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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 후기/마기카로기아

파란색 연구

by 에이밍 2018. 3. 1.

파란색 연구

: 마기카로기아

 

마스터

아본님 (@eggpowder_abon)


플레이어

에이미 (@ehrtlr)

루루팡님 (@wishpotion)

광어님 (@ThousandIllutio)

뫄님 (@nokcha_chiffon)


  뭐야, 이번엔 포탈인가? 저번엔 포탈 녀석들이 귀찮게 하더니 아무튼 원탁이 없으면 아무 것도 할 줄 아는 게 없는 놈들이라니까. 하아, 뭐... 한동안 영화 촬영은 없을 예정이니 위대한 원탁의 기사답게 응하도록 하지. 그래서 어디로 가면 된다고?


 ...뭐? 일본? 그것도 관서 지방? 거긴 또 어디야! K시라니... 가본 적은커녕 들어본 적도 없어! 이 자식들이 날 뭘로 보는 거야? 내가 이런 촌구석에서 어줍잖은 단장이나 주우러 다닐 마법사로 보여?


 젠장, 이미 하기로 했으니 어쩔 수 없지만 시간 끌 생각은 없어. 자, 귀찮은 일은 빨리 끝내고 집으로 돌아가자. 음? 내가 이번 분과회의 리더야? 이름을 지으라고? 큭! 정말 시작부터 귀찮은 일 투성이구만!


 대충 '귀찮은 일은 빨리 끝내고 집으로 가는 분과회'로 해. 이렇게 읽는 것도 귀찮구만... 귀빨집! 좋아, 분과회 이름은 귀빨집이다! 다들 불만 없지? 가자. 빨리 따라오라고들. 


 허상서가를 볼 때마다 생각합니다. 아니...? 내가 안 해본 아본님 시날이 있다고...? 그게 파란색 연구라고? 이렇게 억울할 수가ㅠ 앞으로 허상서가를 펼칠 때마다 놈은 제일 첫장에 자리하고 있을 텐데... 큭! 상처가 되기 전에 빨리 하지 않으면! 아본님! 아본님?!@#ㅕ#*@(


 ...하고 아본님을 졸라서 팟을 만들었습니다. 짝짝짝. 헤헤. 드디어 아본님 시날 다 해본 뇌가 되었다..*^^* 이제 아무 걱정 없이 허상서가를 읽을 수 있겠군요. 여한이 없습니다! 자, 그래서 이 신기한 제목의 세션은 대체 어떤 내용인 것일까요! '너에게 고한다'에서 구사일생으로 살아남은 원탁 소속의 서경 '매덕스 오닐'을 데리고 세션에 임했습니다. 


 광어님은 고딕 풍의 기묘한 도자기 인형(?) 앨리스를, 루루팡님은 무려 용종이면서 남작인 이단자 아가씨 판도라를, 뫄님은 무려 아키나님^^;;의 전남친인 아리마 준을 데려와주셨고 모두 함께 모여서 포탈의 의뢰를 받는 것으로 세션이 시작되었습니다. 글이 길어질 테니 미리 말하자면 이 세션의 부제는 다음과 같습니다.


 파란색 연구 ~아본시마 티알치로~


 (..) 아니 저렇게 지을 수밖에 없다고요! 완전히 당했습니다 ㅠ0ㅠ 세션 하기 전부터 아본님이 이 시날에 대해선 유독 자신없는 제스쳐와 뻥카(?)를 많이 치셔서 아, 그냥 정석적인 시나리오인가보다 하고 마음 편히 세션을 시작했는데 ㅋ...ㅋㅋ..ㅋㅋㅋㅋ...  뭐가 입문용이야... 뭐가 평범해... ㅠ0ㅠ....... 제 마음의 상처를 책임져주세요... (털썩)


 아무튼, 시나리오의 간략한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어느날 일본 관서 지방의 K시에서 불치병이었던 사람들이 갑자기 병이 낫거나 빨리 죽는 현상이 다발적으로 일어납니다. 포탈은 이것을 마법 재앙, 또는 서적경의 임무가 관련이 있다고 판단. 분과회를 소집하여 K시로 파견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얼마전에 병환이 나았다는 소녀 '사가노 아스나'와 만나 인터뷰를 하게 되고, 이 과정에서 다른 환자들과 그의 보호자들을 만나며 사건의 진상을 파헤쳐가게 됩니다.


