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플레이 후기/크툴루의 부름

질긴 결속

by 에이밍 2018. 1. 8.

질긴 결속

: 크툴루의 부름

 

마스터

루루팡님 (@wishpotion)


플레이어

에이미 (@ehrtlr)

라무님 (@incabinet)

녹차파우더님 (@melisi012)

더스크님 (@dusksorrow)


  이디스 테일러. 사립탐정이다. 일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 유명하진 않지만, 여성들과 관련된 의뢰는 무보수로 해결하는 것으로 유명세를 얻고 있다. 뉴욕의 작은 고서점을 탐정 사무소로 삼아서 활동하고 있지만 어느새 책 판매보다 탐정 의뢰가 더 많이 들어오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캐링턴 부인에게 의뢰가 올 줄은 몰랐는 걸."


 캐링턴 부인은 입스위치의 유명 인사다. 사교계에서의 명성은 물론이고, 막대한 자산까지 가지고 있어 여성 잡지에 매달 등장하는 VIP다. 그런 그녀가 이디스에게 직접 의뢰를 넣었다. 현재 공사 중인 저택에 이상한 일이 생겼으니 와서 해결해달라는 것이다. 마침 나도 여성 잡지의 인터뷰 겸 입스위치에 갈 일이 있었으니 다녀올까. 이디스는 간단한 채비를 하고 집을 나선다.


 "잠깐, 이디스! 앙시가 또 없어졌어!"


 또? 이디스는 챙기던 짐을 내려두고, 루퍼트와 함께 앙시를 찾아 나선다. 못된 고양이, 꼭 이럴 때만 발목을 잡더라. 이디스는 남편인 루퍼트와 함께 합심하여 앙시를 잡아 넣고 다시 입스위치로 향했다.


 하지만 고양이가 발목을 잡을 땐 이유가 있는 법이라는 걸, 그때 그녀는 아직 알지 못했다. 


 팀 다크도어의 기념비적인 첫 세션! 루루팡님의 '질긴 결속' 세션을 플레이하고 왔습니다. 짝짝짝 ;ㅅ; 감동의 첫 세션..! 감동의 첫 크툴루 장편 플레이(??) 아무튼, 여러가지로 의미있는 세션이라 너무 너무 기다렸고 또 재미있게 플레이하고 왔습니다! 목감기까지 걸린 상태로 열심히 마스터링 해주신 루루팡님을 위한 당일 후기 쏘아올립니다 8ㅅ8


 '어둠으로 가는 문' 시나리오집 자체는 장편 시나리오 집은 아니지만, 기왕 모든 시나리오를 해보기로 한 거 저는 이번에 캐릭터 하나로 시나리오를 계속 이어가기로 결정하고 캐릭터 메이킹을 진행했습니다. 로망인 설정 다 때려 박은 탐정 아가씨로 초안을 잡아 놓고, 처음으로 백스토리나 자산 정보까지 모두 꼼꼼하게 작성하며 이를 갈았습니다..! 갓플레이를 하고 말겠다! 하는 의지로ㅎㅎ


 평범한 탐정 아가씨가 아니라 까칠한 완벽주의자에 페미니스트라는 설정을 넣었고, 중요한 사람으로는 괴도 클림트과 현재 남편인 루퍼트 애들러를 넣었습니다. 괴도 클림트는 유명한 대도둑인데 이디스와는 숙적 같은 사이라는 설정이고, 루퍼트는 탐정 사무소(고서점)의 관리자인 동시에 사실 괴도 클림트와 동일 인물^^;;; 이라는 심히 로판적인 설정을 넣었습니다ㅋㅋㅋㅋ (이디스는 동일 인물인 걸 모른다!) 요즘 탐라에 로판 얘기가 많아서 휘리릭 넣어봤네요. 개인적으로 캐메 자체는 무척 마음에 들게 됐습니다ㅎㅎ


 게다가 이번엔 공들인다고 탐사자 핸드북이랑 룰북을 열심히 읽으면서 적었는데, 몰랐던 사격 룰이나 독 룰 같은 걸 알게 되서 대흥분...! 크툴루에 이렇게 재미있는 옵션 룰이 많았구나! 다음엔 총을 쏘고 독을 먹이는 시나리오를 꼭 써봐야지(??) 하고 다짐하는 계기도 되었고요ㅎㅎ 1920년대 배경 세팅 부분도 처음 읽었는데 넘 유익하고 즐거웠습니다. (그리고 급작스럽게 생겨난 Chthulu by gaslight에 대한 열망ㅋㅋㅋ 으앙 빅토리안 세팅 너무... 너무 궁금해!!) 


