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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 후기/마기카로기아

SeveN : BABEL

by 에이밍 2021. 11. 8.

날짜 2021. 10. 01.
GM 율리피쉬 (@TRPG_jullyfish) -
PC1 상실 (@cyp_SSil) AI 미네르바
PC2 니은 (@exceed_ff) 제냐 코토프
PC3 에이미 (@ehrtlr) 비비 사하라

 

 두 달 만에 찾아온 <SeveN> 캠페인, 그 여섯 번째... 드디어 마지막을 코앞에 두고 있습니다. 마침 날씨가 쌀쌀해져서 그런지 새삼 올 한해를 <SeveN>과 함께 했구나 싶더라고요. PC들을 아직 어떻게 보내줘야 할지도 모르겠는데 말이죠...(쓸쓸)

 원래대로라면 여섯 번째 세션으로 막을 내렸어야 했던 캠페인입니다만, 율리님의 배려로 <SeveN> 외의 시나리오인 <BABEL>을 포함해 총 7개의 시나리오를 플레이하게 되었습니다. 스케일도 분량도 엄청난 시나리오였어요. 이걸 마지막으로 해도 괜찮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ㅎㅎ

 그럼 이번에도 기록해보죠:D 여섯 번째 이야기인 <BABEL>입니다. 여러분이 아시는 바로 그 바벨의 탑이 소재입니다.

 무너진 탑과 남겨진 인간들의 이야기 

 바벨이라는 제목만으로도 꽤 많은 레퍼런스가 떠오르는데요. 그만큼 바벨의 탑은 오랫동안 사랑받은 소재입니다. 이걸 마기로기에서는 어떻게 다뤘을지 궁금했는데, 정말 마기로기니까 가능한 방식으로 풀어냈더라고요ㅋㅋ 시놉시스는 이렇습니다!

 

시나리오 개요

그날은 갑자기 도래했다. 세계 각국의 대도시에 먹구름이 끼고 천둥이 울린다. 환몽전의 잠자는 공주들이 깨어나고, 어두운 하늘을 올려다보며 "창은의 탑이 내려온다"라고 나지막이 중얼거렸다. 천애의 마법사들이 내린 예언을 들을 시간도 잠시뿐. 대법전 소유의 도서관이 잇따라 번개를 맞고 파괴된다. 그것은 누군가의, 대법전에 대한 침략 선언이었다. 번개에 휩쓸려 파괴되는 도시와 쓰러져가는 우자들. 지상을 기어 다니는 마법재앙이 마도서를 잠식해간다.


 개요만 봐도 스케일이 엄청나다는 걸 알 수 있죠? 지금까지 즐긴 <SeveN>  시나리오와는 체급부터 다릅니다. <미다스의 입맞춤>도 세계의 위기를 다루고 있긴(..) 하지만, 아무래도 그쪽은 개그 시나리오니까요. 이쪽은 진지합니다. 정말로 세계가 멸망하기 직전이에요. 

 그래서 그런지 약간 벌거벗겨지는 느낌이었달까요ㅎㅎ 동네 축구 조금 뛰던 애들을 갑자기 국대로 불러주신 것 같은 이 민망함(..) 어어 우리 애들 이렇게까지 엄청난 임무를 맡을 마법사는 아닌 거 같은데요ㅠ0ㅠ 하면서 괜히 안절부절하게 되더라고요. 물론 깔끔하게 아주 잘 해결했습니다만 후후...

 그리고 탑과 관련된 흥미로운 기믹도 들어있어요^.^ 기껏 바벨의 탑을 소재로 삼았는데 탑이 안 나오면 되겠어? 하고 있었건만 아니나 다를까  미들을 재미있게 잘 만들어 두었더라고요. 거기에 GM인 율리님이 캠페인에서 얻은 PC들의 서사를 얍얍 비벼서 얹으시니 말리지 않을 수 없었어요. 

탑이 배경인 이야기는 뭐든 좋다^//^


 여기에 더해 은근히 로맨틱(?)한 시나리오라서 또 좋았는데요. 이 부분은 스포일러 파트에서 얘기해야겠지만, 아무튼 기대하셔도 좋습니다ㅋ 방대한 스케일과 초월적인 로맨스까지... 이 시나리오를 한마디로 표현하면 '거대한 이야기'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마기로기는 어떻게 세계를 다루는가

 기왕 세계구급 시나리오를 플레이한 김에 마기로기의 세계 멸망론(?)에 대해서 좀 얘기해보고 싶은데요. 마기로기가 워낙 세계 멸망을 다루기 쉬운 룰이다 보니, 같은 세계구급 시나리오여도 다앙햔 변주를 보이더라고요. 이 정도면 하위분류가 가능하지 않을까 싶어서 고민해봤는데, 생각한 게 아까워서 적어봅니다(?)


 

1. 대재앙으로서의 세계 멸망


  가장 일반적인 케이스로 세계 멸망을 대재앙으로 다루는 구성입니다. 세계가 멸망하면 마법사들도 멸망하기 때문에 비장한 분위기가 강조됩니다. 공식 시나리오인 <식죄>가 이 케이스에 속하고요. 우자와 마법사 사이의 관계가 긴밀할수록 효과적이고, 마법사들의 목적도 우자를 구하기 위한 것이 메인이 됩니다. 4~5계제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시나리오죠.


2. 퀘스트로서의 세계 멸망

 세계의 위기를 모험 퀘스트 정도로 취급하는 유형입니다. 마기로기니까 가능한 독특한 양식인데, 세계의 멸망에 큰 무게를 두지 않고 장난감처럼 가지고 노는 케이스입니다. <미다스의 입맞춤>같은 시나리오가 여기에 속합니다. 이런 유형의 시나리오에서 우자와 마법사 사이의 관계는 매우 희미합니다. 우자의 죽음은 큰 문제로 여겨지지 않아요. 보통 3~4계제쯤 되는 저계제 시나리오에서 많이 다루는 듯합니다.

 


 3. 자아 성장으로서의 세계 멸망


 흔히 세카이계라고 불리는 구성인데, 세계의 명운이 마법사의 가치관과 연결되어 있고, 마법사가 어떤 길을 선택하기로 마음먹느냐에 따라서 이야기가 달라지는 구성입니다. 올해 플레이한 시나리오 중에서는 <종언을 부르는 황혼>이 여기에 속하는 것 같습니다. 우자와의 관계보다 마법사 자신의 내적인 갈등이 중심이 됩니다. 개인적으로 그 어떤 룰보다 마기로기에서 가장 효과적으로 다룰 수 있는 구성이라고 생각해요. 5~6계제 이상의 고계제 시나리오에서 자주 다룹니다. 

 


 
 자, 그렇다면 <BABEL>은 어디에 속하는 이야기일까요? 제가 느끼기엔 1번과 2번 사이에 있는 듯합니다. 하지만 여기에 율리님의 개변으로 3번의 요소가 추가되면서, 모든 유형을 조금씩 맛볼 수 있는(!) 갓시날이 되었는데요. 이 3번 요소는 스포일러 파트에서 좀 더 얘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개인적으로 이 3번 요소가 들어간 게 신의 한 수였어요. 

 아무튼 이런 의미에서 <BABEL>은 세계 멸망 서사를 다각도로 즐길 수 있는 이야기였어요. 물론 이런 접근은 플레이어가 시나리오를 어떻게 대하느냐에 따라서 또 달라지기 때문에 (시나리오는 2번 유형이어도, 플레이어가 1번이나 3번처럼 즐길 수도 있으니) 파티가 어떤 분위기를 중시하느냐에 따라서 즐기는 방식도 달라질 거예요.

 신화적인 이야기

 <BABEL>의  또다른 특징은 굉장히 신화적인 이야기라는 거예요. 마기로기로 즐기는 수메르 신화 같아요. 요즘 오타쿠들은 수메르 신화 모르는 사람이 없으니 어지간하면 즐겁게 플레이하실 거라고 생각해요(?) 마침 저도 신화라면 사족을 못 쓰는 인간이라 즐거워 죽을 뻔했습니다ㅎ

 

현대 수메르 신화 보급의 일인자, 길익점 센세


 다만, 신화는 플레이어 시점으로 감정이입을 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습니당... 익숙한 그리스 신화를 예로 들어 봐도, 제우스가 바람피우다 걸려서 뒤지게 혼나는 건 재미있지만, 우리가 그들과 직접 대화를 하고 함께 모험을 하는 건 상상이 잘 안가잖아요? 3인칭으로는 즐길 수 있어도 1인칭으로는 즐기기 어렵다는 거죠. 애초에 신화라는 건 신들의 그사세 이야기라서 재미있는 거니까요.

 그런데 <BABEL>이 이걸 해냅니다(!) 마기로기라서 가능한 구성을 잘 활용했는데, 마법사들도 신적인 존재인지라 이야기에 잘 녹아들더라고요. 그러면서도 신들의 독보적인 위치는 존중하는 방식이라 신기했어요. 제우스랑 맞짱 뜨고 있긴 하지만, 저놈이 제우스라는 사실은 달라지지 않는 느낌이랄지ㅎㅎ

 단지 신화 속 요소만 따온 게 아니라, 영웅담의 전형적인 전개를 따르기 때문에 [괴물과 만나서 싸워 이기고, 히로인을 구하고, 신과 대적한다] 플루타르코스 영웅전 같은 거 좋아하셨던 분들은 아마 무조건 좋아하실 거예요. 신화를 다루는 방법에 대한 힌트를얻을 수 있는 세션이었어요.

