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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 후기/인세인

업야담 : 2부 서리의 심장

by 에이밍 2022. 6. 20.

 

날짜 2022. 04. 24 
GM 에구 (@dldl139) -
PC1 루루팡 (@wishpotion) 청룡 
PC2 녹차파우더 (@melisi012) 주작
PC3 Hyu (@Hyu0909) 백호
PC4 에이미 (@ehrtlr) 현무

 

 코시국을 뚫고 절찬리에 진행 중인 <업야담> 캠페인+ㅁ+ 오늘은 그 2화입니다! 1화의 엔딩이 너무나 갓벽해서 기대했는데 제목도 무려 <서리의 심장>이라니🤯 기다리느라 목 빠질 뻔했네요... 

 그리고 돌이켜보니 이 <업야담> 캠페인이 제가 제일 처음 해보는 인세인 캠페인이더라고요. 참 빨리도 눈치채는구낰ㅋㅋ 아무튼 그걸 인식하고 나니, 인세인 캠페인은 어떻게 돌아가는 건지 궁금해 죽겠더라고요. 듀라한 되는 줄.

 그럼 어떤 플레이였는지 함께 가보시죵>< 이번엔 또 스포 없이 어떻게 쓰나'-`)... 

 

휴님이 사신 컨셉에 맞춰 직접 만들어주신 노리개 봐주세요😭😭😭

 

 다른 각도의 사신 놀이

 
 1부와 마찬가지로 사신 놀이가 이어집니다만, 그때와는 또 다른 관점으로 이야기를 진행하게 됩니다. 어떤 방식인지는 스포니까 말하지 않기로 하고^-^;; 아무튼, 이게 굉장히 좋은 방식이라고 생각했어요. 사신이 워낙 테마성이 강한 소재라 장편으로 끌고 가기엔 어렵다고 생각했거든요.

 이야기에도 장력이라는 게 있어요. 단편과 장편의 장력을 비교하면 이래요.



 동일 소재를 사용했다고 했을 때 단편의 장력이 훨씬 더 팽팽합니다. 강한 소재일수록 강력한 인상을 주기 때문이에요. 소재의 강약을 구분하는 기준은 매우 다양하겠지만 일단 저는 테마성이 강하면 소재가 강하다고 판단해요. 사신 소재도 테마성이 강한 소재에 속하고요.

 
 그럼 테마성이 강하다는 건 뭐냐? 정체성이 명확하다는 뜻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신이라는 소재는 정체성이 굉장히 명확하죠. 장편보다는 단편에 어울리는 소재라는 거예요.

 그런데 이걸 캠페인으로 즐길 수 있게 만들었단 말이죠. 어떻게? PC들의 포지션을 바꿔서요. 이 포지션의 변화가 참 기발하다고 생각했어요. 여전히 사신의 아이덴티티는 유지하면서 1부와는 다른 각도로 이야기를 즐긴다... 소재의 탄성과 관계없이 이야기가 늘어나는 효과에 더해, 캐릭터도 알아서 입체화되니 그야말로 일타쌍피(!)입니다. 

 기왕 먹는 사신 소재인데 가능하면 알차게 다 빼먹고 싶잖아요?😎 그 니즈에 부합하는 구성이었습니다.

 

 세계관은 어휘에서 나온다

 
 찐문과 출신으로서, 저는 세계가 있고 언어가 있는 것이 아니라, 언어가 있어서 세계가 태어난다고 생각해요. 우리는 언어로 포착한 것만 실체로 인식할 수 있거든요. 썸이라는 말이 태어나기 전까지 연애를 시작하기 전의 그 미묘한 관계를 전혀 설명하지 못했던 것처럼요.

 이걸 이야기적으로 말하자면, '세계관은 어휘에서 나온다'고 표현할 수 있습니다. 세계를 구성하는 가장 근본적인 요소는 바로 어휘이고, <업야담>은 어휘와 어감을 굉장히 매력적으로 잘 구사하는 캠페인이기도 합니다.

글쟁이라면 사랑할 수밖에 없는 정의


 보통 사신이라고 하면 중국풍을 떠올리기 쉬운데, 이 캠페인은 좀 더 설화적이고 한국적인 느낌의 어휘를 많이 써요. 1부의 '바르샤', NPC의 이름인 '앵설'이나 [2부 스포 : '사모뿔'] 같은 어휘로 이국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더라고요.  제 PC의 이름(데비타)도 이런 세계관에 영감을 받아 지은 거고요.

