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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 후기/네크로니카

갈망록 5화 : 갈망(渴望)

by 에이밍 2021. 10. 12.

시나리오 링크 : https://melisi012.postype.com/post/7670733

날짜 2021. 01. 23. 水
GM 녹차파우더 (@melisi012) -
PC 에이미 (@ehrtlr) 데미안
PC 스테아 (@hsj01195) 멜리네
PC 루루팡 (@wishpotion) 바리

 

 드디어 갈망록 캠페인이 끝을 맺었습니다. 4개월이라면 길다면 긴 시간을, 짧다면 짧은 시간 동안 오랜만에 네크로니카를 원 없이 즐겼는데요. 아직도 캠페인이 끝났다는 실감이 없네요. 5화에서 이보다 더 완벽할 수 없는 엔딩을 맞이했는데도 그렇습니다. 네... 멋진 엔딩을 보고 왔다는 뜻이에요ㅎㅎ

 언제나 그렇듯 후기를 써야 세션이 진짜 끝나는 것 같아요. 시작도 흥미진진했지만, 결말은 더욱 완벽했던...  <갈망록>의 마지막 기록을 남겨봅니다. 워낙 몰입해서 즐겼던 캠페인인지라 보내기가 아쉽지만 이제 보내봅니다. 에효 적적해라'-`)

 지난 이야기

 그럼 4화의 이야기를 간략하게 요약해보겠습니다. 4화에서는 충격적인 전개와 함께 이야기가 마무리되었는데요. 스포가 될 수 있는 만큼 접어두도록 하겠습니다. 

▼ 스포일러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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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로의 안내로 관리자를 만나기 위해 밑으로 향하는 아이들.
 

그곳에서 인형들은 캄파넬라라는여자를 만난다. 

그리고 캄파넬라는 인형들에게 부탁한다.
 밑으로 내려가지 말라고.

자신과 함께 이곳에 남으면
 인간으로 만들어주겠다는 약속과 함께.

그러나 인형들이 고민하는 사이
네크로맨서가 캄파넬라를 강제로 움직여 인형들을 공격한다.


결국 인형들은 캄파넬라를 부수고
 밑으로 내려가 네크로맨서와 만나기로 한다.

그녀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자신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내기 위해서.


 갈증으로 시작해 갈망으로 끝나는 이야기.

 5화는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마치 판도라의 상자 같은 이야기였어요. 거대한 절망과 희망 한 조각 같은... 뭔지 아시쥬ㅎㅎ 기왕 이렇게 된 거 지난 이야기도 좀 돌아봅시다< 1~5화의 흐름을 정리하면 이렇게 됩니다.

<1화 : 갈증> 후기

 

 1화에서는 <갈망록>의 배경을 설명합니다. PC들을 세상의 한 가운데에 떨어뜨려 놓고, 세상이 얼마나 개판(?)이 났는지 보여줍니다. 프롤로그에 속하는 에피소드에요.

<2화 : 갈애> / <3화 : 갈급> 후기


 2화와 3화는 본 게임입니다. 이 세상에서 어떤 비극이 벌어지고 있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이때부터 캠페인의 전체상이 보이기 시작해요.

<4화 : 갈구> 후기


  4화는 전환점이 되는 에피소드입니다. 1~3화를 걸쳐 학습했던 절망에 방점을 찍는 내용으로, 개인적으로 가장 몰입했고 가장 충격적이었던 에피소드였습니다. 네크로니카의 핵심을 찌르는 에피소드라서 더 인상에 남아요.


 그리고 대망의 5화입니다. 1~4화를 거치며 이 세상의 진실을 알게 된 PC들이 최종적인 결론을 내립니다
. 이것으로 <갈망록> 캠페인은 테이블마다 고유한 답을 찾게 됩니다.

 전체적인 흐름을 보면, PC들이 뭔가를 갈망하고 각자 답을 찾으며 끝납니다.
네크로니카의 '카르마 / 기억의 조각'의 시스템이 이런 욕망을 구축하는 데 도움을 주는데, 시나리오의 구성과 룰의 시스템이 딱 맞아떨어져서 좋았어요. 기억의 조각을 시나리오에 맞춰 나가는 과정이 정말 짜릿합니다. 테이블마다 PC의 욕망이 다르니 이야기의 결말도 다르고요.

엔딩은 퀘스쳔 마크로. 채우는 것은 테이블의 몫.


 저희도 나름대로 답을 찾아 멋진 엔딩을 만들었는데, 1화의 상황을 돌아보니 왠지 벅차(?)더라고요. 저 때만 해도 이런 엔딩이 나올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는데 말이죠ㅎㅎ 마지막까지 행복한 엔딩을 보기 위해 다들 열심히 플레이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파티는 배드 엔딩으로 끝맺을 수도 있겠죠. 기회가 되면 그쪽 전개도 보고 싶습니다ㅎㅎ 

 <갈망록>으로 할 수 있는 것들

 <네크로니카>가 워낙 취향을 극악으로 타는 룰이다 보니 여기저기 영업하기가 참 어렵죠. 취향이 맞는 분들을 구하기도 어렵고, 돌릴 만한 시나리오도 공식 정도이다 보니 아무래도 한계가 있습니다.

 그런 분들을 위한 <갈망록> 캠페인입니다'-^ 번역이 필요 없는 + 5편이나 되는 + 국내 동인 캠페인이란 말입니다 하하하 네크로니카를 좋아하는데 마땅한 시나리오가 없어 고민하고 계신 분들이라면 좋은 선택지가 될 거라고 생각해요. 

 기왕 마지막 후기이니 <갈망록>만의 매력을 한 번 더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아래 키워드들이 마음에 드신다면 과감하게 탁을 꾸려보시길 권합니다. ^^)9

 



1. 자극적인 소재보다 세계관을 중심으로 한 이야기

 이건 <갈망록>만이 아니라 녹차크로니카(?)의 특징이기도 한데요. 자극적인 소재보다 세계관에 충실합니다. 네크로니카에서 가장 호불호가 극심하게 갈리는 부분 ㅡ 특히 소아와 관련된 부분 ㅡ 은 덜어내고, 아포칼립스 감수성에 좀 더 집중하고 있거든요. 

 애초에 네크로니카를 하실 분들이면 공식의 시나리오도 무난하게 하실 거라고 생각하지만, 공식 시나리오는 너무 맵다 보니 가끔 스토리에 압도되는 느낌이 있거든요. 비극은 필연이고 발버둥 쳐봤자 상황이 크게 달라지지 않는 경우가 많아요.
(근데 이것도 나름대로 재미있긴 합니다; 그게 이 룰의 무서운 점...) 시나리오와 교감하려면 좀 난도가 있다고 생각해요. 

 전투도 좋지만 세계관이 워낙 매력적인 룰이다 보니 이 세계관을 좀 더 맛보고 싶다고 생각했었는데, <갈망록> 캠페인이 딱 그런 세션이었어요. PC들이 세계의 이면에 감춰진 진실을 찾아가는 이야기거든요. 덕분에 네크로니카의 매력적인 세계관을 만끽할 수 있었어요. 제가 네크로니카로 보고 싶었던 이야기는 이런 게 아닐까 싶더라고요. 어린아이들이 마구 쥐어터지는 말초극이 아닌,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망을 찾아가는 동화요. 

 녹차님의 전작인 <XXXX XX Sisters>도 이 분야의 명작(!)입니다. 단편 시나리오지만 캠페인처럼 중간에 성장을 해볼 수도 있을뿐더러, 시나리오도 전혀 맵지 않고, 네크로니카 고유의 감수성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습니다. <XXXX XX Sisters>로 입문탁을 꾸리고 <갈망록> 캠페인으로 5부작을 즐기면 딱 좋다고 생각합니다. :D

 

 

2. 익숙한 코스믹 호러의 감수성

 

 앞서 말한 세계관에 대한 이야기인데요, <갈망록> 캠페인의 또 다른 장점은 크툴루에 익숙한 플레이어도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코스믹 호러의 감수성을 가지고 있다는 겁니다. 구체적인 내용은 <4화 : 갈구> 후기를 참고해주세요:) 

 아무튼, 네크로니카의 세계관은 굉장히 매력적이지만 난해하기도 합니다. 본질은 좀비 아포칼립스지만 거기에 네크로맨서라든가, 인형이라든가, 최종 전쟁 같은 다양한 요소가 뒤섞여 있거든요. 소화할 내용이 많다 보니 네크로니카의 세계관을 제대로 파악하려면 적어도 3회차 정도는 해야 하더라고요. 

 <갈망록> 캠페인은 이 난해한 세계관을 코스믹 호러로 설명합니다. 코스믹 호러의 장점은 그 어떤 불가해한 사건도 가능하게 만드는 압도적인 개연성에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갈망록>은 코스믹 호러의 이런 장점을 활용해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그리고 PC는 누구이고, 이 세계는 무엇인지를 차분하게 엮어 나갑니다. 세션이 끝나고 나니 머릿속에 키워드 단위로 흩어져있던 네크로니카의 세계관이 명확하게 자리를 잡더라고요.

 코스믹 호러 감수성에 익숙한 분이라면 <갈망록>을 통해 네크로니카의 세계관을 쉽게 이해하실 수 있을 거예요. 5화나 되는 캠페인이지만 입문탁으로 자신 있게 추천해드리고 싶은 이유이기도 합니다. 제가 네크로니카 입문 시기에 이 캠페인을 플레이했다면 지금과는 또 다른 방향으로 네크로니카를 즐길 수 있었을 것 같거든요.

 


3. 매편 꽉 짜여져 있는 전투 

 


 그리고 무엇보다 <갈망록>은 전투가 정말 정말 재미있습니다:D 매편 보스의 공략 방법이 다르고 부하 몬스터도 전략적으로 구성되어 있어요. 저는 자코가 많은 전투는 선호하지 않는데(시원하게 보스만 두들겨 패고 싶은 사람) <갈망록>은 자코랑 싸우는 것도 엄청 재미있습니다ㅋ 왜 그런가 생각해보니 보스와 부하 간의 연계가 좋아서 그렇더라고요.

