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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 후기/더블 크로스

하트리스 메모리(Heartless Memory) : 5화

by 에이밍 2022. 3. 9.

 

날짜 2022. 01. 09.  / 01. 22  / 02.12 
GM 즈피 (@P_G_GHOST_trpg) -
PC1 나코 (@trpg_bbi) 세리자와 나기사
PC2 에이미 (@ehrtlr) 엘리자베스 야마가타
PC3 플레이봇 (@play_bot15) 미시마 레이
PC4 뫄 (@mwa_trpg) 이가라시 소우
PC5 류비엠 (@RBM_TRi7) 센자키 츠유리

 

캠페인 위키 : https://heartless-memory.notion.site/07abdf5c898e49a38018ad29092a4dcb

 

 끝났습니다...
 끝났어요.

 ㅠ_ㅠ

 8개월의 대장정이 끝을 맺었습니다... <하트리스 메모리>의 모든 후세터를 까도 되는 기쁨 반, 이제 두 번 다시 오모카게 섬을 찾을 일이 없다는 아쉬움 반으로 심란합니다. 지난달에 세션이 끝났는데도 여전히 아쉬운 걸 보니 빨리 후기로 못다 한 아쉬움을 털어야겠어요.

 이후로 줄창 얘기할 거지만 정말 멋진 캠페인이었습니다... 4화 후기와 마찬가지로 스포 없이 쓰려고 노력할 거지만, 어쩔 수 없이 노출되는 부분도 있을 테니 플레이 예정인 분들은 아예 안 읽으시기를 추천합니다. 

 

 스포일러 없는(?) 5화 후기 : 우리가 만들어갈 서드

 
 5화까지 플레이하고 나서 느낀 점은, 이 캠페인 전체가 서드의 기원 같다는 거였어요. 서드에만 존재하는 몇몇 개념들이 막바지에 우르르 등장하는데 정말 입이 다물어지지 않더라고요. 세컨드보다 서드를 먼저 해본 사람들에게 더 충격적인 캠페인이 아닐까 해요. (늦지 않았으니까 지금이라도 재판해라 아니 오히려 지금이 기회다)

 서드를 플레이하면서 아무렇지 않게 지나쳤던 ㅡ 공기처럼 스쳐 지나갔던 그 개념들이 유구한 역사를 품고 있고, <하트리스 메모리> 캠페인을 통해 우리가 그 역사를 만들어 본 장본인들이라니 진짜 <ㅇ> 이게 어떻게 뽕이 안 차?ㅋㅋㅋ 이번 캠페인을 하면서 평소에 서드를 줄창 해놓지 못한 게 얼마나 아쉬웠는지 몰라요. 알면 알수록 더 충격적일 거라ㅠㅠ

 사실 이전의 모세션에서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어요. (디테일은 전혀 다름) 그때도 제 PC가 역사가 되어가는 과정을 보며 진짜 미쳤다ㅠㅠ 하고 파들파들 떨었었는데, 그걸 또 다른 방식으로 <하트리스 메모리> 캠페인에서 경험하니 정말 놀랍더라고요.

서드의 시점에서 바라보는 세컨드


 지금이야 중력이 당연한 것으로 여겨지지만, 뉴턴 시절에는 세상의 뒤엎을 발견이었잖아요? 서드가 성행하고 있는 현시점에서는 너무나 당연한 사실들이, 전혀 당연하지 않았던 시대로부터 공식화되는 과정을 지켜보다니... 심지어 그 기반을 PC가 직접 닦게 만들다니ㅠ 책을 구하면 면밀히 연구해보고 싶을 정도로 멋진 캠페인이었습니다. 

 

 위키 종료, 컴플리트 코드를 실행합니다

 

 캠페인 종료와 함께 위키도 마지막 업데이트가 진행 중인데요. 조만간 따로 캠페인 위키에 관한 글을 쓸 예정이지만, 그래도 마지막 후기를 쓰는 김에 전체적인 소감을 적어보려고 합니다. 세션 이야기가 궁금한 분들은 바로 다음 단락으로 넘어가 주시면 됩니다.

 힘들었지만 뿌듯했다

 힘들었지만 뿌듯했다 <- 이거로 캠페인 위키 운영 소감을 다 정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ㅎㅎ 매 캠페인마다 로그를 복기하며 씬  단위로 내용을 정리하고 적당히 드립도 쳐가며(?) PC들의 항목을 채우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어요. 후기도 써야하다 보니, 캠페인 후기 쓰는 주간이면 눈코뜰새 없이 바빴지만 후회는 없습니다:D 그만큼 좋았거든요.


 저희 캠페인은 풀 스펙으로 진행됐어요. 8개월 이상의 장편, 5인의 풀 플레이어, 2주에 한 번 진행되는 정규 플레이까지... 거기다 후담도 기본 3시간 이상은 해서 거기서 나오는 떡밥만 수집하려고 해도 진짜 장난이 아니었습니다ㅋㅋ

 이런 분량이라면 후기로는 다 소화하지 못할 거 같더라고요ㅠ 그래서 위키를 만들었습니다. 항목별로 분류해서 채우면 그나마 좀 편하지 않을까 싶었죠. 제겐 나름 꼼수였던 셈. 뭐, 하다 보니 결국 애정이 붙어서 그냥 후기만 쓰는 게 차라리 나은 노동량이 되긴 했지만ㅡㅡ;;

다들 참 꾸준히 업데이트했다ㅠㅠ


 그래도 돌아보니 정말 뿌듯합니다. 앞으로 다른 세션을 하면서 <하트리스 메모리> 세션은 저희들의 메모리ㅠ0ㅠ의 일부로 남게 되겠지만, 위키에 충분히 아카이빙해둬서 아쉽지 않을 것 같아요. 기록 덕후는 만족했습니다;D

 좀 더 접근성 좋은 위키를 만들고 싶다 

 제 다음 과제는 이건데요. 좀 더 사람들이 편하게 쓸 수 있는 위키를 만들고 싶어요. 사실 저희 캠페인에서는 다들 정말 열렬하게 사용해주셔서 일반적인 사례는 아닌 거 같아요(???) 이렇게까지 열심히 써주는 사람들은 오로지 이 사람들뿐일 것ㅡㅡ;;

 어쟀든 결국 위키도 글을 쓰는 작업이라 만만치 않거든요. 아무리 짧게 써도 부담스러운 건 사실이에요. 이걸 자동화(?)할 방법이 없는지 늘 고민 중인데, 이건 조만간 시도해볼 계기가 있을 것 같아서 나중에 공개할 수 있으면 공개하겠습니다. 

