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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 후기/마기카로기아

SeveN : 미다스의 입맞춤

by 에이밍 2021. 6. 13.

 

 

날짜 2021. 05. 08. 日
GM 율리피쉬 (@TRPG_jullyfish) -
PC1 상실 (@cyp_SSil) AI 미네르바
PC2 니은 (@exceed_ff) 제냐 코토프
PC3 에이미 (@ehrtlr) 비비 사하라

 

  <SeveN> 캠페인은 총 6편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워낙 장편이다 보니 처음에는 걱정도 많이 됐어요. 혹시 제가 일정을 못 따라잡는 게 아닌가 해서요. 아니 그런데 벌써 반이나 했더군요ㅋ

 왜 이렇게 시간이 빨리 가죠? 저희 서행 운전하면 안 됩니까; 캠페인에 이제 막 애정이 들어서 앞으로 10편은 더 할 수 있을 것 같은데ㅠ 벌써 반이라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여튼 그리하여 맞이한 영광의 3편! 이번 시나리오인 <미다스의 입맞춤>은 제목에 걸맞은 짜릿한 개그 시나리오입니다.

 <그 묘비의 이름은>과 <짧은 이별>이 매우 짜디짠 세션이었기 때문에 (특히 <짧은 이별> ^^) 이번엔 어떤 시나리오가 될지 궁금했는데, 코믹하기 짝이 없는 달근한 시나리오로 단짠 비율을 맞춰주시더군요. 율리님의 장편 운영 센스에 또 한 번 감탄하는 순간이었습니다^^)9

 단지 쉬어가는 단편을 넣은 거로 끝이 아닙니다. 지난 세션들의 짠맛에 필적하는 단맛을 쏟아부어 주셨거든요ㅋ 바닐라와 소금이 적절한 배합으로 들어간 듯한 이 솔트 바닐라 맛 세션ㅡ 아아, 취한다! 모기국 고인물이라면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 개그 시나리오!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살펴보도록 하죠.

 인간의 욕망은 끝이 없고 세션은 폭주한다

 우선, <미다스의 입맞춤>이 어떤 시나리오인지 소개해볼게요! 트레일러와 시나리오 소개는 이러합니다.

시나리오 개요

로쿠분기 시에서 "5000조엔을 갖고 싶어!"라고 외치며 사리 분별을 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속출합니다. 마법 재앙급이 분명한 이 사태에 대법전에서도 나서지 않을 수 없습니다. 

 

 참 욕망욕망한 이야기일 것 같죠? 실제로도 그렇습니다. 트레일러에는 드러나 있지 않지만 모기국 고인물이라면 양껏 즐길 수 있는 진한 곰탕맛 시나리오이기도 하고요. 이 부분은 조금 뒤에 이야기하고, 우선 이 세션의 테마가 되는 욕망ㅡ에 대해 간단히 얘기해봅시다.

 저는 돈이나 명예 같은 인간의 욕망에 대한 이야기를 진짜 너무 너무좋아하는데 (최애 작가 : 도스토옙스키) 보통 인간의 욕망을 다루는 이야기는 어두운 이야기인 경우가 많더라고요. 아무래도 욕망이 그리 긍정적인 감정도 아닐뿐더러, 가볍게 다루기엔 너무 많은 인간사가 얽히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하지만 이 세션에서는 인간의 욕망을 유머러스한 요소로 사용합니다. 돈 때문에 웃고 울고 싸우는 이야기에요. 그리고 그것을 5천조엔ㅋ 이라는 말도 안 되는 숫자로 아이코닉하게 표현하고 있어요.

율리님 말씀에 의하면 일본에서 의미없이 5천조엔을 갖고 싶다고 외치는 밈이 있었다고 합니다.


 5000조엔이 어느 정도의 금액인지 알아봤는데, 일본 한 해 예산이 1200조원(...)이라고 하니, 일본 5개를 운영할 수 있는 돈입니다ㅋㅋㅋ 나라도 좌지우지하는 돈인데, 일개 개인 정도야 가뿐히 압살할 수 있는 금액이죠. 

 그런 점에서 5천조엔은 마법사의 힘과 유사한 메타포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인간에게는 불가능한 절대적인 힘, 그것이 마법사의 힘이니까요. 마법사의 힘은 5천조엔쯤 되는 가치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겁니다. 룰북 정가 3만 2천원만 지불하면 5천조엔의 힘을 사용할 수 있는 저희는 참 행복한 세상을 살고 있는 셈입니다. (뭔)

 여튼, 5천조엔으로 표상되는 인간의 욕망. 그리고 그 욕망으로부터 벌어지는 기괴한 마법 재앙. 이것이 <미다스의 입맞춤>을 구성하는 이야기입니다. 개그 시나리오로도 훌륭하지만 욕망을 다루는 시나리오 집인 <SeveN>에 수록되기에도 적합한 시나리오가 아닌가 싶네요^^

 모기국 고인물 모여라

 인간의 욕망만으로도 충분히 흥미롭지만, 이 시나리오는 거기서 한발 더 나아갑니다. 모기국 고인물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요소를 정말 적재적소(..)에 배치해서 빵 터지게 만들어 놨는데요. 구체적으로 모기국 고인물의 어떤 점을 저격한 건데? 라고 물으시면 스포가 돼서 거기까진 얘기할 수 없지만ㅠ 마기로기만이 아닌 인세인이나 시노비가미 같은 룰을 사랑하시는 분들도 충분히 즐길 수 있을 만한 시나리오라는 거예요. 

 더군다나 저희 캠페인 멤버분들은 모두 모기국 초고인물이기 때문에ㅋㅋ 정말 세션 하다가 실신할 정도로 웃었습니다... 아니 뭐 이런!! 왜 이런!!ㅋㅋㅋ 하면서 비명을 지르게 되더라고요^^

 개인적으로 그런 기믹 못지않게 웃겼던 건ㅋ 아니, 아무리 생각해도 이 라이터님 이런 시나리오 안 쓰실 거 같았거든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지난 두 세션을 돌이켜 보면 진지하고 묵직한 시나리오를 즐겨 쓰시는 분인 거 같은데(지금도 이 믿음은 여전하다) 갑자기 이런 돌연변이(?)를 내보내셔서 너무 놀랐어욬ㅋㅋㅋ

(좋은 의미) 진짜 사기급입니다 당장 2화와 3화 제 후기의 온도차를 보세요 ㅋ


 개그 시날이라고 듣긴 했지만 이렇게까지 폭주한다고?ㅋㅋ?ㅋㅋㅋㅋㅋ 하면서 즐기게 되는... 아아, 만약 이 시나리오만 따로 떼어놓고 했으면 이런 생각까진 안 들었을 것 같아요. 하지만 캠페인 중에 이런 게 하나 무심하게 툭 들어가니까ㅋㅋㅋ 정말 황당하고... 너무 좋았습니다(..;)

 1화 후기 때부터 말씀드렸지만 애초에 <SeveN> 은 캠페인을 상정하고 만든 시나리오 집이 아닌지라, 율리님이 단편을 엮는 수고를 감당해주고 계시거든요. 이 시나리오가 딱 3화쯤 들어가는 구성으로 짜주신 게 바로 율리님인데, 너무나 완벽한ㅋ 타이밍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지금쯤 플레이했기 때문에 더욱 황당하고 재미있는 세션이 되었던 것 같아요ㅎㅎ

 그러니 우리 이제 율리님 이야기를 해보자...

 해파리를 타고 캠페인의 바다를 건너는 여행

 어느덧 3화까지 왔으니, 율리님 마스터링에 대해서도 조금 더 얘기해보고자 합니다^^)9 3화까지 플레이하고 나니 더욱 확실하게 느껴지는 점도 있고 해서 정리해서 얘기해보고 싶어요.

 우선 율리님이 이번 캠페인이 들이고 계신 수고는 군데군데 이루 말할 바 없이 많습니다. 모든 요소를 다 캐치하지 못하고 있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인데, 그래도 크게 정리하면 두 가지 부분에서 엄청나게 배려해주고 계셔요ㅠ 개인적인 캠페인 연구(!)를 위해서도 정리해보렵니다ㅎㅎ

 1. 철저하게 PC를 중심으로 한 NPC 구성

 단편과 장편 시나리오의 차이점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큰 차이는 이야기의 중심이 누가 되느냐인가라고 생각해요. 장편 캠페인이야 원하든 원하지 않든 플레이를 하다 보면 PC의 컨텍스트가 쌓여서 PC 중심의 이야기가 될 수밖에 없는 반면, 단편은 NPC나 이야기 중심으로도 충분히 완성할 수 있거든요.

 애초에 마기로기는 NPC가 중심이 되어도 그다지 이상하지 않은 이야기이기 때문에 (PC의 입장이 초월적 관찰자이므로) <SeveN>의 시나리오들도 얼마든지 NPC/이야기 중심으로 진행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진행해도 캠페인 자체가 불가능한 건 아니고요. (컨텍스트는 어차피 쌓이니까)

 하지만 율리님은 매 세션마다 등장하는 NPC군을 완전히 PC 특화로 바꿔주십니다ㅠ NPC의 외모는 물론이거니와 시나리오의 흐름까지 완전히 PC 중심으로 만들어주셔요. 제가 시트에 텍스트로만 적은 앵커를, 직접 외모까지 그리고, 대사까지 표현하면서 세션에 등장시켜주시는데 진짜 이게 얼마나 황송한지; 경험해보지 않으면 모릅니다... 아니 도대체

"내가 만든 인형이... 움직여!"


 제가 만든 앵커들이 시나리오에 등장하는 것만으로도 즐거운데, 눈코입을 가지고 우물우물 말까지 하고 있으니... 가끔 진짜 비비의 입장에 빙의가 돼서 세션에 몰입할 때도 있어요.

 그리고 더욱 충격적인 건, 진지한 세션에서야 이런 구성을 얼마든지 할 수 있지만ㅠ 철저한 개그 시날이었던 이번 시나리오에서도 저희 앵커를 십분 활용하시면서(!) 또 한 번 이 짜릿한 경험을 할 수 있게 해주셨다는 거예요. 아... 이렇게까지 PC에게 집중하고 관심을 기울이는 마스터링이라니...ㅠㅠㅠ 매달 <SeveN> 캠페인을 기다리게 되는 이유가 있습니다...