 보통 자코몹은 전투 시간을 늘리기 위해서 / 플레이어를 방해하기 위해서 넣잖아요? 이렇다 보니 보스랑 따로 노는 경우가 많고, 플레이어 입장에서는 굉장히 메리트가 없는 상대가 됩니다. 하지만 <갈망록>에서는 부하를 모두 없애면 보스가 급격히 약해진다든가, 보스가 스킬을 사용할 수 있도록 부하들이 PC들의 발목을 잡아두는 둥 연계가 아주 잘 되어 있습니다. 
 
 보스 에너미도 굉장히 좋았어요. 캐릭터성이 데이터에 반영되어있다는 느낌이 들었거든요. 마치 캐릭터 메이킹을 전투 빌딩으로 한 느낌(?) 데이터가 아니라 정말 그 캐릭터랑 싸운다는 느낌이 듭니다. 특히 [스포: 2화의 리키아&이다의 그 기믹은] 모두가 맛보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안 그래도 과격한 전투판의 몰입도가 더 높아져요. 엄청 재미있습니다, 진짜(..) 개인적으로 공식보다 훨씬 재미있게 싸웠습니다ㅋㅋ

 전투가 재미있는 네크로니카에서, 전투를 재미있게 짠 시나리오라면 더 말할 것도 없지 않을까요? 설령 시나리오에 큰 관심이 없으셔도 전투가 재미있으니 꼭 해봐야 하는 캠페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상이 제가 생각하는 <갈망록> 캠페인의 세 가지 매력 포인트입니다. 스포 없이 이야기할 수 있는 부분은 이 정도인 것 같네요ㅎ 저도 곧 <갈망록> 캠페인을 돌릴 예정인지라 한 번 정리해보았는데 이렇게 술술 정리가 되다니 역시 갓캠페인인 것입니다. 마스터링 후기도 기회가 되면 올려보고 싶어요^^


 신세계의 아이들 

 자, 그럼 이제 저희 아이들 얘기로 마무리를 해봐야겠네요. 5개의 세션을 함께 거쳐 온 데미안, 멜리네, 바리... 이걸로 이 셋과도 마지막입니다. 캠페인 마지막은 늘 쓸쓸하지만, 정말 이 아이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최선의 엔딩을 봤기 때문에 조금의 미련도 없이 보내줄 수 있을 것 같아요. 마지막의 마지막에 가서야 작은 희망을 손에 쥘 수 있었던 우리 인형들의 마지막을 적어봅니다U_U)*

 

데미안 / 에이미


소년은 신을 만났습니다.
하지만 신은 그가 생각한 것과 다른 모습을 하고 있었습니다. 

소년은 물었습니다.
당신이 나의 신인가요?

신은 대답하지 않았습니다.
영원한 침묵만이 이어졌습니다.

소년은 스스로 대답하기로 했습니다.
당신이 나의 신입니다.

그러자 신이 답했습니다.
네가 바라는 대로 될 것이다.

마침내, 소년은 신을 찾았습니다.



 네크로니카에서 한 번쯤은 꼭 소년 파츠를 달고 있는 인형을 만들어보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데미안으로 그 로망을 이룰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만 이제 얘를 놓아줄 때가 되었군요ㅠ_ㅠ 어린 광신도 + 교단의 살육 기계라는 엄한 컨셉으로 시작했었는데, 설마 이 과한 컨셉이 세션에 녹아들 줄이야ㅎㅎ  돌아보면 모든 걸음이 신의 인도였으니... 정말 즐거웠어요U_U)*

 데미안은 살육 기계로 태어나 자신다운 삶이 뭔지 알지 못했던 PC였어요. 그래서 신을 찾아 헤맸던 거고요. 이런 조형이라면 결국 신을 찾지 못하고 절망하는 엔딩이 나올 거라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그 정반대의 엔딩이 나와버렸지 뭐예요ㅎㅎ 원했던 대로 신을 만나진 못했지만 살아갈 근거를 찾았거든요.

 세션이란 항상 예상에서 벗어나는 법이지만, 데미안이 엔딩에서 그런 말을 할 줄은 몰랐기 때문에 더 즐거웠어요. 어쩌면 이 PC의 운명은 이미 정해져 있었고, 저는 그냥 얘를 마지막까지 끌고 오는 역할만 한 게 아닌가 싶더라고요ㅎㅎ (게임에서 운명씩이나 논하자니 좀 느끼하지만^//^) 아무튼, 세션 내내 멋진 플레이와 대사, 그리고 엔딩을 보여줘서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어요. 즐거웠어, 데미안! 행복하렴 :)
 

 

멜리네 / 스테아


반가운 마음에 폴짝폴짝 다가가면

그는 살랑살랑 날아가 버립니다.

날아갈까 두려워 조심조심 다가가면
그는 성큼성큼 달아나 버립니다.

지친 당신은 그 자리에 주저앉았습니다.
당신이 그곳에 뿌리를 내리고 새로운 꽃을 피운 순간
멀리 떠난 줄 알았던 그가 돌아왔습니다.

"네가 계속 움직여서
언제 앉아야 할지 몰랐어."

거짓말처럼 꽃밭이 돌아왔습니다.
그는 항상 당신 곁에 있었습니다.

 


 멜리네 역시 그토록 찾아 헤맸던 사랑에는 도달하지 못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지막까지 결연한 모습을 보여준 멜리네가 대견하더라고요. 4화까지는 멜리네가 광기 어린 캐릭터라고 생각했는데, 캠페인이 다 끝난 지금에 와서 돌아보니 정말 순수했던 캐릭터였구나 싶어요. (오해해서 미안ㅠ_ㅠ!)

 만약 멜리네의 사랑이 광기였다면 희망이 꺾이는 순간마다 극단적인 행동을 했을 것 같거든요. 하지만 그 모든 순간마다 멜리네는 계속 희망을 선택하더라고요...ㅠ_ㅠ 사실 저희 세션에서는 이미 멜리네의 희망은 헛된 것이라고 기정사실로 박아놓고 있었어요. 도저히 부정할 수 없는 정보를 계속 제공하는 데도, 멜리네는 자신이 직접 보기 전까지는 물러설 생각이 없다면서 오히려 더 당당하게 나오는데... 아, 너무나 사랑스러운 소녀야 ㅇ)-(

 슷님이 운용하시는 PC들은 다들 뚝심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멜리네도 그런 PC라 좋았어요. 그리고 그런 뚝심이, 모든 것이 엉망이라 믿을 것 하나 없는 이런 세계에 떨어졌을 때, 얼마나 빛을 발하는지도 봤고요. 저는 멜리네가 결국 연인과 재회했을 거라고 믿어요. 갈망이라는 주제에 가장 잘 맞는 캐릭터 컨셉으로 마지막까지 함께 즐겁게 플레이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ㅅ/

 

바리 / 루루팡


전쟁터에서 들었던 노래를 찾아 이곳까지 왔다.

멜로디도, 가사도, 어느 것도 기억나지 않지만
희미한 유전의 기억을 따라 밑바닥까지 왔다.

마침내 찾아낸 노래는

찬송가도, 자장가도, 장송가도 아닌
평범하기 짝이 없는 콧노래였다.

이런 노래라면 나도 부를 수 있을 것 같은데

이제 바리는 스스로 노래를 불러본다.
한 번도 잊지 않았던 것처럼, 완벽하게.


 우리의 전투 요원이자 개그 요원이자 모에 요원이었던 만능 인형 바리... 이제 바리랑 못 만난다니ㅠ_ㅠ 이것만으로도 <갈망록>을 끝내기가 아쉽네요. 매 세션마다 바리의 기행(!)과 멋진 전투를 보는 재미로 캠페인을 기다려 왔는데... 그래도 기록으로 꾸준히 남겨둬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런 보람이 있어서 후기를 열심히 남기게 되는 것 같아요.

 돌아보면 바리는 뭔가를 원해서가 아니라 앞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으니까 나아간 아이였던 것 같아요. 생각해보면 참 절망적인 상황인데, 망설임도 없이 앞으로 뚜벅뚜벅 나아가는 모습이 멋있더라고요. 루루팡님 PC들의 터프한 점을 좋아하는데 바리가 그런 매력을 잘 보여준 PC였던 것 같아요. 

 또한 저희가 그런 엔딩을 선택할 수 있었던 건 바리 때문이기도 했어요. 정말 모든 걸 다 버릴 수도 있고, 모든 걸 다 얻을 수도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희망을 찾아가기로 결정할 수 있었던 건, 바리와 그 아이들의 행복을 빌어주고 싶었기 때문이거든요. 자세한 건 스포일러 포함 후기에서 얘기하도록 하고...! 여튼, 바리는 이 캠페인의 기둥이자 핵심이자 탱딜힐이었다고 생각합니다ㅋㅋ 바리와의 이별은 아쉽지만 마지막 활약상까지 잘 남겨보겠습니다.


 휴, 그럼 <갈망록> 캠페인의 마지막 편! 그 이름도 <5화 : 갈망>인 최종 에피소드에 대해서 얘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드디어 <갈망록> 후기를 마무리하는구나 싶어서 감개무량하네요>_< 마지막 후기인 만큼 힘내서 열심히 써보겠습니다/ㅅ/


▼ 스포일러 포함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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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고 깊은 곳. 그곳에 한 사람이 서 있습니다.
수많은 단말을 조작하며 끊임없이 무언가를 작업하는 그의 입에서 작은 중얼거림이 들립니다.

 

"보고 싶어, 보고 싶어, 보고 싶어, 나를 혼자 두지 말아줘."
"이 세계는 실패일까? 이곳은 끝인 것일까? 아니야, 마지막 가능성이 남아 있어."
"수십, 수만, 수억, 무량대수의 가능성을 뒤져보면 되니까."
"나는 포기하지 않아."

 

그가 바라보고 있는 기계에는 수많은 정보가 빼곡히 정리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그 눈이 멈춘 것은 자신의 기억 영상을 재생하고 있는 한 자그마한 화면.

 

자신의 언니가 머리를 땋아주며, 소소한 일상을 이야기하던 그 기억.
몇 번이고 몇 번이고 수없이 되풀이해서 작은 움직임조차 외웠지만...그래도 그리운 기억.
무기질한 눈동자에 일렁이던 그리움은 찰나에 사라진다.

"이제 금방이야. 기다려줘."