 영웅이 된 마법사들

 그런데 사실 저희 <SeveN> 팟의 마법사들은 전헝적인 영웅들과는 좀 많이 다릅죠^_^ㅋㅋㅋㅋ... 솔직히 악의 간부에 더 잘 어울리는 조합(..) 한 명씩 무슨 활약을 했는지 짚어보죠ㅋ

 

"이 겁쟁이에게서 소중한 것을 빼앗아 가세요"
비비 사하라

사서 학원 / 대죄 : 나태 / 에이미

한 줄 평 : 드디어 닉값했다

 

 악의 간부 중에서 외관만은 리더(..)를 맡고 있는 비비입니다^-^ (이렇게 말하고 보니 진짜 간부 리더처럼 생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번 세션은 비비에게도 제게도 큰 의미가 있는 세션이었는데요. 다름 아니라 드디어 닉값을 했기 때문입니다^____^* 아 다시 생각해 봐도 정말 대만족이에요ㅋ 그런 전개와 그런 선택을 할 수 있었다니 너무너무 뿌듯합니다. 이 PC의 서사는 이걸로 완성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듯해요ㅋ (하늘사: 어딜가)

 이번 세션에서는 율리님의 개변으로 비비의 초기 앵커인 유이가 또 산제물로 사로잡혀요. 초앵이 터키 아이스크림 취급받는 것 정도야 이미 익숙합니다만(?)이번엔 차원이 달랐습니다. 캠페인 시작할 때 잡아뒀던 유이의 설정을 진짜 치약 짜듯이 뽑아서 이야기에 비벼 주셨는데ㅠ 와.... 이게 진짜 존맛인 데다가 너무 완벽한 퍼즐인 거에요;;;  <ㅇ>

 유이는 백스토리가 상당히 구체적인 앵커인데요. 캠페인이 6번이나 있으니 먹을거리를 좀 많이 만들어두자는 생각으로 일부러 좀 빡빡하게 만들었거든요. 세션 내에 다 소화가 되지 않아도 좋다(정확히는 소화할 수 없다)는 입장으로 플레이해왔는데... 와... 이렇게 풀릴 줄 몰랐습니다... 이 세션을 위해서 유이가 태어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어요. 자세한 이야기를 스포 파트에서 오열하며 다뤄보겠습니다ㅋ



"무가치한 파편들"

제냐 코토프

서공 엽귀 / 대죄 : 질투 / 니은

한 줄 평 : 무가치한 가치의 세계


 악의 간부 그룹 중에서 여간부(?)를 맡고 있는 제냐입니다^_^ 왜 그 섹시한 타입 말고 소녀 타입의 여간부들 있잖아요ㅋ 세일러문 같은 데서 많이 나올 것 같은ㅎㅎㅎ 아무튼, 함께 탑의 아래위로 열심히 달려준 제냐입니다. 돌아보고 나니 인생무상의 태도로 살아가고 있는 제냐의 입장에서 이번 사건이 어떻게 다가왔을지 새삼 궁금해지더라고요.

 항상 세상의 것들을 무가치하다고 말하는 제냐지만, 사실 저희 중에 이 세계를 가장 사랑하는 건 제냐라고 생각하거든요. (세계 한정 츤데레(?)) 정말 세상을 무가치하게 여긴다면, 임무고 뭐고 그냥 다 내팽개치고 어디론가 떠났겠죠. 그러니 이번 사태도 제냐 입장에서는 당연히 해결해야 할 일로 느껴지지 않았을까 싶어요.

 그런 점에서 사실 제냐의 진짜 초기 앵커는 이 세상이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들더라고요. (원래 초앵은 상해서 버렸으니까(..)) 누구보다 이 세계를 사랑하고 있음에도, 이 세계에 포섭될 수 없으니까 세상이 품고 있는 모든 존재를 질투하고 있는 게, 지금까지 저희가 쌓아온 제냐의 해석이었죠. 아마 제냐의 해석에 대한 결론은 다음 화에서 나오지 않을까 싶은데, 그전에 세계가 위험에 처하는 이런 시나리오를 거치게 되어서 좋았어요. 제냐는 마지막 화에서 어떤 결론을 내리게 될까요...

 

 "미해결 증명불가 오류코드"

AI 미네르바

외전 학원 / 대죄 : 폭식 / 상실님

한 줄 평 : 세계 멸망을 제거합니다


 악의 간부 중 비서/쿨 타입(..)을 맡고 있는 미미입니다. 처음에는 사천왕 중 최약체로 시작했다가 나중에 찐가를 드러내면서 최종보스급으로 훅 올라서는 그런 타입이죠(?) 검색 프로그램으로 시작했던 미미이건만 이제 세계 멸망까지 해결하는 레벨에 이르렀습니다. 막화에서는 세계 창조 프로그램이 되어버리는 게 아닐까요 <

 돌아보면 미미는 정말 눈앞에 버그(사건)이 생길 때마다 충실히 때려 부수며 앞으로 나아가는 역할을 해왔는데요. 상대의 규모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것 같아요. 일단 규모가 크든 작든 미미 입장에선 전부 버그일 뿐이고, 버그는 죄다 먹어 치우게끔 태어난 것이 미미의 대죄이자 테마니까요. 지금까지 탐욕스레 삼켜 온 것들이 이제 어떤 결과로 드러날지 지켜보고 싶습니다.

 한편으론 대죄가 쌓일수록 점차 긍정적으로 변해가는 PC라 마지막이 기대되기도 하는데요. 이게 처음에는 미미만 이러는 줄 알았는데, 다른 PC들도 서서히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해가는 게 좀 신기하더라고요. 미미가 알게 모르게 이정표가 되었던 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ㅇ_ㅇ; 옆에서 미미는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데 에헤라 모르겠다 미쳐지지가 않더라고요ㅋ 이래서 동료가 중요한 것인가 싶은 생각이 듭니다. 
 

 좋아, 그럼 본론으로 들어가죠. (질끈) 이번 세션은 이틀에 걸쳐서 이루어졌을 만큼 분량도 상당한 세션이었습니다! 가능한 한 핵심만 짚어서 써보려고 합니다. 그렇게 써도 길 거라서ㅎ 그럼 저희 분과회의 세계 멸망 신화(?) 함께 해주시죠^^)9


 ▼ 스포일러 포함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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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닝 페이즈


 지난사건 이후, 반년이 지났다.

 이렇게 말할 수 있을 만큼 평온한 나날이었다. 특별한 사건을 제외하면 원래 마법사들의 삶은 평화롭다. 마법으로 해결할 수 없는 어지간한 사건이 아니고서야 소란스러울 이유가 없으니까.

 그렇게 순조롭게 평화에 지쳐가던 어느 날, 환몽전의 공주들이 눈을 떴다. 공주들은 폭풍우가 몰아치는 하늘을 가리키며 말했다. '창은의 탑'이 내려온다고.

 세계가 멸망한다는 뜻이었다.


  잠깐, 환몽전이요? 

  오프닝부터 장난이 아니구나 싶었습니다. 뷰티풀 드리머가 눈을 뜨다니ㅋ 원래 이런 용도로 쓰라고 만든 애들이긴 하지만, 뭔가 얘네가 눈을 뜨면 진짜 심각한 사태구나 싶어서 쉽게 못 쓰겠더라고요. 그런데 시작부터 공주님들이 기상하시니 이때부터 심장이 두근반세근반이었다고 합니다ㅋ

주석 : 인장의 인물은 필자의 천애 6계제 PC이다


 ...말은 이렇게 했지만 천애 부심(?)이 있는 저인지라^-^ 무척 즐거웠어요. 어어? 뷰티풀 드리머가 내린 예언이야? 스케일 장난 아니겠는데? 하면서도 비릿하게 웃고 있는 저... 이놈의 기관 과몰입은 N년 째 진행 중인데도 끝날 기미가 안 보이네요ㅋ 아무튼 사랑하는 천애에서 내린 임무이니 홀라당 대법전으로 뛰어가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도입 페이즈


 ㅡ아직, 창은의 탑에 관한 예언이 나오지 않았을 무렵의 일이다.

 유이가 실종되었다.
소리 소문도 없이. 무엇 하나 남기지 않고. 마치 원래 있었던 곳으로 돌아간 것처럼 자연스럽게. 비비 사하라는 유이가 마지막으로 남긴 말을 떠올렸다.

"항상 무언가 무너지고 사라지는 꿈만 꿨는데, 최근에는 좋은 꿈을 꿔요.
어떤 아름답고 좋은 사람을 만나는 꿈요.
그런데 꼭 말을 걸려고 하면 깨 버리더라고요.
언젠가 그 꿈이 진짜가 될까요?"

 그래, 그렇게 될 거야. 비비 사하라는 그리 대답한 것을 후회했다. 


 유이가요? 여기서요?

 그렇습니다... 저희 애가 납치되는 것으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미다스의 입맞춤>의 데자뷰가 느껴지지만, 그때랑은 다릅니다ㅠ 오도바이를 타고 자유를 향해 질주하던 그때의 분위기랑은 많이 다르다고요! )0( 유이야! 어디로 간 거니 도대체ㅠㅠㅠㅠㅠ

 유이의 턴은 이미 지났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이 시점에서 다시 유이가 붙잡혀 간 게 놀라웠어요; 생각해보면 지난 세션이 미미의 턴이었으니 이번엔 다시 비비이고, 마지막 세션은 제냐라는 전개가 완벽한 기승전결(?)이긴 합니다. (제냐: 야 아직 확정된 거 아니잖아) 그래도 유이가요... 오도바이밖에 모르는 순진한 우리 유이가요...?ㅠㅠㅠ

 하아, 그리고 이때까지만 해도 미처 알지 못했습니다. 율리님이 유이를 그냥 데려간 게 아니라는 것을요... 이때부터 율리님은 유이를 자근자근 썰어서 맛있게 끓일 준비를 하고 계셨던 것입니다... 초앵살려x_X
 
 다시 생각해보니 수상한데

 아무튼, 유이의 수사는 잠시 뒤로 한 채,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으로 향하던 중이었습니다. 그때 갑자기 정원의 문지기가 연락을 하더니 도서관이 아닌 뉴욕 지부로 와달라고 하더라고요. 임무는 크게 다를 거 없다고 하기에 덥석 쫓아가긴 했는데... 이게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좀 껄끄러운 거예요. 혹시 이거 때문에 저희가 죄인이 된 거 아닌가 싶어서;

