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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 후기/마기카로기아

SeveN : 폭식은 끊이지 않고

by 에이밍 2021. 8. 7.

날짜 2021. 07. 03.
GM 율리피쉬 (@TRPG_jullyfish) -
PC1 상실 (@cyp_SSil) AI 미네르바
PC2 니은 (@exceed_ff) 제냐 코토프
PC3 에이미 (@ehrtlr) 비비 사하라

 

 갖은 욕망을 탐구하며 타락해가는 과정을 그린 <SeveN> 캠페인, 대망의 4화! 총 7화(바벨까지 포함하기로 했다!)로 이루어진 캠페인은 이제 반절을 넘어서 종반부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딱 캠페인이 재미있어지는 타이밍이죠. 그리고 실제로 이 세션을 기점으로 저희 파티에도 엄청난 변화가 찾아오게 됩니다... 하아, 흥분을 감추지 못하는 저 새기... 

 그동안의 <SeveN> 캠페인은 은은한 퇴폐미가 느껴지는 세션이었지만, 이번 세션을 통해서 서스펜스 세션(!)으로 거듭났습니다. 안개 속을 걸어가다 갑자기 찐득한 무언가를 밟고 붙잡힌 느낌이랄까요. 이걸 스포도 없이 어찌 말해야 한단 말인가ㅠ 오열

 하지만 언제나처럼 힘내보겠습니다. 캠페인 막 화를 찍은 뒤에 1화부터 후기를 복기하면 세션의 이미지가 하나하나 선명하게 남거든요. 이런 식의 플레이는 제 창작의 원천이 되기도 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발견하는 렌즈가 되기도 해요. 이번 세션을 계기로 <SeveN> 캠페인의 그림이 훨씬 선명해진 만큼, 저도 놓치지 않고 렌즈에 잘 담아보고 싶습니다.

 폭식은 끊이지 않고

 우선 이번 시나리오인 <폭식은 끊이지 않고>를 소개하겠습니다. 트레일러와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시나리오 개요

성 프리드라 여학교라고 하는 기숙사제의 여학교가 무대입니다. 이 여학교는 신부 사냥 시작 시점에서 이경화되어, 무력한 여고생들과 매우 건강한 어둠의 심장들과 별로 기운 없는 가축들이 가득 차 있습니다. 


 트레일러에도 나와 있다시피, 이번 세션은 어둠의 심장의 '신부 사냥'을 소재로 한 세션입니다. 신부 사냥에 대해서 모르는 분들을 위해 간단히 소개해 드리자면, 서적경들이 참가자들에게 온갖 종류의 가축 가면을 씌워놓고 그 안에 숨어있는 '신부'를 찾아낼 때까지 사냥을 하는... 개미친 축제입니다. 어둠의 심장 닉값하네 싶죠.

 하지만 플레이어로서는 솔직히 군침이 설설 도는 이야기입니다ㅋ 정신나간 서적경들을 상대로 도망다닌다는 설정만으로도 이미 스릴 쇼크 서스펜스잖아요. 게다가 이 가축 가면이 어떤 걸 썼느냐에 따라서 능력이 제한되는 둥 다양한 효과가 있단 말이죠... 이거 제대로 써서 신부를 쫓는 서적경 vs. 신부를 지키는 마법사 데스 게임해도 너무 재미있을 거 같고, 아무튼 개인적으로는 무척 구미가 당기는 설정입니다. 어지간한 라노벨 한 권 나올 설정인데 이걸 어둠의 심장 설정 페이지에 툭 던져놓고 말다니... 장사할 줄 모르는 카와시마... (그래서 감사합니다...)

 이번 세션에서 PC들은 신부 사냥의 먹잇감이 된 앵커를 구하기 위해 기숙학교로 뛰어들게 됩니다. 개인적으로 기숙학교 설정을 무지하게 좋아합니다. 별도의 규칙을 가진 폐쇄 공간은 어디가 되었든 좋아요ㅋ 그 안에서 벌어지는 정신 나간 데스 게임... 이게 어떻게 재미가 없냐;; 게다가 이번 세션의 테마는 '폭식'입니다. 가축 가면을 쓰고 도망 다니는 우자들을 끊임없이 집어삼키려 드는 정신 나간 서적경과, 그런 서적경을 붙잡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마법사들의 이야기가 되겠습니다.

순전히 재미로 펼쳐지는 살육의 가면 파티


 배경이 이렇게 어둡다 못해 퇴폐적이기까지 하다 보니, 세션의 강도에 대해 좀 걱정하는 분들도 계실 것 같아요. 실제로 지금까지 했던 <SeveN> 캠페인 중에서는 가장 어두운 이야기이긴 했습니다. 진상도 상당히 충격적이고요. 하지만 자극적이거나 기괴한 장면의 묘사를 지향하는 시나리오는 아니에요. 논의를 통해 조절할 수 있을 정도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배경보다는 PC의 포지션이 문제인 시나리오라고 생각합니다. 이 세션에서 PC는 원하면 얼마든지 이 부도덕한 게임에 뛰어들 수 있거든요. 즉, PC의 도덕성에 대한 자유도가 굉장히 높은 시나리오라는 거예요. 원한다면 서적경하고 별반 다를 바 없는 존재가 될 수도 있습니다. (물론 그렇게 하긴 쉽지 않겠지만)

 이런 이유로 단편으로 플레이했을 때와 캠페인으로 플레이했을 때의 체감 차이가 매우 큰 세션이기도 합니다. 얘기가 나온 김에 단편과 장편의 차이를 짚어보죠.

 지르는 단편, 쌓아가는 장편

 단편과 장편의 가장 큰 차이라면 역시 단타와 장타의 차이겠죠. 극단적으로 말해서, 단편에서는 PC가 죽어도 상관없습니다. PC가 비참한 엔딩을 맞이해도 상관없죠. 호러 세션에서 단편이 강세인 이유도 이겁니다. PC의 안위에 대한 걱정 없이 공포의 극단까지 맛볼 수 있거든요.

 하지만 장편은 다릅니다. 적어도 마지막 세션까지는 PC가 살아 있어 줘야 해요. 전체적인 그림을 보고 진행해야 합니다. 그 과정에서 드는 수고도 단편의 몇 배는 되고요. 다만 이렇게 쌓아 올린 테이블만의 이야기나, 엔딩의 임팩트는 단편이 흉내 낼 수 없는 장편만의 영역이기도 합니다.

 <폭식은 끊이지 않고> 같은 경우에는 PC가 극적인 선택을 할 수 있는 여지가 몇 가지 있어요. 여차하면 PC를 날려도 그렇게 이상하지 않을 이야기가 됩니다. 그러니 만약 단편으로 즐겼다면 퇴폐의 끝을 볼 수 있을 거예요. 그걸 상정한 이야기처럼 보이기도 했고요.

 저희는 캠페인으로 즐겼기 때문에 그런 극적인 전개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럼 이 시나리오를 100% 즐기지 못한 걸까? 그렇지 않았습니다. 극단적인 전개를 피하기 위해 애쓰는 과정에서 생긴 억제력을, 캠페인의 도화선에 불을 붙이는 용도로 사용했거든요. 

 좀 더 쉽게 설명해볼게요. 캠페인의 PC는 마지막 화까지 가능한 한 착한 아이로 지내야 합니다. 섣불리 죽지 않아야 하고, 섣불리 극단적인 선택을 해서 이야기의 흐름을 망가뜨리지 말아야 해요. 그리고 착한 아이로 지내기 위해서는 상당한 내적 긴장감이 필요합니다. 그렇게 고군분투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시야가 좁아집니다. 이번 세션을 잘 매듭지어서 다음 세션으로 무리 없이 나아가는 것이 최우선 임무가 되는 거예요. 

 캠페인 PC의 시야는 필연적으로 좁아질 수밖에 없고 사각지대가 생기곤 합니다. 시나리오 기반의 캠페인은 이런 경향이 더 심하죠. 그래서 가끔 장편 캠페인은 시나리오 기반보다 오픈 월드 기반이 더 좋지 않은가 싶기도 한데요, <SeveN> 캠페인은 이 좁은 시야의 이점을 확실하게 사용합니다. PC들이 성실한 플레이를 하느라 놓칠 수밖에 없었던 사각지대에, 보이지 않는 도화선을 깔아 놓고, 어느 시점이 되자 불을 붙여 캠페인 전체를 타오르게 만든 거예요. 


 어? 그러고 보니 당신, 이거 잊고 있지 않아?
 
 이 한 마디로 갑자기 성실하게 깔아온 도미노가 와르르 무너져 내리기 시작하는 거예요.... 와, 이 장관을 어떻게 설명해 드려야 할 지ㅋㅋㅋ 스포 없이 이 이상 설명하려니 힘드네요^_T 장편의 맹점을 역으로 강점으로 활용한 엄청 멋진 캠페인 운영이었습니다. <SeveN> 캠페인이 완전히 끝나면 단편으로 장편을 엮는 방법론에 대해서도 써보고 싶더라고요.

 데스 게임 속에서 살아남기

 그럼 저희 세션 얘기를 간단히 해보죠. 이제 지난 세션을 같이 좀 돌아봐야 할 것 같습니다. 슬슬 그럴 타이밍도 됐고요.


 <그 묘비의 이름은>은 PC1인 미네르바의 이야기였습니다. 미네르바의 탄생과 기원, 그리고 그의 미래에 이야기였죠.


 <짧은 이별>은 PC3인 비비 사하라의 이야기였습니다. 비비의 잃어버린 과거에 대한 이야기였고요.


 <미다스의 입맞춤>은... 개그ㅋ

 그리고 이번 세션인 <폭식은 끊이지 않고>는 PC2인 제냐 코토프의 이야기입니다. 세상과 자신의 거리를 끊임없이 재고 있는 제냐를 이 세상으로 확 끌어들이기 위해 아가리를 벌리고 덤벼드는 듯한 이야기였어요.

 즉, 이번 세션을 시점으로 PC들의 개별 이야기는 어느 정도 마무리가 됩니다. 재미있는 건 PC들에게 주어진 문제가 각각 과거, 현재, 미래에 대응하는 것 같다는 거였어요. 

 

 비비는 과거의 일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고민해야 하고 = 과거

 미네르바는 어떤 자신이 될지를 고민해야 하며 = 현재

 제냐는 어떤 미래로 나아갈지를 선택해야 합니다. = 미래

 

 이 문제에 대한 답은 캠페인 내에서 찾아질 수도 있고, 미답인 채로 남겨질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이 캠페인만 하고 은퇴할 PC가 아니라면야 문제를 어떤 식으로 받아들일지는 PL 하기 나름이겠죠. 