 그리고 다음에는 이런 나무위키(?) 형식이 아니라 플레이어들의 대화나 소감을 토대로 위키를 만들어 보고 싶어요. 이것도 아직 구상 단계이기는 하지만 3화 후기에서 잠깐 얘기했던 것처럼, 세션 내용보다는 플레이어들의 후담에서 나온 내용을 위키화를 시키고 싶더라고요. 그렇게 되면 아마 데이터베이스 형태인 지금과는 다른 형태의 위키가 될 거예요. 

 결과적으로 플레이어들이 그저 세션을 실컷 즐기고 나면, 그 내용이 (반)자동으로 기록/분류되는 위키를 만들고 싶어요. 완전한 자동화는 어렵겠지만, 조금이라도 쉽고 재미있게 위키를 만드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으니 괜찮은 결과물이 나오길 기도해주세요:D


 쉽게 가려고 만든 위키가 <하트리스 메모리> 캠페인을 통해 제게 있어서도 중요한 연구 과제가 됐어요. <하트리스 메모리> 위키는 보물이었고, 앞으로도 보물일 겁니다ㅠ

 

 세컨드의 종막

 

 자, 드디어 본문입니다. 과연 그간의 그 모든 소란을 뒤로한 채, 저희는 어떤 엔딩을 맞이하게 되었는지 그리고 무엇이 그리 충격적이고 좋았는지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사진관 지부의 마지막을 지켜봐 주세요:D

 

▼ 스포일러 포함 후기

더보기

 

 이별과 슬픔으로부터 태어난 세 번째 세계

 5화의 내용은 한 줄로 요약해서 '쿄카와 싸워서 이긴다'입니다. 단순해 보이지만 단순하지 않았네요ㅎ 쿄카와의 싸움은 단순한 보스전이 아니라, 서드의 세계관을 구성하는 '개념'들이 탄생하는 싸움이었거든요. 대표적인 두 사례만 적어보죠.



 하트리스 메모리 : Hurtless Memory


 아마 이게 이 캠페인의 목표가 아니었을까 싶을 정도인데요. D로이스 <하트리스 메모리>의 기원이 밝혀지는 부분입니다. 서드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기도 하고요.

 5화의 막바지에서 PC 일행은 전 세계로 퍼진 초혼 현상을 막기로 결심합니다. 하지만 그렇게 될 경우, 사람들은 재차 소중한 사람을 잃고 감정적으로 그들을 타이터스할 운명이었습니다. 즉, 전 세계 사람들의 졈화가 예정되었던 것이죠.

 여기서 PC1, 저희 탁에서는 나기사에게 선택이 주어집니다. 전 세계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트리스 메모리>를 사용하는 것입니다. <하트리스 메모리>의 기능은 타이터스한 로이스를 되돌리는 것이니 이것으로 사람들의 졈화를 막을 수 있었죠. 

 다만 그 대가로 나기사는 <현자의 돌>과 <하트리스 메모리>도 잃게 됩니다. 하지만 그보다 더 심각한 건 키즈나를 잃게 된다는 거였죠. 나기사는 키즈나와 세계를 두고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가혹한 운명에 처한 겁니다. 세계를 구하려면, 키즈나와의 이별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뜻이었죠. 

 다행히도 나기사는 이미 이별할 준비를 마친 상태였어요. PC1이 이별을 받아들이자, 한번 멸망할 뻔했던 세계가 재편됩니다. 부활한 세계는 서드라는 이름으로 우리에게 전달되고요.

 앞서 말한 'PC가 역사의 주인공이 된다'는 부분이 바로 이거에요. PC가 서드의 개막을 알린 거니까요. 그에 응하는 나기사의 알피도 정말 좋았습니다. 
 


결국 <하트리스 메모리> 캠페인은 PC가 스스로 세컨드의 세계에 이별을 고하고, 서드로 나아가기를 선택하는 이야기인 셈입니다. 우리의 서드는 바로 여기에서 시작됩니다.


레니게이드 비잉 : '인간'을 알고 싶어졌어



 그리고 이어지는 또 하나의 미친... 연출ㅠ 나기사의 <하트리스 메모리>에 의해서 사람들은 이별을 받아들이게 됩니다. 더 이상 너는 없지만 그래도... 라는 무한한 온기가 세상을 뒤덮죠. 그리고 레니게이드 비잉들은 바로 이 현상에 호기심을 느끼게 됩니다. 이런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온기가 차오르는 것을 보고 '이상하다'고 느낀 것이지요.


 이 호기심이 바로 <휴먼즈 네이버>의 기원이 됩니다... 와 이거 나왔을 때는 리얼 비명 질렀어요. 덥크 해본 분들은 다들 아시다시피 <휴먼즈 네이버>가 워낙 스펙이 좋아서ㅋㅋ 그냥 그 자체로 눈이 가게 되잖아요. 플레이버 텍스트까지는 크게 신경 쓰지 않았는데 거기에 이런 역사가 있을 줄이야! <ㅇ> 


 레니게이드 비잉의 기원을 얘기하는 캠페인일 거라고는 예상했지만, 그걸 이렇게 정교한 형태로 전달할 줄은 몰랐습니다. <하트리스 메모리>로 서드의 세계관을 재편한 것도 모자라, <휴먼즈 네이버>의 탄생에 개연성(=그것도 PC의 선택에 의한 결과물로)을 부여하다니... 대체 어떤 변태가 이런 생각을 하는 거죠? 아... 너무 좋아서 기절했습니다. 최고의 연계였어요. 



 그렇습니다. 저희가 지금까지 즐겨온 서드는 사진관 지부의 <하트리스 메모리>와 <휴먼즈 네이버>에 의해서 탄생한 세계였던 것이죠. 세컨드와의 이별은 서드와의 만남이라는 확실한 결과로 이어졌습니다. 더블 크로스의 필살기라는 명성이 부끄럽지 않을 멋진 이야기였어요.


