 살마키스가 지옥에서 연옥으로 온 겁니다.


 ....
 

루루팡님 : 야!!!!!!!!!!!!!!!!!!!


 포인트는 이때 녹차님이 딱히 바리를 피해서 살마키스를 연옥으로 보낸 게 아니라는 겁니다ㅋㅋㅋ 그냥... 공격하려고 온 건데(?) 졸지에 바리랑 살마키스가 엇갈리는 연출이 돼서 졸라 웃겼어요ㅋㅋㅋ 뭐야, 이거 바리가 이쪽으로 넘어왔더니, 살마키스가 바리를 뛰어넘어서 유유히 연옥으로 가버리는 그림 아니냐고^^ 이때 루루팡님이 "야!" 하고 외치셨는데 진짜 웃겨서 죽을 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뭐, 살마키스도 살고 싶었겠죠...ㅎ 저 같아도 바리가 멱살 잡겠다고 눈앞에 뚝 떨어지면 너무 무서울 것 같아요^ㅁ^;; 끼요오옷

 

4.  Where is she?

 
 (잠깐 분위기 조정 타임 ing...) 흠흠, 이제 좀 진지한 얘기를 해봅시다. 이쯤 오면 잊으셨을까 봐 다시 말씀드리는 거지만, 이번 미션의 목표는 이다(살마키스)가 가지고 있는 인증 코드를 빼앗는 것입니다. 그걸 위해서는 살마키스의 봉제실을 모두 끊어야 하고요. 아마 저 봉제실을 끊으면 살마키스의 사지가 분해되면서 인증 코드가 나오겠죠.

 하지만 싸우는 와중에도 머릿속에는 계속 의문이 하나 도사리고 있었습니다. 이다는 그렇다 치고, 오프닝에 나왔던 그 여자는 지금 어디에 있는 걸까요? 어디 먼 곳에서 CCTV로 우릴 지켜보고 있기라도 한 걸까요? 그렇게 애지중지하던 이 괴물을 우리와 싸우게 내던져놓고? 하지만 그 모든 의문이 봉제실을 뜯는 순간 함께 모두 사라졌습니다.


 

그녀는 살마키스의 몸 안에 있었습니다.
그 작은 몸을 살마키스의 거구 안에 구겨 넣은 채 죽어 있었던 겁니다.


 이 장면 나왔을 때 진-짜 깜짝 놀랐어요. 이다의 쪼개진 몸을 실로 꿰맸을 거라고만 생각했지, 설마 그 안에 자신을 넣고 함께 꿰매버렸을 거라고는 누가 상상할 수 있겠어요?

 사연을 구구절절 얘기할 필요도 없습니다. 조각난 연인의 몸을 바느질로 꿰매려고 했던 과학자와, 몸이 군데군데 꿰어진 채로 나타난 거구의 남자와, 그의 봉제선을 모두 뜯었을 때 안에서 배어져 나온 작은 여인을 확인했을 때의 광기에 무슨 설명이 필요하겠어요?

 도입에서부터 촘촘하게 꿰매온 봉제선이 화드득 하고 터지면서 모든 게 하나로 이어지는데... 그 정교한 구성 때문에 더 충격적이었어요. 자료실에서 봤던 정체불명의 자료ㅡ 연구원들의 신상명세서도 이걸 위한 복선이었던 거예요. 유독 작은 리키아였기 때문에 유독 큰 이다의 몸 안에 들어갈 수 있었던 겁니다.

 조각난 연인과 영원히 함께하겠다는 광기가 만들어낸 현장을, 저희 손으로 직접 봉제선을 뜯어서 목격하게 만들다뇨... 이 장면에 흘러넘친 광기는 정말 상상 초월이었습니다. 아니 녹차님 순수하게 생기신 분이 어떻게 이런 상상을ㅠ 진짜 녹차님의 독기에 두손 두발 다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 광기는 멜리네에게도 서서히 영향을 미치고 있었습니다...

5. 멜리네, 무서운 아이


 위에서도 잠깐 얘기했지만 이번 2화와 3화를 걸쳐서 멜리네는 정말 무시무시한 모습을 많이 보여줬어요. 제대로 터진 건 3화지만 2화에서도 광기를 보여주는 장면이 있었는데 바로 여기였습니다. 비록 미친 세계에서 살고 있다고는 하지만 이다와 리키아의 모습은 충격 그 자체였을 거예요. 적어도 데미안은 그랬습니다.

 그 자신들도 인형이고 수시로 팔과 다리를 떼었다가 붙이는 입장이지만, 산 사람이 그 안에서 나온다는 건 전혀 별개의 문제니까요. 이 정신 나간 광경에 대해서 모두 경악을 표하고 있었는데... 멜리네는 이 광경을 무척 로맨틱하게 보고 있더라고요. 데미안의 오너로서 꽤 충격적이었어요ㅠㅠ

멜리네의 내면은 사실 이런 모습일까


 아마 스테아님은 거기까지 생각하고 표현하진 않으셨을 거예요. 하지만 데미안의 시선에선 멜리네가 섬뜩하게 느껴지기 시작했을 것 같더라고요. 저 광기 어린 현장을 보고 사랑을 느끼는 멜리네를 보니, 어쩌면 멜리네도 리키아와 비슷한 결을 가진 아이일 수도 있겠다 싶더라고요. 리키아와 같은 상황에 처한다면 멜리네도 충분히 그렇게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애초에 멜리네는 연인을 만나서 뭘 하고 싶은 걸까요? 예전처럼 다시 화원에서 사랑을 나누고 싶은 걸까요? 아니면 어렵게 찾은 연인이 두 번 다시 자신을 떠나지 못하도록 그 몸에 자신을 박아넣고 싶은 걸까요?

 이전까지 마냥 귀엽게만 생각했던 멜리네의 무서운 모습을 볼 수 있었던 장면이라 개인적으로 기억에 남아서 베스트에 넣었습니다. 아무튼, 저희는 리키아와 이다의 마지막을 보내줍니다. 함께 일그러진 세계를 살아가는 일그러진 존재이지만, 그렇기 때문에 빨리 보내주고 싶더라고요. 마침내 둘은 다시 분리되고, 봉제선 틈새로 보류된 죽음이 스멀스멀 기어 옵니다. 두렵습니다. 멜리네는 웃고 있겠지만요.


 
 무사히 이다를 물리친 뒤, 일행은 기억의 조각인 「연인의 뒷모습」을 손에 넣습니다. 시나리오 전용 조각이라고 하는데 이건... 누가 봐도 멜리네 것이죠? 멜리네는 사라져가는 연인의 뒷모습을 회상하며 기억을 되찾습니다.

사랑해마지않는 사람의 뒷모습이 보인다.
그를 바라보는 것 만으로도 마음이 벅차오른다.

나는 그로 인해 완벽해진다.

나는 그를 위해 완벽을 만들어낸다.

우리가 함께라면 그 어떤 것도 두렵지 않아.

 하지만 기억을 되찾은 멜리네는 이질감을 느낍니다. 분명히 자신의 기억일 텐데, 돌아본 사람은 멜리네의 연인인 아닌 이다였거든요. 멜리네의 기억과 리키아의 기억이 혼재된 것처럼 보입니다. 지난 화에서 찾았던 기억의 조각 「여분의 자신」도 이런 형태였죠. PC의 서사와 캠페인의 서사가 엮이는 게 느껴지는 부분이라, 이 기억의 조각들 묘사 볼 때마다 두근두근하더라고요.

