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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 후기/더블 크로스

RE:HALOS : <님블 래빗> 유우나기 나유타

by 에이밍 2023. 6. 19.

 

 


 당차게 시작했던 리헤로 후기 마지막편, PC1 <님블 래빗> 유우나기 나유타 편을 시작해보겠습니다!

 으으어어 끝내기 싫어
 ㅋㅋ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지만 어느덧 리헤로 후기를 올리고도 3개월 째... 이제는 정말 완결낼 때가 되었지요. 저도 후기를 마무리해야 이 캠페인을 예쁘게 갈무리할 수 있을 것 같으니 힘내볼게요 >_< 그럼 가보자꾸나유타쿤~!

 

 이하의 글은 <레니게이드 워> 캠페인의 전체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앨저넌에게 꽃을

 바보 노이만

 

 시작은 정말 아무 생각도 없었습니다. 앨저넌 컨셉의 노이만 만들자 외엔 아무것도(..) 직전의 <하트리스 메모리> 캠페인에선 백스가 딥한 캐릭터를 굴려봤으니, 이번엔 백스가 없는 캐릭터를 해보고 싶더라고요. 그런데 이렇게 에고도 쎄고 지좃대로 하려는 금쪽이가 될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ㅋㅋㅋㅠㅠ

 

 하지만 흑화해서 재미있는 부분도 분명 있었지요. 돌아보면 흑화하기 딱 좋은 PC였으니 그쪽이 재미있는 게 또 당연하고ㅎ...  여튼 복잡했던 사춘기 소년의 내면을 낱낱히 분해하는 것이 이번 후기의 목표가 되겠습니다. (나유타 포스트모템)

 

 아, 그리고 본 후기는 제가 세션 중에 떠들었던 헛 추리(?)가 사실이라는 전제 하에 얘기해보려고 합니다. 사실 나유타는 이미 별의 단말을 통해 이 세계를 여러 번 연산했었다는 설정이요. 한마디로 루프물 주인공으로서 나유타를 상정하고 이야기를 해볼까 해요. 


 그걸 위해서는 저희 탁의 고유 설정인 별의 단말과 전지의 면류관에 대해 먼저 얘기해야겠어요:)

 


저는 머리가 좋아요

별의 단말과 전지의 면류관

 

 나유타의 모든 문제는 자기 인식에서 비롯됩니다. 히어로치고는 보잘 것 없어 보이는 코드 네임 ㅡ 님블 래빗 : 민첩한 토끼 ㅡ 이 상징하듯 나유타는 스스로를 나약한 존재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굳이 '민첩한'이라고 표현한 것만 봐도 얼마나 회피형(?)인지 알 수 있고요. (래빗 홀이라는 콤보명도 지금 생각하면 도망치고 싶어하는 나유타의 심정을 반영한 거로 볼 수도 있을 것 같네요.) 

 

 소급된 설정이지만, 나유타가 이런 인식을 갖게 된 것은 별의 단말의 데이터 베이스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별의 단말이라는 건 리헤로캠에만 등장하는 특수 설정인데,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의 모든 데이터를 관장하는 관리 단말이라는 설정입니다.

 

 (별의 단말의 능력은 추상적으로 표현되었는데, 저는 현재 세계를 둘러싼 모든 평행 세계의 지식을 관할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판단했어요.)

 

 그리고 이 단말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전지의 면류관이라는 매개가 있어야 하는데 이 면류관을 쓸 수 있는 존재가 노이만, 그중에서도 선택받은 노이만이라는 설정입니다. 나유타가 바로 그 존재이고요.

 

 세계를 연산한다는 설정 자체가 너무나 어마무시하면서도 노이만적이라ㅠ 감동했는데, 여튼 세계의 모든 변수를 계산해서 올바른 세계를 찾는다는 말도 안 되는 임무를 받은 것이 나유타였어요.

 우롱님 피셜에 의하면 이 설정은 나유타의 변동 지능 컨셉에서 비롯되었다고 하셨는데ㅎ 나유타가 침식의 고저에 따라 지능도 함께 따라가는 설정을 가지고 있거든요. 별의 단말이 되면 본래 인간의 두뇌로는 할 수 없는 초월적인 지능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에 침식에 따라 지능이 달라진다는 개연성을 붙여주신 거예요. 나... 나의 후레 앨저넌 컨셉이 이렇게ㅜㅜㅜㅠㅠ?ㅠㅠ?ㅠㅠㅠ???

 

 그리고 이것 또한 소급된 설정이지만, 나유타는 제 취향에 의해 남자답지 못한 곱상한 외모를 갖고 있어요. 그리고 이게 실은 단말의 연산을 위해 모든 에너지를 사용하느라 육체가 성장하지 못했다는 설정이 붙으면서... 세션과 캐릭터가 찰싹 붙어버린 것입니다ㅎ 

 

 유우나기 나유타는 인리를 초월한 아티팩트를, 어린 몸과 마음으로 받아들여야만 하는 가혹한 상황에 놓인 PC였던 것이죠.

 

 그리고 나유타는 캠페인이 시작되기 전부터 이미 셀 수 없이 많은 시뮬레이션을 돌렸을 거예요. 하지만 답은 나오지 않았고 고생만 잔뜩 하다가 성장기를 지나버린 거예요. 청춘은 발목 사이 개울물처럼 반짝이며 흘러가버렸으니 감각적으로는 노년이나 마찬가지였을 겁니다.

 

 그렇다면 나유타가 봤던 것은 대체 무엇일까요? 뭐 때문에 이 녀석은 올바른 미래를 연산할 수 없었던 걸까요. 

 


ㅡ태어나지 말았어야지.

선택을 강요하는 세계


 나유타에게는 두 가지 미래가 있습니다. 하나는 전후세대의 새로운 영웅이 되는 것, 또는 영웅이 필요 없는 전후 세대를 만드는 것입니다. 우선 전자부터 살펴보지요.

 

 사실 나유타의 이상은 명확합니다. 팔라딘 같은 영웅이 되어 전후세대를 이끄는 거예요. 나유타가 별의 단말로 가장 먼저 연산했던 것도 바로 이 미래였을 겁니다. 그런데 아무리 연산해도 한 가지만은 결코 변하지 않았고, 이 때문에 나유타는 전자를 포기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건 바로 팔라딘의 죽음입니다.

'영웅'이라는 개념이 존재하는 세계에서 팔라딘은 반드시 영웅이 됩니다. (레니워 서플에 기재된 내용은 바꿀 수 없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영웅이 된 팔라딘은 가족을 희생시키는 한이 있더라도 반드시 나유타를 구조하고요. 그 결과, 팔라딘은 자멸합니다. 나유타가 가장 바라지 않는 미래 또한 바로 이것이에요.

 

할 수 없어도 하세요

 

 왜 이 미래를 바라지 않을까요? 팔라딘을 잃고 싶지 않기 때문에? 그건 아니라고 봅니다. 이 둘의 심리적 거리는 매우 멀어요. 솔직히 나유타는 그 누구보다도 팔라딘하고 가장 서먹할 거고, 그건 팔라딘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개인적인 호감과는 큰 관계가 없다고 봐요. 

 

 심지어 저는 나유타가 별의 단말로 이미 팔라딘을 여러 번 죽이고 영웅이 되어봤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 결과가 좋지 않았던 거예요. 어떤 점에서 좋지 않았느냐? 팔라딘의 죽음을 거쳐야만 영웅이 될 수 있는 도식 자체가 문제입니다. 이 도식은 나유타가 무조건 '책임'을 지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즉, 나유타는 무언가를 책임져야 하는 상황을 원치 않는 거예요.