 그리고 의도적 바람둥이(?)인 콜린(더스크님)이나, 몰락 귀족의 자제지만 비뚤어져서 현상금 사냥꾼이 된 아론(라무님), 미스캐토닉 대학의 지질학과 조교인 잭(녹차파우더님)으로 조합을 꾸려 캐링턴 부인 저택에 일어난 의문의 사건을 해결하려고 나섰습니다..!


 다들 넘 꼼꼼하고 애정 넘치는 캐메를 해주셔서 서로의 관계를 만드는 도입부나 소개하는 부분이 엄청 재밌었는데, 평소에 보기 힘들었던 플러터 RP에 공을 들이는 더스크나, 소년미와 허세미 뿜뿜한 아론을 묘사하는 라무나, 설정은 제일 평범한데 어찌 전부 소개하고 나니 제일 수상하고 위험해 보이는 녹차파우더님의 잭이나ㅋㅋㅋㅋㅋㅋㅋㅋ 다 너무 웃기고 즐거워서 세션에 대한 몰입도와 기대감이 더욱 부풀었습니다!


 도입부도 루루팡님이 이래저래 엮어 주셔서 엄청 쫀쫀하게 됐고, 그 부분이 몰입도가 확 생겨서 굉장히 재미있었어요 ㅎㅎ (여성 잡지에 인터뷰로 실린 이디스와, 그 잡지에 글을 투고하고 있었던 콜린, 그리고 여성 잡지에 실린 운세(?)를 보다가 콜린의 기사를 봤던 잭, 최근 사교계를 박차고 나온 것으로 화제가 된 아론으로 서로 거미줄처럼 엮이는 관계가 넘 좋았고...! 이 관계가 앞으로도 유지되며 발전하는 상상을 하니 더욱 즐거웠습니다ㅎㅎㅎ)


 이디스는 탐정이다보니, 기자인 콜린과 아는 사이라는 설정이었고 그래서 알피하는 것도 무지 재미있었는데 더스크가 워낙 주고 받는 알피를 잘해서 사실 초반에 좀 더 얘기하고 싶었고요 ㅠㅠㅠ 제 세션에서 얘기하는 시간을 많이 넣어보려고 생각 중입니닼ㅋㅋㅋ 동갑내기라서 친구 맺는 잭이랑 아론도 존귀곸ㅋㅋㅋㅋㅋ


 어쨌든! 그렇게 PC들에 대한 애정이 한껏 올라간 상태로 사건 해결을 시작했습니다. 사실 어둠으로 가는 문 시나리오 봤을 때, 제일 궁금했던 게 바로 이 시나리오였는데, 도입이 굉장히 특이하고 흥미롭습니다. 건조 중이었던 캐링턴 부인의 저택 앞에 있는 분수대가 어느 날 갑자기 파괴된 상태로 발견된 것이 시나리오의 시작입니다. 부인은 노발대발하며 입스위치 각지의 경찰, 기자, 탐정 전부 불러 모아 분수대를 부순 녀석을 찾아오라고 성화를 부리고요. (이때 루루팡님 알피 진짜 미쳐서ㅋㅋㅋㅋㅋㅋㅋ 아 진짜 감탄하면서 봤어요ㅠ 이게 아픈 사람의 알피력인가...!)


 더욱 이상한 것은, 그 파괴된 분수 근처에 산호를 닮은 예쁜 돌이 떨어져 있었다는 겁니다. 부인은 분수대를 파괴한 범인을 찾고, 돌의 정체를 밝혀달라는 의뢰를 합니다. 그런데 이 돌이... 허허허... 라는 스토리입니다.