마지막 퍼즐조각의 자리만이 빈 채, 곧 다가올 자들을 기다리며 하염없이 서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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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르마  : 네크로맨서에게 굴복하지 않는다


 카르마!!!!!!!!!!

 

 카르마 진짜 끝내주지 않나요?ㅋㅋㅋ 오프닝 트레일러 끝나자마자 카르마가 공개되는데 쾌감이 장난 아니더라고요. 네크로맨서를 물리쳐라도 아니고 네크로맨서에게 굴복하지 않는다인 게ㅠ_ㅠ_ㅠ_ㅠ 위에서도 얘기했지만 제가 지금까지 해온 네크로니카는 '어쨌든 엔딩은 비극으로 정해져 있는' 이야기였거든요. 이것도 이것대로 강렬한 이야기를 즐길 수 있지만, 지금까지와는 달리 해피 엔딩을 위해 달려가 보라는 듯한 저 문구가 너무 좋았어요. 망설이고 있는데 등을 떠밀어주는 느낌이랄까... 

 사실 4화 시점에서 저희도 이미 여차하면 우주선 타고 떠나자 < ㅋ 같은 메리 배드 엔딩을 상정하고 들어온 상황이었거든요. 에이, 네크로니카 하루 이틀 해보냐^0^ 밑으로 내려가자마자 세상이 멸망해도 이상하지 않거든! 하면서 문을 활짝 열었는데 갑자기 쏟아져 내리는 환한 빛... ;_;

 어쩌다 보니 카르마 한 줄로 여기까지 써버렸는데ㅋㅋ 그만큼 좋았다는 거예요. 개인적으로 네크로니카를 하면서 네크로맨서랑 만나는 것도 처음이다 보니 마치 이 룰의 종착점에 도착한 것 같기도 했고요... 물론 느낌이 그렇다는 거지 저는 앞으로도 네크로니카를 매우 매우 매우 오래 할 예정입니다ಠ_ಠ)+ 아무튼, 캠페인 마지막 화의 시작을 알리는 멋진 오프닝이었어요. 


 마더컴이 있는 곳으로

 

 자, 그리하여 최하층으로 라스트 다이브를 시작한 인형들. 마침내 인형들은 밑바닥에 도착합니다. 그리고 계속 밑으로 내려가기만 하던 종 스크롤 배경이 갑자기 횡 스크롤로 바뀝니다(?) 4화까지의 여정이 테스트 플레이인 것처럼 느껴지더라고요. 살짝 긴장감을 느끼며 안으로 들어갑니다. 이 안은 또 무슨 피 칠갑이 되어있으려나 싶어서요~_~ 그런데... 

 


 이게 웬걸... 저희 눈앞에 드러난 것은 예술품으로 가득 찬 밝은 공간이었습니다. 오프닝부터 지금까지 네크로니카에 걸었던 모든 어두운 기대가 배반(?)당하는 데 정말 짜릿하더라고요. 보스전을 앞두고 이 깨끗한 공간은 대체 뭔지!ㅋㅋㅋ 마치 미드소마 같았어요. 총천연색의 밝음 뒤에 감춰진 기괴한 공포의 흔적들...

 그 와중에 진짜 미드소마에 나올 법한ㅋ 광신도인 데미안은 이곳이 신을 위한 제단이라 생각하며 경건한 태도를 취합니다. 신의 숨결이 느껴지지 않느냐는 데미안의 말에 느껴지지 않는다고 일갈하는 멜리넼ㅋㅋㅋ
이 정체불명의 장소에 대한 인형들의 의견 충돌이 진짜 웃겼는데ㅋㅋㅋ

 데미안 : 여긴 신전이다! 신전인 게 틀림없다!
 바리 : 아니다. 이것은 박물관이라는 것이다.
 데미안 : 저 밝은 빛을 보아라! 신의 아우라가 아닌가?
 멜리네 : 아니다. 저것은 조명이라는 것이다.


 이렇게 보니 의견 충돌이라기보다 사교도 이지메(???) 같지만^ㅁ^! 여튼 이 부분은 어드벤처 파트에서도 이어지니 지켜봐 주세요ㅋㅋㅋ
아무튼, <갈망록>은 층마다 개성이 확실해서 탐험하는 재미가 있었는데 마지막까지 예상치 못한 장소가 나와서 즐거웠어요>_< 위에서 그 난리를 겪고 내려왔는데, 시체 공장은커녕 예술품으로 가득 찬 공간이 펼쳐지다니///... 어떻게 설레지 않을 수 있겠어요. 흥미진진한 오프닝의 종료와 함께 본격적인 어드벤처 파트가 시작됩니다.


 어드벤처 파트 


 마지막 대화 판정까지 이러기니 애들아

 5화에서는 조사용 핸드아웃은 없고(!) 대화 판정만 남아있었는데, 과감하게 조사 파트를 제거하신 게 좋았어요ㅠㅠ 앞뒤 재지 말고 바로 링 위로 올라오라고 손짓하는 것 같은 이 호쾌함 하아하아 설렙니다. 보스전에 모든 것을 걸겠다는 결의가 느껴졌어요. 그러니 저희도 최대한 열심히 광기점을 까서 가야겠죠^__^

 모두의 광기 상태를 확인해보니, 멜리네는 광기가 없고, 바리와 데미안은 광기를 꽉꽉 채워둔 상태라ㅋ (사유: 4화에서 도합 10회의 펌블을 냄) 바리와 데미안은 부지런히 입을 놀립니다ㅋㅋㅋ 데미안은 이 장소가 신전이라고 우기며 / 바리는 네크로맨서가 왜 이런 장소를 만들었는지를 추측하며 대화를 나눴는데, 여기 대화도 정말 재미있었어요ㅠㅋㅋㅋ 

 데미안 : 아무리 생각해도 이곳은 신전이다
 바리 : 신전이라기엔 통일성 없이 너무 이것저것 모아두지 않았나.
 데미안 : 다신전이라고 하면 설명이 된다.
 멜리네 : 뭔지 잘 모르겠으면 그냥 결혼식장이라고 해라.
 데미안 : 뭔소리냐 이럴 거면 그냥 가위바위보 해라ㅋㅋㅋ


 결국 논의가 좁혀지지 않아 가위바위보(=판정)을 하기로 합니다ㅋㅋ... 바리의 대화판정이 펌블이 뜨면 데미안이 이긴 거로 하기로 했어요. 결과는 이긴 사람의 뜻대로 하기로 했고요... 네, 맞습니다. 데미안에게 불리한 조건인데요ㅎ 데미안이 매도당하는 쪽이 재미있기 때문에 일부러 더 불리하게 잡은 거예요^_^)z 그리고 어지간해서는 펌블 안 나올 줄 알았는데 세상에 2가 나오더라고요;;;...... ... ... ..

방해?ㅋ


 물론 행위 판정이라 따로 방해는 넣지 않았지만 전투 상황이었다면?^ㅁ^ 데미안이 이긴 거쥬?ㅎ 사실상 이겼다고 생각하기로 했어요! (無의미) 

 여튼, 데미안과 바리가 투덕거리는 사이에 멜리네는 벨과 함께 박물관을 구경합니다. 그 틈에 벨은 멜리네에게 목걸이를 주면서 플럿팅을 시도하... 뭐야 너 이 자식아!!ㅋㅋㅋㅋㅋ 데미안이 옆에서 이렇게 눈 부릅뜨고 있는데 그 틈을 타서 플럿팅을 해?! 하 정말 은혜를 원수로 갚는다더니 요게 딱 이런 케이스 아닌지ㅡㅡ 

 그리고 데미안이 그렇게 부들부들하는 사이에 바리가 또 몰래 가위바위보(=판정)을 시도하는데...? 이번엔 진짜로 펌블이 뜬 거예요ㅋ 아니 여기서요...?ㅋㅋㅋㅋㅋ

 아아, 1화에서 예언했던 대로 바리가 데미안에게 연심을 가지면서 끝나게 되는 건가! 하면서 저 혼자 소름끼치고 있었는데ㅋ 아쉽게도 신뢰가 뜨더라고요'-`) 여기서 연심 떴으면 진짜 꿀잼이었을 텐데 아쉽습니다ㅠ (바리 : 누구 맘대로?)

 여튼, 벨이랑 썸을 타고 있는 멜리네를 보면서 뭔가 이상한 상황임을 직감하고(?) 멜리네가 이상하다는 것에 서로 동조했다는 느낌으로 데미안과 바리는 신뢰 관계가 되었습니다(..) 정말 마지막 대화 판정까지 이 모양이라니^^ 우리 애들 역시 기대를 져버리지 않네요. 

 휴, 그렇게 짧은 대화 판정이 끝납니다. 하하호호깔깔하는 시간도 이제 진짜 끝이에요... 하면서 아련하게 안으로 들어가려고 하는데, 녹차님이 말씀하시길 이전 팀은 대리석 바닥까지 뜯어보셨다곸ㅋㅋㅋㅋㅋㅋㅋㅋZZZZZZZ 아... 갑자기 조금 반성하게 됐던... 조사 핸드아웃은 없다기에 대화 판정에만 집중했는데 기왕 이렇게 된 거 좀 더 박살 낼 걸 그랬어요(?) 이런 시나리오 아니면 어디서 미술관을 박살 내본담(..)

 대화 판정을 마치면서 잠시 누가, 무슨 목적으로 이런 예술품을 수집한 건지 의문에 잠깁니다. 아무래도 최하층이니, 여긴 이 건물에서도 가장 중요한 장소란 말이죠. 이런 중요한 장소에 예술품을 모아두다니... 지금 와서 돌아보면 외계 생명체인 캄파넬라들에게 있어선 이 예술품이 가장 가치 있는 물건이었겠구나 싶더라고요. 딱히 생명 활동이 필요 없으니 음식이나 옷가지는 중요하지 않을 거고, 이 별에서만 구할 수 있는 물건이라면 역시 이런 게 아니었을까 싶긴 해서요.

 이런저런 의문을 품은 채 마지막 문을 엽니다. 그곳에는 캄파넬라를 닮은 여인이 있었습니다.