 

 아무튼 세션은 서적경에게 납치된 제냐가 신부 사냥에 '가축'으로 참가하게 되는 것부터 시작됩니다. 공교롭게도 신부 사냥이 벌어지는 장소는 제냐가 재학 중인 기숙 학교였고요. 제냐는 서적경의 명령으로 이번 신부 사냥의 뒤에 도사리고 있는 진실을 알아내라는 명령을 받게 됩니다. 비비와 미네르바는 제냐를 구하기 위해서 기숙 학교로 들어오게 되고요.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 자체는 크게 어렵지 않았어요. 마기로기답게 열심히 핸드아웃을 조사하고, 단장을 두들겨 패다 보면 진상에는 도달합니다. 그런데 이게 진상이ㅋ 예상을 하려고 했으면 할 수 있는 부분이긴 했는데, 그다지 예상할 생각을 못 하고 있다가 당하게 되는 그런 류라(..) 앗시바 하면서 지뢰 터지듯이 쏟아지는 클라이맥스가 인상적이었습니다. 그 지뢰밭 한가운데에 고고하게 눈을 부릅뜨고 있는 제냐도 무서웠고요ㅎ...

 

 PC의 납치라는 흥미로운 도입으로 시작해, 신부 사냥을 소재로 한 배덕하기 짝이 없는 메인 페이즈를 거쳐, 클라이맥스의 핏빛 지뢰를 뚫고 나와 맞이한 것은... 갑자기 또르르 떨어져 나온 나사 한 조각이었습니다. 어? 이상한 일이네요. 분명히 톱니바퀴를 돌아가고 있었는데.


 각자의 시간을 달리고 있던 PC들의 쳇바퀴가 일제히 멈춥니다. PC들은 벙찐 채로 쳇바퀴에서 나와 주위를 살펴봅니다. 과거, 현재, 미래의 문제는 이제 하나의 지점을 향해 달려갑니다. 진실이라는 목적지를 향해서요. 

 톱니바퀴를 돌게 하는 나사들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PC 소개입니다... 만, 이상하게 평소보다 현타가 오네요ㅎ 지금까지 4편의 후기를 쓰면서 열심히 PC들의 족적을 따라가고 있었는데 왜, 왜 그런 일이ㅎㅎㅎ 자세한 건 스포일러 포함한 후기에서 얘기하도록 하고... 이번에도 한 명 한 명 면담해봅니다.



"이 겁쟁이에게서 소중한 것을 빼앗아 가세요"

비비 사하라

사서 학원 / 대죄 : 나태 / 에이미

한 줄 평 : 임시 분과회장, 감투 주면 잘하는 스타일?

 

 제냐의 부재로 잠시 분과회장(그것도 2인 분과회(그중 한 명은 핸드폰 어플(즉 사실상 나는 나 혼자 분과회한다)을 맡은 비비입니다. 빌드를 서포터 지향으로 짰더니 뭔가 활약할 구간이 안 나오면 전혀 활약하지 못하는ㅠ 바보멍충이인데다가 주운도 제 PC치고는 결정적일 때마다 구려서 지난 화까지 금붕어를 담당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왠걸ㅋ 감투 씌워주니 평소보다 잘하더라고요(?) 플레이어로서 정말 쪽팔린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ㅋㅋㅋㅋㅋㅋ 진짜 대죄가 나태 아니랄까 봐 어르고 달래주지 않으면 안 움직이는 놈이더군요...ㅋ 뭐, 덕분에 무사히 임무를 해결할 수 있었으니 다행이긴 합니다만, 그래도 쪽팔린 건 쪽팔린 거죠... 응응...

 

 제냐 없는 틈을 타서 분과회장인 척 오지는 롤플도 개인적으로 좀 즐거웠습니다. 비비가 암만 떠들어도 꿈쩍도 하지 않는 미미도 포인트고(?) 아아 이렇게까지 놀리기 좋은 오지상이 될 생각은 없었는데 (은은...) 나름 아저씨 캐릭터 하나 만들어보자고 생각하고 만든 PC였는데 제냐와 미미에게 절찬 놀림당하는 서포터로 성장해서 정말 뿌듯합니다ㅋㅋ 
 


"무가치한 파편들"

제냐 코토프

서공 엽귀 / 대죄 : 질투 / 니은님

한 줄 평 : 작아도 이빨은 이빨이다 물리면 베인다


 드디어 시나리오의 주역이 된 제냐...ㅋ 참 오래 기다렸죠^__^ 심지어 도입부터 납치당하면서 시작했습니다. 제냐는 저희 분과회의 실질적인 리더(?)인 만큼, 이 전개가 모두에게 충격적이었는데요. 하지만 몸이 작아져도 라이온은 라이온, 타이거는 타이거. 뾰족한 이빨로 존재감을 드러냈답니다. 공방근이 111이 되어도 별로 약한 느낌이 안 들더라고요ㅋ 역시 티알은 주사위가 아니라 가오이니라(?)

 이번 세션의 주연인 만큼 상당히 힘든 역할과 자리를 맡게 되었는데, 제냐답게 씩씩하게 잘 헤쳐나가더라고요(?) 그동안 앵커와의 관계가 크게 진전될 타이밍이 없다 보니 좀 드라이하게 진행된 것도 있지만 설령 앵커랑 돈독했다고 해도 제냐의 반응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을 것 같아요. 어쨌든 이건 마법 재앙이고? 금서를 잡아서 해결하면 되는 일이니까? 지금까지도 제냐는 마법 재앙에 대해서는 해결해야 할 안건으로 생각하고 뚝딱 처리해왔으니 이번에도 참 제냐 다운 전개라고 생각했어요.

 솔직히 이번 세션에서는 사건의 발단이 된 앵커보다는 시나리오에 등장하는 모NPC와의 관계가 훨씬 흥미진진했었어요ㅋ 아니..? 그 냉랭한 제냐가...? 이런 피폐 로판 시츄에이션의 주인공이 된다고?!?!ㅋㅋㅋ 하면서 침 질질 흘리며 지켜봤는데 이야 이거이 은근 맛집이더군요^_^ 상상력 조금 보태면 로판 단편 한 그릇 뚝딱일 것 같은 조합이라 너무 재미있었어욧ㅋㅋㅋ 자세한 건 후기에서!^^

 제냐가 이번 사건으로 어떤 변화를 겪고 있는지 따라가 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아요ㅎㅎ 질투라는 대죄 때문에 뭔가 독특한 캐릭터가 되어서 늘 분석하는 재미가 있는 제냐입니다. 

 

 "미해결 증명불가 오류코드"

AI 미네르바

외전 학원 / 대죄 : 폭식 / 상실님

한 줄 평 : 일했다, 열심히


 미미는 이번에... 정말 열심히 일한 것 같습니다(..) 포지션이 그럴 수밖에 없었던 거 같기도 해요. 신부 사냥 중이다 보니, 안 그래도 PC들이 적극적으로 움직이기가 어려운데 (게임 진행이 아니라 스토리 상으로!) 미미는 더했으면 더했지 덜하지 않았겠죠. 그래도 그 와중에도 열심히 팀을 서포팅하며 달려준 미미입니다. 점점 더 듬직한 소프트웨어가 되어가고 있어..!

 슬슬 종반부로 가는 단계이다 보니, 예전보다 더 적극적으로 자기 의견을 내거나 / 고민을 해보거나 하는 모습이 보여서 좋아요. 좋은 징조... 라고 생각해야겠죠! 개인적으로 미미가 비비나 제냐에게 맞서서 자기 의견을 내세우는 날을 기다리고 있어요. 그리고 곧 멀지 않은 듯하고요.

 상실님은 그다지 의도한 건 아니시겠지만(?) 미미의 뒤를 따라가고 있으면 인간의 인격이 어떤 과정을 거쳐 형성되는지(..)가 보여서 재미있어요ㅋ 백지상태에서 뭔가를 인식하기 시작하고, 판단을 하고, 주장을 하는 그 지성의 진화 과정이 미미의 변화에서 은근슬쩍 묻어나는 게 괜히 신비롭고 그렇습니다. 이런 류의 캐릭터를 플레이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그런 과정을 따라 롤플하게 되는 것 같기도 하고요.

 여튼 오늘도 열심히 정보를 수집한 미미. 본인의 대죄인 폭식에 대한 정보를 잔뜩 섭취했을 텐데, 이게 다음 세션, 또 그다음 세션에서는 어떤 식으로 드러나게 될지 궁금합니다. 


 휴, 자 그럼 심호흡하고 본문 후기로 넘어가 보겠습니다! <SeveN> 캠페인을 롤러코스터로 비유하자면, 이제 꼭대기까지 올라와 딱 떨어지는 기로에 선 세션이었는데요. 떨어지기 직전에 저희가 본 그 충격적인 광경이 무엇인지, 천천히 레일을 올라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 스포일러 포함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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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닝 페이즈


 이 광경을 몇 번이나 보고 있는 걸까. 그리고 앞으로 몇 번이나 보게 될까.

"나도 너희가 궁금해하는 걸 똑같이 궁금해하고 있어."

 남자는 호기심 어린 눈으로 이야기를 쫓는다. 재판장과 같았던 그 눈은 이제 탐정을 닮았다. 그는 우리의 이야기 속으로 파고든다. 무언가를 찾고 있는 것처럼.

 ㅡ혹시 당신이 찾고 있는 게 이것일까?

 그날을 떠올려본다. 


  이번에도 여지없이 남자에게 저희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도입으로 시작합니다. 지난 화 후기에서는 혹시 재판을 받는 게 아니냐는 추측을 했었는데, 이번에 말하는 걸 보니 수사 중인가? 싶은 기분이 들더라고요. 도대체 너 정체가 뭐냐ㅇ_ㅇ;

 사실 아직 추측하기 이르긴 하지만 이번에 벌어진 어떤 사태(!) 때문에 슬슬 정체가 보이는 것 같기도 한데요... 설마 그 녀석일까 싶은데, 그럼 왜 여기서 이러고 있는 건지도 좀 궁금합니다. 

 아무튼, 여느 때처럼 저희는 과거의 일을 떠올립니다. 이번 사건은, 그래요. 제냐가 자취를 감춘 것부터 시작되었죠.


 도입 페이즈


 눈을 뜨니 카페트 위였다. 참고로 이런 곳에서 눈을 뜨는 것은, 그리 흔한 사태가 아니다. 더군다나 제냐 코토프에게는 더욱 그러하다. 그녀는 아무 바닥에서나 누워서 잠을 청할 정도로 잠에 궁하지 않다. 어쨌든, 눈을 떴다. 그곳은 거대한 저택이었다. 

 "깼나?"

 두 눈을 가면으로 가린 남자는 제냐를 내려다보며 말했다. 얕보였다. 화가 나지만 뭐라고 할 수도 없었다. 기습을 눈치채지 못한 건 분명한 제냐의 실책이었으니까.

 "신부 사냥의 조사를 도울 마법사가 필요하다."

 평소 같았으면 바로 마법전을 걸어 쳐부쉈을 서적경이지만 이번엔 그러지 못했다. 제냐의 얼굴에도 가면이 씌워져 있었으니까. 가축을 닮은 가련하고도 고약한 가면이.

 엽귀, 제냐 코토프는 그렇게 서적경의 노예가 되었다.
 


