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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 후기/크툴루의 부름

대죄

by 에이밍 2018. 5. 23.

대죄

: 크툴루의 부름

 

마스터

녹차파우더님 (@melisi012)


플레이어

에이미 (@ehrtlr)

아본님 (@eggpower_abon)

뫄님 (@nokcha_chiffon)



 

 그러니까... 뭐부터 말해야 할까.


 아마 작년 겨울이었을 거예요. 저희 '민속 미스테리 탐정단' 동호회에서 새로운 괴담을 찾기 위해 지방으로 조사를 떠났을 때 이야기에요. 오빠가 괜찮은 여관이 있다고 해서 냅다 예약했죠. 오빠가 다른 건 몰라도 그런 건 좀 귀신같이 찾아내거든요. 아무튼, 이번에도 제대로 된 결과물을 내지 못하면 폐부시킬 거라고 위에서 단단히 벼르고 있는지라 저희도 조금 간절했던 것 같아요.


 조금만 걸어가면 바다가 있는 예쁜 일본식 여관이었어요. 정원도 넓고 밥도 맛있었죠. 인어와 관련된 재미있는 전설도 많은 곳이라 괜찮은 괴담 하나쯤은 건질 수 있지 않을까? 하고 기대했는데...


 음, 여기서 부터 하는 얘기는 믿어주실지 잘 모르겠네요. 아무튼, 전 거짓말 하는 거 아니니까요. 


 그럼 시작할게요.




 크툴루... 그것도 녹툴루! 녹차파우더님이 마스터링 해주신 크툴루는 처음이라 너무 너무 설렜습니다! 게다가 트위터에서 살짝 뒤져보니 돈 주고도 못 구하는 캠페인 시나리오 세션이라는 얘기를 듣고 벌떡! 바짓가랑이를 붙잡고 참가하게 된 죄업 시리즈ㅠ 그 대망의 첫 번째 막인 '대죄' 세션을 즐기고 왔습니다! 와아, 짝짝짝!


 뭔가... 시나리오 집만 봤을 때의 그 야릇한 느낌이랄까요! 뭐라고 설명할 순 없지만 앗, 이건 갓시날집이다... 분명하다! 스토리 애니멀인 내 코가 벌름거리고 있어! 그런 느낌이라 어어엄청 기대했습니다 ㅠ0ㅠ 실제로 너무 너무 재미있게 해서;; 시나리오 집을 사고 싶어 죽어가고 있는데 9월을 노리는 수밖에 없는 상황ㅠㅠ 후 뭐가 그렇게 재미있었는지는 천천히 풀어보겠습니다! 정말 크툴루로 해보고 싶었던 일본 애니메이션 풍의 세션이라서 너무 즐겁고 행복했어요ㅠㅠㅠㅠ


 도입은 간단합니다! 어떤 이유에 의해 지방에 있는 여관에 머물게 된 플레이어들이 그곳에서 일어나는 미스터리한 사건을 겪게 된다는 내용이죠. 이게 흔하다면 흔할 수 있지만 사실 그만큼 호소력이 있기 때문에 흔한 거고 또 이 작품은 그 클리셰를 너무나 맛있는 부분만 샥샥 발라서 만들어 놓은지라ㅠㅠㅠㅠ 플레이 하는 내내 '아악! 이런 요소 너무 좋아! 어억! 여기서 그 요소를?! 아아, 보고 싶었던 장면이야!' 하면서 몸을 배배 틀었습니다ㅋㅋㅋ 어떤 요소인지 말하는 것 자체가 스포라서 자제하겠지만 어쨌든 시골 배경의 일본 호러물을 기대한 당신에게 적합한 그런 시나리오고요...


 작품의 분위기를 말하자면 (내용은 많이 다르지만) 쓰르라미 울적에가 떠오르는 그런 시나리오였습니다! 일단 그림체가 용기사 풍이고(물론 용기사보다 잘그림?! 배경도 배경이거니와 파고 들어갈수록 나오는 인물들의 비밀, 그리고 최종 단계에서 맞이하는 그것까지...! 쓰르라미랑은 많이 다르지만 충분히 그런 분위기와 테이스트를 느낄 수 있는 시나리오였고 문제편까지는 제 인생작으로 치는 작품이라 막... 두근두근하고... 아악... 무서워야 되는데 너무 좋고 그랬습니다ㅠ0ㅠ 아마 그 작품 좋아하시는 분들은 이 시나리오도 높은 확률로 마음에 드실 거예요!


