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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 후기/마기카로기아

꿈이라면 깨지 말지어다

by 에이밍 2018. 7. 23.

꿈이라면 깨지 말지어다

: 마기카로기아


시나리오

광어님 (@Thousandillutio)


마스터

광어님 (@Thousandillutio)


플레이어

에이미 (@ehrtlr)

아본님 (@eggpowder_abon)

루루팡님 (@wishpotion)

뫄님 (@mwa_trpg)



 

 You're beautiful.

 You're beautiful.

 You're beautiful, It's true.

 I saw your face in a cafe.

 And I don't know what to do.

 Cause I'll never be with you.



 0. 시작


 소중하다는 말은 가질 수 없다는 말과 동의어라고 생각해요. 항상 곁에 있고 언제나 가질 수 있는 것을 우리는 소중하다고 말하지 않아요. 언제든 사라질 수 있고 그와 같은 것은 어디에도 없기 때문에 우리는 그것을 소중하다고 느낍니다. 그렇게 생각하면 소중하다는 말도 참 경제적인 용어네요.  쉽게 가질 수 없기 때문에 가치가 생겨난다... 새삼 소중하다는 단어가 딱딱하게 느껴집니다. 이렇게 대접받을 단어가 아닌데도요.


 이 이야기는 마법사에게 '소중한 것' 의 의미를 묻는 이야기입니다.



 1. PC소개


 씨맥스의 예약 실수로 쫓겨나 우여곡절 끝에 클로리스에 자리를 잡게 된 5명의 티알러들... 이번 시나리오를 쓰고 지휘해주신 광어님과 더불어 갓플레이어 세 분과 함께 했습니다. 항상 갓갓한 플레이를 보여주시는 분들이지만 이번 세션에선 이분들과 함께 해서 더욱 다행이고 좋았어요. 저마다 결이 다른 상처와 그 대응법을 보여주셨던...ㅠㅠ PC도 전부 사랑하는 PC들 뿐입니다.


 저는 이때만해도 5계제였던 카야노 마리아 (해방의 수갑)으로 다녀왔습니다. 이 세션 후에 6계제로 올려서 봉인해버렸지만ㅎㅎ 사실상 카야노로 다녀온 마지막 세션이었네요ㅠ0ㅠ 아마 카야노는 이후로도 5-6계제 시나리오가 아니면 데려가지 못할 테니 어쩌면 마지막 세션일지도 모르는... 아, 하지만 이걸 마지막으로 해도 좋겠다 싶을 정도로 서사적으로나 스펙적으로나 만족한 세션이었습니다! 여튼, 제 PC 중에서 제일 오래된 동시에 제가 제일 사랑하는 천애 소속의 사서, 카야노 마리아와 함께 이 꿈속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아본님은 아야노코지 유키히토 (날개달린 인도자)를 데려와주셨고 역시나 이런 시리어스/감동 세션에서 탐정님은 항상 히어로라는 걸 느낄 수 있었던...ㅠㅠ 성우가 미도링이라는 건 알고 있지만 이번 세션에서는 더욱 미도링 목소리로 웅얼거리는 듯한 느낌이 들만큼(?) 아야노코지의 존재감이 더 크게 다가왔더랍니다. 그... 그 씬표가 여러 사고를 치기도 했고ㅠ (허름) (이후로 불꽃놀이맨이 되어버린 아야노코지) 원래 시리어스한 세션 위주로 다니는 PC지만 여러 의미에서 이번 시나리오로 점정을 찍은 것 같아요...다른 우자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누구보다 열심히 뛰어온 아야노코지지만, 그 과정에서 간과하고 있었던 누군가와의 관계가 여름날 불꽃놀이처럼 반짝이는 게 너무 인상적이었어요. 후, 자세한 이야기는 뒤에서!