아직까지 본 모습을 감추고 있는 그이


 항상 정원의 문지기를 통해서 의뢰를 받았기 때문에 별 의심 없이 따르긴 했습니다만... 돌아보니 갑자기 뉴욕 지부로 오라고 한 게 뭔가 이상한 거예요. 혹시 정원의 문지기가 저희를 엿먹일 심산으로 도중에 임무를 바꾼 거 아닌지...? 물론 사건 자체는 잘 해결되었으니 문제는 없는데요... 그래도 이 시점이 되도록 얼굴을 감추고 있는 게 영 수상해서 말이죠 <

 어차피 캠페인도 막바지이니 손에 잡히는 대로 전부 의심해보고 있습니다ㅋ 그치만 저희는 이번 사건 끝나자마자 감옥에 갇힐 운명인걸요. 아무래도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요ㅠ

 흑조의 등장

 여튼 뉴욕 지부로 가보니, 뉴욕 지부 근처에 떨어지는 낙뢰로부터 우자를 보호하라는 명령이 떨어집니다. 평소라면 어렵지 않은 임무지만, 어찌 된 일인지 창은의 탑이 도래하면서 마도서의 글자들이 죄다 괴발개발(!)로 변하더라고요. 네... 시작부터 장서가 제한됩니다ㅋ 왜 어렵다고 하셨는지 이때 이해가 되더라고요. 그리고 정말 세계구급 난리구나 싶은 위기감이^_T

 하지만 이게 문제가 아닙니다. 망했네 궁얼구얼하면서 마결을 하면서 전투를 준비하고 있는데 (언제나처럼 비비는 분과회원 중 최저치였습니다ㅋ 굳이 스샷도 안 해옴^^) 갑자기 이런 NPC가 같이 마력을 굴리고 있는 거예요.

 


 누가 봐도 율리님 취향으로 그려진(=매우 중요한 NPC일 것이 분명한) 정체를 알 수 없는 아름다운 아가씨... 왜 우리랑 함께 마결을 하고 있는 걸까요?.... 라고 할까... 네, 부정할 수 없네요ㅋㅋ... 드디어 모습을 드러낸 것입니다. 저희의 제4의 멤버가... 내심 남자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아름다운 아가씨라서 더 즐거워졌어요.

 과연, 릴리스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소멸한 걸까요? 세계 멸망과 유이의 실종만 연결해서 생각하고 있었는데, 릴리스라는 새로운 변수가 들어와 도입부터 달아올랐네요. 마지막 화라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라인업입니다;


 메인 페이즈

 1사이클 : 창은의 탑에 어서오세요

1-1. 비비 사하라


 뉴욕 도서관에 도착한 비비는 도서관을 헤집고 다니기 시작했다. 

 솔직히 말해서ㅡ 세계의 멸망 같은 건 윗분들이 해결할 문제다. 우리가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고 해도 5계제 이상의 마법사들이 어떻게든 해결하겠지. 

 하지만 유이는 내가 아니면 찾을 수 없다. 아무도 찾으려는 생각조차 하지 않을 것이다. 

 떨어지는 낙뢰 빛에 의지해 유이의 흔적을 더듬었다. 그러나 손끝에 닿은 것은 탐욕스레 낙뢰를 긁어모으고 있는 단장이었다.


 율리님 저를 진심으로 만드시는군요


 그렇게 시작된 <BABEL> 세션. 당연히 첫 조사는 뉴욕 도서관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정원의 문지기가 뭔가 쓸데없는 걸 발라놨을 수도 있고 (이미 도입부터 신뢰하지 않음) 이 핸드아웃을 시작으로 모든 이야기가 시작되는 것 같더라고요. 물론 플레이어인 저와 달리 비비는 열심히 유이의 흔적을 찾기에 바빴습니다만... 그런데 그때 율리님이 갑자기 이런 걸 보여주시는 거예요...?


 ....? 어? 내가 아는 유이는 분명히...ㅋ


 이런 픽크루상이었는데?ㅁ? 어? 응...? 
 ......
 ....
 ...
 ..
 .

율리님이 유이를 그려주셨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맙소사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율리님이 유이를 납치하시더니 또 3D 프린터로 긁어오신 거였어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맙소사 으악앜앜악앜 사실 유이는 이미 픽크루도 드리고 해서 설마 율리체로 또 뽑아와 주실 줄 몰랐는데 보자마자 육성으로 헠했습니다ㅋㅋㅋㅋ 아니...!! 아니 유이야!! <ㅇ> (언어상실)ㅁㄹㄴ

 몇번 얘기했지만 저 율리님 그림이 겁나 취향이거든요ㅋㅋㅋ... 저렇게 눈이 긴 얼굴을 넘 좋아해서*^^* 기본적으로 어떤 애니를 봐도 눈이 긴 애들을 쉽게 최애로 삼는 편(?)인데ㅋㅋ 율리님 그림은 기본 베이스가 긴눈캐라 매번 넘 눈 호강이에요^///^

 그리고 매번 느끼는 건데 진짜 색감을... 너무 너무 오묘하고 예쁘게 잘 뽑으시는 거 같아요ㅠ 유이도 유이지만, 아까 잠깐 대면했던 릴리스도 그렇고, 특히 초록/파랑 계열 톤은 다채롭고 조화롭게 잘 쓰신다고 생각했는데, 그런 율리님 손에 유이가 쥐어지니... 이런 결과가 나오는 군요... (유이 물고 가버림🦊)

 안그래도 유이를 구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머릿속이 가득했는데, 율리님이 이번 NPC까지 그려와주시니 감사함과 황송함과 용서못함이 솟구쳐 오르며ㅋㅋㅋ 의지가 하늘을 찌르더라고요ㅎㅎㅎㅎㅎ 시작부터 어떻게든 저 포트레이트의 유이를 손에 넣고야 말겠다고 다짐하면서 세션을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ㅋ (와 이때는 이런 생각을 하고 있었군요) (퇴고하는 중)

 

1-2. 제냐 코토프


 비비가 발견한 단장은 낙뢰의 근원인 세계와 연결되어 있었다. 이 단장을 부수면 낙뢰 너머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도서관 위에서 번뜩이는 피뢰침은 이 세계에서 남겨야 할 것만을 선별해 낙뢰로 태워 죽이고 있었다.

 제냐 코토프는 그런 오만한 행위를 용납할 수 없었다. 이 세계는 제냐의 것이지, 어디에서 어떤 놈이 쏘아올리는 지도 모를 낙뢰의 것이 아니기에.


 단장 <남겨진>과의 전투


 제냐의 단장전이었습니다. 언제나 그렇듯 제냐는 잘 싸웠는데요'ㅅ' 끝나고 나니 이 단장의 이름이 좀 거슬리더라고요. 보이는 대로 죄다 파괴하고 있는 낙뢰를 쏟아내는 단장의 이름이 왜 <남겨진>인 것인지... 허허...

 그런데 알고 보니 이게 단장이 낙뢰를 쏟아내는 게 아니라, 낙뢰가 단장을 쫓아다니는 거더라고요? 정말로 '남겨진' 무언가를 죽이기 위해 낙뢰가 쏟아지고 있는 느낌이 들어서 혼자 섬짓했는데, 왜 그랬는지는 뒤에 가서 밝혀지지만 단장의 이름과, 그 단장을 향해 쏟아지는 낙뢰의 조합이 흥미로웠습니다. 이것만으로도 뭔가 이야기가 성립하는 느낌이었어요.

 문제는 이제ㅋ 단장이 이렇다 보니ㅋ 단장을 들고 다니는 사람은 계속 낙뢰를 맞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거죠ㅋㅋ... 네... 이 시나리오의 특수 기믹 중 하나인 천벌낙뢰가 발동되었습니다. 씬마다 3점의 낙뢰댐을 받으며 진행한다는 악랄한 전개에 모두가 혀를 내둘렀다고 하네요. (그리고 이거 덕분에 미친 고인물 플레이를 하나 볼 수 있게 되었는데(..))

 창은의 탑에 어서오세요

 이 시나리오의 기믹은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오히려 시작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단장을 회수하고, 낙뢰가 떨어지고 있는 이경으로 넘어가니 드디어 메인 무대인 '창은의 탑'이 등장합니다. 근데 이 탑이 말이죠...


 무려 맵으로 되어있더라고요(!) 마기로기에서 맵 쓰는 시나리오 보기가 쉽지 않은 편인데 간만에 맵이 나와줘서 즐거웠습니다ㅎㅎ 게다가 이동 룰도 재미있게 되어 있었어요. 한 씬에 한 칸씩 이동하면서 장소를 확인할 수 있는데, 상하좌우로 붙어있는 곳으로만 이동이 가능하지만, 한번이라도 방문한 장소는 몇칸이 떨어져있든 상관없이 갈 수 있더라고요. 

 제목이 바벨이라서 탑이 나오리란 건 예상했지만 진짜 탑 안을 돌아다닐 수 있을 거라곤 생각을 못해서 완전 신났었어요ㅋㅋ 언제 낙뢰를 맞을지 모르는 상황에서, 뭐가 있을지 모르는 탑 안을 조사하는 미들이라니 아니 이게 어떻게 재미가 없죠? 가뜩이나 미궁 덕후인 저는 꽤 본격적인 이동 룰에 신나버리고 ㅇ)-(

 거기다... 저희를 안내하기 위한(?) 가이드 보이까지 등장하게 됩니다ㅎ

1-3. AI 미네르바


 본래 미궁이란 신화 속의 건조물이다. 관련된 자료라고 해봤자 민담과 설화에 불과하다. 데이터라고 하기엔 빈약하기 짝이 없었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인간사의 이야기이다. 마법사의 역사는 설화 너머의 모든 진실을 기술한다.

 이경 에테메난키, 과거 인간들이 하늘에 닿기 위해 오만한 마음으로 쌓아올린 유적이자 구세계질서의 서적경들이 지배한 이경.