 Hello, My Lord


 놀랍게도 네크로맨서는 새하얀 드레스를 입고 저희를 맞이했습니다. 앞서 본 예술품처럼 깨끗한 모습으로요. 그녀의 이름은 마찬가지로 캄파넬라... 헷갈리니까 네크로넬라라고 부르기로 하고(?) 본격적으로 대화를 나누기로 합니다. 만나자마자 네크로넬라는, 저희를 만든 것이 바로 자신이라고 얘기합니다. 왜 우릴 만들었냐는 질문에 대해, 네크로넬라는 이 세상을 조사하기 위해서였다고 합니다.

 캄파넬라가 말했던 대로 그들은 이 별에 불시착했습니다. 졸지에 우주선까지 띄울 수 없는 상태가 되고요. 그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이 별에서 가능한 한 모든 정보를 수집해보기로 합니다. 어쩌면 우주선의 연료를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요. 이것을 위해 캄파넬라는 이 별에 조사원들을 파견합니다. 그 조사원이 바로 BELL 시리즈였고, 저희는 그 과정에서 파생된 부산물 같은 것이었죠.

 그리고 그 수많은 BELL 중에 유일하게 우주선으로 돌아온 개체가 바로 저희와 함께한 벨이었던 겁니다. 벨이 양산형인 것을 생각하면 우주선에 수리를 위해서 돌아올 이유가 없으니, 우주선으로 돌아온 시점에서 이 아이는 네크로넬라가 원하던 정보 ㅡ 즉, 우주선을 다시 띄울 수 있는 정보를 구해온 게 분명했죠. 그래서 네크로넬라는 저희를 벨과 함께 이곳으로 유도했던 겁니다.

 하지만 이제 와서 벨을 넘길 수는 없습니다. 벨을 넘기지 않는 저희를 보며 네크로넬라는 말합니다. 벨을 돌려주면 신을 만나러 가는 길에 함께 하게 해주겠다고요. 그 말을 어떻게 믿느냐고 반문하자, 네크로넬라는 데미안에게 너에게 신을 믿는 것 외에 다른 방법이 있느냐고 묻습니다. 제... 젠장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너무 멋있는 팩폭이라 할 말이 없다... 

 아무튼, 웃기지 마! 우주 따위 나갈까 보냐!... 라고 말하고 싶지만 그럴 수가 없는 상황인 것도 이 장면에 딜레마를 더했습니다. 안 그래도 지난 세션 이후, 여차하면 우주로 나가자고 결심을 하고 온 상황이었거든요(..) 솔직히 말해서 나쁘지 않은 제안입니다. 데미안이 찾는 신도, 멜리네가 찾는 연인도 이 별에 없다면 굳이 여기 있을 필요는 없죠. 그래서 고민했어요. 이 제안을 어떻게 거부하나 싶어서요.



 그때 멜리네가 네크로넬라에게 벨을 넘기면 어떻게 할 거냐고 묻습니다. 벨만 무사하다면야 사실 넘겨도 문제 될 건 없으니까요. 하지만 네크로넬라는 귀찮은 듯 말을 빙빙 돌립니다. 벨을 돌려주는 건 고사하고, 벨이 무사할 가능성도 거의 없어 보이는 상황. 이때부터 전투의 느낌에 플레이어들은 흥분하기 시작합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 됐다 됐어!ㅋㅋㅋㅋㅋㅋㅋ

 우주로 나가고 싶긴 하지만 벨을 파괴해야 한다면 얘기가 달라지죠. 어쩌면 벨은 이 상황을 미리 알고 저희에게 구조를 요청한 걸지도 모르겠어요. 벨을 파괴하면서까지 우주로 나갈 생각은 없... 지 않은 건 아니지만ㅠ_ㅠ (미안하다! 데미안이 워낙 광신도라!ㅋㅋㅋ) 일단 벨을 파괴하려는 시점에서 네크로넬라도 완전히 신뢰할 수는 없으니 무찌르기로 합니다. 그런데... 그때 벨이 사라집니다.

 정신 차려 보니, 벨은 이미 네크로넬라에게 넘어가 있습니다. 네크로넬라는 망설임 없이 벨의 머리 부분을 뜯은 뒤 그 안에 있는 메모리를 찾아 자신의 몸에 이식합니다. 헤헤 네 이럴 줄 알았죠^^ 이상하게 들어오기 전부터 벨이 유독 짠한 말 많이 하더라! 전 여러분과 함께라서 좋다든가!! 여러분을 지킬 거라든가!!!!!!!! [→ NH UP!]

 어? 그런데 갑자기 네크로넬라가 괴로워하기 시작합니니다. 자신이 찾던 것이 벨의 메모리에 있을 줄 알았건만, 벨의 기억이 저희와 함께한 기억으로 덮어쓰기가 되어 있었던 거예요. 아... 이 부분 진짜 너무 좋았습니다ㅠ 어쩌면 찾았을지도 모를 유일무이한 가능성이 눈앞에서 증발해버린 이 비극 자체도 너무 좋았지만, 그 비극이 저희가 지난날 벨과 함께 여행을 한 결과물이라는 게 너무 짜릿했어요.

 오랜 세월에 걸쳐 벨이 가져올 정보만을 기다렸을 텐데, 그 유일한 희망이 저희가 지난 세션 동안 벨과 함께해 온 추억 때문에 산산이 조각나버린 거잖아요. 저희가 거쳐온 발자취가 네크로넬라에게는 비극의 스위치로 연계되는 게 좋았어요. 어쩌면 손에 넣을 수도 있었던 희망이, 저희가 해온 플레이의 결과로 소멸하는 이 메커니즘... 어떻게 생각하신 건가 싶을 정도로 용서할 수 없고 좋았습니다ㅠ 일단 받으세요 이거 [→ NH UP!!!]ㅋ

 그리고 그때, 벨이 역으로 네크로넬라를 잠식하기 시작합니다. 다행히 벨이 아직 의지를 가지고 저희를 지키려는 것 같았어요ㅠ 벨..!!!ㅠㅁㅠ 그리고 위기감을 느낀 네크로넬라는 외칩니다. 저 인형들을, 저 빌어먹을 인형들을 부숴버려야겠다고요.

 진물처럼 흘러내리는 이야기

 자, 그래서 이번 보스는 어떤 기믹으로 우릴 즐겁게 해줄까ㅎ 하고 있는데 아... 이게 그게 문제가 아니더라고요ㅋㅋㅋㅋ 갑자기 뒤에서 와장창하는 소리와 함께 새빨간 살덩어리들이 쏟아지는데, 묘사로 보아하니 위층에서 본 저희의 더미 육체인 것 같더라고요^^;; 와우, 조금 전까지 저희를 꼬시는 용도로 썼던 더미 육체들이, 보스전을 결정하자마자 좀비 시체마냥 우르르 쏟아지는데ㅋㅋㅋ 지금까지 우릴 속여왔던 가짜 세계가 무너진다...! 하는 느낌이라 두근두근하더라고요ㅎ

 근데 문제는 이게 아닙니다ㅎ 그때 가운데에서 누군가 비척거리며 일어나더라고요^^ 와, 되게... 익숙한 얼굴...ㅎ


 네... 다름 아닌 부서지고 망가진 캄파넬라였습니다^^ㅎ [→ NH UP!] 어, 설마?ㅋ 지금까지 죽은 보스들 전부 좀비 예토 전생해서 싸우는 거야? 아니지? 하면서 조마조마하고 있는데 아니나 다를까 다른 분들도 여기가 그렇게 맛집이라며? 하면서 터벅터벅 오시더군요.................ㅎ 

칼... 로 씨... 
결국 실패한 거냐... 이다ㅡ... 


 벨로 모자라셨던 거군요^ㅁ^ 아아 그러셨던 거군요 [→ NH UP!] 어흑 진짜ㅠ;; 그냥 얘들이 다시 나왔다는 것만으로도 이미 멘탈 대미지 만땅인데, 세 명 다 저희와 싸운 결과로 변한 모습을 포트레이트로 그려와 주셔서... 경악 그 자체였다고 하네요ㅠ 보통 몬스터를 때려죽이는 것만 생각하지, 그 후에 몬스터가 어떻게 변했는지는 잘 구현 안 하잖아요? (특히나 TRPG에서는) 그런데 이건... 저희가 아무 생각 없이 두들겨 팬 고깃조각들이 스멀스멀 일어나는 걸 목격한 기분?ㅎ 

 이게 다른 룰에서는 묘사하기가 좀 난해했을 수도 있는데... 네크로니카는 기본적으로 모든 PC와 ENEMY가 좀비 속성이다 보니, 이 끔찍한 광경이 자연스럽게 묘사돼서 좋았어요. 정말 네크로니카로 보여줄 수 있는 건 다 뽑아먹은 캠페인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리키아랑 이다는 정말 충격적이었어요ㅠ 저희는 완벽하게 해결했다고 생각하고 내려왔는데 오히려 더 개판이 된 현장이라니... 아오!ㅠ 

 잘 마무리했다고 생각한 이야기들이 죄다 터져서 진물처럼 쏟아집니다. 결승전까지 열심히 뛰어왔더니, 발바닥 밑에 커다란 종기가 나 있는 그런 상황인 거죠ㅠ 역시 녹차님의 약어는 NC이며... (하아) 뭐, 물론 종기 따위에 질 저희가 아닙니다.마침내 갈망록의 마지막 전투가 시작됩니다. 


 배틀 페이즈


 캠페인 마지막 전투이니만큼 봐주지 않겠다고 선언하신 녹차님! 언체나처럼 전투 구성이 정말 짜임새 있고 좋았습니다. 거기에 더해 정말 봐주지 않겠다는 각오로 무서운 스킬도 잔뜩 찍어 오셨더라고요^-^;; 우선 승리 조건과 카르마는 다음과 같았습니다.

승리 조건
『캄파넬라를 쓰러뜨린다』

카르마
『1턴이 종료되기 전에 캄파넬라를 쓰러뜨린다』


 저는 턴 제한 전투를 좋아하는 편이라 카르마 보자마자 이거쥐! 하면서 전의를 불살랐어요. 턴 제한 전투는 보통 밸런싱이 잘 되어있더라고요. 플레이어들이 노력하면 적어도 n턴 안에는 보스를 물리칠 수 있다는 전제로 밸런싱을 해야 하니까 아무래도 스펙을 구체적으로 짜게 됩니다.