 요한 얼굴 좀 보고 가시죠


 지난 화에서는 목소리와 향기만 놔두고 간 그대... 이번에 드디어 얼굴을 보게 되었습니다. 언제나 정성스럽게 NPC 핸드아웃을 그려와 주시는 율리님의 NPC이니만큼 이번에도 멋있을 거라고 기대하고

 

 


 아니ㅁㅊ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올빽 머리에 가면이요...? 거기까진 좋은데 색감... 색감 진짜 어떡하실 건가요ㅠ 전체적으로 잿보랏빛 도는 톤에다가, 넥타이는 진녹색이라니~_~ 색 조합 보고 기절했네요... 너무 고급지고 섹시해서... 이런 NPC 나올 줄 알았으면 여캐 만들어 왔을 텐데ㅋ 아 역시 마법사는 대충 성별 무성으로 들고 다녀야 하는 법입니다(새삼 깨달음)

 심지어 제냐랑 씬 만드는데도 이게 완전 납치 로판 시츄에이션이더라고요ㅋ 영문도 모르고 끌려온 제냐와, 네 힘이 필요하다고 일방적으로 광공짓하는 요한까지 아아~ 로판 한 그릇 뚝딱이다ㅎ 게다가 상대가 여태까지 츤쿨츤쿨만 반복해온 제냐라면? 그런 제냐를 제압할 정도로 강한 광공이 나타났다면? 이건 킹참지... 정말 침 질질 흘리면서 봤네요ㅋ (로그보니 좀 쪽팔릴 정도)

 아무튼, 요한이 내건 조건은 신부 사냥이 벌어지고 있는 성 프리드라 여학교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상한 일들의 정체를 알아내라는 것이었습니다. 성 프리드라 여학교는 제냐의 학교이기도 하니, 제냐에게도 나쁠 것 없는 제안이라는 거죠. 

 뭐, 제안이 좋든 나쁘든 간에 강제로 가축 가면 쓰고 공방근도 111된 마당에 요한을 거부할 힘 따위 없겠죠. 제냐는 복수를 다짐하여 성 프리드라 여학원으로 향하기로 합니다. 

 


 제냐가 사라졌다. 평소에 그 누구보다도 의지가 되는 마법사였건만, 이렇게 아무 말도 없이 가출을 하다니 비비는 참담한 심정을 감추지 못한다. 마법사는 수명이 제각각인 만큼 사춘기도 다른 시기에 찾아오는 걸까?

 그때, 정원의 문지기는 전한다. 제냐가 성 프리드라 여학원 근처에서 어떤 남자와 함께 발견되었다는 것을. 성 프리드라 학원에서 신부 사냥이 벌어지고 있다는 정보에 따르면 그는 서적경일 가능성이 높다. 

 ...뭐라고? 제냐가 서적경과 사랑에 빠졌다고?!

 이렇게 재미있는 구경거리를 놓칠 수 없 아아니 이게 아니라 서적경이라니, 제냐가 위험하다! 제냐를 구하러 가자. 일어나, 미미. 어서!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야. 


 하지만 오해할 만한 상황이었죠


 지난 화에서 제냐가 사라진 이후, 줄곧 그 뒤를 쫓고 있었다는 설정의 비비와 미미입니다만... 평소에 야물딱지기 짝이 없는 제냐가 갑자기 모습을 감추다니 비비로서 온갖 생각을 다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온건한 루트가 사춘기 반항이었고요. (제냐: 굴욕적이야)

 언제나처럼 정원의 문지기에게 임무를 받아 성 프리드라 여학원으로 향하는데요. 이제 정원의 문지기랑도 좀 친해졌달지ㅋ 사실 면상이 어떻게 생기셨는지는 지금에 와서도 알 수 없지만(..) 저희 분과회의 제4의 멤버 같고 좀 그렇습니다.


 그... 혹시나 해서 묻는 건데 설마 너 그... 아니지? (?) 아, 이게 무슨 말이냐면... 지금 저희 분과회원들이 찾고 있는 사람이 있어서 말이죠ㅠ 지금까지 만났던 사람 중에 그 사람이 있나 하고 열심히 조사하고 다니는 중입니다. (플레이어가요)

 아니, 갑자기 도입 소개하다가 사람을 찾다니 이건 또 무슨 말이냐고 하시면 흑흑ㅠ_ㅠ 조금만 더 함께 지켜보시죠! 아아 미치겠네 진짜 아아악 (모든 그림자를 노려보는 중)


 제냐를 찾아간 성 프리드라 여학원은 이미 이경이 되어 있었다. 더 이상 외부에서는 이 학교를 관측하지 못한다. 성 프리드라 여학원을 볼 수 있는 것은 초월의 영역에 있는 비비와 미미뿐이다.

 비비는 학교로 거침없이 발을 딛는다. 그리고 거침없이 튕겨 나간다.

 비비를 튕겨낸 것은 세계의 새로운 규율이었다. 신부 사냥이 진행 중인 성 프리드라 여학원엔 학생, 또는 학생을 동반한 사람만이 출입할 수 있었다. 이 세계에서 학생은 출입증에 불과할 뿐이다. 그때, 출입증이 그들 앞에 나타났다. 제냐의 친구인 사라가 마침 등교하려 하고 있었다. 사라는 비비를 보며 말했다. 

 이 학교가 보여요?

 옳거니, 너 평범한 우자가 아니구나? 비비는 망설임 없이 사라의 손을 잡았다. 미안하지만 잠시 학부모 역할을 하게 해줘야겠다. 네 사정도 들을 겸 말이야. 사라는 거부하지 않았다.

 한편, 제냐 역시 요한과 함께 학교로 진입한다. 가축 가면을 쓴 것도 모자라 노예 취급까지. 제냐는 굴욕을 금치 못한다. 하지만 이것을 견디는 것 또한 엽귀의 길이리라.

 그렇게 분과회 <나태한 자는 질투를 탐하니>는 성 프리드라 여학원에 전원 입성했다.


 이상한 세계 법칙, 이상한 우자, 이상한 학부모


 분과회 전원이 성 프리드라 여학원에 모이는 것으로 도입이 종료됩니다. 근데 참... 이상했어요! 본 무대에 들어가기도 전부터 허들이 있더라고요. 반드시 학교에 재학 중인 우자를 동반해야만 안으로 들어갈 수 있다는 세계 법칙이나,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나타나 함께 안으로 들어가려는 사라나, (미미의 표현에 의하면) 학부모가 되어버린 비비/요한의 입장이나ㅋ

 아, 사라는 이 아이입니다! 첫 세션이었던 <그 묘비의 이름은>에서 스쳐 가듯 나왔었는데 새로운 포트레이트로 찾아왔습니다^^)9 다시 만나니 반갑더라고요!


 근데 반가운 건 둘째치고 너... 눈이 빨갛다?ㅋ 눈이 빨간 캐릭터치고 평범한 우자는 없었던 것 같은데(?) 사실 그거 다 떠나서라도 수상합니다. 대놓고 저희에게 '이 학교가 보여?'라고 묻기도 했으니까요. 최소 월경자 이상이라는 거겠죠. 사라와 목적이 상충하지 않기만을 바랄 뿐인데 말입니다...

제냐와 요한의 혐관 듀엣


 한편, 제냐는 요한과 혐관 듀엣ㅋ을 찍고 있었습니다. 아니 근데 진짜 혐관 듀엣이라고밖에 할 수 없는 상황이라 너무 웃겼어욬ㅋㅋㅋ 요한과 함께 기묘한 세계 법칙이 지배하는 학교 안으로 진입한 상황 < 인 거잖아요. 여기서 탈출하려면 제냐는 싫어하는 서적경의 말을 따라야 하는 거고... 이렇게 말하고 나니 진짜 이런 소재로 언성 듀엣해보고 싶기도 하네요. 약간 미녀와 야수 느낌으로?

 여튼, 비비와 미미는 제냐를 찾아서, 제냐는 학교에서 벌어지고 있는 신부 사냥의 이상한 점을 알아내기 위해 성 프리드라 여학원으로 진입합니다. 신부 사냥이 무대가 되어버린 성 프리드라 여학원은 지금 어떤 모습일까요


 메인 페이즈

 1사이클 : 가시 덤불님이 보고계셔 

1-1. 비비 사하라


 
신부 사냥의 무대가 되어있을 프리드라 여학원은 평온하기 짝이 없었다. 부드러운 빛이 비추는 교실은 평소의 온화한 분위기가 느껴지고 있었다. 폭풍전야라면 폭풍전야일 시간. 그때 비비는 가면을 쓴 제냐를 발견한다. 제냐를 빨리 발견한 건 천만다행이었지만, 이미 가면이 씌워진 상태로 발견한 것은 낭패였다.

 그리고 제냐는 비비 일행과 함께 들어온 사라를 본다. 평소의 학교에서, 평소에 만나던 사라를 만난 것이지만 어쩐지 웃을 수 없다. 왜 이곳에 제 발로 걸어들어온 거지? 한 번 나갔다면 굳이 다시 들어와 목숨을 위험하게 만들 필요는 없을 것이다... 우자라면 말이지.



 비비 사하라는 붉게 빛나는 사라의 눈을 본다. 어둠을 오래 쫓은 자의 눈이다. 그녀는 말한다. 자신은 헌터라고.


 그렇지 붉은 눈은 이거지

 
 시작하자마자 제일 처음 깐 것은 사라의 핸드아웃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제일 궁금하잖아요? 혹시라도 적이면 빨리 떼어버려야겠다는 생각으로 핸드아웃을 뒤집었는데... 어머나 세상에ㅍ_ㅍ 블러드문에서 오신 분이었습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지난 세션 <미다스의 입맞춤>도 그렇고 타 룰에서 온 분들이 많으시네요(..) 남은 세션 하면서 다른 룰분들도 다 만나게 되는 거 아닌가 싶어요ㅋㅋ 

일단 동료가 된다니 반갑다


 한편으론 조금 긴장되기도 했는데요. 보통 입회인을 하나 얹어준다는 건... 전투 난이도가 높다는 뜻이기 때문에... U_U* 뭐, 미미와 함께 딜량의 한 축을 담당하는 제냐가 저렇게 너덜너덜한 상태(?)라서 준 게 아닌가 싶긴 했습니다만, 그래도 일단 공짜 입회인을 얻으면 긴장하게 되는 건 제가 마기로기를 너무 오래 한 탓일까요(..) 

