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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 후기/크툴루의 부름

니알라토텝의 가면들 : 서장 페루

by 에이밍 2022. 7. 24.

날짜 2022. 06. 19
GM 녹차파우더 (@melisi012) -
PL 에이미 (@ehrtlr) 조나 앤킨스
PL 더스크 (@dusksorrow) '미친개' 다니엘
PL 망 (@Maang___trpg) 월터 슈워츠
PL 츠키시마 케이 (@ff_tsukishima) 빈센트 마틴(뱅상 마땅)

 

 COC는 TRPG계에서도 공룡급 룰이죠. 한국 TRPG 시장의 팔할은 COC 유저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 거예요. 하지만 그 시장의 대부분이 단편인 것도 부정할 수 없죠🤔 장타보다 단타에 최적화된 호러 장르의 숙명이라고는 생각합니다만...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대는 COC입니다. 이놈은 공룡 중의 공룡이죠. 다른 녀석은 몰라도 너는 말이다, 해내야 하는 거란다, '캠페인'이란 것을ㅡ (가혹)

 

 그리고 마침내 <니알라토텝의 가면들>이라는 대형 캠페인이 등판했습니다. 배경은 무려 전 세계! 예상 플레이 타임 1년~2년! 그것도 무려 공식이고요. 이건 티알피저라면 무슨 일이 있어도 해야겠죠. 누가 해주느냐가 문제였지만, 갓갓갓마스터 갓차파우더님이 운전대를 잡아주셨습니다^ ^ (사 랑 합 니 다)

 

 과연 체급에 맞는 캠페인이 될 것인가? 그걸 알기 위해서는 앞으로 최소 1년은 필요하겠지만, 후기는 지금 막 시작된 것입니다...

 

 <니알라토텝의 가면들>이 뭔지 대충 알려드립니다

 

저 아직 <니알라토텝의 가면들> 안해봤는데 그래서 어떤 느낌인가여?'ㅁ'


 하고 물으신다면 저는 더스크 집에 있는 엘드리치 호러 풀패키지 보드게임을 꺼내서 보여주겠습니다. (더스크님:?) 엘드리치 호러가 뭐냐고 물으신다면 신화 생물의 위협에 맞서 전세계를 돌아다니며 위기를 해결하는 보드게임입니다.

 

아니 사진보니 하고 싶다 엘드리치 호러ㄴㅀㅇㄴ

 

 <니알라토텝의 가면들>도 딱 이런 느낌입니다. 신화 생물(=니알라토텝)의 위협에 맞서 전세계를 돌아다니며 해결책을 찾아다니거든요. 어떤 스타일인지 전혀 감이 잡히지 않는 분이라면 <엘드리치 호러>를 참고하셔도 좋을 것 같아요. 

(물론 구성이 비슷하다는 거지 실제 플레이 감각이나 내용은 전혀 다릅니다! (애초에 장르가 다르다...!))

 하지만 <엘드리치 호러>를 재미있게 한 분이라면, <니알라토텝의 가면들>도 좋아하실 거라는 확신이 듭니다. 그 역도 마찬가지로 성립할 것이고요. 두 작품 모두 배경이 전세계인 것이 특징인데, 크툴루의 체급을 표현하기에 딱 적합한 스케일이라 실제로 플레이했을 때도 여러 가지 장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ㅁ' 자세한 건 차차 얘기해보죠!

 *실제로 <엘드리치 호러>에도 <니알라토텝의 가면들>이라는 확장팩이 있다고 합니다. 내용적으로 유사성이 있다니, 캠페인 플레이 예정인 분들은 보류하시길 권하며 ㅇㅁㅇ

 

 그래서 <서장 : 페루>는 어땠나요?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아, 확실히 다르다! 입니다. 단편이 연극이라면, 장편은 넷플릭스 드라마랄까요?

 일단 시나리오의 밀도 자체가 달라요. 단편이 마구 꼬여있는 실타래 한 뭉치를 살살 푸는 느낌이라면, 장편은 거대한 뜨개구리의 실을 한올 한올 풀어가는 느낌이에요(?) 이야기가 한큐에 끝나는 게 아니다 보니 단서를 구조적으로 배치한 느낌이 납니다. 


 이상한 도입으로 시작해서 → 거대한 음모의 실마리가 보이고 → 본격적으로 신화 사건과 접하게 되는데, 아무래도 단편에선 이렇게 단계적인 플레이를 하기가 쉽지 않잖아요. 할 순 있지만 한큐에 끝내야 하다 보니 호흡이 너무 빠르게 느껴질 때도 많고요.

 하지만 장편은 이 모든 과정을 충분히 음미할 여유가 있어요. 이게 몰입감을 끌어올리는데 엄청난 지지대가 되더라고요. 지금까지 크툴루는 언제 어떻게 붕괴될지 모른다는 아슬아슬한 감각으로 즐겨왔는데, 그것과는 전혀 다른 안정감이 느껴져서 신기했습니다. 

 

 기본적으로 호러 장르는 'PC는 언제든 죽을 수 있고 미칠 수 있다'는 전제를 받아들여야만 즐길 수 있기 때문에, PC에게 온전히 몰입하기가 쉽지 않잖아요. (PL의 숙련도와 성향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그런데 이번 캠페인에서는 장편의 딴딴한 구성이 안정감을 줘서 몰입도가 유지되는 신기한 경험을 했어요'//' 

 


 단편에서 PC의 사망은 이야기의 붕괴를 의미하지만, 장편은 꼭 그렇지 않으니까요. 적어도 캠페인 마지막까지 이야기가 이어질 거라는 믿음이 있으니 안정감이 느껴지고 그만큼 몰입도도 훅 올라가더라고요. 그걸 약조하듯 <서장 : 페루>부터 다양한 떡밥들이 쏟아집니다. 이거 주워먹는 맛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플레이했어요ㅠ 

 

 기왕 얘기가 나온 거 장편 크툴루 예찬을 좀 더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장편 크툴루의 위력

 

 저... COC 장편이 이렇게 재미있을 줄; 몰랐습니다. 재미있는 정도가 아니라 COC의 진정한 포텐셜을 맛본 느낌? 어떤 점에서 그렇게 느꼈는지 세 가지로 정리해보았습니다. 