 미들 페이즈가 있어서 가능했던 클라이맥스

 하지만 제가 늘 탐라에 얘기하듯 야니오는 일본의 즈피일 뿐입니다(?) 클라이맥스의 흐름이 짜릿했던 건, 즈피님이 공들여서 미들을 쌓아주신 덕분이었어요. 그만큼 미들이 너무나 따뜻하고 웅장하고 룽했습니다. 구조로 보나 내용으로 보나 그냥 완벽했어요ㅠ 

 원래 5화의 미들은 내용이랄 게 없어요. 쿄카를 찾아서 조지러 가면 됩니다. 이미 4화에서 목표는 명확해졌기 때문에 더는 뭘 고민하고 추리할 이유가 없죠. 이런 경우 아예 미들을 없애는 경우도 많이 봤는데, 즈피님은 그 와중에도 미들 페이즈에 어울리는 멋진 조사 항목을 넣어주셨더라고요ㅠ

 

조사 항목 판정
오모카게 신사의 상태를 확인한다 〈정보:오모카게섬〉 10
적측의 정보를 탈취한다 〈각종 전투 기능〉 30
외부와 통신을 시도한다 〈지식:기계〉 12 / 〈정보:UGN〉12
아군의 방비 현황을 확인한다 〈조달〉 12
주민의 대피 현황을 확인한다 〈정보:오모카게섬〉 8


 이게 별거냐? 싶으시겠지만 별 거입니다; 사실 4화가 끝나고 5화로 들어오는 시점에서 플레이어들에 제일 궁금한 건 섬의 현재 상태거든요. PC들이 직접 섬의 상태를 조사하고 FH 요원들과 싸우면서 마지막 사명감을 갖게되는 게 진짜 너무 좋았어요.

 특히나 학교 친구들의 생존을 확인한 그 장면은... 이번 회차를 통틀어 제 최애 장면입니다...ㅠㅠㅠ 정말 미치겠더라고요... 섬의 상태로 보아, 그리고 초혼 현상의 내용으로 보아, 아이들이 살아있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사실 아이들과 다시 만나기 전까지는 쿄카 없애자! 하하하! 하며 묘하게 유쾌한; 기분이었거든요. 마치 RPG 게임에서 최종 보스 잡으러 갈 때의 그거 말이죠ㅋㅋ 그런데 갑자기 죽은 줄 알았던 친구들이 나타나니까ㅠ 거기서 뭔가 와르르 무너지더라고요... 아... 애들은 살아있었구나... 정말 다행이다... 얘들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쿄카를 꼭 이겨야겠다... 하면서 신념에 결심에 의지를 다졌습니다... 

 마치 전쟁터에서 살아남으려고 미친 듯이 총을 쏘다가, 쓰러져 있는 아이를 보고 퍼뜩 정신이 드는 기분이었어요. 여기서 아이들하고 조우하지 못했으면 사실 마지막까지 산뜻한 기분이었을 것 같아요. 그건 그것대로 나쁘지 않지만, 섬을 지켜야겠다는 생각이 드니 그때부터 갑자기 확 비장해져서... 클맥의 무게감이 묵직하게 오더라고요. 두근두근했습니다.

 히어로들과는 또 다른 사이드에서 일상을 지키려는 일반인들의 모습이 너무 좋다던 류비엠님의 의견에도 완전 공감했어요. 일반인이든, 비일반인이든 상관없이 모두 힘을 합쳐 우리가 사는 세상을 지키려고 하는 이 일체감... 너무 좋더라고요. 활동하는 층위가 다를 뿐 우린 모두 이 세계에서 함께 살아가는 구성원이라는 이ㅠㅠㅠㅠㅠㅠㅠㅠ

 근데 여기서 끝나는 게 아니라 퍼스널리티인 오우리를 통해서 저희에게 최종 전투에서 쓸 수 있는 무기를 주시더라고요. 근데 이게 아ㅠㅠㅠㅠ


 즈피님이 PC 맞춤으로 직접 만들어주신 무기입니다...ㅠㅠㅠㅠ 마지막 전투를 앞두고... 한번 열심히 싸워봐! 하면서 등을 떠밀어주는 이... 이 무슨............ 게다가 남은 전투는 한 치 앞을 예상할 수 없는 쿄카와의 전투였다고요. 아무리 다들 고인물 빌딩을 해왔다고 해도 상대가 그 쿄카인 만큼 불안한 마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었을 거예요.

 그런데 떠나기 전에 용돈 두둑하게 챙겨주는 할머니처럼 무기를 주시는데 이건 진짜ㅋㅋㅋㅋ 아... 세계의 명운을 짊어진 용사가 된 기분이었습니다... 전 세계가 저희를 응원해주는 느낌...ㅠㅠㅠㅠㅠ 뭐라 말할 수 없어요.......

 섬의 상태를 확인하고, 아직 남아있는 사람들과 조우하고, 최종 무기를 받아 클맥으로 향하는... 저 중에 하나만 해도 만족스러운데 이런 걸 무려 풀코스로 경험할 수 있었던, 완벽 그 자체의 미들이었습니다... 이런 미들을 구상해주신 즈피님 계신 곳으로 기절ㅠㅠㅠㅠ 후기 쓰면서 다시 보는데 세션 할 때보다 더 좋았어요... 갓벽한 미들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쿄카니까 쿄카답게 싸워야죠

 그렇게 모든 준비를 마치고 쿄카와 싸우러 갔습니다. 네... 쿄카에요. 다른 적도 아니고 바로 그 츠즈키 쿄카라고요ㅋㅋ 덥크 해본 분들이라면 누군가 한 번쯤 이름을 들어봤을, 그 유명하고도 유명한 퍼스널리티입니다. 이런 츠즈키 쿄카의 스펙이 평범할 리 없죠. 심지어 세계의 명운을 걸고 싸우는 상황입니다. 야니오는 어떤 스펙을 넣어두었을까 두근두근ㅎㅁㅎ 하는데...