 전에도 얘기했지만 턴 제한을 서브 미션으로 건 것도 여전히 좋았고요ㅎㅎ 노력하면 1턴 안에 끝낼 수도 있지만 쉽지 않다 < 이 밸런싱이 너무 좋아요. 저 문구 자체가 잘 만든 밸런싱의 전형적인 예시잖아요. (노력하면 ~할 수도 있지만 어렵다) <갈망록>의 전투는 카르마만 봐도 흥분하게 됩니다^/^
 
 자, 그리고 에너미 구성은 이런 느낌이었습니다.

이름 분류 파츠 개수 특징
네크로맨서 보스 28개 버퍼형 보스. 원호를 통해 아군을 돕고 마이너스를 적극적으로 사용합니다.
분열의 폐해 서번트 18개 [감싸다]로 보스를 보호하는 방어 요원입니다.
생명의 유해 호러 12개 [상처 도려내기]나 [악의 싹] 같은 스킬을 이용해 한방을 노립니다.
사랑의 잔해 호러 18개 피돼지에다 [짓이기는 팔]을 이용해 육탄공격을 합니다. [긴 팔] 덕분에 사정 범위도 넓습니다.
자매의 말로 레기온 15마리 플레이어들의 행동을 방해하는 자코들입니다. 정신공격을 주로 사용합니다.


네크로넬라는 무려 (디)버퍼형 보스(!)였어요. 아군은 돕고 적군은 방해하는
디자인인데 이 자체가 되게 네크로맨서 같아서 좋더라고요ㅋㅋ 이런 유형 보스는 엘리트랑 몹을 잘 구성해야 진가를 발휘하던데, 보시면 아시겠지만 엘리트급 3마리에 몹 15마리 조합이라 진짜 적절했습니다.

 사랑의 잔해가 원거리 공격으로 PC들을 공격하는 사이, 생명의 유해는 킬각을 봐서 한방 댐을 날리고, 그 틈에 PC가 보스를 공격하려고 하면 분열의 폐해가 보스를 보호하는 구성이었어요. 보스가 이 셋에게 계속 버프를 넣어주는 건 기본이고요. 엘리트 간의 연계가 잘 되어 있다 보니 한 명 없앴다고 안심할 수 있는 구성이 아니더라고요.

 그리고 단순한 몹에 불과한 자매의 말로들이, 저희가 4화에서 봤던 육체 더미들이라는 것도 진... 짜 좋았고요...ㅠ 개인적으로 이 부분이 가장 좋았습니다. 고작 몹에 불과한 애들까지 이렇게 섬세한 설정이 들어가다뇨... 그것도 어디서 갑자기 그냥 튀어나온 게 아니라, 저희가 4화에서 직접 마주했던 그 더미들이 몹으로 등장하다니... 여기서 내심 정말 감동했었어요ㅠㅠ 그리고 끔찍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5화 자체가 저희가 1~4화를 거치면서 걸어온 모든 발자취를 반영해서 만들어진 에피소드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야기에서야 그렇게 풀 수 있는데, 마지막 배틀 페이즈에 등장하는 몹까지 그런 발자취의 산물로 표현되다니... 이런 디테일을 어떻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습니까...
 
 더 기가 막힌 건 거기서 끝이 아닙니다.  벨과의 친밀도에 따라서 네크로넬라의 스펙이나 전투 AI가 달라집니다. 친밀도가 높을수록 전투 난도가 약간 낮아지고, 낮으면 상당히 가차 없는 전투가 벌어집니다. 돌아보면 중간중간 벨과 관계된 분기가 몇 개 있었는데, 그게 단지 저희를 미치게 하기 위한(?) 복선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파이널 배틀 페이즈의 전투 난도에도 영향을 미치는 요소였던 거죠.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모든 게 다 꼼꼼하게 바느질된 이야기였던 거예요...ㅠㅠ 

 좋아요... 그럼 이제 저희의 마지막 베스트 5를 뽑아보겠습니다. 매번 장면 늘어놓고 어떤 걸 베스트 5로 할까 두근두근하면서 즐거워했는데 이게 마지막이라니 너무 아쉽네요ㅠ 그렇지만 이번에도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환상적인 장면들이ㅋ... 기다리고 있답니다^^ 우린 마지막까지 왜 이럴까ㅋㅋㅋㅋㅋ


1. 사랑의 잔해가 있었는데요 없었습니다


 에너미 구성을 보면서 누굴 먼저 두들겨 팰지 한참 논의가 오갔는데요. 결국 탱커인 사랑의 잔해부터 먼저 노리기로 합니다. 실질 딜러이다 보니 대미지가 걱정되기도 했고요. 그리고... 솔직히 얘가 패는데 정신적 부담이 제일 덜하기도 했고요 (???) (삑ㅡ 루루팡님 발언입니다ㅡ) 포문은 저희의 에이스인 바리가 열었습니다^^ 든든해라...

 근데 대미지가 너무 기가 막히게 들어가더라고요ㅋ 이... 이렇게까지 잘 나올 줄은 몰랐는데^ㅁ^;; 대충 이런 플로우였습니다ㅋ 

액션 파츠 명중판정 대미지
메인 여분의 팔
+ 고기 뱀
10
+ (패시브)1 = 11
(고기 뱀) 3댐 + (건틀렛) 1댐 + (크리티컬) + 1댐 = 5댐
연격 1차 여분의 팔
+ 고기 뱀
9
+ (패시브)1 = 10
(고기 뱀) 3댐 + (건틀렛) 1댐 = 4댐
연격 2차 여분의 팔
+ 고기 뱀
8
+ (패시브)1 = 9
(고기 뱀) 3댐 + (건틀렛) 1댐 = 4댐


 총 13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1턴 첫 차례에 13댐을 넣는 게 말이 되느냐구요^0^)/ (씬남) 이때는 사랑의 잔해의 스펙이 파츠 15개라, 바리가 휘리릭 치고 지나가니 파츠가 딱 2개 남더라고요. 허어... 2개라니...ㅠㅠ 마침 제가 <비트는 힘>이 있는데요^^ (주: <비트는 힘> 원하는 파츠 2개 골라서 파괴).........ㅎ


정신 못 차린 리키아와 이다의 목을 비틀어서 둘로 쪼개줍니다ㅎ  (바리:야 이건 좀 너무했다) (데미안: ? 13댐 날린 분이 할 말은!!) 설마 바리 대미지가 저렇게 잘 나올 줄 누가 알았겠어요^^;; 사랑의 잔해찡이 아무것도 못 해보고 사라지는 걸 본 NC님은 절규하셨습니다만, 이다음의 플레이어는 잘 해주겠지요( ͡° ͜ʖ ͡°) (테플 이후 스펙이 높아졌다는 뜻)


2. 겁나 사이키델릭 같았어


 제가 이번 캠페인에서 사이키델릭으로 플레이를 하긴 했지만, 조사할 때 문이 펑펑 열리는 걸 제외하면(?) 딱히 전투에서 사이키델릭 같은 활약을 보여드리진 못했거든요. 뭔가 사이키델릭한 전투를 해보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번 전투에서 사이키델릭의 위상을 보였다 이거 아닙니까ㅋ.... 조금 무서울 정도로...(...)

 발단은 더미 육체(레기온)들이 데미안에게 정신 공격을 시도할 때였습니다... 이게 결국 저와 같은 모습을 한 육체들이 제게 엉겨 붙어서 정신에 대미지를 주는 그런 장면인 거잖아요? 정말 몹 설정에도 충실한 빌딩ㅠ 이라고 생각했어요
. 상황이 이러하다 보니, 왠지 얘네한테는 죽어도 맞고 싶지가 않더라고요ㅋ 그래서 걍 허세 놓을 겸 어차피 실패할걸? 하면서 비릿하게 웃었는데 진짜 실패하더라고요....(?)

 아, 역시 허세는 부리고 볼 일이다ㅋ 하면서 오늘은 마지막 전투까지 계속 허세 컨셉으로 가야겠군 했거든요^^ 그리고 이번엔 생명의 유해가 그 무시무시한 <상처 도려내기>로 데미안을 공격해옵니다. 예정대로 저는 계속 실패할 텐데?ㅎ 하면서 허세 컨셉질을 했죠.

 근데 얘가 진짜 실패하는 거예요(.......) 심지어 이후에 한 번 더 공격을 했는데, 이것까지 실패합니다. 응...?

아 미친 잠깐만요 무서워요 무섭다고요ㅋ


 기분은 좋았는데 좀 무서운 거예요 갑자기ㅋㅋㅋㅋㅋㅋㅋㅋ  제가 물론 사이키델릭 같은 연출을 하고 싶다고 생각한 건 사실인데요 주사위님 그래도 이렇게까지는...... 너무 장군님(?) 오실 거 같다고여 ㅠ 소금소금후추후추 진짜 웃기고 신기하긴 한데 개인적으로 쫌 무서웠던ㅋ 장면입니다. 


3. 올해 세션에서 들은 가장 충격적인 단어


 뭐, 각오는 하고 있었습니다. 캠페인 마지막 화니까요^^ 녹차님이 그동안 벼르신 것들을 펑펑 터트리시는데ㅋㅋㅋㅋ 아, 정말 짜릿했습니다( ͡° ͜ʖ ͡°) 그중 가장 짜릿했던 장면을 하나 가져왔어요...

 에... 그러니까 바리의 턴이었습니다. 네크로넬라가 날린 사격공격이 11이 나와서(!) 피하지 않으면 바리의 머리가 날아갈 상황이었습니다. 어쩔 수 없이 바리는 보물을 쓰기로 합니다. 지난 화에서 받았던 이거요.


 어차피 마지막 화이기도 하고, 이번에 안 쓰면 영영 쓸 일도 없을 테니 과감하게 써버리기로 합니다! 그런데... 바리가 왠지 망설이더라고요....ㅎ 오이오이? 설마 정든 거냐며ㅋㅋㅋ 옆에서 낄낄거리고 있었는데, 갑자기 녹차님이 ^^ 캄파넬라의 소체가 멋대로 움직여서 대신 공격을 맞아주는 연출을 하시는 거예요.........