 제냐 놀리기 재미써

 이번 씬에서 개인적으로 재미있었던 건 제냐 놀리기ㅋ 였는데요. 비비는 놀릴 생각까지는 아니었겠지만(?) 미미가 뚫어봤듯이, 플레이어인 저는 즐거워하고 있었습니다. 미안해요 늰님 ㅠ_ㅠ 그치만 빡치는 제냐 너무 사랑스럽단 말이여요ㅋ 

대충 이런 분위기ㅋ


 제냐 입장에선 진짜 다 패 죽이고 싶겠지만 가축 가면 때문에 힘이 봉인된 상태라 그러지도 못하고 아득바득하고 있는 게 참 재미진 광경이었습니다. 앞으로 세션 끝날 때까지 이런 광경을 몇 번이나 보겠어요(?) 한번은 봐주셔라^//^ 

 한편으론, 제냐를 놀리면서 플레이할 수 있을 정도로 분과회의 관계가 깊어진 거 같아서 뿌듯하더라고요. 하기사 세션을 4개 정도 함께 했으면 이미 가족이지 않겠습니까? 그래도 왠지 직접 티격태격하는 과정에서 괜히 제냐와의 친밀감이 느껴져 더 뿌듯하고 기억에 남는 장면이었어요ㅎㅎ 벌써 캠페인의 끝이 그려져 쓸쓸하기도 하네요... 곁에 있을 때 최선을 다해서 즐겨야지ㅠ_ㅠ

 

1-2. AI 미네르바


 본격적으로 조사에 나선 분과회 일행. 미미의 안내를 따라 기숙사로 향한다. 기숙사로 향하는 길에는 가축 가면을 쓴 여자가 있었다. 원래 이 학원의 학생이었을 것이다. 그가 다시 우자로 돌아갈 수 있을지의 여부는 그들의 손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물론 미미는 이런 무거운 짐을 원한 적이 없었다.

 빠른 사건 해결을 위해 미미는 기숙사를 스캔했다.


 기숙사 벽 너머에는 서적경이 지나가길 기다리며 떨고 있는 마법사들이 있었다. 우자도 모자라 마법사까지 구해야 하다니... 그러나 미미는 투덜대지 않았다. 미미에겐 아직 그런 감각을 느낄 만한 회로가 없었다. 기숙사를 스캔하고, 정보를 얻고, 분과회원들에게 그것을 전달한다. 언제나처럼 거기까지일 뿐이다. 

 ㅡ아직은.


 이빨로 기숙사를 조사해보세요

 
 돌아보면 미미의 조사 씬은 다 신박하고 좋았던 것 같아요. AI 마법사라는 정체성 때문에 더 그런 것 같지만, 이번에는 진짜 감탄했네요. 기숙사를 무슨 특기로 조사할지 고르시는데 '이빨'로 조사를 하겠다고 하시더라고요. 아니 이빨도 없는 미미가 도대체 어떻게? 하는데 이렇게...

ㅁ)00... 멋져


 이야, 어떻게 이런 발상을ㅋ 가끔 특기표에 있는 내용으로 조사 맞추려고 억지로 내용 짜낼 때마다 종종 현타가 오곤 하는데 (대체 뭘 위한 룰인가... 싶을 때가 가끔 있어서) 이렇게 멋진 방식으로 특기와 조사 내용을 맞춰주는 분들이 계실 때마다 이거G 이거YA 하게 됩니다. 특히 서적경을 늑대로 치환하는 거 정말 좋았네요ㅋㅋ 실제로 이 신부 사냥은 벌판에 늑대들 풀어놓고 마구잡이로 물어뜯으라는 듯한 싸움이기도 하니까요.

 그렇게 조사했더니 기숙사 너머에는 겁에 질려 벌벌 떨고 있는 마법사들뿐이고... 정말 늑대를 피해서 숨은 어린 산양들 같더라고요. 한편으론 좀 한심하기도 하고ㅋ 아 킹치만 이해해주세요. 지난 세션에서도 몽총이 마법사들 때문에 고생했잖아여ㅠ0ㅠ)

 그리고 문제의 씬표가 등장하니

 그리고 여기서 문제의 씬표가 등장합니다. 이 시나리오가 단편일 때와 장편일 때의 차이를 명확하게 보여줄 수 있는 무시무시한 씬표가 바로 이겁니다. 하필 이걸 또 미미가 뽑았는데요.


 아니 이렇게 대놓고 마법사한테 범죄를 저지르라고 종용하는 씬표 처음 봤어요; 살해라는 용어를 아무렇지 않게 쓰고 있다고요ㅠ0ㅠ 그리고 이 행위를 함으로써 PC들도 신부 사냥에 참여하게 되는 형색이 되는 게 진짜 어안이 벙벙... 

 심지어 보상도 너무 잔인해요. 가축 가면 쓰고 들어온 PC가 있는 상황에서, 우자를 죽이면 능력치를 1점 올려주겠다는 저런 미친 씬표갘ㅋㅋㅋㅋㅋ 어딨냐 진짴ㅋㅋㅋㅋㅋㅋㅋ 안 그래도 제냐가 가축 가면 써서 111인 상태인데! 그냥 대놓고 해볼래? 하는 거잖아요. 와, 정말 아닌 척 은근~히 패악 부리는 저 씬표에 감탄했습니다. 물론 저희는 당연히 살해하지 않는 쪽으로 선택했지만요.

 그런데 이게... 저희는 캠페인이니까 그런 거란 말이죠. 만약 서적경에 가까운 PC를 데리고 단편 세션으로 왔다면 충분히 할 수도 있는 거잖아요? 그 가능성을 생각하니 갑자기 엄청 짜릿해지더라고요. 

맞아 이게 다 종언황혼 때문임 두고보자


 ㅎ... 이쯤 되면 제 2021년 티알 테마는 타락이 아닌가 싶기도 하고ㅋ 애초에 이 캠페인도 타락을 전제로 하고 있으니까요(?) 여튼, 저 씬표 하나로 이 시나리오의 정체성이 드러나서 좋았네요. 마법사들도 원한다면 언제든 이 데스 게임에 참가해도 좋다는 저 광기의 손짓이... 섬뜩하고 좋았습니다. 이때부터 좀 내적 긴장감이 생긴 것 같아요.

 

1-3. 제냐 코토프


 
분과회원들은 제냐를 따라 옥상으로 향한다. 옥상으로 향하는 길목은 신부 사냥의 흔적으로 가득했다. 꽃으로 가득한 이경은 풀 향기와 꿀 냄새, 그리고 피비린내가 뒤엉킨 생명의 색기로 가득했다. 

 그리고 잠시 후, 그 장소의 주인이 모습을 드러냈다. 창밖에 드리워진 거대한 그림자는 번뜩이는 비늘을 출렁이며 옥상으로 향하고 있었다. 자연이 만개한 곳에 뱀이 나타나는 것은 그리 이상한 일이 아닐 것이다. 그것이 하늘을 가릴 만큼 거대하다는 것만 제외하면 말이다.

 뱀에게 홀린 듯 위로 향하는 일행을 가시덤불이 막아섰다. 들어올 수 없다는 것일까, 들어가지 말라는 것일까. 옥상에 다다르니 커다란 가시덤불 뭉치가 난간에 걸쳐져 있었다. 가시덤불 뭉치는 가축 가면을 쓴 마법사와 우자를 위로 끌어올리고 있었다. 그리고 식충 식물처럼 삼켰다.

 저놈, 서적경이군. 모두의 시선이 그를 향했다.


 Anthophobia : 식물 공포증

 
 아, 여러분... 저는 에코 호러가 좋습니다. 왜냐하면 실제로 에코는 무섭기 때문이에요. 쓰나미나 지진, 화산 폭발 같은 자연재해도 무섭지만 그냥 틈만 있으면 뿌리 내리고 살아남아서 번식하는 동식물이 무섭습니다ㅠ_ㅠ 그래서 좋아하는데요(?) 이 장면이 딱 에코 호러 같은 장면이라 너무 좋았어요. 


 묘사도 굉장히 공들여서 해주셨는데, 덕분에 학교의 이미지가 확 잡히더라고요. 이전까지는 약간 마리미떼(마리아님이 보고 계셔, 일본의 백합 여학교 만화)같은 이미지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때부터 아 여기 미쳣네ㅋ 미쳐가고 있네ㅋ 하는 느낌이 팍 들었달까요. 

 묘사가 그래서 그런지 약간 크툴루하는 느낌도 들어서 이색적이었습니다. 보통 서적경이 저렇게 찐모로 추잡하게 돌아다니고 그러지 않잖아요(?) 생각해보면 인간형 아닌 서적경이 훑고 다니는 건 또 처음 본 것 같아요. 그래서 더 크툴루처럼 느껴진 건가 싶기도 하네요. 진짜 신화 생물이라고 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모습이기도 하고(..)

1-4. 마스터 장면


 
 옥상을 빠져나와 교내를 걷던 일행은 보건실에 도착한다. 학생들의 건강을 책임져야 할 보건실에는 상냥한 보건 선생이 아닌 서적경 <편식가> ㅡ 요한이 기다리고 있었다. 어이, 보건실하고 식당을 헷갈린 거 아니냐고? 비비는 속으로 툴툴거려본다.

 이 까다로운 서적경은 이번 신부 사냥이 뭔가 이상하다고 말한다. 그것이 무엇인지 알아내기 전까지는 제냐의 가면을 벗겨주지 않겠다는 말에 분과회는 한숨을 잣는다. 어차피 신부 사냥을 내버려 둘 순 없으니 당장은 목적이 같다지만, 서적경에게 의뢰를 받아 임무를 행하는 듯한 광경은 아무래도 불쾌하다.

 뭐, 일단 신부 사냥 건만 해결하고 나면 그땐 뭘 하든 우리 마음이겠지. 소소한 리벤지 플랜을 세우며 돌아서려던 찰나, 요한이 물었다.

 "너희, 죄인이군?"

 ...무슨 말이지.


 서적경과의 동맹
 
 1사이클이 끝난 뒤, 요한에게 중간보고를 하
는 타임을 가졌습니다. 다시 봐도 요한은 잘생겼더군요ㅋㅋ 심지어 보건실에 앉아있고 흡하ㅎ(손님 왜 이러세요) 아무튼, 어찌저찌 서적경과 동맹을 맺은 뒤 본격적으로 조사에 나서는 내용을 다루고 있습니다. 항상 삐걱대기 바쁜 분과회원들이 왠일로 마음이 맞아서 웃기더라고요. 

가축 가면을 떼어달라며 일심동체가 되는 분과회원들ㅋ


 하지만 그만큼 제냐가 중요 인력이라서 말이죠... (은은) 이렇게라도 마음이 한데 모이니 좋긴 합니다^^ 4세션 만에 겨우 입이 맞은 나.질.탐 대통합의 현장ㅋ 귀하다고 생각해서 스샷했습니다. 뭐, 그렇다고 요한이 가축 가면을 해제해주지는 않았어요(..) 나름 이유가 명확해서 할 말은 없었습니다.

뭐, 네 말도 이해는 가는데

 

쳐놓고 뿌듯했던 드립ㅋ


 여튼, 심각한 학교 분위기에 비해 유쾌한 분위기로 임시 동맹을 맺게 되었답니다. 하지만 문제는 그게 아니었어요. 요한이 저희를 '죄인'이라고 부른 게 포인트였죠.

 처음으로 죄인이라 불렸다

 세션 중에 다른 누군가에게 '죄인'이라고 불린 건 이번이 처음이라 호옥하고 빨려들었던 장면이에요. 물론 PC들은 모두 대죄의 힘을 사용하는 죄인이긴 합니다만, 그런 의미에서 죄인이라고 말한 거 같진 않았어요. 정말 어떤 '죄'를 저질렀다는 듯한 느낌이 팍 들더라고요. 