 도입만 봐도 알 수 있듯 일본 추리 소설의 느낌이 물씬 풍기는 시나리오입니다. 물론 그 사건의 뒤엔 인간이 아닌 마법사가 있고, 범인이 아닌 금서가 있지만요. 아직 병에 걸린 사람, 병에서 나은 사람, 병에서 완치한 사람 등등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하고 그들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 사건의 뒤에 감춰진 진실과 맞닥뜨리게 되는 구조 자체도 매우 베이직하고 정직한 느낌이긴 합니다. 하지만... 이게 거기서 끝나는 시나리오가 아니었던 말이죠ㅋㅋㅋㅋㅋ


 자세한 건 스포가 되니 말하지 않겠지만, 아주 무서운 장치가 숨겨져 있고 그 장치를 서사적으로 잘 받쳐줘서 후반부에 반드시 충격을 받게 되는 합리적인 구성을 가진 시나리오입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아본님 시나리오는 플레이어의 선택이 세션에 적극적으로 반영되어 후반부로 갈수록 세션 전체에 작든 크든 나비 효과를 미치는 게 특장점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런 구조를 극한까지 밀어붙인 실험작이 '너에게 고한다'라면 이번 세션은 작품의 서사와 플레이어의 경험을 적절히 타협하는 선에서 그런 장점을 가져간 시나리오라고 생각했습니다.


 이야기를 따라가는 과정에서 보이지 않는 복선을 잘게 깔아놓고 어느 시점에서 플레이어가 그것을 보겠노라고 선언하면 준비된 것들을 뻥뻥 터트립니다. 이야기는 준비되어 있지만 그걸 보겠다고 선택하는 건 플레이어이고, 그것에 충격을 받는 것도 플레이어에요. 왜냐하면 자신의 손으로 직접 이야기를 더듬어왔기 때문이죠. 추측하고 추리할 수록 후반부가 아프고 서늘하게 다가옵니다ㅠ 과연 파란색 연구... 제목에 걸맞는 블루-한 클라이맥스.


 플레이 감각을 좀 더 자세히 설명하자면 "넌 이게 이렇게 될 걸 은연 중에 알고 있었을 거야. 그럼 이제 그 결과를 보여줄게."라고 하는... 윽ㅠㅠㅠㅠ 아니야 몰랐어 난 몰랐다고아아앜ㅠㅠㅠㅠㅠ 정말 세션 자체가 초반에 추리를 통해 가설을 세우고, 후반에 그 가설의 결과를 보게되는... 그야말로 '연구'에 가까운 감각을 가진 시나리오가 아니었나 싶습니다ㅠ 아본님 시나리오를 할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전개라든가 흐름이 합리적인 만큼 무섭게 느껴질 때가 있네요... 흑ㅠ (좋은 의미로)


 그렇다고 냉정하기만한 시나리오는 절대 아니었어요. 전개나 흐름이 냉정한 만큼 그것을 이겨내고 마지막에 도착했을 때 발견하게 되는 한줄기 햇빛이 더욱 밝게 느껴집니다. 그걸 희망이라고 불러도 될지는 모르겠지만, 모두가 얼어붙은 세계에서 홀로 살아남은 이끼 꽃 한 송이를 발견했을 때의 감동은 희망에 필적하는 무엇이겠죠. 제가 세션 때 종종 울컥하는데 울면 다시는 그 세션 멤버분들 얼굴 못볼 것 같아섴ㅋㅋㅋ 참느라 늘 고생합니다... 실은 오늘도 클라이맥스 씬에서는 참느라 조금 힘들었어요ㅠ


 정리하자면 약속된 절망으로 플레이어 스스로 걸어들어가는,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마지막에 발견한 희망 하나가 너무나 소중하게 다가오는 시나리오라고 생각합니다. 이 시날이 입문용이고 평범하다는 마스터님의 말씀엔 동의하지 않겠습니다..^^;; 음... 아니... 입문용 시나리오라는 건 일부 동의하겠습니다ㅠ 왜냐하면 이 시나리오를 플레이해보면 마법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고, 앵커와의 관계가 왜 중요하며, 금서와 서적경 같은 적대 세력이 얼마나 나쁜 놈들인지 피부로 체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흑흑ㅠ 강한 입문자를 키우고 싶으시다면 이 시날을 추천... (먼산)


 아직 플레이하신 분들이 많이 없어서 안타까운 마음에 후기를 써보는데, 어떤 의미로는 마기로기의 진가사악함을 다방면으로 충실히 맛볼 수 있는 시나리오이니 꼭 해보셨으면 합니다! 세션이 끝나면 참 여러 가지 생각이 드실 거예요. (울음)