 이쯤 되면 마스터링이 아니라 사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요ㅠ

 2. 단편을 하나로 꿰어맞추기 위한 노력

 1화 후기에서, 각각의 정체성을 가진 여러 개의 단편을 하나로 묶어 캠페인으로 만들 때 어떤 것이 필요하고 어떤 것이 효과적인지 개인적으로 알고 싶다고 썼었는데요. 아직 진행 중이지만 율리님의 바느질이 멋져서 중간 점검(?)의 의미로 적어보고자 합니다ㅎㅎ

 사실 이 부분은 이미 1화 도입에서 끝났다고 생각하는 부분이기도 해요. 캠페인의 마지막 세션, 즉 6화의 시점에서 1화부터 돌아보는 구성을 통해 첫 단추부터 제대로 바느질을 해두셨거든요. 

 즉, 현재 저희 PC들은 6화의 어느 시점에서 1화부터 5화까지의 일을 회상하고 있는 상황인 셈이지요. 하지만 6화에서 PC들이 어떤 상황인지, 무슨 사연으로 지난날을 회상하고 있는지는 수수께끼인 상태에요. 이 수수께끼가 1화부터 5화까지의 이야기를 끌고 가는 원동력이 됩니다.

이야기를 매듭짓기 위해  필요한 실과 바늘은 이미 준비되었다


 마스터님이 1화 도입부터 이렇게 바느질을 해두고 시작하시니까 플레이하는 입장에서도 시나리오와 시나리오 사이의 연계를 생각하면서 롤플레잉하게 돼서 좋더라고요. 세션이 지날 때마다 조금씩 인간화되어가는 미미라든가, 세계를 향한 질투를 구체화하는 제냐라든가, 잃어버린 과거를 찾아가는 비비라든가.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PC들의 마지막, 즉 6화에서의 상황도 상상하게 되고, 도대체 우린 어떤 모습이 되는 걸까 싶어서 계속 이야기를 짜 맞춰가게 돼요. 테트리스마냥 무작위로 등장하는 퍼즐을 짜 맞추는 게 아니라, 틀이 잡혀 있는 n피스 퍼즐을 하나하나 맞춰가는 기분입니다.

 이렇게 될 수 있게끔 세션마다 특정한 PC에게 집중하는 구간을 만들어주시는 건 물론 (1화는 미미, 2화는 비비, 4화는 아마도 제냐) PC들의 배경담이 이야기에 흡수될 수 있도록 다양한 개변을 통해 아귀를 맞춰주고 계세요. 이게 보통 수고로 되는 게 아니라는 거ㅠ 저도 잘 압니다... 캠페인을 운영해본 적은 없지만 단편으로만 이렇게 개변해도 엄청난 수고가 들거든요.

 그리고 그런 율리님의 수고 덕분에 저희 캠페인은 나날이 무게를 더해가고 있습니다. 2화를 기점으로 이야기가 확 무거워지려던 찰나에, <미다스의 입맞춤> 같은 달근한 세션으로 한 번 긴장을 확 풀어주시는 구성마저 넘 완벽하고요ㅠ 제 2021년의 2/3분기는 <SeveN> 캠페인에 바쳐도 조금도 아깝지 않을 것 같습니다.

 5천조엔에 짓눌린 마법사들

 자, 그럼 이번 세션에서 저희 마법사들은 어떤 성장과 봉변을 당했는지 살펴보도록 하지요ㅋㅋㅋ 부담 없이 웃는 세션이라서 그런지 더 즐거웠던 것 같아요. PC들도 즐거웠을지는 모르겠습니다만ㅋ



"이 겁쟁이에게서 소중한 것을 빼앗아 가세요"

비비 사하라

사서 학원 / 대죄 : 나태 / 에이미

한 줄 평 : 뻐끔뻐끔

 

 예... 비비입니다. 지난 2화에서 염치없게 금서편에 섰다가ㅋ 감옥에서 돌아와 복귀한 참에 바로 임무에 투입되었는데요. 덕분에 지난 세션에서 공적점을 못얻어 분과회원 중에 유일한 3계제로서, 도움이 되기는커녕 관상용 금붕어 수준으로 활약을 했더랍니다. 솔직히 금붕어도 귀엽다는 점에서는 비비보단 도움이 될 지도요(..)

 스펙도 스펙이거니와 유독 운이 좋지 않아 낭패를 많이 본 세션이어서 그런지, 정말 이 정도 제 PC가 무능하게 느껴진 건 처음인 것 같아요(?) 하지만 비비가 무능해도 제냐랑 미미가 워낙 유능해서 적당히 밸패가 되었다고 합니다(..) 니은님이랑 상실님이 따뜻하게 괜찮아 괜찮아하면서 물고기 밥도 틈틈히 뿌려주셨구요ㅋㅋ

 지난 화에서 워낙 밟는 대로 터진 역사가 있다 보니 이번 세션은 무난하게 지나갈 수 있지 않을까 했는데... 이번 세션도 다른 방향으로 더 터졌으면 터졌지 멀쩡하진 않았던 것 같아요^^ <SeveN> 캠페인과 비비의 궁합이 참 좋은 모양입니다. 껄껄, 이런 PC로 이런 세션에서 뻥뻥 터지는 경험을 할 수 있다니 이것도 꽤 귀한 것일지도요ㅎ

 아무튼, 금붕어였습니다. 땅땅(


"무가치한 파편들"

제냐 코토프

서공 엽귀 / 대죄 : 질투 / 니은님

한 줄 평 : 한판 뜨자 자본주의


 후기를 쓰기 위해 로그를 다시 읽으면서 느낀 건데... 이번 세션의 주제와 참 잘 어울리는 카운터 PC가 아니었나 합니다. 자세한 건 스포 포함 후기에 적어두었지만'///' 여튼 이 시나리오는 인간의 욕망과 돈에 대해 다루고 있거든요. 무형의 개념에 가치를 부여한 것이 돈이니만큼, 제냐가 이것들을 펑펑 날리는 과정 자체가 일종의 메타포처럼 느껴집니다. 무슨 말인지는 이따가 자세히^/^

 비비가 2화에 이어 이번에도 열심히 터지고 멍청했던 만큼ㅋ 제냐 역시 2화에 이어 이번에도 열심히 싸우며 초과 근로를 달성했습니다ㅋㅋ 제냐처럼 일복 터지는 마법사도 처음 본 것 같아요. 뭐, 성격 자체가 일이 벌어지면 해결해야 하는 스타일인 거 같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일은 늘 사서 만들게 되는 셈이지요... (녜?) 여튼 제냐 덕분에 매우 편한 분과회 생활을 하고 있긴 합니다만;

 그나저나 이번 세션에서도 제냐는 주인공이 아니었단 말이죠! 캠페인이 끝나기 전에 한 번은 제냐 편이 나올 텐데, 대체 어떤 이야기가 되려고 이렇게 후반부가 배치되나 싶기도 합니다. 그만큼 제냐는 <SeveN> 캠페인의 핵심이기도 하죠... 모두가 저마다의 이야기로 캠페인을 채워가고 있지만, 제냐는 생각할수록 이 캠페인에 대한 멋진 안티테제인 것 같아서요:) 제냐가 주역이 되는 시나리오만 손꼽아 기다리고 있습니다.

 

 "미해결 증명불가 오류코드"

AI 미네르바

외전 학원 / 대죄 : 폭식 / 상실님

한 줄 평 : '욕망'에 대한 정보를 입수하였습니다


 흡수형&성장형 캐릭터인 미미... 인 만큼 이번 세션 이후의 모습이 조금 걱정되기도 합니다ㅋ 지금까지도 그닥 좋은 건 못 배웠지만 이번 세션은 그야말로 인간의 밑바닥을 벅벅 긁어서 보여주는 세션이니까요. 이러다 이 녀석도 욕망에 눈을 뜨게 되는 게 아닌지... 안 그래도 이 녀석 대죄가 폭식이라 뭐 하나 꽂히면 미친 듯이 파고들 것 같은 성격인데...ㅠㅠ (그러하다 오타쿠에 최적화된(?) 성격인 것이다)

 뭐, 지금까지의 결과물을 보면 그래도 나름 주관이 있는 것 같아서 조금 안심입니다. 정말 백지에다 그림 그리듯이 죄다 받아들이고 있는 건 아닌 것 같긴 해요. 원래 주관이 있었던 것일지도 모르고 지난 세션들을 통해 생겼는지도 모르겠지만... 뭔가 미미의 윤리관을 시험할 만한 상황이 나오면 좋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트롤리 딜레마 같은 문제를 주면 미미는 어떻게 반응하려나요?

 미미의 성장은 제가 이번 캠페인에서 눈여겨보고 있는 부분 중 하나이기도 하므로, 이번 세션에서도 미미가 보여준 크고 작은 행동들을 열심히 후기로 담아보았습니다. 미미하긴 하지만 확실하게 성장하고 있는 우리 미미... 이제 곧 다가올 폭풍들 속에서 어떤 선택을 내리고 어떤 아이가 되어갈지, 기대도 되지만 솔직히 슬슬 걱정도 되네요. 이제 정말로 먼 미래의 일이 아닌지라ㅠ


 그럼 <미다스의 입맞춤>, 이 도라이 같은(..) 시나리오를 여러분과 함께 따라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정말... 놀랍고ㅋㅋ 재미있는 시나리오니까요^^! 마기로기식 개그 시날을 좋아하는 분이시라면 까지 말고 꼭 플레이해보시길 권하며... 총총... 함 시작해보겠습니다! :D

 5천조엔의 유혹으로 들끓는 도시, 과연 그곳에서 PC들은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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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닝 페이즈


 따뜻한 난로의 온기와 함께, 다시 시야가 돌아온다.
 남자는 비비의 이야기를 듣고 웃고 있었다.
 서적경도 아닌 마법사의 신분으로 감옥에 갔다던 어리석은 남자의 이야기였다.

"너희는 이제 그보다 더한 감옥에 있잖아."

 하지만 지금 상황보다 우습지는 않겠지.
 남자는 기억을 종용한다. 기억해라, 떠올려라, 생각해라.

 이야기를 바라보는 남자의 눈이 어린아이처럼 순진하게 깜박인다.

 ...그렇담, 조금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줄까.


  하, 언제 봐도 긴장되는 오프닝 페이즈. 하지만 이전과 달리, 이번에는 남자가 몇 가지 단서가 될 만한 이야기를 꺼냅니다.

  1. PC들은 감옥에 있다.
  2. PC들이 옛날 일을 기억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이 두 가지인데요. 그동안 추측만 했었던 이야기가 이렇게 확실해집니다. PC들은 어떤 죄를 지었고, 죄인의 입장으로 이 따뜻한 감옥에 갇힌 듯합니다. 그리고 남자는 어째서인지 PC들이 과거의 일을 기억하길 바라고 있고요.