 오프닝맨도 항상 저희를 '감옥'에 있다든가 '죄'를 지었다는 식으로 말하긴 했습니다만, 저는 이게 좀 더 미래에 지을 죄라고 생각했거든요. 적어도 5, 6세션쯤...? 그런데 요한이 말하는 걸 보니 뭔가 수상한 거예요. 마치 저희가 이미 죄를 저지른 것 같은 뉘앙스잖아요. 

 캠페인에 따른 부작용(?)인 착한 아이 콤플렉스에 의해 열심히 앞만 보고 달리던 저희에겐 뭐지? 싶은 발언이었습니다. 그리고 저희는 이번 세션이 끝날 무렵 알게 됩니다.

 아, 우리 죄인이구나하고요. 


2사이클 : 신부는 사냥을 끝내는 것을 허하지 않았다

2-1. AI 미네르바



 ㅡ 본격적으로 사건을 해결하기 위한 알고리즘을 작동
 ㅡㅡ 현재 상황에서 가장 위험한 존재는 가시덤불로 파악
 ㅡㅡㅡ 가시 덤불을 처리하기 위한 프로세스 작동.

 수북하게 쌓인 가시덤불이 생명을 과시하며 다가온다. AI는 절대로 가질 수 없는 것. AI는 생명을 모사할 뿐이니까. 그것을 안다는 듯, 가시덤불은 미미를 비웃으며 피비린내를 풍긴다.

 하지만 모사된 생명에 가치는 없는 걸까? 생명의 정의는 뭐지?

 생명 (명사) 1. 사람이 살아서 숨 쉬고 활동할 수 있게 하는 힘...

 사람이란 무엇인가?

 사람 (명사) 1. 생각을 하고 언어를 사용하며, 도구를 만들어 쓰고 사회를 이루어 사는 동물... 

 나는 사람일까?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PROCESSING ....


 이런 스전은 처음본다

 
 <폭식> 세션의 첫 전투는 미미가 열어주었습니다! 비비야 뭐... 전투잼병이니까 첨부터 나서긴 그렇고ㅎ 제냐가 없으니 미미가 나서주는 게 맞겠죠ㅠ_- 근데 이런 스전(스피드 전투)은 처음 봤습니다ㅋ 1라운드 공격 라운드에 싸움이 끝났거든요^^;; 어떻게 이럴 수 있는가 하면 사건의 흐름은 이렇습니다.

 

우선 시작하자마자 가시덤불이 요화를 걸었는데 펌블이 났고요
펌블 결과로 굴린 주사위가 3이나 나와서 마력이 반이나 까였고요ㅋ (3/6)
남은 반은 깡공으로 4댐 넣어서 이겼다고 하네요
자살해준 거니...? 덤브르와쿤...?


  ㅋㅋ아니 하지만 이건 정말 자살했다고밖에 볼 수 없는 싸움이었어요ㅋ 덕분에 미미는 특약도 못 켜고, 제냐도 자살 후 부활로 복종 상태에서 벗어나려던 계획도 어긋나게 됩니다(?) 어... 음... 어떻게 보면 이건 이것 나름대로 갓밸런싱이긴 한데요. 그래도 1라운드 공격 라운드에 끝나는 마법전은 처음이었습니다. 제 생에 가장 스피드한 전투 아니었나ㅋ (줄여서 스.전.)

손쉽게 파괴하는 미미


 뭐... 앞으로 전투할 일 좀 많아 보이니까 좋은 거겠죠? 적어도 저는 그렇게 믿습니다(..)

 판단하는 미미

 전투는 뭐... 그렇게 끝났다 치고요(?) 이 장면에서 주의 깊게 봐야 할 부분은 오히려 미미의 변화에 있었어요. 이번 세션부터 미미가 드디어 독자적인 판단을 하기 시작했거든요. 서적경을 확보한 미미에게 제냐는 서적경의 처리를 직접 판단해볼 것을 권유합니다.


 평소라면 직접 처리했을 제냐입니다만, 제냐도 눈치를 채기 시작한 걸까요? 미미가 점점 지성을 갖추고 있다는 것을요. 이에 대한 미미의 대답은 모범생 그 자체였습니다.


 어떤 마법사들에게는 별거 아닌 당연한 과정일 뿐이지만, 미미가 스스로 직접 문제를 인식하고 판단을 내려서 > 결단까지 행한다 << 이게 저희에겐 육아 포인트죠. 별거 아닌 장면인데도 괜히 흥미롭더라고요. 이제 미미가 어떤 사안에 대해 고집을 내리는 모습을 볼 수 있겠다 싶기도 하고... 무척 기대됩니다.

2-2. 제냐 코토프


 미미의 봉서를 뿌듯하게 지켜보는 것도 잠시였다. 일행은 가시덤불 너머에 가려져 있던 문을 발견한다. 문 너머에는 어딘가를 향해 꽃이 점점히 놓여진 통로가 펼쳐져 있었다. 바닥의 질감도 달라졌다. 미션 스쿨에서 이 정도로 공을 들여 짓는 장소는 하나뿐이다.

 예배당은 학교의 소란에도 무심하게 깨끗한 모습을 자랑하고 있었다. 그리고 제물이 올라가야 할 반석 위에 한 소녀가 꽃에 파묻힌  채 잠들어 있었다.

 앤. 제냐의 앵커였다.

 그토록 찾아다녔던 앤은 이곳에서 특별한 존재가 되어 있었다. 가면도 없이, 온전한 모습으로, 그저 내내 고운 듯했다. 제냐는 혼돈으로 그녀를 들여다보았다. 적어도 지금의 그녀는 제냐가 알던 그녀가 아니었으니까.

 그리고 제냐는 보았다. 그녀의 몸에서 뻗어져 나온 이경의 법칙을. 그 탐욕스러운 것은 텅 빈 앤의 몸 안에, 뻔뻔하게 들어가 있었다. 


 터키 아이스크림은 주긴 하잖아요
 

 그리고 2사이클에 들어서 겨우 앤의 위치가 발견됩니다. 지금까지 앵커들을 가만두지 않으셨던 율리님의 전적을 생각하면(?) 이번에도 끔찍한 상황이 아닐까 했는데 으 여어어억시ㅠ 그냥 조금 끔찍한 게 아니더라고요.

터키 아이스크림 : 흔히 줬다 뺏는 앵커를 이렇게 일컫는다.


 터.아식 운영(?)은 티알피지에서 참 잘먹히는 요소죠. 저도 매번 당할 때마다 흥겹습니다ㅋㅋ 하지만 이 터.아 서사가 재미있는 건 어디까지나 다시 돌려준다는 보장이 되어있기 때문이거든요. 근데 녹았어요ㅋ 앤 녹았다구욧!ㅋㅋㅋㅋ 이경의 법칙의 매개체로서 몸이 텅 비어버렸다는 겁니다ㅠ_ㅠ 아니 이걸 어쩌란 말이냐~!!

 설마 이렇게 무자비하게 앵커를 뜯어가진 않을 테고... 다른 방법이 있을 테니 조금 더 생각해보자/고민해보자 하는 쪽으로 나아가기는 했는데요... 너무 수상쩍고 불안한 거예요.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인지ㄷㄷ

오구 2


 졸지에 유령 신부가 되어버린 앤... 하지만 그걸 떠나서, 범인의 동기가 정말 궁금하긴 하더라고요. 이전까지는 신부 사냥이 목적이었나 싶었는데 이 장면을 보고 나니, 신부 사냥은 뭔가를 숨기기 위한 장치일 뿐이고 진짜 목적은 앤이 아닌가 해서요. 대체 앤이 어떤 아이이기에? 하는 의문을 져버릴 수 없었습니다.

 이런 상황이라면 역시 요한을 조사해볼 수밖에 없겠죠. 비비는 요한을 조사하러 가기로 합니다. 

 아니 근데 이 여자분 왜 자꾸 따라와

 ㅋ아니 근데 그거랑 별개로 일전에 미미 씬표에서 나왔던 여자분이 계속 따라오더라고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이 안죽여!ㅋㅋㅋ 신부 사냥 안한다곸ㅋ!!


 이게 또 씬표 중에서도 6번이란 말이죠... 그렇게 쉽게 자주 나오는 것도 아닌데 어째서야ㅋ 진짜 황당하기 짝이 없었네요. 살려달라고 따라오는 거겠지만 미묘하게 계속 스토킹 당하는 느낌을 져버릴 수가 없어섴ㅋㅋㅋ 아휴 알았으니까 이제 그만 나와 하고 길을 나섰죠. 근데...ㅋㅋㅋ (다음 씬에서 설명함)

 

2-3. 비비 사하라


 비비는 생각한다. 모두가 폭식에 젖어있는 이곳에서 홀로 냅킨조차 펼치지 않은 이가 있다. 그는 명백한 이레귤러이다. 파티에 참석할 생각도 없는 사람이 왜 물로 채운 와인잔을 들고 주위를 배회하고 있단 말인가.

 비비는 '편식가' 요한을 찾아가 묻는다. 목적이 뭐지? 이제 이 정도는 물어볼 수 있겠지.
 
 그러자 편식가는 텅 빈 와인잔을 내려놓고 말한다. 성의 없는 파티에 자신을 초대한 거라면, 테이블을 뒤엎고 싶을 뿐이라고.


 물로 판정하고 싶었어
 

 지난번 <짧은 이별> 세션의 일입니다만... 그때 처음으로 <물> 특기로 조사에 판정해서 한참 신났었단 말이죠. 제가 단 한 번도 <물> 특기로 조사를 해본 적이 없었거든요. 그리고 그 이후의 결과는ㅋ 후기를 참고해주시고... 여튼, 그때 넘 으악스발으악해가지고 다음에 기회 있으면 물로 재판정해서 성공한다는 지대한 꿈을 품고 있었더랍니다. 마침 기회가 된 거 같아서 이걸 어떻게든 연결해보려고 롤플을 달구기 시작했죠. 그 결과물이 이번 씬입니다. 

좋아 멋있게 가오 잡았고
비볐다ㅋ


 원하는 대로 <물> 특기로 판정을 하게 허락해주셨습니다^^;; 하지만 이 롤플 다시 보니 좀 뿌듯하네요ㅋ 솔직히 저거 칠 때는 머리에 아무 생각도 없어서 내가 뭔 소리를 하고 있나 싶었는데 다시 보니 대충 말이 되는 듯해서요(?) 더욱 뿌듯한 건 판정이 성공해버렸다는 겁니다^^)9


 그것도 무려 조로메로 말이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야아 심지어 꿈 분야 마소 발생이었어요^_^)* 물로 특기 판정해서 예쁘게 성공하고 싶다던 제 꿈이 이루어진 순간이었습니다ㅠ_ㅠ 정말 뿌듯한 씬이었네요. 

