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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 후기/마기카로기아

뉴욕 3부작 (우중살인/무중재림/몽중해후)

by 에이밍 2018. 3. 4.

뉴욕 3부작 (우중살인/무중재림/몽중해후)

: 마기카로기아

 

마스터

광어님 (@ThousandIllutio)


플레이어

에이미 (@ehrtlr)

루루팡님 (@wishpotion)

녹차파우더님 (@melisi012)


 

 뉴욕. 이 곳은 온갖 소리로 이루어져있다.

 

 잔잔한 클래식 피아노 연주와 담뱃재 타는 소리.

 갑자기 터져 나오는 총격음과 도망치는 범죄자의 웃음.

 그리고 허름한 극장에서 들리는 조심스러운 탄식까지.


 모든 것들이 목청껏 소리 질러 불협화음을 낸다.

 힘껏 외치다보면 언젠가 화음이 될 거라고 믿는 것처럼.


 나는 잠시 침묵하고 주위를 둘러 본다.

 어쩌면 나처럼 소리를 내는 것을 포기한 사람이 있을지도 모른다.

 

 주위는 여전히 소란스럽고 나와 눈을 맞추는 사람은 없었다.

 피아노 소리만 오롯하게 들릴 뿐.


 ....


 피아노인가.



 뉴욕 3부작을 모두 마무리한 기념으로 쓰는 리뷰입니다. 짝짝짝. 근 두달간 수고하셨습니다! 아직 외전이 남아있긴 하지만 외전은 별도의 리뷰에서 다루도록 하죠. 일단 뉴욕 3부작입니다. 늘 후기 쓸 때마다 하는 생각이지만 마찬가지로 이 시날도 제 후기를 통해 조금이나마 알려졌으면 하네요. 특히나 마기로기 입문자분들께 추천하고 싶은 시나리오입니다.


 뉴욕 3부작이라고 함은, 제목이 '뉴욕 3부작'이라는 뜻이 아니라 '우중살인', '무중재림', '몽중해후' 세 편의 시나리오를 망라한 캠페인이라는 뜻입니다. 여기에 외전으로 '선상극단'과 '폭주특급' 2편이 있고 이 모든 시나리오가 초고퀄리티의 일러스트와 함께 허상서가에 실려 있습니다..! 혹시나 책을 구입하신 분들은 필견해주시고 안타깝게도 구입하지 못하신 분들은 주변에 가진 분들을 찔러서 꼭 플레이해보시길 추천드려요!


 시나리오가 3개나 되기 때문에 각각의 내용을 요약하기는 어렵지만 도입부와 전체적인 개요는 다음과 같습니다.


 때는 1930년대. 낭만과 위험, 삶과 죽음이 맞닿아 음산한 활기를 띠던 그 시절의 뉴욕이 배경입니다. 갑자기 이상한 일이 일어나도 그다지 이상하지 않을 것 같은 시대였죠. 그러던 어느 날 단장이 사람들 속에 모습을 숨기고 뉴욕을 활보하고 있다는 정보가 포탈에 전해집니다. 포탈은 뉴욕에서 거주 중인 3명의 마법사를 부르고, 플레이어들은 분과회를 결성하여 금서를 추적하기로 합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이 사건에 평범하지 않은 인물이 끼어있다는 걸 알게 되는데요... 


 느와르 좋아하시나요? 범죄의 장막이 드리워진 뒷골목 카페의 풍경은요? 1930년대에 활동한 다양한 직종의 인간 군상은? 이런 요소에 꽂히신다면 뉴욕 3부작은 좋은 선택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시나리오 자체가 시/공간감을 매력적으로 다루고 있고, 개성 넘치는 다양한 인물을 세계관의 일부로서 적절하게 활용하고 있거든요. 사실 시나리오나 세션을 고를 때는 룰의 완성도 만큼이나 테마도 엄청나게 중요하기 때문에 저런 요소에 끌리는 분들은 다른 시나리오보다 이 시리즈로 먼저 입문하시길 추천합니다!


 테마가 별로 취향이 아니라고 해도 해볼만한 시나리오인 게, 기본적으로 캠페인으로서 즐기기에 부족함이 없게끔 만들어져 있기 때문이에요. 즉, '마기로기로 캠페인을 해보고 싶다!'하시는 분들에게도 추천할 만한 시나리오입니다. 마기로기는 캠페인 형태로 진행하는 게 재미있고 캐릭터가 성장하여 NPC와 깊은 관계를 맺게 될 수록 몰입도가 높아집니다. 전투 시스템이 워낙 완성도 있게 잘 만들어져서 그렇지 사실 마기로기는 서사성이 꽤 강한 룰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전투적으로도 4계제쯤 성장해야 진짜 재미를 느낄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면 한 번쯤은 캠페인으로 꼭 돌려보시길 추천드립니다. 