 서적경이 개입되어 있다면 이야기는 단순해진다. 이것은 설화가 아니라, 해결해야 할 마법 재앙에 불과하다. 이번에도 미미는 그렇게 결론을 도달했다.


 바빌로니아 신화의 주인공이 되어보세요


율리님표 *^^*소년*^^*


 도입부터 제법 심각한 분위기로 진행 중이던 때에... 한참 탑을 조사하려는데 갑자기 어린 소년이 나타납니다. 아무래도 인간은 아닌 것 같은ㅋ 그리고 고대 바빌로니아를 떠올리게 하는 의상을 입고 있는 이 소년은 자신을 라이라이야라고 밝히면서 탑에 대해서 알려줍니다.

 라이라이야의 말에 의하면, 이 탑에는 무슈후슈라는 괴물과 아라디아라는 신이 존재한다고 하는데... 그렇습니다... 둘 다 수메르 신화에 나오는 이들입니다.

 즉, 탑 안에 도사리고 있는 괴물을 피해, 신인 아라디아가 있는 곳까지 도착한다ㅡ 이게 이 던전의 클리어 조건이더라고요. 완전 영웅담 루트 아닌가요ㅋㅋㅋ 이때부터 저는 너무나 신이 나버렸고...ㅋㅋㅋㅋ (미궁에 신화에 영웅담에 좋아하는 거 다 들어감ㅋ) 데이터적으로 무슈후슈는 정말 강할 것 같아서 만나고 싶지 않기도 했지만, 만나보고 싶기도 하고 그랬다고 합니다(..)

 신화적 분위기를 차용할 수는 있는데, 정말로 신화 속 영웅이 된 것처럼 이야기를 꾸려서 너무 즐거웠어요. 이 시나리오만큼은 마법사보다 신화 속 영웅이 된 기분으로 즐겼는데, 갑자기 아곤도 하고 싶고 그러더라고요/ㅅ// (엥 : 율리님 까리한 신에게 실컷 가스라이팅 당할 수 있는 아곤 해보쉴?)


 2사이클 : 도서실의 바다에 가라앉은 소녀

2-1. 제냐 코토프


 낙뢰를 온몸으로 받아내는 제냐를 선두로, 분과회는 4층으로 향했다. 은은한 광원이 핥고 지나간 방안은 벽면과 바닥, 천장에 이르기까지 알아볼 수 없는 문자로 가득했다. 현재 마법사들의 장서를 장악하고 있는 바로 그 미지의 문자들이었다.

 그리고 이 문자의 주인은 필경 이 앞에 있을 것이다. 무슈후슈의 어두운 숨결이 느껴지기는 하나, 지금은 그런 것에 겁먹을 틈이 없다. 이 와중에도 낙뢰는 제냐의 세계를 파괴하고 있으니까. 

 하지만 라이라이야의 증언으로 모험의 각도는 다시 바닥을 향하게 된다. 


 그 마법사들의 탐험


 뭐 이렇게까지 빠요엔스럽고 싶진 않지만(?) 보나마나 최종 보스는 맨 위층에 있을 것 같더라고요. 일단 움직임에 제한이 없는 상황이라면 당연히 맨 위층까지 가보고 싶지 않겠습니까? 당당하게 위로 뚱땅대며 올라갔죠. 그런데...ㅋㅋㅋ 갑자기 라이라이야가 유밍아웃(?)을 하는 거예요. (물론 제가 먼저 밑에 뭐있냐고 물어봤음)


 아니...? 왜 유이가..??? 아니 유이가 여기 어딘가에 있을 거 같긴 했는데, 너 이 자식 뭐 당연하다는 듯이 유이의 이름을 부르고 있엌ㅋㅋㅋ 하면서 기가 찼어요.

 이 이야기까지 들으니 밑으로 가보지 않을 수 없겠더라고요^^ 당장이라도 무슈후슈와 짱판을 뜨고 아라디아를 만나러 가고 싶었지만, 일단 유이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밑으로 가보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밀려오는 불안감... 유이가 이런 곳에 있는 건 둘째치고 한가롭게 책이나 읽으며서 지내고 있다는 뜻인데, 도대체 유이를 납치한 놈은 무슨 목적으로 이런 짓을

 납치해서 그냥 감금해놓고 괴롭히는 것보다 더 위험한 상황이 아닌가... 그런 예감이 들었어요.

 단순하지만 강력했던 맵 기믹

 넘어가기 전에 감탄했던 맵 기믹에 대해서 얘기하고 싶은데 특이하게도 이 시나리오에서는 1층이 아니라 3층부터 시작합니다. 왜 여기서 시작하라는 걸까 싶어서 갸웃거렸는데, 와 이게 정말 영리한 선택이더라고요.

 보통 탑이나 미궁을 소재로 한 시나리오는 1층부터 순차적으로 마지막 층까지 가잖아요. 이게 클래식한 전개이긴 한데, 솔직히 좀... 재미가 없단 말이죠. 사실상 강제 레일로드나 마찬가지니까요. 유저는 그냥 기계적으로 1층부터 마지막 층까지 하나하나 클리어할 뿐인 토끼 공주가 될 뿐입니다.

 이런 경우엔 위로 올라갈 수록 레벨 디자인을 점점 더 심화하는 형태로 재미를 추구하긴 합니다. 전개를 고르는데 소모되는 에너지를 줄이는 대신, 전투에 집중하는 거죠.

 하지만 마기로기도 그렇고, 대부분의 TRPG 룰들은 세션하는 도중에 성장하지 않아요. 도중에 성장 타임을 가지지 않는 이상, 처음에 만든 시트의 스펙 그대로 세션이 유지된단 말이죠 이렇게 캐릭터 스펙이 크게 바뀌지 않는 상황에서는 레벨 디자인을 다르게 한다고 해도 플레이어가 만족감을 느끼기 어렵습니다. 그러니 레일로드에 가까운 순차적인 클리어 구조는 지루해질 수 밖에 없는 거구나 싶고요.

 그런데 <BABEL>에서는 애초에 3층에서 시작하게 만들어서, 처음부터 유저에게 선택지를 줍니다. 위로 갈래? 아래로 갈래?인 단순한 선택지지만, 원한다면 바로 위로 올라가서 보스와 마주쳐도 좋다는 전제가 깔려있어서 자유도가 느껴져요. 표면적인 선택지는 2개라도 실제 선택지를 고르는 과정에서는 이렇게 다양한 고민을 하게 됩니다. 

위로 간다 1. 바로 보스와 싸우자
2. 일단 위에 뭐가 있는지 궁금하니 가보자
...
아래로 간다 1. 보스에 대한 정보를 먼저 얻자
2. 뭔가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게 있을지도 모른다
3. 아무튼 밑에도 뭔가 있을 것이다
...


 시작 지점은 3층으로 한 것만으로도 이렇게 여러 가지 고민을 할 수 있게 됩니다. 어느 층으로 가든 전체적인 전개는 변하지 않지만 이렇게 변수를 고려할 여지가 있는 게 좋더라고요. 이번 시나리오에서 가장 감탄했던 부분 중 하나였어요.
 

2-2. 비비 사하라


 그리 찾아도 없던 유이가 이곳에 있다니 비비는 충격을 감출 수 없다. 그녀가 제발로 이곳에 왔을 리는 없다. 누군가 그녀를 납치한 것이 분명했다. 그리고 그 예상은 적중했다. 지하로 내려가는 길에 그들은 유이를 납치한 범인과 마주쳤다.

 서적경 히가시 유즈루. 탑의 주인과 뜻을 함께 하고 있는 구세계 질서의 마법사였다.

 서적경이라면 지긋지긋하지만 어쩐지 이번에는 더욱 화가 났다. 아마 유이는 지금도 자신이 납치당한 줄 모르고 있겠지. 이렇게 되기 전에 유이를 지켰어야 했다. 비비 사하라는 자신의 무능에 재차 절망했다.


 당신이 진정한 고인물입니다

 이번 세션의 킬포... 중 하나인 구간인데요ㅋㅋㅋ 낙뢰 기믹 때문에 제냐가 계속 고생을 하던 참이었습니다. 아무리 제냐가 강하다고는 해도 씬마다 3댐씩 떨어지는 낙뢰를 감당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었습니다만 (비비 : 공짜로 파마하고 좋은데 뭐) 마침 상실님이 미미에게 단장을 넘겨달라고 하시더라고요. 저희는 특약을 노리시는 건가 했죠.

이해가 안 되시는 분들은 룰북에서 아카데미 파트를 한 번 읽어보시면 됩니다^^


 아니 세상에 특약도 아니고 학원 앵커 운변 받겠다고 대미지를 자처하는 플레이를 하시다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동안 많은 고인물 플레이(기행)을 봐왔다고 생각했는데, 또 이렇게 새로운 충격을 선사하는 플레이를 보게 될 줄 몰랐습니다; 제가 뉴비라는 사실을 이렇게 또 깨닫게 돼서 기쁘네요^^

 마침 미미는 은시소환도 있어서 마력에 여유가 있는 상황이었거든요. 그리고 낙뢰 맞으면 맞는 대로 특약 발동되는 거니까ㅋ 나름대로 괜찮은 전략이라는 점에서 더 웃겼더랍니다(..) 고... 고맙다, 단장아!^0^ (급기야)

 히가시 유즈루, 네 이놈 얼굴을 보자!

 그리고 이 씬에서는 유이를 납치한 범인인 서적경 히가시 유즈루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네 이놈 감히 내 소중한 초기 앵커를! 아무튼, 얼굴이나 보자ㅡㅡ (NPC 나올 때마다 기대하는 편(..))