 그런데 이쯤 되니 멜리네의 연인이 누구인지도 문제입니다; 정말 상상도 못 한 존재가 연인이었을 수도 있을 것 같아서요. 멀쩡한 사람이어도 무섭고, 이상한 사람이어도 무서울 것 같아요... 그래서 3화를 플레이하면서 저 나름대로 멜리네의 연인에 대해 추측을 해봤는데 이건 3화 후기에서 얘기해볼게요! TO BE CONTINUED

 한편, 이다는 파괴된 몸으로 죽은 리키아를 끌어안고 자유를 외칩니다. 죽음을 자유로 받아들일 만큼 고통스러운 삶이었다니... 이런 묘사는 볼 때마다 숙연해집니다. 그래도 마지막은 연인과 함께라서 그도 만족하려나요? 마지막 순간, 이다는 자신의 자유를 옥죄었던 입마개를 벗어 던집니다.


 죽지도 살지도 못하는 채로, 심지어 연인이 자신의 몸 안으로 스스로를 기워 넣는 장면을 지켜보면서도 가면으로 입을 막아야 했던 심정은 대체 어떤 걸까요? 적어도 이다는 이 상황을 원하지 않았던 건 확실한 것 같아요. 다만 리키아의 사랑을, 그 광기를 거절할 용기가 없었던 거겠죠. 리키아의 사랑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아도 그는 리키아를 말릴 수 없었던 거예요.

 부패된 방식으로밖에 이다를 사랑할 방법이 남지 않은 리키아.
 그런 그녀를 받아들이는 것 외엔 그 사랑을 받아들일 방법이 없었던 이다.

 두 사람이 필사적으로 서로를 지키려고 했다는 것만큼은 확실히 알겠습니다. 일그러진 세상에선 일그러진 방법으로밖에 사랑할 수 없는 법일 지도요. 그 사랑을 갈구하는 방식이 마치 잘못 꿰맨 봉제선의 최후처럼 터져나가는 광경을 지켜보았습니다. 아프지만 멋진 이야기였어요.

그래도 그들이 기워내려고 했던 것은 사랑이었음을


 물론 비뚤빼뚤했던 두 사람의 바느질과 달리,  처음부터 끝까지 단서를 촘촘히 분배하고 전투와 클라이맥스의 연출까지 이야기를 한 줄로 꿰어맞춘 녹차님의 봉제 솜씨는 정말 엄청났습니다ㅠ 스쳐지나가듯 보였던 복선이 지극히 네크로니카적인 기믹과 함께 빵 터지면서 자아내는 카타르시스가 정말 너어어어어어어어무 좋았어요. 네크로니카의 봉제법을 완벽하게 이해하고 만드셨다고 생각합니다ㅠㅠㅠ 이런 이야기를 보여주셔서 감사합니다, 녹차님. 정말 짜릿하고 너무 좋았어요ㅠㅠㅠ 녹차님은 천재 봉제사예요...

 그리고 이다는 멜리네에게 가면을 넘긴 뒤 죽음을 맞이합니다. 이 보물 「가면」은 특수한 능력을 가지고 있는데 무려 캠페인 중 단 한 번 대실패를 성공으로 바꿀 수 있는 능력이래요. 뿐만 아니라 이 가면으로 교정된 결과는 GM이 다른 수정을 더 해서 고칠 수 없다는 것. 그야말로 절대적인 힘을 가진 파츠입니다. 이건 정말 어떤 타이밍에 써도 오질 것 같아서 스테아님이 이걸 언제 사용해주실지 궁금하더라고요.

  아무튼, 우리 아이들은 그들의 사랑을 완전히 이해하진 못했을 거예요. 그나마 이해할 수도 있었을 멜리네는 더 깊은 광기의 차원으로 넘어가 버렸으니 그들의 희생이 우리에게 어떻게 작용할지는 아직 아무도 모르는 일입니다. 일단 더 깊은 곳으로 가봐야겠죠. 인증 코드를 받은 아이들은 상층에서 중층으로 내려갑니다. 그곳엔 과연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요.

낯선 장소, 낯선 시간에 처음으로 존재하고 눈을 뜨고 바라본다.

아름답다.

여태까지 본 행성들 중에서도 손에 꼽힐만큼 아름답다.
이거라면 다들 기뻐하겠지.

 
한편, 낯선 기억의 조각 「새로운 세계」가 데미안의 머릿 속에 떠오릅니다.


3화 : 갈급(渴急)

 

 

 어디선가 물방울 소리가 들려옵니다.

 당신의 삶의 궤적을 새긴 단어들 위로 물방울이 떨어집니다. 글자는 번지고 당신은 폭삭 젖어갑니다. 당신이 적어온 기억들은 물결과 함께 흩어집니다.

 그래요, 당신은 수분으로 돌아가는 겁니다.

 살은 다 흐물흐물해질 것이고, 뼈는 다 삯아서 녹아 없어질 것입니다. 곧 당신이 기다리던 순간이 옵니다. 바다가 되어 연어 떼와 함께 대서양으로 나아갈 것입니다.


ㅡ아니오, 그쪽이 아닙니다.

당신이 가야 할 곳은 어둡고 습한 그곳이 아닙니다. 아직 당신은 아무것도 남기지 못했습니다.

당신은 남기고 가야 할 것이 있습니다. 당신은 그것을 위해 지금까지 살아온 것입니다.
이젠 맬 곳조차 없는 머리에 줄곧 달고 있었던, 당신의 마지막 기억ㅡ

 

그때 당신은 빛을 봅니다.
차가운 몸으로 느낄 수 없는 타오르는 열기가 당신을 응시합니다.

당신은 당신의 마지막이 다가왔음을 느낍니다.

 

"아아, 당신을 기다렸습니다.

그들의 기억, 저편의 어둠 속에서 나를 구하러 온 구원자시여."

 

 당신은 몸이 가벼워지는 것을 느낍니다.

 당신을 좀먹고 있던 수분이 공중으로 날아오르는 것을 봅니다.
 당신이 그토록 바라던 자유가 곧 올 것입니다.

 곧, 아무것도 아니게 될 것입니다.

 

 생명을 좀먹는 바다

 

 도입............. 너무 무서웠어요....................


 녹차님은 어떤 생각으로 하셨는지 모르겠지만(!) 데미안의 플레이어로서 무서울 수밖에 없는 도입이었어요ㅠ 자세한 상황은 모르겠지만 구원자라니... 신을 섬기는 데미안의 입장에서 그냥 넘길 수가 없는 단어라고요. 구원이라는 단어를 함부로 사용하지 말아 주세요(?)

 하아, 아무튼 불안한 마음을 한껏 안고 중층으로 가는 문을 열었습니다. 상층은 피로 얼룩진 연구실이었죠. 중층의 연구실은 어떤 느낌일까? 하고 문을 열었습니다. 근데 세상에... 저희를 맞이한 게 뭐였는지 아시나요? 이 후기 읽으시는 분들은 다 아시겠지마는; 아무튼, 그때 저희는 이런 건 전혀 예상하지 못했거든요.



 바다, 놀랍게도 바다가 펼쳐져 있었습니다. 수영장이나 물탱크가 아닙니다. 엄연히 생태계가 존재하는 바다입니다. 여기도 기계 장치로 이루어진 시설일 줄 알았는데 바다가 덜컥 나와서 완전 두근두근했어요ㅎㅎ 이 건물이 얼마나 기이한 곳인지 새삼 다시 깨달았네요. 초인류의 기술로 만들어진 정체불명의 우주선, 크흡...