너 도대체 정체가 뭔데


 저 두 가지 정보가 나오니 새삼 PC들이 재판을 받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따뜻한 난로와 어두운 방, 그리고 남자의 화려한 외관 때문에 생각하지 못했을 뿐, 죄인의 과거를 묻는 곳은 법정뿐이잖아요? 그렇다면 저희 PC들은 남은 세션 동안 어떤 일에 휘말려 죄를 지었고 (아마 각자의 테마에 해당하는 죄) 그로 인해 이 따스한 감옥에 갇힌 상태이며, 남자는 저희에게 판결을 내리기 위해 과거의 일을 묻고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렇게 생각하니 갑자기 무서워집니다... 이 남자, 그다지 저희에게 우호적인 것 같지는 않다고 생각했는데 (자기 얼굴을 드러내지 않고 저희 정보만 캐묻는다는 점에서) 재판관일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갑자기 그간 했던 비비의 쌉소리들이 하나씩 마음에 걸리기 시작하면서...;

 오해입니다, 재판장님! 감옥에 다녀오긴 했지만 큰 죄를 지은 건 아니라구요ㅠ_ㅠ 하고 항변하고 싶어지는 마음을 품은 채, 남자에게 우스웠던 저희의 모험담을 들려주기로 합니다. 

 


 도입 페이즈

 
 화창한 오후, 오늘도 우자계는 평화롭다. 때아닌 감기에 걸려 길거리에서 재채기할 정도로. 날이 조금 따뜻해졌다고 얇은 이불을 덮고, 얇은 옷을 입고, 찬물을 들이키면 이렇게 되는 법이다. 우리 마법사들은 이런 점을 기억하여 지독한 봄날 감기에 조심하도록 하자.

 그러나, 그때 재채기를 하던 학생이 흐릿한 눈으로 외쳤다.

"5천조엔 갖고 싶다!!!!!!!!!!!!!!!!"

 
요즘 봄 감기는 머리에 감염되는 모양이다.


 왜 하필 5천조엔이냐고


 5천조엔...ㅎ 이 시나리오의 핵심 키워드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시작하자마자 사람들이 5천조엔을 외치면서 뛰어다니는 좀비가 될 줄은 몰랐죠ㅋ 이때만 해도 저는 조금 많이 당황하고 있었습니다. 아직 1, 2화의 여운이 가시지 않은 상태라 이렇게 운동화 벗고 날뛸 줄은 몰랐거든요;; 아니 하필 금액이 5천조엔인 것도 어이없어ㅋㅋㅋ 라이터님 5천조엔에 한이라도 맺히신 것은(?)

앞에서 말씀드린 그것입니다

 
 ...라는 율리님의 해설을 듣고 나서야 아하! 했습니다. 결국 지옥의 밈 시나리오라는 거네요ㅋ 아니 그냥 개그 시날 쓰는 것도 어이없고 웃긴데 밈 시날이라니;; 이때부터 눈치챘어야 했습니다... 정말 상상 이상으로 맛탱이가 간 시나리오라는 걸(?)

 

 그렇게 로쿠분기 시가 5천조엔을 부르짖는 사람들의 목소리로 북적일 무렵. 정원의 문지기는 진한 편두통을 느끼며 분과회 <나태한 자는 게걸스럽게 분노를 탐하니>를 불렀다. 골치 아픈 문제는 이 분과회에 던져두면 일단 해결은 되기 때문이다.

 "5천조엔 때문에 멸망하는 건가. 혜성이 떨어진다거나 하는 멸망보다는 인간적인 자멸이네."

 봐라, 저 엽귀의 말본새를! 그들은 이 사태에 대해 아무런 의식도 없다. 하지만 이런 사태는 오히려 너무 매사에 진지한 분과회보다는 별생각 없는 분과회에게 맡기는 편이 좋다. 정원의 문지기는 한심한 현명함을 느끼며 임무를 전달했다.

 현재 로쿠분기 시는 봉인결계에 의해 격리된 상황이며, 파견된 마법사들도 연락이 끊겼고, 서적경인 이누가미 박사의 행적이 목격되었다는 것. 이 정도면 사건 해결에 나설 정도의 동기는 충족되었을 것이다. 

 "별로 안 가고 싶은데. 5천조엔 호, 호시이잇! 하면서 침 흘리는 돼지가 되고 싶진 않아."

 ...라고 말하는 건방진 전과자 마법사님을 위해서 전달한다.

 "전에 파견된 조사원 말인데요. 학원 학생들이에요."

 아, 이제 좀 의욕이 생기는 얼굴이네.


 아니 왜 또 내 앵커가!ㅋㅋㅋㅋㅋㅋㅋ

 아니 율리 선생님!! 지난번 세션으로 비비는 한 차례 쉬어가는 거였잖아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왜 또 제 초기 앵커가 사건에 휘말린 건데요!^ㅁT... 라고 할 틈도 없이 로쿠분기 시로 흘러 들어갑니다ㅎㅎ 뭐, 물론 마스터님께서 비비를 그토록 사랑해주신다면야 저는 거부할 생각이 없구요(언제 어디서나 당당하게 떠들기)

 5천조엔만으로도 정신이 없는데 학원 학생들이 파견되었다가 연락이 끊겼다니 정말이지^^ 웃으러 왔다가 시작부터 또 된통 맞았습니다ㅋ 어 이거 지난 화에서도 이랬던 거 같은데ㅋ 이거 다이죠부한가ㅋㅋㅋ 아아ㅡ 율리님 정말 나를 가만두지 않으시는군... 준비가 되었습니다. 마음껏 절여 주십시오ㅎ

 그나저나 제 앵커가 둘이나 되는데 말이죠... 대체 누가 휘말린 건지ㅠ 알 수가 없어서 몹시 걱정되었답니다. 펠릭스면 뭐... 상관없는데(?) 혹시라도 유이가 휘말렸을까 봐 조마조마했단 말이죠; 비비도 유이를 소중하게 생각하지만, 저도 유이를 소중하게 생각하는지라ㅠ 

 더군다나 율리님의 NPC 구현력을 믿고 있기 때문에... 더더욱 걱정/설렘이 느껴졌습니다. 돈이나 욕망과는 전혀 무관할 것 같은 제 앵커들이 곧 이 일에 휘말린다니 짜릿하지 않고 어떻게 버티나요ㅋ


 어쨌든 임무를 받아 로쿠분기 시로 향한 분과회 <나태한 자는 게걸스럽게 분노를 탐하니>. 도시는 그야말로 무법의 상태였다. 5천조엔을 얻기 위해서라면 목숨을 걸고 서로의 목을 뜯을 좀비들로 득실득실한 상황. 마법사들은 그 용광로에 뛰어들기 위해 닻으로 삼을 존재를 고른다.

 그곳에는 비비의 앵커인 펠릭스 마론과, 현재 소재를 알 수 없는 유이, 그리고 이번 일에 관여한 것으로 보이는 서적경 이누가미 박사와 은행장 카나에가 있었다.

 ...잠깐, 펠릭스도 있고 유이도 있다고?ㅋ


 펠릭스 레프트 훅, 유이 라이트 훅

 아니 율리 선생님!! 둘 다 나온다는 말씀은 안 하셨잖아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야 이거 짜릿함이 두 배ㅎ 둘 중 누가 나오려나 하고 있었는데 둘 다ㅋ 나오지 뭡니까. 도대체 도입부터 뒤통수를 몇 대 맞고 시작하는 건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좋다는 뜻입니다^^)

 아니나 다를까, 개그 세션에서도 율리님의 NPC 운용은 활활 타올랐습니다. 특히 펠릭스의 만남은 잊을 수 없을 것 같아요ㅋ 그렇습니다. 그것은 도시에 들어가자마자 엉덩이를 치켜든 채 바닥에 엎드려 있던 한 남자를 발견한 것부터 시작이었습니다. 

저런, 겁을 먹고 웅크린 건가.


 아 미친놈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5천조엔의 광기로 가득 찬 이 로쿠분기 시에서 자판기 밑의 동전이나 긁어모으고 있는 하찮은 모습이라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저 이 장면 너무 좋아요ㅠ 너무 좋아서 로그 읽다가 질질 움ㅋㅋㅋㅋㅋㅋ 저 대비 하나로 펠릭스의 하찮은 캐릭터성과 이 도시의 광기가 동시에 느껴져서 너무너무 웃기고 짜릿했습니다ㅋㅋㅋ 개그 시날 도입으로 정말 퍼펙트하다고 생각했어요ㅋㅋㅋ
 

어? 귀엽다


 거기에 더해 갑자기 귀여워 버리는 펠릭스의 롤플까지... 이야... 율리님 제 혼을 빼놓으셨다ㅋ 펠릭스는 지난 화에서도 내내 마음에 드는 캐릭터였는데 이번 화를 기점으로 완전 애착 앵커 되어버릴 것 같아요... 펠릭스야... 내 너를 이렇게까지 귀엽게 생각할 생각은 없었는데(?ㅠ 그치만 율릭스 진리네요... 나올 때마다 웃기고 귀엽고 하찮고 다 해버리네요... 하... 너무 행복한 장면이다...

 혹시나 해서 시나리오 찾아봤는데 이 장면은 율리님이 오리지널로 엮어주신 거더군요.... 아아, 진짜 너무 귀엽고 웃긴 장면이었어요ㅋㅋㅋ 율리님 어케 이런 발칙하고 깜찍한 장면을(?) 마음에 쏙 듭니다. 100점 만점에 1000점 정도^^ 그리하여 저는 이 이상 펠릭스가 귀여워져서 다른 사람들에게 노려지는 것을 막기 위해 수면 마법으로 기절시켜두었습니다. 코자고 있어 펠릭스. 끝나면 데리러 올게. (광공의 미소) 

 이건 5천조엔 좀비가 되라는 하늘의 계시인 거지

 그리고 각자 시나리오 앵커를 정한 뒤, 본격적인 세션 시작에 앞서 마결이 이루어집니다. 뭐... 시나리오는 좀 웃기긴 하지만 이런 시나리오일수록 단장이나 금서의 스펙이 빡셀 가능성도 있으니까요. 가능하면 마력이 잘 나와주길 바라면서 굴렸죠.