 하지만 마기로기에 캠페인 없잖아요ㅠ 기존 시날들 그냥 단편이나 옴니버스 식으로 엮어서 하는 게 전부잖아요ㅠ... 그러니까 이 캠페인 시나리오가 소중한 겁니다! 사실상 허상서가에 실린 유일한 캠페인 시나리오이기도 하고, 세계관/캐릭터의 충돌이나 다소 억지스러운 전개 없이 처음부터 끝까지 3편의 시나리오를 유기적으로 즐길 수 있는 세트이기도 하거든요. 게다가 3계제부터 시작할 수 있으니 입문하시는 분들에겐 더할나위 없는 선택이라고 생각해요.


 나는 입문자다! 마기로기를 한 번 해보고 싶다! 마기로기의 매력이 뭔지 알고 싶다! 


 하시는 분들은 뉴욕 3부작으로 마기로기에 입문하신 후 파란색 연구까지 이어서 하시면 최고의 입문 코스를 경험할 수 있다고 봅니다^^ (파란색... 연구...*) 


 홍보는 이쯤하고 세션 내용에 대해서도 얘기해보겠습니다. (__)


 저는 코우 팽이라는 외전/포탈 조합의 중국계 미국인 뮤지컬 배우를 가지고 뉴욕에 뛰어들었습니다. 스킬트리 고자인 제가 만든 캐릭터치고는 어쩌다 나온 강캐;라서 매 세션마다 최소 5 이상의 대미지를 펑펑 터트리는 재미로 플레이 했습니다. 대미지 잘 나오니 재밌네요ㅋ (잘 싸우는 맛을 알아버림) 외모는 흑의 계약자에 등장하는 리센슌 씨 같은 비주얼을 생각했는데 생각해보니 내가 잠깐 리센슌 씨를 좋아했군 ㅡㅡ; 하면서 애정이 더 붙어버린(..) 신묘한 케이스였습니다. 뉴욕 3부작에서 활약할 캐릭터라서 배경이나 설정도 뉴욕에 어울리게끔 만들었는데 세션에 맞춰 캐메를 하니 이게 또 몰입감이 있어서 좋았네요!


 그리고 사랑을 잃은 머메이드... 아, 아니 순수한 성격의 아카데미 아가씨 카밀라 레이크(루루팡님)과 무려 본 모습이 LP판이라는 심히 앤티크하고 사랑스러운 설정의 애슐리 레빗(녹차파우더님)와 함께 분과회를 만들어 코우를 둘러싼 사랑 싸움을 만들고자 했으나, 우중살인 도입부부터 그런 생각하고 있을 때가 아니야! 하는 내면의 호통(!)과 함께 사건에 휘말리게 되었습니다.


 우중살인은 베이직한 느낌의 추리 소설 같은 시나리오였는데 실제로 범죄자를 추적하는 내용이라서 이 사람 저 사람 의심하며 찌르고 핸드아웃 뒤집는 재미가 넘 좋았고 저는 이 과정에서 아주 제대로 된 함정에 걸리고 말았습니다 ^^;; 사과한다... 스포가 되니 이름을 말할 수 없는 그대여... 정말 너무 막말/의심암귀/확신해놓고 뒤집어서 그런지 더욱 미안하고 충격적이었고욬ㅋㅋㅋ 이때 마스터 씬이 들어갔는데 그것조차 원래 시나리오에 있던 거라는 게 더욱 웃겼고ㅋㅋㅋㅋㅋㅋ 시나리오 자체는 넘 추리 소설적인 테이스트에 충실해서 재미있었는데 저... 저거 때문에... 끝나고 나서도 그 분^^; 생각만 한 게 함정... 제가 잘못했습니다... 제가 잘못했어요 ㅠ0ㅠ 아무튼 느와르+추리+수사물에 환장하는 분이라면 충실하게 즐길 수 있는 내용으로 채워진 시나리오였습니다. 전 개인적으로 우중살인이 제일 좋더라고요ㅎㅎ 왜... 왤까... 왜겠어..........


 그리고 이어진 무중재림에선 이야기의 초점이 뉴욕에서 주연들 쪽으로 맞춰집니다. 우중살인에서 은연 중에 나오긴 했지만 본격화되지 않았던 음모와 비밀이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하죠. 무중재림은 단장 데이터가 특히 재미있게 짜여진 시나리오인데, 단지 강한 마법으로만 무장을 한 게 아니라 단장의 설정에 맞춰 스킬을 배분한 게 인상적이었고 그래서 전투 씬이 더욱 테마에 밀접하게 느껴졌습니다. 뒤에 가면 무서운 장치(?)도 하나 있어서 사람에 따라 상당히 박진감 넘치는 전투도 할 수 있고요. 마지막 시나리오인 몽중해후에 앞서 필요한 정보를 제공함과 동시에 전투적으로도 단련을 시키는 느낌이라 좋았습니다ㅎ