 

 1. 성장 룰 덕분에 다양한 기능을 사용하게 된다

 

 제가 COC에서 가장 문제라고 생각하는 부분은, 관듣자 외의 기능이 거의 쓰이지 않는다는 거예요. 이건 COC 어느 정도 해본 분들이라면 다 공감하시는 부분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시나리오와 키퍼링에 따른 차이는 있지만, 관듣자를 전혀 안 찍고 진행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봐요.

 

 시나리오나 GM에서 다양한 기능을 쓰도록 유도할 순 있지만 이것도 결국 임시방편일 뿐이에요. 상황은 한정될 수밖에 없지만, PC의 행동은 무한대니까요. PL이 적극적으로 다양한 기능을 쓴다고 해도, COC의 목적이 '다양한 기능의 사용'이 아닌 이상 이것도 한계가 있고요. 심할 때는 캐메가 의미없게 느껴질 때도 있더라고요ㅠ

COC에서 관듣자의 위상은 유관장 수준(?)이랄지


 그런데 이런 단점이 장편으로 하니 많이 해소가 됩니다. 다름 아닌 '성장 룰' 때문에요. COC의 성장 룰은 PC가 해당 세션에서 사용한 기능에 한해 그 퍼센티지를 높여주는 형태거든요. 이거 때문에라도 세션 도중에 온갖 기능을 써보려고 머리를 굴리게 됩니다. 

 

 안 그래도 장편은 PC에 대한 애착이 생기기 쉬워서 PC를 가능한 한 오래 살리고 싶다 보니, 성장을 적극적으로 할 동기가 생깁니다. 그럼 다양한 기능을 써볼 수 있도록 머리를 굴려야겠죠? 이런 식으로 좋은 순환 구조가 만들어집니다. 그간 COC를 하면서 느낀 안타까움이 해소되는 느낌이었어요ㅋㅋ 역시 양룰은 장편이 제맛인가(?) 

 

 하지만 몰입도에 영향을 주는 부분은 데이터 관리에만 있는 게 아닙니다😈

 

 2. 신화 생물의 체급이 표현된다

 

 사실 신화 생물은 인간이 개념적으로도 인식하기 어려운, 형언할 수 없는 존재잖아요? 이만한 체급을 짧은 분량으로 소화하는 건 쉽지 않아요. 굉장히 묘사가 잘된 몇몇 시나리오를 제외하면 신화 생물의 무게감을 느끼기가 어렵습니다. 가끔 세션의 종료를 알리는 엔드 몬스터(..) 정도로 취급이 떨어진 거 아닌가 싶을 때도 있고요. 

 

 바로 그 체급이 캠페인으로 플레이하니 구현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일단 사건의 규모 자체가 달라서, 세션 한 번으로는 전모를 파악할 수 없다 < 는 이 감각이 신화 생물의 체급에 걸맞게 느껴지더라고요ㅋㅋㅋ 단편의 사건은 '어찌저찌 해결할 수도 있다'는 정도로 진행된다면, 장편은 '얼마나, 어떻게 노력해야 해결할 수 있을지는 아무도 모른다'는 느낌이에요.

장편이기에 비로소 체감되는 신화 생물의 체급


 PC가 이렇게 작고 갸날프게 느껴진 건 또 처음이었습니다ㅠ 개인적으로 COC를 플레이하면서 처음으로 신화 생물과 찐으로 마주한 기분도 들더라고요. 이것이 몬스터가 아닌 몬스트로룸(?)이구나 싶은... 

 

 그렇다고 해서 무력한 플레이를 종용한다는 건 아닙니다. 오히려 단편 이상으로 책임감 있는 플레이를 요구해요. 

 

 3. 책임감 있는 플레이

 

 COC는 망해도 괜찮아야 하는 룰입니다. PL과 PC의 싱크로율이 낮아야 한다는 뜻이에요. PL이 PC와 자신을 분리하지 못하면, COC는 호러 장르가 아니라 그냥 호러(..)가 됩니다. PC의 훼손을 감안하면서 적극적으로 플레이할 때, COC는 진가를 발휘해요.

 

 그리고 이런 성질은 단편일 때 훨씬 강화돼요. 어차피 다음이 없으니 이번 세션에 모든 걸 쏟아붓고 산화할 수 있는 거죠. 하지만 그 반대급부로, PL이 PC를 철저하게 게임 말로만 바라보는 현상이 발생하게 됩니다. 이게 꼭 나쁘다고 볼 수만은 없지만 지나치면 몰입도가 떨어져요. PC가 좀 미치거나 도시가 멸망해도 PL이 반드시 책임감을 느낄 필요는 없거든요. 

 

 하지만 장편은 조금 달라요. 장편에서는 PL이 반드시 책임감을 가져야 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바로 '캠페인 완수'의 책임감이에요. PC가 미치든 죽든, 그건 여전히 큰 부담이 되지 않습니다. 도중에 다른 시트를 만들어서 이어가면 되니까요. 대신 캠페인을 끝까지 완수해야 하는 책임을 지게 돼요.

 

 

 장편 플레이는 PC의 운명이 아닌 캠페인 완수에 책임감을 부여하면서 이런 부분을 메타적으로 해소합니다. PC는 죽어도 PL은 앞으로 나아가야 해요. 장편이기에 가능한 어마무시한 장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우리 PC들을 픽픽 죽어나가게 할 생각은 없습니다 ;ㅅ;

 

 과연 이 중에 몇이나 살아남을까 =)

 

 자, 그리하여 첫 여정에 함께 하게 된 PC들을 소개해보도록 하겠습니다:D 캠페인 특성상 언제 PC가 죽을지 모르므로(..) 매편 PC 소개를 새롭게 하도록 하겠습니다ㅋㅋㅋ 그럼 시_작 =)

 


 

조나 앤킨스

17세 / 소매치기 / 에이미

눈 떠보니 18세기의 소매치기 소년이 되었다고요?

 제 PC인 조나 앤킨스입니다:D 컨셉은 바로 <전생하고 보니 크툴루>입니다ㅋㅋㅋ 근대인에게 빙의된 현대인 컨셉의 PC라는 뜻이에요:D 언젠가 이런 PC를 꼭 해보고 싶었지만 이렇게 기회가 닿을 줄 몰랐습니다 후후...