 

 아니 이 극단적인 숫자 뭐죠ㅋ 왜 비비만 1이죠ㅋㅆㅋㅋㅋㅋㅋㅂㅋㅋ 이쯤 되면 비비는 여기서 5천조엔 좀비가 되라고 주사위가 고사 지내고 있는 거 아닌지^^ 이렇게까지 개그캐가 될 생각은 없었는데ㅋ 게다가 지난 세션에서 워낙 찐하게 즐기고 온지라 이번 마결이 더욱 쓰리고 웃기게 느껴졌습니다ㅋ

마력도 소중한 편이지


  안 그래도혼자 4계제로 오르지 못한 비비였습니다만... 마결까지 이러니 정말 한 줌 마법사가 된 기분이었어요ㅋ 그래, 까짓거 좀비가 될 거라면 제냐나 미미가 되는 것보다 내가 되는 게 더 안전하겠지(?) 싶었지만요. 하지만 생각해보세요... 제냐가 5천조엔 좀비가 되면 진짜 세계 멸망할 거 같고, 미미가 5천조엔 좀비가 되면 로쿠분기만의 문제가 아니게 될 거예요(?) 비트코인이고 주식이고 다 망한다.

 그럴 바엔 비비가 희생하겠다며...ㅠ.ㅠ 마더 테레사의 마음으로 이 복작복작한 로쿠분기 시에 발을 들여다 놓게 된 것이었습니다. (미미&제냐: 뭐래)


 메인 페이즈

 1사이클 : 이런 도라이 같은 시나리오 처음 봐

1-1. 비비 사하라


 
펠릭스는 휘말릴 수 있다.
 하지만 유이는 휘말려선 안 된다!

 비비는 두 눈을 번뜩이며 생존자들이 모여 있는 시립 도서관을 샅샅이 뒤졌다. 지금 이 순간 가장 두려워하고 있는 사람은 유이일 것이다. 어디선가 병아리 같은 목소리로 '5천조엔 주세요...' 하면서 좀비들에게 치여서 돌아다니고 있겠지... 비비는 분노를 감추고 좀비 무리의 틈새를 쳐다보았다.

 그러나 그는 한 가지를 간과하고 있었다. 욕망도피자인 비비에게, 탐심으로 가득한 좀비 무리는 그야말로 카운터와 같은 존재였다는 걸.

 갖고 싶어.
 
 아니야, 싫어.

 삶을 갖고 싶어.

 아니야, 갖고 싶지 않아.
 갖고 싶지 않다고.


 이렇게 엉망인 1사이클 1씬은 처음이야
 
 로그를 다시 복기해도 어이없는 1사이클 1씬(...) 개그 시날이라고 생각하면 정말 완벽 그 자체인 씬이긴 했는데요^^ 이렇게까지 모든 게 엉망일 필요가 있나 싶을 정도였습니다ㅋ 함께 보시면 황당하실 것ㅋㅋㅋ 제 이름을 걸고 장담하겠습니다(이름 걸 일이 없으신가봐요) (아무래도 그런 편이죠)

 시작은 비비가 유이를 조사하기 위해 판데믹 표를 굴렸을 때였습니다. 그렇습니다. 이 시나리오에서는 씬이 시작될 때마다 판데믹 표라는 것을 굴려서 감염현황을 체크하는데요, 시국이 시국이다 보니 암만 게임이어도 적은 수가 감염되었으면 싶더라고요. 좋아, 할 수 있다! 감염자수 n명대를 기록하자며 굴렸습죠.


 ...? 녜? 어... 아니 저기ㅋ 애초에 인류가 100조명 씩이나 없는데요^^;;; 숫자 개념부터가 좀 잘못됐잖아요ㅋ


 와... 어떻게 이런 생각을... 아니 그보다 그럼 이거 로쿠분기 시급 재앙이 아니잖아요ㅋㅋ 세계멸망급 재앙이잖아요!!ㅋㅋㅋ 이야... 그저 감탄만 할 뿐... 이면 안 되겠죠ㅋ 《황금》 판정은 가장 가까운 제냐에게 맡겨두기로 하고, 한시라도 빨리 유이를 찾기 위해 비비는 달립니다. 


 근데 마결도 1을 뽑더니 시작하자마자 펌블을 뽑아버리더라고요^^ 대박적ㅋ 하도 어이가 없어서 시작하자마자 욕 박고 시작해버렸지 말입니다ㅠㅋㅋㅋ 뭐 초장에 펌블 소비해놓으면 좋죠! 2사이클 뿐이라 조사가 실패한 건 아쉽긴 하지만, 뒤는 다른 마법사들에게 맡기고 펌블표를 굴리기로 합니다.

제발 타짐만은
ㅎ타짐이 아니긴 한데 킹받네


 (주사위가 날 놀리고 있는 건가?) 휴, 초장부터 비비의 불운을 증명하는 듯한 이 상태이상이라니ㅋ 안 좋은 의미로 이렇게 또 사랑받기는 처음입니다ㅎ 뭐... 이렇게까지 흐름이 좋기도 어려우니까요. 오히려 좋은 거라고 생각하기로 했습죠ㅎ 불운 효과로 -1을 받을 특기를 골랐습니다.


 (혼특) 펌블 > 불운 > 절망... 이쯤 되니 웃긴 게 아니라 자부심(?)이 느껴지더군요. 이렇게 망하기도 쉽지 않은데ㅋ 아아... 비비야ㅋ 그렇게 비비는 금붕어의 삶을 시작했던 것입니다. (그래 돌이켜 보면 여기서부터 시작이긴 했음ㅋㅋ)

1-2. 제냐 코토프


 
한편, 비비가 디비지는 동안 제냐는 본격적인 조사를 시작했다. 비비가 감염시킨 200조 명도 원복시키고, 이번 일의 원흉인 이누가미 박사의 위치도 조사했다. 오늘도 여전히 유능한 제냐였다. 자, 그럼 이누가미 박사가 남긴 흔적을 살펴보도록 하다.


 ...하지만 아무리 유능한 제냐라도 갑자기 이런 게 나오면 당황하는 법이다.


 신촌물총축ㅈ 아니 로쿠분기광선총축제

 아무짝에도 도움 안 되는 비비를 던져놓고(..) 제냐가 조사를 시작한 것까지는 좋았습니다. 이누가미 박사를 조사하는 김에 《황금》 판정에 성공해도 비비가 벌려놓은 판데믹도 무사히 수습했고요... 이렇게 쓰니 진짜 유능 그 자체네ㅋㅋ 여튼, 문제는 갑자기 저런 게 나왔다는 겁니다. 네... 광선총이요(..)


 어쩐지 세션 시작할 때부터 이상했던 게 율리님이 서부금 브금을 틀어놓으시더라고요ㅋ 시나리오 도입을 봐도, 심지어 1사이클을 진행하는 도중에도 대체 왜 서부극 브금을 트신 건지 이해가 안 가던 찰나에, 갑자기 이누가미 박사가 도망치면서 남기고 간^^ 저 광선총이 발견된 것이었습니다. 아아... 그때 이해해버렸죠. (아찔)

 심지어 장착된 장서는 무려 정화에요ㅎ 그... 그렇지 전염병은 정화시켜서 없애야지... 아니, 암만 그래도 그렇지!! 지금 우리더러 우자들 상대로 저 광선총 쏘면서 뛰어다니라는 거냐!!! 마법사 가오도 있고 인간의 마음도 있지 이 무슨 광선총잡이 좀비 사냥 같은 싸움이냐고여ㅠ 대체 이 라이터 무슨 장면을 상상(?)하면서 저런 프라이즈를 준 건지 정말ㅋㅋㅋㅋㅋㅋㅋ

 별거 아니긴 하지만 저 프라이즈 하나 나온 거로, 되게 짓궂은 라이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거기다가 광선총이라고 하면 온갖 험악한 이미지도 많은데 율리님이 귀여운 이미지로 가져와주셔서ㅎ 세션 이미지가 보다 유쾌해지는 효과가 있지 않았나 싶었습니다. 이런 작은 디테일도 넘 좋아요^//^ (분무기 칙칙)

 그렇게 가오 없이ㅋ 카와이한 디자인의 광선총을 들고 다시 좀비 무리가 있는 곳으로 향하는 분과회원들. 그러나 저 안쪽에서는 이런 광선총 없이도 사선을 지키고 있는 우자가 있었습니다. 


 ...............님은 또 누구세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1-3. AI 미네르바


 
미미는 눈앞에 서 있는 거대한 은행 건물을 본다. 그리고 그 밑에 개미 떼처럼 몰려든 인간의 형상을 한 5천조엔 좀비도. 그 모든 기괴한 광경 속에, 한 사람의 영웅이 홀로 서서 은행을 지키고 있었다. 미타스 카나에, 이 스미요시 은행의 은행장이다.


 은행이란 사람의 욕망을 정제된 형태로 보관하는 곳. 그리고 그곳을 지배하는 사람답게 카나에는 몰려드는 좀비들을 손쉽게 밀쳐내고 있었다. 지친 기색이라곤 조금도 없는 그녀의 의연함에, 마법사인 분과회원들조차 경이감을 느낀다.

 그러나 미미는 분석해버린 것이었다. 그녀의 DNA에 내재된 강렬한, 그것의 향기를.

 당신... 설마!


 이번 세션의 하이라이트

 감히 말하건데 이번 세션의 하이라이트였던 장면이라고 생각합니다. 것도 정말 생각치도 못했던ㅋ 아니 이 캠페인 왜 이렇게 통수맞을 일이 많은거얔ㅋㅋㅋㅋㅋ 하지만 들어보세요! 저 여자가 뭐 하는 사람이냐면!! 뭐 하는 사람이냐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아, 진정하고 단계별로 가보죠.

  씬이 지날수록 불어가는 사람들의 욕망은 불어나고, 금서 또한 이에 맞춰 어둠 속에서 태동 중인 5천조엔의 돈을 불려갑니다. 그 욕망이 불어나는 만큼 은행은 위태로워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죠. 

황급하게 비트코인을 수급ㅋ


 미미눈 비트코인으로 불어나는 사람들의 욕망을 파고듭니다. 물론 이런다고 해결될 일은 아니지만요. 사실 어차피 인류는 늦은 것 같기도 하지만(?) 그래도 마법 재앙은 해결해야 하니까요.

약간 자포자기 상태


 아무튼, 미미는 비트코인을 스미요시 은행에 뿌려(?) 무작위로 늘어나고 있는 데이터를 조작해보고자 합니다. 확실히 5천조엔쯤 되면 이제 숫자 데이터로는 표현할 수 없는 수준인 듯도 하죠(..) 그와 동시에 미타스 카나에를 조사합니다. 혼자서 관우마냥 백만 좀비를 썰고 있는 이 여자... 마법사인 걸그런데 그때 닌자가 나타났다.