 그냥 중화풍 느낌으로 지었다면 기존의 무협 세션과 큰 차이를 느끼지 못했을 거예요. 하지만 독특한 어휘 덕에 <업야담>만의 유니크한 세계관이 머릿속에 바로 박힙니다. 이 무슨 시인성:D 

 스포라서 말하지 못한 단어들이 많은데, 세션 하면서 나오는 단어 하나하나 음미해보시길 추천해요:D

 

 플레이에 대한 짧은 회고

 
 자, 그럼 저희 탁은 어땠는가? 뭐, 당연히 즐거웠습니다^__^ 그렇지만 이전 세션과는 좀 궤가 다른 즐거움이었어요. 세션 자체보다는, 세션 후에 나누는 대화들이 진짜 좋았거든요. 그 후담까지 포함해서 이 세션이 완성되었다고 느꼈어요.

 후담에서 제가 가장 의미 있게 느꼈던 대화는 'PL과 PC의 분리 방식'에 대한 거였어요. PL과 PC를 동일시하는 사람과 분리하는 사람이 있는데 저는 후자거든요. 그런데 후자 중에서도 PC를 독립적 존재로 인식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이 있다는 걸 이번에 알게 됐어요. 


 

 여기서 저는 전자에 속합니다. PC는 세션의 진행을 위한 장기 말일 뿐이라고 생각하거든요. 덕분에 세션은 늘 순조롭게 진행되지만 재미는 좀 떨어집니다'ㅅ' PC로서 하고 싶은 게 없어지더라고요. 다른 PL이 즐거울 것 같으면 양보하는 식으로 플레이를 하게 되니까요. 

 이런 방식이 나쁜 건 아니지만 철저하게 장기 말로서 PC를 다루다 보면 이게 체스랑 뭐가 다르지? 싶어져서 가끔 현타가 오더라고요. 그렇다고 PL과 PC를 동일시하는 플레이는 또 하기 싫거든요ㅠ 내심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 고민하고 있었는데, 후담에서 휴님이 그런 질문을 하시더라고요.

 '그 장면에서 에이미님의 PC는 어떤 생각으로 그런 선택을 했나요?'

 

네...?


 단 한 번도 PC의 생각을 고려해본 적이 없는... 데요...?(........)

 아니 ㅋㅋ 그때 뭔가 깨달았어요. PC를 독자적인 존재로 인지하면서도 세션에 맞춰 운용할 수 있다는 걸요. 실제로 휴님이 세션에서 이런 플레이를 보여주셨기 때문에 훨씬 쉽게 이해가 되더라고요. 

 
 PC의 입장에서 생각한다... 이게 결코 어려운 일은 아닌데 내심 'PC의 입장을 내세우면 세션에 피해가 된다'는 두려움이 있어서 그랬던 것 같아요. 그 두려움 때문에 PC를 통제하니 세션이 점점 재미없게 느껴졌던 거예요. 지금까지는 일방적으로 PC에게 명령하는 플레이를 해왔다면, 이제부터는 PC와 조율하는 플레이를 해보고 싶어요. 

 최근 제 권태감의 이유를 이 세션을 통해 명확하게 알게 되어 좋았어요. 금쪽같은 내 PC  아마 이후 제 플레이의 방향성에도 영향을 주지 않을까 해요.

 

 <서리의 심장>, 그 본론

 
 그럼 본격적인 세션 이야기를 해보죠. 이번에도 참으로 유쾌심각했는데요ㅋㅋㅋ 이게 참... 쉽지 않은 길이더라고요^0^))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사신전에 뛰어든 우리 PC들의 이야기 함께 하시죠:D

 

▼ 스포일러 포함 후기

더보기

 

 당신의 흑염룡 시절을 떠올려보세요

 

 <서리의 심장>은 사신들이 요괴였던 시절의 과거를 다룹니다. 1부에서는 신이었던 모습을 즐기고 2부에서는 흑화했던 시절의 모습을 다룬다? 라이터님 너무 오타쿠잘알 아닙니까ㅋ 아무튼, 이런 연유로 1부와는 다른 각도로 사신 플레이를 할 수 있어요🧐 

 그리고 보통 과거 현재로 가지, 현재 과거로 가는 캠페인은 거의 없잖아요? 이런 역행적인 구조도 되게 매력적이었던 거 같아요. 순행 구조가 마침표라면 역행 구조는 물음표인 것 같아요. 