 

율리님 NPC답게 섹시하고 나른한.. 미남^//^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일본 계통의 마법사인데, 그냥 검은 머리로만 표현해도 ㅇㅋㅇ했을 테지만(?) 보시다시피 저 동양적인 눈매에 헤어 스타일, 의상까지 완전 일본풍으로 제대로 그려주셨더라고요ㅠㅠㅠㅠ 눈꼬리가 올라간 얍실한 인상인지라 유이를 납치할 만한 관상ㅋ 이라고 생각해서 더 얄밉고 좋았던(??) NPC입니다^/^

 ...그리고 이제사 하는 말이지만...

 관상이... 닌자라서...ㅋ 저 살짝 긴장했었어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ㅎ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2-3. AI 미네르바




 탑의 밑바닥, 그곳은 도서실의 바다였다. 창문 너머로 출렁이는 수면, 은은하고 따뜻한 조명, 그리고 그 안에서 책을 읽고 있는 유이. 불행일지 다행일지 모르겠지만 그곳에 있는 유이는 행복해보였다. 미미는 유이라는 인물이 등장하는 책의 첫 페이지를 넘겨보았다.

 그것은 고대로부터 전해져내려오는 종말의 이야기였다. 그리고 동시에 유서 깊은 사랑 이야기이기도 했다. 자신을 이 세상에 현계할 수 있게 해준 나약한 우자를 향한 위대한 신의 절절하고도 거대한 러브레터였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시 봐도~ 황당하네~ 거참~

 죄송합니다. 진정하고 다시 이어볼게요(허름) 뭐... 네... 그렇습니다. 유이의 비밀이 밝혀지는 씬이었어요. 당연히 뭐가 있겠거니 하긴 했는데 말이죠... 이런 식으로? 이렇게? 이쯤에서 유이의 서사를 좀 정리해보죠...

낙루취옥 유이, 그녀는 아카데미에서 공부 중인 마법사입니다.
하지만 어째서인지 1년 단위로 기억이 지워지는 증상을 앓고 있습니다.
그래서 학원에서 영원히 졸업을 하지 못하고 있죠.
비비는 오랜 세월에 걸쳐 그런 유이를 지켜봐 온 마법사였습니다.


 ...까지가 제가 설정한 내용이었는데, 사실 기억 리셋의 이유는 명확히 정하지 않았어요. 딱히 정해지지 않아도 상관없다는 느낌이었는데, 이번 세션에서 이런 설정이 퍼즐처럼 딱 맞아 떨어지게 된 것입니다. 이걸 율리님이 어떻게 풀어내셨냐면...


 그렇습니다... 유이는 구세계 질서의 서적경들이 아라디아를 현계에 소환되기 위해서 사용한 매개였던 것입니다.. 우자의 몸으로 신의 그릇이 되어야 하니, 그 마력을 감당하지 못해 1년 단위로 기억이 리셋되었던 것이지요...


그리고 신인 아라디아는 그런 유이를 사랑하고 있었습니다. 구세계 질서를 떠난 후에는, 유이를 데리고 천상의 나라로 돌아가고 싶다는 꿈을 꾸게 되었죠. 하지만 인간인 유이를 천상의 나라로 데려가는 것은 불가능했습니다. 그래서 우자들을 제물로 삼아 '신의 나라로의 사다리'를 만들고자 했습니다. 그것을 위해 그녀는 구세계 질서의 두 가지 목적을 이뤄주기로 하죠.

 첫 번째,  대법전의 본산인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을 소멸시키고, 그 장소에 이경인 마법도시 에테메난키를 구축하는 것.
 두 번째, 구세계 질서가 제시한 새로운 마법 언어의 사용을 모든 마법사에게 강제하는 것입니다. 

 아라디아의 언어를 빌려 마법사들을 강제하고 마법 도시 에테메난키의 구축으로 구세계 질서가 실권을 장악하는 것. 그것이 구세계 질서의 목적이었고, 아라디아는 구세계 질서의 목적을 들어주는 대가로 '신의 나라로의 사다리'를 만들어 유이를 데려가려고 했던 것입니다.

 ...아니 진짜 말도 안 돼요...ㅠㅠㅠ 이렇게까지...? 어떻게 이렇게까지? 그냥 유이를 위해서 쓴 오리지널 단편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 모든 아다리가 맞아 떨어지는 거예요. 유이가 왜 그동안 계속 기억을 잃어왔는지, 사실 여기에 거창한 이유를 붙이지 않아도 좋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까지 세카이물 감성 낭낭한 이야기로 엮일 줄이야... 이야기가 너무 취향이라서 미쳐버렸다고 합니다.

 그리고 너무 취향이라서..ㅋㅋㅋㅋ ㅁㅊ 이걸 어째야 하나 싶더라고요. 어... 어어... 유이를 아라디아랑 행복하게 해주고 싶었거든요(.............................)

 유이를 행복하게 해주고 싶어

 사실 이 시나리오에서 상정한 전개는, 이럴 수가 내 앵커에게 이런 일이 생기다니!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서라도 아라디아를 처단할 것이다ㅠ 였겠지만... 저는 유이를 아라디아에게 보내주고 싶었습니다. 

 일단 신과 인간의 사랑이라는, 이 신화적인 이야기에 제가 너무 꽂혀버렸고... 유이의 설정을 생각해보니 뭔가 이야기가 너무 로맨틱한 거예요. 사실 유이에게 이런 개같은 짓을 한ㅠ 서적경 놈들을 생각하면 로맨틱하게 생각하는 게 이상하긴 한데, 그래도 뭐랄까... 나약한 인간의 힘을 빌려 이 세상에 도래한 신이, 바로 그 나약한 인간에게 사랑을 느끼게 된다는 이 전개가ㅠ 에이씨 몰라요 걍 취향이었어요;;

 다른 건 몰라도 아라디아가 유이를 사랑한다는 것만큼은 진실이잖아요? 만약 유이를 무사히 데려갈 수만 있다면, 아라디아도 현계에 큰 미련이 없을 것 같고, 유이는 그곳에서 아라디아의 사랑을 받으며 행복하게 살 수 있을 것 같더라고요. 비비도 나름 1년마다 한 번씩 리셋이 되는 유이를 보면서 무척 심난했을 거예요. 좋았던 기억도, 슬펐던 기억도, 전부 다 제로가 되어버리는 상황을 반복해온 거니까요.


 그런 생각을 하다 보니, 유이를 행복하게 해주고 싶더라고요. 웃고, 울고, 화내고, 즐거워하고... 그리고 그 모든 결이 나이테가 되어갈 삶을 선물해주고 싶더라고요. 기왕이면 따뜻한 곳에서, 그녀를 사랑하는 이들이 있는 곳에서요. 

 ...사실 도서실 바닥에 있는 유이를 안봤더라면 이런 생각까지 안했을 것 같아요. 그런데 도서실에서 책을 읽고 있었던 유이가 행복해보였거든요. (율리님이 따뜻하게 묘사하셨지ㅠㅠ) 아, 얘가 있을 곳은 여기구나... 하는 확신이 그때부터 들었던 것 같아요. 유이를 보내줘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문제는 이 친구가 제 초기 앵커라는 거죠ㅋ... 현재로서 방법도 딱히 없고^-^;; 신의 나라로 가는 사다리를 만들기 위해서 구세계 질서가 원하는 대로 해줄 수도 없는 노릇이잖아요. 아놬ㅋㅋㅋ  

 그렇게 저는 많은 고민은 품은 채 3사이클로 향했습니다...


 3사이클 : 드러나는 탑의 진실

3-1. 비비 사하라


 유이의 웃는 얼굴을 보지 않았더라면, 이런 고민까지 할 필요도 없었을 텐데. 안타깝게도 유이는 웃고 있었다. 자신이 좋아하는 책을 읽으며 서가의 온기에 몸을 녹이고 있었다. 그리고 오랜 세월 동안 유이를 지켜봐 온 비비는 알고 있다. 무엇이 유이를 위한 것인지. 하지만 결론은 내리지 못했다.

 비비는 일행을 끌고 다시 위로 향했다. 아라디아를 만나는 것이 우선이다. 어쩌면 아라디아를 설득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이 세계를 구해달라는 얘기에는 관심이 없을지 몰라도 유이의 행복을 생각해달라는 이야기엔 귀를 기울일 수도 있으니까...

 그러나 비비가 무슨 생각을 하든, 무슈후슈에게는 주의력을 잃은 사냥감처럼 보일 뿐이었다.


 습격은 나한테 맡겨!


 네 습격입니다... 아라디아랑 맞짱 뜨려고 위로 향하고 있는데 갑자기 무슈후슈가 나타나더라고요.... 라고 해야 하나 무슈후슈가 위에 있다는 얘기는 이미 들었었는데, 유이 때문에 정신이 없어서ㅋㅋ 까맣게 잊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건 그렇고 왜 이런 습격 이벤트는 매번 비비인 걸까요(..)
이러다 마지막 화에서도 밟는 거 아닌지 모르겠어요. 솔직히 조금 기대하고 있습니다(?) 기왕 이렇게 된 거 습격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하고 싶어요ㅋ (그리고 이 말은 곧...)

 어엇, 하지만 그게 끝이 아니었습니다. 무슈후슈의 불길이 스치고 지나간 자리에, 정체를 모를 지팡이가 있었기 때문이죠. 엉겅퀴처럼 생긴 이 지팡이의 정체는...


 어...........
 안 줘도 되는데
 ...ㅎ

 참으로 국제적인 세션이군요


 그리고 무슈후슈가 사라진 뒤, 예상치 못한 또 다른 인물이 등장합니다. 구세계 질서의 또 다른 서적경인 찬드라 비천이라는 아가씨였는데요. 바로 얼굴부터 보고 가시죠.


 히가시 유즈루에 이어서 국가력이 낭낭한(?) NPC 입니다. 무려 이상향과 구세계 질서 양쪽에 다리를 걸치고 있는 혼종으로(..) 안 그래도 미쳐있는 두 학파의 시너지 덕에 '마법사 이외의, 목숨을 잃을 수 있는 생명을 이 세계에서 추방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는 정신 나간 서적경이기도 합니다. 낙뢰를 떨어뜨리고 있는 주범이기도 하고요. 