 뫄님은 위다페에서 인형을 맡고 있는 츠치노 아키나 ()를 데려와주셨습니다! 뫄키나 언니와 함께 하는 세션은 늘 환영이고 늘 존잼이죠!ㅎㅎ 이번엔 또 어떤 금서를 뿌술까? 크큭 하면서 언니랑 즐거워했는데 아주 잠깐 사이에 지나가더라고요ㅎㅎㅎㅎㅎ 이야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었다; 죄송해요 광어님 살려주세요ㅠ0ㅠ (?) 아무튼... 굉장한 마이페이스인데다 마법사와 인간의 경계를 분명하게 지키고 있는, 매우 마법사적인 PC라서 함께 할 때마다 유쾌한 동시에 매력적인 장면이 많이 나오는 마법사에요. 그런 점 때문에 개인적으로도 무척 사랑하는 PC입니다만... 단 것에 소금을 타면 더욱 달아지듯, 평소의 무심한 캐릭터성 덕분에 이번 세션에서 기존에 보지 못했던 아키나의 모습을 많이 볼 수 있어서 좋았어요. 중간 중간 영생 가재와 쿠앤크로 방벽을 올려서 GM의 감정 공격을 막아주신 것 또한 아키나 언니;; 이 자리를 빌어 감사 인사를 전합니다읗긓ㅠㅠ 저 진짜 아키나 아니었으면 orz (생각하기도 싫음


 마지막으로 루루팡님은 갓 5계제가 된 카밀라 레이크 (사랑을 잃은 인어)를 데려와주셨어요! 카밀라 정말...ㅠㅠ 여러 서사를 쌓으면서 이쁘게 커온 마법사인데... 그 모든게 어쩌면 이번 세션을 위해서였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만큼 정말 최고의 플레이를 보여줬고ㅠㅠ... 아아 내내 카밀라의 대사 하나하나에 휘말려서 저도 감정적으로 굉장히 오락가락했더랍니다... 다른 PC의 서사에 몰입하는 건 그리 쉬운 일이 아닌데 이번의 카밀라는 정말... 세션 내내 안아주고 싶고... 너무 사랑스럽고 촉촉했어요ㅠ 휴... 너무 좋은 플레이 보여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루루팡님ㅠㅠ... 


 좋아하는 플레이어들과 좋아하는 마법사들, 그리고 갓마스터 광어님의 신작 시나리오! 이건 노잼일 수가 없곘지? 비록 씨맥스의 실수로 쫓겨나긴 했지만ㅠㅠ 장소가 뭐가 중요해! 세션만 할 수 있으면 된다. 가자, 마법사들아! 싸우자 금서!+_+


 ...라고 한 것이, 세션이 시작하자마자 와장창 무너질 줄 누가 알았겠어요.



 2. 세션


 마기로기의 세계관은 풍요롭고 매력적이에요. 파면 팔 수록 새로운 것들이 나오고 관련 없는 것들이 서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거기에 플레이어의 해석까지 덧대면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스펙트럼의 이야기가 나와요. 본래 티알피지가 그런 것이긴 합니다만 마법, 세계, 초월자, 책 같은 개념에 매력을 느끼는 사람이라면 마기로기는 그야말로 초호화 어트랙션 그 자체가 됩니다. 그리고 어트랙션은 늘 그렇듯 가장 무서운 놀이기구가 하나씩 배치되어 있게 마련이죠. 아, 저것만큼은 절대로 타지 말자고 다짐하게 되는 악명높은 기구들이... 이 시나리오는 바로 그 지점에 있습니다. 라이터 이전에 플레이어로서 왠만하면 경험하고 싶지 않은 그런 지점을 과감하게 건드려요. 그냥 찌르는 정도가 아니라 잘라서 해체하고 전시합니다. 마법사로서 쌓아온 서사가 두터울 수록 해부도는 적나라해요. 일단 세션에 들어왔으니 그걸 감당해야 하는 건 온전히 PC의 몫입니다. 이... 이 광어시마가-_-+