 과거   현재 빌드업이 '거지는 왕자가 되었다'라면 마침표형 빌딩이라면,
 현재   과거 빌드업은 '왕자는 왜 거지였었나?'라는 물음표형 빌딩이 됩니다.

 TRPG의 기본이 질의응답이라는 걸 생각하면, 이런 역행 구조는 TRPG에서 가장 잘 구현할 수 있는 방식이 아닌가 싶더라고요. 이야기 만드는 걸 선호하지 않는 분들은 좀 부담스러울 구조지만 전 좋았어요ㅎㅎ 

 1부에서는 고귀했던 백호가 2부에서는 악귀/악령에 가까운 모습으로 나타난다든가, 반면 주작은 예나 지금이나 다를 게 없다든가(?) 이런 계곡에서 벌어지는 점핑이 넘 즐거웠답니다😎

 

 여러분과 함께라서 좋았어요 


 후담 때도 얘기했지만 사실 좀 아쉬운 세션이긴 했어요ㅠㅠ... 아, 뭔가 더 잘 이렇게 저렇게 할 수 있었는데 하는 아쉬움이 들었어요. 특히 2부의 현무는 흑염룡 포지션을 즐기도록 만들어진 캐릭터였는데도, 제가 맥락을 제대로 파고들지 못한 거 같아 아쉽더라고요. 앞서 말한 PC에게 잘 몰입하지 않는 제 기질 탓에 시너지가 더 안 났던 것 같은 ㅇ)-(

 뭐 그런 아쉬운 점들이 있긴 했지만 그래도 여러분과 함께라서 좋았어요. 세션은 재미있었지만 후담이 별로 재미없는 팟도 있는가 하면, 세션은 좀 아쉬워도 후담이 재미있는 팟이 있는데 여러분과는 완전 후자였고 저는 후담이 재미있는 팟이 훨씬 좋고 마음도 많이 갑니다. 여러분과 함께 <업야담>을 해서 기뻐요😭 후담 진짜 넘 짜릿했거든요...

이쯤에서 휴님이 만들어주신 현무 노리개 다시ㅠㅠㅠ 센스있게 블랙도 아니고 딥네이비 컬러야😭😭


 과거로 돌아간 사신들, 그리고 GM


 자, 그럼 이번 세션에서 저희 PC들과 GM에 대해서 어떤 소감을 느꼈는지 적어보겠습니다. 정말 PC 하나하나 개성이 굉장해서 쓰는 재미가 있어요ㅋㅋ 



GM / 에구님


 이번에도 에구님은 단호하고 깐깐한 마스터링을 보여주셨습니다😎 멕이는 거 아니고 진짜 좋았어서 하는 말이니까요!ㅋㅋㅋ 세션 운영에 대해 제가 아는 그 누구보다도 많이 고민하시는 데 반해 막상 세션할 때는 단호할 때는 단호하게 딱 잘라주시는 게 좋아요. 뭐지 이 고양이 같은 새럼은... (Positive)

 발단은 세션 도중 논의가 길어진 타이밍이었는데요. 이때 PL 사이의 논의가 제법 길어지고 있었는데, 어느 정도 논의를 잡으려고 노력하시는 게 보여서 좋았어요. 사실 저는 그 논의하고 좀 관계가 없는 입장이었기 때문에ㅇㅁㅇ;; 약간 지루해하고 있었거든요. 

 세션 내 논의는 당연히 필요하지만, 가혹하게도 세션의 텐션은 그것과는 별개로 작동하는 원리잖아요;ㅅ; 꼭 필요한 논의여도 길어지면 텐션이 늘어지는 건 어쩔 수 없는 자연법칙(?)인지라 딱 그 텐션이 떨어지는 시점에서 한 번 진행을 짚어주신 게 좋았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못 할 거 같거든요ㅠㅋㅋㅋ PL들이 논의 중인데?! 감히 내가 어떻게?! 