 주변을 둘러보았지만 바다밖에 없었습니다. 밑으로 내려가는 계단마저 바다에 잠긴 상태였어요. 심지어 생명체까지 살고 있고요ㄷㄷ (그리고 여기서 언더더씨 브금을 트는 녹차님ㅋㅋㅋ) 상황을 살펴보려면 바다 밑에 가봐야 할 것 같습니다. 이때 왠지 모르겠지만 벼랑 위의 포뇨가 생각나더라고요. 인형들의 몸으로 바닷속을 헤엄쳐야 한다고 생각하니 왠지'//' (그림체는 완전히 다르지만ㅋㅋ)

 본격적으로 잠수하기 전에 <갈망록>의 배경에 대해서 좀 더 얘기해보고 싶어요. 지상 → 상층 → 중층 → 하층 → 최심부로 이어지는 형태이면서도, 시나리오마다 전혀 다른 배경을 취하고 있어서 좋더라고요.

 지상은 자연에 뒤덮인 도시가 메인이었다면, 상층은 기계 장치로 가득한 실험실, 중층은 바다가 배경이에요. 사실 건물 구조를 봤을 때까진 이렇게 배경이 다양하게 나올 줄 몰랐거든요. 설마 이 건물 안에 바다가 있다니 싶어서 기분 좋게 놀랐어요. 덩달아 하층과 최심부에는 뭐가 있을까 싶어서 갑자기 텐션이 오르더라고요.

 네크로니카 시나리오에서 가장 아쉬운 부분 중 하나가 배경이 비슷해지기 쉽다는 거거든요. 폐허라든가, 병원이라든가, 실험실이라든가... 흔히 상상할 수 있는 포스트 아포칼립스의 배경만 사용하기 때문에 좀 아쉬울 때가 있는데, 녹차님 시나리오는 언제나 다양한 배경을 사용해서 좋습니다. <XXXX XX Sisters>도 그랬고요. 진행 단계에 따라 어떤 배경이 펼쳐질지 알 수 없는 이런 구성 정말 너무너무 사랑합니다.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너무나 사랑하는 작품


 심층으로 들어갈수록 고약한 환경을 맞닥뜨리게 되는 테마는 여기저기서 많이 쓰이고 있지만 개인적으로 제일 좋아하는 작품은 역시 메이드 인 어비스입니다. 향후 몇 년간 이 작품만큼 강렬한 작품은 없지 않을까 싶어요.

 그런데 <갈망록> 캠페인의 심층 구조도 이것 못지않게 흥미진진합니다. 현재까지 본 바로는 마치 지구의 축소판처럼 느껴지기도 하거든요. 하층과 최심부는 외핵과 내핵을 모사했을까요? 사막이나 상공이 나올지도 모르죠. 정말 상상이 1도 안 갑니다. 어떤 배경일지도, 무슨 일이 벌어질 지도요.


 깊어질수록 기이하고 흥미진진한 <갈망록>의 세계, 덕분에 정말 두근두근했어요. 이번엔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질까 싶어서.

 모든 기억은 바다에 던져두었다

 갑자기 바다가 나와서 놀라긴 했지만, 구체관절인형인(스테아님의 표현) 저희에게 잠수 정도는 일도 아닙니다^^)9 의기양양한 플레이어들 앞에 세 개의 핸드아웃이 제시됩니다.

바닷속을 유유히 헤엄치고 있는, 정체를 알 수 없는 【바닷속 생물】
그리고 어째서 건물 안에 바다가 있는 것인지의 미스터리를 담고 있는 【중층의 구조】
바닷속 탐사 중에 쉴 수 있는… 아니, 쉴 수 없을지도 모르지만 아무튼 존재하는 【쉴만한 공간】

 크읍, 다 궁금하잖아요ㅋㅋㅋ 젠장 핸드아웃 왜 이렇게 궁금하게 잘 만드세요(?) 여튼, 하나하나 조져봐야겠습니다. 바다가 아무리 드넓다고 해도 시간은 우리의 편입니다. 인형들은 푸른 바다를 향해 하나둘 뛰어듭니다.


【바닷속 생물】 【중층의 구조】 【쉴만한 공간】


 【바닷속 생물】의 조사는 멜리네가 맡아서 진행했습니다. 뭐로 판정할까 하다가 먹을 수 있는지 턱으로 확인해 보겠다고 해서(?) 또 한바탕 깔깔댔는데 아니 잠깐... 그게 뭔 줄 알고 먹어ㅠ 이런 뮤턴트로 가득한 세상에 믿을 게 뭐가 있다고<ㅇ>! 하지만 말리기도 전에 물고기를 덥석 무는 멜리네...

 

생물을 자세히 관찰하면 생전에 본 적 있는 물고기가 있다.
그리고 자세히 관찰하면 이것은 뮤턴트는 단 하나도 없다.
여기 있는 이 많은 생물들은 살아있다!
호흡을 하고, 먹이를 먹고, 움직이는 것들은 전부 살아있다.

 헛, 그런데 이거 진짜 물고기더라고요. 여태 뮤턴트 천지더니 이제 와서 또 생물이요? 뭐죠?ㅠㅠ 배경만 의미심장한 게 아니라 생물군까지 의미심장해서 진짜 뭐지? 싶었습니다. 바다를 만든 것도 이상하지만 진짜 생물까지 키울 필요가 있었던 걸까요...?

 자세한 건 좀 더 조사해보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멜리네가 잡은 물고기(연어)를 나눠주면서 감정 판정을 하는데 데미안에게 나눠주다가 펌블이 나버린 거에요ㅋㅋㅋ 아니 왜 하필 여기에서^ㅁT... 싶지만 헤헷, 그래도 혹시 모르잖아요? 굴렸는데 연심이 나오면 물고기를 나눠주다가 사랑에 빠지게 되는 거니까 /_// 기대를 품고 주사위를 굴렸는데 대항이 나오네요?^^

 아니 처음으로 우정이랑 신뢰 말고 다른 게 나왔는데 그게 대항이라니ㅋㅋㅋㅋㅋㅋ 데미안... 여긴 글렀어! 글렀다고ㅋㅋㅋㅋㅋㅋ 결국 데미안이 성직자라서 고기를 안 먹는다는 설정을 붙여서, 이에 삐진 멜리네가 '대항'의 감정을 가지는 것으로 묘사했습니다^ㅁ^; 이게 뭐야ㅋㅋㅋㅠ


바닷속 생물【중층의 구조】 【쉴만한 공간】


 그다음,  【중층의 구조】는 사이키델릭인 데미안이 맡기로 했습니다. 그 자리에 있다간 강제로 육식을 하게 될 것 같기도 해서요ㅎ 성직자로서의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자진해서 주변을 둘러보러 떠납니다ㅋㅋㅋ 과연 중층은 어떤 구조로 이루어져 있을까요? 상식적으로 불가능한 구조라 더 궁금했네요.

 

꼼꼼히 내부를 둘러본 결과, 접합된 흔적이나 무언가 옮겨진 것들로 미루어보아
원래는 이런 용도로 쓰일 공간이 아니라는 것을 확신한다.
아마 누군가가 이곳에 바닷속으로 만들기 위해 구조를 모조리 바꾸고
돌과 산호 및 기타 다양한 환경을 조성했다.

아주 오랜 세월을 걸쳐서…

 조사 결과, 역시나 인류의 기술로는 불가능한 구조물이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이쯤 되면 이 우주선은 외계에서 온 존재들이 만든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겠죠. 그리고 【관리자의 행방?】이 공개됩니다.