 마법사에 따라서 다를 수는 있겠지만 5계제까지 키운 마법사라면 생길 수밖에 없는 여러가지 감정과 서사들이 있거든요. 그리고 그 모든 것이 수렵되는 하나의 지점. 그 부분을 콕 찔러서 터트려놓고 어라, 터졌네요? 음... 그럼 어떡할래요? 하고 몇 가지 선택지를 쥐어줍니다. 근데 이 선택지가ㅋ 아니 어떻게 이렇게 사악할 수 있지? 카와시마조차도 이렇게까지 하진 않을 텐데; 카와시마까지 갈 것도 없고 벌써 저마저도 음 이건 너무하니까 건드리지 말자~ 하고 넘어갔던 그런 지점들을 아주 못으로 박고 망치로 내려찍는데 정말 혼미하기 그지없었습니다ㅠ 딜미터기 고장! 딜미터기 고장났잖아요!ㅠ0ㅠ... 하고 광어님 등을 마구 두드리며 하소연하고 싶지만... 솔직히 말하자면 그래요. 할 수 있는데 안 한게 아니라 전 그냥 못한 거고 광어님은 하신 겁니다ㅠ


 눈앞에 둑이 있어요. 그런데 둑의 일부가 흔들흔들 거려요. 저걸 톡하고 치면 강물이 우다다다 쏟아질 것 같긴 한데, 아니 무조건 쏟아질 텐데 그 후의 뒷감당은...? 랄까 쏟아지는 강물을 감당할 수 있나요? 라는 질문에 대해서 저는 답을 내리지 못하는 상황이었고 광어님은 주저없이 둑을 친거죠. 그리고 폭포수처럼 쏟아지기 시작한 강물들... 놀랍게도 너무나 잘 컨트롤하시더라고요. 건드리는 요소가 매우 감정적이고 가혹함에도 불구하고 담백한 구성과 NPC의 적절한 활용을 통해 시나리오가 엉망이 되지 않게끔 딜컷을 해두셨어요. 날뛰는 말을 다스리는 건 마취총 한 방이면 충분하다는 듯한 이 자신감, 거기서 비롯되는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구성에 정말 감탄했어요. 이렇게밖에 설명할 수 없는 게 안타깝네요.


 아직 안 해보신, 그리고 앞으로 하실 분들을 위해 정말 간단하게만 설명하자면 이 시나리오는 매우 간단합니다! 근데 엄청 강해요! 여러 의미로! 당신이 5계제 마법사를 소중하게 키워온 PL이라면! 그리고 그 마법사가 다양한 세션을 통해 자신만의 서사를 쌓아온 PC라면!... 관통당할 수밖에 없어요ㅠ 정신을 차려보면 이미 총을 들고 있고, 이미 내 머리에 겨누고 있고, 그게 싫으면 [앵커를 향해 겨눠야 하는] 이 서부극스러운 긴장감 대체 뭔가요... 심지어 함 겨뤄보자! 하고 철없이 시작한 싸움도 아니고 내 모든 걸 걸고 시작한 비장한 싸움이에요. 세션 자체는 지극-히 서정적인 분위기였음에도 불구하고 언제 뭐가 터질지 모르는 긴장감과 어깨를 짓누르는 책임감이 시나리오를 지배하고 있습니다. 정말... 5계제 PC라면 이건... 망가질 수밖에 없어...


 모든 것이 멈춰있기 때문에 PC의 움직임 하나하나에 의미가 부여됩니다. 씬표를 굴리고, 핸드아웃을 조사하고, 단장과 싸우는 그 모든 과정의 결과가 철저하게 PC의 책임으로 돌아와요. 그걸 감당할 수 있냐고 집요하게 묻고, 그 결과에 대해서도 일절 타협없이 냉정하게 출력하는 무서운 시나리오입니다. 귀신이나 유령이 나온다고 다 호러가 아니야... 이게 진짜 호러ㅠ 모든 호러물은 인물들이 자진해서 위험 속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무서운 것이니까요. 분신사바를 한 것도, 폐가에 들어간 것도, 산 속의 공장을 찾아간 것도 전부 너희의 선택. 그렇다면 그 책임을 져야겠지? 선택은 너무나 단순했지만 그 결과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지기 때문에 호러가 성립됩니다. 그런 책임의 무서움에 대해서 이 시나리오는 직설적으로 묻고 있어요. 다른 곳으로 눈을 돌릴 수도 없습니다. 도망칠 곳도 없어요. 카페 노스탤지어는 밀실이에요.