 

 팔라딘의 죽음을 피하는 선택지가 있다고 한들 상황이 크게 달라지지는 않았을 거예요. 그땐 또 다른 조건이 붙었을 테니까요. 뭐, 아직 어린 아이니까 그런 책임을 짊어지는 게 두려운 건 당연하다고 봅니다. 모두가 팔라딘 같을 수는 없는 거니까요. (그 팔라딘마저도 말년을 광기로 버텨야 했고)

 

 하지만 쥬브나일 판타지는 쥬브나일이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법이에요. 마음을 굳게 먹고 앞으로 나아가겠다는 다짐을 해야합니다. 어떻게 해야 다짐을 새로 할 수 있을까요?

 

 보통 자기 자신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일 수록 선택을 어려워합니다. 자기가 뭘 바라는 지도 모르는데 어떻게 선택을 하고 그 결과를 책임질 수 있겠어요. 이런 관점에서 보면 나유타의 문제도 명확합니다.

 

 나는 나를 신뢰할 수 없어.

 

 이것이 나유타의 본질적인 문제였던 것입니다. 

 


어째서 살고 싶었던 걸까

치트키 이후의 세계

 

 두 번째 방법은 영웅이 없는 세계를 만드는 것입니다. (퀼이 나유타 대신 별의 단말을 사용해 세계를 서드(!)로 바꾸는 루트가 이것이었다고 생각해요.) 영웅이 없으니, 팔라딘도 살아남고, 전후세대를 짊어질 부담을 느끼지 않아도 되는 세계. 별의 단말이라면 이런 가능성도 충분히 연산할 수 있을 거에요.

 

 그런데 나유타는 이 세계도 선택하지 못했습니다. 대체 왜?

 

만화도 있는 악령 많이 사랑해주세요

 

 도스토예프스키의 <악령>을 보면 세계로부터 모든 것을 허용받은 남자인 스타브로긴이  등장합니다. 이 남자는 무슨 짓을 해도 자유로워요. 범죄를 저질러도 사람들이 추앙하고, 타고나길 미남자라 모두가 그를 흠모합니다. 말하자면 치트키를 가지고 태어난 거예요. 하지만 이 남자의 이야기는 좋지 않게 흘러가요. 

 

 치트키를 한 번이라도 써보신 분은 아실 거예요. 게임이 얼마나 재미없어지는지. 무얼 해도 허용 받고, 무얼 해도 괜찮은 세계라니 처음에야 천국이겠지만 지속되면 지옥입니다. 콘텐츠가 없으니까요. 

 

 나유타도 스타브로긴과 마찬가지입니다. 전지와 전능을 부여받았어요. 원한다면 완벽한 엔딩을 맞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전지의 힘이 알아선 안 되는 그 너머의 것마저 알려준 거예요. 모든 것이 완벽한 세상은 허무하다는 사실을요. 

 

 영웅이 존재하는 세계에선 책임을 져야하고

 영웅이 존재하지 않는 세계에선 공허를 감당해야 해요.

 

 나유타로서는 어떤 수를 둬도 게임에서 패배할 뿐인 거예요. 말을 옮기자마자 잡아먹힐 운명이라면, 머릿 속에서 체스 룰을 지우고 백치가 되기를 선택하는 게 최선입니다. 앨저넌은 그렇게 탄생했어요.

 

당신은 왜 나에게 눈을 준 걸까

 

 그럼 나유타는 무엇을 선택해야 하는 걸까요? 정답은 이미 나와있습니다. 다른 PC들의 후기에서 얘기했듯, 결국 이 세상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성장통을 받아들지이 않는 한 나유타는 자유로울 수 없어요. 영원히 가상의 앨저넌을 꿈꾸며 도피할 뿐입니다.

 

 뭐, 결과적으로는 유년기 탈출에 성공합니다:) 어떤 과정을 거쳐서 맹목성을 받아들이기로 결심했는가? 이것을 알아보기 위해 그동안 나유타가 만났던 사람들과의 관계를 살펴보는 것이 이번 후기의 목표에요. 시작은 누구로 해도 좋을 것 같지만... 제가 나유타를 이해하는 데에 큰 도움을 주었던 NPC부터 시작해보겠습니다.


팔라딘은 내 거야

박제된 아버지

 

 이 둘은 영원한 유년기를 꿈꾼 개념적 쌍둥이였다고 생각합니다. 방법은 아버지의 박제입니다. 둘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팔라딘을 박제하고 싶어해요.

 

 블래스터는 팔라딘의 '폭력성'을 동경했어요. 드넓은 아버지의 등에 기대어 험한 삶을 견뎌왔습니다. 하지만 팔라딘이 블래스터의 가족을 지키지 못한 순간 블래스터의 세계도 붕괴하고 맙니다. 단지 가족을 잃었다는 뜻이 아니라, 블래스터가 신뢰했던 힘이 쇠락했다는 뜻이에요. 

 

 아직 미숙한 자녀들로선 아버지의 등에서 뼈마른 살가죽이 보이는 것만큼 공포스러운 일은 없을 겁니다. 블래스터는 그야말로 극한의 공포를 느꼈을 거예요. 무슨 짓을 해서라도 이 현실을 견뎌내고 싶었을 거예요. 그래서 그는 팔라딘을 죽여서 그 폭력성을 보존하기로 합니다.

 

 팔라딘이 자신을 죽이면 그의 폭력성은 여전히 건재하다는 증거가 될 것이고

 자신이 팔라딘을 죽이면 그의 폭력성이 애초에 별 게 아니었다는 증거가 될 테니까요.

 

 어느 쪽이든 블래스터에겐 남는 장사입니다. 이 방법 외에는 남은 방법이 없기도 하고요.

 

 

 한편, 나유타는 팔라딘의 '영웅성'을 동경했습니다. 나유타는 구질서의 상징으로서의 팔라딘을 동경했고, 그가 불로불사하여 이 세계를 영원히 유지해주길 바랐습니다. 역사상 가장 위대했고 앞으로도 존재할 리 없는 영웅이 되어, 나유타 따위가 뒤를 잇는 것이 불가능한 절대적인 존재로서 남아주길 바랐죠.

 

 

 그런 의미에서 여기서 나유타가 말한 '내 것'은 절대적이고 영원한 영웅인 팔라딘을 의미합니다. 블래스터가 물리적으로 팔라딘을 박제하려 든다면, 나유타는 개념적으로 팔라딘을 박제하려고 해요.

 

 이 둘의 상충된 입장은 서로를 겨눈 칼날로 바뀝니다. 결과적으로는 나유타의 승리로 끝나지만, 나유타가 이겼다고 할 순 없어요. 어느 쪽이든 팔라딘은 박제될 운명이니까요. 서로 대치하는 관계지만, 서로를 통해 자신의 욕망을 정확히 알 수 있게 되었으니 그런 점에서는 오히려 블래스터가 나유타의 히로인 같기도 해요.

 

 그럼 이쯤에서... 팔라딘의 입장도 좀 들어보죠ㅋㅋㅋ 

 


유우나기 나유타의, 그 다음을 보고 싶다

팔라딘은 말할 수 없다

 

 팔라딘은 '전전세대를 대표하는 구질서'의 상징입니다. 팔라딘의 사멸은 인간 마토바 케이고의 죽음과 동시에 전후세대로의 이전을 의미해요. 팔라딘이 건재한 이상 세계는 바뀔 수 없습니다. 팔라딘 자신 또한 그 사실을 잘 알고 있었어요. 어느 시점에서든 그는 은퇴해야했습니다.

