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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 후기/크툴루의 부름

Missing

by 에이밍 2017. 2. 14.

Missing (가제)

: 크툴루의 부름

 

마스터

더스크님 (@DuskSorrow)


플레이어

에이미 (@ehrtlr)

큣님 (@cue_t2)

라무님 (@incabinet)

광어님 (@ThousandIllutio)

 

 

 아야세에리. 나의 트위터 닉네임이다. 인터넷 상에서 다들 나를 여고생으로 알고 있지만, 사실 난 42살 먹은 남자다. 이름은 노진구. 직업은 태권도장 사범. 이런 것들은 나의 진정한 모습이 아니다. 덩치 큰 남자의 거죽 아래 어린 소녀가 있다. 아이돌을 좋아하고 예쁜 원피스를 좋아하는 어린 소녀다. 푸푸린은 나를 이해해 준 유일한 친구였다. 그녀는 내가 바라는 이상적인 소녀였고, 내가 가질 수 있는 유일한 자유였다. 그랬던 그녀가 내 눈앞에서 사라졌다. 정체불명의 트윗을 남기고 어둠 속으로.

 

 

 (스포 없는 후기 입니다. :) 편하게 봐주세요!)

 

 더스크님의 크툴루 오리지널 시나리오의 테플러로 참가했다. 전날 로릭님의 무당벌레에 이어 주말 내리 크툴루! 두 시나리오 모두 엄청 재미있어서 즐거웠다ㅠㅠ 이번 세션도 갓이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은 훌륭한 세션이었다. 빨리 더스크님이 시나리오 완성하셔서 많은 사람들에게 선보이셨으면 ㅎㅎ

 

 SNS를 소재로 한 시나리오라고 하셔서 어떤 내용인지 궁금했는데, 단순히 SNS뿐만이 아니라 전뇌 공간이라는 소재 자체를 폭 넓게 다룬 시나리오였다. 사건의 진상에 다가갈수록 주제 의식이 명료하게 느껴져서 플레이 이후에도 여러가지를 생각해볼 수 있었다. SNS 중독자들은 모두 더스크님을 졸라서 이 시나리오를 합니다 <

 

 이 시나리오의 가장 큰 장점은 바로 마스터가 더스크님이라는 거다. 이건 정말 직접 플레이를 해봐야 알 수 있는 부분임. 크툴루 시나리오 특성상 중요한 정보가 나오지 않거나 전개가 막히면 답답함을 느끼기 쉬운데, 이 시나리오는 더스크님 NPC RP가 너무 찰져서 그냥 NPC랑 대화하는 것만으로도 재미있다ㅋㅋ (진철이 형ㅠㅠ 잊지 못할 거야ㅠㅠㅠ) 정보를 얻기 위해 NPC를 클릭하는 게 아니라, 실제 살아있는 NPC랑 대화를 하는 느낌이라 진짜 이게 너무 재미있었다. (묘사도 어찌나 리얼하던지ㅠㅠ 하은이 연기 못잊어ㅠㅠ)

 

 그리고 레일로드 시나리오라고는 하는데, 레일로드의 장점을 이렇게 써먹을 수 있구나 싶어서 또 놀랐다. 어느 정도 이야기 흐름이 정해져 있는 대신 막히는 부분은 바로 바로 다음 장면으로 넘어가니, 시나리오에 속도감이 생겼다. 그래서 중반부가 지루해지기 쉬운 크툴루의 특징에도 불구하고, 이 시나리오는 처음부터 끝까지 계속 몰입할 수 있었다. NPC와의 리얼한 교감이 수사 과정의 지루함을 많이 덜어줬다고 봄ㅎㅎ

 

 내일 또 만나와 마찬가지로 이 세션도 레일로드치고는 전혀 답답하게 느껴지지 않았는데, 이쯤되면 그냥 내가 마스터링을 못해서 답답한 플레이를 제공하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ㅠㅠㅠㅠ 피륵스이나과 더스크님 같은 갓마스터와 비교할 건 아니지만(..) 이 시나리오에서는 선택지를 제한하는 부분이 나와도 전혀 답답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오히려 갈 길을 제시하는 느낌이라 좋았는데, 도대체 이 차이는 어디서 나오는 것인가 하고 꽤 오래 고민함(..)

 

 아무래도 마스터가 플레이어의 선택을 최대한 존중해서 시나리오에 없는 부분도 창조해가며(..) 마스터링을 해줬기 때문인 것 같다. 그리고 선택지를 제안할 때도 '여기에 가야만 한다'가 아니라 '이 곳에 가면 이런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느낌이 들게끔 잘 유도해주신 덕분인 듯함. 요령이 아니라 역량의 문제ㅎㅎ 진심 많이 배웠다.