 어둠 속에서 빛이 가치가 있듯, 빛이 있는 곳에서 어둠이 비로소 그 진면목을 발휘합니다. 이 시나리오의 컬러를 얘기하라면 저는 화이트에요. 아무것도 그려져 있지 않은 순백의 공간. 일견 깨끗하고 아름다워보이지만 순백은 더러움을 거부하는 결백의 컬러입니다. PC가 겪고 있는 사태는 (마법사에 따라) 이루말할 수 없을 만큼 가혹하고 끔찍한데, 세계는 순백의 얼굴로 미소를 짓고 있어요. 무슨 일이 있었니? 하고 묻는 그 여백... 5계제까지 성장하면서 온갖 컬러의 물감으로 물든 마법사들의 캔버스를 무시하는 듯한 상냥함이, 이 시나리오를 지배하는 비극적 어조를 강화합니다. 쉽게 말하자면 전체적으로 잔잔한 시나리오의 분위기가 오히려 더 PC들의 상처를 들쑤신다는 것... 나는 이렇게 고통스러운데 간호사 언니는 상냥하게 웃고만 있는 그런 느낌이라고요! 아! 광어시마!!!ㅠㅠㅠ


 정말 딜미터기라곤 1도 없는 뻔뻔한 시나리오!... 라고 욕하고 싶지만, PC들의 날뛰는 감정으로 시나리오가 엉망이 되지 않게끔 몇가지 장치가 되어있었어요. 그 부분이 개인적으로 이 시나리오를 마기로기 사상 최고의 시나리오라고 생각하는 요인이기도 한데, 다른 게 아니라 [아실링 번과 영원의 망각] 때문이었어요. 사실 처음엔 이들이 꼭 필요한가? 라는 생각도 했었는데 필요하더라고요... 시나리오 전체를 보면 그리 큰 역할은 아니지만 이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이야기가 PC들이 날뛰는 방향대로 마구 흘러가지 않고 마기로기 본연의 형식을 갖추게 되요. 뿐만 아니라 이들은 자신의 상황과 감정에 취해있는 PC에게 자신들의 모습을 반추할 수 있는 [제3의 자아]로서 기능합니다. 이 시나리오를 냉정하게, 그리고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게 쉽지만은 않았는데 [우리와 같은 입장에 있는 NPC를] 제3자의 입장에서 바라볼 수 있게 되니 조금은 냉정을 되찾고 사태를 지켜볼 수 있었어요. 아, 내가 지금 저런 모습이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리고 씬표... 씬표의 활용도 아주 적재적소에, 이 시나리오에 꼭 필요한 형태로 작업되어서 감탄했습니다. 뭐, 앞에서 계속 5계제 마법사라면 망가질 수밖에 없다! 고 하긴 했지만 가벼운 서사의 마법사를 좋아하시거나 개그 세션을 즐기는 분이라면 이 시나리오는 조금 어색할 수도 있거든요. (애초에 그런 PC는 알아서 배제될 거라고 생각하지만!) 아니면 시나리오 자체에 대한 반발심으로 감정이입이 안되는 분들도 계실 수 있고요. 그런 분들은 위해 준비된 것이 이 씬표입니다. [씬표를 굴리면 원하든 원하지 않든 초기 앵커와의 추억이 생성되거든요.] 심지어 이 씬표가 어찌나 귀신같은 것들만 골라서 모아놨는지... 아 정말!ㅠ 씬표 얘기는 스포일러 포함 후기에서 좀 더 자세히 할게요...


 여튼 저는 씬표를 잘 활용하는 시나리오를 보면 흥분(?)하는 편인데 운명을 재봉하는 선택도 그랬지만, 씬표를 단순한 7번 피하기 용도 / 배경 묘사 용도로만 쓰는 게 아니라 세션의 기믹 중 하나로 소화시키는 게 너무 좋아요. 그것이 서사를 보충하거나 받쳐주는 역할을 하면 더더욱 좋은데, 이 시나리오의 씬표는 거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가 [PC의 서사를 풍성하게 만들어주는] 역할을 합니다. 롤플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이 씬표만 굴리고 놀아도 충분하지 않을까? 싶을 정도였어요. 대신 그만큼 굴릴 때마다 대미지가ㅠ 누적ㅠ 되지만... 개인적으로 이 시나리오의 핵심은 씬표라고도 생각합니다. 씬표 없는 꿈깨는 앙꼬없는 찐빵일지도 몰라요. 실제로 플레이하는 과정에서도 씬표만 굴려도 여기저기서 비명 지르고 울고 난리가 아니었으며(..) <제일 큰 비명을 지른 사람 <아마도