 그리고 알게 된 요한의 비밀... 뭐, 이 녀석은 서적경이긴 하지만 나름 좋은 놈이었어요(?) 진짜 편식가라서 허접한 신부 사냥에는 참여하고 싶지 않았던 것뿐인지라ㅋ 여튼 정상적인 방법으로 열린 신부 사냥이 아닌 걸 알게 되었으니 파티를 끝내기 위해 요한은 이 사태를 끝낼 방법을 알려줍니다. 이경의 매개가 된 앤을 학원 밖으로 데리고 나가면 될 것이라고요. 이렇게 탈출물을 찍게 되나 싶어서 두근두근했네요.

 이어지는 드라마

 앞서 저희를 계속 따라다녔던 여자 말입니다만...ㅋ 이번 씬 시작할 때 이런 씬표가 뜨더라고요.


 결국 우리 따라오다가 서적경한테 잡혔잖아ㅠㅋㅋㅋ 이쯤되면 거의 자아가 있는 NPC 아닌가요?ㅋ 주사위가 만든 우연이긴 하지만 이렇게 우연에 의해 생명체가 생겨나는 현상 좋아해요ㅋㅋㅋ 그래서 괜히 저 씬표 떴을 때 보고 엄청 웃었네요. 이거이 티알에서만 할 수 있는 경험인지라ㅎ

 당연히 서적경 예쁘게 두들겨 패서 보내줬다고 합니다. 이제... 어디 가서 좀 숨어있어요 아가씨... 조사하는데 거치적거리잖아^ㅁT 휴, 살아 숨 쉬는 <폭식은 끊이지 않고> 세션과 함께하고 계십니다.

 

2-4. 마스터 장면


 요한에게 보고를 마친 뒤, 일행은 다시 옥상으로 향했다. 그리고 계단으로 발을 딛는 순간, 어디선가 비명 소리가 들려왔다. 가냘픈 목소리로 내지른 날카로운 비명에 소름이 끼쳤다. 그 소리는 앤의 목소리였다. 예배당에서 시작된 비명은 성 프리드라 여학원에 잔음을 남겼다. 

 "나다! 내가 신부를 잡았어! 이 애가 틀림없다고!"

 흥분한 서적경의 웃음소리, 그리고 그에 반발하듯 앤이 말한다. 

 "아니야! 이렇게 끝날 수는 없어! 그런 결말은 싫어!"

 앤의 비명은 노이즈가 되어 미네르바의 디스크에 침식한다. 처음 삽입된 노이즈에 미네르바의 대죄가 오른다. 무언가가 그의 식탐을 자극한다. 



 동시에 사방의 풍경이 빠르게 되감긴다. 신부 사냥의 모든 과정이 처음부터 다시 반복된다. 신부는 사냥의 종료를 허하지 않았다.


 ㅡ 1사이클, 재시작.


 Re:play


 이 시나리오의 백미라면 역시 이 부분인 것 같아요. 2사이클 종료 후, 앤이 모든 사이클을 처음으로 돌려버립니다. 정말로 1사이클부터 다시 시작되는 상황이 된 거예요. 

플레이어들의 상태 (생생한 현장)


 다행히 사이클 조사를 통해서 얻은 정보나, 물리친 서적경은 부활하지 않는 상태가 됩니다. 딱 앤이 사냥당한 상황만 돌린 셈인데요, 앤의 대사를 봐도 그렇고 아무래도 앤이 직접 루프를 시킨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때부터 불길한 예감이 들었던 것 같습니다. 터.아인 줄 알았던 앤이 사실 흑막일 가능성이 생긴 거니까요.

 그럼 뭐... 이거 이야기가 어떻게 되는 거냐... 사실 이 신부 사냥을 벌인 건 앤인 건가...? 그럼 무슨 의도로 이런 일을 벌인 걸까요? 제목이랑 분위기 생각하면 그렇게 호락호락한 이야기가 아닐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그랬고요.

 왜 이렇게 속상하지

 사이클이 처음으로 돌아갔으니 마력 조율도 다시 합니다. 진짜 뭐 이런 기믹이ㅋㅋ 사실상 3사이클이랑 똑같고 이름만 1'사이클이긴 하지만, 마력 조율을 처음부터 다시 한다니 정말 시간 돌아간 것 같아서 좋더라고요. 

비비의 마결
미미의 마결
제냐의 마결ㅎ


 어? 한 명만 그림체 다르지 않아?^^ ㅋ........................... ㅋㅋㅋㅋㅋㅋ 다시 봐도 어이가 없는 마력 조율 장면^^  진짜 붕어붕어하고 올렸더니 붕어하시겠네 -_-다음에 또 1 뽑으면 그땐 붕어 사하라로 이름 바꾸게요...ㅅㅂ 

 개인적으로 <SeveN> 캠페인 참 주사위 해석이 확고한 세션이라고 생각하는데, 특히 비비 관련해서 주사위가 이렇게 나올 때마다...ㅋㅋㅋ 참 즐겁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아, 세션이 비비의 붕어화를 지지하고 있구나!^^ 이러다 뒤로 가면 또 주사위 잘 나오면서 각성할 수도 있는 거니까요. 종잡을 수 없는 다이스갓님의 <SeveN> 캠페인 해석 기대하고 있습니다.


1'사이클 : 허식(虛食)

1'-1. 제냐 코토프

 

 

 처음으로 돌아온 제냐는 다시 옥상으로 향한다. 그곳에는 악령의 가면을 쓴 가시나무가 여전히 가축을 낚아 올리며 자신의 무한한 식탐을 채우고 있었다. 멍청한 것ㅡ 어차피 채울 수 없는 것인 줄도 모르고.

 그러나 그것은 제냐도 마찬가지였다. 질투할 대상이 없이는 삶을 추동할 수 없는 제냐 또한, 채워지지 않는 갈증을 찾아 계속 황무지를 헤매는 전갈과 같았다.

 동족 혐오일까, 아니면 단순한 혐오일까. 제냐는 가시나무의 가면을 벗겨내고 그를 진짜 악몽 속으로 떨어뜨린다. 악몽이 사라진 곳엔 열쇠가 있었다.

 열쇠에 아로새겨진 빗금이 제냐를 향해 웃는 듯했다.


 니은님은 1계제 전문가시니까요


 오늘 세션에선 유독 상태가 좋지 않은(?) 제냐이지만 아아, 그녀는 그래도 해내고 맙니다ㅋ 저런 스펙으로 서적경을 잡다니.. (물론 서적경 스펙이 아주 강하진 않았지만요) 1계제 시날도 쓰시고, 1계제 캐릭터도 굴리는 니은님은 이쯤 되면 1계제 전문가가 아니신가 싶어요. 


 대충 트리를 보면 마검을 뽑아서 대미지를 높이고, 책장인간으로 방어 플롯 확보하고, 마법 칼날 같은 주문으로 후딜을 추가하는 식으로 진행하시더라고요. 주사위가 절대적으로 적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뽑을 수 있는 최적의 트리가 아닌가 합니다ㅇㅇ

 전에 저도 1계제를 한 번 해봤지만 (A Restful Day) 이게 은근 재미있더라고요ㅋ 있는 자원 없는 자원 다 끌어서 싸우는 맛이 있습니다. 저렇게 해서 이기면 왠지 훨씬 더 뿌듯하더라고요. 할 수 있는 게 많은 상황에서 쇼핑하듯 스킬을 골라 싸우는 것도 재미있지만 없는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도 재미있는 것 같아요. 고계제 전투 지친 분들은 1계제 전투 한 번씩 해보시길 권합니다. 진짜 신선하고 재밌음;

 이런 이유로 약간... 저 그런 세션도 해보고 싶더라고요. 1계제들만 모여서 세계 멸망 막기< 아이디어 노트는 쌓여만 가는데^^/ 만약 하게 되면 니은님은 꼭 스승으로 초빙하고 싶습니다ㅋ

1'-2. 비비 사하라

 

 

 열쇠가 가리키는 곳이 마지막 장소임을 직감한 비비는, 신부 사냥의 막을 내리기 전에 사라를 위해 흡혈귀를 처단하기로 한다.

 놈은 붉은 달인 척 하늘에 떠서 새벽의 맑은 공기를 비릿하게 달구고 있었다. 그 붉은 볕에도 변하지 않는 것은, 오랫동안 태양 아래에서 영혼을 태웠던 비비뿐이었다.

 좋아, 붉은 머리와 붉은 달의 대결이다. 비비는 스펠 바운드를 펼친다.


 갑자기 잘 싸우는 비비


 1:1 전투 자체도 굉장히 오랜만(..)이고, 안 그래도 마결도 망한 상황이라 (사실상 비비가 가축 가면 쓴 거나 다를 바 없는 마력ㅋ) 제대로 싸울 수 있을까 싶었는데 웬걸 비비도 열 받은 걸까요? 주사위가 술술 나와서 놀랐습니다ㅋ 우선 1라운드에서는 무려 플롯으로 완방(!)을 하고 2라운드에서는 환각의 기사를 소환하는데 크리티컬이(..)

심지어 어둠 마소가 발생해서 마왕 소환도 차지해두고 말이죠
막타를 위해 사라의 운명의 힘을 사용하늗네ㅎ


 대체 무슨 포인트야ㅋㅋ 갑자기 왜 이런 데서 어둠의 힘을 발휘하는 건데!? 사실 마법사보다 헌터가 더 적성이었던 걸까요. 너 나중에 블러드 문 하면 거기서도 데뷔하자. 생각보다 잘 싸워서 기분이야 좋긴 한데, 괜히 잘 싸우니까 비비가 좀 낯설게 느껴지더라고요(..) 좀 내가 멋있게 잘 싸우고 싶을 때 이렇게 나오라고(?) 항상 예상치 못한 순간에 주사위를 조져서 안심할 수 없는 붕어쿤입니다.


 심지어 이 서적경이 이전 사이클에서 앤을 사냥했던 그놈이더라고요. 졸지에 빌런까지 해치워버린...; 여튼, 이제 이곳에서 해치울 것은 다 해치운 듯합니다. 남은 건 앤을 공주님처럼 안은 채 이 학교에서 뛰쳐나가는 것뿐.

1'-3. AI 미네르바

 학교는 고요해졌다. 남은 건 앤을 데리고 이곳에서 도망치는 것뿐. 핏빛 꿀로 가득했던 신부 사냥이 막을 내리려고 한다. 미미와 일행은 예배당으로 향한다.

 열쇠는 앤애게 반응한다. 그리고 빛의 입자로 흩어져 앤을 감싼 뒤 소멸한다. 세계법칙이 무너지고 신부 사냥이 끝을 맞이한다.

 "누구니! 누가 이 결혼식을 망치는 거야?"

 그러나 신부는 아직 예식장을 떠날 생각이 없었다.  <가시나무 공주>는 자신의 왕자를 부른다.



 "와 줬구나, 제냐!"

 핏빛 웨딩 마치가 울려 퍼지기 시작한다.