 하지만 세션의 전모를 파악하고 있는 건 GM뿐이다 보니, PL이 헤매고 있거나 진행이 더뎌질 때는 GM이 과감하게 나서는 게 맞는 것 같아요. 이게 참 말로 하면 당연한 건데 막상 제가 GM을 하고 세션에서 이런 상황을 접하면 자연스럽게 개입할 틈을 찾기가 넘 힘들더라고요. 이번 캠페인에서 에구님 마스터링을 보면서 과감해져도 좋은 타이밍에 대해 알게 된 것 같아요.

 알게 모르게 모든 PL이 움직일 수 있는 판을 만들려고 노력해주시는 에구님 정말 감사합니다 ;ㅅ; 덕분에 이번 세션도 마지막까지 잘 참전할 수 있었어요.



PC1 청룡 / 범진주 / 루루팡

출처 : 녹차파우더 (https://blog.naver.com/melisi/222653343070)


 이름 짓는 것부터 한참 고민하셨던 루루팡님ㅠㅋㅋ 제법 내숭 피우던 1화의 범진주와는 달리 날것의 범진주를 표현해주셔서 개인적으로 정말 재미있었어요ㅋㅋㅋ 1화 후기에서도 잠깐 얘기했지만 전 범진주의 우아한 모습과 달리 그 속에서 드릉드릉하고 있는 악바리 같은 모습이 넘 좋은지라😎

 한편 고민할 것도 많고 타협할 것도 많은 포지션이라 고생하시는 게 느껴졌는데 ㅠ 뭔가 막히는 구간이 있을 때마다 쉽게 포기하지 않고 어떻게든 뚫어볼 방법을 찾는 루루팡님의 플레이를 전 완전 팬처럼 좋아하거든요(?) 이번에도 사실 제3자인 제가 보기엔 답이 없다 싶은 느낌이었는데,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치열하게 고민하시는 게 넘 멋졌어요 (루루팡님 좋아하는 티 그만 내야 함) (몰라 그거 어떻게 해)

 또 다른 한편으론 청룡 PC라서 루루팡님의 야비한(?) 플레이 볼 수 있는 것도 좋아욧ㅋㅋㅋㅋ 원래도 그런 플레이 못하시는 건 아니지만 뭔가 이 PC는 대놓고 그런 PC이다 보니(???) 신나서 물장구 치는 어린 아이 보는 거 같아서 좋달지ㅋㅋㅋ  PL을 굉~장히 많이 타겠구나 싶은 PC이기도 해서 루루팡님이 맡아주신 게 안심이 되기도 합니다:D

 이번 세션에서도 꽤 중심이 되는 역할이었는데 (인세인이라도 PC1은 PC1인가봐요ㅇㅁㅇ) 이쯤 되니 3화에서는 청룡의 포지션이 어떻게 될지 궁금합니다. 어떤 포지션이든 루루팡님이라면 잘 표현해주시겠지만요 :D

 개인적인 욕망이지만 3화 전개에 따라서 청룡이랑 대립하는 입장이 되면, 청룡을 꺾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습니다^0^ (루루팡님: 네?) 



PC2 주작 / 칸 / 녹차파우더


 전 정말... 녹차님이 주작을 해서... 넘 다행이라고ㅋㅋㅋ 생각합니다ㅠㅋㅋㅋ (요즘 함께 뵙는 세션마다 이 소리 하는 거 같지만(?)) 이게 PC2가 범루한테 욕심내거나 다른 PC랑 넘 찐하게 얽히면 딱 망하기 좋은 구조잖아요(?) 하지만 녹차님의 거리 조절은 늘 완벽하고😎 언제나 세션을 위한 선택을 해주시는 것도 좋고ㅠ

 그 와중에 PC도 개성이 넘치다 못해 폭발할 지경이곸ㅋㅋㅋ 왠지 <업야담> 캠페인이 지나고 아주 오랜 시간이 흘렀을 때, 돌아보면 칸형이 제일 먼저 떠오르지 않을까 싶더라고요. 그야 저 관상은 못 잊음(...) 불꽃 할배에 오드아이라니 으앜ㅋㅋㅋ

 녹차님의 아저씨 캐릭터를 좋아하는 또 다른 이유는, 녹차님이 추구하시는 근력 탱탱 양기 충만한 질서선(?) 캐릭터를 가장 잘 표현하는 캐릭터라서에요ㅠ 이런 캐릭터들은 보통 개그캐나 서브캐로만 소모되는데, 녹차님은 그 와중에도 진지한 롤플이 필요할 때는 또 너무나 진지하게 잘 해주셔서ㅠ... 언제 어느 상황에서든 대응할 준비가 되어계시다고 느끼거든요. 