 사건의 시작은 <허상의 악몽>부터였습니다. 캠페인에 들어가기 전에 PL분들의 호흡을 맞춰보려고 플레이한 단편이었는데, 제가 여기서 사용했던
시다이 바리토(49세, 빚쟁이)라는 PC가 자꾸 머릿속을 떠다니더라고요(..) 

 

 ...앗, 그럼 이 PC가 1920년대로 넘어왔다고 하면 어떨까?!

 

 하는 아이디어가 퍼뜩 떠오르면서 모든 것이 빠르게 진행되었습니다ㅋㅋㅋ <허상의 악몽> 사건 이후, 건실한 삶을 살아가기로 결심한 시다이 바리토 씨... 그러나 갑작스런 교통 사고를 당하고 마는데... 정신이 들었을 때는 18세기의 소매치기 소년이 되어 있었던 것입니다! 아아, 과연 그는 원래 세계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인지?! 가 바로 이 PC의 컨셉입니다ㅋㅋㅋ

 막 진지하게 뭔가 생각해서 넣은 설정은 아니긴 한데 ㅇㅁㅇ... 이번 편 플레이에서 녹차님이 뭔가... 뭔가 해버리시는 바람에(...) 꽤 흥미진진한 설정이 되어버렸습니다; 자세한 건 이따가 얘기하고'//' 아무튼, 설정상 이후 해당 PC가 사망하면, 아직 정신력이 남아있을 경우엔 새로 만든 PC의 몸으로 시다이 바리토가 이동한다(..)는 컨셉으로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정신력이 0이 되면 그땐 시다이 바리토도 진짜 사망하는 것이고요.

 이런 컨셉 PC를 처음 써봐서 저도 몹시 긴장됩니다ㄷㄷ 그치만 기왕 하는 장기 캠페인인 만큼, 이 설정도 야물딱지게 사용해서 재미있는 이야기를 만들어 보고 싶어요. 이전에 <모노톤 뮤지엄 SSS> 캠페인에서 유일 지속 PC를 했었는데, 그 기억이 매우 좋았기 때문에 이번에 좀 더 발전된 형태로 해보고 싶어요. 

 세션에서는 월터 슈워츠의 짐꾼으로 강제 취직(?)당하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그렇다면 월터 슈워츠 그는 누구인가 ㅇㅅ|

 

 

월터 슈워츠

30대 / 기자 / 

광기의 상식인, 하지만 진짜 광기에 닿으면...

 망님의 PC인 월터 슈워츠입니다. 중국계 미국인으로 흑발, 청안, 삼백안이라는 오타쿠라면 좋아하지 않을 수 없는(?) 외관에 유쾌하고 능청맞은 유들유들한 성격까지 가지고 있습니다. 게다가 직업은 COC 최강자 중 하나인 기자입니다. 한마디로 COC에 최적화된 엘리트라고 할 수 있죠. 후후. 

 

 뭣보다 제 PC의 주 인 님이라구요?😎 조나의 상습적인 범죄를 보다 못한 경찰이 페루로 떠나는 월터의 짐꾼으로 강제 취직시켰다는 설정이 붙어서요ㅋㅋㅋ 초장부터 조나와 월터는 버디처럼 어울리게 되었는데, 덕분에 저도 월터한테 이미 내적 친밀감 만점이구;ㅅ; 차가운 얼굴과 달리 다정한 성격이라 넘 좋아요ㅠㅠㅠ 주... 주인님 왈왈... (망님: 멀찍)

 하지만 말끔한 캐설정과 달리 아버지가 난봉꾼이었다는(..) 마라맛 배경도 있습니다. 그 아버지 밑에서 태어난 이복 동생(망님의 또 다른 PC라고 합니다!)이 있는데, 이 동생이 오컬트/크툴루에 집착하고 있는 통에 월터도 이쪽에 점점 발을 들이고 있다는 무시무시한 설정이... 후후... 행여라도 월터가 리타이어하면 그땐 동생분이 등판할 예정이라니 그점도 참 기대되고 든든합니다(?)

 아, 아니야 무슨 말 하는 거야ㅠ0ㅠ! 흑흑, 월터 못 보내ㅠㅠㅠㅠ 조나가 목숨을 바쳐서라도 우리 주인님은 꼭 지켜드릴 것입니다ㅠ0ㅠ)~! 신화 사건은 조나맨에게 맡기라구 (너굴맨짤) 

 

 한편, 이렇게 애틋한 조나-월터 버디와 달리, 늑대처럼 고독한 삶을 사는 PC도 있습니다😥

 

 

"미친개" 다니엘

27세 / 카우보이 / 더스크

카우보이할 기회가 몇 번이나 되겠어? 

 더스크님의 PC인 "미친개" 다니엘입니다. 이름만 봐도 알 수 있듯 뭔가 범상치 않죠 ㅋㅋ 심지어 직업은 카우보이 << 이런 직업을 이런 기회가 아니면 언제 해보겠습니까? 심지어 텍사스에서 농장을 운영하는 도중 전쟁에 끌려갔다가 거기서 혼자 살아남아서 돌아온 설정이라고 합니다ㅠ 이 무슨ㅠㅠㅠ 언제 죽어도 괜찮은(?) 설정을(??)

 그 와중에 나이는 아직 27세 애기란 말이죠... 하는 행동은 베테랑 군인 아저씨지만 실제론 인생 총량의 수염을 반도 긁어보지도 못한 MZ세대(???)라는 게ㅠㅠㅠ 세션에는 전쟁의 여파로 텍사스 농장이 쇠락해버려, 먹고 살기 위해서 이번 일에 참가하는 설정으로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뭔가 위험하고 극적인 상황이 생겼을 때 몸 사리지 않고 뛰어들 만한 캐릭터를 노리고 만든 게 아닌가 싶었는데요🤔 (갓스크님의 배려 메이킹...) 놀랍게도 이번 세션에서 신화 생물의 사랑(?)을 가장 많이 받은 PC였습니다ㅋㅋㅋ 진짜 뭐가 있나 싶을 정도로 주사위가 잘 안나와서 당황했었어요;;  아직 1화밖에 안 됐는데 벌써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운 다니엘군..!! 다메다요ㅠㅠㅠㅠㅠ 힘내자!