 아무튼, 단순한 테마, 차분한 배경, 얼마 없는 NPC, 씬표 몇개로 이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아니,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PC가 스스로 서사를 만들고 감정이입을 할 수 있는 부분을 충분히 만들어주는 정말 멋진 시나리오입니다. 단언컨대 카와시마도 이렇게 못쓰거나 안쓸 거예요. 이번 허상서가에 실리는 시나리오 중에 가장 파괴력이 넘치는 시나리오이고 테플러로서 정말 자신만만하게 추천해드릴 수 있는, 5계제라면 앞으로 반드시 거쳐야 할 관문 같은 시나리오가 될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후기로 전부 담아낼 수 없을 정도로 좋아요. 개인적으로 앞으로 마기로기 시나리오를 더 쓸 필요가 없지 않을까? 싶을 정도였네요ㅎㅎ


 자아, 그럼 스포일러를 포함한 후기로 넘어가보도록 하겠습니다. 세션에 대한 이야기도 쓸 거지만 제 PC에 대한 TMI 후기가 될 가능성이 높을 거예요. 감안하고 따라와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근데... 그렇게 쓸 수밖에 없어... 이건... 이 시나리오는...




 평소보다 사적인 TMI의 비율이 훨씬 높은 후기네요... 하지만 이 시나리오의 후기를 제대로 쓰려면 이런 방식이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ㅠ 그날 세션에서 충분히 이런저런 감정들을 표현하지 못한 게 아쉽기도 했고요. 아무튼, 어서 허상서가 2권이 나오고 좀 더 많은 분들이 이 시나리오를 접해보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다른 마법사분들의 이야기가 듣고 싶어요.  이 시나리오만큼은 유독 그렇네요.



 3. 정리


 매번 쓰려다 말고 쓰려다 말았던... 제게는 관문 같은 후기였는에 이렇게 마치게 되어서 정말 감개무량합니다. 일단 쓰게 되니 어떻게든 쓰긴 하네요ㅠ (허름) 허상서가 2권만 아니었으면 더더더 늦장부리다가 올렸을 텐데ㅠ 아무튼... 너무 늦었지만 시나리오 작성과 마스터링으로 수고해주신 광어님께 제 진심이 잘 전달되었으면 합니다.


 계속 사악하다! 인마없다! 죽어라! 하고 욕하긴 했지만 그건 KO를 당하기 싫어 벌벌 떨고 있는 제 감정의 파편들이 지른 소리라는 건 당연히 알아주실 거라고 생각해요ㅎㅎ 정말... 마기로기니까 가능한, 마기로기의 테마를 명확하게 찌른, 최고의 시나리오입니다. '최고'에 해당하는 수식어를 몇개를 붙여도 모자라요. 이 시나리오를 하지 않은 자... 스스로를 5계제 마법사라 칭하지 말지니! 지금 한참 성장 중이신 마법사분들이 저마다의 세션을 통해 많은 서사를 쌓고나서 꼭 이 시나리오를 경험해보시길 바랄게요. 제 이름 석자를 걸고 약속합니다. 이 시나리오는 최고에요.


 꿈이라면 깨지 말지어다, 아니 깨어도 좋으니 이 말만은 전하게 해줘요. 그 모든 순간이 기적이었다고...



 4. 러브레터


 광어님 : 아 정말 너무 너무 늦었네요ㅠ 죄송해요... 그만큼 정성과 사랑을 쏟았습니다. 이래저래 욕도 하고(?) 찬사도 적었는데 욕은 감탄사로, 찬사는 아부가 아닌 진심으로 전해지길 바랄게요! 정말 지금 생각하면 오히려 그날 그렇게 씨맥스에서 쫓겨나 부랑부랑했던 것도, 클로리스에서 브금신의 선곡을 들으며 세션을 했던 것도 오히려 기적이었던 것 같아요. 광어님은 충분히 표현하지 못해서 아쉬워하셨지만 전달하고 싶어하셨던 것들, 저는 차고 넘치게 전해 받았다고 생각하고 그 마음을 담아 이 후기를 썼습니다! 앞으로 또 어떤 룰로 어떤 시나리오를 하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초대해주시면 당연히 날아가요ㅎㅎ 쫑쫑쫑... 너무 멋진 시나리오였고, 앞으로도 멋질 것이고, 더 많은 분들께 사랑을 받는 시나리오가 될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광어님의 라이터/마스터 인생 늘 응원하고 지지할게요ㅎㅎ 멋진 세션 정말 고마워요..!