 언제 어떻게 플레이가 될지 모르는 TRPG 특성상 녹차님의 아저씨 캐릭터들은 폭풍우 치는 바다 위의 단단한 돛대 같달지😳 여튼 일방적으로 그렇게 느끼고 있습니다. 이게 결국 PC2가 욕심을 안 내야 + 다른 PC와 너무 찐한 관계가 있지 않아야 안 터지고 잘 돌아가는 듯해서ㅠ 이번 회차를 완주할 수 있었던 건 칸형 덕분인 것 같아요. 칸형 사랑합니다 후후...



PC3 백호 / 비갈 / 휴


 고인물 플레이란 무엇인가🤔 휴님은 세션 하실 때는 늘 같이 깔깔호호 하시다가도 롤플할 때는 진지하게 임해주시는데, 이게 앞서 말한 PC 존중형 플레이(?)가 아닌가 싶더라고요. 지금까지 저도 그렇게 해왔다고 생각했는데, 이제 보니 저는 PC를 철저히 무시하는 플레이를 하고 있었더라고요.

 후담 때도 말씀드렸지만, PC의 생각이나 감정 같은 걸 고려하면서 플레이한 적이 없기 때문에ㅠㅋㅋㅋ 고려를 안 한 건 아니지만 깊게는 생각해보지 않은 느낌이었어요. 내 PC의 선택보다는 다른 PL의 선택에 따르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그랬는데, 이게 결과적으로 제 재미는 놓치는 결과가 되다 보니 장기적으로는 좋은 플레이는 아닌 거 같더라고요.

 휴님의 백호를 보고 있으면 아슬아슬한 느낌이 들어서 좋은데, 주작이 상대적으로 어떤 상황에서든 안전한 선택을 해줄 거라는 믿음이 있다면, 백호는 상황에 따라 돌아설 수도 있겠구나 싶어서 세션에 꼭 필요한 텐션을 주는 느낌이거든요. 이런 상반된 느낌의 두 PC가 있어서 저희 탁이 탄성 좋게 돌아가는 거 아닌가 싶기도 하고요ㅋㅋㅋ

 PC의 입장을 어느 정도 대변할 것인가에 대한 모범 답안처럼 휴님 플레이를 지켜보고 있는데, 저도 다음 화에서는 PC의 욕망에 좀 더 충실한 플레이를 해보려고요ㅋㅋㅋ 왠지 휴님도 그렇고 다른 분들도 그런 플레이를 충분히 잘 받아쳐 주실 거란 믿음이 있어서 해보려고 합니다. 부족하겠지만 잘 부탁드릴게요😂

 


PC4 현무 / 데비타 / 에이미


 요괴 시절의 데비타킁입니다ㅋㅋㅋ 저는 이번에 중이병 포지션을 맡았는데(?) 뭔가 핸드아웃이 쥐어준 역할에 충분히 몰입을 못 한 것 같아 많이 아쉬워요. 좀 더 후쿠야마 쥰 같은 플레이(...?)를 했어야 했는데ㅋ 진짜 제가 얼마나 PC의 정보에 둔감한지 깨달아서 좀 충격적이기도 했습니다...ㅠ 누가 봐도 대놓고 중이병 플레이하라고 준 거 같은데 ㅇ)-(

 같은 현무였던(?) 에구님 기대에 못 미쳐 아쉬운 마음도 있고ㅠㅁㅠ 이런 역할을 좋아하고 잘할 거라고 기대해주셨을 것 같은데 (실제로 제가 마스터일 때 이런 에너미를 줬다면 정말 즐겁게 잘했을 자신이 있습니다ㅋㅋㅋ) 이게 PC가 되니까 막 나가기가 어려워서 충분히 몰입을 못 한 거 같더라고요ㅠㅋㅋㅋ 3부에서는 좀 달리려고요<<

 전체적으로 뭔가 위에서 상황을 관망하다 크크큭, 어리석은 요괴들! 하면서 결정적인 순간에 빵 뛰어들어서 모조리 베어버리는 그런 멋진 역할이 상정되었던 것 같은데 말입니다... 그래도 인세인하면서 이렇게 강력한 어빌리티를 써본 건 첨이라 그건 좀 뽕차고 좋았네요ㅋㅋㅋ 어느 인세인에서 이런 대미지를 터트려봄?