 하지만 역시 야니오는 일본의 즈피였습니다. 즈피님이 전투를 개변해주셨는데 진짜ㅋㅋㅋㅋ 필드가 세 번이나 바뀌고, 쿄카가 모든 신드롬을 번갈아 사용하는 미친 전투였어요ㅋㅋㅋㅋ 쿄카급이나 되는데 신드롬 한두 개 고정으로 박아놓고 싸우는 건 말이 안 되잖아요?! 그래서 이런 전투를 꾸미셨다고 합니다;;


 페이즈마다 기믹도 다 다릅니다... 심지어 하나하나 공들인 기믹이었어요ㅡㅡ;; MODE : 肉에서는 PC의 움직임이 제한되었고, MODE : 地에서는 플래너와 인게이지하려면 RC 판정을 성공해야했고, MODE : 天에서는 이펙트를 사용할 때마다 쿄카와 RC 대결을 해야하는 기믹이 있었습니다. 전투의 판도가 확확 달라지는 게 정말 짜릿했어요ㅋㅋㅋ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저희도 최선을 다해 싸워야 했죠... 열심히 대미지를 날리고 쓰러뜨리고, 일어나면 다시 새로운 모습으로 싸우기를 반복하며 장장 반나절에 가까운 전투를 이어갔습니다ㅠ 밥 먹고 와서 또 싸우고 밥 먹고 와서 또 싸우는데 이거 뭔가 진짜 소싯적 온라인 게임할 때 대형 보스 잡으러 뛰어다니던 게 기억나더라고요ㅋㅋㅋ 실제로 쿄카는 대형 보스니까(?)

 각자 최선을 다해 연출도 하고, 전투도 하면서 치열한 전투가 이어졌어요. 특히나 탱커들이 대활약을 해줬습니다. 레이와 소우의 페어 플레이로 전 범위 콤보 공격을 2번인가 완벽 방어했거든요(..) 그거 맞았으면 그냥 현실로 못 돌아왔을지도; 다른 것도 아니고 탱킹에 여러 번 성공하니, 절대로 쿄카의 공격에 쓸려나가지 않겠다는 PC들의 의지가 느껴지는 것 같아서 다른 의미로도 룽하고 좋았습니다...

 다만 부작용이 있다면 앞으로 덥크에서 어떤 보스를 만나도 큰 감흥이 없을 것 같아요'-`... (노파심 : 농담이다)

 

 화룡정점, 엔딩 영상

 그렇게 저희는 무사히 쿄카를 물리쳤습니다... 네... 그걸로도 충분히 만족스러웠어요. 다들 자신이 원하던 엔딩 장면도 만들었고요. 쓸쓸하지만 마지막 인사를 고하면 될 일이었습니다. 근데... 갑자기 즈피님이 엔딩 스탭롤이 올라간다고 하시는 거예요. 저는 채팅창으로 참가한 사람들 이름이 올라가나했죠. 아니 근데 그게 아니라ㅡㅡ;; 진짜 영상이 나오는 거예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영상은 보여드릴 수 없어서 스샷으로 몇장만 보여드립니다><


 아니 이게 뭐야... 내가 뭘 보고 있는 거야... 솔직히 이거 저작권 문제만 없으면 동네방네 뿌리고 싶습니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살다 살다 엔딩 스탭롤 영상을 매드무비로 손수 만들어주는 마스터는 처음 본다고!!!! <ㅇ>

 와, 이건 뭐.... 정성과 노력을 가늠할 수 없을 정도인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보여주신 것만으로도 이 이상의 오알 마스터링이 가능한 건가? 싶을 정도의 애정을 보여주셨는데 엔딩 영상으로 그냥 정점이 찍혔어요ㅋㅋㅋㅋ... 즈피? 신은 그인가? 

 이게 보는 사람이야 휘리릭 지나가니까 우와앙!O.O하고 보는 거지, 하루 이틀 안에 만들어지는 게 아니라는 걸 감안하면 즈피님이 오래 전부터 이 영상을 구상하고 계셨을 가능성이 높다는 거고... 캠페인 내내 저희에게 이 엔딩 영상을 보여주기 위해서 고군분투하셨을 걸 생각하니 진짜 즈피님의 은혜 하늘과 같아서ㅠㅠㅠㅠㅠㅠ 영상만 봐도 눈물납니다... 내... 내가 이런 세션에 참가해도 돼? 캠페인 끝났는데 오히려 자문하게 되는ㅠㅠㅠㅠ

 그래도 보통 저는 후기를 열심히 써서 드리고 나면 할 일은 다했다(?)고 생각하는 편인데, 이 영상 보는 순간 즈피님께는 뭘 드려도 부족한 마음 뿐이겠구나 싶었어요... 이 거대한 사랑에 어떻게 보답을 하나요ㅠ 그냥 세션 재미있게 해주시면 좋다고 괜찮다고 자꾸 그러시는게 아 괜찮다고 하지 마세요!!!!!!!! 우리가 안 괜찮으니까!!!ㅋㅋㅋㅋㅋㅋㅋㅋㅋ

 결국 즈피님의 사랑에 충분히 보답할 방법을 참지 못하고 <하트리스 메모리> 캠페인은 종료가 되었습니다만... 뭐, 좋아요. 저희 언리이볼 시리즈도 갈거고 서드도 착착 진행할 테니까, 그때 저도 이 압도적 사랑에 뭔가 보답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지 생각해보겠습니다ㅠㅠㅠ 업그레이드 버전 위키가 될 수도 있고, 전혀 다른 무언가일 수도 있겠지만 아무튼 즈피님 세션은 너무 황송해서 할 수 있는 건 다 해드리고 싶어요... 이게 플레이어로서 제가 드릴 수 있는 감사입니다ㅠㅠㅠㅠ 

 마지막 명예 드립 코너, 그동안 즐거웠다!

 비장한 막 세션이었다고 해서 즐거운 드립이 없었던 건 아닙니다ㅋㅋㅋ 이번에도 이 분야 에이스인 뫄님을 필두로 재미있는 장면들이 우르르 나왔네요^^ 함께 가시죠!

 BEST 3. 날아라, 소우!

 전투 장면인데요. 보시는 바와 같이 전원에게 2D10 대미지가 예정된 무시무시한 회피 판정이었습니다ㅠ 다들 전반적으로 본인 수치에 비해서 회피가 잘 나와서 낄낄대던 상황이었는데 갑자기 소우가 정점(..)을 찍으면서 모두 웃음보가 터진 장면이었어요ㅋㅋㅋㅋ 이쯤 되면 날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상황^^ 심지어 하누만 둘 보다도 빠르다! 