 그리고 돌아온 데미안에게 풀을 구했다면서 미역을^^ 가져다주는데 이번에도 펌블이 나버립니다! 괜찮아! 연심이나 우정으로 바뀌면 이번엔 맛있게 먹은 거니까는 개뿔 또 대항 나왔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야, 데미안 죽어도 안 먹네요... 하지만 서양인이 미역 어케 그냥 먹어요~!!ㅋㅋㅋㅋㅋㅋ 아 이때 안닫아씨 브금이랑 겹쳐가지고 웃겨 죽을 뻔ㅋㅋㅋㅋㅋ

 결국 멜리네의 미역은 한국인(?)인 바리에게 넘어갑니다ㅋㅋㅋ 간해서 조물조물 국 끓여 먹으면 맛있다고 하는 바리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후, 이런 장면조차 그냥 넘어가질 않네요^/^

 

바닷속 생물중층의 구조 【쉴만한 공간】관리자의 행방?


 그리고 이번에는 바리가 바다로 뛰어들어서 【쉴만한 공간】을 발견합니다. 다양한 동굴과 얕은 바다, 그리고 누군가 있었던 것 같은 방이 발견됩니다.

 

여러 번 잠수하고 둘러보다 몇몇 공간을 발견한다.
돌무더기 사이를 헤치고 보이는 숨 쉴 공간이 있는 동굴들,
높은 지형에 서면 숨을 쉴 수 있는 굉장히 얕은 곳,
그리고...완전히 밀폐되어 들어갈 수 있는 방.

누군가 살던 곳일까?

 딱 봐도 수상한 곳이라 가봐야 할 것 같은데... 생각해 보니 BELL은 기계란 말이죠. 물에 젖으면 안 되는 거 아닌가? 하고 있는데 아니나 다를까 물을 첨벙이다가 BELL을 물에 적시고 맙니다ㅋㅋㅋㅋ 다... 다행히 방수 처리는 되어 있는 것 같더라고요. 이 자리를 빌어서 대신 사과하마(?) 뭐, 그리고 망설일 것 없이 【누군가의 방】으로 넘어가기로 합니다.

 

바닷속 생물중층의 구조 【쉴만한 공간】 관리자의 행방?누군가의 방


 방 안에 메모가 남아있었습니다. [Η32009]라는 이름이 적힌 자료였는데요.... 음? 이거 어디서 많이 본 정보인데?

그래, 이 자료에서 봤던 기억이 난다


 다행히도 2화를 이어서 한 덕분에 기억에 그 이름이 남아있었습니다. H32009는 Michael의 등록 넘버였습니다. 2화에서 만나지 못했던 인물 중 하나였던 Michael의 자료인 거예요. 예상대로 밑으로 내려갈 때마다 이 자료의 인물들과 만나게 되는 듯했어요. 그렇다면 아직 만나지 못한 Campanella와 ??? 역시 이 밑에 있다는 뜻일 테고요.

 일단은 Michael을 찾는 것에 집중하기로 했습니다. Ida가 상층의 관리자였던 것을 생각해보면, Michael 역시 이 중층의 관리자일 가능성이 높거든요. 하층으로 내려가기 위해서는 관리자와 만나야 합니다.

 

바닷속 생물중층의 구조 【쉴만한 공간】 【관리자의 행방?【누군가의 방】

 

 관리자의 행방을 찾아 움직이니 밑바닥에서 묵직한 것이 느껴집니다. 바닥 전체에서 느껴지는 묵직한 기운이라니, 안 그래도 기이한 장소라 불길해 죽겠는데 너무 무섭잖아요. 광기판정을 합니다ㅠ 바리를 제외한 나머지 둘은 판정에 실패해서 광기점을 올립니다.

 아마 관리자를 만나려면 저 밑바닥 너머로 가야 하는 것 같습니다. BELL이 방수가 되어 있다고 믿고(?) 인형들은 바닷속으로 들어갑니다. 그런데 어디서 뽀글뽀글하는(?) 소리가 들리더라고요. 자세히 보니 지난번에 저희를 지키려고 BELL이 대신 맞았던 부위를 수리를 안 하는 바람에 그쪽에 물이 들어간 거예요. 압력 때문에 점점 더 상태가ㅎ...ㅎㅎ... 뭐야!!!!!!!! 녹용못해!!!!!! [→ NH UP!]

 일단 호다닥 위로 올라와 BELL을 수리하기로 합니다ㅠㅠ 안 돼요... 우리 BELL 지킬 거예요... 네가 나중에 우릴 배신한다고 해도 지금을 지킬 거야ㅠㅠㅠㅠㅠ(???)

 

 Deep Abyss


 일단 다시 위로 올라와서 BELL을 수리하기 위해 【쉴만한 공간】에서 부자재를 찾기로 합니다. 고무 패킹이든 뭐든 해서 메워줘야 해요. 저희는 모든 기억력을 BELL에게 의탁했기 때문에(?) BELL이 다치면 안 된단 말이에요. (험악) 일부가 손상되긴 했지만 괜찮다곤 하는데... 그 일부가 어딘데...ㅋㅋㅋㅋㅋㅋㅋ 인간성(손상)은 아니겠지?ㅋㅋㅋㅋㅋ

 아무래도 걱정이 돼서 두고 갈까 싶었는데, 이때 갑자기 BELL이 저희랑 함께 가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허어... 그냥 입력출력 장치인 줄 알았던 BELL이 처음으로 자신의 의사를 말한 부분이라서 뭔가 저릿했어요. BELL도 저희에게 애착을 느끼기 시작한 걸까요? 그냥 프로그래밍이 된 대로 밑으로 가기 위해서 그러는 걸 수도 있지만요ㅠ 예상치 못한 답변이라 저도 덩달아 BELL에게 애착이 느껴지더라고요. (차곡차곡 발판 쌓는 중ㅎ)

 결국 BELL을 데리고 다시 바다 밑으로 들어갑니다. 바다 밑은 온갖 게와 산호가 생태계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이 녀석들은 여기가 바다인 줄 알고 살고 있겠죠? 새삼 씁쓸하더라고요. 존재가 가짜인 저희와 달리, 이 녀석들은 세계가 가짜니까요.

 그리고 그 순간, 사이키델릭 고유의 직감이 데미안을 덮쳐옵니다. 뭔가에 짓눌리는 듯한 중력이 느껴집니다. 그 순간, 바다의 일부분에서 물이 빠지고 돔과 같은 공터가 만들어집니다. 그리고 진동과 함께 산호들이 몸을 일으키기 시작해요. 솟아난 바닥은 마치 인간과 같은 모습으로 우릴 바라봅니다. 아니... 인간? 이걸 인간이라고 해도 되나?



 어떻게 생각하세요? 제 눈에는 인간은 절대 아닌 것 같아서요.

 찾아 헤매던 신의 그릇

 ...라고 하면서 칼로(보스)와의 이야기를 진행하기 전에에에엣!!! 젠장ㅋㅋㅋ 포트레이트 디자인 보세요ㅠㅠㅠㅠ 진짜 대박 아닌가요ㅋㅋㅋㅋㅋ 아니 이걸 창작해서 그려오셨다고...? 저 복잡한 외모를? 녹차님이 포트레이트를 공개하면서 신화적인 이미지의 남자라고 설명해주셨는데 진짜 딱 그런 느낌이라서 다들 입 떡 벌리고 봤습니다. 이렇게까지 인상적인 보스 포트레이트는 처음이었어요!