 세션에 뛰어들어서 직접 뭔가를 하기보다 주위를 빙빙 돌며 상황을 살피다가 결정적인 순간에 한방을 꽂아 넣는 암살자 같은 느낌이었달지... 실제로 플레이 감각도 그랬던 것 같아서 참 재미있었던 PC였습니다ㅎㅎ 제가 어디서 암살자 롤플을 해보겠냐며><

 



 1부는 정제된 비극으로 가는 이야기였다면, 2부는 결정된 비극으로 가는 이야기였던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 서로 소통하고 교류해야 하는 부분도 평소보다 많았던 것 같고, 그 과정에서 이야기의 밀도를 높이려고 모두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보여 좋았습니다. 뭔가 다들 다른 룰의 다른 시나리오도 같이 뵙고 싶어요. 

 그건 그거고 저희의 오마이뉴스는 이번 화에서도 진행되었으며ㅋㅋㅋ 너무 많아서 걸러내느라 힘들었습니다(..) 지난 화에 써보고 느낀 건데 좋더라고요^^ 가볍게 쓰니까 저도 더 자주 읽게 되더란(?) 이번 화도 재미있게 봐주세요 ><

 참고로 이번엔 해당 장면의 녹본 시간도 함께 체크해서 적어두었습니다:D 탁분들은 녹본의 해당 파트 재생하시면 들을 수 있습니다ㅋㅋㅋ


 * 컨버전 과정에서 일부 대사/화자가 편집되어 세션 내용과 100%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 업야담 오마이뉴스 ~
2부 서리의 심장


 

 위대한 늪의 지배자 [-]

 현무 : 저는 늪의 지배자입니다.
 에구 : 늪의 지배자 완전 멋있지 않나요😎 (전직: 현무)
 현무 : 갓파 아님?
 에구 : 아니 시바


 영어 금지 세션 [00:11:30] 

 에구 : 동양풍 세션이니까 저희 영어 쓰면 벼락 맞는 거로 할게요.
 민나 : 웃기다 좋아요ㅋㅋ
 ~ 세션 중 ~
 청룡: 이분들이 넥타를 드시는군요.
 현무 : 넥타 영어 아님?
 청룡 : 넥타는 영어 아닙니다.

 백호 : 영어가 아니라 서구권 언어 금지로 바꿔야 할 거 같은데ㅋ
 에구 : ㅋ 

 청룡의 위엄 [00:25:40]

 청룡 : 화려한 진주와 조개로 장식된 마차를 타고 나타납니다.
 현무 : '바다를 수호한다는 자가, 바다의 시체로 만든 것을 타고 오셨군요?'
 청룡 : '쫄?'


 익숙한 형태 [00:28:15]

 에구 : 그때 작은 체구의 소녀가
 현무 : 앵설이니?
 에구: 나타납니다... 네... 

 과자 먹기 [00:37:20]

 청룡 : 떠나기 전 다과를 대접합니다.
 백호 : 먹으러 가면 사람들이 피해요.
 현무 : (입에다 던져 넣으면 웃기겠다ㅋㅋㅋ) '가만히 있어라, 입을 벌리거라'
 민나 : 꺄ㅏㅏㅏㅏㅏ ㄴㄹㄴㅇㅀ
 현무 : ? 아니 그게 아니라

 아편이또? [01:09:43]

 주작 : 백호에게 신주를 따르며 '한 잔 줄까?' 라고 말합니다.
 현무 : 애한테 그런 거 주지마!ㅋㅋ
 청룡 : 그렇게 대접 받는 틈에 전 약초꾼을 굴려볼게요ㅋㅋ
 ~ 주사위 결과 6, 6 ~
 청룡 : ...?
 현무 : 뭔데 이거 아편임?ㅋㅋㅋ
에구 : '아아, 그리고 당신은 깨달아요. 먼훗날 이 중독성 있는 것을 둘러싼 싸움이 시작된다는 것을...'