 개인적으로 플레이가 끝나고 가장 마음에 들었던 건, 시나리오 내부의 사건이 잘 짜여있다 보니 캐릭터들의 행동 원리도 명확해서 플레이어와 함께 NPC도 자기 목적을 가지고 움직인다는 점이었어요. NPC가 그냥 오브젝트가 아니라 실제로 자기 의지를 가지고 돌아다니는 느낌이랄까요..! 실제로 사건도 세션 흐름에 따라 실시간으로 일어나고 PC의 행동에 따라 NPC의 노선도 영향을 받습니다. RPG에 SLG 요소를 켜켜이 잘 넣은 느낌이라 잘 만든 시나리오라는 게 느껴지더라고요! 이게 단순히 NPC를 움직인다고 되는 게 아니라, NPC의 행동에 '목적'이 있어야 하는 거라 결국 시나리오를 인물부터 시작해서 꼼꼼히 채워야 하는 작업이 필요한 부분이라 더욱 좋았달까요.


 앗, 그래요! 그점이 좋았습니다. 이 시나리오는 철저하게 '인물' 중심이에요. 시나리오를 위해서 인물을 만든 게 아니라, 인물이 있어서 시나리오가 태어난 느낌이예요. 사실 저는 두 방향 모두 좋아하는데 크툴루에서 인물 중심인 시나리오를 해본 건 처음이라 플레이 감각 자체가 달라서 좋았어요. 시나리오 중심이면 아무래도 메타적으로 '흠, 이건 이렇게 했으니 다음엔 저렇게 되겠지?' 하느라 몰입이 덜 될때도 있는 편인데 인물 중심이다 보니 시나리오의 흐름을 앞서 읽는 것보다 눈앞에 있는 이 녀석과 무슨 대화를 해야 할지를 먼저 생각하게 되서 좋았어요! 


 물론 여기엔 캐릭터를 살리기 위한 녹차파우더님의 적극적인 연출과 노력이 있었고 그 덕분에 NPC(특히 그 NPC)하고는 뭔가 사적인 교류를 나눈 느낌이었어요! 으아아 이렇게 시나리오 속 캐릭터랑 친해지는 느낌 너무 좋아하는데 완전 친밀감 100%고요ㅠㅠㅠㅠ 다음에 만나면 하이파이브할 것 같아(?? 윽, 그럴 놈이 아닌데(?! 아무튼, 덕분에 세션 끝내고 나니 그 NPC에게 괜히 말 한마디 더 걸어볼걸 싶어서 후회되고(? 다음엔 사적인 말을 많이 걸어야지(야매로 하고 마음 먹을 정도로 캐릭터랑 교감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게다가 그 NPC의 니야니야한 느낌이 녹차파우더님이랑 너무 잘 어울려서?!?! 개인적으로 싱크로 엄청났고요... 흑흑ㅠ 네크로니카의 베스도 그렇지만 이런 호에호에한 느낌 너무 잘 살리셔서ㅠㅠㅠ 플레이어로서도 몰입이 슉슉돼서 넘 좋습니다ㅠㅠㅠ 갓차파우더님... (하트 (저희 베스 살린 거 맞죠?ㅠㅠ (?????


 더 좋은 건 이게 캠페인 시나리오란 말이죠! 이번에 만난 애들이 다음에 또 등장할 것이고 세션을 거치면서 다들 (여러 방면으로) 성장할 것이고! 그걸 또 지켜볼 생각을 하니 너무나 두근두근합니다ㅎㅎ 물론 제 PC도 세션을 거치면서 더 입체적으로 변할 거고 그리하여 마지막에 어떤 엔딩 장면이 나올 지까지 벌써 기대됩니다 ㅠ0ㅠ 캠페인 시나리오 최고야... 흑... 너무 좋아 ㅠ0ㅠㅠ


 어쨌든 일본 애니메이션 특유의 호러물을 즐기기에 너무나 좋은 시나리오이고 준비도 무지하게 잘 되어있습니다! 사실 저희 세션은 녹차파우더님이 엄청나게 준비해주신 덕분이기도 한데 ㅠ0ㅠ! (무려... NPC 포트레이트에 무광 코팅을ㅠㅠㅠㅠㅠㅠㅠㅠ 인쇄도 어찌나 질이 좋은지ㅠㅠㅠㅠㅠ 자동 몰입되고요... 흑흑ㅠㅠㅠㅠ 게다가 열쇠 컴포넌트까지 준비해주셨어?!?! 아, 아니 이것은 대체! 너무나 이 열쇠를 빨리 써보고 싶군!!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ㅋㅋㅋ 과몰입하였습니다 헤헷... 이래저래 준비해주신 것들 덕분에 세션 자체가 되게 입체적으로 느껴졌는데, 세션 끝나니 마치 OVA 애니메이션 1화를 본... 아니 체험한 느낌이었고요! 저희는 앞으로 2(3)화 남았으니 그저 달릴 뿐입니다 ^///^ 


 후우, 아무튼... '죄'라는 소재로 이루어진 3(4)부작 크툴루 캠페인 시나리오! 첫 스타트부터 느낌이 너무 좋고ㅠㅠㅠ 살짝 보여주신 다음 세션의 NPC나 시나리오 소개만 들어도 두근두근합니다; 2화부터는 본격적인 캠페인 스타트! 일 것 같아서 이 작품의 전체적인 테이스트를 좀 더 진하게 맛볼 수 있을 것 같고^///^ 빨리 다음 세션 날이 왔으면 좋겠어요ㅠㅠㅠ 보고 싶다, NPC ***야!