 

 그리고 팔라딘이 은퇴를 위해 선택한 후계자가 바로 나유타였던 것입니다. 대체 왜? PC1의 플레이어로서는 이 의문을 가지지 않을 수 없었어요. (핸아에 그렇게 써있으면 그런 거야)

 

 

 팔라딘의 이런 발언은 맹목적이에요. 나유타는 누가 봐도 히어로감이 아니었던 데다가, 그 곁에는 가장 이상적인 히어로 중 하나인 하이바 하야토가 있었으니까요. 그런데도 팔라딘은 나유타를 선택해요. 마지막까지 구체적인 이유도 밝히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정말로 이유가 없었다고밖에 볼 수 없습니다.

 

 아무 이유도 없이 전후세대의 미래를 나유타에게 걸었다? 저는 그렇다고 생각해요. 자신이 지켜 온 모든 것을, 누가 봐도 나약하기 짝이 없는 소년에게 전부 계승하여, 전후세대에 대한 전적인 신뢰를 표현한 거라고 봅니다. 

 

 (메타적으로는 영웅이 되어야 할 이유를 PL가 직접 찾게 만들고 싶은 캠페인과 마스터님의 의도였다고 생각해요. 4화(공식 3화)의 마지막 스크립트도 그런 의미로 보이고요. 하지만 이 후기는 후레 망상편이므로 팔라딘의 침묵에 초점을 맞춰 진행하겠습니다ㅋㅋㅋ)

 

 정말 그런지 팔라딘의 사고를 처음부터 따라가 봅시다.

 

 사실 팔라딘이 제일 먼저 후계자로 고려했던 건 당연히 블래스터였을 거에요. 그런데, 바로 그 블래스터가 타락해버린 거예요. 그때 팔라딘은 느꼈을 거예요. 블래스터조차 이렇게 될 정도라면, 사실상 이 세계를 믿고 맡길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요. 

 

 이때부터 팔라딘은 '누구에게 맡길 것이냐'가 아니라, '전후세대를 믿을 수 있긴 한가?'를 고민했을 거예요. 레니워를 직접 거쳐 온 팔라딘이 보기에 전후세대는 빗물에도 녹을 병아리처럼 보였을 테니까요. 

 

 게다가 팔라딘은 정의롭고 자상해보여도 사실 자기 자신 외에는 그 누구도 믿지 않는 사람이에요. 이런 사람이 부모가 되면 아이가 뭔가 잘못할까 봐 두려워서 모든 것을 다 해주려 듭니다. 아이가 직접 넘어지고 깨지고 울면서 배워야 하는 과정을 용납하지 못해요.

 

 하지만 블래스터의 추락 이후, 팔라딘은 생각을 바꿉니다. 존재하지 않는 팔라딘 Mk II를 발굴하기 보다, 그리 약한 전후세대조차도 믿을 수 있는 자신이 되기로요. 이건 일종의 오만이기도 하고, 용기이기도 하고, 광기이기도 합니다. 어느 하나의 렌즈로는 완벽하게 설명할 수 없어요. 

 

 결국 자신과 같은 존재는 없을 것이라는 오만 (또는 있어서는 안 된다는 부채감)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후세대를 믿어보고 싶은 용기

 곧 다가올 추락을 앞두고 이 도박에 응하기로 작심한 광기

 

 그리고 세 개의 렌즈가 하나로 겹쳐졌을 때, 팔라딘의 초점에 걸린 것이 나유타였던 것입니다. 나약한 히어로는 많이 있었겠지만, 하필이면 또 나유타를 골랐어요. 솔직히 말하면 가장 큰 이유는 역시 블래스터와 닮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부정하고 싶어도 블래스터는 팔라딘의 뼈아픈 패착 중 하나이고, 돌이킬 수 있다면 돌이키고 싶은 관계일 테니까요.

 

 

 그런 점에서 저는 블래스터의 대용품으로 선택되었다는 나유타의 오해가 어느 정도 진실이었을 거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그 쪽이... 오 히 려 좋습니다ㅋㅋㅋㅋ 이 둘은 오히려 유대가 옅기 때문에 감정의 층위가 복잡하게 쌓일 수 있었던 게 아닌가 싶어서요. 이 부분은 바로 다음 컬럼에서 다루겠습니다. 

 

 결국 팔라딘이 나유타를 고른 이유는 아이러니하지만 나유타를 믿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봐요. 이런 상황이니 나유타가 아무리 답을 구해도 답해줄 수가 없었던 거고요. 물론 팔라딘의 이런 맹목적 선택은 이 세계가 바라는 정답에 맞닿아 있긴 합니다. 지난 PC들의 후기에서도 얘기했지만, 결국 PC들은 이 세계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로 결심했을 때 결승선에 도달해요. 

 

 하지만 어째서인지 팔라딘의 도박은 실패로 끝납니다. 뭐가 문제였던 걸까요?

 


너는 절대 영웅이 되어선 안 된다

붕괴의 징조

 

 이 캠페인에서 팔라딘이 붕괴하는 시점은 다크 나이트로 전락할 때(The Dark Knight Falling)입니다.하지만 개인적으로 저희 탁에서 팔라딘이 붕괴하는 시점은 4화의 클라이맥스였다고 봐요. 정확히는 바로 이 장면입니다.

 

 

 이 장면은 팔라딘이 처음으로 나유타에게 영웅이 되지 말라고 저지하는 장면입니다. 단 한 번도 자신의 신념과 반대되는 말을 해본 적이 없는 팔라딘이 대놓고 방향을 꺾는 흥미로운 장면이에요. 이 장면을 분석하기 위해서는, 직전에 나왔던 팔라딘의 연산 씬을 함께 봐야 합니다.

 

...다시 한 번, 만일의 가정을 하자.

허나, 수천 번의 가정 끝에도,
「누구도 죽게 하지 않는다」
미련할 정도로 요령 없는 그의 저울은 한편으로 기운다.
필연적으로 같은 결과를 도출한다.

기운 쪽에는 불타는 폐허,
죽음이 가득한 공기 사이에서
그가 구할 수 있었던 단 한 명의 소년이 놓여 있다.

그리고, 그 반대편에는, 그가 가장 사랑했던 것이 있다.
저울이 기울었다면,
한편에 있는 것은, 그에 합당한 무게를 지녀야 한다.

「유우나기 나유타는 히어로가 되어야 한다」

그러므로 이는 자연스러운 결론이다.
당연히 임해야 하는 숙명이다.
이루어야만 하는 과업이다.

「유우나기 나유타라는 존재를 히어로로 성립시키지 않는다」

그러므로, 이는...
그것은 크게 한 번 비틀려, 제자리로 돌아옵니다.
아니, 제자리가 아닙니다.
360도 돌아 제자리에 위치한 감정은──
여전히 "지킨다"는 마음.

그러나, 그것은 확연히 비틀렸습니다.
한 순간 멀어진 시야가 다시 한 번 어둠을 되찾으면,
부서진 가면의 안쪽에서, 어둠이 흘러내려오고 있습니다.


















우나

나유타










가 되


어선 안된다







"너는, 히어로가 되어서는 안 돼."