 Bloody wedding


 아, 살짝 예상하긴 했었지만ㅠㅋㅋㅋ 진짜 앤이 흑막이었다니! 심지어 클라이맥스에서 싸워야 하는 상황이 됩니다. 이럴 수가ㅋㅋㅋ 여태까지 저희 앵커 취급 중에 제일 사악해요ㅠㅋㅋㅋ 미미 때는 적어도 최종 보스는 아니었고, 비비는 뭐 그쪽 편에 섰으니까 할 말이 없(..)는데 진짜 앵커가 서적경이 되어버리다뇨.... 심지어 제냐는 엽귀인데!ㅋㅋㅋ

악ㅋㅋㅋ


 이... 앤이 가시나무 공주가 된 이유도 정말 광기 그 자체입니다ㅋㅋㅋ <그 묘비의 이름은>에서 제냐가 자신을 구해줬던 것을 어렴풋이 기억하고 마음에 품어놨던 것을, 금서가 파고들었던 거죠. 앤의 꿈속에 나타나 신부 사냥이 벌어지면 제냐가 다시 그녀를 구하러 올 것이라는 암시를 심고, 앤은 거기에 속아 정말로 공주님 놀이를 시작했던 것입니다.

 
 생각해보면 1화에서 앤은 부모님 문제로 고통받고 있었죠. 단장의 힘에 취했다고는 하나, 부모님을 만나기 위해 자신을 망가뜨리는 선택을 반복했을 정도로요. 이 정도로 애정이 고팠던 앤이라면 제냐의 구조가 극적이고 드라마틱한 사건으로 느껴졌을 수도 있을 것 같더라고요. 

 제냐와 더 친해지는 것도 아니고, 제냐가 자신을 구하러 오는 그 상황을 재현하고 싶었다는 이 욕망이 정말 기이하지 않나요... 지속적인 관계보다 극적인 순간에 훨씬 더 매료되어 있다는 느낌이 들었거든요. 그 정도의 에너지가 아니면 앤의 허무를 채울 수 없었을지도 모르곘어요. 깨끗한 물을 오아시스를 찾아 마시기보다, 바닷물을 들이키길 선택한 것이지요.

 폭식의 공허를 표현하는 듯한 광기라서 인상적이었습니다. 한참 입안에 쑤셔 넣을 때는 행복하지만 그 후에는 더 큰 공허가 찾아오곤 하는.... 저희는 앤을 자유롭게 해주기 위해서라도 저희는 이 폭식의 공주와 싸우기로 합니다.

근데 포탈 진짜 뭐하신ㅋ

 클라이맥스 페이즈


 기사는 공주를 구했다. 그리고 공주는 기사를 사랑하게 되었다. 공주는 기사가 자신을 다시 구하러 와주길 바랐다. 공주는 제 발로 마왕에게 걸어 들어갔다. 공주는 마왕을 집어삼키고 스스로 마왕이 되었다. 아름다웠던 얼굴을 녹아내리는 가면으로 가리고 하얀 웨딩드레스와 자둣빛 와인을 든 채 기사를 기다렸다.

 그리고 공주를 구하러 온 기사는 말했다.

 "공주는 어디에 있지?"

 공주는 말했다.

 "나예요, 기사님. 어서 나를 구해주세요."

 기사는 공주를 노려보았다.

 "나의 공주님은 이미 돌아가셨군."

 그리고 기사는 공주의 가슴에 꽂았다. 마지막 순간까지 공주는 무엇이 잘못됐는지 알지 못했다.


 이런 사랑을 받고 싶었던 것은 아니다

 다들 서적경의 정체에 너털웃음을 짓고 있었지만, 가장 혼란스러운 건 제냐였을 거예요. 사실 앤의 사랑은 제냐에게 낯설기 짝이 없는 것이거든요. 지금까지 누군가에게 원해진 적도 없이 없었던 상황에서 누군가가 절절한 사랑으로 그녀에게 구애를 하고 있는 겁니다. 문제는 제냐는 엽귀이고 그 대상이 서적경이라는 거죠.


 제냐에겐 오히려 절망의 증거가 아니었을까 싶기도 해요. 이 세상에 제냐를 사랑해줄 만한 사람은, 기껏해야 왜곡된 서적경 뿐이라는 세계의 대답이 세션으로 드러난 게 아닌가 해서요. 세계는 답을 알고 있지ㅅㅂㅠㅠ.... 물론 저는 제냐 서사가 이걸로 끝이라고 생각하지는 않기 때문에!ㅠ_ㅠ 이후의 전개를 기대하고 있지만요.

 다행히 제냐는 정신을 차리고 냉담하게 얘기합니다.

크아악


 이 대사가 제냐가 지금까지 세션에서 읊은 클맥 대사 중에 제일 멋있었던 것 같아요ㅠ 자신의 욕망보다 엽귀로서의 책무에 충실하기로 한 거죠. 비비와는 정반대의 선택을 하는 게 흥미로웠어요. 비비는 사서의 임무를 져버리고 욕망으로 뛰어든 케이스였는데 말이죠. 어쨌든 제냐의 냉담한 거부와 함께 싸움은 시작됩니다. 허기가 채워지지 못한 공주는 폭식의 통증으로 울기 시작합니다.

 공주는 폭식에 잠 못 이루고

 그렇게 요한과 사라까지 모두 참전한 전투가 시작됩니다. 꽃이 가득한 새하얀 결혼식장 위로 절규하는 가시나무 공주의 아리아가 울려 퍼지는데 참 슬프면서도 기괴한 현장이었어요.

 


 서적경이 되어버린 이상 더 큰 잘못을 저지르기 전에 한시라도 빨리 없애주는 게 인지상정이죠... 하지만 이 전투 5명이나 참가했는데도 그리 만만치 않았습니다. 바로 이 장서 때문인데요.


 설명 보면 아시겠지만 완전 좀비급 장서입니다. 자신을 제외한 캐릭터가 받은 대미지의 반만큼 회복이라, 저희가 맞으면 맞을
수록 불리해지거든요. 그러니 가능한 한 방어 플롯을 짱짱하게 하면서 폭딜을 꽂아줘야 하는 전투가 되었습니다. 마기로기의 방어/공격기를 최대화해서 사용해야 하는 장서라 이거 진짜 좋더라고요. 평소보다 더 열심히 머리 굴리고 싸웠던 것 같습니다.

 저는 좀비류 장서를 좋아하지 않는데 (특히나 보스전은) 이 은시소환은 좀비류 장서치고는 합리적으로 느껴져서 좋았어요. 저희가 안 맞으려고 애쓰면 저 장서가 발동되는 걸 막을 수 있으니 대처할 방법이 있어서 좋더라고요. 대처할 방법 없이 무조건 계속 살아나거나 안 죽는 기믹은 좀 답답하게 느껴지는 지라ㅠ 굉장히 잘 만든 장서라고 생각했습니다.

 여튼 잠 옷이룬 채 좀비처럼 폭식을 계속하는 공주를 상대로, 열심히 싸웠어요.

 로맨스 ing

 재미있는 장면을 몇 개 꼽아보라면 이게 들어갈 것 같은데ㅋ 니은님 역시 드라마를 아시는 분이랄지^^ 전투 도중에 요한에게 소원을 물어보시는 게 아니겠어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이참 모야아~ 율리님이 무슨 소원 빌 줄 알구우*^^* 하면서 한참 난리를 치는데 요한이 이런 소원을 빌더군요.

OH WOO YA
아휴 이런 건 오해해드려야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원래 사심상 더 강한(?) 걸 말씀하실 수도 있었겠지만... 왠지 율리님 거기까지는 가주지 않으셨다고 합니다. 후후... 여튼, 비비가 오해할 타이밍이 생겨서 그것만으로도 즐거웠어요^^

그리고 가시나무 공주의 후딜 ㅋㅋㅋ


 애정결핍으로 미쳐버린 가시나무 공주와, 속내를 알 수 없는 서적경의 지배, 그 사이에 있는 성실한 엽귀...ㅋ... 로맨스 소설 한 편 나오네요. 너무 짜릿합니다... 크큭... 크크큭!

 제냐의 대죄 상승!

 위 장면에 이어진 장면입니다만 바로 제냐가 대죄를 상승시킵니다. 슬슬 상승할 때도 되긴 했죠! 사실 지금의 제냐는 질투보다는 짜증에 가까운 느낌인 거 같긴 한데ㅋ 질투를 어떻게 엮느냐에 따라 풍성한 이야기가 될 것 같기도 해서 저는 지금 상황도 좋습니다.


 제냐 말대로 어쩜 이렇게 망사랑만 모았나 싶긴 한데(...) 애초에 이 캠페인집이 망한 사랑이 테마가 아닌가 싶기도 하고요(?) 그리고 이러니 저러니 해도 남의 망사랑은 재미있잖아요^ㅅ^)9 제냐는 실망한 거 같지만요...ㅠㅋㅋㅋㅋ 그래서 이 타이밍에, 딱 제냐가 대죄를 올립니다.

 
 하, 대죄를 올리는 타이밍이 설마 '실망'이 될 줄은 몰랐어요. 하긴 이 세계에 빗대어 모든 것을 질투하고 있었건만, 자신의 열등감에 어울리지 않는 망한 사랑만 펼쳐지고 있으니 실망할 만도 하죠.

 약간 스포츠 만화로 치면... 그런 거잖아요? 라이벌로 생각한 녀석이 슬럼프에 빠져서 헤매고 있으니 '그런 식으로 할 거면 때려치워!' 하면서 사라지는 것 같은 시츄에이션ㅋ 이것도 저는 질투의 일종이라고 봐서 좋았어요. 질투은 자신에 대한 실망에서 시작돼서, 타인에 대한 실망으로 끝을 맺는 거잖아요. 
 
 제냐의 캐릭터 성격상, 질투의 대죄를 표현하는 게 쉽지 않다 보니 늘 신중하게 고민하시는 게 느껴지는데 실망하는 타이밍을 딱 짚어서 대죄를 올려주신 게 완전 좋았습니다... 역시 니은님은 위기에 강해(?) 

 미미의 대죄 상승!


 이어서 미미의 대죄도 오릅니다. 다들 오늘만 기다렸는지 쭉쭉 올리더라고요(?) 가뜩이나 미미는 아까 씬표에서 대죄가 1 오른 바람에 가장 높은 3이 됩니다ㅠ_ㅠ 아냐 미미의 성장/타락만 가속화되는 거 같아서 왠지 무서워요!


 지금까지는 정보 중심으로 움직였던 미미였지만, 이젠 욕망의 크기를 무시할 수 없게 된 상황이 되는 듯합니다. 미미의 욕망은 사실 전혀 상상이 되지 않아서 어떻게 되려나 싶어요. 그렇게 미미의 각성을 기점으로 가시나무 공주도 무너져 내리기 시작합니다. 욕망이 무너지고, 새로운 욕망이 자라나니 신기해요.