 BEST 2. 벌거숭이 탐정님

 클맥 전투 중의 장면인데 이것도 뫄님이 드립쳐서 불씨가 살아난 장면입니다ㅋㅋㅋ 계속 충동 판정에서 실패해서 마이너를 다른 곳에 쓸 수 없는 상황이었는데요. 3라운드 만에 간신히 갑옷을 착용하게 된 와중에 저런 감회(?)를 얘기하셔서 다들 터졌다고 하네요ㅋㅋ 사실 이 장면 이전부터 갑옷 계속 못 입고 있다고 나체 아니냐고 여기저기서 드립이 나오던 터라 더 웃겼습니다. 아무튼 축하해 소우^^

 BEST 1. 왜 그렇게 쿄카 편에 붙으실 것처럼

 세션 끝난 뒤에도 줄곧 생각났던 장면이라 베스트 1으로 뽑았습니다^^ 이건 좀 메타적으로 웃겼던 건데, 뫄님이 쿄카를 좋아하셔서 쿄카가 나올 때마다 찬사를 금치 않으셨거든요(?) 그러는 와중에 갑자기 본인 차례에 "하... 쿄카사마.." 하면서 토미에 보듯이 한숨 쉬시니까 플봇님이 불안해하시면서 던지신 표현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소우라면 모르겠지마 뫄님이라면 정말 쿄카 편에 붙으실 것 같아서요^^ 제 착각인가? 아닌 듯

 안녕, 사진관 지부


 자, 드디어 후기도 막바지군요. 이제 사진관 지부에게 이별을 고할 때가 됐습니다... 정말 즐거웠어요. 마지막 레터가 될 테니 하고 싶은 말을 다 적어보려고 합니다. 그동안 다들 수고했고 멋진 엔딩 맞이해서 축하한다고 전하고 싶어요ㅠㅠ 다들 사랑해요... 고마웠어요... 


PC1 / 세리자와 나기사 / 나코

나는, 행복해요


 이 캠페인은 나기사로부터 시작해서 나기사로 끝난 편이죠. PC1에게 이렇게까지 부담감을 주는 캠페인이라니ㅠ 저는 PC1 절대 못했을 것 같고 안 해서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그치만 역시 나코님은 마지막까지 이 스포트라이트를  잘 소화해주시더라고요. 

 사실 4화에서 다들 이미 본인들의 서사는 마무리하고 왔기 때문에, 5화에서는 싸운다! 이거 하나로 단순하게 밀고 나가면 되는 상황이긴 했거든요. (쿄카전이 워낙 화려해서 전투에만 집중하는 게 좋기도 했고) 그런데 그 와중에도 나기사다운 모습들을 계속 보여주셔서 정말 흥미로웠어요ㅋㅋㅋ 가장 재미있었던 장면 두 개만 가져와봤는데, 첫 번째는 역시 이겁니다.


 쿄카사마한테 노친네라고 외치면서 이마 박치기 하깈ㅋㅋㅋㅋㅋ < 이거 진짜 어디 가서도 자랑할 만한 업적이다(?) 물론 스포일러 때문에 <하트리스 메모리> 해보신 분들 한정이긴 하겠지만, 그래도 충분히 업적으로 취급할 만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니 누가 저기서 쿄카 이마에 대굴빡칠 생각을 해욬ㅋㅋㅋㅋ (소년만화적 연출 너무 좋아해서 기절한 사람ㅋㅋㅋ

 안그래도 나기사 왓꾸가 점프계 히어로이긴 해서(?) 내심 이런 장면 하나쯤 더 나오지 않을까 했는데 이게 쿄카전에서 터져서 무척 만족스러웠습니다ㅋㅋㅋ 반면 두 번째 장면은 좀 더 진중한 동시에, PC1의 면모가 십분 발휘된 장면이었어요.


 사진관 지부를 타이터스하는 장면의 묘사인데요... 이 장면 정말 오래 생각날 정도로 좋았습니다. 이 장면에서 쿄카는 MODE : 肉 상태였거든요. 데이터적으로는 키마이라 신드롬을 메인으로 열심히 저희를 두들겨 패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즉, 이때의 쿄카는 한없이 힘을 추구하는 강한 자의 모습으로 표현되고 있었어요.

 그런데 나기사는 그런 쿄카에 대적하는 방식으로 '가장 부서지기 쉽고, 연약하고, 어리석고, 미련하고, 무능한' 것을 사용합니다. 이걸 나코님이 키즈나(=인연)으로 정의하는데 진짜 이 사람 미쳤나 싶더라고요... 사실 강함이라는 건 자잘한 인연에 구속받지 않을 때 생겨나잖아요. 상대가 불쌍하면 내가 강해질 수가 없으니까요.

 그런 점에서 이 장면의 쿄카는 모든 인연의 사슬로부터 벗어난 짐승과도 같은 모습이었는데, 그런 쿄카에게 대항하는 방법으로 인연(=키즈나)를 고하는 게ㅡㅡ;; 아니 왜 또 인연의 일본어는 키즈나인지... 정말 여러가지로 환장할 것 같은 묘사였습니다. 

 제가 봐온 나기사는 자기 나름대로 힘을 추구하는 오버드였거든요. 소우에 대해 동경을 품거나, 날선 태도를 보였던 것도 강함에 대한 동경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평생 휘둘려 살았으니 강함을 추구하는 건 당연하겠지) 그랬던 나기사가 물리적인 강함 대신 정신적인 유대를 선택한 거예요. 

 거기서 한발 더 나아가 <하트리스 메모리>를 사용해, 전 인류와의 유대를 선택하는 것까지... 하아... 두말할 것 없는 최고의 PC1이자, 저희 캠페인의 명실상부한 히어로였습니다. 우리의 서드는 나기사가 연 거예요. 나기사의 새로운 미래를 응원해요.