 뭣보다 저 외모가 중층의 기이한 배경이랑 너무 잘 어울렸거든요. 깊디깊은 인공의 바다, 그리고 그곳에 존재하는 인간도 신도 아닌 해양의 존재. 제목은 심지어 갈급(渴急)... 이때 녹차님의 칼리 알피도 진짜 너무 좋았어요. 중후한 듯 나른한 듯 가벼운 느낌의...ㅠㅠㅠㅠㅠㅠ 앟그흑 젠장 여러분 들어보세요!! 제가 여기서 무슨 짓을 당했냐면요! 아아!!! 녹본 듣는데도 벌떡벌떡한다!ㅋㅋㅋㅋㅋ

 데미안은 남자의 웅장한 모습에 반합니다. 그리고 그가 자신이 찾던 신의 그릇이 그가 아닌가 싶어 묻습니다만... 그는 아니라고 칼같이 선을 긋습니다. 그리고 신이 정말로 존재하는 것이냐고 오히려 되묻습니다. 당연히 데미안은 있다고 주장하고요. 칼로는 어린 광신도를 향해 그저 웃습니다.

 그리고 그는 자신이 중층의 관리자라며, Michael은 생전의 이름이라고 밝힙니다. 바리는 칼로에게 대놓고(?) 하층으로 보내 달라고 하는데, 칼로는 이번에도 그럴 수 없다고 합니다. 관리자의 역할을 부여받은 이상, 밑으로 내려가려는 자들을 없애야 한다는 것이었죠. 역시 관리자들의 역할은 침입자를 막는 것이었나 봅니다.

 다만 자신의 부탁을  하나 들어주면 길을 열어주겠다면서, 자신이 뭘 원하는지 맞혀보라고 합니다. 허허, 이놈... 만만치 않네 하면서 다시 자료를 뒤져보고 있는데 갑자기 칼로가 데미안에게 이런 말을 합니다.


"데미안이라고 했나? 그나저나 그 뇌는 쓰기 편한가? 그래, 원래 그것은 내 것이었으니까."


 ...네?

 이게 뭐지... 무슨 말이지... 정말로 잠깐 일렉트릭 쇼크 와서 이해하느라 뇌세포를 다 동원했습니다. 그러면서 데미안의 신체 일부, 그러니까 뇌가 원래 자신의 것이라고 한 번 더 설명합니다. 그 이야기를 듣자 잃었던 기억의 조각인 「당신에게 바치는」이 수면 위로 떠 오릅니다.

비쩍 마른 몸, 강한 힘이 있어도 오래 가지 못하는 육체는 그저 걸리적 거리는 것일 뿐이다.
그래서였을까, 깨달음이 찾아온다.

육신을 벗어 새로운 형태로, 그러나 이 미육한 육신 안에서도 가장 가치 있는 것을 찬란한 그대에게.

스스로 열어, 비틀어, 끄집어내서 그에게 경배하듯 바친다.

아아, 드디어 나는 진정한 자유를 얻었다.

 (다시 보는데 소름끼쳐...) 전장터에서 신을 보았다고 믿었고, 그에게 신의 그릇을 찾으라는 말을 들었다고 믿은 데미안의 기억. 그건 그의 기억이 아니었던 것입니다. 아니, 애초에 지금 데미안이 가지고 있는 두뇌조차 데미안의 것이 아니었던 거예요.


 그렇습니다. 데미안이 보았던 환상, 그것은 미카엘(칼로)로부터 받은 이식 받은 두뇌의 기억이었던 겁니다. 누가 어떤 의도로 그런 짓을 했는지는 모릅니다. 아마 미카엘을 지금 같은 몸으로 만든 사람의 짓이겠죠. 미카엘도 원래는 순수한 인간이었지만 기생 생물에게 이식당하면서 지금 같은 모습이 되었고, 그 과정에서 두뇌도 도려내진 것이었습니다.

 즉, 데미안의 두뇌는 기생 생물에게 오염된 미카엘의 두뇌였던 거예요.


 …
 아!!!!!!!!!!!!!

 NH UP!!!!!!!!!!!!
NH UP!!!!!!!!!!!!
NH UP!!!!!!!!!!!!
NH UP!!!!!!!!!!!!
NH UP!!!!!!!!!!!!


 아니 물론 얘기는 해주셨죠... 캐메를 할 때 저희가 말했던 설정들을 잘 주워 담고 계시다고... 필요한 때에 타이밍을 봐서 딜을 넣겠다고... 하지만 이렇게요...? 여기서요...?


 사실 이렇게 이야기가 연결되기 전까지는, 데미안의 백그라운드는 다 표현하기 어려울 것 같아서 캠페인의 이야기에 집중하자는 생각이었는데, 데미안의 두뇌가 미카엘의 것이었다는 게 밝혀진 순간, 그리고 이 우주선 도사리는 흑막의 의도가 담겨진 계획의 일환이라는 걸 알게 된 순간...ㅠㅠ 완전히 말렸다는 기분이었어요... 제길... 녹차님이 뻗은 촉수에 붙잡혀서 완전히 이야기의 한복판에 끌려 나오게 됐다고요...

 데미안... 너 누구니?


 수수께끼의 답을 찾아서

 아무튼, 칼로로부터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듣기 위해서는 【원하는 것 핸드아웃을 뒤집어야 합니다. 판정 난이도가 10이라서 이게 어쩌나 싶었는데 바로 나와가지고...ㄷㄷㄷ 그런데 이 핸드아웃을 본 순간 저는... 아... 이따가 이걸 공개한 타이밍에 얘기하겠습니다. 맞아요... 이번 캠페인을 하면서 처음으로 핸드아웃을 숨겼습니다. 하지만 이건 공개할 수 없었어요. 그때의 데미안으로서는 도저히...

 데미안이 멘탈이 나간 사이에 바리와 멜리네는 칼로에게 그동안 알고 싶었던 것에 대해 묻습니다.

 Q1. 캄파넬라는 누구인가?
 A1. 주도권도 빼앗기고 상황 파악도 못 하는 멍청이.

 Q2. ???는 누구인가?
 A2. 정보제한.

 Q3. 최심부엔 멜리네의 연인이 있는가?
 A3. 연인의 정의가 무엇이냐에 따르겠지만, 네가 알던 그는 확실히 죽었다.

 잠깐? 방금 뭐라고...? 멜리네의 연인이 죽었다고요?

 ㅅㅂ... 이건 또 뭐야... 그럼 뭐예요? 멜리네의 연인도 결국 이 일에 연관되었다는 거잖아요? 그러니까 칼로가 그의 존재를 알고 있을 것이고... 아니, 지금 중요한 건 그게 아닙니다. 지금 중요한 건, 멜리네 앞에서, 연인을 찾겠다는 의도 하나만 가지고 여기까지 온 멜리네에게 연인의 죽음을 붉은 글씨로 선언해버린 거예요.


 그렇게 2화에서 꽃을 피우기 시작하던 멜리네의 광기가 3화를 기점으로 아예 표면으로 드러나기 시작합니다. 멜리네는 그의 말을 믿지 않아요. 자기 눈으로 확인하기 전까지는 못 믿겠다는 건데, 그게 뭔가 절망감에서 비롯된 말이 아니라 정말로 자기가 직접 확인해야 만족하겠다는 뉘앙스라서 이때 진짜 제대로 소름 끼쳤습니다; 멜리네에게 연인의 생사는 사실 중요한 문제가 아니었던 거예요. 멜리네에게 중요한 건 연인의 존재 그 자체… 죽었든 살았든, 인간이든 아니든, 유해하든 무해하든 상관없이 그 ‘연인’이 필요한 겁니다.