이거 맞음


네 저거 맞다고요.

 

여러분은 지금 '바로 그때 닌자가 나타났다' 현장에 휘말려 맛이 간 플레이어들을 보고 계십니다.


 와, 그 유명한 바로그때닌자를 여기서 맛보게 되다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막상 당하니까 대미지 장난 아니었습니다ㅋㅋㅋㅋ 정말 깜짝 놀랐지 뭐에요^^! 심지어 히라사카인 것까지 웃겨서 (일본의 국익[5천조엔]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앞서 말씀드렸던 모기국 고인물이기 때문에 즐길 수 있는 포인트가 바로 이것이었습니다^^ 네... 이 시나리오... 모기국 유니버스를 1000% 활용한 개그 시날이었던 것입니다ㅋㅋㄴㄹㅎ

 너는 또 왜 나오는데ㅋ

 유니버스라는 말이 붙었을 정도니 시노비가미만 나온 게 아닙죠^^ 그렇게 미타스 카나에의 정체에 혼이 나가 있던 플레이어들 앞으로 1사이클 종료와 함께 새로운 무언가가 나타납니다ㅋ 하늘을 뒤덮는 저 새까만 그림자의 정체는 바로!

 


 여기서 우리는 두 가지를 떠올릴 수 있습니다.

 하나는 인세인 시나리오집인 <빌라 디오다티의 괴담 모임>에 수록된 <상어 인세인>이라는 시나리오와, 혼혈주의자의 상징인 상어를요... 어느 쪽이든 고래가 아니라 상어를 넣었을 때는 의미가 있을 것이고 둘 다 모기국 고인물이라면 풋하고 웃어버릴 만한 요소입니다ㅋ 그 와중에 상어 이미지는 왜 또 귀여운 거 넣으셨냐고!ㅋㅋㅋ

 

솔직히 안 이러리란 보장도 없어 이제ㅋ


 5천조엔이라는 어이없는 워딩과 함께 시작된 좀비 아포칼립스인 줄 알았는데 이제 거기에 모기국 유니버스를 곁들인 ㅡ 일전에 <
달마 떨구기> 후기에서 마기로기 개그 시날은 밑도 끝도 없이 일을 벌일 수 있어서 좋다고 했는데, 그 재미를 <미다스의 입맞춤>에서 또 한 번 느끼게 되네요ㅋ

 더 무서운 건 아직 1사이클인데... 그래서 이 이야기 어디까지 가는 거죠^^;;;;; 뒷이야기는 이어지는 2사이클 후기에서 확인해주십시오ㅋ


2사이클 : 욕망, 정화하거나 이용하거나

2-1. 비비 사하라

 
걷잡을 수 없이 불어가는 사람들의 욕망 속에서 비비는 다시 유이를 찾아 인파를 헤매인다. 이곳저곳에서 진물처럼 터져 나오는 탐욕에, 행여 유이가 폭싹 젖어버리는 게 아닐까 싶어 마음이 다급하다. 오랜 시간을 살았다고 해도 매년 기억이 리셋되는 한 유이는 어린아이에 불과하다. 이런 독기를 감당해낼 수 있을 리가 없다.

 그리고 마침내 비비는 유이를 찾는다. 유이는 5천조엔을 외치는 좀비떼에게 뒤쫓기며 자신의 무력함을 느끼고 있었다.

 어째서 아무리 공부를 해도 알 수 없는 걸까.
 어째서 아무리 노력을 해도 좋아지지 않는 걸까.

 나는 태어날 때부터 '그런' 마법사이기 때문일까? 이미 모든 것은 정해져 있고 내 발버둥은 그저 자기만족에 불과한 것일까? 

 꽉 막혀 있던 유이의 마음이 욕망을 배수하는 마법 재앙을 만나 터져 나온다. 강해지고 싶어, 더는 이런 운명에 시달리고 싶지 않아, 나도 자유로워지고 싶어 나도...

 그리고 유이는...


...뭐라고요ㅋ


 산 넘고 산 넘어 오도바이
 
 ....ㅎ

 그... 1사이클 내용 보시면 아시겠지만 보통 저기서 끝나잖아요...?ㅋ 물론 유이 핸드아웃은 2사이클 들어와서 깐 비비도 잘못이 있지만, 1절에 2절에 뇌절한다는 말이 이건가 싶더라고요^^^ 아니 뭔데 진짜로 이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물론 핸드아웃 내용만 보면ㅠ 유이가 딱이긴 했는데요... 애초에 설정이 저 모양이니 이 역할을 유이가 맡아야 한다는 것에 대해서는 한점 반대 의견도 없ㄴ게 아니라 저기욬ㅋㅋㅋㅋ 왜 하필 유이가!!ㅋㅋㅋ 제 손으로 직접 시리어스한 서사를 새겨 놓은 유이에게 왜 이런 일이!^ㅁ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정말... 졈화합니다... (아찔)

 율리님의 NPC 활용이 시리어스한 서사만이 아니라 이런 막 나가는 개그 시날에서도 유효하다는 걸 알게 된... 굉장한 순간이기도 했습니다ㅠ 사실 이 녀석이 시나리오에서 제공한 NPC였으면 이렇게까지 충격과 공포는 아니었을 것 같거든요. (그리고 시나리오에 나온 NPC는 구림;)

 하지만 제 앵커가, 그것도 가장 신경 쓰이는 포지션에 있는 녀석이 가죽 재킷에 오도바이 타고 날으니까 진짜 정신이 혼미해져가지곸ㅋㅋㅋㅋㅋㅋㅋ 이미 히라사카 은행장 때문에 털려있던 제 마음이 여기서 완전히 넋다운 되어버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아요 ^_T

불량 버전 유이를 생각하며 짜온 핔크루


 그렇게 충격에 절어버린 비비를 내버려 둔 채... 제냐와 미미가 다시 뒷수습을 시작합니다ㅋㅋ 정말 미안하다... 지난 세션만 미안할 줄 알았는데 어째서 이번 세션까지 사과를 하고 있는 것인지(?) 왠지 남은 세션 내내 사과를 할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듭니다 '-`)

아저씨 정신 차리세요

 

2-2. 제냐 코토프

 
눈 앞을 스치고 간 폭주족 유이의 모습에 대략 멍해져버린 마법사들. 뭐, 저 정도로 기운이 넘친다면 괜찮은 게 아닐까? 제냐는 유이를 방치한 채 미타스 카나에가 있는 곳으로 향한다. 날렵한 속도로 전장을 누비고 있는 미타스의 모습은, 서 있는 자리에서 묵직하게 그림자를 날리는 제냐와는 확실히 다른 전법을 구사하고 있었다.



 나와 다른 것. 나만이 다른 것. 그것은 늘 제냐를 건드리는 포인트였다. 제냐는 미타스 카나에의 유별난 움직임을 저지하기로 했다. 

 "국익이고 좀비고 뭐고... <무가치한 파편들>로 만들어주지."


 주사위님 제발 캄다운 좀

 일단 유이는 버려놓고(..) 제냐는 신경 쓰이는 그 상대ㅋ 히라사카의 은행장에게 마법전을 신청하기로 합니다. 그래요. 우리 중에 은행장을 처리한다면 분과회장인 제냐가 나서야겠죠. 그렇게 닌자와 엽귀 사이의 무시무시한 전투가 시작됩니다... 그런데 이 전투 주사위가 참ㅋ 

제냐는 1라운드 긴소를 하자마자 스페셜을 뽑질 않나
단장은 분신 소환하려다 펌블을 뽑질 않나
얘는 아무것도 안 했는데 옆에서 죽고 있질 않나(..)


  결국 히라사카의 뻘짓으로 2라운드 만에 제냐가 쿨승리를 하고 맙니다. 남은 건 5천조를 외친 것이 민망해지는 히라사카의 닌자와, 전투 한 번 안 했는데 벌써 마해의 위기를 맞이한 비비뿐이었습니다.
 

묘사 무슨 일이냐고 진짜ㅋㅋㅋㅋ


 뭐, 어쨌든 단장을 회수했으니 다행이긴 한데요(?) 제냐가 참... 너무 많은 것을 무가치하게 만든 게 아닌지^^;;ㅋㅋ 사실 돈이라는 게 원래 아무 가치도 없는 종이 쪼가리/숫자에 인위적인 가치를 부여한 것이니까요. 그런 점에서 무가치를 외치는 제냐의 설정 자체가 이 세션의 카운터가 아니었나 싶기도 합니다~_~ 제냐가 스페셜 띄우고, 단장이 펌블 띄운 것만 봐도 그런 느낌인 것 같아요ㅎ 

 세션마다 허울로 쌓아 올린 가상의 가치들을 무너뜨리고 본질을 드러내게 만드는 제냐의 전투 참 사랑합니다;ㅅ;) 이렇게 전투 때마다 다이스 해석이 재미있는 PC는 또 처음인 것 같아요ㅎㅎ

상냥한(?) 마무리까지 완벽헀다ㅋ


2-3. AI 미네르바

 
히라사카의 욕망은 분명히 처치되었다. 하지만 그 욕망은 단번에 흩어지는 것이 아니었다. 남은 잔여물들이 기어이 제냐의 파편 속으로 스며든다. 환상처럼 느껴졌던 5천조엔이라는 글자가, 구체성을 가지고 제냐의 앞에 떠오른다. 당장이라도 손을 뻗으면 손에 넣을 수 있을 것처럼 느껴진다.


 비비야 도움이 안 된다 쳐도 제냐까지 이러는 건 곤란하다. 미미는 이를 비상사태로 인식하고, 아까 그들을 스쳐 지나간 유이의 뒤를 쫓았다. 그러나 지구가 둥글다는 걸 증명하겠다는 듯 내달리는 유이의 오도바이를 멈출 길이 없다. 미미는 고민 끝에 그녀의 핸드폰에 메시지를 전송한다.

 [5천조엔이 송금되었습니다. 확인하시겠습니까?]

 머릿속이 자신의 무력함과 5천조엔의 강력함으로 가득했던 유이는, 그것이 피싱이라는 걸 알면서도 버튼을 눌렀다. 그녀의 마법등록번호, 생년월일, 검색 기록... 모든 것이 미미의 품 안으로 빨려 들어간다.

 그리고 유이와 미미의 스펠 바운드가 펼쳐진다.