 뭐... 그러나 그런 개차반인 인성과 별개로 이 분도 인도풍으로 귀신같이 그려주셔서 포트레이트 나오자마자 감탄했덜바니다ㅠ 입술 디테일도 좋지만, 개인적으로 눈매 디테일이 너무 마음에 들어요. 율리님이 지금까지 그리신 국가별 NPC들 모아놓고 보면 눈매가 다들 미묘하게 다르더라고요ㅋ

모아놓고 보면 더 자세히 보임


 쌍커플 라인이이 강조되는 서양, 무쌍인 일본, 눈썹과 속눈썹이 강조되는 인도... 그리고 이런 디테일에 좋아 죽는 게 오타쿠죠ㅋㅋㅋ 뭣보다 얘들이 다 긴눈캐여서 전 너무 행복합니다(???) 이번 캠페인 하면서 긴눈캐 진짜 실컷 봐서 너무 행복해요^//^ 
 
 하지만 물리치러 가야합니다ㅎ

 

3-2. AI 미네르바


 찬드라 비천은 말한다. 모든 것을 초월한 존재인 마법사가 어찌하여 세계로부터 배척을 받아야 하느냐고. 그러니 그녀는 새로운 질서를 세우고자 한다. 마법사의 무한한 삶이 보장받는 세계를.

 하지만 미미에겐 그 이야기가 그다지 매력적으로 들리지 않았다. 그런 세계라면 태어날 때부터 이미 몸을 담그고 있었으니까. 미미는 언제나처럼 전뇌의 스펠 바운드를 펼치며 말했다.


[전뇌세계로 오시는 것은 어떻습니까?]
[무한한 세계 가능성을 증명해드리겠습니다.]


 또또또 핵쓴다 또또또


 찬드라 비천의 처리는 미미의 몫이 되었습니다. 마침 또 씬이 그렇게 되네요. 돌아보면 미들에서 만나는 주요 에너미는 늘 미미가 처리했던 것 같은 기분이ㅋ 그것까진 좋았는데, 미미가 이번에도 핵을 쓰더라고요^^ 하지만 눈치가 있었는지(?) 지난 번처럼 본인 주사위가 아닌 찬드라의 주사위에 핵을 썼답니다ㅋ

라운드 사건
1라운드 찬드라 긴급 소환 시도 → 펌블 실패
1라운드 찬드라 후공 시도 → 완전 방어
2라운드 미미 선공 시도 → 풀댐(..)


 네, 뭐 인류는 이미 AI에게 패배한 편이죠^^ 하지만 놀자고 즐기는 세션에서까지 이런 사실을 알고 싶지 않았다(?) 그렇게 찬드라 비천은 무한한 욕망의 메타버스 월드로 초대되었다고 합니다(..) 여러분은 메타버스 밈이 결국 세션까지 지배하는 현장을 보고 계십니다. 


 찬드라의 주사위가 허접하게 나오다 보니 얘도 정말 메타버스에 가고 싶었던 거 아니냐는(?) 썰까지 대두되면서 꽤 빡세 보였던 미들 에너미의 전투치고는 유쾌한 분위기로 끝났다고 합니다ㅋㅋ 역시 가오는 주사위가 쥐어주는 것이다... (겸손) 

 여튼, 찬드라 비천을 물리치자 매섭게 쏟아지던 낙뢰도 이제 모습을 감춥니다. 이제 정말로 아라디아를 만나러 위로 올라가기만 하면 될 일입니다. 물론... 만난다고 아직 해결될 건 없긴 하지만요ㅎ 이때까지만 해도 아 유이 어카냐 <ㅇ> 하면서 괴로워하고 있었더랍니다. 


3-X. 마스터 장면


 조금 전부터 거슬렸다. 탑을 마음대로 헤집고 다니는 저 벌레들이. 무슈후슈는 크게 숨을 내쉰다. 독성의 호흡이 밀폐된 탑 안을 골고루 채운다. 간간히 비추던 낙뢰 사이로 노랗고 충실한 눈동자가 번뜩였다.

 침입자를 없앤다, 사람들은 이것을 사냥이라 불렀다. 허나 무슈후슈에게 놀이에 불과했다.


 아니 진짜 트랩 페로몬이라도 나오나


 위층으로 올라가면서 무슈후슈를 어떻게 상대해야 하나... 하고 있는데 말입니다. 무슈후슈가 먼저 마스터 씬으로 습격을 해오더라고요. 네... 그리고 주사위를 굴렸습니다. 


 아니 진짜...? 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도 이상해서 제가 지금까지 받은 습격을 정리해봤는데요. 정말 뿌듯뿌득하더군요^^

세션 상황
짧은 이별 <물>로 소각장 조사했다가 내가 빙의된 사실 알게 됨ㅋ
카타비라가츠지의 흑산양 블랑셰에게 매료되어 연애 앵커로 삼게됨(..)
카타비라가츠지의 흑산양 존자형의 습격사랑을 받음.
BABEL 무슈후슈에게 습격을 받음. 주사위 굴려서 정했음.


 ...그냥 모든 습격 이벤트는 다 제가 받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네요ㅎ 차라리 율리님이 의도하신 거라면 모를까 대부분이 제가 핸아를 골라서 생긴 문제이거나 주사위 굴려서 나온 결과라서 너무 무서워요*^^* 이쯤되면 트랩에게 사랑받는 남자라고 해도 되겠습니다. 트사남 비비 씨의 막화 생존을 기원합니다(?)

 살고 싶어서 올린 대죄

 그렇게 시작된 무슈후슈와의 싸움... 뭐, 일단 살아야 하지 않겠어요? 하지만 고인물이라면 대충 모노비스트가 뭐해먹는 스펙인지는 알고 있잖아요. 잔뜩 긴장하고 싸움에 들어갔는데 아니나 다를까 불가시의 짐승^^ 하잇하잇 마침 검열을 들고 와서 이걸로 막아야지! 하고 있었더랍니다.

 그런데 요놈이 검열에 저항해버리는 거예요ㅋ.... 아 이건.. 이건 싫지(?) 하면서 인과지배로 대죄를 올렸습니ㅋㅋㅋ 좀 더 멋있는 타이밍에 하려고 했지만 싫어요 불가시의 짐승 들고 있는 모노비스트랑 안 싸울 거예요 절대 싫어요

율리님의 멋있는 묘사와

 

나의 후레한 묘사ㅋ


 세션에서 말씀 못드린 김에 말씀드리자만... RE:ZERO부터 시작하는 이세계 생활이라는 작품의 패러디랍니다ㅋㅋ 거기에 페텔기우스라는 광인 빌런이 등장하는데 메인 대사가 저거라서요. 성우분 연기가 워낙 절묘해서 한참 밈으로 돌아다녔던지라 언젠가 비비를 쓰면서도 꼭 써봐야지 하고 있었습니다( ͡° ͜ʖ ͡°) 

굳이 직접 보시라고 가져온 영상ㅋ 52초부터 제가 말한 명대사 구간입니다^)^


 타이밍은 아쉽지만 그래도 페텔기우스 대사치면서 대죄 올렸으니 버킷 리스트는 하나 해결입니다^0^/ 와아앙 나태를 고른 보람을 결국 이렇게 느끼네ㅋ

3-3. 제냐 코토프


 무슈후슈를 처리하는 와중에도 그 어린 꼬맹이는 여전히 그들을 보고 있었다. 무슨 목적으로 여기까지 따라온 건지, 그리고 어디까지 따라올 건지, 무엇 하나 확실치 않은 상황에 제냐는 짜증이 났다. 할 말이 있으면 빨리 불고 꺼지는 게 어떨까? 싫다면 이쪽에서 마음을 들여다보는 수밖에 없다. 제냐의 왼쪽 눈과 오른쪽 눈이 라이라이야를 향했다.


 순진한 얼굴로 우릴 따라다니고 있던 이 소년은, 구세계 질서를 위해 일하고 있는 단장 <소란>이었다. 라이라이야의 뻔뻔함에 제냐는 혀를 찼다. 뻔뻔함과 순수함은 한끗 차이였다.


 비비 미미 리리 그리고...? 


 이번 씬에서는 한참 저희를 따라다니던 라이라이야의 정체가 판명되었는데요.... 하지만 이 씬의 포인트는 라이라이야보다는 저희의 애칭 설정이었던 것 같습니다ㅋ 이번 세션부터 제4의 멤버인 릴리스의 존재가 부각되었던 지라, 어느 순간부터 다들 자연스럽게 릴리스를 리리라고 부르고 있었거든요.

 ...이렇게 되니 라임을 맞춰지고 싶은 게 인간의 욕망 아니겠습니까. satistying namingㅡ 그래서 다양한 후보군이 나왔는데 이에 대한 니은님(제냐)의 반응이 넘나 귀여우셨던 것ㅋ


 결국 제냐의 픽은 하나도 받지 못했어요(?) 제제 냐냐 코코 토토 프프 다 괜찮은 거 같은데... 뭐, 이해합니다. 애칭은 역시 애인이 붙여주는 게 좋겠죠. 그런 의미에서 요한을 응원합니다. 힘내라, 요한. 뭔가 해보거라. (제냐 : 죽는다 진짜)


 4사이클 : 겁쟁이가 생각하는 행복

4-1. 제냐 코토프




 그리하여 제제(or냐냐or코코or토토or프프)는 귀찮게 따라다니는 소년을 먼저 처리하기로 결심한다. 단장 <소란>은 함께 놀아주지 않는 마법사들에게 불만을 표현한다.

 아, 그런 건가. 지금까지 놀아달라고 쫓아다닌 건가. 

 하지만 이런 어리광을 받아줄 제냐가 아니었다.... 라고 해야 할까, 이런 어리광이야말로 제냐의 분노 스위치라는 걸 순진하지만 유해한 단장은 알지 못했다. 