 아본님 : 이날부터였을까요... 아야노코지가 불꽃놀이 버튼을 밟고 여기저기서 터지기 시작한게ㅠ 사실 저도 불꽃놀이 팡인이라 이날 이후로 본의 아니게 함께 스위치화되긴 했는데 아야노코지의 그 씬은... 아 정말... 세션 끝나고도 가장 인상에 남아있을 정도로 아프고 아련했어요... 다른 마법사가 아닌 아야노코지였기 때문에 가능한 궤적들이 있었고, 그걸 눈으로 손으로 함께 따라가는 것이 아프면서도 좋았습니다ㅠ 정말 아야노코지 사랑뿐... 사랑할 수밖에 없는 PC에요... 이 후기 쓰면서 아본님 후기도 다시 읽어보니 당시의 정황에 대해 100% 이해하고 몰입해주신 게 느껴져서 넘 감사했고...ㅠㅠ 아야노코지와 함께 해서 더더욱 이 세션이 빛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ㅠㅠ 이런 멋진 시나리오에서 함께 플레이할 수 있었던 것만으로도 영광이고 감사드려요! 이 순간의 반짝임을 잊지 않을게요ㅎㅎ


 뫄님 : 사실 저 제일 멘붕한 순간이... 아키나가 무너지는 것처럼 보였던 순간이었어요ㅠ 무너졌다기 보다 금이 가는? 정도이긴 했는데, 특히 에필로그에서 보여준 반응이 평소의 아키나답지 않으면서도 너무나 아키나다워서 혼자 속으로 또 울컥하고 있었네요ㅠ 이 세션에서 보여준 아키나의 마음이 식죄로 이어지면서 자체적으로 서사를 완성하는 걸 보는 것도 너무... 경이로웠고... 하아, 어찌보면 아키나는 이 세션에 어울리지 않는 PC였을 수도 있는데 끝나고 난 지금은 아키나가 아니면 누가...? 라는 느낌도 들고 아키나였기 때문에 오히려 그 순간에 그려지는 균열들이 더 생생하고 경이롭게 다가왔던 것 같아요. 아키나 언니 사랑합니다ㅠ 카야노와 함께 해줘서 고맙고 저와 함께 해주셔서 감사해요, 뫄님!ㅎㅎ 함께 이 세션을 즐긴 덕분에 식죄도 좋은 세션으로 만들 수 있었던 것 같아요ㅠㅠ 정말 감사드립니다ㅎㅎ 행복했어요!


 루루팡님 : 휴... 사실 이날의 히로인... 히어로라고 생각하는 루루팡님...ㅠㅠ 자신의 감정을 날것 그대로 드러내고 표현할 수 있는 플레이어는 정말 최고라고 생각해요. 흉내내고 싶다고 해서 흉내낼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그만큼 서사와 PC에 몰입하고 플레이어들에게 마음을 열어줘야만 가능한 거니까요. 저는 지금도 다른 세션 플레이할 때마다 이날 루루팡님이 보여주신 진심을 늘 떠올려요. 어쩌면 TRPG의 본질은 게임보다 소통에 가까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이날 처음 하기도 했고요. 제가 여태 TRPG를 하면서 봐온 베스트 플레이 중 손에 꼽는 플레이가 이날 루루팡님의 플레이였고 그런 멋진 플레이를 가감없이 솔직하게 보여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같은 테이블의 플레이어로서 호사 그 자체였습니다.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진심을 내어주시는 걸 봤어요. 이날 루루팡님의 플레이는 영원히 기억할 거예요. 정말로. 감사합니다. 루루팡님! 사랑해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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