 좀 짠하더라고요ㅠ 자기가 직접 봐야 믿겠다는 멜리네의 태도가 집착 같기도 하고 절박함 같기도 해서... 이때 칼로의 말에 적극적으로 반발하면서 광기를 보여주는 스테아님의 차분하고 발랄한 알피도 너무 무섭고 좋아서ㄷㄷ 녹차님하고 스테아님이 각자의 캐릭터를 대변해서 대화를 나누시는 장면은 개인적으로 숨도 못 쉬고 봤어요. 칼로의 존재로 인해 지금까지 동화처럼 조금 붕 떠있던 이야기가 완전한 중력을 갖추고 현실로 훅 내려옵니다. 이게 뭐죠 진짜ㅠㅠㅠㅠ


 혼돈의 바다로 돌아가고

 아무튼, 칼로는 자신을 죽이지 않으면 내려보내 주지 않겠다고 합니다. 어쩌면 죽이지 않고는 내려갈 수 없을지도요. 하지만 데미안은 도저히 칼로를 죽일 수가 없었어요ㅠ 물론 전투는 필사적으로 했습니다만, 이런 비밀을 알고 어떻게 아무 거리낌 없이 죽여요...

 이번 전투는 따로 장면을 뽑기보다는 당시 전투의 흐름에 따라 캐릭터들의 감정이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좀 짚어볼게요. 그편이 이 전투의 분위기를 더 잘 전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데미안, 멜리네, 그리고 바리 순서로 진행할게요.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지금까지 얻은 단서를 토대로 저 나름대로 진상을 추리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데미안 "신이시여, 지금이라도 거짓이라고 말씀해주세요"


 데미안... 아... 미안하다ㅠ 이렇게 될 줄 몰랐어… 일단… 제가 받았던 핸드아웃의 내용을 공개하겠습니다. 그건 이런 내용이었어요.

이젠 이 끝없는 삶에서 해방시켜 줘.
이제야말로 맞이할 수 있는 온전한 죽음을 내게 선사해 줘.

<이 정보를 알아낸 인형은 배틀파트에서 칼로가 사용하는 공격을 1번, 어떠한 코스트 지불이나 댓가없이 막을 수 있다.>

 ㅎ...  너무 잔인하신 거 아닙니까... 데미안 이 녀석은, 지금까지 오로지 하나, 신에게 충성하는 것을 삶의 고결한 목적으로 삼고, 신의 그릇을 찾는 것으로 의무를 다하려고 했던 녀석이에요. 광신도 중의 광신도죠. 그런데 데미안의 그런 기억들이 이번 일의 흑막에 의해 조작된 것이라는 것도 모자라 사실상 그에게 있어서는 신과 같은 존재인 칼로로부터 ‘자신을 죽여달라’는 메시지를 주시다뇨...

 전투적으로야 당연히 열심히 싸워서 이길 생각이었지만 아마 데미안은 그 메시지를 봤을 때 자포자기한 심정이었을 거예요. 게다가 칼로와 같은 두뇌를 가지고 있는 만큼, 그의 자살 충동은 데미안에게도 충분히 전달되었을 것이고요. 만약 자신이 생각한 ‘신’이 존재하지 않는다면ㅡ 자살해야겠다고 생각할 녀석이 데미안이에요.

 아직 데미안에게 그 기억을 전달한 존재가 누구인지는 알 수 없기 때문에, 어쩌면 진짜 신일 수도 있긴 하니까? 정도가 데미안에게 스파이크를 들게 할 이유는 되었습니다만 딱 거기까지였어요ㅠㅠ 싸우는 내내 혼돈 그 자체였습니다. 얘는 이번 싸움에서는 자기가 뭘 하고 있는 지도 모르고 싸웠을 거예요.

 그런 데미안의 마음을 아는 건지 모르는 건지! 칼로의 필살기인 <절대왜곡>이 데미안에게 날아와서 완전 룽한 상황도 펼쳐지긴 했네요. 제가 이걸 <운명왜곡>으로 막으려고 했는데 <절대왜곡>이 판정 없이 들어오는 기술이라 막을 수가 없더라고요. 충격적인 사실에서 벗어나려고 운명을 왜곡하려고 했지만, 절대적인 힘이 그것을 방해하는 느낌이라, 하아...

 그렇다고 여기서 죽을 수는 없으니, 데미안에겐 미안하지만 칼로를 죽여야 했습니다. <갈망록> 하면서 PC랑 가장 분리되는 동시에 가장 가슴 아팠던 전투인 것 같아요ㅠ_ㅠ 제가 해줄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었어요…

 


 멜리네 "내 눈으로 확인하기 전엔 못 믿어!"


 멜리네는 뭐, 고민할 필요가 없습니다. 일단 칼로가 멜리네의 연인의 생사에 대해 얘기한 만큼 이 건물 어딘가에 연인이 있다는 건 확정이니까요. 그리고 자신을 죽여야 밑으로 내려갈 수 있을 거라며 멜리네를 가로막는 칼로가 있습니다. 최대한 빨리 칼로를 죽이고 넘어갈 생각이에요.

 언제나처럼 멜리네는 결정이 빠른 아이이기 때문에 이 국면에서도 망설이지 않아서 조금 멋있더라고요. (그래도 무서운 느낌이 조금 더 강했다;) 도중에 칼로의 공격을 받고도 멘탈이 바스라져서 피하지 못한 데미안의 대미지를 대신 받아준 것도 멜리네였고요ㅠ

 이러니저러니 해도 멜리네는 멜리네구나... 물론 연인에 대한 광기는 데미안이나 제가 생각한 것 이상이긴 했지만, 한편으론 멜리네가 연인을 만난다고 해서 180도 달라지거나 하지는 않겠구나 하는 믿음도 들었어요.  멜리네의 광기는 혼돈이 아닌 신념에서 비롯된 것이거든요. ‘연인을 찾는다’ 이것을 향해 일직선으로 달려가는 그 경주마 같은 태도가 상상 이상으로 과감해서 무서울 뿐이지, 그 결과로 인해 혼돈을 불러일으킬 아이는 아니라는 걸 알기 때문에 조금 안심했습니다ㅠ 

 공간 왜곡 대미지를 막아준 순간 그걸 느꼈고, 전투가 끝난 뒤에 바리와 함께 데미안을 위로해줄 때도 느꼈어요. 새삼 멜리네가 위로라는 감정을 알고 있기는 할까 싶지만, 그래도 멜리네의 인공적인 밝음이 이 어두운 바다 한가운데에서는 도움이 됩니다. 마치 새벽 동해 바다를 빛내는 어선의 등불처럼요.

 


바리 "그런 생각은 나중에 해!"