 

 개인적으로 이 장면은 팔라딘이 나유타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그 복잡한 단면을 낱낱이 보여주는 장면이라고 생각해요. 팔라딘에게 나유타는 크게 세 가지 의미를 가집니다. 

 

 1. 전후 세대의 상징

 2. 자신의 영웅성을 상징하는 존재 (가족을 희생시켜 구한 일반인)

 3. 블래스터의 후계

 

 하지만 카드를 뒤집으면 이런 의미가 되기도 합니다.

 

 1. 나약하기 짝이 없는 전후 세대

 2. 가족을 맞바꿔 얻은 보잘 것 없는 대가

 3. 돌아오지 않을 블래스터의 빈자리

 

 즉, 팔라딘이 나유타를 바라보는 관점은 매우 모순되어 있습니다. 나유타는 팔라딘의 영웅성을 증명하는 사례인 동시에, 인간 마토바 케이고의 삶이 얼마나 부조리한가를 증명하는 존재이기 때문이에요.

 

 나유타를 후계로 삼은 것은 팔라딘의 선택이에요. 팔라딘은 그에게 전후세대의 미래를 맡기고 그 결과가 무엇이든 받아들이겠다는 웅장한 맹목성을 품습니다. 하지만 팔라딘이 아니게 된 순간 ㅡ 다크 나이트가 된 후, 팔라딘은 자신의 주장을 철회합니다. 영웅인 팔라딘이 사라지고 인간 마토바 케이고만 남기 때문이에요. 

 

 그렇다면 마토바 케이고가 자신의 삶을 망친 나유타를 저주하는 것이냐? 아니, 오히려 반대입니다. 이건 나유타를 이용하려고 했던 자신의 신념을 부정하는 행위라고 봐요. 

 

 팔라딘의 맹목성은 전후 세대를 향한 절대적인 신의의 표명이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론 나유타(전후 세대)의 동의를 구하지 않은 일방적인 신뢰이기도 하거든요. 영웅성이 사라지고 나서야, 그는 그게 잘못되었다는 걸 깨달은 거에요. 정말로 전후세대에게 모든 것을 넘길 각오였다면 나유타에게 영웅이 되기를 바랄 필요도 없었던 것이니까요. 

 

 

 허나 다크 나이트의 개심을 별의 단말이 용납할 리 없었습니다. 다크나이트가 고백할 때, 나유타는 이미 별의 단말에게 몸을 뺏긴 상태였어요. 결과적으로 나유타는 다크 나이트를 죽이고 비질런티가 됩니다. 팔라딘의 도박은 실패한 거죠.

 

 하지만 돌아보면 나유타에게도 가능성이 없었던 건 아니예요. 아주 잠깐이지만 나유타도 스스로 영웅의 길을 선택하려고 했던 순간이 있었거든요.

 

너는 그 사람이 신뢰하는 히어로야

'님블 래빗'과 '유우나기 나유타'

 

 3화 클맥에서 잠시 나유타는 스스로 후계자가 되기를 선택합니다. 계기가 된 건 릿카였어요. 블래스터와의 싸움에서 나유타를 구조하면서 릿카가 건넨 얘기가 있었습니다.

 

 

 앞서 나유타가 선택을 하지 못하는 이유가 자기 자신을 신뢰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했는데, 바로 여기서 릿카가 기가 막히게 저런 말을 해준 겁니다. 나유타에게 이 말은 이렇게 들렸을 거예요.

 

 네가 너를 믿지 못해도, 팔라딘과 우리는 너를 믿어

 

 이건 나유타가 팔라딘에게 계속 답을 요구했던 부분이기도 합니다. 왜 자신을 후계자로 삼았는지에 대한 답이요. 하지만 바로 직전에 설명한 여러 가지 이유에 의해 팔라딘은 나유타에게 답을 할 수 없었습니다. 사실 나유타도 답은 알고 있었을 거예요. 팔라딘이 신뢰하고 있는 건 자신이 아니라 이 세계라는 걸.

 

 그런데 그 누굴 믿고 어떻게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겠어요? 자기 자신조차 자신을 믿지 못하는데... 그런데 바로 그 믿음을 제3자인 릿카가 준 거예요.

 

 본질적으로는 릿카나 팔라딘이나 일방적인 신뢰를 보낸다는 점에서는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 둘의 요청은 나유타에게 전혀 다른 의미를 가져요. 신뢰를 보내는 대상이 '님블 래빗'인가 '유우나기 나유타'인가에 따라 다릅니다.

둘은 엄연히 다르다

 

 팔라딘이 신뢰하는 대상은 시대의 전형으로서의 님블 래빗이에요. 전후 세대를 대표하는 상징으로 삼을 수만 있다면, 사실 그 대상이 님블 래빗이 아니어도 큰 문제는 없었을 겁니다. 다크 나이트는 바로 이걸 깨닫고 자신의 뜻을 꺾은 것이고요.

 

 하지만 릿카가 신뢰하는 대상은 개인으로서의 유우나기 나유타에요. 나유타의 계승 여부는 릿카에게 그리 중요한 문제가 아닙니다. 그런 건 넘버 원 히어로인 팔라딘의 몫이죠. 릿카는 그냥 인간 대 인간으로서 나유타를 응원한다고 말하는 겁니다. 이런 개별성의 확보는 오랜 가스라이팅으로 자신을 잃어 온 릿카 자신이 가장 원하는 것이기도 했고요.

 

 나유타는 바로 그 신뢰에 마음을 열어요..... 근데 이것도 참 웃긴 게ㅋ 근사한 영웅이 되고 싶다고 해놓고는, 정작 영웅성과 개인성을 두고 무엇을 고를래? 라고 물으니 후자를 고른 거잖아요... (왠지 쪽팔린 플레이어) 사실 거창한 건 필요 없고 그냥 사랑 받고 싶었던 게 아닐지'ㅅ'? (놀리기) 심지어 저 얘기를 꺼낸 대상이 릿카였고 거기에 넘어갔다는 것도 대단히 창피한 포인트... 아아ㅡ 쥬브나일, 아아ㅡ!

 

 그래서 잠깐이지만 나유타도 마음을 열 수 있었던 게 아닌가 싶어요. 하지만 이것도 잘못된 게, 릿카가 자신을 믿어주는 걸 근거로 후계자 자리를 선택하면 안 되거든요. 나중에라도 릿카가 배신하면 어쩔 건데요? 그땐 다시 이 세상을 버리나요? 그래서는 이 세계가 바라는 맹목성에 부합하지 않습니다. 타의에 근거해서 세상을 선택하면 안 됩니다.

 

 그리고 아니나 다를까 세상은 오답에 대한 처벌을 내립니다. 팔라딘의 추락과 다크 나이트의 예견된 탄생이 이어지죠. 동시에 흑화한 나유타는 멋대로 품어두었던 결론을 쏟아냅니다.

 

사실 팔라딘이 정말로 원했던 후계자는 블래스터다. 팔라딘은 나를 신뢰하지 않는다.


 잠시 좋아하던 여자에게 인정을 받았다 한들 진실이 달라지진 않았던 거예요. 사실 팔라딘도, 이 세계도, 나유타를 신뢰하지 않는다는 사실을요. 그래서 나유타는 이 게임을 끝내기로 합니다. 

  

 

  나유타는 다크 나이트가 결코 '후계자'인 자신을 죽이지 못하리란 사실을 알고, 역으로 총을 자신에게 겨누어 그가 맞을 수 밖에 없는 탄환을 쏴요. 예상대로 다크 나이트는 나유타를 지키기 위해 총에 맞아 죽습니다. 이로써 팔라딘은 영웅으로 죽게 됩니다. 나유타가 바랐던 아버지의 개념적 박제에 성공해요.