 

 

PC2 / 미시마 에이치 / 에이미 

이별을 딛고 앞을 보다

 

 에이치도 4화에서 이미 사진관 지부를 지킨다는 목적을 명확하게 들고 왔기 때문에, 5화에서는 열심히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어요. 익숙해지기까지 참 힘들었던 녀석이지만 마지막에는 함께 좋은 그림을 만들 수 있어서 만족했습니다ㅠ

 게다가 즈피님이 꾸려주신 야마가타 쪽 서사가 진짜 너무... 너무 취향이었습니다ㅋㅋㅋ 야마가타 파의 설정이 녹아들 틈이 있을까 했는데, 이 녀석들이 FH와 결합해서 오모카게 섬을 공격하러 온 것부터 시작해서 모든 흐름이 바늘로 실 꿰듯이 이어져서 엄청 짜릿했거든요ㅋㅋ

 그동안 에이치는 UGN에 들어오고 싶어도, 야마가타 파의 포지션이 애매했기 때문에 본인도 발을 걸치고만 있는 상황이었어요. 그랬던 야마가타 파가 FH와 결합한 것이 확실해지자 더는 망설일 것 없이 사진관 지부로 소속을 옮기고 이름까지 바꾸게 된 과정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더라고요.

 거기에 더해 렌리의 서사도... 그렇게까지 챙겨주실 줄 몰랐어요ㅠㅠㅠ 렌리야말로 맥거핀으로 둘 생각이었는데, 나스따샤와 렌리, 에이치의 관계 사이에 있었던 괄호를 완벽하게 채워주시더라고요. 렌리와 에이치의 대립 관계가 사실 나스따샤를 둘러싼 두 형제의 애증이었다는 식으로 해석이 되다니 이거 너무 맛있어서 진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이없어서 웃음 나옴)


 그랜드 피날레의 개별 엔딩도 렌리와 갈등을 겪는 장면으로 꾸렸는데요. 이것조차 제가 꿈꿨던 심상 그대로 묘사해주셔서 감동했습니다ㅠ 즈피님 참말로 오타쿠 RGRG 레퍼런스 만렙인 분... 원래 혼자서는 절대로 움직이지 않을 렌리가, 나스따샤가 다시 사라진 것을 보고 충격을 받고, 이성을 반쯤 잃은 채 에이치의 앞에 턱하니 나타나는 그거... 그런 렌리에게 나스따샤는 죽었다고 쐐기를 박는 연출까지 할 수 있어서 진짜 짜릿했어요.


 애초에 에이치는 엘리자베스&사요의 서사만으로도 완성이 된 캐릭터라고 생각했는데, 렌리 쪽과도 연결이 되면서 이야기가 한층 더 확장되는 느낌이었어요. 얘가 서드에 가서 뭘 할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었는데 엔딩을 보고 나니 감이 잡히더라고요. 이 가능성을 안고 서드의 바다에 뛰어들어보겠습니다:D

 

 

PC3 / 미시마 레이 / 플레이봇

인류를 대신해 쿄카에게 답하다


 개인적으로 이번 세션에서 가장 인상적인 게 레이였어요. 실은 레이가 인류를 대표해서 쿄카랑 대담을 나눴거든요(!) 심지어 그랜드 피날레에서도 치비 쿄카와 마주하고 서드로의 문을 활짝 연 PC가 바로 레이였습니다. 

 특히 레이가 쿄코의 고독을 '이해'하면서 디스하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는데, 이게 진짜 레이니까 할 수 있는 말이더라고요. 쿄카만큼 고독했었던 레이니까 쿄카가 뭘 원하는지 정확하게 알고 찌르는데... 거의 가불기 수준이었습니다ㅋㅋ 짐승 같은 모습을 하고 있지만 결국 네가 바란 건 '인연'이 아니냐고 푹 찔러넣었다고요. 


 쿄카의 행동은 언뜻 폭력적으로 보이지만, 그 모든 행동의 근간은 '호기심'이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레이가 그런 쿄카의 호기심에 차분하게 답하는 장면들이 정말 인상적이었어요. 쿄카의 질문에 대해서 가장 명확한 답을 줄 수 있는 사람은 레이였던 거죠. 

 그리고 실제로 쿄카는 레이의 답변에 '흥미'를 가진 것 같았어요. 이로 인해 우리가 알고 있는 서드의 쿄카가 태어난다는 거 너무 룽하지 않나요ㅋㅋㅋ 일개 오버드였던 레이의 답변으로 인해, 쿄카가 인간을 관찰하는 레니게이드 비잉으로 서드의 퍼스널리티가 된다는 게... 


 사실상 이 장면에서 레이가 쿄카의 존재를 새롭게 정의(디파인 셀프)했다고 생각해요. 어쩌면 쿄카 스스로도 자신이 무엇을 위해서 싸우는지 잘 몰랐던 게 아닌가 싶더라고요. 새롭게 정의된 쿄카는 이제 힘이 아닌 인연에 대한 연구를 시작하겠죠. 이게 레이를 통해서 이루어진다는 게 정말 룽했습니다ㅠ 

 4화 후기에서도 잠깐 말했지만 지금의 레이가 만들어질 수 있었던 건 세츠나와 이별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거든요. 4화에서는 그 과정과 이유를 보여줬다면, 5화에서는 그렇게 성장한 레이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시간이었다고 생각해요. 쿄카와 맞서는 레이는 상상 이상으로 듬직했습니다.

 그리고 UGN이 오모카게 섬으로 들어오면서 그동안 쉽게 보여주지 못했던 지부장으로서의 면모가 드러나는 부분도 좋았어요ㅎㅎ 서드에서는 이런 모습을 더 자주 볼 수 있을 것 같아 그 점도 기대됩니다. 어찌 보면 가장 혹독한 시간을 거쳐서 <하트리스 메모리> 캠페인을 완주한 PC인데, 그런 레이에게 황매화 다발을 바칩니다😚 서드에서도 잘 부탁해요.

 

PC4 / 이가라시 소우 / 뫄

아직 완전히 나을 순 없어도


 이번 회차에서 소우만 보였던 특이한 행동이 있더라고요. 그건 바로 쿄카에 대해서 동정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는 거예요. 특히 클맥의 이 장면에서 그랬네요.
 


 쿄카를 이해할 수는 있어요. 적어도 레이도 그랬던 거로 보이고요. 하지만 소우의 경우에는 거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갔다는 생각이 들어요. 쿄카의 행동이 아니라 쿄카의 욕망을 이해해버린 거예요.