 바리는 이번에 상대적으로 타격이 적긴(?) 했습니다. 4화에서 터지겠지; 두고 보자;; 하지만 바리까지 폭발했으면 정말 난리 날 뻔 했어요ㅠ 데미안은 제정신이 아니고, 멜리네도 여러 가지 의미로 걱정스러운 상황이긴 했으니까요. 이 와중에도 바리는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일행과 함께 싸웁니다. 전장에서의 싸움에 익숙하기 때문인지 일단 고민되는 문제가 있어도 전투를 할 때는 집중하는 모습이 새삼 멋있다는 생각도 들었고요ㅎㅎ

 바리가 간파를 정말 효과적으로 써준 덕분에 훨씬 수월하게 싸울 수 있었던 거 같아요. 상대 간파하고 고기뱀으로 와이어릴 사용해서 전장을 날아다니며 무수히 많은 고기들을 회치는 모습ㅠㅠㅠㅠ


 한편으론 결국 바리도 이 일과 연관이 있을 텐데, 대체 어떻게 연관이 되는 걸까? 하는 상상도 했습니다. 외계의 존재들이 저지른 짓을 생각해보면, 데미안에게 신의 그릇을 찾으라는 명령을 내리고, 멜리네의 연인을 죽였으니까요. 바리에게도 뭔가 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가능성은 역시 바리에게 사자소생을 시도한 사람들이 캄파넬라의 세력이다? 그렇다면 무엇을 위해서? 음, 바리의 이야기는 좀 더 이 추측의 한 가운데에 있으니까 따로 칼럼을 빼서 얘기하죠. 여기서부터는 제 망상인데 캠페인 후기는 이런 거 쓰는 것도 나름 묘미니까 귀엽게 봐주세요 (/へ\*)


 
 이놈들의 목적이 뭔지는 아직 모르겠습니다. 일단 건물의 생김새를 생각해보면 외계 생명체가 아닌가 싶긴 한데요. 하지만 현재까지 나온 요소들로 미루어 봤을 때, 이런 추측은 가능한 것 같아요. 그들은 지금까지 이런 일을 했습니다.


 1. 지상 - 식물계 뮤턴트를 만들어 지상을 덮었다.
 2. 상층 - 인간과 뮤턴트의 조합을 시도했다.
 3. 중층 - 인공의 바다를 만들었다.

 이렇게 두고 멀리서 보니 이거 약간 테라포밍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당연히 테라포밍의 대상은 이 지구이고요. 식물계 뮤턴트와 인공의 바다는, 이곳을 자신들이 원하는 환경으로 바꾸기 위한 실험의 일환이었던 게 아닐까요?

 그렇다면 인간과 뮤턴트를 조합하려고 한 연구 역시 범상치 않게 느껴집니다. 어쩌면 그들은, 자신의 몸으로는 이곳에서 살아갈 수 없거나, 또 다른 이유로 지구에 남아있는 생명체의 몸에 기생해서 정착하려고 했던 것일 수도 있거든요. 그렇다면 칼로의 모습이 저 모양인 것도 이해가 갑니다. 리키아도 아마 그들에 의해 이 연구를 했던 것 같아요.

 자, 그렇다면 우리 아이들의 이야기는 어떻게 연계가 될까요?

 우선 멜리네의 연인. 그는 아마 그들의 연구에 반대했던 무리의 일원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렇지 않고서야 제거될 리가 없으니까요. 뭐, 제2, 제3의 가능성도 없는 건 아니에요. 역으로 멜리네의 연인이 외계 생명체들의 편이었고, 그를 반대하는 세력에 의해 제거가 된 것일 수도 있죠. 어느 쪽이든 멜리네의 연인은 이 사태와 관련이 있습니다. 

 그리고 데미안. 데미안에게 ‘신의 그릇’을 찾으라고 한 게 여기서 갑자기 빵하고 와버렸는데요. 지구라는 별 하나를 통째로 테라포밍해야 할 정도라면, 그들은 한두 마리가 아니라 거대한 무리일지도 몰라요. 그리고 그중에는 우두머리가 되는 놈도 있겠죠. 어쩌면 그들은 데미안에게 그 우두머리가 될 그릇을 찾으라고 명령한 것인지도 몰라요. 아니... ㅅㅂ... 너무 간 거 같기도 하지만ㅠㅠㅠㅠㅠ 이번에 그런 걸 당한 저로선 이런 이야기가 떠오를 수밖에 없었다고요!

 그렇다면 바리는? 전쟁터에서 싸우다 한번 목숨을 잃고 사자 소생 연구에 의해 정체 모를 노래를 들으며 눈을 뜬 바리는? 망상임은 재차 말씀드립니다; 이쯤 되니 그런 의구심이 들더라고요. 바리가 연루되었던 연구, 그거 정말 사자 소생 연구였을까... 하고.

 이다를 생각해봐요. 어찌 보면 이다도 이미 죽은 상태였던 것을 리키아가 기워내서 살려낸 거잖아요. 그게 사자 소생이 아니면 뭐죠? 그리고 바리도 겉모습만 보면 (픽크루로는 표현이 어려워서 귀엽게 표현하긴 했지만) 정상은 아니거든요. 머리에 온갖 것이 붙어있는 그 모습… 이다나 칼로하고 비슷하다면 비슷하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 바리가 들었다던 노래는 외계 생명체들의 노래가 아니었을지?


 만약 그런 거라면 지금 바리에게 기생하고 있는 녀석은 누구죠? 혹시, 데미안은 이미 찾았던 게 아닐까요? 신의 그릇이 될 자를요. 그리고 자기도 모르게 그들을 데리고 이곳으로 왔던 게 아닐까요? 멜리네의 연인이 마지막까지 막으려고 했던 그 일이 벌어지려고 하는 건 아닐까요…

 지금은 알 수 없는 이야기


 추측은 여기까지 해두겠습니다ㅠ 너무 주절주절해서 오히려 향후 전개에 방해가 될까 봐 걱정되네요; 어디까지나 지금 있는 정보만 가지고 엮어본 거니까요! 실제로 세션에서 어떤 내용이 펼쳐질지는 아무도 모르고... 어떤 내용이 나와도 결국 퍼즐을 맞추는 과정에서 멋진 이야기가 될 거란 예감이 듭니다. 거대한 이야기가 알을 깨고 태어나기 직전의 이 느낌, 진짜 너무 사랑하고... 후기 쓰면서도 간만에 두근두근해서 정말 좋았어요ㅠㅠㅠㅠㅠㅠ 아... 아아... 급합니다... 저는 다음 화가 급해요...

 결국 칼로는 무너집니다. 칼로의 힘으로 유지되고 있었던 수면은 점점 더 차올라 천장까지 닿습니다. 그리고 더 깊은 바다로 가라앉습니다.


"드디어 나는 나의 종말을 맞이할 수 있게 되었어, 고마워."


 떠나는 칼로를 붙잡고 아이들은 계속 묻습니다. 칼로를 이렇게 만든 존재가 누구인지, 그가 데미안이 찾고 있는 신인지. 하지만 칼로는 대답하지 않고 거대한 손가락으로 데미안의 머리를 쓰다듬어 줄 뿐입니다. 그리고 네가 원하는 것을 찾기를 바란다며, 자신이 가지고 있던 리본을 건넵니다. 거대한 크기의 리본은 작은 크기로 바뀌어 데미안의 손안에 들어옵니다.

 리본이라니... 칼로가 이런 걸 왜 가지고 있는 걸까요. 게다가 소년인 데미안에게 리본은 어울릴 물건도 아닙니다. 하지만 그 모든 이유가 무색할 정도로 데미안은 자연스럽게 칼로에게 리본을 받습니다. 그걸 끝으로 칼로는 자연의 품으로 돌아가요. 자연도 인공도 아니었던 그가 비로소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갑니다. 사람의 살갗이었던 부분은 남고 산호만 사라집니다.


 하층으로 내려가야 하는데, 데미안은 망설입니다. 내려간다고 해서 신을 만날 수 있을까, 신을 만난다고 한들 그는 자신이 생각하던 그 신일까. 망설이는 데미안을 바리, 멜리네가 각자의 방식으로 위로해줍니다. 발이 떨어지지 않지만 지금은 가는 수밖에 없습니다.