 

 

빈센트 마틴 (뱅상 마땅)

27세 / 타투이스트 / 츠키시마 케이

봉수르, 타투이스트!

 마지막 PC는 츠키시마 케이님의 빈센트 마틴입니다:D 프랑스인이라 뱅상 마땅이라고 불리기도 하고요ㅋㅋ 1차 대전을 피해 프랑스에서 미국으로 도주했다는 비장한 설정에 반해, 인생을 즐기고 있는 순수한(?) 청년입니다만, 유유자적한 포지션으로 심각한 상황일 때마다 윤활유가 되어주고 있습니다>< 이번 PC도 하나는 있어야 해... 

 타투이스트라는 직업은 COC에서 처음 보는(!) 직업이기도 한데, 이 당시에도 타투가 있었다니 정말 신기한 일이죸ㅋㅋㅋ 새기는 것이 그림이어야만 할텐데^^;; 영혼에도 뭔가 깊게 새겨질 가능성이 생길 것 같아 참으로 걱정됩니다(?) 어떻게 운영하실지는 츠키님의 손에 달려있겠습니다만ㅎㅎ

 다들 나름대로 어떤 목적을 가지고 이번 미션에 임한데 비해, 진짜 놀러왔다가ㅠ 쳐맞고 있는 PC라서 좀 안쓰럽게 느껴지기도 하는데; 하지만 그 맛에 즐기는 게 크툴루니까(?) 열심히 응원하도록 하겠습니다^^)9  2~3회 이후의 변화가 가장 기대되는 PC이기도 하네요ㅋㅋㅋ 

 

 한편 페루에서는... 

 

 PC 소개도 끝났으니 페루로 갈 준비가 되었군요😎 그래서 저희의 페루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을까요? 에이, 뭐 초장인데 그렇게 큰 일이 있겠습니까 :> 별일 없... 었...

▼ 스포일러 포함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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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망의 시작

 

 이야기는 오거스터스 라킨이라는 사람이 모집하는 탐사단에 PC들이 참여하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저는 캠페인 첫 세션에서는 PC들의 케미를 확인하는 편인데 그런 점에서도 딱 좋은 시작이었던 것 같아요. 저희 PC들의 세션 참가 동기는 다음과 같았습니다:D

 

 

 각자 동기가 다르고 명확해서 재미있더라고요ㅋㅋㅋ 동기가 다르다 보니 사건이 진행될 때 각자 보이는 반응도 다르고요.  이 파티라면 재미있게 돌아가지 않을가 했습니다'//' 실제로 그랬고요.

 

 NPC의 첫인상


 반면 NPC들의 첫 인상은...? 보자마자 오 이건 뭔가 되는 시나리오라고 느꼈어요. 단순 소모성 NPC가 아니라는 게 팍 느껴지더라고요. 백문이 불여일견, 한 번 보시죠.

 어쩐지 건강해 보이지 않는(?) 탐험 주관자 라킨부터, 딱 봐도 범상치 않은 인물 같은 루이스 데 멘도사, 속을 알 수 없는 제시 휴즈까지... 셋 다 저마다 꿍꿍이를 품고 있나보다 싶어서 흥미가 확 가더라고요. 

 

 뭣보다 이 셋이 한 자리에 있는 게 신기했습니다. 이상한 사람 하나만 있어도 후킹이 되는데, 이건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도 아니고(???) 수상 쩍여 보이는 사람이 셋이나, 그것도 묘한 케미를 풍기면서 앉아있으니까 이 뒤에 우리가 모르는 엄청난 + 흥미로운 사건이 숨어있나보다!ㅋㅋ 하면서 완전 신났습니다.

 

 그 다음으로 이어지는 장면도, 이 수상한 NPC들의 뒷배를 수사하는 장면으로 이어지는 것도 진짜 신났고요'//'


 미스터리, 미스터리


 보통 이런 이야기면 어쨌든 탐사는 시작되었다며 동기를 강제하는 면이 있는데, PC가 직접 이 사건의 뒷배를 조사하면서 방향을 결정할 수 있는 게 넘 신났습니다😎 실제로 수사를 시작하니 감자처럼 미스터리들이 줄줄이 딸려나오고요...ㅋㅋㅋ 아니ㅋㅋ 신날 수밖에 없잖아요ㅠ

 엎드려 절받기, 차려진 상에 수저 얹기라는 건 알고 있지만, 그래도 닥쳐올 위기에 앞서 뭔가 준비해볼 수 있는 여지가 있는 게 좋았어요. 이런 사기는 언제나 환영이라구요>_<

 여튼, 저희가 캐낸 미스터리는 다음과 같았습니다:>


 

Mystery 1


 발견된 유물의 출토 세기가 다르다?

 

 탐사에 앞서 러킨으로부터 두 개의 유물을 받았었는데요. 아니, 이 유물...? 출토 세기가 서로 다르다는 거예요. 같은 유적에서 나온 물건인데 출토 세기가 다르다니...? ㅇㅁㅇ 물론 유적이 오래 돼서 순차적으로 쌓였을 가능성(?)도 있지만 손님 여긴 크툴루입니다^^ 여기에 더해 수상하기 짝이 없는 증거가 하나 더 나오니...

  

 Mystery 2

 현지인 전문가의 제안을 거절했다?

 

 유물이 이상한 건 뭐 그렇다 칩시다! 그건 러킨 씨 일행의 잘못은 아니니까요. 그런데 현지인 전문가인 네메시오 교수의 참가 요청을 거절했다는 거예요...? 그래놓고는 전문가도 아닌 저희를 외부에서 굳이 데려왔다? 미스터리가 자연스럽게 저희 쪽으로 이어지는 걸 보고 기분 좋게 놀랐어요. 그리고 이 의구심에 스릴을 더하는 정보까지 나오니...

 

 

 Mystery 3

죽음의 숭배 교단?

 

 초기 NPC인 제시 휴즈로부터 페루의 뒷배에 존재한다는 '죽음의 숭배 교단'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되는데요. 라킨과 멘도사가 이 교단의 관련자일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정말 무섭더라고요. 갑자기 사건의 규모가 확 커지면서, 어쩌면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이 사건에 휘말렸을 수도 있겠다는 그 좃망감(?)