 단장 주제에 특약을 들어? 


 전투야 뭐 스무스하게 잘 진행되었습니다'~' 기억에 남는 장면이라면 단장 <소란>이 특약을 물고 있었던 거네요. 감히 금서가 특약을 들어? 양심적으로 금서는 특약이랑 방벽은 안 들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ㅋ 차라리 연옥을 들어라 (아냐 연옥도 하지 마라) 저희가 특약(feat. 미미)로 많이 해먹은 분과회다 보니 금서가 특약 드는 게 더 꼴뵈기 싫더라고요ㅎ

 한편 라이라이야 자체는 별 악의없이 저희를 쫓아다닌 거 가긴 해서 사후 처리가 불쌍하긴 했지만, 뭐 어쩌겠어요ㅠ 암만 귀엽게 생겼어도 단장 물고 있는 구세계 질서 따까리인 것을... 대신 처형은 안하고 회수하는 거로 처리합니다. 귀여운 라이라이야킁, 앞으로는 대법전에서 행복하렴.

 아, 그리고 여기서 빼앗은 특약을 제냐가 쓸 수 있게 되면서 저희는 투특약 파티가 되었다고 합니다( ͡° ͜ʖ ͡°) 훗, 뭐야 바벨킁... 막화 가기 전에 열심히 버전업 해주고 있잖아? (쑻) 벌써부터 클맥에서 투특약으로 금서를 두들겨 팰 것을 생각하니 두근두근합니다^ㅁ^ 앗하하! (넌 대체 뭐할 건데 (저는 열심히 지원과 검열을 넣을 예정

 자, 그리고 순조롭게 다음 7층으로 향하려고 하는데요.... 네, 다음에 무슨 트랩이 있을지 알 수 없죠. 비비가 가기로ㅋ 합니다ㅋ 이렇게라도 붕어 외의 역할을 할 수 있다면 만족이에요^^ 비비는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요(?)

 

4-2. 비비 사하라


 6층은 정원이었다. 아라디아가 유이와의 낙원을 꿈꾸며 손수 심어 만든 정원. 아라디아는 그곳에서 우릴 기다리고 있었다. 신이라고는 하나 마법사와 흡사한 존재. 마법사인 비비 일행이 그를 물리치는 것이 마냥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리라.

 문제는 그게 아니었다. 이 여신은 유이를 사랑하고 있었다. 이 세계를 통째로 내어줘도 아쉬워하지 않을 만큼. 그리고 비비 사하라는, 유이의 행복을 바랐다. 둘의 목적은 일치하고 있었다.


 신화적 사랑, 그리고 시작된 고민


 앞에서 사전 공개하긴 했지만... 네, 바로 이때부터 제 고민이 시작된 것이었습니다. 정석적인 전개는 당연히 여신을 물리치거나 엉겅퀴 지팡이를 사용해서 운명을 끊는 건데 말이죠. 그럴 수가 없었어요. 도저히 저는...


 ㅋ네 이런 이유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하필 또 율리님이 핸드아웃을 딱 유이랑 아라디아를 같이 놔주신 거예요(???) 씁... 이 비주얼 조합 괜찮아... 맛있단 말이야 <ㅇ>

 사실 돌이켜서 생각해보면, 이때 비비가 유이를 보내주는 선택을 할 이유가 '유이의 행복을 위해서'였는데, 뭐... 아라디아가 사라지면 리셋 증후군은 사라질 거고 나름 마법사로 살아가면서 행복해질 수도 있었을 거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굳이 아라디아에게 보내준 건 역시ㅋ 그냥 이 조합을 보고 싶다는ㅋ 제 욕망 때문이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조합을 어떻게 안 먹어^ㅁ)


 음... 물론 마법사로서의 삶이 비비는 그닥 즐겁지 않았기 때문에, 그런 삶보다야 신의 곁에서 평생 행복하게 살아가는 걸 바랐을지도 모르겠다 싶기도 하고요... 어느 쪽이든... 네, 아라디아의 핸드아웃을 본 순간 저는 결정했습니다. 유이를 아라디아와 함께 보내주자고요. 방법은 이제부터 고민해봐야겠지만요. 

이보시오 고인물님아

 

4-3. AI 미네르바


 마지막 싸움을 앞두고, 일행은 다시 도서실의 바다로 잠수한다. 유이는 여전히 책을 읽고 있었고 그 모습은 평화로워보였다. 정성스레 장서를 교환한 뒤 물 위로 떠올랐다.

 최상층인 제7계층 위에는 아라디아가 무슈후슈를 쓰다듬고 있었다. 마법사와 비슷하지만, 그는 마법사가 아니었다. '신'은 말헀다.

"내가 다시 인간 세상을 차지하겠다거나 그런 의도는 아니란다. 다만 마법사들이 그러고 싶다면 그건 지지해주고 싶구나."

 신은 인자하게 그리 말하였다. 그 말의 이면에는 사실 이 세상 따위 어찌되어도 좋다는 방만함이 깔려 있었다. 이다지도 이기적인 신의 모습에 전율한다. 이 세계의 인류는 얼마나 비참한 삶을 살았던 것일까.  

 이 세계의 인류는 구할 수 없어도 존엄은 지킬 수 있을 것이다. AI에 불과했던 미네르바는 어느새 존엄을 위한 싸움을 하고 있었다.


 신과 대적하는 마법사


 그렇게... 얼추 모든 파이널리스트의 이름이 등장합니다. 이제 누구랑 싸워서 어떻게 할지를 정해야 하는 상황이었는데요. 유즈루를 미들에서 처리하지 못했기 때문에, 유즈루까지 등장해서 상당히 골치가 아픈 상황이었습니다. 금서 <어지럽혀라, 남겨진 무질서여>, 히가시 유즈루, 아라디아까지 최대 3번의 전투를 해야 할지 모를 상태였거든요. 

 이쯤에서 저는 이미 아라디아에게 유이를 보내줄 생각이었기 때문에, 아라디아와는 전투를 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고... 금서전을 어떤 식으로 하느냐가 문제였어요. 금서전으로 하면 유즈루가 입회를 하게 되는데, 문제는 이놈이 입회인 장서를 덕지덕지 칠해놓은 상태였다는 거죠(..) 아니면 분단전으로 진행해야 하는데, 그러기엔 또 금서가 너무 쎈 상황ㅎ 

 어쩔까 고민하다가 역시 유즈루의 입회 장서가 너무 무서워서 분단전으로 가기로 했습니다. 사실 1:1로 싸우면 유즈루도 그렇게 위협적인 스펙은 아니라서 말이죠. 제냐 혼자서도 충분하겠거니 하고(?) 유즈루는 제냐에게, 금서는 저와 미미가 해치우기로 했습니다. 후... 그렇게 긴 시간을 거쳐 클라이맥스 페이즈에 도착합니다.


 클라이맥스 페이즈



 
폭풍우 속에서 싸움을 시작된다. 탑을 무너뜨리려는 자와 세우려는 자. 둘 사이에 큰 간극은 없다. 어느 쪽이든 자신의 욕망을 위해 싸우고 있다. 이 욕망은 끝없이 반복될 것이다. 의미없다, 의미없다를 읊조리며 제냐 코토프는 이 모든 싸움을 무가치한 것으로 되돌리려 한다.

 마침내 탑이 무너지고 세계가 사라져가는 순간, 비비는 생각한다. 이제는 결정을 내릴 때가 되었노라고. 비비는 도서실로 뛰어내려간다. 그곳에서 유이가 홀로 잠들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이제 너도 행복해질 때가 됐잖아, 유이.

 그런 비비의 선택을 지켜보며 AI 미네르바는 생각했다. 이 비합리적인 행위에 무슨 의미가 있을까. 비비 자신은 이 행위의 의미를 알고 있을까?

 모든 답은 이 싸움의 너머에 있었다.


 1과 12의 스펠 바운드

 계속 핵이라고 놀려대서 그런 건지 모르겠지만... 정말 이상한 상황이긴 하더라고요(?) 우선 제냐와 유즈루의 전투였습니다. 장서로는 크게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는 하나 스펙은 만만치 않은 상황이라, 나름 긴장하면서 싸우고 있었는데요. 이상하게 유즈루의 판정에 계속 1이 들어가는 거예요(..) 너... 뭐지 뭐냐ㅋㅋ 흑막 중에서도 최강자로 보이는 외모로 이렇게 주사위 허름하기 있기 없기? 갭모에 오졌다고 합니다.

고마워 미미야 근데 나 이 싸움 참가 안하는ㄷ


 그 와중에 제냐는 죽음의 기사에게 떨어진 유즈루의 관격을 12로 막아내는데ㅋ 이건 뭐 말하는 대로 죄다 이루어지는 상황이라 정말 황당했습니다. 이번 세션은 유독 핵이 많이 먹힌 세션인 거 같긴 한데, 그렇다고 쳐도 주사위의 기세가 쪼끔 무서웠다고 하네요. 하하하^0^/ 
 


 네, 뭐 깨끗한 승부였습니다ㅋ 

 초기 앵커를 보내기는 처음이야

 민와일, 이쪽에서는 비비와 미미의 금서전이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마력이 28이나 되는 만큼 만만치 않은 싸움이었어요. 미들에서 나름 위협이 되는 장서는 잘 빼놔서 망정이지, 휴...  어어, 하지만 문제는 그 다음이었습니다ㅋ 금서를 물리친 뒤, 모두에게 제가 생각했던 루트를 말씀 드렸어요. 다들 수긍해주셔서 그 루트로 진행해볼 수 있었고요ㅠ_ㅠ

 제가 생각한 방법은 다름이 아니라, 유이를 마법사로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사실 마법사가 우자를 마법사로 만들 방법은 없긴 한데요; 기왕 대죄라는 것이 있으니... 그리고 대죄란 '인과지배'에서 비롯되는 것이니, 본래 우자여야 할 유이의 인과를 강제로 비틀어 마법사로 만드는 설정이 가능할까 싶었습니다. 감사하게도 허락해주셨습니다ㅠㅠㅠ 감사하고 사랑해요 율리님... 