 상황을 깨달았을 땐, 이미 캄파넬라가 바닥에 널브러진 상태였습니다... 어............... 괜찮아! 인형이니까 전투 끝나고
꿰매면 돼! 하면서 소체를 챙기려고 하는데 녹차님이 한 마디 던지시더라고요.

 

 녹차님 : 캄파넬라는 파사삭하고 사라졌습니다.

 

 


 전 파사삭이 이렇게 강력한 단어인 줄 몰랐습니다... 찢어진 거야 고치면 되지만 이건 정말...  섬유 한 올도 남기지 않고 홀라당 타버린... 아... 아아... (이걸 어떻게 파사삭 하나로 표현하셨는지) 올해의 티알 단어를 하나만 뽑으라면 파사삭입니다ㅋㅋㅋ... 저 선언을 들었을 때의 충격은 정말 잊을 수 없거든요^^ 

 가뜩이나 바리는 캄파넬라와 네크로넬라의 자매라는 설정이라,,, 더욱 보기가 고통스러웠다고 합니다,,,ㅎ 바리가 평소처럼 망설임 없이 캄파넬라를 내던진 거면 모르겠어요. 우리 애... 마지막에 쓸까 말까 망설였다고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네... 제가 언젠가 녹차님이랑 세션 하게 되면 이 단어를 쓰고 말 것입니다... 파 사 삭


4. 원무곡, 아아 이것 말인가?


 하지만 멘탈이 파사삭된 상황에서도 저희는 최선을 다해 싸웠습니다ㅠ_ㅠ 캄파넬라의 죽음을 헛된 것으로 만들지 않기 위해서라도! 보란 듯이 승리해서 NC에게 적장의 머리를 들어 보이기 위해서라도요ㅋ

 근데 괜히 막보스가 아니더라고요... 일단 원호 때문에 고코스트 스킬이 펑펑 들어오고, 몹들의 파츠도 계속 복구되니 저희도 사력을 다해서 가능한 한 풀댐을 넣어야 하는 상황이었어요. 턴 제한이 있다 보니 그리 여유롭지도 않았고요. 그야말로 네크로넬라가 저희를 완전해체하고 싶어서 안달이 난 상황이었어요.

 그리고 1턴 종료까지 얼마 남지 않았을 때, 네크로넬라가 래피드로 <원무곡>을 날립니다. 이 스킬이 뭐냐하면...

원무곡 : 턴 종료까지 자신을 대상으로 한 모든 공격판정 주사위 눈 -1.(전체공격은 자신을 향한 것만 -1.) 효과는 같은 턴에 여러 번 중복되지 않는다.


설명만 봐도 미간이 딱 좁혀지지 않나요ㅎ 네크로니카는 판정에 1, 2 차이가 엄청난 영향을 준단 말이에요ㅠ 카르마를 따내려면 가능한 한 빨리 네크로넬라를 잡아야 하는 상황인데, 심지어 이거 뭐... 막지도 못해요ㅠ 방해도 탈탈 털어서 손 놓고 지켜봐야만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때...

간 파


 세상에 바리가 이걸 간파로 빼버리는 거예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간파가 있는 건 알고 있었는데... 어떻게 항상 쓰는 타이밍이 이렇게 기가 막힌 지 모르겠어요ㅠㅠㅠ 진짜 아, 할 수 있는 게 없다... 손 쓸 도리가 없다... 이렇게 생각할 때 간파 이 한 마디 탁 던지시는데 이게 진짜ㅠㅁㅠㅠㅠ ㅁ ㅠ ㅁㅁ ㅠ ㅁㅁ ㅠㅠㅠ ㅁ  뮤 ㅠ

 와... 저는 간파가 이렇게 멋있는 스킬인 줄 이번 캠페인 하면서 깨달았어요. 그리고 어느 타이밍에 쓰는 게 가장 효과적인지도 배웠고요. 네크로니카 하면서 여러 번 비명을 질렀지만, 실제로 육성 비명이 나오는 건 항상 간파가 터지는 타이밍이더라고요ㅋ 마지막 화에서도 멋진 간파 활용법을 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ㅠㅠㅠ 

 네크로니카를 하신다고요? 코트를 고르셨다고요? 간파를 찍으십시오. 당신은 파티의 영웅이 될 것입니다...


5. 광기와 자폭이 교차하는 절체절명의 순간


 서포터 보스의 문제는, 잡졸이 모두 처리된 후에는 전력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거예요. 실질적인 탱킹과 딜링은 잡졸들이 모두 맡아서 진행하니 보스만 덜렁 남으면 아무래도 그때부턴 좀 맥빠질 정도로 쉬운 전투가 됩니다. 

 이걸 해결하려고 보통 두 가지 방법을 쓰는 거 같은데, 보스의 처리를 승리 조건으로 잡거나 / 보스에게 2단 변신을 시키는 거예요. 그리고 이 전투에서는 그 두 가지 기믹을 전부(!) 사용합니다. 승리 조건은 얘기했으니 2단 변신(?) 쪽을 보죠.

 전황은 점점 더 저희에게 유리하게 흘러갑니다. 당황한 네크로넬라는 펌블을 띄워서 자해댐까지 맞기에 이르고요. 그리고 네크로넬라는 자신이 망가진 게 분명하다며 자학하기 시작합니다. (펌블 자해댐을 이렇게 연결해서 연출하신 것도 진짜...) 바리는 그래도 자매라고, 어떻게든 네크로넬라를 위로해보려고 했어요. 그 작은 희망으로도 지금까지 버텨왔으니 앞으로도 할 수 있을 거라고요. 포기하지 말라고요.

 하지만 믿었던 벨이 실패했다는 걸 안 순간부터 이미 네크로넬라의 마음은 차갑게 얼어가고 있었습니다. 모든 것을 놔버린 네크로넬라는 자폭 단추를 누릅니다. 오마이갓...ㅋ 이제 정리만 하면 되는 줄 알았는데ㅎㅎㅎㅎㅎㅎㅎㅎ

이걸 위한 희생이었나


 하지만 정말 이런 결말로 네크로넬라는 괜찮을 걸까요... 희망의 씨앗 한 톨을 찾기 위해 수없이 많은 인형과 벨과 자매들을 폐기하며 버텨왔던 그 지난한 나날을, 이렇게 날려버려도 괜찮은 걸까요? 저희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네크로넬라를 막기 위해, 그녀를 확실히 끝장내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이때부터...ㅋㅋㅋㅋ 저희도 펌블이 심심치 않게 나오는 거예요ㅋㅋㅋㅋㅋㅋ 특히 멜리네는 광기 넉넉하다며 자신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시작된 펌블의 향연^^에 당황... 메타적으로 슷님이 아마 밑에 가면 연인 만날 수 있다고 해서 왔는데, 그렇기는커녕 네크노넬라가 뒤지겠다고 자폭 버튼 눌러서 빡친 거 아니냐고 해주셔서 납득(?)했습니다만ㅋ 사실 광기점을 소중하게 생각하지 않았던 저희에게 다이스갓이 처벌을 내리신 게 아닌가 하고 있습니다...ㅎ

 결국 막타는 바리가 치기로 합니다. 자매간의 장면으로 끝내는 것도 좋아 보였거든요. 좋아, 수정 싸대기를... 하면서 손을 풀고 있는데 어? 머리가 없더라고요ㅋ 하필 남아있는 게 몸통뿐이라 등짝을 패기로 했습니다. < 이 흐름도 웃겨요ㅁㅊㅋㅋㅋ 싸대기는 좀 진지한 느낌? 이라도 있지, 등짝은 진짜 '야 이것아 정신 차려!'하는 느낌이라ㅋㅋㅋㅋㅋㅋ

 아무튼, 간신히 마지막 남은 수복 디바이스를 파괴하고 네크로넬라의 자폭을 멈춥니다. 2단 변신(=자폭 기믹)으로 마지막까지 긴장감을 유지한 것도 좋았고, 그 와중에 펌블이 펑펑 터져서 상황이 더 긴박해지는 것도 좋았고, 막타를 바리가 등짝을 패서 날린 것도 좋았던 장면이었어요^^)9 제목 그대로 광기와 절망이 교차하는 정체 절명의 순간이었습니다ㅎ


 엔딩 페이즈


  우주선의 전원을 무사히 복구한 뒤, 인형들은 벨을 찾으러 갑니다. 하지만 벨은 이미 네크로넬라와 한 몸이 되어 있었어요... 그리고 네크로넬라는 저희를 저주합니다. 자기는 모든 걸 다 잃었는데 왜 너희만 행복하냐면서요. (바리 : 우리도 그렇게 행복하지 않았어

 뭐... 돌아보면 즐거운 여행이었죠. 파사삭ㅋ이긴 해도 계속 앞으로 나아가긴 했으니까요. 하지만 네크로넬라에겐 미래가 없었습니다. 막다른 골목에서 애먼 계란만 벽에 던지는 격이었죠. 네크로넬라의 절망도 이해가 갑니다. 벨의 메모리 손상으로 그 절망은 확정이 됐고요.

 그런데 어땠을까요? 벨은 정말로 고향으로 돌아갈 정보를 찾았을까요?

 메모리가 날아간 지금에서야 알 수 없지만, 현재까지 나온 정보를 토대로 추측해볼 수는 있을 것 같아요. 저는 벨이 고향으로 돌아갈 정보를 찾아냈었다고 생각합니다. 벨의 진상에 대한 제 추리를 피로해볼게요.

 벨의 진상

 우선 벨의 메모리칩이 손상된 원인에 대해서 다시 짚어보죠.

 기계의 노후화, 메모리칩의 한계...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가장 결정적인 사건은 역시 3화에서의 침수 사고라고 생각합니다. 그때는 우연한 사건이라고 생각했지만, 상황이 이렇게 되니 벨이 일부러 그랬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벨은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데이터를 수집하는 로봇이었잖아요? 바다든, 산이든, 사막이든 가리지 않고 돌아다니도록 만들어졌을 거예요. 방수 기능도 당연히 있었을 겁니다. 그런데도 벨은 3화에서 침수로 인해 피해를 입었죠. 방수 기능이 망가졌던 걸까요? 아니면 스스로 방수 기능을 해제했던 걸까요?