 


 
 이 미스터리들의 연계 구조가 정말 좋았어요. 보통 수사를 하면 그냥 뭔가 수상한 사실을 발견했다! 로 끝나는 경우가 많은데, 여기서는 뭔가 수상한 사실을 발견했다 근데 이게 우리랑 관계가 있어 보이네? 근데 보통 일이 아닌 것 같네? 로 점점 크레센도가 되는 게 참 흥분되더라고요.

 

 사전 조사를 하는 과정에서 시나리오에 대한 신뢰가 확 붙었습니다. 이때부터 이 캠페인에 쑥 빠져들었던 것 같아요.

 

 각자의 길을 무쇠처럼 걸어가리


 초장에 동기에 대한 이야기를 했었는데, 각자 동기가 다르다 보니 이런 미스터리가 주어졌을 때 움직이는 방식도 다르더라고요. 저희는 이렇게 움직였습니다.


 기자라서 은밀하고 확실한 방식을 택하는 월터와, 카우보이 특유의 무대뽀 정신을 발휘하는 라킨, 우선 관광을 즐기는 것에 집중하는 빈센트까지ㅎ 덕분에 정보가 풀리는 루트가 풍성해져서 재미있더라고요ㅋㅋㅋ

 


 Side : "미친 개" 다니엘

 

 우선 다니엘입니다. 다니엘은 바로 라킨과 멘도사가 머무는 호텔로 향합니다. 아니나 다를까 상황이 좋지 않았습니다; 라킨 방에서 썩은 내가 나는 거 아니겠어요? 문도 열려 있어서 들어가 보니, 을 먹은 듯한 흔적이 발견됩니다...ㄷㄷㄷ 첫 인상부터 병약해보이긴 했지만 이 지경이었을 줄은ㅠ

 

 정상적인 대화는 어려워 보이는 상황이라, 다니엘은 라킨의 약병을 몰래 챙겨서 방을 빠져 나옵니다. 그리고 바로 옆방인 멘도사의 방도 염탐해보려고 하는데요... 주사위가 하필 99 펌블이 나와섴ㅠㅋㅋㅋㅋ 염탐은커녕 약병을 놓쳐서 깨뜨리고 맙니다(...) 

 

 하지만 더스크님이 직후의 상황을 넘 적절하게 묘사해주셔서 ("그럼 라벨만 가지고 튑니다") 실패한 장면인데도 참 즐거웠어요ㅋㅋㅋ 머릿속에 장면이 싹 그려지더라고요😳 이것이 오랜 크툴루 마스터의 전문적 롤플(?) 

 

 Side : 빈센트 마틴

 

 한편 별다른 위기의식 없이 놀러나갔던 빈센트, 사람들에게 묘하게 차가운 시선을 받습니다. 그리고 그 시선이 자기 개인을 향한 게 아니라 '백인'을 향한 시선이라는 걸 알게 되고요ㅇㅁㅇ...

 와, 이부분은 또 녹차님 내공에 감탄했는데, 빈센트가 뭔가 조사 액션을 시도하지 않은 장면임에도 쇼핑하러 놀러나간 그 상황에 적대적인 분위기를 슬그머니 표현해주셔서 깜짝 놀랐었어요... 그저 즐겁게 돌아다니고 있었던 빈센트와는 대조적으로 차가운 사람들의 분위기라니... 하... 굉장히 현장감 있는 상황이라 정보가 확 와닿아서 좋았습니다'//'

 

 

 Side : 월터 슈워츠 & 조나 앤킨스

 

 마지막으로 월터와 조나는 산마르코르 국립 대학의 네메시오 교수에게 향합니다. 무려 35세의; 젊은 천재 교수(?)던데 이런 사람의 조사를 거부한 것만으로도 의심이 갈 정황은 명백했어요...

 사정을 들은 네메시오는 역시 라킨 일행의 뒤가 구리니까 함께 피라미드로 먼저 가서 유물을 빼돌리자고(!) 합니다. 그리고 조수인 리소가 유물을 찾아올 테니 조금만 기다려달라고 합니다.
네... 바로 그게 발단이었습니다. 왜냐하면 시간이 지나도 리소가 돌아오지 않았거든요

 신화 페이즈, 개시


 자, 리소 씨를 찾아 보관실에 가야 할 시간이 왔습니다...ㅋㅋㅋ 으앙 산치 까일 준비^ㅁT 만반을 하고 복원실에 가보니, 예상한 장면이 그대로 펼쳐져 있더라고요^-^... 네, 산치 판정했고요ㅎㅎ

 크툴루답게 시체의 상태도 범상치 않더라고요ㅎㅎ 조금 전까지 생살(?)이었던 리소 씨가 미라가 된 상태로 가슴이 뜯겨있었던 것입니다... 미라인 것까진 좋은데 가슴은 왜 뜯긴 거냐고요 ༼;´༎ຶ ۝༎ຶ`༽ 불안해서 미쳐가는 자ㅎㅎㅎㅎ

 시체를 조사해보니 크게 두 가지를 발견합니다. 피라미드에 관련된 정복자들의 옛 기록과 정체를 알 수 없는 황금 세공품입니다. 황금 세공품에는 갓 화상을 입은 듯한 피부 조각이 붙어 있었는데, 문제는 복원실에서 화제의 흔적이 없었단 말이죠... 네... 본격적인 신화 페이즈의 서막이 오른 것입니다😳

 그냥 이상한 시체! 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이 시체가 카리시리 전승과 관계가 있다는 게 느껴져서 엄청 몰입하게 되더라고요. 카리시리에 대한 이야기가 초반부터 쭉 나왔는데, 갑자기 딱 현실도 나타나면서 피부로 느껴지는 이 구성 ㅇㅁㅇ... 별 거 아닌 거 같지만 이런 게 정말 중요한 디테일이라고 생각하거든요ㅠ

 안그래도 기계적인 조사를 하기 쉬운 크툴루에서는, 당장 임팩트있는 장면을 뽑아내는 것보다 PC가 다음 행동을 할 수 있는 건덕지를 주는 장면을 주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런 점에서도 참 완성도 높은 이벤트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이 충격적인 사건을 산체스 교수에게 전하러 가는데요... 그런데요...