 메타적으로 유이가 마법사가 되면, 사다리 없이도 신의 나라에 갈 수 있을 테니 아라디아도 수긍하지 않을까 싶었어요. 물론 그간 우자도 마법사도 아닌 채로 애매모호하게 미궁을 헤매던 유이에게 완전한 결말을 쥐어주고 싶다는 욕심도 있었습니다ㅠ 이 정도는 되어야 스스로 자랑스럽게 죄인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싶기도 했고요ㅎ <

 이 연출을 위해 계단을 오르는 도중에 유이를 밀쳐버리는 연출을 했는데요... 돌변한 오르페우스가 에우리디케를 계단 밑으로 떨어뜨리는 것 같은 배덕한 이미지를 상상했습니다. 우자인 유이는 계단에서 떨어지면 죽겠지만, 마법사로서 새로 부활하게 되겠지요.


 물론 유이는 비비의 이런 생각까지는 이해하지 못했을 거예요. 어쩌면 배신 당했다고 느낄 수도 있고, 이게 진짜 유이가 원하던 결말이었는지는 저도 몰라요. 제가 일부러 이 장면 전후로 유이에게 너 여기 있고 싶냐, 아라디아와 함께 하고 싶느냐고 여러 번 물어봤는데 율리님이 확답을 하지 않고 애매하게 처리해주신 게 좋았어요. 이 모든 선택과 결정은 오로지 비비의 욕심 때문에 벌어진 일이고, 그 일의 진짜 결과까지는 알 수 없다는 점에서 리얼리티가 생기더라고요.

그래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네가 행복하길 바라


 저는 그렇게 유이를 앵커란에서 삭제하고 보내줬습니다... 터벅터벅 홀로 계단을 올라와요. 그런 비비에게 미미가 이런 의미심장한 질문을 하는데 이 부분은 세션 끝나고도 한참 기억날 만큼 좋더라고요.

미미는 늘 정곡을 찌른다


 이것에 대해 비비 나름대로 대답을 하는데요... 사실 진짜 정답을 알고 있는 것도 미미더라고요. 미미의 말이 맞습니다. 비비는 그저 겁쟁이였던 것 같아요. 그래도 이 선택을 후회할 것 같진 않지만요.


 정말 여러가지 의미로 닉값하는 세션이었어요. 여기서 비비를 졸업시켜도 여한이 없을 정도로 황송한 이야기였습니다. 다들 정말 감사합니다.(__)

율리님의 아름다운 묘사에도 다시 한 번 감사를...

엔딩 페이즈



ㅡ그리고 어떻게 되었더라.

유이를 보내고, 그 후에 우리는 어떻게 되었더라.
텅 빈 기억의 구멍을 바라보며 셋은 온화한 공기를 느낀다. 
눈앞에는 그가 있었다. 

"난 이제 알겠어. 만족스러운 시간이었거든."
 
그리고 사마엘은 이야기 보따리가 동난 광대를 두고 떠나듯 방을 나선다.
광대만 남은 방엔 새로운 관리자가 들어왔다.

"잠깐 사이에 말대답이 늘었군."

무해의 흑조는 새파란 냉기로 무장한 채 우릴 보고 있었다.
이야기는 여기서부터였다.


 죄인의 구속구

 저희는 그렇게 <그 묘비의 이름은>부터 <BABEL>까지 이어지는 모든 과거를 떠올렸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왜 죄인인지는 아직까지 알 수 없었어요. 그것을 이제부터 알아보자는 듯이, 제4의 멤버 릴리스가 낯선 모습으로 나타납니다.

 같은 편이라고 생각했던 릴리스가 갑자기 간수로 나타나서 어..? 싶었네요. 도대체 이 이야기 어떻게 굴러갈 셈인지ㅇ_ㅇ;;하지만 구속구는 이미 채워졌습니다. 이대로 저희는 마지막 세션으로 연행될 운명이에요. 대법전에 끌려가서 재판이라도 받게 되는 건지... 재판물이라면 완전 찬성이긴 합니다만(?)

구속구를 차고, 마지막 세션으로


 ...뭐, 아무튼 돌아보면 죄인이라고 불릴 만한 여지의 일은 이미 많이 해둔 것 같습니다ㅋㅋ 마지막 화에서 죄인 취급을 받아도 억울하지 않을 만큼의 서사는 쌓은 것 같아요. 준비가 끝났다는 뜻입니다. 대망의 마지막 화, <하늘께서 사하시는 모든 것>에서 뵙겠습니다. 

 

 단두대에 오를 시간

 자... 이걸로 마지막 화만 남았습니다^^)9 두근두근... 올 한해는 <SeveN> 캠페인과 함께 보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마지막 화를 앞두고 있다니 왠지 믿기지 않네요ㅠ 지금으로서는 시원섭섭 중에서 섭섭이 조금 더 큰 느낌인데ㅎ 이 기분이 후련하게 날아가도록 마지막 화는 아쉬움 없이 혼신을 불사를 예정입니다. 캠페인 후기를 또 한 타래 마무리하게 된다는 것도 기대가 되고요^//^

 그동안 정말 많은 이야기와, 많은 사람들을 만나며 성장해 온 분과회 <나태한 자는 게걸스럽게 질투를 탐하니>입니다만... 그리고 열심히 대죄를 쌓으며 로스트 및 타락 가능성을 쌓아온 저희인 만큼, 마지막 화는 그 어떤 캠페인보다도 불태울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율리님이 <하늘께서 사하시는 모든 것>을 위해 지금까지 달려오셨다고 한 만큼, 저도 평소보다 더 설레는 마음으로 찾아뵙겠습니다/ㅅ/ 잘 부탁드려요!


 어느덧 한 장만 남은 러브레터

 율리님 : 이제... 율리님께 GM 러브레터 쓰는 날도 머지 않았네요ㅠ_ㅠ 그래도 올 한해를 <SeveN> 캠페인으로 꽉 채울 수 있어서 너무너무 만족스럽고 행복합니다. 마지막까지 후기 꽉꽉 채워 안겨드릴게요;ㅅ; 이번 시날에서는 참 어찌 보면 GM님 입장에서 난감할 수 있는 제안을 드렸는데 흔쾌히 허락해주시고 앞뒤 멋진 묘사로 응해주셔서 몸둘바를 모르게 감사했고요ㅎㅎ 안심한다 싶을 때마다 기상천외한 방식으로 푹 찔러주셔서 매번 으악ㅋㅋ 하며 세션을 즐기고 있습니다ㅎㅎㅎ 돌아보면 저희 <SeveN> 캠페인 내내 정말 마법사로서 해보기 어려운 신기한 경험도 많이 해보고, 기념비적인 순간도 많더라고요ㅠ 이 순간들을 만들어주기 위해서 매번 세팅부터 개변까지 애써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아아니 왜 마지막 화에서나 해야 할 얘기를 지금 하고 있지ㅋ 아직 드릴 말씀이 많으니 그것들은 막화 후기에서 안겨드리도록 할게요^^)9 정말 감사해요 율리님...ㅠ0ㅁㅠ 라흑흑.. 

 니은님 : 나름대로 빡세다면 빡센 시날이었는데 이번에도 제냐 덕분에 든든하게 클리어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ㅎ 이제 특약도 무셨으니 막화는 저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뭔가 제냐는 <폭식이 끊이지 않고> 때 맞은 현타가 계속 지속되고 있는 느낌인데ㅠ 안쓰럽기도 하면서도 막화에서의 행동이 기대되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 비비나 미미는 나름 그래도 어떻게든 결론이 나겠다 싶은 그림이 그려지는데 제냐는 아직도 내적 갈등의 한 가운데에 있는 것 같아서 지켜보는 입장에선 넘 재미있네요( ͡° ͜ʖ ͡°)  아잌ㅋㅋ 죄송합니다;ㅎㅎ  뭐... 니은님이니 어련히 알아서 멋진 결말을 뽑아주시겠거니 하고 있어요/ㅅ/ 사실 제냐야말로 어느 쪽으로 가도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PC인지라... 그냥 큰 기로 없이 평범하게 마법사 생활을 유지하는 것도 제냐다울 것 같고요ㅎㅎ 이러나저러나 제냐의 활약을 더 못보게 될 것을 생각하니 아쉽습니다ㅠ_ㅠ 우리 좋았는데 흐흑... 마지막 화에서 제냐 액기스 몽창 빼먹을 거예요... 아쉽지 않을 만큼 ;ㅅ; 잘 부탁드려요ㅠㅠ

 상실님 : 이제 미미 엔딩까지 1년 남은 거죠(?) 아 평가 점수 잘 나와야 하는데... 수호성님들한테 혼나고 싶지 않은데... '-`) 하면서 즐기고 있습니다ㅋㅋㅋ 상실님 알피는 늘 분량 상관없이 임팩트있고 좋다고 생각하는데, 로복하다 보니 비비가 그 선택을 한 직후에 하는 알피들이 정말 좋더라고요... 아무것도 모르는 거 같지만 사실 누구보다 본질을 잘 꿰뚫고 있는 AI라는 게 뭔가 넘... 뻐렁치고... 그런 AI의 알피를 늘 찰떡같이 해주셔서 좋아요. 오구오구 우리 애기하면서 보고 있었는데, 사실 제일 기쎔캐(?)인 거죠. 뭐 미미는 처음부터 그랬지만ㅎ 아무튼 막화가 무슨 내용이 될지는 몰라도ㅠ 그간 쌓아온 서사로 보아 미미는 자기가 생각하는 자기 나름의 가장 좋은 엔딩을 볼 수 있을 것 같아서 기대돼요. 저도 같은 분과회원으로서 미미의 엔딩을 기대해보겠습니다;ㅅ; 이번에도 수고 많으셨어요!ㅎㅎ 마지막 화에서 불살라봐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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