 레이가 쿄카의 행동을 이해하는 입장이었다면, 소우는 쿄카의 욕망을 이해하는 입장이었다고 생각하는데 이 두 가지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고 봐요. 전자는 '왜 그러는지는 이해한다'이고, 후자는 '그럴 수도 있겠군'이거든요. 즉, 소우는 쿄카가 어떤 행동을 해도 일정 부분 이해할 수 있다는 거예요. 

 레이의 경우에는 쿄카가 어떤 행동을 하느냐에 따라서 이해의 범주가 달라질 거라고 생각해요. 만약 쿄카가 전 세계 사람들을 그냥 죽여버리겠다고 하면? 그땐 얘기가 달라질 거예요. 딱히 쿄카를 이해하려고 하지 않을 거예요. 하지만 소우는 쿄카가 어떤 행위를 하든, 그 기저의 욕망을 이해하기 때문에 행동 자체는 이해할 수 있을 거예요. 


 이건... 다른 의미로 말하면 쿄카와 가장 가까운 내면을 지닌 게 소우라는 의미라서 좀 무섭기도 합니다. 만약 소우가 레니게이드 비잉이 된다면 누구보다도 쿄카와 비슷한 존재가 되지 않을까요? 당연히 우리 소우에게 그런 일은 없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만ㅠ 알 수 없죠... 서드에서 무슨 일이 벌어질지...


 엔딩에서 다들 후련한 결말을 맞이한 것에 비해, 여전히 카오루와 테츠야를 그리워하는 듯한 모습이 그려진 것도 인상적이었어요. 이렇게 된 이상 소우의 미래는 아무래도 리바이어선의 손에 달린 것 같습니다(?) 리바이어선이 소우에게 충분한 사랑을 쏟아주시길 바랍니다;_; (결혼하든지)


 그리고 마지막까지 멋진 드립을 선사해주신 뫄님께도 별도로(?) 감사드려요ㅋㅋ 전투에서나 드립에서나 마지막까지 제 역할을 해줘서 무척 든든했어요. 서드에서는 소우가 어떤 모습으로 바뀌어있을지 기대해봅니다^^)9


PC5 / 센자키 츠유리 / 류비엠

히어로의 완성

 

 츠유리는 이번 회차를 위해 원기옥을 모아왔나(?) 싶을 정도로 진짜 멋진 연출이랑 묘사를 잔뜩 보여줬어요. 특히 비유리와 교차하면서 마침내 같은 선상에 서는 장면이라든가, 폭주하는 세계를 향해 자신만의 답을 일관성 있게 답하는 부분들이 좋았어요. 개인적으로 인상적이었던 건 이 부분이네요.


 종자쨩... 우리의 탱커이자 엑스트라로 열심히 활약해주었던 종자짱의 존재 의의를 이런 식으로 클맥에서 규정해버리다니ㅠ 좋더라고요. 지성이 없는 존재 = 레니게이드 비잉의 초기 형태이고, 이것은 쿄카가 벗어나고자 했던 레니게이드 비잉의 원형이기도 하잖아요. 그런 존재를 다른 수식어도 아니고 '사랑스럽다'고 표현하는 게 좋았어요.

 쿄카는 무한한 정신적/물리적 진화를 추구하는 존재였고, 그렇게 된 이유는 외롭기 때문이었잖아요? 츠유리는 쿄카의 안티테제였다고 생각해요. 츠유리는 근원도 외로움이긴 하지만, 츠유리는 그것을 강함을 추구하지 않는 형태로 해결한다고 생각했거든요.

 만약 츠유리가 강함을 추구했다면 초혼 현상을 당연히 받아들였을 거라고 생각해요. 초혼 현상은 모든 자연법칙을 초월하는 '힘'이잖아요? 하지만 츠유리는 마지막까지 초혼 현상을 받아들이지 않았고, 역설적이게도 그게 츠유리의 강함을 증명하더라고요. 그런 힘 따위 없어도 살아갈 수 있다고 선언하는 듯했어요. 그런 점에서 쿄카와 츠유리는 정반대되는 기질을 가진 쌍둥이였다 싶어요.

 또 다른 쌍둥이인 비유리 쪽과의 관계도 인상적이었어요. 그동안 깨닫지 못했던 비유리의 존재 이유에 대해 비로소 깨닫는 장면이었는데... 


 이 장면이 나오기 전까지 전 비유리를 츠유리의 분열형이라고 생각했거든요.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이 츠유리의 내면을 둘로 쪼개서 센자키 유이와 닮은 비유리가 태어난 거라고요. 하지만 그 반대였어요. 비유리는 츠유리의 조각이 아니라, 츠유리의 보완품이었던 거예요. 어머니의 의문사 후, 줄곧 내면에 어머니의 죽음에 대한 의문과 그것을 해결하지 못한 자신에 대한 실망감에 젖어있었을 츠유리를 '위해서' 비유리가 태어났던 거예요. 

 이런 과정을 거쳐 비유리가 얼굴을 마주하며 살아갈 수 있는 <기묘한 이웃>으로 다시 태어나는 거... 정말 좋았습니다ㅠ  완성형 츠유리는 오모카게 섬에서 만났던 것보다 더 밝게 빛나겠죠. 서드의 PC1이 될 츠유리의 모습을 기대해봅니다.




 이렇게 본문 후기도 마쳐봅니다. 그간 다양한 방면으로 날조 감상을 해왔는데 즐거우셨는지 모르겠어요:D (알 길이 없음) 적어도 저는 이 PC들을 만나서 기존에 못 해본 감상들을 적을 수 있어서 즐거웠습니다. 8개월 분량의 서사가 쌓였기 때문에 분석할 수 있는 부분들이 많았거든요ㅎㅎ 사진관 지부를 만난 것만으로도 기념할 만한 캠페인이었습니다.


 <하트리스 메모리> 캠페인의 대장정을 마치며

 끝났습니다.

 끝났어요.
 ...🍺

 이제 오모카게 섬에 가고 싶어도 못 갑니다ㅠ 이걸로 저희의 여정은 끝이에요... 8개월 동안 이렇게 높은 밀도의 캠페인을 플레이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다니, 작년에 저를 캐스팅해주신 나코님께 감사를, 그리고 정말 말도 안 되는 정성으로 엄청난 세션을 이끌어주신 즈피님께 감사 드립니다ㅠㅠ 이 여정에 함께 최선을 다해주신 우리의 영원한 지부장 플봇님고, 천재 드립퍼 & 플레이어 뫄님, 그리고 연출에 진심인 연출 장인 류비엠님까지 모두 감사드려요. 