 

 교수님은 누구와 키스를... 네?

 

 아마 이 장면 접하신 부녀자분들 많은 드립을 쳤을 거라고 예상하는데요... 물론 저희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리소의 시체를 발견하고 이를 알리기 위해 네메시오 교수를 다시 찾아간 조나와 월터. 근데 그곳에서 교수가 왠 남자? 와 키스(!) 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카리시리인 루이스 데 멘도사가 산체스 교수를 빨아먹으러 온 장면(..)이긴 한데요. 묘사를 키스라고 적어놓으니깤ㅋㅋㅋㅋㅋㅋㅋㅋ 이상한 생각을 안할 수가! 없잖아욬!ㅋㅋㅋㅋ
ㅋㅋㅅㅂㅋㅋㅋㄹㄶㅋ 우리 방금전까지 끔찍한 시체 현장 보고 왔는데 이런 이상한 장면 넣기 있기 없기(???) 공식... 이... 이 요망한 것!ㅋㅋㅋㅋ
 
 와, 정말 숨쉴 틈 없이 충격적인 장면이 이어지는데 너어어무 재미있더라고요*^__^* 그리고 키스 도중에 갑자기 교수님 목으로 뭔가 굵직(?)한 게 꿈틀거리면서 넘어가는데 으아악으아아악ㅋㅋㅋ 와 정말 크리피한 현장이었어요ㅋㅋㅋ

 멘도사가 도망간 뒤, 다들 교수님을 붙잡고 어떻게든 유충을 구토하게 하려고 하는데 저 이 장면도 참 이토 준지스럽고 재미있더라고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스피린 먹이고 하인리히 요법 쓰고 별짓 다 하면서 어떻게든 유충을 게워내게 하려고 버둥버둥하는데ㅋㅋㅋ 뭔가 이토 준지 만화에서 사람 토막내놓고 야 이거 어카냐ㅠㅠ 하면서 다시 꼬매서 사람으로 만들려는 것 같은(?) 이상하고 웃긴 기분ㅋㅋㅋㅋ

 플레이할 당시에는 제법 진지했지만 전 넘나 즐거웠다는 거^___^* 뭐랄까... 좆됨의 정도를 PL이 정할 수 있게 하는 이런 구성도 참 좋아요(?)  크툴루적으로 생각하면 이미 이 교수님은 망한(?) 상황이고, 눈앞에서 죽어도 이상하지 않은데, PC들이 뭔가를 해서 완전 좃된 상황을 약간 좃된 상황으로 바꿀 수 있게 하는 것 자체가 좋았달까(...)

 ;;;;;;;하지만 이 세션에서 가장 충격적인 장면은 이게 아니었습니다... 

 

 냐? 루!

 

 더는 망설일 이유가 없습니다. 어느 정도 상황을 파악한 일행은 라킨과 멘도사를 만나서 얘기하기로 합니다. 탐사고 나발이고 이래가지고 하겠냐고요; 탐사 의뢰주는 마약에 빠져있고, 그 파트너는 살인 용의자 겸 사이비 교단 겸 카리시리(?) 같은데(...) PC적으로도 불안한 마음에 더는 탐사에 참가할 수 없다고 판단, 이야기를 들으려고 그를 찾아가게 됩니다.

 

 라킨은 그런 저희를 생각보다 담담하게 맞이합니다. 물론 그런다고 마약에 쩐 얼굴과 흔들리는 동공까지 감출 수 있는 건 아니었지만요. 예상대로 라킨은 모르쇠로 일관해요. 하지만 때려서라도 답을 들어야겠다는 생각에 놈의 멱살을 쥐고 흔드는데... 아니... 갑자기 눈이 새카매지면서 이상한 소릴 하는 게 아니겠어요?

 

 나에게 경의를 표하라 인간들이여

 

 ...??????? 인간들이여? 지금 이 시점에서 저런 말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누가 있지?^^

얘 밖에 더 있겠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진짜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냐루냐!! 진짜 냐루냐고???!?!?ㅋㅋㅋㅋ 와 네네 진짜 냐루였습니다^^ 아 아니 여기서요? 지금요? 갑자기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와... 이때 진짜 다들 충격에 빠져서 휘청휘청 거렸어요. 물론 제목이 냐루가이긴 하지만ㅋ 그래도 냐루가 설마 벌써!? 게다가 인간들 앞에 이렇게 바로 나타날 거라고 누가 생각했겠습니까!??! 그리고 공식에서 신화 생물 ㅡ 심지어 말이 통하는 케이스는 처음 봐요ㅠ 늘 도망다니는 입장이었지 설마 신화 생물이 하는 말을ㅋ 듣게 되다니ㅋ 그것도 그 냐루를!!

  아니ㅋ 그런데 거기서 끝이 아니었어요. 녹차님이 갑자기 차가운 눈(?)으로 절 보시면서, 이렇게 나른한 말씀을 하는 게 아니겠어요?

 시다이 바리토, 그래서 그 몸은 재미있나?

 

 

 헐........ 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에이미는 죽어버렷습니다. 그냥 넣었을 뿐인 빙의 설정이 갑자기 눈앞에서 산산히 해부되는데 정신을 차릴 수가 엄써써요^ㅁT 네...? 냐루님... 설마 당신이..?? <ㅇ> 뭐 제가 넣은 설정이고 충분히 이렇게 비빌 수 있는 거라지만요. 그래도 이게요? 당하면요? ㅋㅋㅋ 아주 많이 기쁘고 즐겁고 괴롭답니다^0T 

 

 저는 늘 세션에 쓰이지 않아도 좋다는 걸 상정하고 캐설정을 만들기 때문에 (시나리오 전개만으로도 바쁜데 캐설정까지 주입할 공간이 보통 없으므로) 이번에도 엄청 헬렐레팔렐레하는 기분으로 놀고 있었단 말이죠... 그런데 녹알라토텝이 저 말 한마디를 꺼낸 순간ㅋ 갑자기 이 캠페인이 제게 있어서 거대한 드라마의 1화가 되었습니다... 정확히는 시다이 바리토의 서막이랄까요ㅠ PC적으로는 이때 비로소 시다이 바리토의, 조나 앤킨스의 막이 확 오른 듯한 느낌이라 좋았어요.