 오늘 마스터링 해주신 아본님! 감사합니다 ㅠ0ㅠ 이렇게 드디어 아본님 시날을 다 까봐서 너무 만족스럽고 세션도 사기(?)치신 만큼 방심하고 했다가 된통 당해서 아주 즐거웠습니다ㅎ..ㅎㅎ... 나쁜 의미가 아니라 좋은 의미로요! 정말 생각하고 너무 달랐네요ㅠ0ㅠ 캐릭터도 가벼운 마음으로 오닐을 데려간 건데... (털썩) 개인적으로 지금까지 해본 3가지 시나리오 중에서 아본님의 개인적인 테이스트가 제일 잘 묻어난 시날이 아닌가 했는데, 뭔가 마야 유타카 소설도 읽어보면 이런 느낌이 아닐까 싶고(?) 이래저래 곱씹어 볼수록 고민을 많이 하신 시나리오라는 생각이 들어서 리뷰 쓰는 내내 또 감사했습니다ㅠㅠ 스포 없이 쓰려니 이 시날의 매력을 전부 설명할 수가 없어서 아쉽네요ㅠㅠ 흑ㅠ 새로 쓰셨다는 다음 시날도 너무너무너무너무 기대하고 있고 ^___^ 연차내라면 낼 테니 꼭 불러주세요... (눈물) ㅠ0ㅠ 오늘도 감사했습니다!


 내일도 뉴욕에서 함께 할 예정인 루루팡님! 오늘도 신중하게 조사하고 트리거 파악하려고 노력하시는 모습에 또 한 번 반했구... 의도치 않게 프리덤 파티로 인한 카즈키 소환이 계속 되었는데ㅋㅋㅋㅋㅋ 집에 와서 생각해보니 너무 메타적인 발언이라 오히려 세션 집중에 방해가 되지 않으셨을까 싶기도 하고 ㅠ0ㅠㅠ 하지만 결국 카즈키라는 걸 인정해버리셨으니 루루팡님도 좋으셨던 게 아닐까 싶기도 하고(?!?!) 아무튼 함께 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무려 용종에 남작! 이라는 기존의 마기로기에서 볼 수 없었던 설정이 붙은 것도 넘 멋웃이었습니다!ㅋㅋㅋ 어, 어째 로라의 망령이 계속 붙어있는 것 같지만 아니야, 내 착각일 거야!ㅠ0ㅠ 아무튼 오늘 제가 즐거웠던 만큼 루루팡님도 즐거우셨길 바라요ㅎㅎㅎ 감사합니다..!


 이넥만 보면 경기(?)를 일으켰더니 이번엔 여자 이넥(..)인 앨리스를 들고 온 광어님. 큭... 주사위가 잘 나오기도 했지만 앨리스 쎄네여..! 감탄하면서 봤고ㅋㅋ 이런 캐릭터 알피조차 소화하다니..! 아니 이런..! 하면서 앨리스의 행보를 지켜보았습니다..* 처음엔 정말 특이한 캐릭터군 후후후하고 봤는데 뒤로 갈 수록 나락문 쓰는 연출도 그렇고 점점 쎄지는 것도 그렇고 왜 리얼 무서운지;;;; 정말... 여자 이넥이라는 말이 처음엔 장난인 줄 알았는데 실체화되서 무서웠고욬ㅋㅋㅋ 광어님의 여캐 알피와 플레이를 볼 수 있어서 즐거웠습니다! ^^ 다음엔 또 무슨 캐릭터가 나올지 기대를ㅎ


 그리고 아리마 준을 들고 와주신 뫄님! 아아, 하지만 그녀는 아키나-의 알맹이... 계속 되는 아키나적 모멘트를 벗어날 수 없었는데ㅋㅋㅋ 노... 농담이구! 뫄님이랑 하면 항상 세션이 유쾌해서 넘 즐거운 것 같습니다ㅎㅎ 오늘 세션에서 워낙 화려하고 미친(?) 캐릭터들이 많다 보니 그나마 인간다운(???) 아리마가 있어서 정상적인 분과회가 되지 않았나 싶고요 ^^;; 후 개인적으로 정말 장밋빛 입맞춤 찍고 싶긴 했는데 아키나한테 맞아서 소멸할까 봐 참았습니다(..) 그래도 오닐이랑 아리마 조합이 개인적으로 괜찮았던 것 같아서! 이번에 얼굴을 텄으니 다음에 혹시 또 만날 기회가 있으면 그땐 더 로지한 콤비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싶고 (아리마: 아 안 사요 안 사) 그때도 잘 부탁드릴게요 ^____^! 즐거웠어요! ㅎㅎ


 역시 아본님 시나리오답게 기대에 부응하는 멋진 세션이었고 이 후기가 아직 세션을 해보지 못한 분들께 닿기를 바랍니다ㅠ0ㅠ 파란색 연구! 하셔야 합니다! 마법사 여러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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