 무엇보다 지금까지 조용하던 BELL이 데미안을 응원해줍니다. 바리와 멜리네의 위로는 예상했지만 BELL이 제일 먼저 위로해줄 줄은 몰랐기 때문에 다들 놀랐네요. 역시 BELL에게도 감정이란 게 생기고 있는 건 아닐까요? 괜히 그렇게 기대하고 싶어집니다. 이 밑엔 뭐가 있는지 알 수 없고 믿을 수 있는 건 지금 이 자리에 있는 세 사람과 BELL뿐이니까요.



 그리고 하층으로 향하는 길이 열립니다. 최심부까지 딱 한 걸음 남은 이 심연에는 무엇이 우릴 기다리고 있을까요. 인형들이 갈망하는 것들이, 인형들이 갈망하는 형태로 그곳에 있을까요? 그러길 바라지만 그러지 않았으면 싶기도 합니다. 바라는 건 단 하나, 이 아이들에게 희망의 조각을 건네주는 것뿐입니다.


  한 번에 두 편의 세션 후기를 쓴 건 처음인데요. 무지 힘들기도 했지만 무지 재미있었습니다ㅠ_ㅠ 두 이야기를 연달아 회고하니 캠페인의 전체적인 그림이 잡히는 듯한 느낌...? 착각...? 그런 게 들기도 하고요ㅎㅎ 함께 해주시는 분들도 즐거운 이야기가 되었으면 합니다/ㅅ/

 개인적으로 2화와 3화는, 1화를 플레이할 때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방향으로 전개되어서 좋았어요. 그리고 이게 연결될 수 있을까 반신반의하면서 지켜봤던 PC의 배경 이야기도 캠페인에 녹아들기 시작했고요. 이 순간이 정말 짜릿한 것 같아요. PC들이 이야기의 일부가 되어가는 순간이요. 남은 두 편의 이야기가 어떤 전개가 될지 전혀 예상할 수 없지만 지금 연결된 점선들만 봐도 너무 멋진 그림이 만들어질 것 같아서 두근두근해요. 저도 최선을 다해서 이 점들을 연결해보고 싶습니다!

 이번엔 데미안의 서사에 제가 너무 꽂혀버린 것도 있고 한지라ㅠ_ㅠ 평소보다 더 감정이입 하면서 즐겁게 후루룩 쓸 수 있었던 것 같아요ㅎㅎ 데미안, 너 이렇게까지 재미있을 줄은 몰랐는데(?) 목줄은 녹차님 손에 쥐어드리고 그저 즐기는 수밖에요ㅎㅎ

 고로나 때문에 완결이 조금 밀리긴 했지만 전 좋습니다. 이제 막 맛이 들기 시작한 이 이야기를 좀 더 진득하게 즐기고 싶거든요/ㅅ// 남은 세션도 최선을 다해 즐겨보겠습니다! 어서 <갈망록> 캠페인이 공개되어 모든 분들께 사랑받는 날이 오길 바라며 2화와 3화 후기도 마칩니다^/^)♡

 종말을 함께하는 여행자분들께

 녹차파우더님 : 자, 이거 가지세요. 네? 뭐냐고요? 데미안 목줄입니다. 마음대로 부리시면 됩니다ㅎㅎㅎㅎ 아니 정말로요... 녹차님 하고 싶으신대로 다 던져주시면 알아서 데미안이 넙죽 받아먹을 것입니다ㅠㅠ 2화랑 3화 진짜 너무 재미있었어요. 후기 쓰는데 손가락이 날아다닐 정도로 즐거웠네요ㅋㅋ 제 막장 예측도 재미있게 봐주셨으면 좋겠는데요/ㅅ/ (녹차님 : 황당한 얼굴) 매번 가져오시는 브금도 (언더테일 용서 못 하지만) 스토리도, 에너미 스펙도, 그리고 보스 포트레이트도ㅠㅠㅠㅠㅠ 녹차님 고유의 감성과 정성이 듬뿍 담겨있어서 너무 맛있게 받아먹고 있습니다. 제가 TRPG로 이런 호러 콘솔 게임 감성의 세션을 즐길 수 있을 줄 몰랐어요! 늘 스피디한 진행에 쫄깃한 전투까지... 녹차님은 정말 네크로니카를 위해 태어난 분이라고 생각하고(칭찬이에요 욕 아니에요ㅠㅠㅠㅠ) 그런 녹차님 세션에 참가해서 정말 영광입니다! 후우, 남은 두 편도 너무 기대되고 무섭고 그래요ㅋㅋ 히히 이쁘게 봐주실 거죠? 잘 부탁드려요!ㅎㅎ

 스테아님 : 어후 스테아님표 소녀캐들 그저 귀엽게만 보면 안 되겠다고 새삼 느꼈어요ㅠㅋㅋㅋ 원래도 약간 마라맛 취향이신 건 알고 있었지만(?) 멜리네는 대놓고 그런 캐릭터도 아닌데 은은하게 광기가 배어 나오는 롤플이 인상적이었습니다ㅠ 데미안은 그렇다 치고 저는 멜리네에 대한 인상이 확 바뀌었어요. 캠페인 하면서 캐릭터가 성장하기는 해도 이렇게 인상이 달라진 건 처음이라 너무 즐거웠네요! 전투도 일단 적응하시니 날아다니시고ㅠㅋㅋㅋ 역시 스테아님 모시길 잘했다고 또 한 번 생각했습니다ㅎㅎ 스테아님이라면 네크로니카에 어울리는 캐릭터와 이야기를 보여주실 거라고 생각했는데 멜리네는 제 기대 이상이에요. 나중에 연인과 만난 뒤에, 또는 이야기가 끝날 무렵에 어떻게 변해있을지 가장 궁금한 캐릭터가 멜리네이기도 합니다. 저는 멜리네의 발자취 하나하나 다 좇아서 열심히 기록할 예정이니까요ㅋㅋㅋ 남은 두 이야기도 잘 부탁드려요! 우리 인형들이 어떤 결말을 맞이하든 함께 그 끝을 지켜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ㅅ/

 루루팡님 : 바리, 이번에도 많이 애써줬네요ㅠㅋㅋㅋ 전투 에이스인 것도 있지만, 마냥 천방지축인 줄 알았는데 의외로 팀의 기둥이 되어줘서 든든했어요ㅠㅠ 멘탈이 터져나가는 데미안이나, 광기가 새어 나오기 시작한 멜리네 사이에서도 덤덤하게 페이스를 유지하면서 싸울 때는 싸우고, 나아갈 때는 나아가는 바리 덕분에 아이들이 여기서 주저앉거나 찢어지지 않고 함께 갈 수 있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ㅅ/ 이건 루루팡님에 대한 제 생각이기도 하니까요(?) 바리도 남은 에피소드에서 그 기억의 조각들이 어떤 이야기로 성립될지 너무 궁금해요ㅠ 제가 후기에다가 막 추측을 써놓긴 했지만, 그런 식으로 풀려도 흥미진진할 거 같고, 전혀 다른 방향으로 풀려도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그냥 바리는 존재 자체가 재미있으니까요(?)ㅎㅎ 루루팡님하고 하는 네크로니카 너무 즐거워요! <갈망록> 끝나면 끝이라니 절망이고요ㅠㅠㅠ 흑흑, 아직 끝난 건 아니니까ㅠ0ㅠ 남은 세션 동안 함께 열심히 이야기 만들어봤으면 좋겠습니다/ㅅ/ 넘 즐거웠어요! 잘 부탁드려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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