 엄밀히 말해 저희의 여정은 아직 끝난 건 아니긴 합니다. 여기서 딱 끊기는 아쉬우니 서드를 향한 여정으로 이야기를 이어보려고요. 안녕이라고 하지 말고 다음에 만나자고 해요. 그편이 덜 아쉬울 것 같으니까요.

 그럼 우리가 만든 서드에서 다시 만나요:D


 라스트 하트풀 레브레터🧡

 즈피님 : 즈피님 진짜 너무 고생하셨습니다... 후기 러브레터마다 쓰는 거 같긴 한데, 진짜 고생 너무 많이 하셨어요ㅠㅠㅋㅋㅋ 즈피님 고생은 그야말로 측정 불가 펑! 수준입니다ㅋㅋ 농담으로 맨날 야니오는 일본의 즈피다라고 하는데 이거 농담아니고요(??) 솔직히 야니오 씨뿐만이 아니라 이 세상 그 누가 이 캠페인을 이렇게까지 해줄 수 있겠어요ㅠㅠㅠ 즈피님 탁으로 참여할 수 있어서 영광이었습니다... 서드까지 끌어주신다니 안그래도 감사한데 황송해서 몸이 사라질 지경이지만, 어차피 황송할 거라면 뻔뻔하게 받고 이후에 기회가 되면 또 열심히 해보겠습니다ㅎㅎ 즈피님의 티알생에 꽃길만 있길 바라요;D 만들어주신 엔딩 영상을 평생 보물로 간직하겠습니다ㅠㅠㅠㅠ (TRPG 아카이빙용 외장하드에 들어가있음)

 나코님 : 진짜 고생했어요 나코님...ㅋㅋㅋ 이야 결국 하트리스 빔을 다 맞고도 버텨낸 당신이 진정한 천재 티알피저입니다. 도대체 다른 캠페인의 PC1은 어떻게 한단 말인가?? 상상이 안 될 정도로 제 머릿속에서 이 캠페인의 PC1은 나기사에요. 나기사가 공식 샘플 PC라고 해도 믿겠어(.....) 5화 쓰기 전에 지난 후기들 읽어보는데, 정말 어마어마한 롤러코스터를 타고, 어마어마한 성장통을 겪고 여기까지 왔더라고요. 지난 후에는 다 미화될 에피소드들이지만, 그래도 고생한 건 고생한 거니까 축하한다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나코님 덕분에 캠페인이 방향을 잃지 않고 진행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이대로 나기사가 행복해지는 길만 찾아가면 된다!'고 생각하니까 방향이 딱딱 잡히더라고요ㅎㅎ 덕분에 멋진 비행 했습니다. 우리의 우두머리 기러기 나코님ㅠ0ㅠ 서드도 잘 부탁해요.

 

 플레이봇님 : 마지막 화는 그야말로 레이의 완성판을 체험하는 에피소드가 아니었나 싶었어요. 늘 묘사에 최선을 다해주시지만 어느 때보다도 레이의 대사 하나하나가 묵직하게 다가와서 로그 읽으면서 하이고흐어했네요... 뭔가 뻔한 성장이 아니라서 좋았던 것 같아요. 레이가 달빛 아래에서 환하게 미소를 짓는(?) 엔딩으로 낼 수도 있었겠지만, 레이 자체는 크게 변하지 않은 것 같다는 거, 하지만 내면은 누구보다도 많이 달라졌다는 게 좋더라고요. 레이는 마지막까지 레이 다웠던 것 같아요. 레이의 변화를 바로 옆에서 지켜볼 수 있는 PC2의 위치라서 좋았습니다ㅎㅎ 우리 모두 저마다의 위치에서 고생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플봇님이 레이를 데려와 주셔서 좋았어요. 서드에서는 이제 페어로 활동하겠네요ㅎㅎ 그때는 우리 또 다른 모습으로 함께해요!

 뫄님 : 즐거웠습니다! 뫄님과 함께 한 세션은 즐거웠습니다! < 이 한마디로 다 표현할 수 있는 것 같네요ㅋㅋㅋ 밀도가 높은 세션이다 보니, 뫄님 같은 플레이어분이 와주셔서 좋았어요. 드립도 드립이지만, 그 와중에도 소우의 캐릭터성은 일관성 있게 살려주시는 점이 좋았고...ㅠㅠ 소우의 마지막 엔딩도 이런저런 생각이 드는 구간들이 많아서 좋았답니다. 뭔가 후련하게 끝내기보다, 어느 정도 여운은 남기는 모습이 서드의 PC2를 준비하고 있구나 싶어서 좋았어요. (뫄님: 녜?) 서드 시점이면 어느 정도 상처를 회복하고 지금보다 더 성숙한 소우가 될 텐데, 사실 소우가 성숙하면 어떤 모습이 될지 그것도 잘 상상이 안 돼서 기대됩니다ㅋㅋ 뫄님이라면 멋지게 표현해주시겠죠! 서드에서 봬요^/^

 류비엠님 : 멋진 엔딩을 맞이한 츠유리에게도 황매화 다발을 바칩니다:D 이제 와서 드는 생각이지만 츠유리 서사가 제일 복잡하지 않았나 싶더라고요. 해결해야 하는 문제가 있는데, 다른 PC들과 달리 그걸 시원하게 해결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서 이런저런 문제가 복합적으로 꼬이다 보니 뭔가 다루기 어렵지 않으셨을까 싶었는데... 츠유리와 비유리가 통합하는 장면도 그렇고, 개별 엔딩에서 센자키 겐과의 관계가 개선될 듯 말 듯한 분위기를 적절히 자아내면서 여운을 남기는 게 좋았어요. 아마 츠유리도 서드의 PC1으로서의 미래를 준비하고 있는 거겠죠. (륩님 : 녜?) 하지만 고생한 만큼 츠유리 개인 서사가 좋았던 것 같아요. 적어도 저는 즐거웠습니다ㅎㅎ 서드의 츠유리는 지금과 또 다르면서 분명히 같겠죠. 어떤 모습으로 만날 수 있을지 기대해보겠습니다: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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