 

 그리고 후계자였던 나유타는 비질런티로 이탈합니다. 이걸로 이 세계는 영원히 멈출 것입니다. 돌아오지 않을, 그러나 그렇기에 영원할 팔라딘의 이름을 기리며 살아가겠죠.

 

 


다시 빛납시다

단 한 번도 빛나지 않은 적이 없었던 것처럼

 

 자, 그럼 2부로 넘어가기 전에 지금까지의 이야기를 정리해보겠습니다.

 

 나유타는 별의 단말을 사용해 세계를 개변할 자격을 가진 존재였습니다. 나유타는 영웅이 되는 세계를 꿈꿨지만, 그걸 위해서는 팔라딘을 죽여야만 했어요. 팔라딘은 너무나 위대한 영웅이었고, 그런 그의 뒤를 이어 전후세대를 이끌 자신이 없었던 나유타는 도망치고 맙니다.

 

 팔라딘도 나유타와 입장은 같았습니다. 블래스터의 상실로 실망한 그는, 전후 세대에 대한 믿음을 님블 래빗에 대한 전적인 신뢰로 표현하고자 합니다. 하지만 다크 나이트가 되어서야 그것이 자신의 욕심이었다는 걸 깨닫고 이를 저지하려 합니다만, 별의 단말에게 저지받아 죽고 맙니다.

 

 ...쓰고 나니 이거 자식 새끼 일류대학 보내려고 고군분투하던 부모랑 자식이랑 서로 수동 공격하다가 금쪽상담소 나가는 상황 같은뎈ㅋㅋㅋ 본질적으로는 전-혀 다를 게 없다고 봅니다^^ 씁,,, 하,,, 쥬브나일,,,

 

 아무튼, 이제부터는 이랬던 나유타가 어떻게 히어로로 거듭날 수 있었는지를 얘기해보려고 합니다. 2부의 내용은 다른 PC들과의 관계를 함께 살펴보면서 진행하려고 해요. 이전 후기에서 못한 얘기들도 해보겠습니다:D

 


 

 

RE:HALOS : <검은 섬광> 임인섭

후후, 그럼 후기 본편을 시작해보겠습니다:D 제목 보고 눈치채셨을지도 모르겠습니다만...? 그렇습니다. 이번 레니워 캠페인 후기는 PC별 후기로 나눠보려고 합니다! 캠페인 내내 가장 많은 스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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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섭이형은 팔라딘과 같은 전전세대의 인물이에요. 다만 팔라딘이 자신으로 대표되는 전전세대의 강력한 힘 = 영웅성을 전후세대가 인계하길 바라는 것과 달리, 인섭이형은 전후세대가 자신들만의 세계를 만들어나가길 바랍니다. 그것을 지켜봐주는 것이 인섭이형이 생각하는 속죄이기도 하고요.

 

 나유타가 리헤일로즈의 멤버들 중에서도 인섭을 유독 신뢰한 이유도 이 때문이에요. 팔라딘의 기대는 '내 뒤를 이어 이 세계를 지켜달라'이지만 인섭의 기대는 '네가 바라는 세계를 그려봐라(단, 스스로를 망치지는 말고)'거든요.

 실제로 인섭은 팔라딘이 다크나이트로 추락했을 때 굉장한 분노를 표현하기도 했죠.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이게 어른이면 어른답게 굴라는 뜻이 아니었나 싶기도 해요. 그리고 이건 진짜 어른인 인섭만이 팔라딘에게 해줄 수 있는 말이기도 했고요.

 

 나유타에게는, 아니 이 세계에는 인섭같은 어른이 꼭 필요했던 거죠. 인섭은 이 캠페인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인 긍정적인 맹목성을 체득하고 있는 인물이거든요. 어느 정도냐면, 인섭은 누군가 빌런이 되는 것 외에는 모두 허용해요. 범죄만 저지르지 않으면 자식의 모든 것을 포용하고 필요할 때 힘이 되어주는 최고의 부모인 셈이죠.

 

트위터로 푼 썰만 봐도 알 수 있는 인섭의 태도

 

 어떤 점에서는 나유타가 영웅의 길로 돌아올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가 인섭이 아닌가 싶기도 해요. 히이로가 하야토에게 맹목적인 사랑을 주었듯이, 나유타에게는 인섭이 맹목적인 신뢰를 주었던 것이죠. 인섭이 없었으면 나유타의 길은 지금보다 훨씬 더 멀고도 길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그런 점에서 메타적으로도 인섭은 최고의 PC5였어요.

 

 

 

RE:HALOS : <una☆stella> 요나 피냐텔리

자, 오늘은 요나편입니다:) 요나는 인섭이 형과 함께 RE:HALOS를 떠받친 두 기둥 중 하나였어요. 그래서 인섭이형 다음으로 꼭 요나를 다루고 싶었습니다. 함께 해주셨던 멤버분들도, 그리고 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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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유타 입장에서 요나는 제일 무서운 사람이었을 거라고 생각해요. 요나는 별의 단말과 같은 제반 사항을 다 알지 못한 시점에서도, 나유타의 심리를 가장 날카롭고 정확하게 꿰뚫어 본 인물이었거든요. 그리고 무대 위로 올라가야 한다고 가장 직접적으로 등을 떠밀어 준 인물이기도 합니다.

 

 

 사실 이때만 해도 나유타는 요나의 푸쉬에 대해 왜곡된 시선을 가지고 있었어요. 그건 너니까 가능한 거지. 자신과 달리 요나는 강하고 빛나니까 무대에 오를 수 있는 거라고 굳게 믿었을 거예요. 그 믿음이 깨진 건 역시 7화의 옥상 씬이고요.

 

 7화의 옥상 씬은 캠페인 통틀어 요나가 약한 모습을 보여주는 유일한 장면입니다. 샛별처럼 단단하고 밝은 존재인 줄 알았는데, 사실 요나도 힘겹게 버티고 있었을 뿐이라는 게 드러나는 장면이거든요. 자신과는 전혀 다른 존재라고 생각했지만 아니었던 거죠.  제일 강하다고 생각했던 요나의 아픔을 본 순간, 나유타의 세계도 한폭 넓어집니다.

 

 사실, 모두 힘들다.

 나만 이 상황이 고통스러운 것이 아니다.

 

 개인의 고통은 절망이지만 모두의 고통은 유대가 됩니다. 요나의 눈물을 보고 나유타는 처음으로 유대감을 느꼈을 거고, 혼자만 짐을 짊어지지 말라던 게 무슨 뜻인지도 깨달았을 거에요. 옥상 씬은 요나 개인 서사에서도 가장 중요한 부분이었겠지만, 나유타에게도 가장 임팩트가 있는 장면 중 하나였어요. 

 

 무엇보다 중요한 건, 그런 고통이 반드시 나쁜 것만은 아니라는 겁니다. 고통스럽기 때문에 삶이 더 찬란할 수도 있어요. 고통을 받아들일 용기를 낼 수만 있다면요. 바로 그걸 알려준 사람이 하야토입니다.