 

 PL인 저도 당연히 덩달아 불탔기 때문엨ㅋㅋㅋ 시다이 바리토와의 드라마가 제 생각보다 깊어지지 않을까ㅠ 하는 설레임과 두려움을 동시에 느꼈습니다... 이... 이 녀석 이렇게까지 마음에 들일 생각은 아니었는데!ㅋㅋㅋ (장편 캠페인에서 그게 가능할 거라고 생각했나?)

 

 Real Horror Blues


 냐루까지 조우한 뒤... 자연스럽게 이 좃된 상황에서 빠져나오는 건 불가능하다는 걸 직감한 PC들은 직접 사건을 해결하기로 합니다. 이제 저희 맘대로 드랍할 수 없다는 건 확실해졌으니까요ㅎ;; 교수가 말했던 대로 먼저 피라미드로 가서 유물을 돌려놓기로 합니다.

 이때 피라미드로 몰래 향하기 위해서 다양한 루트를 고려하는 것도 참 재미있었어요. 진짜 세계 여행(?)을 계획하는 감각이 들어서 좋더라고요ㅎㅎ 안 그래도 코시국 때문에 여행 못간지 오래 되어서ㅠ 의도치 않은 대리 만족을 좀 했습니다( ˇ͈ᵕˇ͈ )저희는 라킨 일행보다 먼저 도착하기 위해서 해로를 타고 선빵을 치기로 합니다.

 계획대로 먼저 푸노에 도착해서 피라미드와 관련된 전설을 제대로 듣게 되는데, 이 전설이 참 재미있었어요. 고대 악신이 티티카카 호수에 떨어진 후 모든 걸 먹어치우려고 들자, 좋은 건 '땅에 있다'고 유혹해서 그를 가두고 그 위에 피라미드를 세웠다는 전설이요.

실제로 세션 배경이었던 푸노의 티티카카 호수


 개인적으로 신화를 좋아하기도 하고, 크툴루에서 신화 이야기를 꺼내는 것도 좋아하는데, 크툴루에서는 이 신화가 진짜일 가능성이 높다보니 신화 내용이 훨씬 리얼하게 느껴지거든요. 실제로 고대 악신(..)이 떨어졌을 거고, 저 피라미드 안에 그 신이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전제가 되니까 이야기가 확 무섭게 느껴집니다ㅎ 하지만 그보다 더 무서운 게 있었어요... 바로 카리시리(...)

 아무래도 이 동네는 카리시리의 나와바리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찐 카리시리랑 마주하는데, 아ㅅㅂㅋㅋ 녹차님이 넘 무섭고 리얼하게 묘사를 해버리시는 거에여ㅠㅠㅠㅠㅠ 챙이 넓은 모자를 쓴 백인 남성이... 우리 지방을 빨아먹기 위해서 좀비마냥 다가오는데 아흐바 ㅠㅠㅠㅠ 누가 봐도 스페인 침략자들의 그 모습이잖아요... 그때의 그 사람들이 죽지도 않고 망령이 되어서 이렇게 살아있다는 게, 의상 착의로 한 눈에 느껴져서 너무 으악ㅋㅋㅋ 했어요. 근데 이게 녹차님 해석이라궄ㅋㅋㅋㅋ 으앜ㅋㅋㅋ

대충 이런 모습이었겠죠......


 초반에 빈센트가 느꼈던 백인에 대한 싸늘한 시선에 대한 떡밥까지 여기서 함께 풀리면서, 진짜 그냥 상황 자체가 너무 무섭더라고요;; 죽어도 다시 돌아오는 카리시리... 그리고 좀비처럼 현지인마저 카리시리로 만들고 있는 이 상황이ㅠ 절대로 죽지 않는 밬뀌뻘레 보는 거 같고... PC는 어떨지 몰라도 PL은 이때 산치가 정말 대차게 까였습니다ㅋㅋㅋㅋ

 사실 저희는 아시아권이라 이런 역사적 감성을 완전히 이해하긴 어렵지만, 그래도 어떤 공포감을 전달하고 싶었는지는 충실히 와닿았어요ㅠ 녹차님 묘사 한꼬집이 그 다리 역할을 제대로 했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이 부분이 이번 세션에서 가장 무서웠어요 ;_;

 

 인간의 구질구질함은 위대해!

 

 그리하여 힘겹게 피라미드에 도착한 PC 일행... 여기도 진짜 온갖ㅋㅋㅋ 산치 함정이 득시글한 곳이었습니다^_T 그렇지만 여긴 어차피 그럴 거라고 예상했어요!ㅋㅋㅋ 클맥 장소이기도 하고 지금까지 떡밥들이 있기도 하고...

 아니나 다를까, 상단 피라미드의 일부분을 들여다 보는데 액체 상태의... 부글거리는 무언가가...^__^ 이때 월터가 산치가 대판 까여서 그야말로 리얼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드립 치시는데 진짜 웃겨 죽을 뻔했네요ㅋㅋㅋㅋㅋ

 

 피라미드 구조도도 되게 재미있게 만들었다고 생각했는데, 들어갈 수 있는 루트가 크게 두 가지가 있었거든요. 저희는 수집 통로로 들어가기로 했는데, 아무래도 시체가 가득한 쪽의 통로는 넘 무섭잖아요^ㅁT 근데 사실 시체 통로가 더 안전했다는 게(??) 이런 페이크 참... 즐겁습니다ㅋㅋ

 

 그리고 사건을 해결하는 방식도 개인적으로 참 좋았어요ㅠ 딱히 거대한 전투가 있는 건 아니고 목적 자체도 엄청 심플했습니다. 라킨 일행이 훔쳐온 유물을 제자리에 돌려놓는다... 그런데 유물 근처로 온갖 정체를 알 수 없는 오물이 퍼져있는 상태라 함부로 접근할 수가 없는 상황이었거든요.