 만약, 방수 기능이 고장 났다면 벨은 물에 들어가지 않으려고 했을 거예요. 벨이라면 그 정도는 충분히 판단할 수 있었을 테니까요. 하지만 벨은 저희를 따라 바다로 들어왔습니다. 저는 벨이 일부러 그랬다고 생각해요. 자신이 가진 정보를 없애기 위해 하드웨어로서 자살을 시도한 거죠. 

 방수 기능만이 아니라 판단 기능까지 망가졌을 가능성도 있긴 합니다. 하지만 그렇게 생각해도 이상한 게, 만약 제가 개발자였다면 벨의 판단 기능이 망가졌을 때, 모든 동작이 멈추게 했을 것 같거든요.

 만약 벨 개체가 중요한 정보를 습득했다고 해보자고요. 판단 기능이 망가져도 계속 움직일 수 있다면, 우주선으로 돌아오는 길목에서 위험한 장소 ㅡ 바닷속이나 산기슭, 굴속 ㅡ 를 지나쳐도 멈추지 않았을 거예요. 그럼 기껏 얻은 정보가 훼손될 가능성이 높죠. 그럴 바엔 차라리 판단 기능이 정지한 시점에서 멈추게 하는 게, 나중에 기계를 안전하게 회수할 가능성이 클 거예요. 

 그럼 벨이 왜 하드웨어의 자살을 선택했느냐는 문제가 남는데요. 저는 벨이 고향으로 돌아가는 것을 포기하고 이곳에 남기로 했다고 생각합니다. 아마 벨은 눈치채고 있었던 것 같아요. 캄파넬라들이 사랑하는 '주인'라는 자가 어떤 존재인지를요.


 이렇게 외진 행성에 버려져 오랫동안 연락이 두절되었음에도, 주인은 단 한 번도 캄파넬라 일행을 찾으러 오지 않았습니다. 네크로넬라가 벨 개체를 소모품처럼 사용하듯, 주인도 캄파넬라를 소모품으로 생각했던 거예요. 그렇다면 그들에게 돌아가는 게 과연 옳은 일일까요? 벨의 마지막을 생각해보면 답은 확실합니다. 캄파넬라 또한 필요한 부분만 채집되고 버려졌을 거예요. 벨은 그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던 겁니다.

 그리고 벨은 데미안, 멜리네, 바리를 만났습니다. 캄파넬라처럼 덧없는 희망을 찾아 살고 있는 인형들이지만 활기차게 살아가고 있었어요. 벨은 생각했을 겁니다. 억지로 주인에게 돌아가기보다 이곳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게 더 행복할 수도 있겠다고요. 

 그래서 벨은 스스로 방수 기능을 끄고 바다에 몸을 던져 넣은 게 아닐까요? 이 별의 생태계를 모사한 바다에 뛰어드는 행위가, 제겐 마치 이 별에서 살아가고 싶다는 벨의 의지처럼 보이기도 하더라고요. 그리고 저희는 벨의 그런 소망을 들어주고 싶었습니다.

 처음부터 이런 거론 닿지 않는다는 거 알고 있었어

 5화를 플레이하면서 줄곧 이 노래가 머릿속을 맴돌았는데요. 워낙 좋아하는 노래라 한번 싣어봅니다. sasakure.uk라는 작곡가의 <For Campanella>라는 노래입니다. 

 


 좋아하던 소년이 죽은 뒤, 그를 만나기 위해 우주로 떠난 소녀의 이야기를 다룬 곡입니다. 캄파넬라라는 소재가 겹치는 데다 상황도 비슷해서 계속 생각이 나더라고요. 아마 결말도 비슷하겠죠. 힘겹게 도달한 우주에서도 결국 소년을 만날 수 없었던 것처럼, 네크로넬라도 결국 신과는 다시 만날 수 없었을 거예요.

 그럼 이제 네크로넬라가 할 수 있는 게 뭘까요? 자폭 장치가 망가진 바람에 이제 마음대로 죽을 수도 없습니다. 어떻게든 네크로넬라에게 새로운 희망을 찾아줘야 할 것 같더라고요. 열심히 머리를 굴리고 있는데, 그때 멜리네가 네크로넬라에게 말합니다. 찾아야 하는 게 있으면 네가 직접 찾으면 되지 않겠냐고요. 혹시 혼자 있는 게 무서우면 같이 가주겠다고 합니다. 

 네크로넬라는 진심이냐며 어처구니없어합니다. (하지만 사실 기쁘지?) 다른 누구도 아닌 자신에게 손을 내민다는 게 믿기지 않았던 모양이에요. 하지만 멜리네는 벨의 의식이 조금이라도 남아있다면, 넌 여전히 내 친구라고 합니다. 초반에 전시실에서 벨이랑 꽁냥대던 거 보고 너네 사귀냐면서 놀렸었는데 그게 엔딩에서 이렇게 돌아오다니ㅠ 이 장면 좋았어요...

 그리고 멜리네의 이야기를 듣고 네크로넬라의 안에 남아있었던 벨이 눈을 뜬 듯합니다. 네크로넬라는 구석에 있었던 캄파넬라의 예비 육체를 다시 일으켜 세웁니다. 그녀는 당연히 우리가 알던 그 캄파넬라였어요.

 "안녕하세요, 여러분. 다시 만나서 반가워요."

 이 대사 듣는데 어찌나 짠하던지....ㅠㅠㅠ 바리가 바로 너냐? (추리 TRPG) 드립을 쳐줘서 간신히 다시 웃게 되긴 했는뎈ㅋㅋㅋㅋㅋㅋ 벨이 저희를 처음 만났을 때 했던 대사랑 겹치기도 하고, 이 차가운 세계에서 유일하게 저희를 아껴줬던 게 캄파넬라인 만큼 다시 만나니 너무 좋았어요. 네크로넬라는 캄파넬라에게 물어볼 게 있어서 부활시켰을 뿐이라며 앞으로 어떻게 할지 논의하기로 합니다. 아무래도... 저희가 이 저주받은 자매들을 구한 모양입니다...ㅠㅠ

 아마 네크로넬라도 다시 돌아갈 수 없다는 걸 은연중에 알고 있었을 거예요. 다만, 이곳에서 살아갈 확실한 이유가 필요했던 거겠죠. 이제 자폭 스위치도 없고 자료를 모아줄 벨도 없으니 방법이 없습니다. 우리와 함께 이곳에서 살아가는 수밖에요. :)

 바로, 지금, 여기  

 저희는 우주로 나가는 것을 포기합니다. 대신 우주선을 개조해서 지상을 돌아다닐 수 있게 만들기로 해요. 그리고 이 별을 원래의 모습으로 되돌리기로 합니다. 이 우주선에 축적된 테라포밍의 기술이라면 충분히 가능하겠죠. 그렇게 저희가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을 만들기로 해요. 

갈망록과 움직이는 성;_;...


 위대한 주인은 캄파넬라들에게 '가치 있는 별'을 찾으라고 했었죠. 그런데 가치 있는 별이 대체 뭔가요? 어떤 별은 가치가 있는 거고, 어떤 별은 가치가 없는 걸까요? 위대한 주인은 그런 기준을 캄파넬라들에게 가르쳐주지 않았습니다. 캄파넬라들은 자신들이 무엇을 찾는지도 모르고 우주를 헤매고 있었던 거예요. 돌아보니 무작위로 모아놨던 그 전시품들도 가치가 무엇인지 알기 위한 몸부림의 결과가 아니었나 싶더라고요. 

 이때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한 번 죽었던 이 별을 다시 되살리면, 그땐 이 별을 가치있는 별이라고 부를 수 있지 않을까 하고요. 그땐 저희가 신을 찾아가는 게 아니라 신이 우리를 직접 찾아오지 않을까 하고요.

 <갈망록> 캠페인의 모든 인물들은 자신이 갈망하는 것을 위해 부단히 발버둥 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결국 그들 중 자신이 원하는 걸 손에 넣은 이들은 하나도 없었어요. 갈망의 결과는 더 큰 갈망일 뿐이었죠. 애초에 손에 넣을 수 없다는 걸 알기 때문에 갈망하는 거니까요. 


 그래서 저희는 갈망하기를 포기하고 스스로 씨앗을 심기로 합니다. 얻을 수 없는 것을 안타까워하기보다 지금 눈앞에 있는 것을 사랑하기로 해요. 혹시 모르잖아요? 꽃밭이 복구되면 멜리네의 연인이 찾아올 지도요. 그리고 신이 정말로 이 별의 부활을 흡족해하실지도요. 새로운 희망을 품고 인형들은 흙냄새를 한껏 들이킵니다.

 하지만 나름대로 답을 찾은 데미안과 멜리네와는 달리, 바리는 자신이 들었던 노래를 찾지 못한 상태였어요. 그래서 가만히 머리를 굴려보는데, 5화를 처음 시작할 때 들었던 내레이션이 떠오르는 거예요.

자신의 언니가 머리를 땋아주며, 소소한 일상을 이야기하던 그 기억.
몇 번이고 몇 번이고 수없이 되풀이해서 작은 움직임조차 외웠지만...그래도 그리운 기억.


 아... 이거구나 싶었습니다. 바리가 들었던 노래는 전쟁터의 노래가 아니었던 거예요. 데미안은 칼로에게 받았던 리본을 바리에게 건넵니다. 그리고 캄파넬라의 머리를 땋아보라고 해요. 그럼 이번에야말로 기억해낼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동생의 머리를 땋아주면서 불렀던 추억의 노래를요. 

 그리고 마지막 감정판정에 성공한 바리는, 마침내 잊었던 노래를 다시 떠올립니다.
그 노래는 캄파넬라 종족의 노래였습니다. 귀환을 바라는 고향 사람들의 마음이 담긴 노래였어요. 우주를 헤매는 동안, 바리의 자매들은 언젠가 다시 고향으로 돌아가길 바라며 줄곧 그 노래를 불러왔던 겁니다. 그렇게 바리의 노래를 마지막으로 캠페인이 막을 내려요.

 


 갈망으로 시작해 용기로 끝난 아름다운 이야기였습니다. 4화까지만 해도 내심 이거 비극으로 끝날 수도 있겠다 하면서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오히려 눈이 부셔서 이게 뭐지 싶을 정도로 아름다운 결말이었어요. 긴 시간 동안 함께 해준 인형들에게, 그리고 이 모든 과정을 지켜봐 주신 녹차파우더님께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정말 최고의 캠페인이었어요.