 

 

 

RE:HALOS : <Peace V> 하이바 하야토

절찬리에 연재 중인 리헤로 PC별 후기^0^)/ 예이~! 즐기고 계신가요? 그렇다면 다행입니다:D 그 3탄! 이번에는 리헤로의 막내(?)이자 진정 성장형 히어로였던 피스(V) 하이바 하야토에 대한 썰을 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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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야토는 고통을 각오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방법을 직접 보여줍니다. 이론적으로는 알겠어도 이걸 실제로 할 수 있느냐 없느냐는 또 다른 문제니까요. 그 방법은 자신을 싫어하는 나유타에게 '좋아한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다시 봐도 진짜 천재 같은데... 하... 이보다 완벽한 '실전'이 있을까요? 나유타는 줄곧 하야토에 대한 열등감으로 똘똘 뭉쳐 있었고, 심지어 하야토를 싫어한다고 선언까지 한 입장이에요. 그런데 개의치 않고 난 널 좋아한다고 해버리니 얼마나 놀랐겠어요.

 

 그런 맥락에서 하야토의 고백은 '아파도 괜찮아'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이게 내가 바라던 미래가 아니면 어떡하나 싶어 고민하는 나유타에게 굳이 정답을 찾지 않아도 된다는 걸 알려주는 거예요.

 

 동시에 이 장면은 하야토 또한 전후 세대의 리더로서 포지셔닝이 되는 장면이기도 해요. 알님이 후기에서 하야토도 처음부터 형이지는 않았을 거라고 말씀해주신 걸 보고 느낀 건데, 어쩌면 하야토도 계속 나유타와의 관계를 고민했던 게 아닌가 싶더라고요. 그래서 나유타에 대해 '알기' 위해서 계속 의사를 물어봤던 것이고요.

 

 그렇다면 하야토가 나유타의 진의를 알게 된 시점은 언제일까 싶은데, 로그를 다시 읽으니 나유타에게 레밍아웃 당했을 때가 아닌가 싶더라고요. 왜냐하면 이 장면은 나유타가 발톱을 처음으로 드러낸 장면인데, 달리 말하면 나유타가 처음으로 하야토를 솔직하게 대한 장면이기도 하거든요.

 

 

 조금만 깊게 생각해보면 이 장면에서 나유타가 실질적으로 얻을 이득은 하나도 없어요. 그렇다면 오로지 하야토를 상처입힐 요량으로 저지른 일이라는 뜻이 됩니다... 그걸로 모든 게 다 드러났죠. 나유타가 얼마나 하야토를 질투하고 있는지, 그리고 누군가를 질투한다는 게 무슨 뜻인지에 대해서도요. 아마 하야토라면 무의식 중에 눈치챘을 거예요. 사실 자기 좋아한다는 것을요. 

 

 좋아하지 않으면 질투도 하지 않습니다. 저는 그 사실을 하야토가 눈치챘기 때문에, 나유타의 경멸에 대해 포용으로 답할 수 있었던 거라고 생각해요. 자신의 검은 띠를 훔친 동생을 혼내기 보다, 직접 그 띠를 허리에 둘러주면서 그럼 내가 너의 형이 되어주겠다고 말하는 거죠.

 모든 걸 들켰으니 발뺌할 방법도 없습니다. 기꺼이 영웅이 되는 수밖에. 그전에 이 유년기의 마지막 관문이 하나 남아 있지만요.

 

 

 

RE:HALOS : <블러디 미스트리스> 세노 릿카

드디어... 그녀가 왔습니다. (침착) 리헤로팟의 PC2이자 전직 빌런인 블러디 미스트리스, 세노 릿카입니다:D 릿카까지 오다니 감개무량ㅎ하네요ㅠ_ㅠ...만 말할 게 워~낙 많은 PC라 조금 걱정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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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릿카는 나유타가 좋아했던 여자죠. 릿카는 팔라딘을 대신해 나유타를 구하려고 노력했습니다만, 본질적으로 그건 팔라딘과의 갈등을 이어가는 형태라 나유타로서는 받아들일 수가 없었어요. 이후에는 릿카도 팔라딘의 후계로서 나유타를 푸쉬하기 보다 네가 정말 바라는 게 뭐냐고 묻습니다. 인섭이 형의 방식을 채택한 거라고 봐요. 

 

 

 결국 나유타는 릿카의 도움을 받아 함께 이스카리오테를 물리칩니다. 히어로 님블 래빗이 아닌, 인간 유우나기 나유타의 의지를 인정해줬기 때문이에요.... 지만 실은 여기에는 한 가지 조건이 더 있었습니다. 릿카 후기에서 얘기했듯이, 나유타가 릿카의 도움을 받아들일 수 없었던 건 가오가 상하기(..) 때문이에요. 

 

 그런데 릿카의 도움을 받기로 했다? 이건 나유타가 릿카를 마음 속에서 완전히 떠나보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여전히 이성으로서 릿카를 좋아하는 상태라면 마지막까지도 릿카의 도움만은 받지 않으려고 했을 거예요. 어떤 의미로든 저 장면은 릿카와 이별을 고하는 장면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여기서 이별이라는 게 릿카 자체와의 이별을 뜻하는 건 아니에요. 이성으로서의 릿카를 보내고, 동료로서의 릿카를 받아들인다는 뜻이지요. 이제 릿카는 소유하고 싶은 대상이 아니라 다음 스텝으로 함께 나아갈 동료입니다. 인섭의 지지와 요나의 유대, 그리고 하야토의 솔선으로 겨우 다음으로 나아갈 용기를 얻은 나유타가 제일 먼저 동료가 되어주길 바란 사람이 바로 릿카인 거예요. 

 

 그리고 릿카가 기꺼이 나유타의 동료가 되어주겠노라 허락한 순간, 이 둘의 관계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합니다. 소유욕에 의한 초라한 관계가 아니라 존중에 의한 자유로운 관계가 돼요. 이후의 세계에서 릿카는 나유타가 가질 수 있는 최강의 무기인 동시에, 가장 신뢰할 수 있는 동료가 되었을 거예요. 그렇게 나유타는 혼자서는 결코 넘을 수 없었던 유년기의 마지막 허들을 뛰어넘습니다.

 


 

 겁쟁이였던 나유타를 움직일 수 있게 해준 것은 리헤일로즈의 멤버들입니다. 개별 후기에서 야금야금 써넣긴 했지만, 역시 한 번 정리해서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그런데 막상 정리하고 나니, 정말 단 한명만 없었어도 이렇게 되기 힘들었겠다 싶은 생각이 들어서 뭉클하더라고요;D 이 자리를 빌어 못된 토끼를 위해 노력해주신 PL분들께 감사 말씀을 전합니다!

 그럼 나유타 후기도 여기서 끝... >_< 내기에 앞서ㅋㅋ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하는 인물이 또 하나 있지요. 나유타를 내적으로 완성한 것이 리헤일로즈라면, 외적으로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해준 것은 바로 이 인물이었습니다.

 


 네게, 부탁 하나만 해도 될까?

고요한 침략자

 

 퀼은 2부의 나유타를 드라이빙하는 NPC였습니다. 1부의 결말로 별의 단말에 대한 모든 권한을 방기하고 싶어했던 나유타를 대신해 그 책임을 이어받아준 것이 바로 퀼이에요. 

 

 그렇다면 대체 퀼은 누구인가? 이 인물은 무엇을 위해 존재했는가? 이것을 짚어야 나유타를 둘러싼 그림을 명확하게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다소 거칠게나마 결론을 먼저 내려보자면, 퀼은 나유타에게 주어진 치트키였다고 생각합니다. 