 결국 가지고 온 침낭이랑 담요로 오물을 막아서 해결했는데, 저는 크툴루는 이렇게 구질구질한 방법으로 어떻게든 성공하는 게 더 재미있더라고요ㅋㅋㅋ 거대한 신화적 사건을 인간의 구질구질함으로 해결한다 << 이거 너무 좋지 않나요... 나만 그런가ㅠ 

위대함에 맞서는 쪼렵함


 방법도 방법이지만 저희가 아이디어를 쥐어짜서 도달한 결론인 것도 좋았어요. 동시에
'아버지, 살려주세요!' 하는 스페인어를 외치며 사라지는 카리시리들... 마지막까지 이렇게 무서울 일이냐ㅋㅋㅋ 그치만 뿌듯했습니다(?) 저 징그러운 것들도 완벽하게 박멸했다는 만족감이 들더라고요ㅎㅎ 그렇게 끔찍했던 사건을 어찌저찌 해결하고 일행은 다시 미국으로 돌아옵니다.

 하지만 이때까진 아직 몰랐겠죠. PC들은 그저 거대한 사건의 시작 지점에 이제 막 발을 디뎠을 뿐이라는 걸요. 시간을 무흐릅니다. 그리고 4년이 지나, 이야기는 <1장 : 캠페인의 시작>으로 이어집니다.

 

 Next Episode is... AMERICA

 이러니저러니 해도 페루는 > 서막 < 에 불과했을 뿐입니다.  진짜 무대는 미국이죠! 후후... 크툴루는 본래 미국이 본령이기도 하니 기대해보겠습니다. 이미 서막만으로도 무척 만족스러워서 남은 캠페인 전개도 두근두근합니다.

 

 처음 해보는 거대 장편 캠페인이기도 하고, 그래서 걱정이 되기도 하지만 (끝까지 잘 완수할 수 있을까) 다른 캠페인하고는 다르게 그냥 흘러가는 대로 흘러가면 되는 느낌이 아니라 언제 PC가 죽을지 모르다 보니 더 긴장감이 느껴집니다. 이 긴장감은 필시 좋은 동력으로 작동하겠죠'//' 저도 쫓기는 느낌으로 캠페인 해보고 싶었어요(?)

 후기도 차분차분 모두 남길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이런 궤적을 남기는 게 제가 티알을 하는 이유이기도 하므로🥺 저희가 만들어갈 역사에 함께해주세요. 다음 여행지에서도 잘 부탁드립니다:D

 

 장기 여행의 짐은 다 챙기셨는지

 

 녹차파우더님 : 올해는 녹차파우더의 해다(??) 제 캘린더만 보면 거의 그런 수준인 것 같아욬ㅋㅋ 플레이어로 뵙는 것도 좋지만 이렇게 마스터로도 뵙게 되다니 정말 영광입니다ㅠㅠㅠ 녹차님 크툴루도 되게 오랜만인 것 같은데 허상의 악몽도 그렇고 역시 녹차님 크툴루는 넘 재밋네요ㅠ 크툴루 감수성을 원체 제대로 이해하고 계셔서 공식에서 찔러주라고 넣은 씬마다 넘 쑥 넣으시는데ㅋ 어휴 정신을 못차렸네요... 서막만 했는데도 녹차님의 마스터링에 대한 신뢰도가 하늘을 찌릅니다^^ 어쩌다 이 긴 여정의 핸들을 쥐게 되셨는데 힘들면 언제든 쉬어가도 되니까요 ㅠ0ㅠ 그저 마지막까지만(?) 잘 부탁드립니다 히히^//^ 

 

 더스크님 : 티알룸 대여 정말 감쟈합니다...ㅠ 플레이해보고 느낀 건데 이거 스터디룸에서 했으면 진짜 그 비용만으로도 엄청 허덕였을 듯;; 마침 갓티알룸 소유자가 있어서 다행입니다ㅇㅇ 계속 같이 냐루가하자고 말만 하다가 이렇게 시작하게 돼서 넘 기쁘고 (뭔가 버킷 리스트 이룬 기분(?)) 그대는 워낙 프로라 일단 함께하는 것만으로도 안심이 됩니다^//^ 우리 하늘이 무너져도 이건 꼭 끝까지 같이 하기로 했으니 서로 도망가지 않도록 합시다ㅋ PC가 좀 죽고 PL의 멘탈이 좀 털려도 그러려니 하자구요. 우린 할 수 있으며(??) 잘 부탁한다제^0^/

 

 망님 : 냐루가로 함께 하게 되어 넘 영광입니다 망님ㅠㅠㅠ 진짜 망님 넘 귀여워요(갑자기 사심 고백)ㅋㅋㅋ 리액션도 넘 풍부하시고 PC 롤플이랑 포지셔닝까지 잘하셔서 뭐... 뭐지? 하면서 지켜봣어요... 앞으로도 망님 바로 앞자리(VIP석)은 제것입니다ㅋㅋㅋㅋ 이번에 들고 간 제 캐설정이 좀 겉돌기 쉽다보니 어떻게 잘 융합할 수 있을까 하면서 저 스스로도 의심스러웠는데, 월터가 계속 같이 말 걸어주고 함께 움직여줘서 훨씬 쉽게 몰입할 수 있었어요... 저 월터를 지키기 위해서라면 뭐든지 하겠습니다 << 이제 딱 세션 두편만 함께 했지만 두편 다 너무 재밌어요ㅠㅠㅠ 올해 망님 만나서 넘 만족스럽습니다ㅎㅎ 미국에서도 잘 부탁드려요!

 

 츠키시마 케이님 : 아이패드 동지(?) 케이님ㅋㅋㅋㅋ 세션 시작하기 전부터 같은 뎈덕인 거 알고 혼자 내적 친밀감 오지게 쌓고 있었는데 아이패드로 고생하실 때마다 외적 친밀감까지 쌓이고 마는데 << 늘 간식도 빵빵하게 챙겨주시고, 플레이도 꼼꼼하게 기록하시고, 여러모로 즐기고 계신 게 느껴져서 저도 옆에서 좋은 영향을 받고 있답니다ㅋㅋㅋ 이렇게 좋은 멤버들 상대라면 나도 진심이 되어버린다구 후후... 앞으로 갈 길이 먼데, 같이 잘 헤쳐나갔으면 좋겠습니다 ;ㅅ; 모르긴 몰라도 곧 엄청난 와해의 위기가(?) 온다는 듯하니 저희의 힘을 보여주자구요ㅎㅎ 잘 부탁드려요: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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