 마지막을 장식하는 몽중해후는 그야말로 마지막에 걸맞는 시나리오였습니다. 앞의 두 시날에 비해 전투 난이도도 높을 뿐더러 또 무서운 장치가 가득 나와서(!) 입문자라면 죽음을 각오하고 덤벼야 할 긴장감이 있는 시나리오였어요. 스토리도 지난 모든 세션을 마무리하는 노년의 느낌이 들어서 좋았고요. 싸움은 치열하고 힘들지만 스토리는 그 이상의 허탈함과 아련함이 있어서 열심히 싸우는 와중에도 마음 한 구석을 조용히 텅 비어가는 씁쓸한 느낌이었습니다. 말 그대로 노년의 기분입니다. 물리적인 시간뿐만이 아니라 이미 흘러가버린 것을 회상한다는 점에서 노년의 테이스트가 물씬 풍겼네요. 그런 마음으로 마지막에 개인적으로 그런 선택을 하긴 했는데 다른 분들도 모두 동의하고 함께 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그날 캐릭터들이 본 뉴욕의 노을은 분명히 아름다웠을 거에요!


 이렇게 생각하니 확실히 우중살인은 소년기, 무중재림은 청년기, 몽중해후는 노년기라는 느낌이 드네요. 사건과 낭만이 피어나는 소년기, 진짜로 사건의 주인공이 되어버리는 청년기, 그 모든 사건을 회상하는 노년기. 이렇게 설명하니 너무 추상적이지만 그만큼 캐릭터의 성장과 NPC의 장기적인 서사를 함께 즐길 수 있는 세션입니다. 기회가 된다면 캠페인 째로 전부 즐겨보시길 바랄게요! 사실상 3부를 전부 즐기면 더욱 진면목을 발휘하는 시나리오이기도 하고요.


 3부까지 마스터를 이끌어주신 광어님 감사합니다! 매편 하나씩 기억에 남는 장면이 있을 정도로 몰입해서 즐긴 세션이었고 핸드아웃 양이 많아서 준비하기 쉽지 않았을 텐데 수고해주셔서 편하게 즐길 수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광어님도 마찬가지곘지만 우중살인의 그 장면은 진짴ㅋㅋㅋㅋㅋ 제게 있어선 멸치 임팩트(?)와 같은 장면이었고... 후... 그 장면 덕분이라도 이 세션들 오래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물론 그것뿐만이 아니라 3부를 함께 하는 과정에서 시나리오의 배경이나 다른 PC분들께 애정이 붙어서 코우도 좋은 캐릭터가 되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고 마지막까지 잘 매듭이 지어져서 좋았어요ㅠㅠ 정말 감사드리구 아직 플레이하지 못한 선상극단도 기대하겠습니다! (사실 뉴욕 시리즈 중에 이게 제일 궁금해요!ㅋㅋ)


 카밀라 레이크, 우리의 사랑을 잃은 머메... 읍읍 아, 아닙니다 ㅠ0ㅠ 아카데미로서 행운을 팍팍 날려주시며 함께 싸워주셔서 든든했고 1부~3부 동안 함께 하면서 정도 많이 들었는데 이제 선상극단 하나밖에 안 남았다니 제가 다 너무 아쉽네요 ㅠ0ㅠ 카밀라 재우지 마시고 다음에 또 코우랑 함께 할 일이 있으면 그때도 가져와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세바스챤과 함께 순수한 표정으로 돌아다니던 카밀라를 잊지 못할 거예요ㅎㅎㅎ (세바스챤은 사실상 우리 증류주 분과회의 제4의 멤버 아니겠습니까ㅎ) 선상극단까지도 잘 부탁 드립니다!ㅋㅋ


 LP판이라는 설정(!)답게 그리셨던 일러스트도 그렇고 되게 미국적으로 클래식한 아가씨라서 개인적으로 취향이었는데요ㅎ 몇번 코우랑 또 장밋빛 입맞춤 찍게 하려다 제발; 정신 좀; 하면서 내면 싸다구 몇 대 때린 기억이 나네요 ㅠ0ㅠ 조사킹이라서 엄청 든든하기도 했고 전투할 때도 적극적으로 방어 플롯을 해주셔서 엄청 든든했습니다! (거기다 천애의 다시 굴리기 판정까지!) 저도 천애에 사서를 굴려봤지만 확실히 1:1할 때는 좀 불안하더라고요 ㅠ0ㅠ 그래도 애슐리가 있어서 코우는 펑펑 싸울 수 있었다는 걸 기억해주세요. 훗. 선상극단도 잘 부탁드리고 다음 번엔 저도 용기를 내서 플러팅하겠습니다!ㅋㅋㅋ (정신 못차림)


 조금 더 부지런했으면 시날 개개의 리뷰를 썼을 텐데 제가 요즘 들어 다시 쓰기 시작한 지라ㅠㅠ 하지만 이 리뷰에서 하고 싶은 얘기는 거의 다 한 것 같고요..! 늘 바라는 마음이지만 부디 이 리뷰가 여러분의 시날 및 마스터 선택에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0^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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