 

 퀼은 나유타의 이상을 가능하게 해줄 인물입니다. 모든 별의 단말의 책임을 짊어지고 나유타를 이 모든 고뇌에서 자유롭게 해줄 존재에요. 원래 퀼은 그런 역할을 해선 안 되지만 나유타를 위해서는 할 수 있는 인물입니다. 그리고 실제로 6화 막바지에 별의 단말을 통해 세계를 서드로 개변하죠. (서드에도 레니게이드는 존재하긴 하지만, 이게 퀼의 입장에서 할 수 있는 최선)

 그리고 실제로 퀼이 만든 서드는 나쁘지 않았어요. 오히려 좋았다고 봐야죠. 이곳에선 로보도 팔라딘도 살아있고, 레니게이드 워도 없고, 빌런으로 길러지는 일도 없었으니까요. 이제 나유타는 퀼에게 모든 책임을 떠넘기고 이 세계에서 살아가기만 하면 됩니다. 그런데 결국 그 선택도 하지 못해요. 어째서? 그야, 영웅이 되고 싶으니까요.

 나유타가 바라는 건 어떤 절망(=레니게이드)도 없는 완벽한 세계가 아닙니다. 나유타가 진짜 바라는 건 '영웅이 되어 전후세대를 살아가는 것'이에요. 나유타는 서드에 와서야 그 사실을 깨닫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욕망을 인정하고 돌아가기로 해요. 즉, 기능적으로 퀼은 나유타가 자신의 진짜 욕망을 깨닫는 것을 도와주는 인물인 셈입니다. 무협지로 따지면 스승 포지션이죠.

 하지만, 기능적인 역할에서 벗어나 이 캐릭터 자체에 주목하면 좀 더 재미있는 점이 많이 발견됩니다.

 저는 퀼의 내면을 정의하면 '허무'라고 생각해요. 퀼은 이 세션에 등장하는 인물을 통틀어 유일하게 이상이 없는 인물입니다. 그 나유타조차도 사실은 영웅이 되는 미래를 꿈꿨고, 이스카리오테는 모든 레니게이드의 사멸을 꿈꿨어요. 하지만 퀼은 바라는 게 없습니다. 퀼은 완전한 허무에 사로잡힌 인물이에요

 

 어떤 의미에선 퀼이야말로 정말로 존재의 이유를 알지 못하는 인물입니다. 애초에 그는 이스카리오테가 만든 12개의 실패작 중 하나이죠. 태어날 때부터 실패로 낙인 찍힌 인생에 무슨 기대가 있겠어요? 그래서 퀼은 기꺼이 나유타 대신 면류관을 쓰고 세계를 개변합니다. 그 결과 끝에 다가 올 허무나 절망 같은 건 퀼에게 그리 두려운 일이 아니에요. 이미 삶 자체가 공허하니까요. 

 오히려 나유타를 대신해서라도 뭔가를 할 수 있다? 그것 자체가 퀼에게는 삶의 의미가 됩니다. 아무 것도 가지고 있지 않았으니, 뭐라도 주어지는 게 그보다는 나으니까요. 이런 점에서 퀼의 엔딩 또한 사실 예견된 부분이 아니었나 합니다. 퀼의 인생에 그나마 유일한 의미였던 13번째 아이를 위한 미래를 짊어지는 것조차 없던 일이 되었으니 퀼에게는 이제 정말로 공허밖에 남지 않게 된 것이지요.

 그러니, 퀼이 바라는 것은 이제 하나뿐입니다.

 


 이 둘이 처음 만났을 때, 나유타는 죽고 싶어했어요. 하지만 사실 죽고 싶지 않았죠. 퀼은 죽고 싶어한 적이 없어 보였지만, 사실 누구보다도 죽고 싶었던 거고요. 나유타는 퀼에게 자신을 도구처럼 다루라고 했지만, 사실 도구가 되어준 쪽은 퀼이었어요. 도구로서의 역할조차 끝난 퀼이 바랄 것은 죽음 뿐입니다.

 

 

 하지만 나유타는 퀼을 죽이기를 거부해요. 그리고 '죄'라는 말을 해요. 무슨 죄일까요? 사실 여기서 퀼이 나유타에게 부탁하는 것은, 나유타가 지금까지 팔라딘에게 요구했던 것과 똑같아요. 더 이상 내 의지대로 살아갈 힘이 없으니, 네가 나 대신 끝을 정해달라는 거예요.

 모든 유년기를 통과한 나유타는 이제 그게 죄라는 걸 압니다. 다름 아닌 바로 자기 자신에게 짓는 죄. 선택하지도 방기하지도 못한 채, 그 모든 책임을 떠맡고 무너질 사람을 찾아 헤매는 그 행위 자체가 얼마나 자기 자신을 배반하는 일인지, 엔딩 페이즈의 나유타는 잘 알아요.

 그래서 나유타는 각자의 죄를 책임지자고 말합니다. 이건 달리 말하면, '더이상 스스로를 아프게 하지 말자'는 뜻이기도 합니다. 나유타로서는 당시의 퀼에게 할 수 있는 가장 직설적인 위로였어요. 우린 어른이 되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이 부조리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걸 이제 나유타가 퀼에게 말해주는 거예요. 


 그리고 둘은 이별합니다. 그후 퀼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 수도 있고, 나중에 다시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적어도 이 둘의 유년기는 여기서 끝을 맺어요. 정리하면 퀼은 나유타의 자아 성찰을 돕는 스승인 동시에, 허무의 결론에 다다랐던 나유타의 미래이기도 합니다. 퀼이 있어서 나유타는 완전히 과거와 이별할 수 있었던 거예요. 


그 남자는, 히어로가 될 당신을 긍정했습니다.
자신의 아이로, 사람의 아이로
당신을, 받아들였습니다.

 팔라딘의 아이

 

  마지막은 다시 팔라딘과 나유타의 이야기로 매듭지어보도록 하죠:)  캠페인을 통틀어 나유타가 가장 솔직했던 장면 하나를 두고 얘기해보고자 합니다. 바로 7화의 핸드아웃 씬이었던 <사람의 아이>입니다.

 

 

 <사람의 아이>는 SCP-321을 레퍼런스하신 게 아닌가 싶은데, 개인적으로도 SCP에서 손에 꼽게 좋아하는 이야기인데다, 앨저넌 컨셉만 생각하던 제게 또 다른 렌즈를 쥐어 준 레퍼런스라 너무 좋았다네요'//' 아무튼, 저는 이 이야기가 과잉 보호로 아이를 망치는 부모의 은유라고 생각하는데, 팔라딘과 나유타의 관계가 딱 이에 해당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씬에서 나유타는 서드에서 '마토바 케이고'로 살고 있는 팔라딘과 만나 진심을 털어놓습니다. 그리고 팔라딘에게 제안을 하죠. 팔라딘이 이 세계를 바란다면 자기도 이 세계를 선택하겠다고요. 가족이 살아있고, 히어로로 싸우지 않아도 되고, 표면적으로는 모두가 평화롭게 살아가는 이 세계를요.

 


 하지만 동시에 이것은 레니워 세계의 팔라딘으로서 이 선언을 요구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사실 그날 가족을 희생시켜서 너를 구하고 싶지 않았다고. 나유타는 캠페인 내내 그 말 한 마디를 기다리고 있었던 거예요.

 물론 이 장면에서 팔라딘은 No라고 대답해요. 하지만 예전과는 뉘앙스가 다릅니다. 그리고 차분히 답해요. 나는 나 자신을 위해 이 세계를 선택하지 않을 것이고, 돌아가도 똑같이 너를 구할 거라고요. 내가 영웅이어서가 아니라 그게 내가 했던 선택이기 때문이라고요. 