 모른 척 해조라 [01:18:00]

 현무 : 앵설이 까야겠다~ 앵설이한테 '생수 줄게!'하면서 굴립니다!
 청룡 : 응? 뭐? 생수?
 ~ 주사위 결과 1, 1 ~
 현무 : 리디 광공이 생수 좋아하잖아요. 제가 리디 광공처럼 앵설이를 공략한다는 뜻.
 청룡 : 아
 현무 : 자, 그럼 다시 굴려볼게요. 청룡이 말 걸어서 제대로 안 굴렸단 말이에요.
 청룡 : 그건 인정할 수밖에 없겠네요ㅇㅇ
 에구 : 뭐가!ㅋㅋ 

 혀는 솔직하군 [01:36:30]

 사모뿔 : '다가오지 마십시오. 다른 이와 말을 섞지 않겠습니다.'
 현무 : 도도하네.
 백호 : 하지만 한 발자국 다가갑니다.
 사모뿔 : '당신은 모든 것을 죽이는 자군요. 혼돈 그 자체라고 할 수 있죠. 당신의 존재는 이 세계의 균형을 깨고 있습니다. 다시 한 번 간청드립니다. 이곳을 떠나주십시오.'
 현무 : ...ㅋㅋㅋㅋ

 팩트는 팩트니까 [01:42:00]

 에구 : '네 명의 오만한 신이 있었다.'
 현무 : 우리 안 오만했는데?
 에구 : '그 여행길에서도 그들은 서로를 힐난하고 속이며'
 주작 : 우리 우애 관계였는데ㅇㅅaㅇ
 에구 : '그들의 추악한 최후까지도ㅡ'
 현무 : ? 저희 되게 멋진 결말이었는데요.
 에구 : 에에잇 시끄럽다!

 좋아하는 애를 보면 놀리고 싶어져 [02:10:00]

 청룡 : 청룡의 멱살을 잡아서 탈탈 텁니다. 
 에구 : 그는 혀를 차며 말합니다 '내가 직접 상대할 가치도 없는 하찮은 요괴들이!'
 현무 : 버팅으로 나가 떨어진 주제에
 에구 : '어차피 요괴는 모두 사라질 테니 굳이 내가 손을 댈 필요는 없겠지'
 현무 : 와서 굳이 손대려다가 나가 떨어진 주제에

 바리깡 [02:12:00]

 에구 : 아오, 이런 시국만 아니면 미용실 가서 바리깡으로 머리를 그냥!
 현무 : 바리깡은 어느 나라 말이죠ㅋㅋ
 주작 : 일본어 아닐까요?
 현무 : (찾아봄) 오 이게 프랑스어인 바리칸트(Bariquant)의 일본어 발음이래요
 에구 : 제 머리 위로 벼락이 떨어지는 소리가 들립니다...


 아야! 아야! [02:54:15]

 백호 : '너는 휩쓸리지 않아?' 
 용왕 : '물은 언제나 휩쓸리고 순회하는 법이지.'
 백호 : '그럼 너도 갇힌 거구나'
 용왕 : 

 여기서요? [03:51:30] 

 에구 : 보옥을 발견하고 이성을 잃습니다.
 주작 : 아니 제길 이성 잃는 바람에 기억상실 발동합니다ㅋㅋㅋ 

 그래서 자네들은 누군가? [03:55:25]

 에구 : 거대한 용이 나타나 범루를 낚아챕니다. 전원 추적으로 판정해주세요.
 현무 : 오, 성공! '시간이 얼마 없는데!'
 백호 : 오, 성공! '청룡이 어디로 사라졌는지 알 것 같군.'
 청룡 : 오, 성공! '일단 가보죠' 
 주작 : 오, 성공! '그래서 자네들은 누군가?'

 

 삼라의 뿔처럼 가라

 
 느린 호흡으로 진행 중인 <업야담>입니다만, 아무리 느려도 끝은 찾아옵니다. 3부인 <삼라의 뿔>은 8월에 진행될 예정인데 그전까지 우리 사신들의 이야기를 어떻게 마무리할지 고민해봐야겠어요:D 2부 마지막의 난장판이 어떻게 정리될지 궁금하네요ㅋㅋㅋ

 <업야담> 세션은 어떤 의미에서 제게 이정표가 된 캠페인이기도 한 것 같아요. 어떤 캠페인이든 끝나고 나면 배우는 게 한두 가지는 있는데, 세션 운행이나 시나리오의 전개처럼 외적인 부분들이 많거든요. 하지만 이 캠페인에서는 개인적인 플레이 방향성에 대해 고민하게 되어서 좋았어요. 마음 놓고 플레이할 수 있는 분들과 함께하다 보니 저도 제 자신의 플레이를 생각해볼 여유가 생기는 것 같아요.