 질투를 넘어선 질투를 하다

 그렇게 가시나무 공주를 무너뜨린 제냐는 앤을 봉서합니다. 그래도 한때 앵커였고, 오래 지켜봐 왔던 친구인 만큼 씁쓸하기 짝이 없었을 것 같아요. 대체 집착이란 게 뭔가 싶어 혼란스러웠을 것 같기도 하고요. 사랑받는 사람들을 향한 자신의 집착도, 제냐를 향한 앤의 집착도 결국 모래성처럼 와르르 무너져 버렸잖아요. 왜 이렇게 살아왔나 싶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나 싶을 것 같아요.

 그리고 비비가 왠일로 그럴듯한 얘기를 하는데요...


 이건... 비비의 입을 빌려서 한 제 개인적인 생각이기도 합니다. 집착이 무조건 나쁜 거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뭔가에 의지하고 기대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삶이 생명력을 유지할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고맙게도 제냐 또한 이 이야기를 듣고 나름대로 희망을 되찾습니다.


 질투가 삶의 원동력인 제냐는 질투의 대상을 잘 골라야 하는 의무가 있습니다. 망한 사랑이라고 지칭되는 순수 집착 덩어리가 아닌, 살아가기 위한 힘으로서 존재하는 무언가 ㅡ 그 순수가 무엇인지를 찾으려고 해요. 그 순수의 정체를 알게 될 때 제냐의 질투도 끝을 맺을 것입니다.

 


엔딩 페이즈



모든 것이 잘 해결되었다.

질투의 괴물은 새로운 질투의 대상을 찾기로 했고
나태한 병사는 타인을 위해 조언해줄 수 있는 이가 되었으며
폭식의 데이터는 데이터를 어떤 논리에 따라 정리하게 시작했다

나태한 자는 질투를 탐하는 삶으로부터 서서히 멀어져 새로운 삶을 살아가려 하고 있었다.






























ㅡ누구 맘대로  


 너는 누구냐

 앤을 봉서하고 사건을 무사히 해결되었습니다. 그렇게 언제나처럼 정원의 문지기에게 상황을 보고하고 마무리를 지을 참이었어요. 그리고 이때부터, 제가 앞에서부터 줄곧 얘기해왔던 그 사건이 터지게 됩니다. 지난 <SeveN> 캠페인을 한 줄로 꿰어버리는, 무시무시한 도화선에 불이 붙습니다.


 갑자기 세상에 노이즈가 생깁니다. 눈앞을 어지럽히는 노이즈 사이로 저희는 무언가를 보기 시작합니다. 하나같이 지난 세션들에서 분명히 봤던 장면들이었습니다. 하지만 저희 중 누구도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았고요. 

 
네...? 이게 '누구'라고 말할 사람의 행위였던가요? 

 하지만 돌아보면, 정말로 누군가가 있었습니다. 아무도 그의 존재를 인식하지 못했을 뿐이에요. 그는 우리의 사각지대에서 항상 존재하고 있었습니다. 율리님이 예시로 들어주신 장면은 저것뿐이지만 로그를 다시 찬찬히 살펴보면 훨씬 더 많이 찾을 수 있을 겁니다.

 그렇습니다. 저희는 원래 4명으로 이루어진 분과회였던 것입니다. 

 진짜 이때... 소름이 머리부터 발끝까지 끼쳤더랍니다. 완전히 허를 찔린 기분이었어요. 중간중간 신경 쓰이는 서술들이 있긴 했지만, 엄청 중요하게 느껴지진 않았거든요. 바람이 스쳐 가는 듯한 장면이었는데 돌아보니 이거... 바람이 아니라 칼이 지나간 거고 상처도 확실하게 남아있었던 거예요.

 각자의 문제에, 각자의 시간에, 각자의 이야기에 집중하며 진행하고 있었던 캠페인의 이야기가 갑자기 하나로 쫙 이어지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번 세션에서 요한이 저희를 '죄인'이라 불렀던 이유에 대해서도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되었고요. 이쯤에서 저희가 무슨 죄를 지은 것인지 추측해보았습니다.

 일단 제4의 분과회원을 저희가 잊고 있다는 것은 두 가지 가능성이 존재합니다. 강제로 기억이 지워졌을 가능성과, 그가 이미 소멸한 분과회원일 가능성이죠. 마법사의 생리를 생각하면 후자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지난 서술들로 보아 그는 완전히 존재를 감춘 것이 아니라, 틈틈이 저희 앞에 모습을 드러낸 것으로 보입니다. 소멸한 마법사라 저희가 만나도 기억하지 못할 뿐이죠.

 그리고 만약 이것이 저희의 '잘못'이라면, 어쩌면 저희는 저희의 생존을 위해 제4의 분과회원을 일부러 소멸시켰던 것인지도 모릅니다. 그 결과 저희는 살아서 각자 대죄를 지게 되었고, 제4의 분과회원의 존재를 전혀 기억하지 못하게 된 것이지요.

 어쩌면 저희가 분과회를 이룬 것은 <그 묘비의 이름은> 때가 아닐지도 모릅니다. 그보다 훨씬 옛날일 가능성도 있습니다. 하지만 더 무서운 건, 그렇게 소멸한 줄 알았던 분과회원이 사라지지 않고 저희 앞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는 것이지요. 그의 목적이 무엇인지도 알 수 없을뿐더러 지금 그가 어떤 모습인지도 알 수 없습니다.

 가장 높은 가능성은 역시 금서가 되었을 가능성이겠죠. 그렇다면 저희는 이 이야기의 마지막에 가서, 금서가 되어버린 그와 조우하게 되는 것일까요? 그리고 저희가 어떻게 그를 소멸시켰는지 낱낱이 알게 되는 것일까요?

 아무래도 <SeveN> 캠페인은 이제 시작된 것 같습니다. 

 

 이제 추락을 시작하지

 

 지금까지 추락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전혀 아니었다는 걸 깨닫게 된 세션이었습니다. 아... 마지막 장면의 그 충격은, 로그를 다시 봐도, 글로 적어도 생생하게 느껴질 정도네요. PC의 사각지대에 도화선을 깔고 있다가 팡 터트리시다니 율리님은 마기로기 천재가 분명합니다ㅠ (오열...)

 이제 다음 세션부터는 이제까지와는 전혀 다른 결로 이야기가 진행될 것 같아요. 적어도 비비는 '그것'의 존재를 신경 쓰지 않을 수 없을 거고 마지막까지 이 이야기의 진실을 밝혀내기 위해 고군분투하게 될 것 같습니다. 나태한 마법사지만 부지런하게 움직일 수밖에 없겠네요.

 휴, 여튼 이렇게 <폭식은 끊이지 않고> 후기도 마쳐봅니다. 다음 세션 또한 제목과 시놉시스부터 심상치 않은데요. 후반부로 가는 중이니만큼 이야기의 밀도가 더 높아질 것을 생각하니 두렵기도 하고 즐겁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하지만 율리님의 안정적인 롤러코스터 운영(!)만 믿고 달릴 생각이고요, 함께 해주시는 두 분의 손을 꽉 잡은 채 진짜 추락해서 피투성이가 되지 않는 선에서ㅋ 열심히 세션을 즐겨보려고 합니다. 끝까지 잘 부탁드립니다!

 

 벨트 꽉 조이셨나요? 

 

 율리님 : 아... 율리님 어떻게 이런 짓을(?)ㅋㅋㅋㅋ 왜 <SeveN> 캠페인을 돌리고 싶어 하셨는지 여실히 느껴진 세션이었달까요. 이걸 위해서 그동안 보이지 않게 레일을 깔아 오셨을 텐데 얼마나 조마조마하고 즐거우셨을지 대리상상만 해도 너무 즐겁습니다. 진짜 근래 해본 경험 중에 가장 짜릿한 순간이었어요ㅠ 갑자기 온갖 가능성이 머릿속에서 폭발하면서 이야기가 마구잡이로 연결되는데... 캠페인을 이 맛에 하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정성 들여 준비하신 멋진 캠페인에 함께 할 수 있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드려요ㅠ 후기도 매번 꼼꼼히 읽어주셔서 영광입니다ㅠㅠㅠ 준비하신 세션에 그저 조금이나마 보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인데... 재미있게 읽어주시기까지 하면 더 기뻐요/ㅅ// 저도 남은 3화 열심히 후기로 남겨서 나중에 자랑스럽게 <SeveN> 캠페인 전편 후기 타래를 만들어보고 싶어요! 항상 감사하고 다음 편에서도 비비를 잘 부탁드립니다/ㅁ/

 

 니은님 : 111로 고생하셨어요ㅠㅋㅋㅋ 그치만 역시 A Restful Day의 어머님답게(?) 111로도 전혀 쫄지 않고 척척 운영하시는 모습에 새삼 반했다고 합니다. 저는 전투 잘하는 사람이 조크든요ㅎ 늘 제냐의 해석에도 신경 써주시고, 세션 할 때마다 함께 호흡해주셔서 힘이 나고 즐거워요. 니은님하고 함께 하는 세션은 늘 재미있지만 캠페인으로 이렇게 뵈니까 매편 새롭고 좋습니다ㅋ 제냐 인장 바꿔오실 거 같던데 인장 너무 취향이라 벌써 어떻게 롤플해야 하나 고민 중이고(..) 질척거리지는 않도록 노력하겠습니닼ㅋㅋㅋ 비비 따위로 질척댈 생각은 없다(?) 아무튼 이제 후반부에 들어섰는데, 남은 세션 동안 저희 아이들이 어떻게 변할지 두려운 동시에 설레고 그렇네요. 비비는 저러다 결국 살 것 같고(?) 미미는 높은 확률로 좀 망가질 거 같은데, 제냐는 진짜 감이 안 잡혀서... 후후... 니은님의 PC 운영에 대한 신뢰도는 늘 하늘을 찌르고 있으니까요^^)9 같이 좋은 얘기 만들어봐요! 

 

 상실님 : 미미쟝... 많이 성장했네요(코쓱) 은근히 야금야금 성장하고 있는 미미의 모습을 지켜보는 게 재미있습니다. 이 세션의 서브 퀘스트 같은 느낌이라서 미미가 뭔가 변화를 보일 때마다 지켜보게 돼요. 그... 그렇다고 막 스토커처럼 그런 것은 아니니 부담은 마시고ㅠ0ㅠ 아무튼, 1화 이후로 미미에게는 그다지 포커스된 적이 없어서 약간 지루하실까..? 싶어서 조금 걱정되는 부분도 있네요. 이제 개별 포커싱 타임은 끝난 듯하니 다음 세션부터는 함께 으쌰으쌰 하는 장면을 많이 만들어 보면 좋겠습니다. 이번엔 미미가 운 나쁘게 대죄를 2점이나 올려버렸는데(..) 갑자기 훅 커버린 애들 보는 것처럼 뭔가 철렁한 기분이더라고요ㅋ 의식하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역시 대죄 올리는 건 꽤 짜릿한 일인 것 같습니다. 비비도 너무 늦지 않게 팍팍 올리는 것으로^ㅁ^;; 다음 세션도 잘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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