 

 그렇게 팔라딘은, 비로소 나유타에게 진짜 어른으로서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어떤 선택을 할지 두려워하기 보다, 내가 한 선택을 책임지겠다는 선언을 통해 나유타가 해야하는 것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보여줘요. 

 

 마토바 케이고의 삶을 무한히 반복하고 곱씹으면서, 그때 그가 나를 구하지 않았더라면ㅡ 하고 몇 번이나 자학을 하던 나유타의 등을 두드리며, 이제 영화의 상영이 끝났다고 알려줍니다. 단호하고 다정하게.

 

 그리고 비로소 나유타는 미래를 살아갈 자신을 신뢰하기로 해요. 팔라딘도 그렇게 했으니까요. 전전세대가 자신들의 책임을 품겠다고 결심한 순간, 비로소 전후세대에게 세계가 이관됩니다. 


 나유타는 전지의 면류관을 씁니다. 그리고 세상 가장 나약한 모습인 채 미래로 나아갑니다. 별의 단말로 연산한 세계는 바로 지금, 우리가 있는 이 순간, 찬란하게 빛나는 세상입니다.

 


어떤 영웅이 되고 싶나요?

나의 꿈

 

 이 질문은 본래 캠페인 3화 마지막에 나오는 룽~한 질문이라고 하는데 저희는 어쩌다 보니ㅎㅎㅎ 상당히 무서운 질문이 되었죠... (도망치는 나유타에게 어떤 영웅이 되고 싶나요? 하고 묻는 무시무시한 광경 ㄷㄷ;;) 질문에 여음이 있다보니 저도 오래 생각해봤는데, 지금에 와서는 나유타에게 이런 대답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어떤 영웅이든 좋아. 

 

 어떤 초라한 모습이든 그게 내 선택의 결과라면 받아들일 거야. 그러니 나를 믿을 수 있는 용기와, 나를 상처 입히지 않을 자비와, 그 모든 과정에 함께 할 친구들이 존재하길.

 ...라는 결론을 끝으로 오래 써왔던 레니워 후기를 마무리해볼까 합니다:D 두번 다시 이런 캠페인을 해보지 못할 것 같아요. 이렇게 운용하기 어려운 PC도 처음이었지만, 이렇게 멋진 PL분들과, 이렇게 애정이 넘치는 GM의 마스터링으로 7화의 이야기를 만들 수 있었던 거 엄청난 축복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말 정말 즐거웠어요. 단 한 번도 꺼진 적이 없었던 것처럼 밝게 빛나는 헤일로즈처럼, 이 이야기도 단 한번도 멈춘 적이 없는 것처럼 영원했으면 좋겠습니다. 함께 해주셔서 감사했어요!

 


러브레터

 

 우롱님 : 드디어 모든 후기를 진상하고 러브레터를 올립니다... 정말 감사합니다ㅠ_ㅠ 노고가 얼마나 많으셨을지는 상상하지 않아도 알 것 같아요. 우롱님이 얼마나 레니워를 사랑하시는지 그리고 이야기를 개연성 있게 끌어올리기 위해 부분부분 얼마나 많은 신경을 쓰셨고, 모두의 비중이 공평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시나리오 배분도 얼마나 고생을 하셨는지 정말 후기 쓰면서도 결 하나하나 다 느꼈습니다. 우롱님의 레니워 7화캠에 참석할 수 있었던 건 제 티알생 최고 축복 중 하나입니다;D 세션에 대해서 하고 싶은 이야기는 모두 지난 후기에 써두었고, 아마 이후로도 계에속 레니워 타령하면서 살겠지만ㅋㅋㅋㅋ 모셔서 영광이었습니다/ㅅ/ 존경하고 사랑합니다.

 

 플레이봇님 : 릿카 정말 고생 많았어요ㅠㅠㅠ 릿카 후기에 이미 잔뜩 써두긴 했지만서도ㅋㅋㅋ 너무너무 매력적인 PC였고 캠페인 내내 꽉찬 롤플로 멋진 이야기 보여주셔서 감사했습니다ㅎㅎ 나유타를 이만큼 빌드업할 수 있었던 것도 릿카 덕분이 아닌지 후후... 어떤 캠페인에서 뵙든 좋은 플레이를 보여주셨지만 릿카는 정말 플봇님 롤플의 극상을 본 것 아닌가ㅋㅋㅋ (플봇님: 이건 빙산의 일각일 뿐입니다만?) 플봇님과 캠페인하면 늘 캠페인의 잠재력을 모두 맛보는 듯해서 좋습니다ㅠㅠ 저도 플봇님께 즐거운 플레이어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알님 : 알님 덕에 후기 다 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ㅋㅋ) 즐겁게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했습니다ㅠ_ㅠ 이러니 저러니해도 그냥 제 썰풀이(?)여서 읽는 분들도 재미있을까 늘 고민하는데 하야토 아닌 편들도 너무 재미있게 읽어주셔서 힘이 됐어요...// 졸지에 정말 연재하는 느낌이 되었다(?) 뭔가 세션하면서 후기 남겼으면 하야토와 더 진한 롤플이랑 시츄 해볼 수 있지 않았을까 싶어서 그게 좀 아쉽더라고요; 제가 시간과 여유가 좀 더 있었더라면...^//^;; 즉 다음에 또 캠페인을 함께 하게 되면 그땐 즉각 후기로 매편 보답할 용의가 있으며 잘 부탁드린다는 말과 함께 러브레터를 마무리합니다(???) 알님 티알 오래오래 해주세요.... 제발...ㅠ

 

 중구님 : 요나 덕 많이 봤습니다ㅋㅋㅋ 진짜 전투할 때마다 버프 뻥뻥 넣어주셔서 너무 감사했다네요^/^ 중구님 표 소녀는 역시 언제 봐도 위험하고... (뺏어!!!) 로그 읽다보면 진짜 중간 중간 웃긴 드립도 많이 쳐주시고 상황을 꿰뚫는 한마디도 많이 해주셨는데 롤플하느라 바쁘거나 계산하느라 정신이 없어서 뒤늦게 읽게 된 게 좀 아쉬운 게 몇 개 있더라고요ㅠ 내가 이래서 잡담 API를 좋아하지만 싫어해(?) 중구님과는 첫 캠페인이었는데 이렇게 또 손을 맞춰보아서 좋았습니다ㅎㅎ 언젠가 또 닌자로, 마법사로, 오버드로 뵈어요/ㅅ/

 

 녹차파우더님 : 녹차님은 제 탐라 최고 아저씨 장인이 되어버리셨으며.... 아니 킹치만 인섭이형 너무 갓캐잖아여ㅠ 후기를 제일 처음에 써야했을 정도로 이야기가 명확하고 할 말이 뚜렷했던 PC인데 이건 어느 세션을 하시든 녹차님만의 강점이어서 넘 좋았습니다/ㅅ/ 늘 등대처럼 플레이해주셔서 세션이 혼란스럽거나 갈피를 못잡을 때에도 녹차님 PC의 굳건함을 보면 자연스럽게 다시 방향을 잡게 돼요. 나유타도 진짜 녹차님 덕을 너무너무 많이 본 PC입니다ㅠ 나유타를 키워주셔서 감사드려요 히히 녹차님은 평생 함께 티알할 테니 일단 여기서 일단락하겠습니다(??) 또 다른 세션의 다른 후기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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