 미미님 살살 패주세요 그 아이는 아니다 걍 줘 팹시다
 
 2사이클 마지막 씬은 미미의 단장전이었습니다. 유이에게 씌인 단장 <갖고 싶다!>를 처리하기 위해, 미미가 함정을 파고 스펠 바운드로 놈을 끌어들이는데요ㅋ 정말 상실님의 미미 알피를 볼 때마다(?) 경이로운 생각이 듭니다. 아니 어떻게 이렇게까지 테마를 완벽하게 살려내시는지ㅋㅋㅋㅋ

 소개문에도 적혀 있는... 무려 미미는 유이를 유인하기 위해 문자 피싱을 시도합니다^^... 보통 정신 똑바로 박힌 사람이라면 장난이겠거니 싶어서 절대 안 누를 링크지만ㅋ 유이가 허겁지겁 링크로 들어가는 게 너무 웃겼어요ㅋㅋㅋㅋ 약간 단장에 빙의된 상태가 어떤 건지, 현실적으로 느껴지는 순간이라(?) 좋았습니다. 실제로 다단계 빠진 사람들 보면, 단장에 씌은 사람들이 딱 이런 모습이 아닐까 싶기도 하고(..)

제니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튼 뭐, 단장에 씌어서든 아니든 간에 지금의 유이는 교육(?)을 받을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하여 미미는 숙충과 특약으로 무장하여 역시 2라운드가 끝나기도 전에 단장을 회수합니다. 외전 강한 건 알고 있지만 미미는 진짜 너무 강해서 오히려 금서에게 미안할 때가 종종 있는데(..)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던 것 같습니다ㅋㅋㅋ


 이것 보세요ㅋ 엔딩 마무리까지 완벽하다니까ㅋㅋㅋㅋ 피싱으로 유인한 다음에, 단장(버그)처리하고, 뱅킹 어플리케이션 종료해서 스펠 바운드에서 내쫓는 것까지 ^_T 미미 전투 보고 있으면 마법전 같으면서도 마법전 같지 않아서 신선하고 너무 재미있어요ㅋㅋㅋ 이 캠페인 아니면 어디서 저런 인공지능 플레이를 볼 수 있겠냐며... (기회 되면 뭔가 스프롤 같은 SF룰에서 뵙고 싶은 상실님) 휴, 덕분에 유이도 구하고 미미에겐 또 신세졌네요ㅎㅎ


3사이클 : 무가치의 증명

3-1. AI 미네르바


 어두워지는 하늘. 갑자기 비가 쏟아져 내리기 시작한다. 좀비들은 신음하며 비를 피해 상가로 뛰어 들어가고, 분과회의 마법사들은 하늘을 본다. 그곳에는 여전히 거대한 상어가 심해를 유영하듯 긴 지느러미로 하늘을 휘젓고 있었다. 

 천둥이 번쩍일 때마다 상어의 단단한 비늘 위로 빛이 미끄러진다. 저 녀석을 언제까지나 이곳에 둘 순 없는 노릇이다. 상어라면 응당 바다에 있어야겠지.

 미미는 데이터의 바다에 잠긴 채 고개를 들어 상어를 부른다. 너는 어느 바다에서 왔니.


 상어의 끔찍한 정체, 그것은...

 
 마지막으로 남은 에너미였던 상어... 사실 다른 세션에서 등장했으면 제일 거슬려서 먼저 봤을 핸드아웃입니다만 여긴 이상한 핸드아웃이 워낙 많아서 상어가 제일 마지막에 까였네요ㅋ 이게 대체 머선129... 여튼, 상어의 조사는 미미가 맡아줬습니다.

 자, 그래서 네놈의 정체는 뭐냐! 어차피 단장에 씌인 모노비스트겠지만 그래도 뒷면에 뭐가 있는지는 궁금하다!

어, 그런데...ㅋㅋㅋ
머라고요


 아아, 그렇습니다. 이 상어... 진짜 상어라고 생각했지만 사실 아니었던 것입니다. 그는 샤크가 아닌 sh
ARk... 

 

  
 네... 증강현실을 이용한 그래픽이었던 것입니다... 거참 이제 지쳐서 어이 없지도 않네...ㅋㅋㅋ 그래도 어이 없는 게 하나 남아있다면 어떻게 멀쩡한 핸드아웃이 하나도 없을 수 있는가 이것입니다(...) 돌아 보니 모든 핸드아웃이 미쳐 있더라고요'-`) 뭘 뒤집어도 사람을 돌게 만드는 신비한 세션(..) 정말 잘 쓴 개그 시날인 것 같아요;;

  어떤 시점에서 어떤 핸드아웃을 뒤집어도 테이블을 뒤집을 수 있다는 게 이 시나리오의 강점이 아닌가 싶어요. 마스터의 역량에 너무 의지하지 않아도 되는 시나리오라는 점에서도 마음에 들어요. 안 그래도 개그 시날은 다른 거 안 하고 핸드아웃만 뒤집어도 웃겨야 한다는 것이 제 지론인데 그 점에서도 대만족했고요^^ 물론 저희 세션은 율리님이 엄청난 개그 MSG를 뿌려주시면서 안 그래도 웃긴 세션이 더 웃겨졌습니다만ㅋㅋㅋ (제니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자, 그래서 마지막 남은 단장을 회수하기 위해 제냐가 나섭니다. 아, 비비는 대체 뭐하냐고요?

 

마력이 1인가 남아서 금붕어로 진화했습죠

 

3-2. 제냐 코토프


 제냐 코토프. 마법명 <무가치한 파편들>. 사랑스러운 외모의 서공 엽귀 아가씨. 분과회 <나태한 자는 게걸스럽게 질투를 탐하니>의 현 분과회장. 대죄는 질투. 원래 학원 소속이었으나 최근 엽귀로 소속을 옮긴 후, 대활약 중. 엽귀의 촉망받는 마재. 엽귀의 다음 기수를 이끌어갈...


 는 됐고 추가 근무 수당이나 주세요.


 마법사는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태어난다

 
 제가 그동안 엽귀를 여럿 봐왔지만... 까놓고 말하겠습니다. 제냐처럼 일복이 터진 엽귀는 처음 봅니다ㅋㅋ... 이쯤 되면 제냐 거의 준 포탈 아닌가요? 지난번에도 금서 중독을 두 명이나 연속으로 때려눕히더니, 이번에도 모지란 비비(..)의 빈자리를 채우느라 메인 페이즈에서 1:1 전투만 두 번을 치릅니다. 미안... 나도 비비가 이렇게 주운이 바보일 줄 몰랐어^_T

그러게...


 저번에 금서편에 붙는 바람에 혼자 공적점 못 챙겨서 4계제로 못 올라간 것도 미안한데(?) 이번에도 마결부터 시작해서 죄다 호딱 망해가지고 이렇게 신세를 지게 될 줄 몰랐습니다만ㅠ 그래도 이게 다 제냐를 믿으니까 부탁할 수 있는 거고요(..) 제냐가 납치(!)되면서 시작하는 4화에서는 비비가 정말 극딜 리빌딩으로 찾아갈 테니까! ㅠ0ㅠ (메아리)

 휴, 가끔 저는 마법사는 만들어지는 게 아니라 태어나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제냐가 이렇게 일복이 많을 줄 알고 니은님이 만드셨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거든요(..) 플레이어가 할 수 있는 건 시트로 초안을 그리는 것뿐이지, 실제 캐릭터를 완성하는 건 역시 세션이구나 하고 느낄 때가 많아요. 일복 터진 제냐를 보면서 그걸 또 한 차례 느끼고 마네요ㅎㅎ;;

그 와중에도 완전 멋있는 제냐 ;_; 제냐 마법명 정말 부러워요(?) 이 범용성 무엇ㅋㅋ


 앞서도 말했지만 제냐는 가치 있는 것을 파괴하는 빌런이라기
보다, 허울 좋게 만든 가짜 가치를 파괴하고 본질을 드러내게 만드는 히어로에 가깝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런 점에서 돈만 한 가상의 가치가 있을까 싶고... 해양 생태계의 최강자이지만 인간의 욕망에 의해 지느러미가 잘려 나간 채 버려지는 상어를 생각하면, 제냐가 샤크를 파괴하는 것은 그 자체로 자본의 허울을 걷어내는 메타포라고 생각합니다.

 아니 개그 세션에서 뭔 메타포야... 하시겠지만 결국 이 세션도 <SeveN>이라는 거대한 이야기를 만들기 위한 시침질 한 자락인 거잖아요. 쉬어가는 세션이라도 이 이야기가 PC들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깊게 탐구해보고 싶습니다. 이제 충격적인 건 다 나왔으니까(?) 적당히 마음을 추스리고ㅋㅋ 우리 PC들의 모습을 그려볼래요.

귀여운 두 분ㅋ

 

3-3. 비비 사하라


 뻐끔뻐끔. 금붕어는 오늘도 뻐끔뻐끔. 금붕어는 물맛이 좋아요. 가끔 입속으로 들어오는 이끼들. 미생물들. 산소들. 모두 입에 앙 깨물고 우물우물 마시면 도로 아가미 밖으로 나가요. 어항 속은 좁지만 안락해요. 

 쏴아아ㅡ

 앗, 어항 물이 버려지고 있어요. 어푸어푸. 안 돼요. 뻐끔뻐끔. 날 버리지 말아요. 할 수 있는 건 버둥대고 뽁뽁대는 것뿐이지만 그래도 이곳에 있고 싶어요. 잠깐만, 잠깐만요. 기다려요. 물이 필요해요, 물이...



 오늘 비비는 무얼 했나요

 
 클라이맥스에 들어가기 전 마지막 씬... 마침 또 죄송스럽게도 비비가 남았습니다ㅎㅎ... 오늘 비비 전반적으로 한 게 없네요... 클맥이라도 제대로 하려면 마력이 있긴 있어야 하니 고민 끝에 마력의 리셋을 하기로 했습니다. 제냐도 병마 때문에 고생하고 있어서 도와주고 싶었는데 그런 여력이 없는 나를 용서웅앵 장면표 굴립니다.


