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플레이 후기/기타

보드게임 : 데드 오브 윈터

by 에이밍 2017. 5. 8.

 

날짜 2017. 05. 06. 土
PL 에이미 (@ehrtlr) -
PL 라무 (@incabinet) -
PL 녹차파우더님 (@melisi012) -

 


 판사님... 사실 제가 보드게임에 재미를 못 느낀지 꽤 오래됐습니다ㅠ 한때 보드게임 원서 룰북 읽는 게 취미일 정도로 좋아했는데 지금은 완전히 질려버렸거든요. 하면 할수록 시간 낭비라는 생각이 들어서 지금은 있던 것도 다 처분하고 남아있는 게 아그리콜라, 로빈슨 크루소, 르아브르, (NEW) 트레지디 루퍼뿐이고 로빈슨 크루소랑 르아브르는 조만간 처분할 생각도 가지고 있습니다ㅠㅠ

 그런데 데드 오브 윈터는 관심이 좀 가더라고요. 주변에서 해본 사람마다 다 재미있다고들 하고, 팀에서 주기적으로 데오윈 노래를 부르는 모 예비 성우 씨도 있고(??) 생존/협력 게임은 재미있게 했던 기억이 그래도 좀 많은 편이니 기회만 엿보고 있었는데 이번에 기회가 되서 플레이하게 되었습니다. 좀비들과 함께 하는 안락한 겨울 여행(??!)

 과연... 소문대로 잘 만든 재미있는 게임이었습니다. 마치 스스로 미드 주인공이 되서 한 시즌 연기한 느낌이었달까? 사실 보드게임은 TRPG처럼 RP하는 게임이 아니니 감정 이입할 요소가 적긴 합니다만, 배경이 워낙 드라마틱하고 생존과 관련된 요소들도 리얼하게 잘 표현되어있다보니 굳이 RP하지 않아도 미드 주인공이 된 듯한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어요.

 뭐, 테마를 벗겨놓고 보면 시스템 자체는 매우 단순합니다. 일꾼 놓기 + 탐사 + 위기 관리를 협력형으로 잘 비벼놓은 정도인데, 배신자 같은 마피아 요소도 들어가서 좀 더 스릴 넘친 플레이가 가능한 부류라고 느꼈네요. 일꾼 놓기 게임을 좋아해서 개인적으로 잘할 줄 알았는데(?) 뒤로 갈수록 위기 관리 요소가 더 커지는 것도 있고, 전략보다는 운에 의존하는 부분도 상당히 많아서 (카드 뽑기라던가) 그리 마음대로 흘러가진 않았습니다. 허허허.

 시나리오는 총 2개를 했는데, 5라운드 동안 버티는 초보자용 시나리오와 '즐거운 나의 집'이라는 좀비 막기 시나리오였습니다. 두 세션 동안 배신자가 한 번도 나오지 않은 게 좀 안타깝긴 한데, 이 와중에 배신자까지 나왔으면 머리 터졌을 거 같앜ㅋㅋㅋ 재미로만 따지면 약간 난이도가 있는 두번째 세션 쪽이 더 좋았고, 실패하긴 했지만 아슬아슬하게 실패해서 한 번 더 하고 싶다ㅠ 는 느낌이 들게끔 레벨 디자인을 잘한 게 보여 좋았습니다. 인기 있는 타이틀답게 막 만들지는 않았다는 느낌ㅎㅎ

 그리고 다른 플레이어가 턴을 시작할 때 위기 카드(?) 같은 것을 뽑아 내용을 읽어주고 그에 따른 분기를 고르는 게 있는데, 이런 부분은 매우 어드벤처틱하게 느껴져 재미있었습니다... 만, 로빈슨 크루소에 이와 비슷한 시스템이 있죠ㅎㅎ 사실 보드게임으로서의 완성도만 따지면 로빈슨 크루소 쪽이 이 시스템은 더 잘 만들었다는 생각도 좀 들었고요.

 왜냐하면 카드의 내용이야 처음 읽을 땐 재미있지만 여러번 플레이한 사람들은 분기만 듣고 이쪽/저쪽하면서 넘길 게 분명하기 때문... 기껏 서사를 넣었는데 몇회용 되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어 아쉬웠습니다ㅠ 개인적으로 이 카드 뽑는 순간이 제일 재미있었기 때문에 더욱 아쉽orz 좀 더 리플레이성 있게끔 서사를 넣어줬으면 좋았을 텐데... 이런 시스템은 사실 팬더믹 레거시처럼 1회용 보드게임에 더 잘 어울린다고 생각해요.

 그 외에 캐릭터마다 개성이 풍부한 점도 좋았습니다. 보드게임이란 게 아무리 테마를 잘 입혀도 결국 점수 따기 게임으로 끝나기 쉽잖아요? 자연스럽게 플레이어블 캐릭터도 단순한 게임말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습니다만, 이 게임은 그 캐릭터 하나하나에 개성을 잘 입혀서 게임말로 전락하지 않게 잘 막아낸 것 같더라고요ㅎㅎ (실제로 라무쟝이 모든 등장인물들에게 큰 애정을 표현... 흐흐) 그래도 한계가 없을 순 없지만, 당장 아그리콜라랑만 비교해도 이 정도면 캐릭터가 살아 숨쉬다 못해 펄떡이는 수준;; 이었어요.

 으음, 총평을 하자면 기대했던 것처럼 엄청 신선한(?) 게임은 아니었지만, 기존에 존재하는 협력 게임의 요소를 황금 비율로 잘 비벼내서 멋진 테마를 덧입힌 보드게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룰이나 캐릭터 능력에 더 익숙해지면 재미있을 거라고 생각했고요ㅎㅎ 이건 모든 협력 게임이 다 그렇긴 하지만, 이 작품은 유독 캐릭터마다 개성이 강하고 룰에도 이용해 먹을 부분이 많은지라 숙련자들끼리 서로 배신자 쪼아가면서 하면 엄청 스릴 넘칠 것 같습니다ㅋㅋㅋ

 게임 무게라던가 세팅의 어려움 때문에 쉽게 쉽게 할 수 있는 게임은 아니지만 기회만 닿으면 몇번 더 해보고 싶네요 8ㅅ8/ 능숙한 플레이어들이랑 장편에 아주 고난도 시나리오로 해보고 싶어요!ㅋㅋㅋ 당연히 배신자도 좀 넣고! ㅋㅋㅋㅋ

 음... 합시다(??)

'플레이 후기 > 기타' 카테고리의 다른 글

7th sea : 릴리즈 더 크라켄  (0) 2018.06.25
마이크로스코프 : End of Cannibal  (0) 2018.05.23
카드 랭커 : 육룡이 나르샤  (0) 2018.02.25
오그 : 절벽 아래에서  (0) 2017.05.08
7th sea : 밀수  (0) 2017.03.19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