 초보자 수호자용 시나리오라는 평이 있던데, 확실히 시나리오 자체는 아주 간단하고 명료한 구성이었어요! 너무 간단해서 이거 이렇게 하면 되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1/3 시점에서 들어버릴 정도였고... 하지만, 메타적으로는 그렇게 생각해도 시나리오적으로 개연성 있는 플레이를 해야 했기에 함께 신중하게 머리를 굴려가며 사건을 파헤치는 거 넘 크툴루 테이스트고 재미있었습니다ㅎㅎ


 집에 와서 시나리오집 보니 저희가 건너띈 부분이 꽤 되더라고욬ㅋㅋ 읔ㅋㅋ 그래도 내용 이해나 전개에는 전혀 문제가 없고(?) 오히려 생략된 부분을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 건지 @_@;; 싶어서 혼란스럽더라고요ㅠㅠ 아니... 이 루트로는 도저히 상상력이 닿지 않는데! 게다가 그렇게 일부 생략했어도 시간이 빡빡하게 맞아서 더욱 의구심만 들었습니다. 이 루트 다 들어가면 대체 몇 시간을 해야 하는 건지..?!


 아무튼, 결론은 간만에 배드 엔딩(??)이랄까 크툴루 테이스트가 듬뿍 담긴 엔딩이 되었고, 그간 계속 해결 중심의 마기로기 세션만 해왔던 저로선 '그래서 어떻게 해야 이걸 해결할 수 있는 건데?!' 모드가 되어서 크툴루의 바다를 헤엄칠 수 있었습니다..* 막상 어찌 어찌 끝나고 나니, '아 이게 진짜 크툴루지ㅎㅎ' 싶어서 역시 공식 시나리오가 맞긴 맞군, 싶기도 했고요.


 공식 시나리오라서 핸드아웃도 엄청 고퀄이다 보니 몰입에 절로 도움이 되었습니다!...만, 이게 수호자용 책이라서 그런가 핸드아웃에 스포가 적힌 경우가 종종 있더라고요 ㅠㅠ 이 시나리오엔 거의 없었지만, 돌아와서 제가 맡은 '언덕 밑의 어둠'을 보니 핸드아웃에 전부 스포가 ㅇㅁㅇ! 저도 이번에 알았네요...!


 전체적으로 비선형에 가까운 구조의 시나리오다 보니, 적극적으로 추리를 해서 다음 과정을 결정해야 하는데, 다들 한 추리 하시다 보니 열심히 머리를 굴려서 토론하는 것도 넘 즐거웠고 그렇게 추리가 맞아 떨어졌을 때의 쾌감도 적절히 느낄 수 있는 시나리오였습니다ㅎㅎ 추리 난이도가 그리 높은 편은 아닌데, 오히려 그렇다 보니 크툴루 숙련자 분들(?)은 의심암귀에 빠져서 헛돌 수 있는 부분도 좀 있고요ㅠㅠ (제가 그랫숨ㅠㅠ) 그건 또 그거 나름의 테이스트가 있지만요ㅎㅎ 역시 크툴루 시나리오는 초보용이라고 해서 쉬운 게 아니구나... 초보 분들이 해야 쉬운 거구나! 하는 가르침을 얻었습니닼ㅋㅋ


 그리고 이번 세션에선 제 크툴루 역사상 처음으로 성장이란 걸 해봤는데, 이게 생각 외로 보상 받는 (루루팡님 표현에 의하면 정산하는) 느낌이 있어서 치유받는(?) 느낌도 들고 상당히 좋았습니다ㅎㅎ 파탄난 이성도 채우고, 능력치도 업글하고...! 다음엔 더 열심히 이런 저런 기능을 사용해서 레벨업을 해야겠다고 느꼈습니다ㅋㅋ 이번에 이성이 많이 깎여서 다음 세션이 좀 아슬아슬하긴 하지만요 ^_TT


 정리하자면, 직관적이고 단순한 스토리와 저마다 개성이 넘치는 NPC들(ㅋㅋ), 마지막을 장식하는 크툴루 테이스트까지 완벽했던 첫 세션이었어요! 캐메부터 에필로그까지 다 기억날 만큼 즐거웠고, 이 PC들과 함께 마지막까지 달려보고 싶습니다! ㅎㅎ


