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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 후기/인세인

잭이 너의 곁을

by 에이밍 2020. 11. 25.

날짜 2018. 07. 29. 日
GM 역설 (@paradoxcho) -
PC 에이미 (@ehrtlr) 잭 히스클리프
PC 아본 (@eggpowder_abon) 클라이드 스펜서
PC 루루팡 (@wish_potion) 헨리 부쉬
PC 라무 (@incabinet) 핀 스미스


- 후기 복원 프로젝트 1탄! 역시 시작은 역설님 세션으로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받아먹은 거 대비 후기 제일 많이 못써드린 분이 역설님이라ㅠ 아무튼, 지금까지 남아있는 기억만 가지고 세션 내용을 최대한 복원해보고자 한다. 돌이켜보면 너무 아쉽다. 그때그때 좀 빨리 쓸 것을! 다른 분들(아마 대부분은 아카이브본님)의 후기를 기반으로 최대한 살려보려고 한다.

- 역설님의 빅토리아 시리즈 중 하나인데, 전작인 <오리엔트 특급>을 너무 재미있게 했었단 말이지. 그래서 시나리오가 존재한다는 걸 알자마자 역설님을 붙잡고 시켜달라고 온몸을 배배 꼬았던 기억이 난다. 정신 차려보니 세션 장소였고 (아마 씨맥스였음) 나는 이미 갓 플레이어들에게 둘러싸여 있었다.

 

- 내 PC의 이름을... 잭 히스클리프라고 지었었구나ㅋㅋㅋ 아니 왜 굳이 살인마 잭이랑 이름을 똑같이 써서 사람들의 의심암귀를 불러일으키려고 한 거지? 저때의 나는 오지게 당돌했던 모양이다ㅠ (이런 저를 견뎌주신 그때의 여러분에게 90도로 감사 인사) 도대체 몇 명의 배려로 티알피지를 계속하고 있는 건지 모르겠다.

- PC마다 개성이 뚜렷해서 재미있었던 기억이 난다. (PL의 개성이 뚜렷해서 그랬던 것 같다) 이런 사건이 아니면 서로 만날 일이 없어 보이는 부류의 인간들이 함께 조사하러 다니는 것도 신기했고. 선관이 없는 PC들이라 도입에서 합류 장면을 만들 때 역설님이 엄청 신경 써주셨던 것으로 기억한다. 덕분에 명동 꿀타래마냥 술술 전개됨.

 

- 이 시나리오... 굉장히 핸드아웃 흐름이 치밀하고 촘촘했던 거로 기억한다. 이거다! 싶어서 핸드아웃 하나 뒤집으면 거기서 또 의미심장한 핸드아웃이 여러 개 파생되어서 어어? 했던 기억. 어찌어찌 진상까지 도달하긴 했는데 설마 그런 진상이었을 줄은 상상도 못 했네. <잭의 너의 곁을>까지 플레이한 후에야 역설님이 어떤 시나리오를 지향하시는지 알 것 같다고 느꼈다.

 

- 역설님 시나리오의 특징은 돌리는 팟마다 다 다른 이야기가 나온다는 거다. 인세인에서 이게 가능한가? 싶은데 가능하다! 핸드아웃의 밀도는 높지만, PL들의 선택에 따라서 이야기가 달라진다. 인세인처럼 정형화된 시스템을 추구하는 게임일수록 이런 모순점을 찌르는 게 무척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정말이지 역설님은 늘 닉값하시는 분이라니까.

 

- 시나리오를 보고 기대했던 빅토리아 배경의 묘사도 만족도 100%, 아니 1000%! 단지 씬 표 굴리고 중절모 쓴 신사가 지나갑니다... 이걸로 끝내는 게 아니라 실제 조사를 진행하게 되는 배경이 영국이라서 영국 지역을 왔다 갔다하며 사건을 조사하는 게 매우 재미있었다. 진짜로 영국 한가운데에 뚝 떨어져서 조사하는 느낌? 이런 느낌은 <주홍색 연구>에서 기대했던 부분인데 정작 그 기대에 부응한 건 이 시나리오였다.

 

- 핸드아웃 내용이 기억나지 않는다! (당당) 솔직히 이 정도로 까먹었으면 다시 해도 될 듯(..) 영국 전역을 돌아다니면서 당대의 유명 인물들과 직접 만나고 잭의 비밀을 파헤쳐가는 내용이었던 거로 기억한다. 음, 그런데 이렇게 기억나는 대로만 써봐도 진짜 재미있어 보이네. 갓시날이란 뜻이죠. (갑자기요?)

 

- 역설님은 마스터 씬에 굉장히 공을 들이시는 스타일이라, 플레이어로서 진짜로 영화의 주인공으로서 대접받는 느낌이 드는데 이번 시나리오도 그랬고 그래서 [마지막 전투에서 꼭 이기고 싶었다ㅋㅋㅋㅠ 그렇게 좋은 어빌리티를 받고도 패배하다니ㅠㅠ 제기랄ㅠㅠ] 같은 시나리오라도 마스터마다 마스터 씬을 풀어내는 방식이 다른데, 역설님의 경우에는 꼼꼼하고 치밀한 장면 묘사로 플레이어들을 이야기의 한복판에 끌어들이는 스타일이시다. 영화감독으로 치면 히치콕처럼 화분의 위치, 여배우의 표정, 문이 열리는 동선까지 모두 기획한 후 영사기를 돌리는 스타일. (아니 히치콕이랬다고 화내지 마세요ㅠ 비유야 비유!)


- 그러면서도 플레이어로서의 발언권이나 행동권은 확실하게 보장받는다는 느낌이니까 진짜 대단하지ㅇ_ㅇ;; 밀도 높은 레디메이드 드라마에 주인공으로서 참여하는 느낌이랄까! 오랜만에 역설님 모셔놓고 다인 인세인 하고 싶다 (후기도 안 쓴 놈이 뻔뻔하다)

- 볼륨이 있는 세션이라 지칠 법도 했는데 지쳤다는 느낌이 거의 들지 않았다. 수수께끼가 진짜 실타래처럼 딱 한 올씩만 풀리기 때문에 아니 그래서 어떻게 된 거야?! 아니 그래서, 응? 하면서 고양이마냥 계에에에속 실타래를 줄줄이 풀게 됨ㅋㅋ 역설님 앞에서 나는 한낱 실타래에 정신 팔린 고양이에 불과했을 뿐이며옹

 

- 누군가 빅토리아 세팅 사용한 인세인 시나리오 추천해주세요! 하면 예나 지금이나 넘버원으로 추천하고 싶은 시나리오. 빅토리아, 연쇄 살인, 추리 그 모든 키워드를 충족시키고도 남는 시나리오였기 때문에... 정말 재미있었다. 후기 못 남긴 거 너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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