 아 스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때 장면표 보고 얼마나 놀랬는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 시나리오 전반적으로 장면표에 효과가 많다 보니 장면표 굴렸다 하면 문장이 엄청 길거든요. 그런데 갑자기 짧게 나와서 뭐지... 하다가 5천조엔 좀비와 눈이 마주쳤다 이거 아닙니까ㅡㅡ

 으아아아!! 지긋지긋하다!! 이제 5천조엔 좀비 따위 보고 듣고 지불하고 싶지도 않아!!! )0( 하는 심정이었을 비비는... 정말 진심으로 반성을 하면서 (아마 감옥에서 반성한 게 아니라 여기서 반성한 게 더 클 듯) 마력의 리셋을 시도합니다 ㅋㅋ

그래 이제 현실의 문제가 됐음ㅋ
다행히 판정은 성공하고
마력도 금붕어 수준에서는 겨우 벗어납니다ㅋ


 
 휴... 그리하여 3사이클 마지막에 와서야, 비비는 겨우 한 사람의 마법사 몫을 할 수 있게 된 것이었습니다. 뭐, 클맥 가서도 노답인 것보다야 훨씬 낫지만요. 이런 일로 자존감이 꺾일 녀석도 아니니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클맥을 향해 나아가기로 했습니다.

ㅋㅋ아, 이 사라진 신뢰를 어찌 회복할꼬

 


 클라이맥스 페이즈


 석양이 지고 황야에 밤이 내려앉는 가운데, 5천조분기 시는 탐욕의 그림자로 가득찬다. 금서 <5천조엔 갖고 싶어>는 외친다.

 살고 싶어. 그런데 제대로 살고 싶어. 멋지게, 확실하게 살고 싶어. 그 누구보다도 위대하게. 그 어떤 인간보다도 높게. 역사에 남고 싶어. 이 별보다 거대한 존재가 되고 싶어. 기억되고 싶어. 각인되고 싶어. 사라지고 싶지 않아.

 그리고 세계는 그 꿈에 값을 매겼다.

 가격은 5천조엔. 그 돈을 지불한 인간은 그 어떤 인간보다 위대한 삶을 살고, 이 별의 혼의 특기로 각인되어 불멸의 삶을 누리게 될 것이다.

 금서의 사기였다.


 5천조엔 <욕망>을 대하는 자세

 정말 많은 일이 있었던 세션이긴 하지만... 인간의 욕망을 복어마냥 부풀려서 빵 터트리는 세션인 만큼, 금서전에서는 PC들마다 욕망에 대한 나름의 견해들을 밝히더라고요. 그게 재미있어서 발췌해보려고 합니다.



 자신이 그 누구보다 나약한 인간이었기 때문일까요. 비비는 욕망 앞에 선 인간에게 초점을 맞춥니다. 욕망은 언제나 인간을 능가하는 법이니까요. 그리고 욕망의 강도는 그것을 이룰 수 있다고 믿는 기대와 비례합니다. 얻을 수 없는 것을 욕망하는 인간은 없어요. 얻을 수 있으니까, 정확히는 얻을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 욕망하게 됩니다.

 비비는 그런 기대감을 가장 경계하는 인물이에요. 뭔가를 기대하게 되면 욕망하게 되고, 욕망은 자아를 휘두르기 때문이죠. 그럴 바엔 차라리 소중한 것이 없는 상태로 살아가는 것이 낫다.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은 채로 살아가는 것이 낫다고 생각하는 것이 비비의 대죄인 나태의 핵심입니다.

 물론 과한 기대는 언제나 과한 상처를 낳는 법입니다. 하지만 저는 어느 쪽이냐 하면, 비비와는 정반대로 잔뜩 기대하고 잔뜩 실망하는 게 낫다는 주의에요.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으면 무미건조한 삶을 살게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High Risk, High Return이잖아요. 기왕 사는 거 리스크 테이킹하며 살아야죠.

 그리고 어차피 인간은 나이가 들수록 서서히 기대를 접게 되잖아요. 어차피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일이라면 미리 포기하고 싶지 않습니다. 저는 기대할 수 있는 한 기대하고 상처받을 수 있는 한 상처받는 삶을 살고 싶어요. 물론 그러고 싶다는 거지 실제로 그렇게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뜻은 아니지만요. 그런 점에서 비비랑 저는 다른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요 녀석을 움직이는 게 참 흥미롭기도 하고 재미있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마지막에 비비가 어떤 결말을 보여줄지 가장 기대하는 사람은 저 일지도요.


 제냐도 흥미로울 정도로 자기 자신의 신념과 맞닿아 있는 이야기를 해주고 있어요. 그 누구보다 세계의 정상성을 질투하고 있으면서도, 사람들의 욕망을 허무하다고 단정 짓는 모습이 흥미로워요. 이런 점에서 제냐는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탐내는 것들 ㅡ 돈, 명예, 사랑 ㅡ에 굶주린 것도 아닌 듯합니다. 오히려 그런 것들을 경멸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요.

 제냐에 대해서는 2화에서도 얘기했지만, 자신의 존재를 확립하기 위해서 세상을 질투하는 존재라고 생각해요. 남들이 무엇을 원하든, 그리고 무엇을 정상이라고 지칭하듯 그것은 제냐에게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제냐는 타인의 인정을 바라서 질투를 하는 게 아니라 자신의 자리를 만들기 위해 싸우고 있는 중이니까요.

 돌연변이가 세상에 인정을 받는 방법은 셋 중 하나입니다. 자신의 비정상성을 숨기거나, 자신의 비정상성을 열등한 것으로 받아들이거나, 자신의 비정상성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는 것 중 세 가지입니다. 

 이마에 달린 눈을 앞머리로 가리거나 
 그런 자신의 모습을 비웃는 사람들에게 주눅이 들어 살거나
 당당하게 이마를 드러내고 뭐 어쩌라고? 하면서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거죠.

 제냐는 여기서 세 번째를 선택한 인물이 아닐까 싶어요. (현재까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딱히 남들이 그녀 자신의 비정상성을 인정해주지 않아도 상관없습니다. 자신의 자리를 스스로 만들겠다는 의지로 이 세상의 모든 정상성을 질투하는 것이니까요. 2화에서도 말했듯 제냐의 질투는 투쟁이고 독립입니다. 정상성을 향한 욕망으로 가득 찬 사람들을 가련하게 여기는 시선은 여기서 비롯된 것일 거예요. 멀쩡한 삶을 살면서도 만족할 수 없는 사람들을 향한 동정인 거죠.


 반면, 미네르바는 어째서 사람들이 정상성을 탐욕 하는지 궁금해합니다. 이 대사 자체는 왜 하필 5천조엔이냐는 플레이어들의 궁금증(?)이 표현된 것이긴 하지만, 미네르바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이 대사는 사람들은 왜 5천조엔의 돈을 원하는가? 즉, '왜 사람은 그 돈을 욕망하는가'에 대한 질문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욕망으로부터 도피하고자 하는 비비, 자신의 욕망을 지키고자 하는 제냐와 달리 미미는 자신이 무엇을 욕망하는지 알아가고 있는 PC지요. 또는, 자신이 욕망할 만한 것이 무엇인지를 탐색 중인 PC이기도 하고요. 그런 미미에게 이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일제히 욕망하는 '5천조엔'이라는 존재는 꽤 흥미로운 주제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AI인 미미로서는 아무리 욕망해보려고 해도 저 많은 돈에 매력을 느끼지 못할 테니까요.

 그렇담 언젠가 미미가 무언가를 욕망하게 된다면 과연 그 대상은 무엇이 될까요? 결국 마지막까지 아무것도 욕망하지 않은 채로 끝나는 것도 굉장히 미미다울 거라고 생각합니다만, 만에 하나라도, 그런 미미가 뭔가를 욕망하게 된다면 무엇을 욕망하게 될지 굉장히 궁금해요. 그게 그의 대죄 - 폭식이 도달하는 궁극의 지점일 거라고 생각하니 더 룽하게 느껴집니다.

 저는 무욕무취의 캐릭터가 유욕유취의 존재로 거듭나는 이야기를 진짜 너무너무 좋아해요. 애초에 비비를 그 목적으로 만든 캐릭터이긴 하지만, 이 주제에 보다 부합한 캐릭터는 미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미미의 행보에 자연스럽게 관심이 가기도 하고요. 뭔가를 욕망하는 미미도, 결국 아무것도 욕망할 수 없었던 미미도, 이도 저도 아닌 제3의 길을 선택하게 될 미미도 모두 흥미롭습니다.

 미미는 정말 멀티 엔딩(?)으로 루트를 보고 싶은 캐릭터인데ㅠ 이럴 때는 TPRG의 일회성이 조금 아쉽게 느껴지기도 하네요. 한편으론 단 하나의 길만을 걸으리라 생각하니 기대도 돼요. 다른 모든 선택지를 포기하고 선택한 그 하나의 길은 미미 그 자체를 표현하는 길이 될 테니까요.


  캠페인을 여럿 하고 있지만, 이렇게까지 PC에 대해서 탐구하는 세션은 <SeveN>이 유일한 것 같습니다. 이 캠페인이 욕망과 관련된 이야기를 다루다 보니 저도 모르게 PC들의 욕망과 행보에 대해서 자꾸 주목하게 돼요. 이런 글 쓰는 걸 정말 좋아하다 보니 <SeveN> 후기 쓰는 시간은 늘 즐거워요 :) 이제 3화밖에 안 남았다니 아쉬울 정도로요.

 금서전까지 이렇게 후레 연출일 수 있는 건가 

 여튼, 그렇게 시작된 금서전... 자체는 평이하게 잘 진행되었습니다ㅋ 싸우는 동안 주사위가 날뛰거나 미치는 일도 없었어요. 각자 준비한 마소를 착착 써가면서 잘근잘근 금서 놈을 찢어주었습니다.

분과회원들 배려로 막타도 쳤고요ㅋ


 클라이맥스가 오늘 세션의 첫 전투라니 이게 무슨 일입니까 증말ㅋㅋㅋ... 4화는 좀 빡셀 듯하니 장서 트리 제대로 리빌딩해서 가져와야겠어요. 확실히 마기로기는 극서포터는 재미없는 것 같아요ㅠ0ㅠ 1:1 전투 비중이 크다 보니 어느 정도 자기 대미지는 자기가 챙겨야 하는(?) 느낌입니다. 흑...

 어쨌든 분과회원들이 소중하게 물려준 막타;_; 힘내야겠지요. 멋진 묘사로 금서를 날려주기로 합니다!