 OMAKE

 안 적으려고 했는데 마지막이니까....(...) 그... 바리가 노래를 기억한 것까진 좋았는데, 고향의 노래니 귀환의 노래니 하다 보니 무슨... 트로트 같은 거예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안 그래도 바리 한국인이라는 설정이라 갑자기 테이블 위에 애향가가 소환되었다고 합니다^^ 아니 미친 이런 멋진 엔딩에 스탭롤 곡이 나훈아라뇨ㅅㅂ 너무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안녕, 인형들아

 드디어 <갈망록> 캠페인 후기를 마무리합니다. 마음 한 쪽에 늘 <갈망록> 캠페인 후기 어서 마무리해야지 하는 생각만 있다가 드디어 이렇게 완성하게 돼서 기분이 좋습니다^^ 캠페인 후기는 마무리할 때마다 쓸쓸하면서도 짜릿해요. 놓치고 싶지 않았던 순간들을 모두 기록할 수 있어 만족스럽습니다. 

 더군다나 <갈망록> 캠페인은 TRPG에 복귀한 이후 처음 시작한
장편캠이었거든요. 쉬는 동안 가장 그리웠던 룰이 네크로니카인 만큼, 그리고 좋은 분들과 마지막까지 꽉 채워서 즐긴 캠페인인 만큼 오랫동안 마음에 남을 것 같아요. 엔딩까지도 너무나 완벽했기 때문에 미련 없이 보내줄 수 있을 것같아요ㅠ_ㅠ 행복했습니다.

 언젠가 네크로니카 캠페인을 돌리게 된다면 <갈망록>을 꼭 돌려보고 싶어요. 사실 계획도 있긴 하고요(?) 다들 어떤 인형을 데려오실지, 그리고 이 캠페인에서 접하게 되는 인물이나 이야기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최종적으로 어떤 결론을 내리실지 궁금합니다. 끔찍한 배드 엔딩도 은은한 해피 엔딩도 가능한 이야기거든요. 저와 함께하게 되실 플레이어분들도 미리 응원해둡니다^^)9

 갈망으로 시작해 용기로 끝난 인형들의 이야기처럼, 저희의 삶도 끝은 늘 좋은 이야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정말 멋진 이야기였어요.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D


 드디어 쓰는 마침표 레터!

 녹차파우더님
: 장장 4개월 동안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후기 쓰면서 녹본 듣는데 감회가 남다르더라고요. 오프 진짜 즐거웠는데 싶으면서도, 우리가 이런 이야기를 만들었구나 싶어서 감동적이더란... 매 세션마다 멋진 전투 디자인과 가슴을 쥐어짜는 이야기로 캠페인을 이끌어주셔서 정말 감사했어요 ;ㅅ; 오랜만에 하는 장편캠이니 만큼 후기 열심히 써서 꼭 5편까지 다 안겨드리자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드릴 수 있게 돼서 저도 소정의 목적을 다했네요ㅎㅎ 준비해주신 노고에 정말 조금이라도 힘이 되었으면 합니다/ㅅ/  녹차님 덕분에 네크로니카를 접하고, 즐기고, 사랑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앞으로도 다양한 룰은 접하겠지만 네크로니카는 언제나 제 마음속 베스트 3에 들어가는 룰일 것이고 기회가 될 때마다 계속 즐기려고 합니다ㅎㅎ 약속드린 <흑백유희>도 꼭 열어드릴 거고, 나중에 여실 캠페인에도 꼭 들어갈 거니까요ㅎ(???) 녹차님의 티알생에 평온함과 짜릿함만 있으시길 늘 응원할게요.

 루루팡님 : 이제 바리를 못 본다니 정말 믿기지 않네요ㅠ 루루팡님 덕분에 세션 내내 웃고 감탄할 수 있었어요ㅋㅋ 어드벤처 파트에서는 사정없이 웃겨주고, 전투 파트에서도 사정없이 웃겨주고(?) 동시에 매번 높은 전투 이해도로 멋진 전투를 보여주셨죠. 정말 감사합니다ㅎㅎ 전투 잘하는 루루팡님 정말 짱이에욬ㅋㅋ 가끔 보면 한 번에 세 수 넘게 보시는 게 아닌가 싶어요. 도대체 어떻게 하면 전투를 그렇게 잘하시는 건지ㅠ 다음에 밥 사드리면서 비결 좀 알아가야겠습니다(?) 길다면 긴 5세션이었는데 항상 좋은 텐션으로 열심히 임해주시는 루루팡님 덕분에 긴 줄도 모르고 후루룩 지나간 것 같아요ㅋㅋ 어떤 세션이든 루루팡님 오시면 활기가 생겨서 늘 의지가 됩니다ㅠㅁㅠ 더군다나 네크로니카잖아요? 함께 입문했던 그 네크로니카라고요!ㅎㅎ 앞으로도 네크로니카 할 때마다 루루팡님하고 함께 하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어요ㅋㅋㅋ< 또 기회가 되면 함께 인형 놀이해요^/^ 즐거웠어요!

 스테아님
: 캠페인 초대에 흔쾌히 응해주시고,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멋진 플레이를 보여주신 스테아님 정말 감사합니다ㅠㅠ 스테아님이 멜리네의 개성을 일관성 있게 표현해주신 덕분에 어드벤처 파트마다 저희도 알피의 방향성이 생겼던 것 같아요ㅎㅎ 멜리네가 연인아 어딨니~ 하면 데미안이 없다니까요! 하면서 츳코미 걸고 바리가 그만해라 너희들 하면서 훈수 놓고 하는 식으로 흐름이 착착착 이어지던 게 너무 재미있었습니다ㅋ 한편으론 멜리네의 꿈(!)이 과연 이뤄질 수 있을까 하면서 되게 설레는 마음으로 지켜봤는데 이야기가 이렇게 마무리될 수 있어서 너무 좋았고요...ㅠㅠ 개인적으로 멜리네의 정착으로 이 캠페인이 완성된 느낌이었어요ㅎㅎ 어떤 상황이든, 어떤 플레이든 늘 유연하게 대처해주시는 스테아님/ㅅ// 모시면 좋을 줄 알았지만, 정말 좋았습니다ㅋㅋㅋ 함께 캠페인 할 수 있어서 영광이었습니다ㅎㅎ 또 뵙고 싶어요! 앞으로도 스테아님 티알 라이프 응원할게요:D
 

 부록 : NH POINT 결산^_^


 
캠페인 마지막 후기인데 여기서 끝낼 거라고 생각하셨습니까?ㅋ 제가 그동안 열심히 누적해온 녹차 헤이트(NH) 포인트 결산입니다^_^ 녹차님이 얼마나 사악한 분이셨는지 한 눈에 보여드립죠. 

▼ 스포일러 포함 결산

더보기

 

에피소드 내용 포인트 현황 누적 포인트
1화 : 갈증 언더테일 브금을 틀어? 1 UP 1
1화 : 갈증 근데 잿빛 배경이랑 브금이랑 너무 잘 어울리네ㅋ 1 UP 2
1화 : 갈증 젠장 신의 손자국 설화 너무 좋아ㅋ 1 DOWN 1
1화 : 갈증 좀비가 15마리나 올라와? 심지어 하트 토큰으로? 1 UP 2
1화 : 갈증 BELL 전투에 참전 안시킨다고 하셨는데 올라왔어!ㅋㅋ 1 UP 3
2화 : 갈애 이다의 공격을 BELL이 대신 몸을 날려서 막게해?! 1 UP 4
3화 : 갈급 BELL 우리 따라서 바다 속으로 들어오는 바람에 고장났어ㅎㅎㅎ 1 UP 5
3화 : 갈급 데미안 두뇌ㅋ 오염된 미카엘 두뇌였음ㅋㅋㅋㅋ 신 없음ㅋㅋㅋㅋ 5 UP 10
4화 : 갈구 3화 생각하니 갑자기 또 빡쳐(???) 1 UP 11
4화 : 갈구 BELL이 우릴 소중하다고 했어........... 1 UP 12
4화 : 갈구 BELL이 우리가 진짜든 가짜든 중요하지 않다고 했어ㅠㅠㅠㅠㅠ 1 UP 13
4화 : 갈구 BELL은 백화점부터 함께 해온 우리가 진짜 친구라고 했어....... 1 UP 14
4화 : 갈구 3화에서 BELL 망가진 거ㅎㅎㅎ 엄청 심각한 거였어ㅎㅎㅎㅎ 1 UP 15
4화 : 갈구 캄파넬라가... 인간이 될 수 있게 해준대... 1 UP 16
4화 : 갈구 캄파넬라가 멜리네한테 연인 돌려준다고 유혹해ㅎㅎㅎㅎ 1 UP 17
4화 : 갈구 BELL이 우리가 하고 싶은 대로 따라준대ㅠㅠㅠㅠㅠ 1 UP 18
4화 : 갈구 캄파넬라 갑자기 이상해지면서 네크로넬라가 들어왔어..... 1 UP 19
4화 : 갈구 바리 펌블 6번 연속으로 했어 (녹차님 : ? 이걸 왜 나한테 따져) 1 UP 20
4화 : 갈구 전투 내내 망하더니 엔딩 페이즈에서 주사위 겁나 잘나와ㅎㅎㅎ (녹차님: ?) 1 UP 21
4화 : 갈구 BELL 두고 가려고 했는데 우리랑 함께 한대...ㅠㅠㅠㅠㅠ 1 UP 22
5화 : 갈망 BELL이 자꾸 우릴 지킬거래 ^^ 1 UP 23
5화 : 갈망 우리 때문에 네크로넬라의 희망이 사라졌대... 1 UP 24
5화 : 갈망 4화에서 망가진 줄 알았던 캄파넬라가 다시 왔어ㅎ 1 UP 25
5화 : 갈망 이다랑 칼로까지 다시 왔어ㅋㅋㅋㅋㅋㅋㅋㅋ 1 UP 26


총 26 포인트!^^ 모아놓고 보니 괜히 뿌듯하네요:D 히히 그럼 진짜 수고 많으셨습니다ㅋㅋㅋ 즐거웠어요>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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