 그럼 러브레터와 함께 비루한 후기를 마칩니다 흑ㅎ그 ㅠ0ㅠ


 마스터링으로 수고해주신 녹차파우더님! 으아아 ㅠ0ㅠ 녹차파우더님이 사랑하는 세션이라고 하셨을 때부터 저도 이 세션이 좋아졌는데(?? 정말 너무 너무 재미있었구요ㅠㅠㅠㅠ 사스가 준비된 마스터 녹차파우더님ㅠㅠㅠ 아니 그 많은 걸 대체 어떻게 준비하신 건지ㅠㅠㅠㅠㅠ 덕분에 진짜 배터지게 즐기고 갑니다 ㅠ0ㅠㅠ 남은 세션도 즐길 걸 생각하니 벌써 두근두근해요! 대체 그 NPC의 목적은 무엇이며?! 아직 회수되지 못한 그 NPC의 떡밥은 무엇이고! 다음에 나오는 그 NPC의 정체는 또 무엇인지(?? 으아 다음 이 시간에 계속도 아니고ㅠ0ㅠ 고란노 스폰서합니다... 흑흑ㅠㅠ 역시 누군가의 사랑을 받는 세션은 그만한 이유가 있다는 걸 다시금 깨달았고ㅠㅠ 바짓가랑이 붙잡았을 때 관대하게 받아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지막까지 재미있게 적극적으로 즐길게요^///^ 다음 세션 날짜도 전 이미 하트 쳐놨고;; 그때까지 잘 부탁드립니다 헤헤 /ㅅ/


 아닛, 대죄 방에 들어오니 계셨던 아본님?! 여기서 또 이렇게 만나게 되는 군요... 후후... 후후후... 아본님도 한때 나쿠고로니파신 적이 있으시니까(?? 같이 하면 재미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진짜 재미있었다 ㅠ0ㅠㅠ 같은 심상을 공유하는 게 이렇게 중요하군요(흠티콘) 유일한 남캐라서 고생?!을 좀 하는 포지션이 아닐까 했는데 이번 세션보다는 앞으로 남은 세션에서 어떻게 발전될지 넘 기대되구요 흐흐... 후기에 쓰신 것처럼 정말 추리물 좋아하는 사람들은 취향 직격인 요소로 가득차있고 첫 시나리오가 이런 걸 보면 앞으로도 그럴 것 같아서?! 저도 넘 기대됩니다 ㅠ0ㅠㅠ 일정쥬금맨이라 빠른 시일 내에 못하는 게 좀 아쉽긴 하지만ㅠㅠㅠ 그래도 다음 일정은 잡았으니까요! 헤헷/ㅅ/ 무사히 4부작으로 넘어갈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보아요! 즐거웠습니다 ><


 그리고 오랜만에 함께한 뫄님! >< 목 안좋으신 줄 몰랐는데ㅠㅠㅠ 나중에 알고 넘 놀랐습니다ㅠㅠㅠㅠ 컨디션 안 좋으신 상태였는데도 세션에 열심히 집중해서 마지막까지 함께 해주셔서 너무 감사했구요ㅠㅠㅠ 그 와중에도 모국어보다 의료를 잘하는 의료천재(?! 컨셉은 귀신 같이 가져가셔서 넘 재미있게 플레이했습니다ㅠㅠㅠ 흑흑 뫄님 좋아요 ㅠ0ㅠㅠ (이키나리 구애 앞으로 가야 할 길이 멀지만 의료 천재 마이쟝이 있다면 죽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환절기라 또 여기저기서 감기 기승인데 건강 조심하시구ㅠㅠ 다음 세션에 또 함께 하길 기다리겠습니다!^///^ 함께 해주셔서 감사해용ㅎㅎ(하트


 아니 왜... 속죄 아직도 많이 남은 거죠?! 아아악! 난 속죄로 빨리 넘어가고 싶다 ㅠ0ㅠ!! 대체 그 자식은 어떻게 된 것이며 다음의 그 배경은 대체 무엇이며?! (광기 정좌하고 그저 다음 세션을 기다리겠습니다 흑흑 ㅠ0ㅠ 드릴 게 비루한 후기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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