벼랑 위의 비비


 ㅋ... 죄송합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번 세션에서는 이것보다 더 그럴싸한 묘사를 찾지 못했다^-^;;; 나름 메인 페이즈에서 금붕어 역할 했던 것까지 이챠저챠해서 잘 묶지 않았나요? 저는... 그리 생각하는...ㅠ


 아... 율리님...ㅋㅋㅋㅋㅋ 율리님이 이렇게 좋은 마스터랍니다 여러분... 제 허술하기 짝이 없는 막타 선언도 저렇게 온 마음으로 받아주신다구요ㅠ_ㅠ 흑흑 율리님 사랑해요... 오늘도 율리님이 주신 물고기 밥을 먹고 비비는 생존했습니다... 차박차박 크고 있는 비비... 마지막 화에서는 율리님과 함께 대서양을 건널 니모가 될 것이에요... (니모면 죽는디)


엔딩 페이즈


 폭풍이 지나간 자리엔 아무것도 남지 않듯, 5천조엔의 욕망이 지나간 자리에는 땡전 한푼 남지 않았다.

 그러나 아무것도 가지지 않게 된 뒤에야 사람들은 그 너머에 있는 서로를 보게 되었다. 50엔을 가지든, 500엔을 가지든 우린 모두 언젠가 소멸할 존재이다. 모든 것은 언젠가 사라진다. 5천조엔이라고 해도 마찬가지로 반드시 흩어진다.

 떠들썩했지만 곧 사라질 이 마법 재앙의 흔적 또한 남겨둔 채, 분과회 <나태한 자는 게걸스럽게 질투를 탐하니>는 왔던 곳으로 돌아간다. 마법사조차 완전하지 않은 세계 속에서 그들은 새로이 다가올 소멸 앞에서 현재에 머문다.

 ....

 삶은 풍랑이 휘몰아치는 성난 바다이니
 인간은 거품에 휩쓸린 가련한 제물에 불과하오


 이제 내 가면을 쓰고 웃어볼 테니
 이는 파도 속에서 춤추기 위해서요

 그로 인해 삶은 마침내
 제사가 아닌 축제가 될 것이오


 신부 사냥의 개막

 금서는 잡았지만 로쿠분기 시는 엉망진창인 상황입니다. 이런 사건 해결하고 나면 참 포탈 아니라서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어요(?) 여튼, 비비는 옆구리에 유이와 펠릭스를 끼고, 제냐는 금서를 대법전에 반납하고, 미미는 다시 비비의 소유로 돌아가게 됩니다.

 그런데...

제... 제냐가...


 제냐가 납치됐어!!!!!!!!!!!!! 아니 이게 무슨 ㅇ리이야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왜 에필로그에서 또 패닉이어야 하는 건데요;;; 이놈의 세션 처음부터 끝까지 사람 머리채를 붙잡고 놔주질 않네!!! (짜릿그자체)

 와, 계속 제 후기를 읽어온 분들은 아시겠지만 저희 분과회는 제냐의 재량에 상당 부분 의존하고 있었던 분과회거든요. 전투야 물론 미미도 있으니 듬직하지만 (비비:뻐끔) 상황을 파악하거나 조사하는데 있어서는 제냐의 뒤를 따라갔던 게 사실입니다ㅠ 실질 분과회장이라고 과언이 아닐 만큼 신뢰하고 있었던 제냐가 납치되면서 세션이 끝나다니... 저희의 황당함... 도저히 텍스트로 전달할 수 없어 <ㅇ>

그래서 현장을 스샷으로 퍼왔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그런 뜻이겠죠. 4화는 저희가 제냐를 구하러 가면서 시작함과 동시에, 제냐가 주역이 된 이야기가 되리란 뜻이요! 후, 드디어 4화 만에 제냐가 주연이 이야기를 보게 되다니 이 또한 무척 두근두근한 포인트입니다ㅋㅋㅋ 그리고 아마 다음 편은 신부 사냥이 소재가 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신부 사냥은 룰북에서나 읽어 봤지 시나리오에서 경험해본 적은 없는지나 진짜 엄청 기대 중인 이야기입니다.

 그야말로 미친 서적경들의 기간제 살인 게임 같은 이 어마무시한 설정은, 정제된 이야기의 형태로 어떻게 표현했을까요? 그리고 그 이야기를 제나와 저희 분과회원들에게 맞춰서 어떻게 개변해주셨을지 몹시 기대됩니다. 율리님을 믿고, 니은님을 믿고, 상실님을 믿기 때문에 다음 이야기도 뻑적지근할 만큼 즐거운 이야기가 될 거라 믿어요.

 물론 비비도 만반의 준비를 해서 갈 것이고요.


 마지막 휴게소

 <미다스의 입맞춤> 후기도 이렇게 막을 내려봅니다^/^ 워낙 개그 시날이라서 웃기다크하하개웃기다 하는 말만 쓰면 어쩌나 싶었는데 초안을 하루 만에 적어버렸을 정도로(..) 쓰는 저도 재미있고 할 이야기도 많았던 세션이라 넘 뿌듯합니다! <SeveN> 캠페인 멤버분들 모두 모두 사랑하는지라 후기 쓰는 것도 늘 즐거워요ㅎㅎ 부족한 후기지만 늘 응원하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ㅅ; 이번 후기야말로 세션 전까지 전달 드릴 수 있도록 애쓸 것입니다!


 정말 정신 나간 개그 시날(...)이었지만 어찌 보면 남은 후반전으로 넘어가기 위한 마지막 휴게소가 아니었나 싶기도 해요. 그런 점에서 마냥 즐겁기만 한 이야기는 아니었습니다. 당장 다음 화가 4화라니 왜 이렇게 아쉬운지 모르겠어요ㅠ 저만 이렇게 정이 붙은 건지... 쫄쫄... 아쉬운 만큼 최선을 다해 후기를 남겨야겠지요! 이제 남은 건 마라탕밖에 없다는 그런 확신이 듭니다.

 언제나처럼 매 세션 최선을 다해 세팅하고 준비해주시는 율리님, 그리고 든든한 플레이로 함께 해주시는 니은님과 상실님께 무한한 감사를 드립니다. 2/3분기를 <SeveN> 캠페인으로 채울 수 있어서 그저 영광이에요ㅎㅎ 이 꽉 짜인 이야기의 감옥으로 한발 한발 나아가는 이 기분도 아찔하고 좋습니다/ㅅ/ 비비가 타락하는 그날까지, 또는 구원받는 그 날까지 우리 열심히 이야기를 쌓아 올려보아요! 공들인 탑일수록 와르르 무너뜨리는 재미가 있으니까요:D

 함께 웃느라 고생하셨습니다

 율리님 : 아휴, 벌써 반이나 왔네요ㅠ0ㅠ 매번 감사하고 사랑하고... (넙죽) 율리님의 개그 시날 마스터링은 처음이었는데, 세상에 개그 시날 마스터링 왤케 잘하세욬ㅋㅋㅋㅋ 몇몇 지문에서는 제가 혀를 내둘렀습니다... 뭔가 웃긴 상황이 하나 툭 삐져나오면 그냥 넘기지 않고 잽싸게 뽑아 올려서 /desc로 표현해주시는 센스에 그만^//^ 안 그래도 웃긴데 율리님 지문 때문에 더 웃겨서 푸후훗이 크하학이 된 경우가 많았어요ㅋ 휴, 개그 시날까지 이렇게 혼끼로 재미있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율리님의 사랑을 먹고 무럭무럭 자라는 비비에요ㅎㅎ... 남은 건 이제 4, 5, 6화이지요? 바벨 들어간다 쳐도 4편 정도 남았는데ㅠ 이제 진짜 후반전이 아닌가 싶어서 긴장도 되고 감사하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후기 꼼꼼히 쓰면서 따라잡고 있는 만큼 후반전은 정말 짜릿하고 멋진 이야기 만들어 보고 싶어요. 율리님이라면 어떤 마구든 함께해주시리라 믿고 4화도 기대하면서 러브레터를 접어 보냅니다 :D 너무 즐거웠어욬ㅋㅋㅋ 감사합니다!

 니은님 : 2화에 이어서 또... 고생하신 니은님ㅠㅋ 저도 2화에 이어서 여전히 무능했으니 비긴 거로 해요(?) 아무튼, 전 제냐가 좋습니다! 파먹을수록 뭐가 자꾸 나오는 캐릭터에요ㅋㅋ 처음에는 말수 적고 상처받은 소녀인가 했는데 이게 웬일이야 천하대장부고(..) 세션이 진행될수록 PC들이 불안정한 형태로 변할 거라고 생각했던 예상과 달리 제냐는 점점 더 단단해지고 있어서 흥미롭기도 합니다ㅎㅎ 제냐의 이 경도가 유지될지, 어느 시점에서 부러질지 그것도 지켜보고 있고요. (이렇게 말하니 변태 같은데 쫌;) 마침 다음 편이 무려 소재가 신부 사냥에 제냐가 주역인 듯하니(!) 제가 알던 제냐의 모습에 더해 모르던 모습까지 알게 될 것 같아 너무너무 기대됩니다ㅋㅋ 그도 그럴게 스스로를 괴물이라고 여기는 제냐가, 괴물들의 축제인 신부 사냥에 연루되는 셈이니까요... 하아... 니은님이라면 언제나처럼 조화로운 플레이 보여주시겠지. 4화까지 얼마 남지 않았는데 잘 부탁드려요!/ㅅ/ 저는 4화 후기도 또 찾아뵙도록!ㅋㅋ

 상실님 : 마찬가지로 고생 중인 상실님ㅠㅎㅎ 매번 감사할 따름입니다... 일단 미미가 너무 잘 싸워서(?) 든든하고요ㅋㅋ AI 알피 하시는 건 볼 때마다 신기한데 이번에 그 신기함의 정점을 찍었던 것 같아요ㅋㅋㅋ 아 중간에 그거랑 그거... 네 뭔지 아시쥬? (스포 포함 후기를 가리키는 손짓) 상실님 플레이는 초밥 같아요... 딱 필요한 것만 집어서 탁탁! 하고 내놓는데 그게 죄다 존맛이고 상황에도 너무 착 들어맞아서; 뭔가... 이상적인 스진러의 플레이를 보는 듯한 기분입니다. (웅장) 저도 나름 스진러라고 생각해왔는데 (넹?) 상실님 플레이 보면 좀 더 덜어내야 할 부분이 있구나... 하면서 배우게 되네요ㅎㅎ 뭔가 스진이 필요한 세션에 참가하게 되면 상실님 파쿠리(?)를 하면서 노력해보도록 하겠습니다ㅋㅋㅋ 휴, 다음 시날은 비비랑 미미가 힘내야 할 것 같아요ㅠ 미미에게 다 맡기지 않도록 비비도 열심히 리빌딩해서 갈 테니 함께 잘 해봤으면 합니다! 잘 부탁드려요: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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