 

 시나리오의 내용적인 측면에 대해 얘기하자면, 개연성에서 읭? 하는 부분이 거의 없었고, 기승전크툴루(..) 하기 쉬운 크툴루 편의적 전개 방식이 아닌, 처음부터 떡밥을 조금씩 조금씩 넣어가면서 설득력을 확보한 게 좋았다. 덕분에 플레이하면서 '어차피 크툴루쟝?ㅎㅎ' 하는 메타 마인드는 거의 안 들고, '지영아ㅠㅠㅠ 내가 구해줄게ㅠㅠㅠ 지영아ㅠㅠ' < 이런 마음으로 계속 했다. 이런 부분에서 마스터가 얼마나 꼼꼼하게 시나리오를 만들었는지 알 수 있었다ㅎㅎ 실제로 더스크님도 그 부분에 많이 신경을 썼다고 했다.

 

 플레이어들끼리의 조화도 좋았는데 (이건 안 좋을 수 없는 조합이닼ㅋㅋㅋ) 서로 SNS에서 만났다는 설정 때문에 다들 더욱 몰입(?)했던 거 같다ㅋㅋㅋㅋ 큣님 캐릭터는 늘 이런 플레이에서 양념 역할을 해주는 편인데, 이번에도 마지막까지 시나리오가 어디로 튈지 모르겠구나 싶게 하는데 크게 기여함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실제로 마지막에 가서 시나리오를 혼파망으로 이끌었닼ㅋㅋㅋㅋㅋㅋㅋ (큣찡은 시노비가미나 파라노이아하면 포텐이 터질 것임) 중간 중간 시나리오가 지루해지지 않게 생각지도 못한 방향을 제안하거나, 몸소 그걸 실천하기도 해서 같이 하면 늘 즐거운 플레이어다. 확실히 있고 없고에 따라 플레이의 활기가 달라짐ㅎ

 

 유일한 여성 NPC 차태희를 맡아서 플레이한 라무님. 스턴트우먼이라는 멋진 포지션이었지만, 어째 이번에 다들 육체파로 다이스가 뽑혀서ㅋㅋㅋ 정작 활약한 부분은 말재주를 이용한 NPC 설득이었다. 어떻게 보면 시나리오에서 제일 중요한 진행 파트는 다 차태희 덕분에 진행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정작 그녀의 결말은...ㅠㅠ.... 그렇게 데미지가 크게 나올 줄 몰랐다. ㅎ그흑ㅠㅠㅠㅠ 본인도 플레이하면서 죽는 경험은 처음이었다며 현실 이성 판정을 했다고 한다... 또르르...* 다음 세션 때는 목숨 보존해봅시다ㅎㅎ

 

 광어님이 맡은 캐릭터는 유독 육체파가 많았던 이번 세션에서도 가장 우월한 피지컬을 자랑하는 캐릭터였다. 게다가 위협도 겁나 높아서 여차한 상황에선 위협으로 전부 돌팤ㅋㅋㅋㅋ 그러나 우리 중에 제일 건장했던 그는 제일 처음 가셨다고 합니다...* (뭐야 이겤ㅋㅋㅋㅠㅠ) 위협 RP가 현실 웃겨서 RP할 때마다 다들 빵빵 터졌다ㅋㅋ 그리고 확실히 마스터의 별에서(?) 태어난 분이다보니 플레이 흐름을 잘 꿰고 어디서 뭘 하자는 제안을 계속 해줘서 플레이 흐름을 부드럽게 하는데 한몫했다. 다음 세션 때는 드디어 광어님 마스터링을 맛볼 수 있다. 후후 매우 기대 중이다. 후후후.

 

 더스크님은 마스터링 끝나고 밥먹으러 가서 안색이 퀭해보일 정도로 온힘을 다해 마스터링을 하신 게 느껴졌고 이런 세션에 참가해서 매우 영광이었다ㅠㅠ 하긴 그냥 마스터링만 해도 어려운데, RP에, 브금 관리에 할 게 한두가지가 아니셨음ㅠㅠㅠ 더스크님이 이 시나리오 질려서 마스터링 그만두기 전에 다들 많이 참가하셔야 합니다. <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레일로드 시나리오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속도감 있고 자유도 높은 전개를 할 수 있다는 걸 배운 세션이었고, 마스터와 플레이어까지 모두 자기 몫을 다한 흥미진진한 세션이었다. 크툴루 재밌다고는 생각하지만, 역시 재미있었음 ㅠㅠ 시나리오 완성도도 높아서 바로 공모전에 내도 될 것 같다고 느꼈지만, 향후 테플하면서 더 완성도를 보완하면 어떻게 될지 궁금하다.ㅎㅎ 혹시 나중에 공개하시면 나도 이거로 마스터링 해봐야지 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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