 <삼라의 뿔>에서는 그간 생각해본 것들을 하나하나 이뤄보려고 합니다. 잘 될지는 모르겠지만 시도한다는 데에 의의가 있겠죠. 그리고 이분들이라면 제 시도를 받아주시리라(?) 믿어요ㅋㅋㅋ 마지막 화까지 우리의 사신 놀이 제대로 불태워보자고요:D

 

 다음 달에는 꼭 만나요

 
 에구님 : 에구님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 불초 현무이옵니다^ㅁTㅋㅋㅋㅋㅋ 현무의 그 중이중이한 느낌 너무 좋지 않냐며 눈 반짝이는 에구님 왤케 귀여우시던지ㅋㅋㅋ 아무튼, 에구님의 의중은 잘 알았으니 <삼라의 뿔>에서는 제가 함 흑화해보겠습니다😎 모두가 절 이해하지 못해도 에구님만큼은 응원해줄 거라고 믿어요 >< (이상한 플레이하겠다는 뜻X) 중간중간 일정 이슈로 캠페인이 길어지고 있는데 에구님이 너무 지치진 않으시려나 싶네요ㅠ 저희는 그냥 더 오래 볼 수 있으니 좋고 재미있긴 합니다ㅋㅋ <업야담> 캠페인 끝나도 이 파티는 계속 보고 싶어요. 같은 마음이길 바라요 :D

 루루팡님 : <업야담> 캠페인 덕에 매주 뵈어서 그나마 제가 마음의 안정을 얻고 있습니다 << ㅋㅋㅋ <업야담> 캠페인 끝나면 어떡하지? 어쩌긴 새로운 세션이 시작되는 것이지😉 (루루팡님의 허락을 받지 않은 계획이며) 새삼 청룡 포지션이 참 어렵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PC1이 괜히 PC1이 아닌 것인지 세션에서 청룡에게 기대하는 바도 좀 큰 것 같고ㅠ 그래서 루루팡님이 해주셔서 다행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이런 혼돈선(or혼돈악)을 잡으면 절묘하게 잘 해주셔서 넘 즐거워요ㅋㅋㅋ PL의 의도가 분명해서 늘 이렇게 잘 풀리는 게 아닌가 합니다:D <삼라의 뿔>도 잘 부탁드린다구!ㅋㅋ

 녹차파우더님 : 사실 녹차님이 주작을 해주셨기 때문에 무사했던 세션(?) PL 따라서 선호하는 전개와 분위기는 있었겠지만, 저는 쌉쫄보라 녹차파우더님이 핸들 잡아주실 때가 제일 편해요ㅠ 대충 풍랑이 와도 괜찮겠거니 하는 믿음과 더불어 실제로 항상 세션 끝나고 나면 햇살 짱짱한 바다 위에 있으니까;D 한편으론 넘 의지하는 게 아닌가 싶어서 죄송하기도 한데ㅠㅋㅋㅋ 그래도 포기할 수 없어 녹차파우더(???) 녹차파우더님의 안락한 운행에 늘 신세 지는 만큼 저도 <삼라의 뿔>은 혼특 사용해서 녹차파우더님을 즐겁게 해드리겠습니다 (과연) 잘 부탁드려요^^

 휴님 : 휴님 덕에 이번 캠페인에서 참 많은 걸 얻어가는 거 같아요. TRPG를 오래 하셨고, 그만큼 자기 철학이 뚜렷한 분들하고 세션하는게 이런 묘미가 있구나 싶어서 함께 해주시는 게 넘 감사할 따름입니다ㅠ 1부하고 확연히 달라진 2부의 캐컨셉도 진짜 좋았고ㅋㅋ 그걸 또 귀신같이 살리시는 거 보면서 기인열전 보는 기분이었을 뿐(?) 사실 전 1부 때의 제 PC도 아직 익숙하지가 않아서 비슷하게 가져온 거라(..) 이런 차이가 결국 PC를 얼마나 독립적인 개체로 인식하고 다루느냐에서 나오는 것 같아요. 저도 다음 편에서는 이런 플레이를 해보려고 합니다🤔 잘 부탁드려요: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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