 아픈 몸으로 마스터링 준비하느라 고생하신 루루팡님ㅠㅠㅠㅠ 정말 아프신 거 + 첫 크툴루 마스터링 믿기지 않을 정도로 완벽한 룰 숙지와 NPC 롤플레잉 및 시의적절한 시나리오 전개 너무 좋았고요... 덕분에 어둠 문 세션을 성공적으로 열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제가 후반에 어떻게 해야할지 감이 안 잡힌다고 얘기했을 때도 진지하게 들어주셔서 넘 감사했고 덕분에 이디스도 잘 구조(?)한 것 같아요ㅎㅎㅎ 다음 세션부터 함께 할 루루팡님 PC도 무척 기대됩니다..! 설산밀실에서 보여주신 미친 플레이 또 기대되고요ㅎㅎㅎ 남은 세션도 잘 부탁드립니다! >< 이불 따뜻하게 하고 푹 주무세요 8ㅅ8 흑흑!


 모두의 기대를 져버리지 않는 캐릭터를 데려와 준 라무! ㅋㅋㅋㅋ 이번에도 알피 넘 재밌었고 캐릭터 자체가 좀 가볍고 낭낭한 느낌이라 보는 내내 귀여웠어욬ㅋㅋㅋ 세션 분위기가 가라앉지 않게 계속 텐션 올려주는 것도 넘 윤활제(?)처럼 좋았고ㅎㅎ 세션 돌아보면 중요한 이음새는 전부 아론이 이어주지 않았나 싶오요..! 얼마나 세션 내내 열심히 뛰어 다녔는지 알 수 있는 부분 8ㅅ8 수고했고 적극적으로 역할에 몰입하려고 하는 거 보여서 넘 멋졌다... 결혼해줘... (?) 다음 세션에서도 아론쟝 꼭 데려와주라구! ㅎㅎㅎ


 사실상 진주인공(??) 잭을 플레이해주신 녹차파우더님!ㅋㅋ 진짜 캐메 때 한 마디 하실 때마다 다들 '사교도~ 사교도야~ㅋㅋ' 하는 분위기 너무 웃겼고욬ㅋㅋㅋㅋ 유쾌하게 같이 받아주셔서 그 부분도 넘 훈훈(?)했습니다ㅎㅎ 진짜 수습캐 많이 하셨다고 했는데 잭 완전 대형견 같은 수습 캐릭터였고, 이디스는 잭 덕분에 살아서 마음에 빚을 가지고 있을 것 같아욧ㅠㅠㅠㅠ 남은 세션에서도 광기러 콜렉팅 하실 거 생각하면 제가 다 웃기곸ㅋㅋㅋ 마지막 세션인 만큼 엄청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날까지 잘 부탁드려요 8ㅅ8 편지에 썼지만 더... 더 들이댈 거예요(?!)


 그리고 나와 콤비ㅋㅋ로 활약해준 더스크! 믿고 가는 알피러인데 오늘 캐릭터랑 워낙 찰떡인데다 알피도 좋아섴ㅋㅋ 계속 콜린이랑 잡담 떨고 싶었다 ㅠㅁㅠㅠ 갓마스터답게 세션 생각하면서 NPC 챙겨가는 것도 넘 믿음직스럽고 더슼 세션도 완전 완전 완전 기대 중입니다 ㅎㅎㅎ 1920년대 버전 미씽을 만들어줘요! (위씽도 쓰고!^^) 콜린은 특히 모든 행동이 개연성 있고 캐릭터 중심적이라서 보는 재미가 있었고, 시나리오가 흩어지지 않게 계속 모아주는 로지컬한 역할을 해서 넘 믿음이 가고요... 다음 세션에서도 잘 부탁드리고, 콜린쟝도 더 오래 보길 바라요!ㅎㅎㅎ


 팀 다크 도어를 결성한 것이... 제 2018년 업적 중 하나로 남지 않을까 생각하며 다음 세션을 준비해봅니다 ><!

 

'플레이 후기 > 크툴루의 부름' 카테고리의 다른 글

대죄  (0) 2018.05.23
공간에 관하여  (0) 2018.03.17
설산밀실  (0) 2018.01.01
코빗 하우스  (0) 2017.03.26
Missing  (0) 2017.02.14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